(교육연극-수업연구) 말듣쓰 : 아름다운 이별 (하늘나라의 할머니 체험)
5학년 2학기. 셋째마당 : 경험과 상상. 한 걸음더
'아름다운 이별'이라는 이야기를 읽고 작품에 대한 서로 생각과 느낌을 나누는 공부가 있었다.
할머니께서 병원에서 입원해 계시다가 겨울을 넘기지 못할 거라는 의사선생님 말씀에 집으로 돌아온 할머니네 가족은... 겨울이 가고 봄이 온 뒤에도 할머니 방에 들어갈 때마다 겨울옷으로 갈아입고 들어간다. 할머니는 예정된 시간보다 6개월 더 사신 뒤 가족들과 이별하는 이야기다.
이 글을 읽고 나서, 글의 내용과 관련해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
'죽음'과 관련해 생각해 볼 기회가 없었고, 아이들의 인성교육차원까지 생각한다면..
생각해 보니 이 글은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
그래서 교과활동을 심화하는 의미에서 추가활동을 덧붙였다.
연극적인 활동으로 하늘나라의 할머니가 되어보기로 한 것이다.
가족들과 떠나야 하는 마음을 느껴보고, 움직이지 않는 몸과 컴컴한 세계........
음악과 함께 체험한 '하늘나라의 할머니'는 아이들에게 큰 느낌을 줬다.
활동이 끝나고 우리 현재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기 위해 활동에 대한 느낌.
그리고 간단히 '가상유언장'을 작성할 수 있도록 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의 삶이 아무리 힘들어도, 죽음보다 낫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사실, 많은 사람이 자살을 하거나 쉽게 생을 포기하는 소식을 뉴스 등을 통해 접하게 되는데...
우리 반 아이들은 현재에도 미래에도 쉽게 목숨을 버리는 사고방식을 갖지 않았으면 했다.
'하늘나라 할머니'를 체험하는 동안 의도적인 멘트를 몇 개 던졌다.
그랬더니 아이들의 반응이 확실하게 나왔고, 몇 명의 아이들의 생각을 알 수 있었다.
단 한 명이라도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길 바랬다.
수업이 끝나고 아이들의 글을 보니....
다행이다... 변화가 보인다. ^^
아이들의 반응
*난 새로운 체험을 했다. 더 이상 자살하고 싶은 생각하지 말아야지.
*몸을 움직인다는 게 단순하고 당연한 것인줄 알았는데 참 좋은 일 같다.
*난 이 활동을 처음 시작할 땐, ‘재미있겠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할 수록 눈물이 흘렀다.
난 ‘내가 왜 동생을 괴롭혔을까, 왜 부모님을 속상하게 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혼나고 꾸중을 들어도 지금 살고 있는 그 자체가 행복이란 것을 알고 느꼈다.
난 지금부터 동생에게 잘 대해주고 힘들고 짜증나는 일이 있을때면 오늘 한 이 활동을 생각할 것이다.
엄마. 사랑해요. 매일 짜증낸 것 죄송해요.
이럴 줄 알았으면 1등 한 번 해보는 건데...
몇 개월만 더 살게 되면 공부 빡세게 해서 1등 한 번 하는 건데... 사랑해!
*몇 달 전, 할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나는 나와 내 가족의 죽음을 생각하게 되었다. 할아버니여서 잘 몰랐는데 만약 내 부모님이 돌아가신다면......
비록 내가 학원이나 숙제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래도 숙제를 할 수 있고, 혼날 수 있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 그래도 지금까지 건강하게 자라게 보살펴 주시고 돌봐주신 하느님과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처음 노래를 들었을 때 갑자기 몸 전체가 부르르 떨렸다. 오싹함이 들었다. 그래서 정말 힘들었다.
내 혼이 있다면 천국으로 가고 싶다. 언젠가 죽겠지만 난 죽고 싶지 않다.
*이 체험이 두려웠다. 내가 언제 죽을지 몰라서 항상 걱정하고 내가 죽을 수 밖에 없는 운명이란게 슬프다. 죽음이란게...... 이런 심정일까? 지금부터라도 옳고 바르게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죽게 된다면 세상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모두가 날 기억해 줄까?
움직이고 싶고, 보고 싶지만 죽으면 그 모든 것을 할 수 없다.
그래서 난 이 모든 것.. 볼 수 있고, 말할 수 있고, 움직일 수 있는 모든 것에 행복하고 고맙다.
*곧 깜깜한 세상을 향해 떠날거야.
12살. 처량한 인생.
심술꾸러기 OO아 슬퍼하지마.
내가 놀던 것 다 가지고 내 돈 다 쓰렴.
엄마, 아빠 이제 보지 못할거예요.
후... 가슴이 아파요. 머리가 쪼개질 것 같아요.
다신 만날 수 없겠죠?
두 번 다시....
다시 태어나기 싫어요.
또 태어나 죽는 슬픔 겪기 싫어요.
오래 살고 싶어요.
즐거웠던 일들 생각하니 더.....
모두 잘 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