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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급운영-마음흔들기) 페트병과 물로 대왕그림 그리기 II

티쳐준호 2009. 6. 17. 23:36

 

 

드디어 대왕그림 그리기를 하게 됐다. 

교과연구실에 며칠간 페트병을 모으기 시작했고,

주간학습안내에도 미술시간에 운동장에 대왕그림을 그리겠다고 알렸다.

아이들은 두근 두근..

 

대학원 수업 때문에 잠이 부족해서 몸이 좀 무겁긴 했지만

아이들을 위해 아침부터 열심히 뛰었다.

 

소운동장의 그늘이 사라지길 기다리며,

반 아이들이 정한 '행복'이란 주제에 맞게 소집단별로 그림을 그리게 했고,

다시 A4용지에 크게 옮기는 작업으로 연습을 하는동안

난.. 소운동장에 백회로 그림을 그릴 공간을 만들었다. 

 

 반 아이들에게 페트병을 나눠주고 그림을 그리는 방법을 간단하게 설명한 뒤, 밖으로 나갔다.

아이들은 그림을 그리기 전에 설렘이 가득했고,

2년 전, 아이들과 함께 했던 영상 기록을 보며 도전하고 싶어했다.

 

뜨거운 햇빛 아래 열심히 그림을 그리는 작업은 너무 너무 힘들었다.

나도 숨이 차고, 땀 범벅이 됐는데 아이들은 더 했으리라 생각한다.

남자 아이들은 머리에 물을 부어가며 그림을 그려갔다.

 

그리고 완성된 그림

 

 

두둥!!!

 

 

 

 

 

5층에 올라가 바라본 그림은 아이들을 환호하게 만들었다.

한참을 창에 붙어 그림을 바라보는 아이들.

 

무엇보다 우리들이 그린 그림을 전교생들이 함께 내려다 봤다는 것이다.

함께 즐거워하고, 기뻐해 줬다.

우리들이 계획한 행복을 나눠주기가 어느 정도 실현이 된 듯 하다.

 

 

 

 

 

 반 아이들의 소감

 

- 오늘 예전부터 기다려 오던 ‘대왕그림 그리기’를 했다.
매우 설렜다. 우선 소운동장에 그릴 그림을 먼저 스케치를 해야 했다.
우리가 그린 스케치를 보고 선생님이 조언을 해 주셔서 균형도 맞추고, 더 멋지게 고칠 수 있었다.
친구들과 소운동장으로 갔다. ‘앗싸!’ 우리 조가 수돗가에서 가장 가까웠다.
별로 힘이 들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내 예상과는 달리 매우~ 어려웠다.
겨우 그려 놓은 밑그림은 잘 지워지고, 물은 계속 퍼지고 햇빛은 너무 뜨겁기만 했다.
우리 조만 자꾸 이상하게 되는 것 같았다.
‘아, 어떡해 정말!’ 결국 계속 소리만 지르게 됐고 짜증만 났다.
‘아, 왜 이런 걸 하지? 힘만 들고 짜증만 느는 것 같은데’ 하고 투덜거렸다.
그런데 그림을 다 그리고 5층에 올라가서 설렘반 기대반의 마음으로 그림을 봤다.
‘와, 우리가 한 것 맞아?’
정말 어떤 비유를 써도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멋졌다.
4~6학년 모두 나와서 칭찬해 주고, 선생님들도 칭찬해 주셔서 가슴이 찡했다.
짜증냈던 친구들에게 미안했다. 더 큰 도화지에 그리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정말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또 하나 간직하게 됐다. (ㅈ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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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도화지에 그린 그림과 차원이 달랐다.
그 이유는 첫째, 어등초등학교에 행복을 준 것 같았다.

둘째, 도화지에 그리는 것을 전교생에게 다 보여주니 마음이 뿌듯했다.
내가 자랑스럽다.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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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대왕그림 그리기를 했다.
쉽겠지? 우선 그림을 선생님께 보여드리고 부족한 점을 듣고,

수정하고 큰 종이에 옮긴 뒤, 소운동장으로 나갔다.
나와 ㅎㅈ이가 그림을 그리고 ㅁㅊ이와 ㅇㅇ이는 우리를 도와주면서 물을 퍼오는 역할을 맡았다.
돌맹이나 막대기로 밑그림을 크게 그렸다. 그런데 생각보다 힘들었다.
우리 조가 물을 부으려고 했을 때, 선생님은 다 끝내셨다.
선생님이 하신 것은 정말 멋졌다.
우리 조도 선생님처럼 그리고 물을 부어 멋지게 그리고 싶었는데 너무 힘들고 지쳤다.
처음엔 정말 쉽게 느꼈는데..
마지막에 완성된 그림에 선 다음 카메라를 보고 손을 흔들었는데 너무 힘들어서 못 웃었다.
하지만 5층에 올라가 창문으로 우리가 그린 그림을 봤는데 정말 감동먹었다.
밑에서 본 것과 달리 정말 환상적이었다.
6학년, 5학년 언니 오빠들도 감탄했다.
너무 힘들게 해서 그런지 지치지만 뿌듯하고, 잘은 모르지만 기분이 좋다.
선생님은 우리들에게 무엇을 알려주려고 그랬을까?
뿌듯함과 협동... 행복은 어떤 것인지.... 우리 학교에 필요한 것을 알려주고 싶으셨나 보다.
우리 어등초등학교 파이팅이다!! 우리 반도 파이팅!! (ㄷ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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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그림 그리기를 했다. 처음엔 ‘이거 그냥 물만 몇 번 뿌리면 되겠는데’라고 생각했다.
나중에는 ‘이걸 어느 세월에 다 하냐!’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스케치를 하고 ㅇㅇ이와 ㅁㅊ이는 물을 부었다.
그런데 ㄷㅂ이는 계속 한 군데만 몰입하고 있었다.
처음 시작했을 땐, 그럭저럭 참을만 했는데 점점하다보니 어느 큰 벽이 내 눈앞에 덮쳐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하면 안되겠다는 생각, 처음 시작했으니 끝까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점 시간이 지나고 친구들의 얼굴엔 땀범벅이 되어 있고 지칠대로 지쳐있었다.
정말 쓰러질 것 같았다. 하지만 마음 속으로 계속 주문을 외우며 했다.
시간이 흘러 어느 정도 완성이 됐다. 친구들과 함께 5층 도서실 복도로 갔다.
선생님이 “하나, 둘, 셋!”하는 순간 우리는 우리가 만든 작품을 봤다.
정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우리가 정말 이것을 만들었는지.....
아까 ㄷㅂ이가 몰입했던 ‘스마일’은 어찌나 집중했는지 그거 하나는 정말 예술적이었다.
그림을 보고 나니 우리 반이 너무 자랑스러웠다.
우리의 힘은 아주 작지만 조금만 수고하면 많은 사람들을 기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자랑스럽고, 즐겁고, 감동적이었다. (ㅎ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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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운동장에서 만든 그림은 너무 커서 제대로 볼 수 없었다.
그래서 5층 도서실 복도에서 내려다 봤는데 정말 소중한 보물같은 시간이었다.
우리가 그린 그림은 너무 멋졌다.
무엇보다 힘들었기 때문에 보람이 가득 넘쳤다.
내 인생 최고의 그림이다. (ㄱ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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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다 그리고 나니, 선생님이 왜 자꾸 우리들에게 우물 안의 개구리라고 했는지 알겠다.
아래에서 본 그림은 별로였지만 위에 올라갔을 땐, 어마어마하게 엄청 놀라웠다.
난 항상 아래만 보며 다녔는데... 새롭게 세상을 보면 더 재미있겠다는 것을 알았다.
정말 나와 친구들이 만들었는지 믿기지가 않는다. (ㅅㅎ)

 

4학년 아이들이라 그런지 고학년에 비해 약간 어려워 하는 것이 느껴졌다.

처음부터 운동장에 나가기 보다는 운동장에 선 긋기 또는 간단한 그림 그리기를 한 뒤,

작품에 도전해도 좋을 듯 했다.

 

무엇보다 이 경험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주고 싶었고,

위에서 내려다 보는 즐거움을 주고 싶었다.

때론 갈매기 조나단 처럼 살아가는 아이들이 되길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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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대왕그림 활동 보기

http://blog.daum.net/teacher-junho/11368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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