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교실·수업/수업이야기

(교육연극-수업 연구) 도덕 : 공공의 이익 실천하기(공익광고 제작)

티쳐준호 2006. 10. 4. 12:14

공익생활에 대한 실천을 해 보는 시간이었다.

교재에는 역할극을 해보기로 되있는데, 아무래도 짜여진 대본으로 수업을 한다는 것이 좀 걸려...

한국방송공사의 공익광고를 이용해 광고를 제작해 보는 수업을 해보기로 생각했다.

 

광고는 30초의 예술이다.

짧은 시간 안에 보는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이런 광고를 짧게 제작해 보고, 발표를 해 본다면....

그리고 그 광고가 우리반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흔들어서 실생활 속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면..

그래서 도전해보기로 했다.

 

먼저 공익 광고 몇 편을 보여줬다.

아래의 공익광고의 정의에서 처럼 공공의 이익을 지향하는 모습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면..

아무래도 이번 단원과 관련될거라 생각해 봤다.

 

(출처:한국방송공사)

 

내가 보여준 공익 광고는 2000년도에 만들었던 '질서는 당신의 얼굴입니다'편이다.

담배꽁초를 버린 뒤, 버스탈 때 사람들을 밀치고 새치기한 뒤, 무단 횡단을 한 뒤...

사람들은 무안하게 바라보며 나오는 멘트 '부끄러우세요?'

질서는 당신의 얼굴입니다.

(출처:한국방송공사, 동영상 캡쳐)

 

 

라는 공감되는 말.... 아이들도 이 광고를 보니 공익광고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됐고..

어떤 식으로 광고를 만들어야 할지 감을 잡은 듯 했다.

그리고 전에 했던 '해설이 있는 역할극'의 업그레이드격으로 생각해 보라고 했다.

5분 정도 지나고 아이들이 만들어 준 공익광고는 훌륭했다.

좀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아이들이 주는 메시지는 확실했다.  

 

아이들 네 명이 길을 가는데 쓰레기를 버려댔다.

그러다가 한 아이가 뒤를 돌아 묵묵히 쓰레기를 줍고 있으니까.

다른 아이들이 돌아와 함께 쓰레기를 줍는다.

그리고 나오는 멘트 '한 명이 실천하면 모두가 실천합니다!'

 

한 아이가 급식소에서 줄 옆에서 동전을 떨어뜨린다.

그 동전을 주우면서 슬쩍 줄 속으로 들어간다.

그 모습을 모른척 해버리는 한 장면.

그리고 다시 동전이 떨어지자 줄에 서 있던 한 사람이 주워주며 한 마디 한다.

'우리의 양심, 더 이상 속이지 맙시다!'

 

한 사람이 잘못되어 넘어졌다.

지나가던 사람들 모른척 지나친다.

장면이 바뀌고 한 사람이 넘어지려 하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잡아주면서

괜찮냐고 물어본다.

그러면서 멘트 '이젠 함께 살아갑시다!'

 

한 사람이 길을 가다 필통을 버렸다.

다른 한 아이가 길을 걷다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필통을 보게 됐다.

'어, 누가 이곳에 필통을 버려놨지?' 하면서 필통을 줍는데

차가 와서 그 아이를 다치게 만든다.

나오는 멘트 '한 사람의 부주의로 생긴 일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공익광고 '질서는 여러분의 얼굴입니다' 패러디

 

 

이렇게 광고들을 본 뒤,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내심 깊은 생각들이 담겨 있어 아이들도 재미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진지하게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런 시간을 통해서 아이들이 변화되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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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반응

 

*도덕시간에 공익광고를 제작하고, 다른 조들이 만든 공익광고를 보면서..

정말 우리 사회에서 필요한 사람은 정작 소수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쓰레기를 땅에 버리기 전 이 공익광고 수업을 생각하면서 주머니에 쏙 넣어서 집에서 버려야지!(ㅈㅇ)

 

*이번 시간엔 공익 광고 여러편을 친구들과 함께 만들어 봤다.

우리는 사람이 넘어지는 것을 되돌려 그 일을 막아보는 것으로 만들었다.

생각해보면 이렇게 실제로 남을 도와주는 사람은 몇 안되는 것 같다.

나부터 실천해야겠다. (ㅎㅈ)

 

*난 ㅇㅁ이가 버린 필통을 줍다가 다치는 사람 역을 맡았다.

전엔 몰랐지만 막상 이런 광고를 만들어보니 남이 버린 물건 때문에 다친다는게 정말 기분 나쁜 일이었다.

나도 땅에 버리지 않고 쓰레기를 오히려 줍는 사람이 되겠다. (ㅇㅇ)

 

*우리반 아이들의 공익 광고들을 보면서 이런 일은 말로만 하지 않고

행동으로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ㅅ)

 

*정말 사람들이 남을 위해 살아가서 밝은 미래 밝은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ㅅㅈ)

 

*우리 모둠이 만든 말이지만 정말 좋은 말인 것 같다.

'한 명이 실천하면 모두가 실천한다!'

정말 우리 모두가 이 말을 알고 실천한다면 얼마나 좋은 사회가 될까... (ㅎ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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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갈이쌤의 생각

 

정말 학교에서 배운 것을 실천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나도 아이들에게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가르치고, 먼저 모범을 보이려 하지만....

막상 어느 순간에 남을 생각하기 보다는 나를 생각하는 모습을 발견하곤 한다.

 

하지만 아이들을 보면 가끔은 교사가 되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세상 살면서 자꾸만 화가 나고 짜증나는 것들이 아이들과 함께 하다보면 다 없어지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만든 것들, 생각들을 보면 놀라울 뿐이다.

나도 다른 사람들도 어렸을 때 그랬을텐데 왜 이렇게 변했을까..

아이들을 보면서 더 바른 생각을 가진 내 자신이 되어가는 듯 하다.

아이들에게 고마울 뿐이다.

 

공익광고엔 메시지가 명확하다.

TV의 광고를 보면서 느끼지만 우린 쉽게 변화되지 않는다.

수업 시간에 만든 이 광고들이 반 아이들 모두를 변화시키지는 않겠지만...

내가 놀라고 감동받은 것 처럼.. 단 한 명의 아이라도 마음의 변화가 온다면...

그래서 실천하려는 의지라도 생긴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도덕수업은 하면 할 수록 어렵지만 교육연극 여러 기법을 이용해 아이들의 마음에 쏙쏙 들어가는 수업으로 만들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