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 1.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 2. 내 이름은 김삼순 중, 봉봉 오 쇼콜라 III)

 


 

 

마음흔들기(09) 내 마음을 신문지에 담아..

[학급경영/집단상담/감정조절]

 

6학년, 몇 개 교실에 가득 쌓여 있는 신문지들이 눈에 들어왔다. 

예전엔 신문지를 보면 교실놀이와 NIE활용 수업에 활용을 하곤 했는데...

이젠 신문지를 보면서 예술치료와 관련된 많은 것들을 떠올리게 됐다.   

대학원과 센터를 통해 공부했던 예술통합치료 내용 중, 신문지를 앉아서 길게 찢다 보면 마음이 안정되는데 도움을 받는다는 말이 자꾸만 생각이 났다. 

아이들은 어떻게 반응하고, 어떤 효과가 생길까? 

적용을 해 보기로 마음 먹고 아이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함께 즐겼다.

 

찢는 것이 효과가 있을까?

최종 도착지인 찢기 활동을 위해, 워밍업 단계에서 몸을 과하게 사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교실놀이 중 일부인 신문지 눈싸움과 신문지 던지기 등을 앞쪽에 구성해서 자연스럽게 분출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고자 했다.

몸 따로, 마음 따로가 아니라... 몸과 마음의 통합작업을 하는데 큰 효과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마음을 신문지에 담아.. 활동순서]

 

  *신문지 뭉치 만들기

  *신문지 눈싸움

  *상처 던지기

  *상처 찢기, 버리기

  *나누기

 

 

언제나 그래왔듯 아이들에게...

몇가지 놀이를 할텐데 의미가 담겨있는 놀이이고, 왜 선생님이 이런 놀이를 하는지 마음으로 잘 파악해 보면서 참여하면 좋겠다 부탁으로 시작했다.

놀이적용이 주된 활동이 아니라 찾아올 통찰이 우선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모두 나와 눈을 마주치길 기다리고..

마음이 가라앉길 바라보며 차분하게 진행하게 됐다.

 

 

 

 

1. 신문지 뭉치 만들기

 

몇 년전에 만든 내 웹연수(갈갈이샘의 교실놀이)를 준비하면서 아이들과 정말 신나게 놀았던 기억이 있다.

넓은 신문지를 두 개로 나눠 잘 구기면 한 손에 들어갈만한 작은 신문지 뭉치가 된다.

교실을 의자를 이용해 두 개의 영역으로 나누고, 아이들을 나누었다.

이번엔 처음으로 남자와 여자를 구분해서 세운 듯하다.

아이들은 각자 6개의 신문지 뭉치를 들고 '신문지 눈싸움'을 준비했다.

 

 

 

2. 신문지 눈싸움

 

눈뭉치 대신 신문지를 던지는 것은 아이들에게 커다란 재미를 가져올 수는 있지만...

언제나 부정적인 요소가 생기기 때문에 다음 활동을 위한 워밍업으로 짧게 적용하곤 한다.

한 번에 하나씩 던져야 하며, 한 사람에게 여러 번 던지면 안된다는 등으로 철저하게 제약하고 놀이에 접근하게 된다.

장마철이라 밖에 나갈 수 없어서 그런지 신문지 뭉치를 던지는 행위 자체가 행복으로 다가갔다.

 

신나는 음악과 함께 시작된 신문지 눈싸움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던지는 뭉치가 그리 아프지 않아서인지 아이들은 두려움을 버리고 보다 적극적으로 던지기 시작했다.

나는 천천히 아이들의 몸을 읽어가며 어느 정도 열기와 땀이 나기를 기다렸다.

자꾸만 아이들의 숨소리를 거칠어 지고, 아이들의 비명이 가득찰 때즈음....

활동을 멈추고 지금까지의 활동이 워밍업이라는 설명을 했다.

 

던질 때의 기분, 몸이 움직이고 난 뒤 어떤 변화가 나에게 찾아왔는지 물으며 다음을 준비해 나갔다.

 

 

 

3. 상처 던지기

 

신문지 눈싸움이 아닌 상대방 영역에 신문지 뭉치를 던지기로 약속했다.

빠른 음악 한 곡이 흐르는 동안 더 많이 던지기로 하는데, 내 안의 상처나 스트레스를 담아서 상대방 뒷쪽으로 멀리 던지기로 했다.

음악 소리와 함께 아이들은 주변 신문지 뭉치를 들어서 던지고, 모아서 던지고, 때론 넘어오는 뭉치를 받아서 던졌다.

점차 아이들의 숨소리는 더욱 거칠어지고, 비명이 가득 자리잡게 됐다.

그럴 수록 난 더 큰 목소리로 혹시 답답한게 있으면 신문지에 담아서 더 멀리, 더 세게 던지라고 요구를 했다.

더욱 더 커지는 아이들의 숨소리와 비명...

 

활동을 중단시키고 호흡조절과 함께 자리로 돌아오게 했다.

땀벅벅이 되어 있는 아이들.. ^^

 

이 활동이 과연 재미를 위한 활동이었는지,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활동이었는지 물었다.  

상처라는게 아무리 던져도 나도 모르게 자리잡고 있는 것처럼...

그 상처를 없애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쏟아부어도.. 자꾸만 비워지지 않는 답답한 마음 등이 있는지 생각하면 좋겠다고 했다.

 

다음 활동을 위해 각자 원을 그리고 앉아 가운데 신문지를 모아보라고 요청했다.

 

 

 

4. 상처 찢기, 버리기

 

자리를 잡고 앉은 아이들에게..

대학원에서 공부하면서 답답한게 있거나 화가 날 때 자리잡고 앉아서 신문지를 천천히 길게 찢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배웠는데..

너희들에게 나눠주고 싶고, 경험하게 해 주고 싶다고 이야기 했다.

모두에게 같은 효과가 있을거라 생각하는 건 욕심이겠지만, 한 두 사람에게라도 효과가 있다면 이 작업은 큰 의미가 있지 않겠느냐며..

아주 진지하게 활동에 참여해 보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잔잔한 음악과 함께...

내가 신문지를 찢으면서 버리고 싶은 고민이나 상처, 답답한 것들을 떠올려 보도록 했다.

그리고 신문지를 찢어 버리면서 내 마음 구석에 있는 부정적인 생각들이 하나씩 떠나갈 수 있도록..

의식과도 같이 활동에 참여하기로 했다.

 

아이들은 천천히 구긴 신문지를 펴서, 길게 찢기 시작했다.

어떤 아이들은 재미로 접근하기도 했지만...

몇 명의 아이들의 눈이 흔들리는 것이 보였고, 뭔가를 중얼거리면서 찢기 시작했다.

모든 신문지가 찢어지도록 충분히 시간을 주고, 의식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침묵을 강조했다.

점차 진지해 지고 온 마음을 다하는 아이들이 늘어났다.

 

 

 

(호기심 하나 더.. )

 

길게 찢긴 신문지들을 보니, 예전 학교 아이들과 했던 활동이 떠올랐다.

낙엽 속에, 때론 담요 속에 들어가서 따뜻함을 느껴보는 활동이었는데...

신문지 안에 들어가면 굉장히 포근했던 내 기억을 이야기 해 주면서, 그룹 가운데 따뜻함을 선물로 주고 싶은 아이를 찾아보게 했다.

그리고 내가 따뜻함이 필요하겠다 싶으면 안에 들어가 보도록 했다.

 

이 활동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는지.. 의식이라는 것을 강조했음에도..

에너지 가득 너무 몰입하는 모습이 보였다. ^^

시간이 있었으면 모두에게 경험을 줬을텐데, 항상 40분 단위 수업 속에서 끝마쳐야 하기 때문에...

한 두 명의 친구들이 모두에게 느낌을 공유하기로 하고 활동을 마무리 지었다.

 

 

 

5. 나누기

 

신문지를 가지고 놀면서 많은 것들을 느꼈으면 했다.

아이들에게 신문지가 상징하고 있는 것을 무엇일까?

그리고 왜 선생님은 상처를 떠올려 보라고 했으며, 왜 던지고 찢게 했는지 생각해 보게 했다.

그리고 신문지를 찢으면서 내 마음에서는 어떤 것이 자리잡았는지 생각 보게 했다.

 

어떤 아이에게는 이 활동이 땀을 흘리며 신체적 활동을 할 수 있는 즐거움으로 다가설 수도 있지만..

이 활동이 틀림없이 긍정적인 삶의 변화와 관련된 생각거리 다가온 아이들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무엇보다 내 안의 고민과 상처를 머리로, 이미지를 그려가며 풀어내기 보다..

몸을 움직여.. 나에게, 그리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해결책들을 찾아가는데 다리역할을 하고 싶었다.

언제나 아이들은 창의적이기 때문에 한 두개의 경험으로 더 많은 것들을 찾아낼 수 있다고 믿었고..

내가 보는 것보다 더 깊은 곳에서의 변화가 찾아오리라는 생각을 해 본다.

 

무엇보다 넘치는 에너지로 가득한 6학년들이 고요한 의식과도 같이 신문지를 길게 찢어가는 장면은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아이들은 어떤 생각과 느낌들이 자리 잡았을까...

아래 몇 명의 아이들 생각을 옮겨본다.

 

 

  [아이들 소감]

 

  선생님과 이 활동을 하면서 스트레스 해소 한 것 같다. 
  OO와 집에서 싸워서 쌓인 스트레스.
  OO에서 쌓인 스트레스 등 신문지로 해결할 수 있어 놀랐다.  
  내가 먼저 다른 사람들이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따뜻하게 대해주고 싶다. (ㅈㅎ)

 

  스트레스 주는 한 사람을 생각하며 열심히 했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화만 내는 것은 좋은게 아니다. (ㅈㅇ)

 

  신문지를 눈뭉치처럼 말아서 던지면서 시원해 졌고...
  신문지를 찢으며 내 마음이 편안해 졌다. (ㅎㅇ)

 

  통쾌하다!! (ㅂㄷ)

 

  난 특히 신문지를 찢으면서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없앨 수 있었다.
  내 나쁜 기분을 신문지에 담아 찢을 때, 나쁜 마음도 신문지와 함께 사라진 것 같았다.
  모두 쓰레기가 되어 봉투에 담겨 버려질 때 기분이 좋았다. (ㄱㅎ)

 

  하지만 오늘 활동을 통해 마음이 편안해 졌다. (ㅈㅎ)

 

  신문지 찢는 활동이 참 시원했다. (ㅅㅇ)

 

  그동안 스트레스가 많았고..
  매일 어떤 친구가 우리 집에 올때마다 난리나서 짜증나서 죽여버리고 싶었는데...
  이 활동을 통해 조금 나아진 것 같다.

  마음 속 답답한 뭔가 빠져나온 것처럼 마음이 뻥~ 뚫려 속이 시원했다. (ㅈ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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