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대왕 그림 그리기
정신없는 이 학교에서 대왕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하지만 해 냈다. ^^
학년 초, 아이들에게 이 영상을 보여주면서 선생님에 대한 기대를 하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세상을 넓게 보고,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보는 힘을 길러주는데 이 대왕그림만큼 좋은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레시오와 어등초 아이들과 했던 경험을 살려 내 반 아이들에게도 특별한 생각거리를 주고 싶었다.
작년 영상을 보여주면서 각자 사물함 안에 페트병을 준비해 놓으라고 했다.
아이들은 이 활동에 많은 기대가 있어서인지.. 며칠 뒤 확인 했을 땐 거의 대부분이 페트병을 갖고 있었다.
와우, 학교 행사 등을 잘 파악하고, 운동장이 비어있는 틈을 타서 재빨리 이 활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작년엔 우리 학교에게 주고 싶은 메시지가 주제였다면, 올해는 '아름다운 학교'라는 연구 학교 주제에 맞춰 한 번 해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름다운 불로초등학교가 갖춰야 할 몇 가지 단어들을 떠올려보게 했더니 효도, 사랑, 미소, 배려 등이 나왔다.
각 조별로 주제를 부여하고 작은 종이게 그림을 그려보게 했다.
그동안 난......
땀을 뻘뻘 흘리며 운동장에 라인을 그었다.
아이들의 그림에 간단한 조언을 하고 운동장으로 내려왔다.
내가 먼저 '아름다운 불로초등학교'라는 글씨를 간단히 썼고, 아이들에게 물을 붓게 했다.
요령을 터득한 아이들은 각자 정해진 공간으로 가서 30분 정도 열심히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역할을 부여하는 것, 작은 종이의 그림을 비율에 맞게 크게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를 해 줬더니...
작년 어등 제자들에 비해 수월하게 그림을 그려 나갔다. ^^
협동하는 모습을 읽어가며 다수 속의 혼자인 아이들 파악도 하고...
의사결정 과정 속에서 나타난 여러 모습들도 담았다.
초반엔 좀 다투거나 생소한 활동에 힘들어 했지만 이내 적응하고 분담하고, 작품을 완성해 나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림을 그리는 방식도 올해 제자들은 창의적으로 만들고, 좀 더 멋지게 그리기 위해서 아이디어를 내 놓고 있었다. ^^
빨리 끝난 아이들은 다른 조에게 노하우를 전달하고, 그림 그리는 일을 도와주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옥상으로 올라가 내려다보게 했다.
멋진 그림에 와~ 하는 함성과 얼굴에 가득한 미소!!
핸드폰을 꺼내 그림을 찍고, 서로 그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아파트에서도 내려다 보면 정말 근사했으리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아래서 보는 세상과 위에서 보는 세상이 다르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위와 아래의 개념이라기 보다는 작은 테두리 안에서 세상을 살아가기 보다는 더 넓게, 또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향해 나아가라는 의미를 주고 싶었다.
말로 느끼게 할 수 없는 그런 깨닮음을 이런 활동으로 주고 싶었다.
아이들에게 이야기 했지만.....
이런 그림을 그려본 경험이 과연 몇 명일지...
작고 틀에 박힌 도화지가 아닌 커다란 공간에 그림을 그려본 사람이 몇 명일지....
무엇보다 높은 곳에서 이런 감동을 느껴본 사람은 과연 몇 명일지 생각해 보게 했다.
경험했느냐와 하지 않았느냐는 엄청난 차이이고, 오늘의 활동은 모두에게 큰 힘으로 작용할 거라 이야기 했다.
내려다 본 모든 것들이 감동으로 울컥 울컥.... ^^
[아이들의 소감]
작년 선생님들의 제자들이 하는 것을 보고, 쉽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막상해 보니 너무 어렵고 크게 그렸다고 생각한 것이 작게만 됐다. ----------------------------------------------------------------- 대왕그림그리기를 하기 전, 선생님이 보여주신 옛날 제자들의 그림을 보고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드디어 오늘 대왕그림 그리기를 했다. ----------------------------------------------------------------- 그림을 그리기 전에는 ‘빨리 했으면 좋겠다. 좀 힘들진 않을까? 작년 아이들처럼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 ----------------------------------------------------------------- 아래에서 우리 그림을 보면서 ‘엄청 망했다!’라는 생각을 했다. ----------------------------------------------------------------- 두근두근... |
이 활동을 해 보니.....
살레시오와 어등초에 있을 때와 다른 우리학교의 정서를 읽게 됐다.
예전엔 학생들과 선생님들 모두 창문에 매달려 박수쳐 주고, 수업 시작 종이 울려도 들어가지 않고 격려해 주고..
학교 전체가 아이들이 만든 작품에 함께 감동하고 울컥했다면........
불로에서는 또 다른 반응과 정서를 읽게 된다.
아이들과 학부모님들에게 울컥한 감동으로 다가선다면...
학교와 선생님들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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