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공개용편집 : 아주 일부분만 올립니다. 풀영상 또는 자세한 편집영상은 오프연수에서만 공개하겠습니다. 죄송~]
마음흔들기(13) 미안합니다, 용서합니다. [학급경영/명상/화해/하나됨]
'마음흔들기'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공개수업이 있었다.
평소에 내 수업은 여러가지 통로로 공개가 되어 있기에 부담은 없었지만, 학교 행사로 하는 공개수업은 많은 선생님들이 오시기 때문에 내가 하는 여러 일들을 간단히 소개하고, 장점을 보여드릴 수 있는 멋진 기회라 생각했다.
가족세우기와 심리극을 잘 묶어서 심리치료적인 수업을 구상했었다.
하지만 교담수업을 통해 아이들에게 적용했더니, 너무 개인노출이 심해서 수업이 끝난 뒤 부작용이 우려됐다.
아이들의 아픔을 주제로 수업을 공개한다는 것은, 치료관련 공부를 하는 내 윤리와 도덕성과 맞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최근 경험했던 명상들 가운데, 가장 강렬했던 '옴명상'의 초기 부분을 수업에 적용하기로 마음 먹었다.
'옴 명상' 경험 전, 가족세우기 트레이닝 과정 중 풀라의 말에 따르면 OO고등학교 아이들의 모습에 힘들어하던 한 학교를 대상으로 진행된 프로그램 속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서로 펑펑 울면서 하나가 됐다는 등의 에피소드를 들었고...
직접 참여한 옴명상 속에서 분노를 표출하면서 땀 범벅된 내 모습과 상대에게 용서와 화해의 말을 하면서 내 마음 속 감동이 계속 남아 있던 상태의 여운으로 이런 수업을 구상하게 됐다.
그리고 10월, 6학년들의 수업 속에서 서로에 대한 불신, 따돌림, 공격성이 내포된 여러 대화들을 듣게 되면서..
뭔가 가슴깊게 '한 반'이라는 울컥함을 심어주는 것도 필요했다.
계발활동 부서 아이들과의 활동이라면 바로 본격적인 활동으로 들어가겠지만..
특정 한 반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이라 워밍업 과정이 필요했다.
그래서 예전에 했던 '감정의 마인드맵' 중 관계 속에서 힘들어 하는 부분을 ppt로 동기유발 자료로 만들었고..
관계 속의 얽힘 관계를 보다 구체적으로 알려주기 위해서 오래전 부터 사용해 왔던 막대춤을 준비했다.
그 뒤, 본격적인 활동 '분노의 말'과 '화해의 말'을 경험한 뒤, '나와의 만남'을 끝으로 수업을 마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꼭 공개수업을 위해서라기 보다, 6학년 전체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이라 생각이 들어서...
1~7반까지 같은 주제로 수업을 진행하게 됐다.
[활동순서] * 얽힘 관계 파악 * 분노의 말 * 화해의 말 * 나와의 만남 |
# 얽힘관계 파악
먼저 지난 마음흔들기 '감정의 마인드맵'의 결과 몇 개를 골라서 보여줬다. (지난 활동 바로가기)
친구 관계 속에서 어떤 고민이 있으며, 관계 속에 자리잡은 정서는 무엇인지, 같은 반 속에서 일어나는 여러 무리지음, 따돌림, 말 속의 공격성에 대한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했다.
[감정의 마인드맵 일부]
왜 관계 속에서 힘들 수 밖에 없는지 '막대춤'을 이용했다.
처음엔 두 명 손가락 사이에 막대를 끼워놓고 음악에 따라 이동하게 한 뒤, 계속해서 사람을 늘리고, 막대를 늘려갔다.
다른 관계를 갖게 된 사람들을 복잡하게 얽히게 만든 뒤, Stop!
활동하는 아이들이 멈춘 순간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관계가 눈 앞에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막대가 떨어질까봐 불안했고, 사람이 늘어나면서 복잡해 졌고, 막대가 떨어졌다는 등의 소감을 이용해서 관계 속에서 우린 왜 불안할 수 밖에 없고, 실수를 하고, 오해가 생기는지에 대해서 생각했다.
[막대 춤, 중간 부분]
# 분노의 말
이런 얽힘 속에서 우리는 어떤 상처를 받는지, 상대에게 어떤 말을 하는지 생각하게 했다.
상대를 이기기 위해 우리가 선택하는 단어들, 그리고 공격적인 말들..
'니가 뭔데, 꺼져, 나대지마, 내가 왜!!, 닥져!!, 씨발, 싫어!!' 이렇게 아이들이 찾아낸 말들을 '분노의 말'이라 칭했다.
명상에서 체험한 것처럼 평소 할 수 없는 이런 분노의 말을 쏟아낼 기회를 만들고자 했다.
먼저 남자 아이들을 둥그렇게 세운 뒤, 두 명씩 짝을 짓게 하고..
사이 사이에 여자 아이들을 짝을 지어 세웠다.
서로 마주보고 말을 하기엔 아이들의 용기가 부족할 듯해서 음악과 멘트를 준비했다.
김수철 황천길 음반의 '갈등'이란 음악을 편집해서 시간을 늘리고, 보다 더 복잡하고 답답하게 수정해서 만들었다.
눈을 감은 상태에서 음악 볼륨을 키워가고, 아이들의 두 손에 힘을 조금씩 가했다.
분노의 에너지는 주먹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주먹에 힘을 어떻게 담느냐에 따라 다음 활동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주먹에 힘을 넣는 작업을 몇 번 되풀이 하다가 분노의 말을 조금씩 사용하게 했다.
먼저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음악과 함께 조금씩 목소리를 키우고, 손의 힘을 키워가고, 나중엔 고함을 지르도록 상황을 만들었다.
하지만 몇 명의 아이들은..
이런 상황이 어색했는지, 웃음이라는 가면으로 상황을 벗어나려는 모습이 보였다.
남들의 시선이 부담됐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교육받았던 나쁜말을 하는 것은 나쁜 사람이다는 등, 스스로의 가치관과 다른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한 저항이리라.. ^^
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몰입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단계보다는 '화해의 말'단계이니까.. ^^
자리를 바꿔나가고 말을 바꿔나갔다.
상대에게 절대 지면 안되고, 상대방 보다 조금 더 큰 목소리를 내라고 요청했다.
나대지마!, 나대지마!, 나대지마!!!!! 아이들의 목소리는 조금씩 커지고...
니가 뭔데!!, 니가 뭔데!!, 니가 뭔데!!! 등 평소 깊게 담아 뒀던 분노의 말들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활동을 멈추고 나와 주변을 돌아보게 했다.
현재 마음 상태를 손을 이용한 스펙토그램으로 행복도와 분노의 정도를 측정하고..
6학년 학교생활 하면서 얼마나 많은 분노와 미움과 상처가 있는지 떠올려 보게 했다.
아이들은 계속해서 침묵했고, 분노의 말들이 주는 엄청난 에너지에 사로잡혀 있었다.
분노의 말은 상대방 보다 힘이 세다는 것을 보이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인데, 돌아오는 것은 이렇게 분노만 돌아온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
하지만 이 세상을 움직이는 말이 뭘까......
한 가지 더 실험해 보자고 했다.
모두 일어나서 다시 원형을 유지 한 상태에서 엇그제 풀라님에게 받은 구르지예프의 음악 하나를 틀어 놓고...
나지막한 멘트로 '화해의 말' 단계를 진행했다.
# 화해의 말
잠깐만 내 앞, 친구의 눈을 바라보십시오. 그리고 진심으로 이렇게 이야기 하도록 합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다시 한 번 마음음 담아 이렇게 이야기 하도록 합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그리고 두 손을 모아서 진심을 담아 반절을 합니다. 천천히 반절을 끝낸 뒤엔 옆으로 이동을 합니다. 내 앞에 있는 친구의 눈을 바라보십시오. 평소에 볼 기회가 없었던 내 친구의 눈을 오늘은 잠깐만 바라보도록 합니다. 그리고 그 친구에게 진심을 담아서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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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구의 힘은 아주 대단했다.
천천히 반 절을 상대에게 하면서 아이들은 엄숙한 분위기를 만들었고, 가슴 속 울컥함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자리를 옮기면서 '미안합니다.'라는 말을 어느 정도 마무리 짓고..
더 중요한 단어 '용서합니다.', '이제 당신을 용서합니다.'라고 진심을 담아 반 절을 하고 친구에게 문구를 말하기 시작했다.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화해의 말들을 계속해서 바꿔서 말하고, 반절이라는 의식을 행했다.
내가 명상 속에서 가슴 깊은 감동을 느꼈던 것처럼, 아이들에게 울컥함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마지막 말은 "당신은 6학년 O반입니다. 나도 6학년 O반입니다. 우리는 같은 반입니다."
우리는 한 반입니다. 우리는 친구입니다. 우리는 하나입니다. 등의 말을 진지하게 나눴다.
이 말에서 몇 명의 아이들이 울컥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6학년 같은반, 영원히 기억에 남을 아주 중요한 하루 하루...
어떤 말들을 사용하고, 어떻게 상대에게 기억을 남기고 있는지....
같은반이고, 앞으로도 같은반이라는 말이 아이들에게 여운을 만들어 줬다.
여기에서 한 걸음 더.....
심리극 작업 속에서 항상 내가 나를 사랑하고, 구원하는 등의 과정이 너무나 인상깊었기 때문에..
이 분위기를 살려서 자기 자신을 잠깐 만나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 나를 만나다!!
잠깐 눈을 감습니다. 두 손을 모아 내 심장 위에 올려 놓습니다. 모든 사람이 날 배신하고, 상처를 만들어도, 항상 내 옆에 끝까지 날 믿고 남아 있는 사람은 바로 내 자신입니다. 여러분들은 얼마나 나에게 감사의 말을 하고 살아가나요.... 온 마음을 담아 이렇게 이야기 하십시오. 고마워....... 네가 있어서 너무 고마워...... 네가 있는 줄 이제야 알았어... 너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어.....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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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더 진지해 졌다.
두 손을 더 꽈악 모아 심장 위에 올려 놓는 아이들, 미소 지으며 생각에 잠겨 있는 아이들...
각자의 자신과 만나는 그 모습은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더욱 여운을 만들어 갔다.
멘트와 멘트 사이의 여백을 늘리고... 심상화 작업에 더 몰두하게 됐다.
화해의 말에 대해 떠올려 봅니다. 내가 '미안합니다'라고 말할 사람이 누가 있는지 잠깐 떠올려 봅니다. 그리고 '용서합니다.'라고 말할 사람이 누가 있는지 잠깐 떠올려 봅니다. 그리고 잠깐만 이대로 있겠습니다. . . 내 자신의 힘을 느껴봅니다.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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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천천히 눈을 뜨게 한 뒤, 말의 힘에 대해 생각해 보게 했다.
화해의 말, 감사의 말, 용서의 말, 사랑의 말이 어떻게 다가오는지 가슴으로 느껴보도록 했다.
이렇게 천천히 수업을 마무리 지어 갔다.
마지막 인사를 하면서 보게 된 아이들의 눈과 얼굴을 잊을 수 없다.
인생에 있어 뭔가 깨우침이 있는 듯한 그 모습들... ^^
[아이들의 소감]
욕으로 싸움을 하고 난 뒤에는 마음 속에 짐이 가득한 것 같았다.
내가 그동안 아무 생각없이 친구에게 툭툭 뱉으 말이 얼마나 상쳐였는지 알 수 있었다.
내가 욕을 많이 쓰는 줄 몰랐다.
내 친구들과 내 자신은 너무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나 때문에 피해입은 친구들에게 미안하고.. 싸웠을 때도 친구들을 더 헐뜯고 용서도 안했는데, 정말 미안해졌다. (ㅎㅇ)
내 자신에 대해 참 못났던 것 같다.
언제나 미안해....
제가 한 친구를 무시하고, 미워했던...
친구, 나, 영혼, 웃음, 우리반, 친구들, 내 영혼.. 나의 것, 나를 지켜주는 나, 화해, 편안함, 잠, 조용, 고요.. 행복, 기억, 좋은 미소, 먼저하는 용서, 이해하는 마음 (ㅇㅈ)
평소 쓰던 말들을 돌이켜봤다.
사랑의 말, 용서의 말이 너무나 가슴 깊게 다가왔다. (ㅁㅅ) |
참, '옴명상'은 인도의 요가 수행법에서 기인한 명상법이 아닙니다. ^^
네델란드의 휴머니버시티라는 일종의 치유를 위한 대학을 창시한 비레쉬에 의해서 계발된 치유 프로그램입니다.
비레쉬는 본래 알콜 중독과 약물 중독자들을 대상으로한 치료 작업을 수십 년간 해온,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세라피스트입니다.
그가 수십 년간의 임상 경험을 토대로 감정적 억압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인들을 위해 만들어낸 일종의 social 치유법이 바로 이 옴명상입니다. 아마 이름이 옴명상이 된 것은 이 과정을 채우고 있는 열 두 단계 중 한 단계에 옴 소리를 내는 부분이 있기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 명상은 인도의 요가 명상법과는 무관하며 오히려 바이오에너제틱처럼 내적 트라우마 치유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겁니다.
단지 하나의 문제를 깊이 파고들기 보다 단시간 내에 억압된 감정의 해소를 경험할 수 있도록 고안된 그야말로 현대인들을 위한 '인스턴트 치유법'이라는 데 그 특징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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