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다큐, '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 촬영이 있었다. 

여러 주제의 수업들을 촬영하게 됐는데..한 반 아이들에게 마음흔들기 활동 가운데 하나인 '내게 가장 소중한 것'을 진행하게 됐다.  

 

촬영이 끝나고, 이 활동에서 나온 뭉클함 때문이었는지..

6학년 선생님들로부터 7개 반 모든 학생들에게 프로그램을 진행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원래 '마음흔들기' 부서 학생들과 함께 해야 하건만, 7개반 모두를 위해 수업을 진행하는 것도 특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도덕시간을 이용해 모두 체험 시작!! 

  

사실, 이 활동은 허승환 선생님의 연수에서 배운 것이기도 하고, 저승사자모델(?)이란 기법으로 소개된 방법인데..

한 가지 활동이 나만의 방법으로 자꾸 응용이 되고, 변형이 되어 가는 듯 하다. 

이번에도 7개반에 들어갈 수록 내가 사용한 음악과 멘트의 효과들이 더욱 성숙해지는 것을 느낀다.   

몸을 움직이는 것 또한 최대한 절제를 하게 됐고, 이 활동에서 가장 강조되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다 큰 통찰로 다가왔다. 

이렇게 남기는 내 기록이 많은 선생님들에게 유용하게 사용이 되고,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많은 6학년 친구들의 가슴에 여운이 생기길 바라며.. 

 

 

 

마음흔들기(02) 내게 가장 소중한 것 [학급경영/심성프로그램/가족]

 


이 활동은 의외로 간단하면서 큰 효과가 있다는 생각이 하곤 했다.   

예전엔 어버이날 전에 빼지 않고 했었는데, 이번엔 도덕수업 시간을 이용해 보다 편하고, 집중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A4용지를 8등분 내고, 각각의 종이에 가장 소중한 것들을 하나씩 적고, 선생님의 멘트에 따라 종이를 하나씩 내려 놓는데..

거의 대부분의 아이들이 가장 마지막에 남긴 소중한 것은 엄마.. 그외의 가족들이다.

적절한 타이밍에 음악을 사용해 아이들의 마음을 준비시키고, 핵심 멘트를 던지면 반응은 거의 아이들의 마음 깊숙한 곳에 울림이 남는다.

허승환 선생님의 프로그램에서는 플래시 파일을 이용해서 진행을 하게 하는데.. 

난 개인적으로 정해진 틀 속에서 진행하는 것을 굉장히 불편하게 생각하고, 아이들이 활동 속에서 보여주는 정서적 특징을 파악하고 다음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음악의 활용과 핵심 멘트를 위주로 진행하게 되는 듯 하다.

그리고 몸은 아이들의 특정 근육을 사용하게 되고, 때로는 그 근육과 관련된 정서까지 고려해서, 적당히 몸을 움직여 더욱 깊게 몰입하게 만들어 본다.  

 


1. 내게 가장 소중한 것들을 생각하게 했다. 

   아빠와 엄마를 꼭 쓰게 했으며, 나중을 위해 자기 자신을 쓰지 않도록 했다. 

   아이들은 종이를 내가 알려준 방법이나 자기만의 방법을 8등분을 내고, 각각의 종이에 가장 소중한 것들을 적어가기 시작했다. 

   여기에 "여러분, 돈 좋아하나요? 돈도 적어보세요." 등의 멘트를 통해서 현재 아이들이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 돈, mp3, 컴퓨터, 핸드폰 등도 적을 수 있도록 적절히 조절했다. (사실, 교사의 의도성이 무척 중요하다.)

   그러면 아이들은 최면에 걸린 것처럼(?) 자연스럽게 엄마, 아빠, 그외의 가족들, 게임기, 핸드폰 등을 적어간다.

 

종이를 8등분 낸다.

  

종이에 각자 소중한 것을 적게 한다.

종이 하나에 하나만 적게 하고, 부모님이라고 적기 보다는 '엄마', '아빠'라고 따로 적으면 좋다.

 

 

 

2. 멘트에 따라 하나씩 종이를 버려간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함께 바다로 크루즈 여행을 가던 도중, 일본을 지나가다 쓰나미에 우리 배가 휩쓸리게 됐다.

   우리들은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리게 됐다. 겨우 나무토막에 몸을 의지하고 한 섬에 도착했는데..

   내가 지금까지 보지 못한 식물들과 바위들을 만났고, 처음보는 무시무시한 괴물이 나에게로 달려왔다.

   절벽위로 올라가서 겨우 숨을 돌리고 있다가 나를 구하러 온 헬기를 타고 탈출을 하게 됐다.

   이 와중에 내가 가지고 있던 소중한 것들을 하나씩 잃어버리게 만들었는데...

 

   마지막 두 개를 두고 잔잔한 음악을 틀고 신중하게 선택을 하게 했다.

   혹시 내가 일본에 있었고, 진짜 쓰나미를 만났다면....

   그 전에 버린 소중한 것들에 대해 미안함을 생각하게 한 다음, 마지막 한 장을 내 심장 위에 올리고 두 손을 꽉 감싸게 했다.

   그리고 눈을 감고 내 멘트를 기다리게 했다.

 

 

 

3. 마지막 남은, 내 가장 소중한 것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어느 정도 음악의 도움을 빌려 아이들의 얼굴에 진지함이 올라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핵심멘트를 던졌다.

   "평소에 알지 못했던 여러분들의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요? 아마 사람일겁니다. 그 사람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얼마나 자주 했나요?"

   그 순간 아이들은 멍해지고, 울컥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혹시 상처주는 말이나 행동을 하지 않았나요?"

   "몇 번이나 안아줬나요?" 등의 멘트를 시간 간격을 주면서 단호하면서 무겁게 던졌다.

   순간 아이들의 눈에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계속해서 아이들의 가슴을 자극하는 몇 개의 멘트를 적절히 던졌다.

 

   그리고 교실의 불을 끄고, 내 소중한 사람을 위한 명상에 들어갔다.

   침묵.....

 

   아이들의 눈에서 흘러내리는 눈물...

 

 

 

   아이들의 얼굴빛이 변해가는 순간 지금 느낌을 그대로 글로 옮겨보게 했다.

   마지막 남은 그 사람에게 편지를 써도 좋고, 평소에 하지 못했던 말을 하게 했다.

   아이들은 가슴으로 글을 적어내려가기 시작했다.

 

 

 

 

 

4. 정리..

   "여러분들에게 가장 소중한 게 돈이었나요? 핸드폰이었나요?"

   사실, 우리 가장 가까이에 소중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듯 하다.

   이번 기회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과 내 주변을 살펴볼 수 있는 눈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감사'와 '사랑'...

 

   마지막으로 내 소중한 사람에게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해 보게 했다.

   실천해 보는 것은 아이들에게 맡기고 난 이렇게 수업을 마쳤다.

 

 

아이들의 여러 글들을 읽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마지막에 남은 것이 무엇인가에 따라서, 버리는 순서를 확인해 보면서 때론 고민 있는 아이들을 발견하기도 한다.

대부분은 엄마, 그리고 아빠를 남겼지만....

엄마나 아빠를 가장 먼저 던져버린 아이들이 있다.

7개 반 가운데에서는 마지막에 돈이 남았던 아이도 있었다.

내가 담임이 아니기에 자세히는 알 수 없지만 아이들이 보내는 하나의 신호라 생각해 본다.

적절하게 담임선생님들에게 글을 넘기도 몇 명의 아이들에 대한 소스들을 드리고 왔다.

하지만 많은 아이들이 보여준 울컥함과 부모에 대한 미안함을 보면서 교담을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여러번 하게 된다.

나와 만나는 도덕과 음악시간들이 쌓여 보다 인간다운 녀석들로 성장해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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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소감]

 

*내가 엄마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르겠다.

   기쁨, 슬픔 등...  여러 가지 생각이 계속 난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부모님, 항상 절 보살펴 주셔서 감사합니다.

   눈물이 멈추지 않아요. 사랑해요

 

*감사해요....

   언제나 저를 감싸주시고, 항상 제 곁에 계셔서 고맙습니다.

   그동안 엄마의 사랑에 보답을 못할망정 맨날 학원가기 싫다고 모든 것을 엄마 탓으로 돌리고..

   저를 낳아주시고, 키워주셔서 감사해요.

   엄마 사랑해요, 고맙습니다.

 

*내가 아무리 미워도 엄마는 언제나 내 편이고 나를 버리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았어요.

   엄마는 제게 가장 소중한 사람입니다.

   저는 이제서야 이 말을 할 수 있어요..

   엄마, 사랑해요.....

 

*엄마, 미안해.....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

   그동안 엄마에게 화만내고, 안아주지도 못할망정..

   엄마의 손길, 뽀뽀마져 립스틱 묻는다고 했던 것 미안해. 미안해...

   사랑해, 사랑해....

   그리고 고마워... 

 

*아빠...

   제가 아빠에게 짜증내고 힘들다고 그러는거 다 받아주고, 제 곁에 있어주셔서 감사해요.

   안 좋은 일 있을때면 항상 와주시고...

   아빠, 사랑해요, 죄송해요, 미안해요...

   언제나 아빠가 계시면 든든한데 매일 이렇게 있으면 꼭 할 말도 못하고..

   오늘 아침에도 아빠에게 화난게 아닌데..

   죄송해요..

 

*내게 가장 소중한 사람, 엄마!!!

   여태껏 저를 키워주시고, 낳아주시고, 잠 못 주무시고 간호해 주신 것들 다 고맙습니다.

   이렇게 고마운데, 매일 투정부리는 제가 너무 미워요.

   요즘 제가 엄마에게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를 별로 하지 않고 살았죠?

   하지만 지금만큼은 이 말이 가장 소중한 말인 것 같아요.

   엄마, 사랑해요! 그리고 고마워요.

   새롭게 태어난 저를 믿어주세요.

   정말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이 말이 끊이지 않아요, 정말 진심으로 사랑해요.

   엄마.....

 

*내가 엄마에게 너무 버릇없게 굴고, 엄마 때리고, 말도 너무 거칠게 하면서 너무 속상하게 해드려 죄송해요.

   다른 아이들과 비교할때면 엄마가 너무 미웠어요..

   엄마를 째려보고, 딸로서 엄마를 무시하고, 만만하게 굴었던 것 모두 다 용서해 주세요.

   저 때문에 엄마가 술마시고, 속상해 하셨던 것 다 알아요..

   앞으로 딸로서 엄마와 함께 할께요.

   엄마, 정말 사랑해요..

 

*엄마에게 안긴적도 없고..

   사랑한다는 말을 한 적도 적었어요...

   편지로나 사랑한다고 했지, 제 입으로 꺼낸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엄마가 너무 너무 보고싶어요. 사랑해요..

  

*근데 있잖아 엄마...

   나 오늘 정말, 엄마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나에게 얼마나 소중한 건지..

   엄마가 얼마나 사랑해 줬는지, 거기에 대한 내 반응이 어땠는지 너무 잘 알 것 같아.

   매일 잔소리라고 생각했던 그 말들이 사실은 날 향한 사랑이란걸, 관심이란 걸 이제야 알았어.

   엄마, 정말로 사랑하고 고마워.

   엄마가 내 엄마라서 정말 행복해...

 

*엄마, 사랑해요...

   정말 엄마는 저에게 소중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정말로 저에게 소중한 것은 컴퓨터, 핸드폰, 돈이 아니었어요.

   지금까지 엄마가 가장 소중하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어요.

   매일 잔소리만 하는 엄마가 밉고 싫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엄마...

   사랑해요, 미안해요, 감사해요...

 

*저는 지금 엄마를 엄청나게 사랑합니다.

   저는 지금 엄마를 엄청나게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 엄마가 엄청나게 보고 싶습니다.

   저는 지금 엄마를 엄청나게 고맙게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 엄마에게 엄청나게 미안합니다.

   저는 지금 엄마를 엄청나게 생각합니다.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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