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흔들기 : 하늘나라로 보내는 편지 (최종)

대왕그림 그리기 

 

12일, 목요일 오전. 페트병에 물을 담아 운동장에 커다란 그림을 그렸습니다.

<프로젝트 수업>이면서 <계기교육>입니다. 또한 <협력수업>이면서 <미술수업>이지요. (제 마음흔들기 책을 읽으신 분은 알고 계시죠?) 

큰 작품을 만들어낸 반 아이들에게 박수 많이 보내주세요. 그리고 함께 기억해요. 2014년 4월 16일.

 



먼저, 동영상으로 함께 봐요!!! ^^


영상 속 노래는 안화용선생님이 세월호 1주기에 작곡, 노래한 '공중'입니다. (화용샘, 사용 허락 감사해요. ^^) 

자막 만들 시간 없었어요. 색 보정할 시간 없었지요. 클립만 끼어 붙였어요. (영상 제작엔 언제나 시간이 정말 많이 걸려요. ㅜㅜ) 



 

 

D-day!!!!

 

13일에 학교에 나와 차분하게 그리기로 했는데, 비가 내린다는 소식에 급하게 일정을 변경했습니다. 

학급수가 많은 학교라 우리가 운동장을 독차지 하면 안되지요. 

다른 학년과 반 수업을 방해하지 않을, 등교시간에 <대왕그림>을 그리기로 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12일, 8시 20분~9시!!!! 단, 40분!!!!!! (훌쩍 ㅜㅜ) 


40분 동안 그림을 그려야 하는데, 전에 그렸던 <대왕그림그리기> 보다 훨씬 큰 그림을 그려야 했습니다. 

그래서 일찍 출근해 이런 저런 준비를 하기로 했습니다.

7시 30분에 학교도착, 타임랩스(인터벌) 촬영을 위해 교실에 캠코더 설치를 끝내고,

페트병과 막대 등을 가지고 구령대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교실 창문에 설치한 캠코더 2대.

 

 

 

2주 동안 이 페트병을 모았지요. 조금씩, 조금씩.. ^^

이번엔 명암도 조금 넣고 싶어서 마당에 있던 작은 물뿌리개도 들고 왔습니다. ^^

 

 

 

 

 

7시 45분, 아이들이 학교에 도착할 때까지 여유가 있어서,

부족한 시간을 메꾸기 위해 막대를 들고 운동장에 그림을 그려나갔습니다.

저는 감성적인 부분에 강점이 있지만, 공간지각능력 쪽에 항상 부족함이 많아서 걱정이지만….

아이들과 완성한 그림을 옮겨보기로 마음먹었어요.

 

한참 그리다 보니 아이들이 한두 명 도착했습니다.

바닥에 그려진 사각형 칸과 넓은 운동장을 보고  서로 뛰고 재잘대기 시작했어요.

시간이 좀 남아 페트병에 물을 미리 담아달라고 했지요.

 

 

 

 

덜 그려진 밑그림도 아이들에게 그려달라고 부탁하고..

8시 20분이 되자 계획대로 페트병으로 물을 부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자, 지금부터 대왕그림 그리기 시작!!!!!

 

아이들은 비명을 지르며 시작했지요. ㅎㅎ

 

 

 

 

 

 

 

 

반 아이들은 역할에 맞춰 그림을 그려나갔습니다.

지난 미술 시간, 운동장 한쪽에 그림을 그려본 경험이 있어서인지 조금 더 섬세하게 물을 붓기 시작했어요.

가장 중요한 게 '테두리'를 막대로 그리는 것인데, 교실 자리가 바뀌고 모둠원이 바뀌면서 손발이 안 맞는 모둠도 있었지요.

하지만 제가 하는 것도 보고 수정해 나갔고, 제가 조언도 주고, 서로 잘된 곳을 봐가며 다듬어 갔습니다.

 

 

 

 

 

 

아래 글씨 부분을 완성하고, 조금씩 그림 위쪽으로 그려 올라갔습니다.

늦어지는 모둠을 돕느라 전체 지휘를 하지 못했는데 가끔 고개를 들고 보면, 큰 그림이 조금씩 완성되는 것을 봤습니다. 

반 아이들이 협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지요.

 

 

 

 

 

 

 

저는 아이들을 더 믿고, 테두리를 그리는 보완작업을 해나갔습니다.

아이들이 그린 그림에 물뿌리개로 명암을 살짝 줘봤습니다.(또 실험해 봤어요. ㅎㅎ)

최근에 비주얼씽킹 연수를 받으면서 그림자가 그림을 살리는 것을 봤거든요. ^^ (정진호 대표님, 김차명샘 감사!!) 

보통 땐, 제가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했을 텐데 그럴 여유가 없을 듯해 영상전문가인 제 동생에게 부탁했습니다. (서감독님, 감사해요!!)

 

 

 

 

 

그림을 다 그린 뒤, 구령대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예전엔 옥상에서 그림을 배경으로도 찍었는데, 제 교실을 이용하니..

포토샵을 이용해 단체사진과 완성된 사진을 연결, 큰 사진을 현상해 선물로 줘야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8시 55분, 교실로 올라갔습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반 아이들은 창문가로 다가갔지요. ^^ (언제나 안전, 그래서 미리 보지 않도록 했습니다.) 

꺄~~~~~~ 아이들의 비명!!!!!! ^^

 

평소, 스마트폰 사용이 제한되어 있지만 오늘은 마음껏 찍고, 가족들에게 전달 하라고 했습니다.

찍는 것도 좋지만, 눈으로 충분히 봐서 기억하도록 했지요.

 

 

 

 

반 아이들과 돌아가면서 운동장 그림을 한참 바라보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세월호와 관련된 내용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그림을 그리는 과정과 어려운 일을 해결해 낸 뒤 <마음>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요.

제가 주고자 한 메시지입니다.

 

선생님이 16절지를 주면 너희들은 16절지에. 4절지를 주면 4절이에, 운동장을 주면, 운동장에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보면

너희 안엔 무엇이든지 해낼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단다.

세월이 지나 힘들고 어려운 프로젝트가 눈앞에 있을 때 오늘 활동을 떠올려 보렴.

많은 사람들이 힘들게 생각하고, 못할거라며 시작조차 하지도 않았던 일을 오늘 해냈던 것처럼

너희들은 해 낼거야. 그리고 혼자가 아닌 오늘처럼 협력하면 더 잘 해낼거야. 기억하렴. ^^

 

이렇게 이야기를 건넨 뒤, 소감을 적어 보도록 했습니다.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

 

 

 

 

 

 

 

 

 

 

 

소감노트를 서로 돌려보고, 모둠끼리 대표 한 명을 뽑아 소감을 나눴습니다. 

이야기를 듣다보니 아이들이 쑥~ 커버린 듯해요. ^^

 

 

 

 

 

매일 올려지는 소식을 밴드로 계속 보고 계셨기 때문에..

운동장 그림이 궁금할 학부모님을 위해 <학부모 밴드>에 급하게 사진 한 장을 올렸지요.

응원해주시고, 함께 감동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

 

 

 

 

 


 

비가 오지 않아서 13일에 반 아이들이 학교에 따로 등교해 오전동안 그림을 그렸다면, 

우리에게 시간이 더 많이 주어졌다면, 어떤 느낌이었을까요? ^^


아쉬움은 또 다른 끌림을 우리에게 선물한다고 생각하며..

이렇게 저와 반 아이들을 조금 더 성장합니다.


이 글을 보는 여러분들도 함께 성장~ ^^

꾸벅..

 

 



[하늘나라로 보내는 편지]

(1) : 세월호 사건 속, 인물의 마음 알아보기 ☞ 클릭

(2) : 운동장에 그릴 그림 <1차 디자인> 하기 ☞ 클릭

(3) : 추모 노래 <작사>하기, 운동장 그림 연습하기 ☞ 클릭

(4) : 운동장 그림, <최종 디자인> 하기, 역할분담 ☞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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