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년이 끝나갑니다.  그리고 곧 학교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니 두근거립니다. 

여러 공부를 하는 것도 좋았지만, 아이들과 함께 있는 것은 더 좋은 듯해요. ^^

 

 

얼마 전, 신규교사 대상 연수를 하면서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는 여러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불안감은 때론 뭔가를 더 잘 하도록 만드는 긍정적인 부분이 있지만, 불안감이 커지면 아직 생기지 않은 미래 사건을 대비해 교사를 더욱 움츠리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모습은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물려주면서 고학년을 두려워하거나, 튀는 아이(?)를 겁내기도 합니다. 

그러면 학급 규칙을 강화하거나 첫 날부터 웃지못하는 교사의 모습을 보여주게 되지요. 

 

 

학생들이 돌아간 뒤, 학생의 자리에 앉아 학생의 위치에서 '교사인 나'를 바라봅니다. 

내가 했던 말과 행동이 생각해보고 학생의 위치에서 어떻게 보이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심리극의 역할바꾸기 기법처럼요)

 

 

첫 날, 아이들을 만나면서 교사는 아이들에게 멋지고 훌륭한 선생님으로 보이고 싶어하는 것처럼

학생들도 자신이 좋은 학생으로 보이길 바랍니다. 

하지만 완벽한 교사와 학생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누구나 단점이 있고, 장점이 있지요. 

중요한 것은 어떻게 각자의 좋은 점을 바라보느냐입니다. 

 

 

그래서 예전엔 '놀이'와 '내 몸의 변화'와 같은 마음흔들기로 수업을 진행했다면 

우선 차분하게 서로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는 간단한 시간을 운영합니다. 

고학년에게 꽤 효과가 좋고, 첫 날 교사와 학생 모두의 판타지를 깰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이 수업은 제 마음흔들기 '내사' 프로그램에서 발전 됐으며, 제 과거 '영재학급 운영' 경험에서 파생된 것이기도 합니다. 

신규교사 연수를 통해 알린 방법을 여러분과도 공유합니다. 

 

첫 날, 이해가 자리한 교실이 되길 바라며.. 


새 학기, 교사와 학생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마음 흔들기 하나. 

너희들이 완벽하지 않은 것처럼, 선생님도 완벽하지 않단다.. 

 

 

[활동 방법]

1. 포스트 잇을 두 장씩 학생들에게 나눠준다. 

2. '학생이란?' 이 질문에 1년간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말을 한 문장 적어 칠판에 붙이도록 한다. 

3. '선생님이란?' 어떤 선생님을 바라는지에 대한 말을 한 문장 적어 칠판에 붙이도록 한다. 

4. 먼저 '학생'에 해당된 포스트 잇을 확인하고 이 모든 것을 갖고 있는 학생을 파악한다. 

5. 그걸 통해 완벽한 학생은 교실에 자리하지 않다는 것을 찾아내도록 한다. 

6. '선생님이란?' 에 해당된 포스트 잇을 확인 하면서 선생님이 할 수 있는 것과 하지 못하는 것을 분리해 낸다. 

7. 완벽한 학생이 없는 것처럼, 완벽한 교사는 없다는 것을 이해시킨다. 

8. 그리고 교실에 자리한 단점 보다는 '장점'을 어떻게 바라보고 일 년을 보낼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 나눈다.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

 

포스트 잇을 나눠준 다음, 이렇게 이야기 해보자. 

 

"얘들아, 이제 6학년이 됐는데, 앞으로 일 년동안 행복한 교실이 되기 위해 '학생이란' 무엇을 가장 잘 해내야 할까? 학생이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을 한 문장 정도 적어내거나 짧은 단어로 포스트 잇에 적어볼래? 그리고 칠판 오른쪽에 붙여보는 거야." 

 

그리고 여유있게(!) 아이들이 칠판에 붙이는 것을 바라보자. 

 

 

 

 

조급하게 할 필요는 없다. 기다리는 그 모습 조차 아이들은 첫 날 파악하고 있으니까!

어느 정도 포스트 잇을 붙이면 그 다음으로 선생님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한다. 

 

"얘들아, 너희들은 어떤 선생님을 바라니? 음.. 선생님이라면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까? 너희들 생각을 짧게 한 문장 또는 단어로 쓴 뒤 칠판 왼쪽에 붙여보렴." 

 

그리고 역시 여유롭게 기다린다. 

반 아이들이 포스트 잇을 다 붙이거든 학생 쪽으로 걸어간다. 

그리고 하나씩 읽어보자. 

 

 

 

 

"그래, 학생은 눈치가 있어야 하고, 친구와 싸우지 않아야 하구나. 그리고 노는 것도 공부하는 것도 적당히 해야 하고, 그래 그래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구나. 폭력도 쓰면 안되고... "

 

이렇게 천천히, 얼굴에 작은 미소를 띄면서 읽으며 '학생 역할'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리고 아이들 쪽으로 몸을 돌려 눈을 마주치며 (여전히 얼굴에 미소는 유지하면서 ^^) 이렇게 물어보자. 

 

"그래, 학생은 이런 모든 것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구나. 너희들 중에 이 모든 것을 다 갖춘, 그러니까 다 해낼 수 있는 사람은 손을 들어볼래?"

 

왜 일어나지 못하는지 몇 명에게 물어볼 수 있지만 첫 날부터 아이들은 부담을 느낄 수 있으니.. 

 

"그건 너희들 모두 완벽하지 못하단 뜻이겠지? 그래, 세상엔 완벽한 사람은 없어. 누구에게나 장점과 단점이 있으니까. 하지만 선생님은 너희들이 못하는 것이 아닌, 할 수 있는 것을 바라볼 거야."

 

그리고 몸을 살짝 돌려 '선생님이란?' 쪽으로 걸어가 포스트 잇을 하나씩 읽어보자. (여전히 얼굴에 미소를 유지한채 ㅋㅋ) 

 

 

 

 

"음... 너희들은 내가 공정하길 바라고, 똑똑하길 바라고, 잘 가르치길 바라며, 화를 내지 않길 바라는구나. 그리고 재미있고 착해야 하고 센스도 있어야 하고.. " 

 

천천히, 여유있게 하나씩 읽은 뒤 가벼운 미소와 함께 아이들을 보면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어쩌지? 너희들이 완벽하지 않은 것처럼 선생님도 완벽하지 않은데.. ^^"

 

그리고 몸을 돌려 포스트 잇을 분류해 본다. 

 

"선생님은 요런 강점이 있어. 하지만 요런 부분은 부족하단다. 너희들이 완벽하지 않은 것처럼 말이야.

 

아마도 학년이 올라가면서 한 담임을 만나는 것이 아닌 여러 선생님을 만나는 것은 여러 장점을 골고루 만나보라는 것은 아닐까?

 

선생님이 너흴 완벽한 학생으로 바라보지 않는 것처럼, 너희들도 선생님이 모든 것을 다 해낼 것으로 보지 않으면 좋겠구나. 

 

그런 생각은 아마 판타지가 아닐까?

 

내가 갖고 있는 강점, 장점이 너희에게 있는 강점, 장점과 만났을 때 더 행복한 교실이 될 거라 생각해."

 

 

 

 

이런 식으로 차분히 이야기를 해 나간 뒤..

저는 부족한 부분은 내년에 다른 선생님이, 때론 교과전담선생님이 채워줄 수 있을 거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학생이란?' 이 부분을 가지고 학급 규칙을 스스로 만들어 보도록 '일 년간 지키면 좋을 규칙' 등을 포스트 잇에 적어내는 형태로 발전시킵니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더 있으면 또 다른 '판타지'를 깨지요. ^^ 

'세상엔 공정한 교사가 없다'는 것을요. (요 부분은 나중에 또 설명해 드릴게요.) 

 

그리고 제 강점인 '놀이'와 '마음 흔들기' 수업으로 진행합니다. 

제 놀이백과의 '과일바구니'와 마음흔들기책의 '내 몸의 변화'로 진행해 가지요.. 

(시간이 되면 이 부분도 추가로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은 제 세 번째 책 '학교흔들기' 집필 때문에 정신 없어요.. ㅡㅜ)  

 

위의 방법을 어떻게 응용하느냐, 그리고 무엇과 연계시키느냐 등은 각자의 성격과 운영방법 등과 결합하면 좋을 듯합니다. 

위의 최근의 방법이 첫 날을 고민하는 선생님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함께 성장요~ ^^ 

 


 

 

이 방법 등 학년 초에 할 수 있는 여러 활동은 책 '6학년 담임해도 괜찮아'에도 정리되어 출판됐습니다.  

위의 제 활동이 첫 날을 고민하는 선생님에게 도움 되길 바랍니다. ^^ 

 

함께 성장  

 

# 6학년 담임 해도 괜찮아 ☞ https://goo.gl/rh7n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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