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반 아이들을 파악하고, 따뜻한 정서적인 교류가 중요한 시기입니다.

하지만 학교에서 근무한 선생님은 학기 초에 학생들과 따뜻한 눈 맞춤을 할 수 없지요.

쉬지 않고 날아오는 메시지 등, 해야 할 많은 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몰아치는 '해야 할 것'과 여러 메시지 안에 자리 잡은 '될 수 있으면 빨리'란 단어 때문인지

교사는 학생들에게 '정신없는' 모습과 '집중되지 않은' 형태의 교감을 하게 됩니다. 

교사가 안정되고, 심리적으로 문제가 없어야 학년을 옮기는 학생의 트라우마 상황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데

(전국 어디나) 학교 시스템은 교사의 마음을 불안정하게 만들어 학생들을 다독일 여유를 만들어 주지 못해

모두가 안타까운 학년 초를 보내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정신없는 상황 속에서 수업이나 학생과의 활동 속에서 요령껏(?)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게 되는데요..

어떤 교사는 스트레스 상황을 요령껏 잘 처리할 수 있지만, 태생이 스트레스 상황에 취약해 쉽게 지치거나 욱하는 마음이 올라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교사의 마음이 불안정할 때, 학생들이 떠들거나 사고가 발생하는 상황이 생기면

교사는 정신없는 시스템 등에서 생긴 울컥한 마음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학생에게 전달될 수도 있습니다.

욱하는 마음이 올라온 상태에서 꾹 참고 일을 하고 있는데 옆에서 누가 화분을 깼을 땐..

학교 업무에 대한 커다란 화를, 화분이 깨진 실수상황에 대한 상황에 더해 학생에게 더 크게 꾸중하기도 하지요.

 

제 경우에도 6학년 부장업무를 맡게 되면서 굉장히 힘든 순간들을 보내게 됩니다. (동시에 두 개를 못하는 체질이라 ㅡㅜ) 

수업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는 것도 있지만, 쉴새 없이 날아오는 메시지에 욱하는 마음이 올라올 때도 있지요. ㅡㅜ

굉장히 오랫동안 심리치료 관련 공부를 해왔고,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공부한 저도 스트레스 상황에 빠집니다.

이런 경우, 반 아이들에게 제 심리적 상태를 수치화해서 알려줍니다. 

 

ex : 선생님의 현재 상태는 0~10 중에서 4점

(숫자가 커질수록 선생님의 '행복/심리적 안정'이 큰 것입니다.)  

 

이렇게 제 마음을 수치화해서 보여주는 것은 상담 경험을 교실로 옮긴 것입니다.

심리치료 기법의 하나인 심리극(Psychodrama)을 고안해 낸 모레노(J. L. Moreno)는 마음을 측정하는 방법인 '스펙토그램(Spectrogram)'을 활용하는데요, 자신의 상태를 직선 위에 표현하도록 하는 방법에서 얻었습니다.

예를 들어 "네 고통의 정도를 0~10 중 어느 정도인지 알려줄 수 있니?" 라는 질문도 스펙토그램에서 응용된 것이기도 합니다.

(제 마음흔들기 원격연수 1차시에서 다루는 내용도 '스펙토그램'입니다.)

 

이렇게 선생님이 마음이 불편한 상황이라면 반 아이들에게 미리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학년 초에 교사가 심리적으로 불안정할 수밖에 없는 상태를 경험하게 된다면요.. ^^

 

메시지가 계속 날아오고 욱~ 하는 마음이 올라올 때면 전 미리 숫자 아래 표시합니다.

그러면 학생들이 칠판의 숫자를 보고 알아차리지요.

'선생님은 우리 때문은 아니지만, X 정도의 화가 있구나.' 등의 마음이 자리하기도 하지요.

 

ex : 지금 선생님에게 '6' 크기의 화가 있긴한데 이건 너희들 때문은 아니란다. 

조금 있으면 줄어들텐데 선생님에게 약간의 시간을 주면 좋겠구나.

 

 

교사의 마음의 정도를 행복을 0~10, 스트레스를 0~10 등으로 수치화시켜 알려주는 것은 서로를 이해하는 방법의 하나랍니다.

교사의 마음 상태를 수치화해서 보여주는 것이 익숙해지면, 나중에 반 아이들과 상담을 진행할 때 학생에게 마음의 정도를 표현해 보도록 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여러분도 함께 사용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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