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이 만나는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다.
그래서 오전, TV를 켜고 군사분계선을 넘는 장면을 보여주며 "어떤 장면일까요? 그리고 무슨 일이 진행되고 있을까요?" 라며 아이들에게 물어봤다.
하지만 아이들은 모두 모르고 있었다.
대통령이 다리를 건너는 장면으로 볼 뿐 관심이 없었다.
난 7년 전, 김대중대통령이 비행기에서 내려 김정일국방위원장과 악수하는 장면을 보고 찡~ 했던 기억이 남아 있다.
분단된 남과 북이 하나가 된 듯한 마음에 가슴이 두근거렸었다.
그 감흥에 이어지는 역사적인 오늘... 교사로서 아이들과 그냥 넘길 수가 없었다.
사실, 2차 남북정상회담은 1차에 비하면 감흥은 떨어지지만 아이들에게 이 기회에 분단의 역사와 함께 분단된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심정을 알려주고 싶었다.
그리고 남과 북의 정상이 만나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알려 주고 싶었다.
그러기엔 아이들의 역사적 지식이 너무 짧았다.
그래서 조선시대부터 우리 나라 역사 이야기를 해 줬다.
일본이 전쟁에서 항복하게 된 상황과 함께 소련과 미국이 우리 나라에 어떠한 힘을 가했는지...
그리고 분단 된 뒤,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와 함께 통일을 위해 남과 북이 어떤 대화를 하며 지금까지 왔는지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 신문과 뉴스로 보게된 기사를 토대로 열심히 이야기를 해 줬다.
아이들은 역사 이야기라 그런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한 마디도 빠짐 없이 듣고 있었다. (오홋~)
하지만 아이들은 이산가족의 아픔이나 전쟁의 고통, 군사분계선은 어떤 곳이며 어떤 아픔을 주는지에 대해 감을 못 잡고 있었다.
이런 아이들에게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아이들 특성에 맞게 즐거운 놀이와 즉흥활동으로 접근한 뒤, 나중엔 진지하게 생각할 기회를 주고 싶었다. 그래서 순간 떠오른 교육연극 기법과 놀이들.....
1. 고통의 숫자 : 마음 속으로 숫자를 생각한 뒤 선생님이 부르는 숫자에 해당되는 친구들은 비명과 함께 쓰러진다. 주위 사람이 잡아주면 살 수 있다.
2. 군사분계선 체험 : 직접 군사분계선이 되어 보고 그곳을 오가려는 사람과 편지 등을 막아본다.
3. 장애물 체험 : 모두가 장애물이 되고 서로 통과해 보는 활동.
먼저 고통의 숫자 라는 놀이를 통해..
웃고 즐기며 쓰러지는 친구를 서로 잡아 주고 쓰러진 친구들은 밖으로 나가는 활동을 처음엔 조금씩 탈락하게 했다가 나중엔 강도를 높여 많은 아이들이 게임에 탈락되게 만든 뒤
진지하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만약 놀이에서 탈락된 사람이 죽음을 맞이한 사람이었다면?
이 질문과 함께 아이들은 진지해 졌다.
전쟁 또한 작은 이유로 시작하고, 작은 죽음에서 시작하는데.... 시간이 지나면 많은 사람들이 죽게 되고 그 고통 또한 시간이 지날 수록 커진다는 것을 알려 줬다.
그 다음으로 진행한 활동은..
첫 번째 놀이에서 살아남은 친구들은 남과 북으로 떨어져 살게 되는 가족으로 설정됐고..
나머지 친구들은 군사분계선이 되기로 했다.
군사분계선에 해당된 아이들은 그곳을 통과하려는 친구들을 막고, 서로 편지를 주고 받는 것을 방해하기로 했다.
와...... 군사분계선 역할을 맡은 친구들.. 아주 대단했다.
절대 분계선 너머로 갈 수 없도록 철저하게 막는 모습 인상적이었다.
넘기 위해 가려는 아이들도 굉장히 난처해 했다.
그래서 체험을 한 뒤, 인터뷰 기법을 진행했다.
우린 간접적으로, 즐거운 활동으로 이런 체험을 하는데.. 여러분들이 만든 벽이 실제 군사분계선이고 벽 양쪽에 활동한 친구들이 실제 이산가족이라면 어떻겠냐고 물어봤더니 아이들은 숙연해 졌다.
활동 후, 아이들이 쓴 소감에도 힘이 약한 우리들이 만든 벽도 뚫지 못하는데 실제 벽은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을 대견하게도 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 군사분계선이 있음에도 우리 남한과 북한은 통일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알려주고자 다음의 활동을 진행했다.
바로.. 장애물 통과 놀이다.
이 놀이는 간단하다. 각자 일정한 리듬에 맞춰 움직이는 장애물이 되어 보고 서로 돌아가면서 통과해 빠져나오는 활동이다.
아이들은 스릴 넘치게, 아주 아주 즐겁게 장애물을 통과해 나왔다.
하지만 모든 장애물을 손쉽게 통과하는 것은 아니었다.
장애물...
오늘 남북정상회담이 있기까지는 남과 북은 많은 장애물들이 있었고..
여러분들이 장애물을 통과하는 것이 힘든 것 처럼 남한과 북한이 평화 통일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했다.
마지막으로 이런 모든 활동에 대한 정리로 이런 특별한 수업을 진행하게 된 이유를 이야기 해 줬다.
즐거움 속에서도 고민할 것들이 있고,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을 투영해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많다는 것을 부탁했고, 통일은 몇 년 사이에 갑작스럽게 이루어 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통일의 주역이 될 사람은 바로 여러분들이라고 이야기를 해 줬다.
그런 의미의 과제로 남북이 만나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앞으로 어떤 일들이 생기는지 잘 지켜보고, 미래를 생각하며 사는 비젼있는 여러분들이 되라고 이야기를 했다.
수업이 끝날 무렵 아이들의 힘 있는 눈빛 마음에 든다.
비록 정규 수업시간을 두 시간 뺐지만 수학 몇 문제 푸는 것 보다 이런 수업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아이들이 우리가 사는 사회에 더 많은 관심을 갖길 바라며...
아이들의 반응
※ 난 오늘 이 활동을 하고 많은 것을 느꼈다.
전쟁으로 인해 자신의 소중한 사람이 죽는 것이 얼마나 괴로운지.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전쟁으로 죽는지 그리고 그 사람들을 되도록 뒤에서 잡아줘야 한다는 것을 숫자로 느껴봤고..
남한과 북한 사이에 있는 군사분계선이란 장벽이 남과 북으로 갈라져 못 만나는 사람들을 괴롭게 한다는 것을 알았다.
장벽을 넘기 위해서는 너무 높고, 가기에는 많은 장애물이 있다. (ㅎㅈ)
※ 선생님께서 오늘은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하셔서 역사적인 체험을 해 봤다.
장벽을 만들어서 해 볼 때. 컵을 지수에게 줬는데 아주 어렵고 힘들었다.
내가 이산가족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다.
‘만약 나에게 이런 일이 있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장애물 놀이를 할 땐 친구들이 정말 장애물 같았다.
길을 통과하려고 할 때 타이밍을 못 맞추어서 넘어지기도 했다.
정말 지뢰가 터지는 느낌이었다.
우리들은 재미있었지만 정말로 겪는 사람들은 슬펐을 것이다.
남과 북이 꼭 통일이 되면 좋겠다. (ㅎㅈ)
※ 나는 사실 통일하면 “왜 그깟 통일도 못하는 거야!” 하며 말했다.
그런데 이 놀이들을 보니 내가 생각했던 장벽이 생각보다 단단하고 억세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통일의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옛날에 알던 언니의 엄마는 자신의 아빠가 북한에 있어 매일 눈물로 지새다가 몇 달 전 돌아가셨다.
그때 내가 느낀 것은 내가 커서도 통일이 되지 않았다면 내 힘으로... 우리들의 힘으로 통일을 이루어낼 것이다. (ㄹㅇ)
※ 10월 2일. 우리 반은 남북 3.8선을 지나가고픈 사람들에 대한 심정을 알아보는 체험을 했다.
남, 여가 서로 북과 남으로 나뉘어 꼭꼭 통과하지 못하게 붙들고 있었다.
아이들 6명은 북과 남으로 나뉘어져 북쪽에 있는 사람은 남쪽으로, 남쪽에 있는 사람은 북쪽으로.....
하지만 군사분계선은 너무 강해서 서로 가지 못했다.
우리반 아이들은 그냥 자기 일이 아닌 남의 일이기 때문에 행동 하나하나가 웃겼지만 진짜로 겪었던 사람은 슬프고 애타는 심정이라고 느끼어 진다.
나도 마음이 찡했다.
나는 우리 나라 사람들이 북과 남이 통일 되게 하는 마음을 모두가 하나 되어 꼭 다시 서로의 기쁨, 슬픔을 함께 나누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되었음 한다. (ㅎㅂ)
※ 우리는 역사적인 순간을 더 알아보기 위해 놀이를 했다.
그런데 막고 있어서 전달하는 물건을 받기가 너무 힘들었다.
나는 힘들어도 전달하는 물건을 받으려 했는데... 막고 있는 사람이 막다가 내 손가락을 살짝 꺾어 버렸다.
그래도 나는 참고 전달하는 것을 받았다.
이게 진짜 있었던 일이라면 정말 전달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들과 체험만 해 봐도 힘들고 아팠다. 실제였다면 더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ㅈㅅ)
※난 게임이란 그저 재미있고 신나기만 한 놀이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역사적인 순간 중. 고통의 숫자, 장애물 통과하기를 하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힘이 없는 우리가 만든 장벽도 뚫지 못하는데 실제 장벽. 38선은 얼마나 힘들까....
오늘 선생님께서 우리나라가 통일이 되면 좋은 점일 말씀해 주셨다.
그런데도 어째서 38°의 군사분계선선을 그어놓고 지뢰까지 쳐놓으면서 갈라 놓을까????
전쟁은 조그만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점점 싸움이 커져가서 결국 서로 떨어져 살아야 하는.. 군사분계선을 설치해야 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그냥 모든 걱정을 풀고 통일을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우리의 대통령께서는 분명 그렇게 하실 거라 난 믿는다! (ㅈ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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