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광장에 생긴 일!!
[마음흔들기/교육연극/체험수업/역할극]
2015년 11월 14일,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여러 영상을 보며 놀랐다.
광화문 광장에 모인 사람들, 그리고 차 벽, 물대포, 폭력, 분노, 좌절, 하얀 거품 가득한 바닥….
그리고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할아버지….
안타까웠다.
경찰도 폭력적이었고….
광장에서 집회하는 사람들에게서도 분노 에너지가 느껴졌다.
분노는 분노를 낳고, 폭력은 폭력을 만들건만…….
며칠 전부터 광화문 광장에 사람들이 모인다는 소식에 경찰은 불안하고 두려웠나 보다
더 견고한 차벽과 가차 없이 쏘아대는 캡사이신 물대포!!
그리고 경찰 차 벽을 넘어 청와대로 진격(?)하려는 집회 참가자들
마음 속 잠재된 분노를 어딘가에 투사하려는 듯 보였다.
어떤 마음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고, 왜 사람이 다치게 됐을까?
(아마 내가 보지 못했던 여러 사건과 이유가 있었겠지만 )
창체시간, 아이들과 이 현상을 다뤄보기로 했다.
그래서 먼저 뉴스 영상 하나를 봤다.
뉴스 : http://tvpot.daum.net/v/v94b3qfdZNvNqzVHHeeSAfA
(JTBC뉴스룸, '그날의 물대포' 후폭풍, '지침보다 강했다' 경찰 인정
그리고 뉴스의 장면 일부를 교육연극 기법으로 교실에서 재연해 보기로 했다.
반 아이들을 둘로 나누고, 한쪽은 경찰과 버스, 살수차를
그리고 다른 한쪽은 노동자, 시민, 교사, 농민으로 역할을 줬다.
경찰 차벽은 집회참가자들이 다가오면 밀어내기로 하고,
집회 참가자들은 조금씩 목소리 높여 이야기하기로 했다.
집회 참가자들이 경찰차벽 쪽으로 다가서는 순간 물대포를 발사했다.
실제 물대포를 할 수 없으니, 물 스프레이로 대신했다.
<물 스프레이>만으로도 울컥해 하는 집회 참가자들.
그래서 집회 참가자 역할을 맡은 학생에게 물어봤다.
"여기서 포기하고 싶니? 아니면 받은 것을 돌려주고 싶니?"
당연히 받은 물대포를 다른 것으로 돌려주고 싶어 했다.
반 아이들은 어떻게 했을까????
그렇다…. 돌진, 진격하는 것으로 돌려주기 시작했다.
(과연 이게 좋은 방향일까?)
여기까지 체험하면서 의문이 들었다.
경찰은 왜 이렇게 빨리 물대포를 쏘고 이 많은 경찰을 배치해야 했을까?
경찰 역할을 맡은 아이에게 물어봤다.
그러자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는 소식과 함께 '우리를 만만하게 보면 안 되니까 더 강하게 해야 한다'고 답을 한다.
또 물어봤다.
"이곳을 뚫리면 어떻게 되나요?"
경찰 간부 역할을 맡은 학생은 이렇게 답을 했다.
"전 잘려요. 그래서 죽기 살기로 막아야 해요!"
교실 속에서 간접적으로 체험하다 보니 좀 재미있었나 보다
웃으며 밀기도 하고, 물대포를 발사하기도 했다.
그래서 물어봤다.
"이게 실제라면?"
아이들의 침묵, 굳어진 얼굴….
뉴스 동영상의 한 장면을 재연해 봤다.
경찰 차벽 바로 앞의 할아버지를 물대포로 공격하고….
할아버지는 쓰러져 뇌진탕, 부축하러 온 사람도 계속해서 물대포를 쏘도록 해 봤다.
할아버지 역의 아이에게 물어봤다.
"지금 느낌이 어떠세요?"
"화가 나요!"
부축하다 물대포를 맞은 사람들에게도 물어봤다.
"지금 느낌이 어때요?"
"저 물대포를 패주고 싶어요."
그래서 집회 참가자들은 더 공격하고 공격했다.
더 과격한 공격형태가 나왔다.
주고받음의 법칙은 여기에서도 적용됐다.
이 과정에서 한 경찰 역할을 맡았던 아이가 바닥에 쓰러졌다.
그래서 장면을 정지시키고 물어봤다.
"집회 참가자들을 막아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위에서 시키면 저는 해야 해요."
"마음은 어때요?"
"좀 복잡해요."
"이렇게 다쳐 넘어진 뒤엔 어때요?"
"화가 나요. 그래서 돌려주고 싶어요."
그래서 물대포 공격은 더 세지고
앰블런스에 타는 집회 참가자들까지 따라가 물대포를 쏘게 됐다.
실험을 해봤다.
물대포를 쏘고, 그 물대포를 무식(?)하게 버텨보기로….
경찰 역할의 학생에게 물어봤다.
"앞의 집회 참가자가 버티니까 마음이 어때요?"
"더 쏘고 싶어져요!"
"약하게 쏘고 싶나요? 더 세게 쏘고 싶나요?"
"더 세게 쏘고 싶어요!"
이 광화문 광장에 여러 사람이 모여들게 된 진짜 원인이 있겠지만…. (그리고 이 수업에선 다루지 않겠지만)
이런 진행, 해결 방식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다.
불안감에 사로잡힌, 그리고 힘으로 누르는 것이 해결이라 생각하는 경찰 관계자들
투쟁으로 차벽을 넘으면 해결이 될까? 하는 의문을 갖게 하는 집회 참가자들
탁구공에 맞으면 골프공을 던지고 싶고
골프공에 맞으면 야구공을 던지고 싶고
야구공에 맞으면 농구공을 던지고 싶고
농구공에 맞으면 볼링공을 던지고 싶어지는 것처럼….
악순환이 보였다.
(경찰은 집회 참가자들을 자극하고, 집회 참가자들은 경찰을 자극하고...)
그래서 아이들에게 물어봤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
.
.
.
.
.
.
"너희가 꿈꾸는 장면을 만들어 보렴"
<이미지극>기법을 이용해 아이들이 만든 장면은 여운이 있었다.
아이들의 눈에는...
누군가 상처받기 전에 대화로 해결하길 바랐다.
그리고 벌어진 일에 대해서는 서로 진심으로 사과하길 바랐다.
현실은???????
더 깊은 말을 해줄 수 없었다.
아이들은 이 활동이 끝나고 이렇게 느꼈다.
아이들의 글을 읽으면서 생각에 잠긴다.
마지막에 아이들이 만든 장면처럼….
서로 더 큰 분노를 주고받기 보다 대화로 해결하고
일어난 일들에 대해 서로 사과하는 장면이 우리 사회에 자리 잡길 바란다.
그리고 <담임>으로...
반 아이들이 현상을 바라보는데 편식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눈앞에 보이는 것과 달리 사건 속엔 감정과 욕구가 자리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확인한 순간 보다 현명하게 사건을 바라볼 수 있다. 미래도..
반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이런 혼란한 상황을 경험하게 된다면... 조금 더 현명하고, 평화적인 생각을 하길 바란다.
내 안의 분노를 다른 어딘가에 투사하지 않는 그런 어른의 모습이 되길..
그리고 생각해보자...
위의 모든 것은 증상이고 결과이다.
무엇 때문에 사람들이 모였고, 사건이 발생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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