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우리 반 아이들의 미션은 '쪽지 숨바꼭질'이다.

 

학교에 오기 전. 부모님이 잘 가시는 곳에 쪽지나 포스트 잇에 '사랑해요', '자랑 스러운 아들 될게요!' 등의 부모님이 미소지을 수 있는 문장을 쓴 후, 붙여놓고 오는 것이다.  

 

아이들도, 나도 기대가 되는 미션이었다.

 

(아이들의 반응)

 

*포스트잇으로 글을 적어서 숨겨 놓았다.

그런데 그날 엄마가 나에게 화를 내서 정말 속상했다.

냉장고 문 손잡이에 붙여놓고 그 다음으로 정수기 밑 1번째 서랍에,

3번째 서랍에 '엄마 사랑해요!'라고 써 놓았다.

그런데 엄마가 화를 내서 잠자러 가서 베게에 얼굴을 파묻고 울었다.

 

그 다음날.

엄마가 아빠에게도 엄마 친구께도 말씀을 드리면서 포스트잇 숨바꼭질을 자랑하셨다.

저녁에 엄마가 그런줄도 모르고 화냈다고 미안해 하셨다.

좀 창피했지만 기분이 좋았다. (송)

-----------------------------------------------

*나는 저녁에 포스트잇에 써놓은 종이를 아침에 사알짝 엄마가 자주 가는 곳에 붙여 놓았다.

집을 나오니까 일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모르니까 계속 궁금해졌지만 꾸욱 참았다.

학원이 끝나고 엄마를 만났다.

아침엔 화가 많이 나셨었는데 포스트잇때문에 해보다 더 따뜻한 엄마의 미소를 볼 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사랑표 모양의 포스트잇에 '영언아 사랑한다!'는 말이 써져 있었다.

엄마와 내가 한 가족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영언)

-----------------------------------------------

*시간이 없어 아침에 일찍 일어나 포스트잇을 붙였는데 정말 아슬아슬하고 짜릿했다.

어머니께 들킬뻔 했는데 무사히 포스트잇을 붙였다.

포스트잇은 3곳에 붙였는데 어머니께서 매일 쓰시는 곳에 붙여놔서 다 볼 수 있었다.

하루를 즐겁게 지내시라는 말도 써서 기분이 좋았다.

 

내가 집에 들어가자 반응이 없었다.

그래서 거울에 붙여 놓은 곳을 보셨냐고 물어보자 그때서야 어머니께서 너무 고맙다며 나를 안아 주셨다.

그리고 어머니를 속상하게 했거나 차마 말로 할 수 없는 고민을 포스트잇에 쓸 수 있으니 참 좋다. (선혁)

 

*얼마 전에 내가 어머니께 포스트잇으로 쪽지를 보내드리며 기쁘게 해 드렸는데 그 다음날부터 어머니께서 내가 보는 책 사이에 포스트잇을 붙여 놓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길게 기쁜 일이나 하루를 잘 지내라는 말들을 써 놓으셔서 너무 기뻤다.

그리고 나는 그 다음날 한 번만 써 놓으실 줄 알았는데 그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써 책에 붙여 놓으신 것이다.

나는 그것들을 볼때마다 정말 흐뭇하기도 했다.

나도 도전과제로만 했던 포스트잇 숨바꼭질을 또 어머니께 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혁)

-----------------------------------------------

 

왜 이런 장난을 쳤냐고 꾸짖는 어머님도 계셨다.

그리고 여러곳에 붙여놨지만 부모님의 반응이 없어서 좀 아쉬워했던 아이들이 꽤 됐다.

학부모님과 연락이 되어야겠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