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흔들기/학급] 우리반 반티를 위한 프로젝트!!

 

반티문제로 동학년 선생님들끼리 회의를 진행했다.

반티 제작은 돈과 관련해서 민감한 부분이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옳기 때문이다.

회의 결과는 각반 재량에 맡기기로 했다.

 

하지만 나와 우리반은 반티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차이가 있어서 쉽게 주문할 수가 없었다. 

시간이 지나서 수련회를 갔는데, 반티를 입고 온 반들이 보였다.

이게 반 아이들을 자극하게 된 듯 했다.

반티를 하자고 졸라대는 아이들에게 토의를 주선했다.

 

'반티가 과연 필요할까?'라는 주제에

반의 단합이 올라가고, 뿌듯함이 생기고, 한 번도 못입어 본 반티 이번에 꼭 입어보고 싶다는 등

여러 의견들이 나왔고, 반티를 맞추자는 의견으로 대부분의 아이들이 생각을 꺼내고 있었다.

그래서 난 무작정 돈을 걷는 것보다는 반티를 위해 기금마련이나, 후원금을 모아보는 것도 특별하겠다는 의견을 냈다.

부모님의 도움 없이 스스로 반티 제작 금액을 마련한다면 ok 라고 했다.

 

그래서 계속된 토의가 진행됐다.

 

1. 어떻게 후원금을 마련할 것인가!! - 결론 : 알뜰장터와 도서바자회, 일일찻집을 결합한 '알뜰찻집'을 하자!

2. 언제 할 것인가! - 결론 : 토의 한 다음 주 토요일 오전에 하자! (다른 반 피해도 없고, 부모님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3. 알뜰찻집 메뉴는 무엇으로 할 것인가! - 결론 : 생과일주스(바나나), 냉커피, 오미자차, 아이스티 등

4. 반티 디자인과 금액은? : 결론 : 알림장에 디자인을 올리고, 최종결정하자!!

5. 일일찻집을 위해서 어떻게 역할분담을 할 것인가! - 결론 : 세 부분으로 나눠서 알뜰장터, 준비, 일일찻집 팀으로 구성

등..

 

 

[반티 디자인 고르기!!!]

 

 

토의하는 과정이 볼만했다. ^^

각자 원하는 디자인을 고른 뒤, 학급홈페이지 알림장에 올리기로 했고..

그것을 토대로 디자인을 고르기로 했다.

무엇보다 반티 디자인을 고르는데 가장 힘들었다.

남자 아이들은 축구팀을 상징하는 유니폼들을 고르고, 여자 아이들은 간지, 여신 등 귀엽고 깜찍(?)한 디자인들을 골라내고 있었다.

 

 

 

 

반티를 주문하려고 검색을 했더니 수많은 반티 사이트들이 주르륵... 

어디가 좋은지도 모르겠고, 예전 비슷한 일을 한 친구에게 물어보니 거의 같은 형식으로 일을 처리한다고 하길래... 

사이트 몇 개 골라서 알려줬다. 

그리고 아이들이 알림장 댓글로 올린 여러 반티 디자인을 모아서 투표하기로 마음 먹었다.

 

 

 

각각의 디자인에 대해 점수를 주고, 최종후보를 골랐다.

이 과정이 꽤 걸렸다.

끝내 반 아이들은 간지페이스 디자인으로 결정 될 뻔하다가

노스페이스 짝퉁의 느낌이 난다는 내 조언에 '런닝맨'으로 디자인을 결정했다.

아이들이 고른 사이트에서 반티를 주문하게 됐다.

 

http://www.bantina.com/front/php/product.php?product_no=1118&main_cate_no=29&display_group=1

반티나 : http://www.bantina.com


 

그리고 티를 좀 더 고급스러운 '20수 이중라운드'로 결정했다.

그러자 가격이 6,500원(티) + 앞면 인쇄(1,000원) + 이름표(3,000원) = 10,500원

선생님 셔츠는 서비스라고 해도 꽤 많은 돈이 필요했다.

어떻게 이 금액을 마련할 것인가!!

토의 끝에 반 아이들은 알뜰장터와 일일찻집을 함께 운영하기로 계획했다.   

 

이렇게 만든 초대장을 카카오톡을 이용해 부모님들께 보내고, 출력된 초대장도 아이들이 들고가서 홍보를 시작하기로 했다.

다른 반 아이들에게도 토요일의 알뜰 찻집을 홍보하고, 학원 등의 일정 때문에 오지 못하는 학생들도 부모님을 보내기로 서로 약속하는 것을 보게 됐다.

 

특히 알뜰찻집 준비 팀들은 장을 봐야 할 것들을 준비해야 했다.

나중에 장터 때 돈을 되돌려 주기로 하고 여러 준비물품은 어머님들의 도움을 받아 구입했다.

음료수 가격을 정하고, 생과일 주스 가운데 무엇을 팔지, 각자의 역할 분담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토의하고 결정했다.

 

여러 과정 속에서 토의가 짜증날 법도 한데, 반티를 갖고 싶다는 마음이 힘나게 했고, 온 마음으로 더 좋은 쪽으로 결정내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장터를 위한 마지막 토의로 교실을 적절히 배치하고, 손님들을 어떻게 받고, 물건들을 어떻게 진열할 것인지에 대해서 나뉘어진 모둠에 맞게 토의를 진행했다.

 

 

 

[알뜰찻집!!!]

 

아래 알뜰찻집의 이모저모를 남긴다.

아이들은 너무나 열정적으로 판매와 운영을 해냈다.

목표한 수익금을 돌파해서 장을 볼 때 사용한 비용까지 돌려주고도 남았다.

 

 

아이들이 들고 온 물건으로 진행된 알뜰장터

학용품부터 옷, 인라인스케이트까지 물품이 다양했다.

 

 

아이들이 운영한 일일찻집

학생들에게는 아이스티가 인기가 좋았고, 부모들에겐 생과일주스와 커피가 인기 있었다.

 

 

돈통에 돈이 쌓여가면서 아이들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

준비한 차들이 동이나서 나중엔 과자도 판매하고, 작은 사이즈의 컵으로 팔게 됐다.

 

 

이 알뜰장터를 위해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

책 몇 권과 함께 우리집 텃밭에 가득한 상추를 뜯어다가 가져왔다.

인기가 좋아서 초반에 동났다.

 

 

오... 행복해 하는 아이들!!

 

 

 

 

[반티주문]

 

반티 주문은 간단했다. 반티나 사이트를 보고 각자 사이즈를 기록하고, 주어진 양식에 기록해 업로드 하면 끝!

바로 전화통화로 확인작업하게 됐다. 우리가 주문한 옷이 런닝맨 스타일이라 박음질을 하는데 좀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일주일 정도 걸린다고 예상했고, 후불제였다.

담임선생님 옷은 서비스로 해 준다고 했고, 이런 저런 서비스 물품들도 함께 포장해서 보내줬다. ^^

 

 

 

 

 

[도착한 반티!!]

 

일주일 정도 뒤에 도착한다던 반티가 3일 빨리 도착했다.

아이들이 교담수업을 하러 교실을 비운사이에 도착했고, 내가 먼저 반티를 입고 기다렸다.

수업 끝나고 교실에 도착해서 반티를 발견한 순간 아이들은 환호와 함께 날뛰었다.

안전 문제 때문에 런닝맨 이름표를 뒤에 부착할 것인지에 대해 최종 고민을 했는데, 아이들이 원한 이름표가 등에 붙어 있고, TV에서처럼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뒤 더욱 기뻐했다.

아이들은 안정시키고.. ^^

사이즈에 맞게 나눠주고, 입을 시간을 주고, 기념 사진을 찍었다. ^^

 

 

이름표가 있다는 사실과 함께 기뻐하는 아이들..

 

 

반티도 좋고, 이름표도 좋고!!! 와!!

 

 

반티를 입자마자 아래로 내려와서 단체사진을 찍었어요.. ^^

 

 

반티를 입고 급식을 먹는데, 모든 이목 집중!!!!

역시 2중라운드가 예쁘네요.

 

 

점심시간에도 뿌듯한 마음과 함께 노는 반 아이들.. ^^

 

 

축구할 때, 체험학습 갈 때 우리 반티가 예쁘게 눈에 띄겠죠?

 

 

 

 

 [아이들 소감]

 

*우리 반 반티는 다른 반과 달리 삐와 땀으로 만들어 냈다!!

  런닝맨 이름표가 최대 고민이었는데, 이름표가 붙여졌다.

  아, 감사해요~ (예진)

 

*내가 일한 대가로 입게 된 반티라 더 기쁘다.

   알뜰찻집을 하기 전엔 정말 부정적인 생각이 많았는데..

   반티를 받은 지금, 너무 행복하고 기쁘다. (시온)

 

*정말 많은 과정을 거쳐서 반티를 샀다.

   돈을 벌기 위해 무엇을 하면 좋을까?

   토의를 하고 또 토의를 했다.

   알뜰장터에 사람들이 많이 올까?

   난 아이스커피를 만드는 역할을 하면서 함께 일을 했고...

   우리가 만든 반티를 입는 건 정말 특별한 일이었다. (효린)

 

*우리가 반티를 사기 위해 했던 노력들!!!!

   반티를 보니 너무나 흐뭇하다. (은진)

 

*안전이냐, 우리들의 행복이냐를 놓고 고민한 선생님...

   이름표를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헌)

 

*우리 힘으로 직접 돈을 벌어서 산 반티는 소중하게 생각되고..

   너무나 뜻깊다.

   차례에 걸친 토의 끝에 생겨서 더욱 좋다. (지윤)

 

*매번 토의를 하면서 짜증날 때도 있었다.

   '티 하나 하는데 뭐가 이렇게 복잡해!!'라는 생각도 들었다.

   막상 장터와 찻집을 하면서 돈버는 재미도 알았고, 후원금이 모이는 것이 너무나 좋았다.

   남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닌, 우리의 힘으로 반티를 구입해서 더욱 뿌듯하다. (지민)

  

 

 

반티를 입어보니, 디자인도 마음에 들었고, 깔끔했다.

이름표 등에 박음질 되서 그런지 등에 날개가 달라붙어 있는 느낌이 들었다.

불편할법도 한데 아이들은 이름표에 열광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

 

그냥 사면 간단히 끝날 일이었는데, 토의를 계속해 내고 스스로 많은 것들을 만들어 내는 힘을 보여줘서 고마웠다.

때론 교사가 조금만 마음먹고 안내만 잘 해주면 아이들은 무엇이든지 다 해내는 듯하다.

이런 프로젝트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고, 더 많은 것들이 하고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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