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흔들기/계발] 가면과 속마음

 

계발활동..

이번엔 아이들에게 어떤 통찰을 줄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다가, 수제닝스에게 연극치료 워크샵을 받으면서 경험했던 것들을 좀 응용해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가해자-피해자-구원자'의 구도로 가면 작업을 하고자 했는데...

학습준비물1을 학교에 신청하면서 내가 원하는 가면이 아닌 '하회탈'이 도착해서 속상했었다. 

하지만 '하회탈'이기 때문에 오늘 활동이 새롭게 탄생됐다.  (아.. 다행..)  

 

관계 속에서 보다 좋은 이미지가 되고자, 사람들은 가끔 하회탈과도 같은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데....

내가 타인에게 보이고자 하는 이미지가 무엇인지, 하지만 가면 뒤에 자리잡고 있는 진짜 이미지는 무엇인지를 알아보는 것도

큰 의미가 있겠다고 생각됐다.

 

그래서..

가면 겉은 '사람들에게 보이고 싶은 나(이미지)'를 적어보고..

가면 안쪽은 '진짜 내 속마음(정말 하고싶은 말 등)'을 적어보게 했다.

언제나 40분 안에 끝내야 하는 계발활동이라는 시간적 한계를 고려해서 재료를 유성매직펜으로 한정하고... 단어 위주로 기록하도록 했다.

 

 

 

계발활동 아이들은 약 10분 정도, 열심히 가면을 꾸며갔고..   

이런 활동에 대해 무척 신선함을 보여줬다.

예전 속마음을 적어내고, 찢어버리는 등 몇 번의 활동 덕분인지 가면 안에 열심히 속마음을 적어갔다.

욕설도 해도 되냐고 물어보길래 감정에 충실하라고 조언을 했더니 뭔가를 마구 써 내려가는 아이들도 많았다. ^^; 

하지만 서로 비교해 가고, 보여주면서 서로 비슷하다며 웃기도 하고, 이해해 주기도 한다.

 

기록해 나가는 순서와 관심도를 점검해 보게 하고는..

앞면과 뒷면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서로에게 자신의 결과물들을 보여주는 시간을 만들었다. 

 

 

 

 

내가 만드는 이미지가 그에 맞는 결과로 돌아오는지 점검시켜 주려고..

모둠별로 돌아가면서 친구의 가면의 겉면의 단어들을 잘 보고, 그 친구에게 가장 맞는 단어를 골라주도록 했다.

그리고 가면 안쪽의 단어들은 가면 주인이 하나를 골라보기로 했다.

 

아이들은 친구들이 골라주는 단어에 살짝 놀라고...

겉면의 이미지에 해당되는 단어와, 내면에 해당되는 단어가 완전 다르다는 사실에 또 놀라고.. ^^

이 활동으로 인해 무엇이 나에게 찾아왔는지 내면을 만나보게 했다. 

 

 

 

 

[가면 겉]

 

 

 

 

 

[가면 속]  

 

 

 

무엇보다 짧은 40분 안에 여유있게 진행할 수 있었다.

예전 마음흔들기 중 석고붕대로 접근하는 '내면과 외면'과 비슷하면서도...

접근방식, 결과물에 있어 차이가 있었다. 

대상과 프로그램 성격에 맞게 적용해 보는 것도 좋겠다.  

 

내 반의 마음흔들기 작업이었다면, 이 자료들을 토대로 상담으로 발전시키면 좋겠고..

기회가 되면 가면을 연극치료 프로그램과 같이 보다 깊게 접근하는 것도 좋겠다.

 

 

아이들의 소감 중 일부를 아래에 소개한다.

 

 

 

 

 

 [아이들의 소감]

 

 이미지(좋아!), 속마음(싫어!!)

 난 겉으론 '좋아!'라고 하면서 안으론 '싫어!!'라고 말하고 있었다.

 싫었지만 항상 좋다고 말하는 내 자신이 느껴져 바보스럽기도 했다.

 그리고 웃기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다.

 내 안에 있는 정말 하고 싶은 말 '싫어!'를 뱉어내고 싶다.

 그동안 너무 억누른 것만 같은 내 안의 이미지에게 기쁨을 주고, 안의 말들을 더욱 표출하면..

 더 행복해지고, 솔직해질 것 같다.

 너무 숨기지 말자!! (4/ㅁㄱ)

 

 이미지(축하해!), 속마음(나 기분 잡쳤으니까 꺼져!!)

 선생님이 사람들은 때론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고 이야기를 해 주셨다.

 생각해 보니, 밖으론 아름답고 고운말을 쓰지만, 속은 분노, 화, 짜증으로 가득 차있을 때가 있다.

 밖을 꾸밀게 아니라 안을 아름답게 꾸미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탈을 밖 뿐만 아니라 안도 아름답고 솔직하게 바뀌길.. (6/ㅇㅂ)

 

 이미지(감사해요, 네 다 해볼게요!), 속마음(외로워, 죽어버려!)

 늘 내 안에 함께한 이중적 측면에 대해 탄식하면서도 변화를 꾀하지 못했었다.

 마음 속에 쌓인 모든 것들을 가면 안에 담고 담아보며, 여러 감정을 느꼈다.

 '내'가 '나'이기에 꼭 써야 하는 가면들은 분명 존재하지만 되도록이면 타인 앞에서 그 가면을 벗어던진채

 내 가면 속 모든 일들을 해보고 싶다. (3/ㅇㅅ)

 

 이미지(오케이~), 속마음(아 짜증나!!)

 내가 탈 안에 쓴 말들은 엄마의 잔소리, 학원 등.. 평소에 생각했던 말들이다.

 밖은 그냥 조심히 넘어가려고 했던 말 등이 있다.

 내가 이렇게 하고 싶은 말들이 많았지만 좀처럼 하지 못했다.

 하지만 여기 안이라도 다 쓰니까 마음이 조금 시원하다. (5/ㅎㄹ)

 

 이미지(너 정말 착하다), 속마음(웃기시네, 꺼져!)

 내가 착하고 순진한 이미지라 친구들이 진짜 내 속마음을 알까봐 두려웠는데..

 이 활동으로 보다 자연스럽게 친구들이 내 속마음을 알아서 좀 편안해졌다. (6/ㅈㅎ)

 

 이미지(너 대박!), 속마음(그럴바엔 닥쳐!!)

 이걸 체험하고...

 내 속이 이렇구나, 그런데 왜 알지 못했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을 다 속에 집어 넣고 내 감정을 표출하지 못하고 있었다.

 후회도 들고, 말하고 스트레스 쌓지 말 것을 (7/ㄱㅎ)

 

 이미지(네, 감사해요), 속마음(안 괜찮아요, 나 힘들어요!)

 친구들이 '네, 감사해요'를 고를 줄은 몰랐다.

 이 활동을 통해서 나의 겉모습은 어떠하고, 안은 어떠한지 조금은 알게 됐다.

 내 두 가지 모습을 알게 된 충격이 있다. (6/ㅇㅅ)

 

  1. 업체를 통해 학습준비물품을 받다보니 항상 늦고, 원하는 물품을 받을 수 없는 불합리한 구조. ㅡㅜ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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