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공개용편집 : 아주 일부분만 올립니다. 풀영상 또는 자세한 편집영상은 오프연수에서만 공개하겠습니다. 죄송~]
마음흔들기(13) 미안합니다, 용서합니다. [학급경영/명상/화해/하나됨]
'마음흔들기'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공개수업이 있었다.
평소에 내 수업은 여러가지 통로로 공개가 되어 있기에 부담은 없었지만, 학교 행사로 하는 공개수업은 많은 선생님들이 오시기 때문에 내가 하는 여러 일들을 간단히 소개하고, 장점을 보여드릴 수 있는 멋진 기회라 생각했다.
가족세우기와 심리극을 잘 묶어서 심리치료적인 수업을 구상했었다.
하지만 교담수업을 통해 아이들에게 적용했더니, 너무 개인노출이 심해서 수업이 끝난 뒤 부작용이 우려됐다.
아이들의 아픔을 주제로 수업을 공개한다는 것은, 치료관련 공부를 하는 내 윤리와 도덕성과 맞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최근 경험했던 명상들 가운데, 가장 강렬했던 '옴명상'의 초기 부분을 수업에 적용하기로 마음 먹었다.
'옴 명상' 경험 전, 가족세우기 트레이닝 과정 중 풀라의 말에 따르면 OO고등학교 아이들의 모습에 힘들어하던 한 학교를 대상으로 진행된 프로그램 속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서로 펑펑 울면서 하나가 됐다는 등의 에피소드를 들었고...
직접 참여한 옴명상 속에서 분노를 표출하면서 땀 범벅된 내 모습과 상대에게 용서와 화해의 말을 하면서 내 마음 속 감동이 계속 남아 있던 상태의 여운으로 이런 수업을 구상하게 됐다.
그리고 10월, 6학년들의 수업 속에서 서로에 대한 불신, 따돌림, 공격성이 내포된 여러 대화들을 듣게 되면서..
뭔가 가슴깊게 '한 반'이라는 울컥함을 심어주는 것도 필요했다.
계발활동 부서 아이들과의 활동이라면 바로 본격적인 활동으로 들어가겠지만..
특정 한 반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이라 워밍업 과정이 필요했다.
그래서 예전에 했던 '감정의 마인드맵' 중 관계 속에서 힘들어 하는 부분을 ppt로 동기유발 자료로 만들었고..
관계 속의 얽힘 관계를 보다 구체적으로 알려주기 위해서 오래전 부터 사용해 왔던 막대춤을 준비했다.
그 뒤, 본격적인 활동 '분노의 말'과 '화해의 말'을 경험한 뒤, '나와의 만남'을 끝으로 수업을 마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꼭 공개수업을 위해서라기 보다, 6학년 전체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이라 생각이 들어서...
1~7반까지 같은 주제로 수업을 진행하게 됐다.
[활동순서]
* 얽힘 관계 파악
* 분노의 말
* 화해의 말
* 나와의 만남
# 얽힘관계 파악
먼저 지난 마음흔들기 '감정의 마인드맵'의 결과 몇 개를 골라서 보여줬다. (지난 활동 바로가기)
친구 관계 속에서 어떤 고민이 있으며, 관계 속에 자리잡은 정서는 무엇인지, 같은 반 속에서 일어나는 여러 무리지음, 따돌림, 말 속의 공격성에 대한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했다.
[감정의 마인드맵 일부]
왜 관계 속에서 힘들 수 밖에 없는지 '막대춤'을 이용했다.
처음엔 두 명 손가락 사이에 막대를 끼워놓고 음악에 따라 이동하게 한 뒤, 계속해서 사람을 늘리고, 막대를 늘려갔다.
다른 관계를 갖게 된 사람들을 복잡하게 얽히게 만든 뒤, Stop!
활동하는 아이들이 멈춘 순간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관계가 눈 앞에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막대가 떨어질까봐 불안했고, 사람이 늘어나면서 복잡해 졌고, 막대가 떨어졌다는 등의 소감을 이용해서 관계 속에서 우린 왜 불안할 수 밖에 없고, 실수를 하고, 오해가 생기는지에 대해서 생각했다.
[막대 춤, 중간 부분]
# 분노의 말
이런 얽힘 속에서 우리는 어떤 상처를 받는지, 상대에게 어떤 말을 하는지 생각하게 했다.
상대를 이기기 위해 우리가 선택하는 단어들, 그리고 공격적인 말들..
'니가 뭔데, 꺼져, 나대지마, 내가 왜!!, 닥져!!, 씨발, 싫어!!' 이렇게 아이들이 찾아낸 말들을 '분노의 말'이라 칭했다.
명상에서 체험한 것처럼 평소 할 수 없는 이런 분노의 말을 쏟아낼 기회를 만들고자 했다.
먼저 남자 아이들을 둥그렇게 세운 뒤, 두 명씩 짝을 짓게 하고..
사이 사이에 여자 아이들을 짝을 지어 세웠다.
서로 마주보고 말을 하기엔 아이들의 용기가 부족할 듯해서 음악과 멘트를 준비했다.
김수철 황천길 음반의 '갈등'이란 음악을 편집해서 시간을 늘리고, 보다 더 복잡하고 답답하게 수정해서 만들었다.
눈을 감은 상태에서 음악 볼륨을 키워가고, 아이들의 두 손에 힘을 조금씩 가했다.
분노의 에너지는 주먹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주먹에 힘을 어떻게 담느냐에 따라 다음 활동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주먹에 힘을 넣는 작업을 몇 번 되풀이 하다가 분노의 말을 조금씩 사용하게 했다.
먼저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음악과 함께 조금씩 목소리를 키우고, 손의 힘을 키워가고, 나중엔 고함을 지르도록 상황을 만들었다.
하지만 몇 명의 아이들은..
이런 상황이 어색했는지, 웃음이라는 가면으로 상황을 벗어나려는 모습이 보였다.
남들의 시선이 부담됐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교육받았던 나쁜말을 하는 것은 나쁜 사람이다는 등, 스스로의 가치관과 다른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한 저항이리라.. ^^
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몰입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단계보다는 '화해의 말'단계이니까.. ^^
자리를 바꿔나가고 말을 바꿔나갔다.
상대에게 절대 지면 안되고, 상대방 보다 조금 더 큰 목소리를 내라고 요청했다.
나대지마!, 나대지마!, 나대지마!!!!! 아이들의 목소리는 조금씩 커지고...
니가 뭔데!!, 니가 뭔데!!, 니가 뭔데!!! 등 평소 깊게 담아 뒀던 분노의 말들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활동을 멈추고 나와 주변을 돌아보게 했다.
현재 마음 상태를 손을 이용한 스펙토그램으로 행복도와 분노의 정도를 측정하고..
6학년 학교생활 하면서 얼마나 많은 분노와 미움과 상처가 있는지 떠올려 보게 했다.
아이들은 계속해서 침묵했고, 분노의 말들이 주는 엄청난 에너지에 사로잡혀 있었다.
분노의 말은 상대방 보다 힘이 세다는 것을 보이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인데, 돌아오는 것은 이렇게 분노만 돌아온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
하지만 이 세상을 움직이는 말이 뭘까......
한 가지 더 실험해 보자고 했다.
모두 일어나서 다시 원형을 유지 한 상태에서 엇그제 풀라님에게 받은 구르지예프의 음악 하나를 틀어 놓고...
나지막한 멘트로 '화해의 말' 단계를 진행했다.
# 화해의 말
잠깐만 내 앞, 친구의 눈을 바라보십시오.
그리고 진심으로 이렇게 이야기 하도록 합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다시 한 번 마음음 담아 이렇게 이야기 하도록 합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그리고 두 손을 모아서 진심을 담아 반절을 합니다.
천천히 반절을 끝낸 뒤엔 옆으로 이동을 합니다.
내 앞에 있는 친구의 눈을 바라보십시오.
평소에 볼 기회가 없었던 내 친구의 눈을 오늘은 잠깐만 바라보도록 합니다.
그리고 그 친구에게 진심을 담아서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
.
이 문구의 힘은 아주 대단했다.
천천히 반 절을 상대에게 하면서 아이들은 엄숙한 분위기를 만들었고, 가슴 속 울컥함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자리를 옮기면서 '미안합니다.'라는 말을 어느 정도 마무리 짓고..
더 중요한 단어 '용서합니다.', '이제 당신을 용서합니다.'라고 진심을 담아 반 절을 하고 친구에게 문구를 말하기 시작했다.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화해의 말들을 계속해서 바꿔서 말하고, 반절이라는 의식을 행했다.
내가 명상 속에서 가슴 깊은 감동을 느꼈던 것처럼, 아이들에게 울컥함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마지막 말은 "당신은 6학년 O반입니다. 나도 6학년 O반입니다. 우리는 같은 반입니다."
우리는 한 반입니다. 우리는 친구입니다. 우리는 하나입니다. 등의 말을 진지하게 나눴다.
이 말에서 몇 명의 아이들이 울컥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6학년 같은반, 영원히 기억에 남을 아주 중요한 하루 하루...
어떤 말들을 사용하고, 어떻게 상대에게 기억을 남기고 있는지....
같은반이고, 앞으로도 같은반이라는 말이 아이들에게 여운을 만들어 줬다.
여기에서 한 걸음 더.....
심리극 작업 속에서 항상 내가 나를 사랑하고, 구원하는 등의 과정이 너무나 인상깊었기 때문에..
이 분위기를 살려서 자기 자신을 잠깐 만나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 나를 만나다!!
잠깐 눈을 감습니다.
두 손을 모아 내 심장 위에 올려 놓습니다.
모든 사람이 날 배신하고, 상처를 만들어도,
항상 내 옆에 끝까지 날 믿고 남아 있는 사람은 바로 내 자신입니다.
여러분들은 얼마나 나에게 감사의 말을 하고 살아가나요....
온 마음을 담아 이렇게 이야기 하십시오.
고마워.......
네가 있어서 너무 고마워......
네가 있는 줄 이제야 알았어...
너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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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더 진지해 졌다.
두 손을 더 꽈악 모아 심장 위에 올려 놓는 아이들, 미소 지으며 생각에 잠겨 있는 아이들...
각자의 자신과 만나는 그 모습은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더욱 여운을 만들어 갔다.
멘트와 멘트 사이의 여백을 늘리고... 심상화 작업에 더 몰두하게 됐다.
화해의 말에 대해 떠올려 봅니다.
내가 '미안합니다'라고 말할 사람이 누가 있는지 잠깐 떠올려 봅니다.
그리고 '용서합니다.'라고 말할 사람이 누가 있는지 잠깐 떠올려 봅니다.
그리고 잠깐만 이대로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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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신의 힘을 느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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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천천히 눈을 뜨게 한 뒤, 말의 힘에 대해 생각해 보게 했다.
화해의 말, 감사의 말, 용서의 말, 사랑의 말이 어떻게 다가오는지 가슴으로 느껴보도록 했다.
이렇게 천천히 수업을 마무리 지어 갔다.
마지막 인사를 하면서 보게 된 아이들의 눈과 얼굴을 잊을 수 없다.
인생에 있어 뭔가 깨우침이 있는 듯한 그 모습들... ^^
[아이들의 소감]
욕으로 싸움을 하고 난 뒤에는 마음 속에 짐이 가득한 것 같았다. 하지만 화해를 하고난 뒤엔 그 짐이 사라졌다. (ㅈㅇ)
내가 그동안 아무 생각없이 친구에게 툭툭 뱉으 말이 얼마나 상쳐였는지 알 수 있었다. 그동안 친구들에게 줬던 상처들에 대해 사과하고 싶어졌다. (ㅅㄹ)
내가 욕을 많이 쓰는 줄 몰랐다. 그런데 이 활동이 끝나고, 내가 많이 사용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 생각났다. 그런데 헤어져서 다시는 생각하지 않기로 했는데, 오늘 생각 났다. 다신 못보니까 생각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생각났다. 그래서 마음 속으로 사과를 했다. 예전에 친절하게 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앞으로 좋은 사람이 되고싶다. (ㅅㅇ)
내 친구들과 내 자신은 너무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우리는 영원한 같은 반이라는 것, 내 자신의 힘은 내 안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무턱대고 친구들에게 욕을 했는데, ‘미안합니다’라는 말을 하다보니 정말 미안함이 올라왔다. 앞으로 어렵겠지만 먼저 용서해야겠다는 것을 알게 됐다. (ㄷㅇ)
나 때문에 피해입은 친구들에게 미안하고..
싸웠을 때도 친구들을 더 헐뜯고 용서도 안했는데, 정말 미안해졌다. (ㅎㅇ)
내 자신에 대해 참 못났던 것 같다. 내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겠다. 친구들을 존중하고 아끼는 내가 되겠다. (ㅅㅎ)
언제나 미안해.... 내 옆에 항상 있고, 내 안에 있어주는 것.... 정말 고마워.. 언제나 널 이해할께.. 사랑해, 미안해, 고마워.. 언제까지나... (ㅎㄹ)
제가 한 친구를 무시하고, 미워했던... 그 친구에게 미안합니다. 내가 다른 친구들로부터 상처받았을 때처럼.. 너도 힘들었다고 생각해. 미안해... 그리고 내 자신에게 미안해... (ㄷㅇ)
친구, 나, 영혼, 웃음, 우리반, 친구들, 내 영혼..
나의 것, 나를 지켜주는 나, 화해, 편안함, 잠, 조용, 고요..
행복, 기억, 좋은 미소, 먼저하는 용서, 이해하는 마음 (ㅇㅈ)
평소 쓰던 말들을 돌이켜봤다. 아니, 그보단 하고 싶던 말들을 돌이켜봤다. 싫어, 나대지마, 여러 욕설들....... 물론 평소엔 사용하진 않지만, 친구들에게 그런 말을 들을때면 정말 기분이 나빴다. 화해의 말... (ㅅㅇ)
사랑의 말, 용서의 말이 너무나 가슴 깊게 다가왔다. (ㅁㅅ)
참, '옴명상'은 인도의 요가 수행법에서 기인한 명상법이 아닙니다. ^^ 네델란드의 휴머니버시티라는 일종의 치유를 위한 대학을 창시한 비레쉬에 의해서 계발된 치유 프로그램입니다. 비레쉬는 본래 알콜 중독과 약물 중독자들을 대상으로한 치료 작업을 수십 년간 해온,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세라피스트입니다. 그가 수십 년간의 임상 경험을 토대로 감정적 억압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인들을 위해 만들어낸 일종의 social 치유법이 바로 이 옴명상입니다. 아마 이름이 옴명상이 된 것은 이 과정을 채우고 있는 열 두 단계 중 한 단계에 옴 소리를 내는 부분이 있기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 명상은 인도의 요가 명상법과는 무관하며 오히려 바이오에너제틱처럼 내적 트라우마 치유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겁니다. 단지 하나의 문제를 깊이 파고들기 보다 단시간 내에 억압된 감정의 해소를 경험할 수 있도록 고안된 그야말로 현대인들을 위한 '인스턴트 치유법'이라는 데 그 특징이 있습니다.
마음흔들기 부서 아이들은 나를 만날 때면 운동회 연습에 대한 불평과, 계발활동 시간이 생략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이야기를 한다.
이번주에도 역시 어린이날, 효도방학, 개교기념일 등 빠지는 날들이 많아서..
진도가 빠른 반 아이들에게 마음흔들기 활동 한 가지를 함께 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생부터 죽을 때까지 긍정적인 일들과 부정적인 일을 그래프로 그려보는 간단한 활동이지만..
작년, 상담센터에서 내 인생그래프를 그려보면서 찾아온 통찰을 생각해 보면, 6학년 아이들과 이 활동을 진지하게 해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 우리반 아이들의 활동을 토대로, 올해는 결과물을 보다 깊게 살펴보고자 한다.
'스펙터클 내 인생 그래프' 그리는 법
1. A4용지를 가로로 길게 두 개로 나눈뒤, 자른다.
2. 한 장은 과거(출생부터 오늘까지)를 다른 한 장은 미래(내일 부터 죽음까지)를 그리기로 약속한다.
3. 각 종이를 다시 길게 접었더 펴면, 줄이 생긴다. 줄의 윗부분을 행복, 기쁨 등 긍정적인 기억들을..
아래는 슬픔, 사고, 아픔 등 부정적인 기억들을 그리기로 한다.
4. 긍정의 그래프의 높이가 높을 수록 기억의 강도는 센 것이고, 낮을 수록 부정의 강도가 센 것이다.
5. 시간의 흐름에 따라 현재까지의 기억나는 여러 사건을 그래프로 그리고, 간단한 설명을 쓴다.
6. 미래는 대학, 직장, 결혼, 죽음 등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인생을 상상해서 그려본다.
약 20~25분 동안 그래프를 그리면 충분했다.
1. 과거는...
아이들의 속 마음이 노출 되기 때문에 선생님에게 보이기 힘든 사건이 있다면 점만 찍고 설명은 생략해도 된다고 이야기 했다.
그리고 선생님이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 사람이 있다면, 현재의 힘든 점도 그래프 끝에 그려보라고 살짝 말을 던졌다.
(교사인 나와 아이들과의 믿음이 중요하기 때문에 무작정 사건을 써 내라고 하면 안된다.)
그래프를 그려보면서 내 인생의 흐름이 어떠했는지를 살펴보라고 조언을 하고, 나는 어떤 일에 대해 행복해 하고 불행해 하는지를 객관적으로 살펴보도록 했다.
이 그래프의 결과는 아이들을 이해하는데 굉장히 큰 효과가있는 듯하다.
그리고 아이들과의 상담활동에서도 큰 도움을 얻고, 치료적 활동으로 나가는데 여러 소스를 얻을 수 있었다.
(과거를 해석하는데 건성이 아니라 집중해서 아이의 삶을 이해하도록 생각해야 한다.)
2. 미래는..
진로지도로 활용이 가능한데..
구체적으로 어떤 학교들에 진학을 하고, 어떤 직업을 갖으며, 돈은 어느 정도 벌 것인지, 찾아오는 인생의 고난은 무엇인지, 누구와 결혼하고, 자식은 몇 명을 낳을 것인지, 어떻게 키우고, 어떻게 사회적으로 성공할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적어보게 했다.
내 삶이기 때문에 내가 주인이고, 내가 원하는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아이들의 구체적인 결과를 보자.
먼저 과거를 보면 아이들이 언제 힘들어 하는지를 알 수 있다.
간단히 부모, 전학, 친구 등 현실적인 내용을 알 수 있다.
선생님이 미워하고 혼낸 부분에서 내 시선이 멈췄다.
어떤 사건으로 인해서 선생님에게 신뢰를 잃어버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앞의 기록과 관련지어 생각해 보면, 전학 이후에 두렵고, 어색한 상황 속에서... 지지받기 보다는 상처를 많이 받은 듯 하다.
이럴 때 교사는 어떻게 해야 할까? 혹시 교사의 문제는 없었을까?
그리고 교사의 차별에대해 아이들은 굉장히 민감하다.
교사들이 마음의 여유를 갖고 아이들을 바라보면 좋으련만, 학교에서 많은 외압과 해야할 일들 속에 있다보면..
재빨리, 정형화된, 길들여진 아이들에게 눈길이 갈 수 밖에 없는 듯 하다.
그리고 전학은 굉장히 많은 아이들이 힘들어 하는 하나의 사건이다.
친구들과 떨어져야 한다는 사실,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고, 두려움을 극복해야 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큰 용기가 필요하다.
꼭 필요하면 전학을 가야 하는 시점을 잘 판단하고..
부모에 의한 일방적인 전학을 삼가하거나, 아이의 마음을 잘 다독여주는 이사, 전학이 되면 좋을 듯 하다..
아이들은 이렇게 부모와 떨어져 살아간다는 것을 굉장히 힘들어 한다.
사실, 치료관련 공부 속에서 어렸을 때 부모와 떨어져 생활하고, 사랑받지 못하고 지지받지 못해 어른이 되어서도 대인관계가 힘들어진 사람들을 만나곤 한다.
사정은 있겠지만, 떨어져 있는 생활 속에서도 어떻게 '아빠는(엄마는) 널 사랑한다!'라는 것을 전달해 줘야 할까... 흐음...
그리고 외로움에 대한 주제가 있는 아이들이 많다.
특히 학교에서 무기력하고, 소심한 아이들에게서 만나는 경우가 많았다.
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아이들이 학교에선 따뜻한 대인관계를 만들어가지 못할 때가 있다.
혼자 있게 된다면 부모는 아이에게 어떻게 해야 할까..
어른스러움을 강조하고, 스스로 하도록 해야 할까?
멀리 있거나, 늦은 시간에 집에 들어오지만 언제나 옆에 함께 하고 있다는 따뜻한 마음을 어떻게 심어줘야 할까..
모든 게 생각거리다..
친구 관계 속에서 죽고 싶다는 생각, 내가 왕따가 아닐까 하는 생각들이 나온다.
활동이 끝나고 몇 명의 아이들과 상담을 해 봤는데, 역시 부모들에게 지지를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었다.
핵심 주제들이 대부분 '관계'였는데...
친구들에게 사랑을 갈구하고, 자신을 끼워주길 바라는 마음.. 그리고 소극적이고 수동적이고 지켜보는 아이들..
역시 부모에게 받아야 할 것들을 학교에서 대체하고 있는 듯 하다.
교사는 수퍼맨도 아니고, 구원자는 아니지만...
관계로 인해 힘들어 하는 아이들이 파악이 되면 살짝 따뜻한 손길을 내밀 수 있는 여유와 관심이 있어야 한다.
음..
이렇게 과거를 그린 그래프는, 아이들에 대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선입견을 갖으면 안되기에, 대화를 통해 중요한 정보를 파악하고.. 각 반 담임선생님에게 전달했다.
더 많은 관심과 더 큰 사랑으로 아이들을 지켜봐주셨으면 했다.
내가 드린 정보들이 많은 도움이 되고, 아이들이 더 많은 사랑을 받게 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는 마음 뿐이다.
미래를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원하는대로 그려보라고 했더니, 아이들을 낄낄거리면서 자신의 미래를 그려나갔다.
다 그린 뒤, 모둠별로 서로 미래를 보여주며 이야기 할 시간을 줬는데.. 웃음이 만발한다.
이 활동 이름 처럼 스펙터클한 아이들의 삶이 서로를 즐겁게 하는 듯 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아이들의 미래는 재미있긴 하지만..
어른들이 자주 말하는.. 공부, 돈, 성공 등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는 듯 하다.
진정 원하는대로 살아가고, 여행을 즐기고, 하루하루의 행복을 찾아가는 아이들이 없다.
더욱 스펙터클하고, 인생에서 성공을 만들어 가는 녀석들이 되길 바랄 뿐이다.
좋은 대학, 직장, 명예...
무엇보다 이 아이의 그래프에서 내 눈에 들어오는 것은 결혼을 해서 딸에 대한 생각이었다.
그리고 인생의 굴곡을 스스로 만들어 가고 있었다.
아하하...
남편 대박, 아이들 대박이라.. ^^
누구나 바라는 것 처럼..
나중에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아 피곤하고 힘들다고 한다.
그리고 사춘기가 와서 힘들어 진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어른들의 말과 생각이 작용이 된 듯 하다. ^^
하하하... 삽질하고 힘들다..
내 군대생활이 생각난다.
초등학생들에게도 군대는 멀지 않은 고민거리인 듯.. ^^
오.. 삼성.. ^^
어떻게 인생을 마무리 지으면 좋을까?
한 아이는, 남편과 함께 자다가 죽는다는, 편안한 죽음을 생각하고 있었다.
인생에서 언젠가는 죽음이 찾아오기 마련, 하지만 죽음이란 무섭고, 만나고 싶지 않은 미래이니까... ^^
가족 다 같이 죽는다는 아이의 그래프에서 가족에 대한 사랑을 읽을 수 있었다.
그런데 마지막... 우울증으로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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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삶이 미래까지 작용이 된 듯 한데..
지나칠 수 없어서 이 아이와 잠깐 상담을 했다.
이곳에서 공개할 수는 없지만 아이의 문제, 부모와의 관계, 친구문제, 어깨 위에 잔뜩 짊어진 압박감이 있었다.
아이의 힘든 모습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간단한 심리극으로 아이에게 힘을 줬다.
하지만 내가 그 아이의 부모가 아니기에.. 그리고 빈의자를 가지고 심리극을 진행하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흐음..
이 아이의 경우엔 풀드라마를 해야할 듯 했다.
그리고 과거의 그래프에서 왕따 경험과 관련해서...
몇 명의 아이들과도 간단한 심리극으로 힘을 줬다.
무기력하고 우울해 하는 자기 자신을 보내고, 에너지가 넘치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자기 자신을 만들어 주고..
생각을 바꿔주고, 고개를 들게 만들었는데...
아이들은 내가 마음을 알아주고, 힘을 주려고 하는 사실에 기뻐하고 마음을 열어줬고... 고마워했다.
하지만 뭔가 아쉽다.....
아무래도 이번 방학을 이용해 심리극 캠프를 또 열여야 할 듯 하다.
도와줄 사람도 많이 필요하고, 비용도 많이 들어가겠지만...
아이들의 힘든 것을 보고 지나치지 못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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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생각, 생각....
이번 주는 계발활동이 확보되면 좋겠다.
너무 쉬었다가 하기 때문에 흐름이 끊기는 문제도 있고, 그리고 애써 만들어 놓은 즐거움과 기대감이 사라져있는 상태이다.
음.....
두 가지 활동 가운데에서 뭘 할지 고민이긴 한데..
이번엔 좀 활동적이면서 가슴에 확~ 닿는 활동을 하나 해봐야 할 듯 하다.
다가오는 금요일을 기다리며.. ^^
[아이들의 소감]
*그래프를 그리는 것은 너무나 흥미진진하다.
내 과거와 미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됐다. (ㅅㅁ)
*내가 어제까지 이런 일들이 있었다는 것과 어떤 생각을 했는지를 알게 됐다.
내가 쓴 미래가 다 이루어지면 좋겠다. (ㅅㅈ)
*내 미래가 이렇게 파란만장 할 수 있도록 기업관련 공부를 열심히 하고 싶다. (ㅁㅈ)
*이 시간에 특히 내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게 너무 좋았다.
내가 사장이 되서 타임머신을 만드는 꿈은 너무나 좋았다.
아내가 죽긴 했지만 이 시간을 통해 내 자신을 더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된 것 같았다. (ㅎㅅ)
*내 미래를 마음대로 상상해 보는 것은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ㅁㅈ)
*내 과거와 미래를 생각해 보면서 내 과거에 대한 반성, 미래에 대한 준비를 생각할 수 있었다.
또한 단순히 대통령, 영화감독이 아닌 구체적인 꿈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 있었다. (ㅎㅇ)
*내가 생각하기 싫었던 과거도 있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미래로 나타내서 너무 좋았다.
꼭 이대로가 아니더라도 꿈을 이루고 싶다. (ㅅㅇ)
*이 활동을 하고 나니 내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예전에는 '내 미래는 과연 어떨까?', '내 미래는 어둡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자주 했었는데,
이 활동을 하고 나니 '내 미래는 밝을 거야.' 등의 생각을 할 수 있게 됐다. (ㅈㅇ)
*내 과거와 미래를 생각해 보니 너무 빨리 인생을 달려온 것 같았다.
내 주변에 있는 나무들도 좀 보고, 친구들과 수다를 떨면서 친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래에 만날 어려움들을 이겨내고 견뎌내는 내가 되어 이 세상에 당당히 설 것이다. (ㅇㅊ)
몸을 돌리고 “씨발!!”이라고 나에게 외치고, 맨 뒷자리에 앉아 분노에 찬 시선을 보내는 한 아이를 이해할 수 없던 때가 있었다. 그 아이가 나를 인정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내 모든 능력을 총 동원했지만 변하지 않는 그 아이의 모습에 나중에 무기력감이 올라왔다. 시간이 지날수록 모든 학교생활 속에서 그 아이와 감정의 끈이 연결되어 줄다리기를 하고, 매순간 그 아이를 의식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됐다. 도대체 왜 내 노력을 몰라주는 걸까!
졸업을 앞두고 그 아이와 화해를 하게 된 자리에서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날 싫어했던 이유를 알게 됐다. 그 아이가 2학년 때 아빠의 폭력으로 인해 엄마가 집을 나가게 됐고, 4학년 때 새엄마가 들어오면서 그 아이 또한 집에서 나가야 했던 일을 겪게 됐다. 아빠에 대한 원망과 증오가 가득 자리 잡고 있었는데, 내 목소리와 생김새가 그 아빠와 비슷하다보니 학교에서 나와의 많은 일들이 모두 부정적일 수밖에 없었다. 나를 보면 아빠가 떠올랐고, 분노의 방향이 나에게 향한 것이었다. 아이의 모습 뒤엔 이렇게 숨겨진 과거의 사건과 감정의 기억이 있었는데, 현재의 모습만 읽고 권위적으로 대하고, 유치하게 힘겨루기를 한 것이다. 이 사건은 반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를 만들어 줬다.
이 시기에 같은 반 아이들의 가출, 절도, 폭력 등의 여러 사건들을 접하게 됐다. 자연스럽게 그렇게 행동하고 사고하게 된 아이들의 ‘마음’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아이들을 이해하고자 공부하게 된 심리극(사이코드라마), 가족세우기, 명상, 연극치료 등을 통해서 아이들 마음 뒤에 자리 잡고 있는 과거의 사건들과 인물, 정서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아이들은 죄가 없고, 자신이 받은 상처를 물려주고 있는 부모와 교사가 그 아이들 뒤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더욱 감사한 것은, 배움 속의 치료과정으로 인해 권위적인 관리자에 대한 자동적 반감이 어디에서 기인했는지 알게 됐고, 부모를 사랑하는 법을 배웠고, 내 삶의 목표를 무엇으로 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찾게 되면서 만족감과 행복은 조금씩 늘어가게 됐다. 좋은 부모,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선 내가 먼저 온전한 행복 속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내가 느끼는 자유로움과 만족감은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전달되고, 평온한 마음은 왜곡된 시선 없이 있는 그대로의 아이들을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만들어 준다는 것을 믿는다. 모든 것은 ‘마음’이다. 오늘 연수를 통해 전달되는 생활지도와 관련된 기법과 프로그램의 기록들이 많은 선생님들과 반 아이들에게 특별함으로 다가서길 바래본다.
이렇게 올해, ‘마음흔들기'를 시작하겠습니다!!!!
I. 마음흔들기의 핵심 원리
1. 놀이 아이들과 잘 노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잘 노는 것은 '자발성'이라는 너무나도 중요한 마음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발성은 창조성으로 발전된다.
잘 노는 환경을 만들어 주면 학습과 생활지도에서도 긍정적 효과가 발생된다.
교사와 가까워지면 반 아이들은 마음을 열게 되고, 마음과 마음이 이어지면 꾸중이나 체벌 없이도 아이들을 지도할 수 있으며, 어떤 활동과 수업상황을 주더라도 적극 참여하게 된다.
즉, 함께 잘 노는 것은 모든 활동의 워밍업이다. (놀이성 → 자발성 → 창조성)
2. 교육연극 연극이란 단어는 많은 사람들에게 부담으로 다가간다.
보통 무대 위에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기하는 것을 연극이라 한다.
하지만 우리가 어렸을 때 친구들과 했던 소꿉놀이가 연극이라는 것을, ~인 척하는 활동이 연극이라고 쉽게 생각하자.
교육연극은 공연과 관련 된 것이기 보다 놀이에 가까운 표현활동들이 많다.
자신의 감춰둔 이야기를 몸으로 조각을 만들어 보고,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을 친구들과 함께 한 장의 사진으로 만들어 보고, 부모님과 선생님에게 하고 싶은 말을 짧은 해설극으로 만드는 것은 아이들의 삶을 다루기 때문에 큰 효과가 있다.
눈으로 보거나 귀로 듣는 것이 아닌 비슷한 상황에 직접 들어가 정서를 경험하고, 인지하게 되기 때문이다.
3. 사진과 영상 사진과 영상이야말로 나를 볼 수 있는 객관적 도구이다.
사람들은 카메라에 찍힌 모습을 외면한다. 얼짱 각도와 사진이 잘 나오는 특정한 포즈의 사진에 만족하며 자신의 진실된 모습을 보려 하지 않는다.
학급운영과 관련된 활동을 할 때면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해 바라보게 한다.
처음엔 자신의 모습을 창피하게 생각하고 고개를 돌리던 아이들에게 얼굴표정과 몸짓 등 모든 것을 객관적으로 보게 한다.
그리고 체험 과정 속에서 얻는 느낌과 사진과 영상을 통해 밖에서 바라보는 느낌을 또 다르고, 단편적인 활동이 아닌 영원성을 부여해 준다.
4. 음악 '모든 예술의 끝은 음악이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의 감정을 조절하는데 음악처럼 좋은 게 없다. 아이들의 심장박동을 조절하고, 특정 활동에 몰입시키는데 음악은 큰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식당에서도 음악과 조명의 변화에 따라 매상이 달라지는 것처럼, 활동에 음악사용은 너무나 중요하다.
사용하는 음악들은 한국 영화의 OST들이 좋다. 슬픔, 분노, 사랑, 이별, 기쁨 등 많은 정서가 담겨있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5. 글쓰기 많은 프로그램들은 아이들의 마음을 열게 또는 울컥하게 만들고 끝내 버리곤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정서적 경험들을 인지적 상태로 바꿔주는 것이 너무나 중요하다.
활동을 통해 내가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내 삶과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를 보게 하는데 간단한 글쓰기는 효과가 있다.
마음이 움직이면 아이들의 글은 굉장히 세련되게 바뀌게 된다. 좋은 생각에 밑줄과 코멘트로 피드백을 해 주고, 다음날 좋은 글은 전체 앞에서 읽어주면서 의욕을 만들어 주고, 활동의 의미를 다시 다지게 만들었을 때 더 큰 효과가 있었다.
6. 상담 앞의 모든 활동은 아이들의 마음을 표출하게 만들다.
그 뒤, 아이들의 정서를 다듬고 보다 긍정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것은 상담이다.
이벤트적인 활동은 아이들에게 색다른 경험과 즐거움을 줄지 모르지만 말 그대로 이벤트로 끝난다.
여러 활동 속의 아이들의 정서를 읽어내고 바른 삶을 살 수 있도록 상담 기법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럴 때면 내가 원하는 학교를 세워서, 내가 교육과정을 준비해서, 정말 원하는 교육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보지만..
내가 속해 있는 답답한 학교현장 속에서도 내가 원하는 교육을 해낸다는 것도 의미 있다는 생각을 해 보며, 내가 수제닝스와 함께 했던 번데기 작업으로 접근했다.
풍선을 불고, 그 위에 석고붕대 조각을 붙여가며 번데기를 만들었다.
내가 수제닝스 연극치료 워크샵에서 만들었던 번데기를 보여주면서 내 내면과 외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리고 나에게 찾아온 통찰의 과정을 이야기 했다.
반 아이들은 너무나 집중해서 내 이야기를 들어줬고, 각자의 내면과 외면에 대해 생각을 하는 듯 했다.
내가 평소에 몰랐던 나의 내면을 생각해 보고 꾸며보면서 내 자신을 완성할 수 있었던 경험을 내 반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
작년 아이들에겐 손 본뜨기로 했다면 이번엔 '미래의 내 손은?', '내면과 외면'이란 활동으로 더욱 깊숙히 들어가 본다.
얼마나 깊은 생각을 하고, 이 활동으로 얼마나 멋진 인간으로 성장해 나갈지 기대가 됐다.
풍선을 만들면서 얼굴이 상기되어 이야기 하는 아이들을 보고, 각자에 대해 친구들에게 물어보는 등 의미있는 시간들이 펼쳐졌다.
학교 행사가 많아 번데기를 사물함 위에 방치(?) 시켜놨다가...
미술이 들어 있는 수요일에 내면과 외면을 꾸미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각자 원하는 준비물을 챙겨오라고 했고, 자신의 내면과 외면에 대해 깊게 생각해 오라고 했다.
아이들은 기다렸다는 듯, 교실 밖을 나가면서 다음 날을 기대하고, 준비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수요일.
아이들은 조심히 연필 깎는 칼로 번데기를 자르기 시작했다.
칼날과 석고붕대가 만나면서 약간의 소음에 비명도 질렀지만 다치는 아이 없이 모두 잘 쪼갰다.
어떤 아이들은 석고붕대 위에 연필로 선을 긋는 경우도 있고, 칼을 톱처럼 사용해서 자르는 아이들도 보였다.
서로 반쪽씩 손에 들고 내면과 외면을 꾸미기 시작했다.
각자 준비해 온 재료들이 있었지만 색연필과 싸인펜, 풀과 한지색종이 등 몇 가지를 모둠별로 주면서 꾸며보라고 했다.
진지하게 각자의 내면과 외면을 완성해 가는 풍경이 만들어 졌다.
내면부터 하는 아이들, 외면부터 하는 아이들이 달랐다.
자세히 관찰해 보니 이것 또한 외향과 내향의 성격과 연결이 된 것을 볼 수 있었다.
중간에 '1인 1악기' 대회에 참여하고 돌아오고, 6학년이라 교과서 책들을 운반하고, 강당의 의자 등을 배치 하고...
집중할 수 없는 환경이 만들어졌지만 완성을 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집중했다.
'마음 흔들기' 활동을 진행할 때면 방해받고 싶지 않지만 6과 부장에 과학정보부장이라 그런지 중요한 순간에 교실을 비우거나 아이들에게 맡겨야 할 때가 생겨 솔직히 기분이 나빠질 때가 있다.
아이들에게 최대한 집중해서, 아이들의 정서를 긍정적으로 다듬어야 하는데...
이것 또한 내게 주어진 시간 안에, 이 환경 속에서 최대한 해 내려고 노력해 본다.
완성이 된 아이들의 작품을 보니, 작년 어등 아이들에 비해 굉장히 깊은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예쁘고, 화려한 것이 중요하기 보다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가 중요하고, 얼마나 내 모습을 보여주려 하는지에 대한 의지가 중요했다.
자세히 관찰해보면 마음을 열고,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짜식들... ^^
모든 활동이 해 봐야 더욱 깊은 통찰이 올라오는 것처럼.....
오늘 마음을 열고 함께 한 반 아이들은 그만큼 성장할거라 믿는다.
우선 아이들의 작품을 소개해 본다면 (글 위주로...)
석고붕대를 풍선에 둘러감아서 만든 사람 얼굴모양의 외면과 내면을 나의 모습으로 꾸몄다. 외면과 내면을 어떻게 꾸밀지 오랫동안 고민했다. 선생님이 만든 외면과 내면을 보면서 많은 생각들이 스쳐지나갔다. 나의 외면은 어떤 모습일까?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거울에 비춰진 내 모습은 진짜 나의 모습일까? 나의 내면은 활짝 웃고 있을까? 아님 울고 있을까? 평소에 하지 못했던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나의 내면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에라 모르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나의 내면을 꾸몄다. 많은 것을 적고 싶었지만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들만 그려 놨다. 어떻게 해야 내 내면과 외면을 잘 드러낼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열심히 하다 보니, 멋지게 만들어 진 것 같다. 내 나쁜 외면과 외면을 고쳐가고, 멋진 내면과 외면을 만들어 가고 싶다.
안을 어떻게 꾸밀까? 밖은 또 어떻게 꾸며야 하지? 어제 저녁부터 고민이 되었으나 그냥 잤다. 나의 내면을 꾸미다 보니 나의 마음의 상처들, 행복했던 기억들이 생각이 났다. 어찌보면 상처가 더 많은 것 같은데, 붙이고 보니 기쁨의 종이들이 더 많이 붙어 있었다. 아마 나의 기쁨의 기억들이 상처를 가려준 것 같다. 그리고 그동안 마음 속의 간직했던 말들 중 일부를 적었다. 보니까 힘든 말들이 더 많았다. 외면은 생각해보니 나는 대부분 웃고 지냈던 것 같다. 그래서 큰 웃는 얼굴과 작은 웃는 얼굴을 많이 그렸다. 물론, 항상 웃고 살수는 없기 때문에 화난 얼굴들도 그렸다. 순간 내가 험상궂은 얼굴로 친구들에게 화냈던 기억들이 생각났다. 나는 차가운 사람일까? 나는 선생님이 이 활동을 우리들에게 한 이유를 알 것 같다. 나의 외면과 내면을 꾸미며 나 자신을 되돌아 보라는 것이 아닐까?
만들 때, 잘못 만들어서 전처럼 납작해 졌다. 안쪽에는 초록색, 빨간색, 파랑색을 사용했다. 빨간색은 안 좋은 감정, 초록색은 착한 마음, 파랑색은 순수한 마음이다. 이 색들이 겹쳐지는 곳은 내 마음 속의 혼란이다. 반면 외면과 내면이 만나는 자리는 노란색을 칠했다. 다른 사람에게 표현할 때는 바뀐다는 것이다. 외면은 웃는 표정이 있고, 어지러운 표정, 물음표, 화내는 표정, 멍하게 있는 표정이 있다. 조금 멍한 표정과 화내는 표정은 내면의 붉은색 위해, 어지러운 표정은 겹치는 곳 위에 올려놨다. 내면에서 생각이 계속 바뀌기도 하지만, 어느 것은 깊이 뿌리박혀 있다. 내면에 따라 외면이 바뀌기도 하고, 외면의 표현에 따라 내 내면 또한 변할 수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선생님이 내 외면과 내면에 대해 생각해 오라고 하셨다. 솔직히 어제 어떻게 꾸며야 할지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학교에 오면서 곰곰이 생각해 본 끝에 ‘외면’에는 큰 아이를 그려 놓고 여러 좋은 말을 썼다. 하지만 ‘내면’에는 반은 악하고 반은 시무룩하지만 밝은 것들을 그렸다. 나는 항상 나의 이미지를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힘을 많이 쓴다. 그러면 기뻐야 하는데, 내 마음에서 정말 기뻤던 것은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이 활동을 하면서 내 외면보다 내면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삶은 남을 위해 사는 것 같다. 내 내면을 공개하며 자유롭게, 치장하지 않고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난 행복한 추억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추억들도 그만큼 많았다. 그때마다 난 보통 후회를 하거나 좌절을 했지만 정말 앞으로는 이런 실수를 하지 않게 하고 싶다. 또한 친구들에게 가족의 나쁜 점만 일러바치고 정말 짜증난다! 항상 이렇게 말하곤 했지만 실제로는 가족을 소중히 여기고 정말 사랑스럽다. 특히 어렸을 때부터 꿈을 이루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축구 선수를 보면서도 ‘부럽다. 나도 내 꿈을 이루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
아이들의 마음흔들기 노트를 읽으며...
그리고 아이들의 '내면과 외면을' 꼼꼼하게 살펴보면서 느껴지는 것이 있었다.
어떤 아이는 가장 마지막에 글을 쓰면서 사고를 종합하고, 통찰의 단계에 들어서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어떤 아이들은 글로 옮기는 것보다는 작품 자체에 많은 의미와 신호를 남겨주고 있다는 것이다.
평소 상담을 진행하면서, 그리고 아이들의 정서들을 기록해 놓은 파일들을 보면서 살펴보니..
이미 나에게 알려준 이야기들과 아직 감추고 보여주기에 부담스러워 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들을 읽게 된다.
내가 어디까지.......
내가 어느 정도까지 아이들에게 힘이 될 수 있을까.......
나에게 열어주는 마음,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신호를 보면서 난 또 생각에 잠긴다.
최대한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내 반 아이들을 훌륭하게 성장시키고, 긍정적인 눈을 만들어 가겠지만...
때론 아이들의 문제가 부모와 연결되어 있고, 내가 집중하지 못하는 어려운 학교 사정을 생각해 본다.
학년 초, 아이들에게 이 영상을 보여주면서 선생님에 대한 기대를 하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세상을 넓게 보고,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보는 힘을 길러주는데 이 대왕그림만큼 좋은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레시오와 어등초 아이들과 했던 경험을 살려 내 반 아이들에게도 특별한 생각거리를 주고 싶었다.
작년 영상을 보여주면서 각자 사물함 안에 페트병을 준비해 놓으라고 했다.
아이들은 이 활동에 많은 기대가 있어서인지.. 며칠 뒤 확인 했을 땐 거의 대부분이 페트병을 갖고 있었다.
와우, 학교 행사 등을 잘 파악하고, 운동장이 비어있는 틈을 타서 재빨리 이 활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작년엔 우리 학교에게 주고 싶은 메시지가 주제였다면, 올해는 '아름다운 학교'라는 연구 학교 주제에 맞춰 한 번 해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름다운 불로초등학교가 갖춰야 할 몇 가지 단어들을 떠올려보게 했더니 효도, 사랑, 미소, 배려 등이 나왔다.
각 조별로 주제를 부여하고 작은 종이게 그림을 그려보게 했다.
그동안 난......
땀을 뻘뻘 흘리며 운동장에 라인을 그었다.
아이들의 그림에 간단한 조언을 하고 운동장으로 내려왔다.
내가 먼저 '아름다운 불로초등학교'라는 글씨를 간단히 썼고, 아이들에게 물을 붓게 했다.
요령을 터득한 아이들은 각자 정해진 공간으로 가서 30분 정도 열심히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역할을 부여하는 것, 작은 종이의 그림을 비율에 맞게 크게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를 해 줬더니...
작년 어등 제자들에 비해 수월하게 그림을 그려 나갔다. ^^
협동하는 모습을 읽어가며 다수 속의 혼자인 아이들 파악도 하고...
의사결정 과정 속에서 나타난 여러 모습들도 담았다.
초반엔 좀 다투거나 생소한 활동에 힘들어 했지만 이내 적응하고 분담하고, 작품을 완성해 나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림을 그리는 방식도 올해 제자들은 창의적으로 만들고, 좀 더 멋지게 그리기 위해서 아이디어를 내 놓고 있었다. ^^
빨리 끝난 아이들은 다른 조에게 노하우를 전달하고, 그림 그리는 일을 도와주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옥상으로 올라가 내려다보게 했다.
멋진 그림에 와~ 하는 함성과 얼굴에 가득한 미소!!
핸드폰을 꺼내 그림을 찍고, 서로 그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아파트에서도 내려다 보면 정말 근사했으리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아래서 보는 세상과 위에서 보는 세상이 다르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위와 아래의 개념이라기 보다는 작은 테두리 안에서 세상을 살아가기 보다는 더 넓게, 또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향해 나아가라는 의미를 주고 싶었다.
말로 느끼게 할 수 없는 그런 깨닮음을 이런 활동으로 주고 싶었다.
아이들에게 이야기 했지만.....
이런 그림을 그려본 경험이 과연 몇 명일지...
작고 틀에 박힌 도화지가 아닌 커다란 공간에 그림을 그려본 사람이 몇 명일지....
무엇보다 높은 곳에서 이런 감동을 느껴본 사람은 과연 몇 명일지 생각해 보게 했다.
경험했느냐와 하지 않았느냐는 엄청난 차이이고, 오늘의 활동은 모두에게 큰 힘으로 작용할 거라 이야기 했다.
내려다 본 모든 것들이 감동으로 울컥 울컥.... ^^
[아이들의 소감]
작년 선생님들의 제자들이 하는 것을 보고, 쉽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막상해 보니 너무 어렵고 크게 그렸다고 생각한 것이 작게만 됐다. 그리고 땀은 줄줄줄 흘러 내렸다. 하지만 처음엔 너무 어려웠고, 내 뜻과 다르게 될 것 같았지만 그림 위에 물을 붓고, 테두리를 진하게 그린 뒤 보니 너무 아름다웠다. 밑에서 본 우리 그림과 위에서 본 우리 그림은 너무 달랐다. 위에서 볼 때 주위가 훤히 트여 있어서 너무 속이 시원하고, 그림이 너무 예뻤다. 마지막에 선생님이 말씀이 떠오른다. 위에서 그림을 본 사람과, 아래에서 그림을 본 사람은 하늘과 땅차이라고, 우리는 넓은 종이에 크게 그림을 그려본 뒤 이런 그림을 본 사람은 우리 뿐이라고... 선생님의 말씀이 내 마음에 와 닿았다. 다음 일들은 왠지 잘 헤쳐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ㅈㅎ)
대왕그림그리기를 하기 전, 선생님이 보여주신 옛날 제자들의 그림을 보고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지금까지 그려본 큰 종이는 커봐야 전지 정도이다. 하지만 이번에 전지보다 몇 백배는 더 큰 운동장에 그림을 그린다고 생각하니 왠지 우리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또 한편으로는 겁이 났다. 우리가 그 그림을 그릴 때, 분명 전교생이 우리를 내려다볼 것이다. 만약 우리가 못 그렸다고 야유를 하지 않을까? 하지만 그럴 리가 없다고 믿고, 열심히 하기로 했다. 그림을 그릴 때, 동영상으로 보던 것과 정말 달랐다. 영상으로 봤던 운동장이 확대되어 내 눈 앞에 나타났다. 그림을 비율에 맞추어 크게 그려야 했기 때문에 어려웠다. 하지만 옥상에서 내려다 보니 너무 멋있었다. 조금 실수한 것이 보이긴 했지만 너무나 멋졌다. 다른 모둠 작품과 함께 보니 더 멋있고, 뿌듯했다. 세상을 작게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작게도, 크게도, 중간에서도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 여러 시선으로 세상을 보게 된다면 적응이 빠를 거라 생각된다. (ㅎㅂ)
드디어 오늘 대왕그림 그리기를 했다. 아름다운 불로초등학교라는 주제로 ‘배료, 꿈, 몸, 미소, 효도, 우정 등 8가지 단어가 나왔다. 우리 모둠은 효도라는 단어로 운동장에 그림을 그렸다. 먼저 선생님이 하는 것을 보고, 물을 받아오는 역할, 물로 그림을 그리는 역할, 밑그림을 그리는 사람으로 나눴다. 그리기 전에는 제한 시간에 그림을 다 그릴 수 있을까? 꽤 힘들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대왕그림을 그리는 동안 땀도 많이 났고, 신발과 옷도 더러워졌다. 대왕그림 그리기 완성을 하고 옥상에 올라가서 봤다. 그림 그릴 땐 잘했다는 생각이 안 들었는데, 위에서 내려다보니 정말 멋졌다. 아래서 그림을 본 것과 정말 달랐다. 이렇게 큰 종이(운동장) 그림을 그린 것은 처음이고, 이런 그림을 본 것도 처음이다. (ㅅㄹ)
그림을 그리기 전에는 ‘빨리 했으면 좋겠다. 좀 힘들진 않을까? 작년 아이들처럼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 걱정한 것도 많았지만 설레기도 했다. 솔직히 우리 조가 가장 잘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마음흔들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마음이 초조해졌다. 그런데 시작하자마자 우리조는 여자 vs 남자로 다툼이 시작됐다. 남자들은 스케치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물로 그림을 그렸기 때문이다. 우리 여자들은 그 모습을 본 즉시 ‘아니야!’하고 외쳤다. 그러다가 신기하게도 조금씩 우리들은 행동이 딱딱 맞아떨어져 갔고, 각자 자신의 역할을 착실하게 실천해 갔다. 완성하고 옥상에 올라갔다. 옥상에서 우리가 마든 그 멋진 광경을 보기 전, 높이 높이 솟아 있는 아파트 들을 봤다. 나에게는 그것도차도 멋있게 보였다. 우리가 그린 대왕 그림을 보니 너무 좋았다. (ㅈㅇ)
두근두근... 그 크고 넓은 우리 학교 운동장에 그림을 그리다니!!! 정말 기대된다! 나는 지금까지 그림을 아무리 크게 그려봤자 전지크기였다. 그런데 바로 오늘, 전지의 몇 배, 아니 몇십배가 넘는 운동장에 그림을 그린다고? 그것도 물로? 우와~ 정말 내 기분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 졌다. 우리 조는 ‘우정’을 맡았다. 그래서 나는 우정을 구름 안에 쓰고, 두 아이가 밝게 웃으며 손잡은 모습을 그리자고 친구들에게 제안했다. 친구들은 한 번에 승낙했다. 그림을 다 그린 뒤, 옥상에 올라서서 내려다 봤다. 우왓! 이럴 수가!! 너무 아름다웠다. 운동장에서 봤을 땐 그림이 꽤 삐뚤삐뚤했는데, 옥상에서 보니 정말로 세심하게 보였다. 이제와 생각해 보니, 아래에서 본 그림과 위에서 본 그림은 정말 확실히 달랐다. 역시 열심히 한 보람이 있다. 친구들은 각자의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었는데... 난 내 머리 속에 저장해 뒀다. 영원히 잊지못할 좋은 추억이었다. (ㅇㅇ)
이 활동을 해 보니.....
살레시오와 어등초에 있을 때와 다른 우리학교의 정서를 읽게 됐다.
예전엔 학생들과 선생님들 모두 창문에 매달려 박수쳐 주고, 수업 시작 종이 울려도 들어가지 않고 격려해 주고..
석고붕대활동의 정점인 가면만들기를 생각하면... 여러 활동으로 좀 더 자신의 내면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었다.
그리고 대구인디에서 강의하면서 작년 활동을 소개하면서 들었던 몇 가지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엔 '손'에 초점을 두고, 좀 더 세부적으로 들어갔다.
우리의 손은 많은 것을 대변하는 듯 하다.
거칠고 투박하거나 부드러운 촉감이나 외면의 이미지를 벗어나 좀 더 의미를 생각해 보면..
손은 곧 그 사람을 대변하는 듯 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직업에 따라, 또는 갖고 있는 생각에 따라 손의 용도가 달라지는 듯 하다.
사람을 어루만지거나, 감싸 안는 따뜻한 손을 지니고 있는지...
남의 돈을 훔치거나 상처를 입히는 손을 지니고 있는지..
때론 손이 하는 일이 많은 것을 대변해 주는 건 아닐까..
그래서 이번 마음흔들기는 '미래의 내 손은?'이란 이름으로 접근했다.
무엇보다 6학년 아이들에겐 진로지도와 함께,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필요했다.
미술치료 등의 프로그램 속에서 효과가 많았었고, 우리반 아이들에게 또 특별한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쇼핑을 이용해 석고붕대를 저렴하게 주문해서 교실로 향했다.
반 아이들은 먼저 지금까지 만져보지 못한 석고붕대에 대한 호기심도 많았지만..
손을 본뜨고, 의미있는 작업을 한다는 이야기에 무척이나 설레는 듯 했다.
모둠별로 석고붕대를 하나씩 나눠주고 적절하게 잘라 손의 모양을 만들어 보게 했다.
무엇보다 미래의 내 손은 어떤 일을 할지, 어떤 모양이 어울릴지를 생각하게 했다.
그리고 손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진지하게 생각하고 만드는 아이들.. ^^
순식간에 손의 모양이 완성되고, 아이들은 각자의 손을 보여주고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서로 도와가며 만들고, 진지하게 마무리 짓는 모습을 보게 됐다.
아이들의 손을 기념으로 찍어주고, 마른 손을 뒤에 전시하도록 했다.
다른 친구들의 손을 만드는 것을 도와주고, 조언해주고.. ^^
멋진 녀석들..
미래의 내 손을 꾸며올 준비를 하라고 알림장에 써 주고, 미술 시간을 이용해 꾸며봤다.
작년 '내면과 외면' 을 진행할 때와 다른 묘미가 있었다.
열심히 색을 칠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또 다른 진지함을 읽을 수 있었다.
하나 하나 살펴보니 아이들의 생각이 가득 가득 들어 있었다.
아이들의 소감 글과 함께 몇 개를 소개하자면..
[남을 칭찬해 주고, 재판해 주는 손] 나는 누군가를 도와주는 좋은 손이 아닌 나쁜 짓을 하는 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내가 항상 생각하는 것은 내가 과연 정말로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이 많았는데 오늘 선생님과 활동으로 좀 더 알 수 있었다.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손이 되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항상 미안해 하고, 고마워하는 사람에게 물건 같은 것으로 다가가지 말고, 만능인 이 손으로 먼저 다가가야겠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앞으론 이 중요한 손으로, 손에게 고맙다는 생각을 하며 살아겠다.
[가르치는 손] 미래에 내가 되고 싶은 것에 대해서 한 번 더 잘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미래에 내가 원하던 것을이룬 모습을 생각하니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제빵사의 손] 나는 매일 내 장래희망이 바뀐다. 하지만 이 활동으로 내 꿈을 한 가지 정해서 깊게 생각해 봤다. 내 꿈을 실현하려면 내가 흥미가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그 일을 잘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 일을 할만큼의 지식도 필요로 한 것 같다. 그래서 오직 만드는 것만으로도 많은 경험, 지식 등 많은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앞으로 내 꿈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해야겠다.
[평화를 만드는 손] 요즘은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과 전쟁을 하려 한다. 하지만 전쟁이 일어나면 시민들이 고통을 받고, 나라를 폐허가 될 것이다. 내 손은 전쟁을 막는 손. 즉, 평화를 만드는 손이 되고 싶다.
[아이들을 웃음으로 가르치는 손] 내가 만약 선생님이었다면.. 내가 만약 아이들을 실제로 가르치게 된다면... 예전에도 우리는 ‘우리반 최고의 전문가’라는 마음흔들기를 해 봤지만 그때도 5분 수업을 짧게 2분으로 줄여서 수업을 했는데.. 과연 내가 40분 수업을 진행해 갈 수 있을까? 만약 부끄러워서 40분 수업을 2분으로 줄여서 아이들에게 38분을 놀라고 하면 안될텐데... 그래도 꿈은 도전이고, 내가 열심히 노력한다면 미래에 내 꿈을 이루어 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나는 미래에 사람들이 부러워하고, 내가 나에게 만족하고,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이제부터 내 꿈을 향해서 달려가겠다! 파이팅!!
아이들의 꿈은 자꾸만 변한다.
TV에서 유행하는 드라마 속의 직업을 따라가기도 하고, 환상을 꿈 꾸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들이 꾸는 꿈은, 각자의 경험과 성찰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 부모의 생각과 조언으로 결정되어 지거나..
사회가 만들어 놓은 기준에 자기도 모르게 물이 들어, 좋은 직업이 어떤 것인지...
무엇보다 내가 무슨 일을 좋아하는지 생각해 볼 기회가 없다.
꿈을 찾게 만드는 것은 너무나 중요한 일이기에, 이 활동을 시작으로 여러 개의 활동과 생각거리를 주고자 한다.
이륙해서 목적지가 없는 비행기는 연료가 떨어지면 추락하는 것 처럼..
꿈이 없이 살아가는 인생은 아이들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거라는 생각이 든다.
자꾸만 꿈이 변하더라도..
이렇게 꿈을 꾸고, 생각하고, 수정해 나가는 것이 현재의 아이들이 미래에 행복하게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거라 믿는다.
그리고 생각해 본 것과, 경험 한 것과, 통찰한 것은 다르기에..
내 반 아이들은 누구보다 더 현명하게 미래를 살아갈 수 있는 힘과 눈이 조금씩 커져갈 거라 믿는다.
이 석고붕대 활동을 토대로..
내 내면과 외면을 생각하게 만들었던 번데기 또는 가면 작업을 아이들에게 하고자 한다.
평소 학교교육 속에서 느껴보지 못한 성찰의 기회를 주고자 하는데...
각자를 돌아보고, 자신를 완성시키는데 내가 기획한 여러 프로그램과 내 조언이 큰 힘으로 작용하길 바란다.
그리고 학부모님과의 프로그램 진행의 필요성이 자꾸만 늘어간다.
아이들이 어떤 세상을 살고 있는지, 부모의 생각이 아이들의 꿈을 형성하는데 어떻게 다가서고 있는지..
*부모와 자식사이에 정말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 적이 얼마나 있었는지....
엄마로서 아이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였는지.....
아니면 내 욕심만 채우려 하진 않았는지에 대한 미안함.
진정으로 아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즐거워하고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지금 이 자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찾아보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언제나 현재 사랑하고 이해하고 좀 더 보듬어줄 수 있는 그런 엄마가 되야겠다고 마음먹으며......
다시 한 번 내 자리를 생각해 본다. (ㅅㅇ엄마)
[반 아이들의 소감]
*눈 마주치기를 하면서 처음엔 익숙하지 않아 계속 눈을 피했다. 선생님이 안아주라고 하셨을때, 엄마가 눈물을 흘리셨다. 그때 나도 울컥했다. 분명 표정은 웃고 있었는데 눈물이 났다. 엄마가 내 사랑을 느끼셨을까? 난 엄마의 사랑을 느껴서 눈물이 났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선생님 덕분에 엄마의 사랑을 알게 됐습니다. (ㅇㅅ)
*지금까지 엄마와 이렇게 함께 있었던 적이 별로 없던 것 같다. 이렇게 많이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고 함께 놀았던 적이 거의 없었다.
엄마와 함께 놀때 매우 행복했다. 처음 손바닥 감각찾기로 ‘내 엄마를 찾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사람의 손을 만지면서 자꾸만 ‘내 엄마가 맞나?’라는 생각에... 나는 수없이 의심했다. 다행하게도 나는 엄마를 찾았다. 너무나 놀라웠다. 이렇게 엄마와 가까이 만날 수 있어서 행복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ㅈㅇ)
*처음엔 그냥 게임인줄 알았는데 하다보니 엄마와 아빠는 참으로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됐다. 엄마의 눈을 보니 엄마의 눈에 내가 반사되어 비치고 있었다. 엄마 눈에서 눈물이 글썽일 때, 나의 ‘상’이 더 뚜렷하게 보였다. 엄마와 함께 안았을때, 엄마는 내게 “우리 아들이 최고!라는 말을 많이 못해서 미안하단다.”라고 하셨다. 내가 어렸을 때 무릎보호대를 차고 걷기 연습을 한 추억을 말씀해 주셨다. 엄마, 엄마는 저보다 더 최고라구요. 사랑해요! (ㅅㅈ)
*눈마주치기가 가장 좋았고, 인상깊었다. 엄마와 평소에 그렇게 오랜시간동안 눈을 마주치고 있었던 적이 없었다. 눈을 마주치는 동안 평소에는 엄마에게 느끼지 못했던 감정이 떠올랐다. 평소 엄마에게 잘못해드린게 미안했다. 그동안 엄마에게 했던 잘못, 엄마의 사랑에 대해 떠올랐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때론 슬프고,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애써 창피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눈물을 꾹 참았다. 앞으로는 엄마에게 좀 더 다정하게 대해주고 말도 더 잘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의 사랑 또한 느낄 수 있었다. 오늘 아침에도 엄마에게 짜증을 내고 갔는데... 생각해 보니 엄마는 그것또한 받아주셨다. 엄마라는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 실감할 수 있었다. 엄마 사랑해요!! (ㄷㅎ)
*엄마는 나를, 나는 엄마를 찾아냈다는 것에 너무나 놀랐다. 그렇게 찾아낸 것을 보면 진짜 엄마인 것을 알게 됐다. 가끔 나를 혼내실 땐 진짜 엄마가 아니라는 생각도 하게 됐는데... 엄마와 인간찰흙놀이를 할 때, 엄마가 나에게 ‘좀 더 깊게 생각할 줄 아는' ㅈㅎ'가 되면 좋겠다고 하셨을 때,
‘아, 내가 이렇게 좀 더 노력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네 번째 눈마주치기를 할 때, 엄마 눈에 눈물이 맺혀 있는 것을 보고 웃음이 나오려던 것을 꾹 참게 됐다. 이제부터 엄마와 좀 더 대화를 많이 해야겠다. ‘엄마 사랑해요!’라고 아까 말해드렸으면 좋았을텐데..
*엄마의 눈시울이 빨개지는 것을 보고 나도 코 끝이 찡해졌다. 엄마의 눈시울을 보고나니 나도 어렸을 때, 내가 엄마에게 얼마나 웃게 해드렸는지 세고 있었다. 엄마 손을 잡을 때, 손이 너무 뜨거웠지만 조물조물 만지다보니 좋았다. 엄마가 꽉 껴안아줄때 그 품에 안겨 울고 말았다. 엄마의 눈물이 떨어질때마다 내 눈물도 함께 떨어졌다. 역시 난 엄마 딸인가보다. 마지막엔 내가 엄마의 볼에 키스를 하고 사랑한다고 말했다. (ㅈㅇ)
아이들의 글과 학부모님의 글을 읽으며 나 또한 울컥거리고...
나와 내 가족, 내 부모를 생각하게 된다.
언제나 모두를 감동시키고, 힘을 주고, 변화를 만드는 것은 '사랑'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그리고 힘이 난다.
난 이렇게 아이들의 변화와 생각, 학부모님의 관심과 사랑을 먹고 사는 사람인데...... ^^
아무리 힘이들어도..... 내 반 아이들과 학부모님을 생각하며 더 노력하고, 함께 할 때 더욱 더 긍정적인 반아이들을 키워내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다음 마음흔들기는 내면에 관련된... 우리가 갖고 있는 눈에 관련된 활동이다.
이 모든 활동이 내 반 아이들에게 큰 힘으로 작용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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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수업과 관련된 자세한 영상은..
티처원 또는 아이스크림 연수 '갈갈이샘의 연극놀이' 마지막 차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 연유로 블로그에 자료를 올리는데 약간의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이해해 주십시오.
2011년 이후 변형된 본 수업의 기법과 멘트, 심리적 특성들은, 추후 제작되는 연수에서 공개될 예정입니다. (2012년 예정)
제 연수의 기록 일부를 아래 첨부합니다.
15-1. 학부모와 함께 하는 수업
1) 내 코는 개코
- 손바닥 냄새를 이용해 엄마가 아이를 찾아보는 활동 → 활동 후, 부모와 자식간엔 특별함이 있다고 접근
2) 친구야 어디 있니?
- 서로 손을 만져 엄마는 아이를, 아이들은 엄마를 찾아보는 활동 → 모든 학부모가 참여할 수 있는 기회, 부모와 자식 간의 끈끈한 정 테스트
3) 내가 생각하는 엄마(아빠), 엄마(아빠)가 생각하는 나
- 아이는 엄마 몸을 조각상으로 만들어 보고, 엄마는 아이를 조각상으로 만들어 봄 → 마음 속의 불만과 서로에 대한 요구를 확인해 보는 시간
4) 눈 마주치기
- 음악과 함께 서로 눈을 계속해서 마주 보는 활동 → 음악과 감정몰입의 힘으로 따뜻한 화해의 시간 만들기
활동의 팁
- 이 수업을 그대로 적용해도 좋습니다. 선생님의 성향에 맞게 진행해 보세요.
- 학부모가 올 수 있도록 초대장 등을 배부해 주세요.
- 학부모가 오지 않은 아이들이 있을 땐 서로 학부모 역할과 자녀 역할을 돌아가면서 맡도록 해 주세요. 그리고 집에서 눈마주치기 등을 할 수 있도록 음악파일을 학급홈피에 올려놓거나, 안내장을 배부합니다.
- 처음 학부모가 참여해야 할 때, 망설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이들이나 학부모님에게 한 분을 추천해 달라고 합니다.
- 모두가 참여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가 있습니다.
- 조각상을 만든 이유를 억지로 물어보지 마세요. 조각 자체가 많은 정보를 갖고 있습니다.
- '눈 마주치기' 활동을 하는 도중엔 절대 방해해서는 안됩니다. 누군가 들어오거나 나가면 집중력과 정서가 깨집니다.
- 조명은 최대한 어둡게, 음악은 귀에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히 틉니다. 뉴에이지풍의 곡이 좋습니다.
- 활동이 끝나면 부모와 아이들이 대화할 수 있는 시간, 소감을 써보는 시간, 집에 가서 앨범을 함께 보기 등의 활동으로 이어보세요.
각자가 잘 하는 것 또는 친구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을 한 가지 정해서 약 5분씩 수업을 하게 된다.
무엇보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할 때 행복해지는지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남 앞에 서 보면서 두근거리는 심장박동을 느껴보고, 좀 더 용감한 반 아이들이 되길 바라는 의미로 진행하게 된다.
이번 주 동안, 삶을 되돌아 보고, 내가 무엇을 잘 하는지 한 가지를 골라보라고 했다.
문자, 전화, 메일 등에 여러 질문을 남기는 등 아이들의 부담감을 즐거운 마음으로 읽었다.
어떤 경험이든지 모두 도움이 될거라 생각하고 토요일, 스승의날 1교시부터 장장 세 시간동안 진행을 하게 됐다.
동영상에서 처럼..
여러 특별한 수업이 진행되기도 했고, 종이접기나 요리방법 등 간단한 수업도 진행됐다.
종이접기를 준비한 아이들이 꽤 되서 몇 명은 기회를 놓치긴 했지만
될 수 있으면 거의 모든 아이들에게 수업의 기회를 줬다.
아이들의 수업이 올해는 좀 지루했다.
아무래도 여러 사람 앞에서 뭔가를 진행하는 경험도 없을 뿐더러, 부모님이 만들어 놓은 여러 환경 속에서 수동적으로 살고 있는 아이들이 많기 때문에 그렇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창의성이 살짝 떨어지지만 몇 명의 친구들 덕분에 의미있는 시간이 되긴 충분했다.
무엇보다 활동이 다 끝난 뒤...
너희들이 가장 좋아하고, 최고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종이접기, 요리' 인지 물어봤다.
전문가가 되기 위해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도 생각하자고 했다.
그리고 수동적이 아닌 능동적인 삶을 만들어 가라고 했는데..
아이들에게 얼마나 크게 남았을지 궁금해 진다.
[아이들의 소감]
솔직히 나는 선생님이 항상 앞에서 하시는 것을 보고 그다지 어려워 보이지 않았고, 힘들게 보이지 않았는데..... 말을 더듬고, 심지어 식은땀도 뻘뻘, 얼굴도 빨개지고, 에전엔 몰랐는데 선생님들이 대단하게 생각됐다. 선생님이 앞에서 열심히 설명해 주시고 칠판에 뭔가를 그릴 때 난 뭘했지? 수업이 끝나고 선생님이 ‘여러분들이 전문가가 되고 싶은 분야가 종이접기, 요리하는 것 밖에 없나요?’라고 했을 때 계속 날카로운 화살이 내 배와 가슴을 찌르는 것 같았다. 쥐구멍에라도 들어가서 내 머리를 감추고 싶었다. (ㅈㅇ)
아침까지도 무엇으로 수업을 진행해야 할지 고민했다. 수업시간, 내 차례가 되자 그냥 신상뽐춤을 췄다. 그런데 끝나고 나서 선생님 말씀을 듣고 난 뒤.. 지난 13년간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었던 게 춤이었을까? 선생님이 이 활동을 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단지 재미를 위해서? 아닐 것이다. 우리가 좋아하는 것, 하고 싶었던 것, 잘하는 것 이런 것들을 지난 일들을 돌아보며 찾아보라는 의미에서가 아니었을까? 친구들 역시 수업시간엔지루하다는 눈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선생님의 깊은 뜻을 알지 못했다. 단지 시간을 채우려고만 생각했다. 그래도 몇 몇 친구들은 이 수업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나는 이 활동을 준비하기 위해 얼마나 고민을 했을까? 얼떨결에 한 것은 아니었을까? 내가 진정 잘하는 것이 무엇인가 하고 찾아보지 않은 내 자신이 후회된다. (ㅅㅈ)
앞의 글, '엄마 닭이 되어 알을 품다!'와 함께 어버이날 전에 함께 진행하는 마음흔들기다.
시간확보를 위해 교담선생님에게 전화를 걸어 수업까지 바꿔가며 이 활동을 진행했다.
엄마 닭 활동 때문인지 처음엔 가볍게 시작했다가 시간이 지날 수록 이 활동의 무거움에 아이들은 힘들어 했고..
그 힘든 선택 속에서 부모님의 사랑을 느끼고, 부모에 대한 각자의 태도도 돌아볼 수 있었다.
오늘도 역시 A4용지를 8등분 내서 각자의 소중한 것을 적었다.
그리고 내 간단한 멘트를 들으며 활동이 시작됐다.
간략한 줄거리는 배를 타고 함께 여행하다가 보트를 타고 무인도로 표류하는데 그 무인도에서 만나는 여러 일들 때문에 소중한 것들을 하나씩 버리고, 탈출한다는 이야기다.
처음엔 재미있게 쪽지를 버리다가 나중엔 쪽지를 고르는 속도도, 바닥에 버리는 속도도 느려졌고..
얼굴에 심각함이 가득했다.
그리고 최후의 두 장이 남았을 때...
음악을 틀고, 소중한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난 상처주는 말을 하진 않았는지, 사랑한다라는 말을 얼마나 했는지..
오늘 당장 가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약간의 시간이 지나자 아이들의 감정이 울컥 올라왔고..
놓치지 않고 소중한 사람과 행복한 기억을 떠올려보게 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떠오르는 생각들을 글로 옮겨보게 했다.
역시나 아이들의 글 속에서 뭉클함이 느껴진다.
부모님의 사랑이 가득한 몇 편의 글은 어버이날 아침에 전화로 전달했다.
몇 분의 부모님께 특별한 선물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리고 사랑의 힘이 몇 배로 단단해 지길 바랬다.
종이를 조각내는 아이들..
그리고 각 종이에 가장 소중한 것들을 적었다.
마지막 두 장을 남겨 놓고 최후의 선택을 하는 아이들...
소중한 마지막 한 장을 심장 위에 올려 놓고...
지금까지의 추억들을 떠올려 보고, 나를 되돌아 봤다.
여러 생각이 올라오는 아이들..
내 사랑하는 부모님의 사랑을 느껴보며..
지금 이 순간 떠오르는 감정와 느낌을 글로 옮겨보기..
지금 이 순간 떠오르는 감정와 느낌을 글로 옮겨보기..
지금 이 순간 떠오르는 감정와 느낌을 글로 옮겨보기..
[아이들의 소감]
이 활동을 하면서 하나하나 버릴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 결국 마지막에 남은 건 우리 가족이었다. 집에 있을 땐 ‘동생이 사라졌으면 좋겠어’라는 생각도 했는데, 막상 종이를 버리려고 하자 동생 생각이 너무 났다. 집에서는 가족들보다 전자제품, 다른 내 아끼는 물건들을 더욱 소중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든다. 우리 가족들이 항상 내 곁에만 있어서 그들의 소중함을 잘 몰랐다. 예전의 내 모습이 떠올라 울컥했다. 과거로 가서 내 잘못된 행동들을 고치고 싶다. 집에 가서 내 가족을 껴안고 싶다. (ㅈ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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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엄마가 얼마나 중요한지 몰랐다. 엄마가 매일 집에 계시고, 매일 우릴 반겨주시니까 몰랐는데 엄마가 얼마나 소중한지 난 잊고 있었다. 우릴 낳아서 길러주시기까지 나에게 힘을 쓰신 소중한 사람에게 지금까지 난 무슨 일을 한거지? 오늘이라도 집으로 뛰어가서 “엄마 사랑해요!”라고 말을 하고 싶다. 그러고 보면 얼마나 엄마에게 ‘사랑해요!’라는 말을 못했는지... (ㅎ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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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하나 종이를 버릴 때 마다 울컥하고, 슬펐다. 실제라면 상상도 하기 싫었다. 결국 엄마가 남았지만 생각해 보니 엄마에게 잘해준 것이 없는 것 같다. 용돈 달라고 보채고, 말대꾸하고, 속상하게 하고... 생각해 보니 엄마 뿐만 아니라 내게 소중한 모든 것들에게 함부로 대한 것 같다. 마지막에 선생님이 소중한 사람에 대해 생각하라고 하자 엄마에게 속상하게 한 일만 생각이 났다. 잘 해드리지 못해서 죄송하다는 생각이 나서 계속 눈물이 났다. 마음 속에 ‘사랑해요’라는 말이 떠올랐다. 엄마, 그리고 모든 소중한 사람들... 모두 사랑해요!! (ㅅ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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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재미로 했는데, 나중에 가족 중 가운데 하나씩 버릴 땐 너무 힘들었다. 그렇게 버리고 두 장이 남았다. 엄마, 아빠... 두 명이 적힌 종이 가운데 하나를 버려야 한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났다. 지금까지 엄마, 그리고 아빠가 나를 위해 해주신 일이 생각났다. 하지만 마지막에 엄마와 아빠가 적힌 종이 중 하나를 버리라는 이야기를 듣고, 도저히 버릴 수가 없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적힌 종이를 버리기도 힘들었는데 어떻게 날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엄마와 아빠를 버릴까.... 그 중에 하나를 버리라고 했을 때, 차라리 내가 버려지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엄마와 아빠에게 투정부리고 화내고 짜증내고... 그런 일을 생각해 보니 너무 죄송했다. 이제부터 내게 소중한 사람들에게 잘 해주고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ㅎ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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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의 사건 때문에 내 소중한 사람들을 잃어간다는 것이 너무 마음이 아팠다. 마지막 두 장은 엄마와 아빠였다. 두 분 다 소중하고 내겐 꼭 필요한 분이시다. 마지막 선택을 하고 이게 진짜였다면... 이란 생각을 해보니 손과 발에서 힘이 쭉 빠졌다. 죄송하다는 말 밖에 못하겠다. 아빠가 내게 얼마나 따뜻하게 해 주셨는지, 잘 때마다 따뜻한 손으로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고, 이런 고마움을 모르고 난 도대체 어떤 선택을 했는지..... 돌아오는 어버이날, 그때만 사랑한다고 말만 하고 안아드리진 않았는지... 지난 13년 동안 난 무엇을 했는지.. 내가 과연 효도를 했는지... 이런 생각에 잠겨 있었다. ‘부모님’이란 단어가 얼마나 따뜻하고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는지 알았다. 어머니, 아버지 사랑합니다. 또 고맙습니다. (ㅈ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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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알게 됐다. 내 가장 소중한 것에게 앞으로는 사랑한다는 말, 감사하다는 말 등 진심이 담긴 말을 자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또, 내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에게 내가 상처를 주지 않았는지 생각해 보고 반성해야겠다. 앞으로 많이 안아보고, 애정표현을 많이 해보고,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것들을 많이 해봐야겠다. 7장의 버려진 카드들에게 미안하다. (ㅈㅇ)
때론 학교 전체적으로 하는 행사도 좋지만, 교실 속에서 아이들에게 작은 감동을 선물하고..
때론 삶을 바라보는 눈을 바꿔주는 일이 소중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운동회와 어린이날 행사, 개교기념일 등이 있다보니 마음흔들기를 재빨리 진행하지 못했다.
7일, 학교에서도 역시 '알뜰장터' 행사가 있었지만 '엄마 닭이 되어 알을 품다'와 '내게 가장 소중한 것' 두 가지 마음흔들기 활동을 함께 진행했다.
이 두 가지 활동은 꼭 어버이날 전에 해야 하기에..
그리고 학교 행사에 충실하면서 내 관심 분야도 함께 하는 모습도 중요하다 생각했다.
이번에도 달걀을 나눠주며 엄마 아빠의 역할을 체험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설레인 마음으로 나에게 달걀을 하나씩 받아 얼굴도 그리고 이름도 지었다.
작년엔 한자판을 나눠주며 이름을 짓게 했는데 올해는 그럴 여유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이름짓는데 시간이 꽤 걸린다.
하지만 좋은 이름들이 많이 나왔다.
무엇보다 중요한 '내 아이를 이렇게 키우겠다!'는 글에 초점을 맞췄는데..
멋진 글이 많이 나왔다.
작년 아이들은 불만족에 대한 것을 아이에게 이루려는 모습이 많다면..
올해는 자신의 아이들을 바르게 키우겠다는 글이 많았다.
[난, 이렇게 키우겠다!!]
나는 오늘 내 아이를 만들었다. 난 오늘 하루만큼은 누군가의 엄마가 된다는 사실이 너무 기쁘고 행복하다.
나는 ㅇㅎ이를 태어난 순간부터 자신의 주장을 내세울 수 있게 최대한 노력할 것이다. 이 아이가 자신감이 없다면 웅변활동 같은 교육을 시키지 않고 내가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요즘 엄마들은 자유보단 강요를 한다. 나는 이 아이에게 공부나 원치 않는 걸 시키고 싶진 않다. 공부도 하면서 놀 줄도 아는 멋있고 당당한 여자로 키우고 싶다. 사람들이 힘들어 할 때면 먼저 손 내밀어 줄 수 있는 아이, 웃어른들에게 공손한 아이, 친구들과 관계가 좋은 아이, 자신의 이익만 챙기지 않고 남도 챙겨줄 수 있는 아이, 자신의 노력으로 성공하는 아이, 남에게 의지를 받을 수 있는 아이, 자신의 버팀목이 될 수 있는 아이,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아이, 남을 사랑할 줄 아는 아이, 배려도 할 줄 아는 아이, 인간의 중요성을 아는 아이, 모든 걸 자기 생각대로 하지 않고 남도 이해할 줄 아는 아이, 학교 생활을 온전히 생활할 수 있는 아이로 키우겠다. (ㅈㅇ)
------------------------------------------- 아기를 내 아이처럼 돌보고, 한시도 내 몸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엄마가 나를 조심하게 키우셔서 내가 지금 있는 것을 생각하면서 나도 아이를 소중히 보호할 것이다. 공부를 열심히 시켜서 미래에 후회할 일이 없도록 만들 것이다. 후회하지 않고, 남에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만약 서울대에 들어갔는데, 꼴찌로 들어갔다고 하더라도 들어가기까지의 노력과 성실을 더 추구할 것이다. 그래서 그런 아이가 되도록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자신의 인생에 만족하게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인생을 위해 공부를 좋아하고 즐기도록 만들 것이다. 그래서 성심껏 도와줄 것이고,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고쳐주는 부모가 될 것이다. 물론 적절한 칭찬도 필요하다. 항상 아이를 바른 길로 안내하며, 아이가 나쁜 길로 가지 못하게 항상 아이를 최선을 다해 보살피는 엄마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ㅈㅎ)
역시 아이들의 글 속에서 부모님들의 생각이 보인다.
그리고 현재 아이들의 주요 관심사를 읽을 수 있다.
반 아이들을 지도하는데 도움이 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삶을 바라보는 눈이 어떠한가를 파악할 수 있었다.
다른 상담활동과 연계해서 좋은 자료로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 아이들의 달걀을 모두 사진을 찍어줬다.
멋진 추억을 사진으로 현상해 주려는 것도 있었지만, 보다 진지하게 활동하라는 의미를 부여하고자 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처음 다짐처럼 각자의 아이들을 지켜내지 못했다.
솔직히 올해 달걀이 가장 많이 깨졌다.
학교에서 가장 정신없는 알뜰장터에 아들 딸들을 데리고 갔으니..... ^^
덕분에 이번엔 비닐봉지와 관련된 한 가지 팁을 얻었다.
내년 활동엔 더욱 깔끔하면서도 멋지게 이번 마음흔들기를 진행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달걀이 깨져 슬퍼하는 아이들을 위해 작은 장례식장을 만들었다.
작년엔 거의 깨지지 않았던 경험을 살려 화장지 통으로 만들었건만.... 이번엔 이 통에 가득 차서 따로 담아야 했다. ㅡㅜ
이번에도 역시 앞의 문구를 읽으며 미안함의 간단한 묵념을 하도록 했다.
무엇보다 실제 아이였다면 어떻게 됐을지를 생각하게 했다.
더욱 진지해진 아이들..
지키려고 노력하지만 아이들의 의도와 상관없이 깨지는 달걀..
아이들과 헤어지기 전..
마지막 까지 지킨 아이들과, 달걀이 깨져 슬퍼하는 아이들에게 현재의 부모님의 역할과 연결을 했다.
부모님은 어린 갓난 아이를 키워내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을지 생각해 보게 했다.
그리고 선생님은 왜 말로만 해도 될 것을 연극기법을 활용한 체험활동을 했을지 생각하게 했다.
그런 뒤, 현재 드는 생각을 마음흔들기 노트에 적어보게 했다.
멋진 아이들의 글...
[아이들의 소감]
나는 오늘 하루 엄마가 됐다. 엄마가 되는 건 좋지만 책임감이 부담됐다. ‘만약에 깨지면 어떡하지? 깨지면 내가 이 아이를 죽이는 건가?’ 하고 심각하게 의문이 파고들었다. 우리 엄마가 날 낳고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그저 이 아이가 귀엽다’라는 생각만 들었을까? ‘혹시 이 아이가 잘못되지 않을까?’하고 걱정이 되지는 않았을까? 지금의 내 마음과 엄마의 마음이 같지 않았을까? 등의 의문이 들었다. 한 생명을 책임 진다는 건 무척이나 어렵다는 걸 실감했다. 이걸 가지고 있으며 쇼핑백에 넣어놨는데, 만약 이게 진짜 아이라면 쇼핑백에 넣어 놨을까? 이 활동으로 엄마의 마음이 이해가 됐고, 내가 엄마의 기분이 느껴져서 좋은 활동이었다. (ㅈ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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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 딸을 잃었다. 처음 내 딸을 꾸몄을 때, 정말 예쁘고 좋았다. 그래서 절대 떨어뜨려서 잃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내 딸을 꼭 잡고 아래로 내려가 벼룩시장을 준비했다. 돗자리를 펴려고 하자, 난 내 딸을 까맣게 잊었다. 그래서 땅에 떨어져 깨지고 말았다. 내 한 순간의 방심으로 내 딸이 죽자 난 너무 허전했다. 다른 친구들이 딸, 아들을 만지는 모습을 보며 너무나 허전하고 가슴이 아팠다.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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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닭이 되어 알을 어디를 가더라도 항상 들고 다녔으니 귀찮은 것은 당연했다. 그런데 실제 내가 우리 엄마였다면 아기인 나를 귀찮게 여기고 마음대로 놔두었을까? 만약 그랬다면 나는 지금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몇 몇 아이들은 받자마자 깨지고 나중에 아이를 잃어버린 아이들이 늘었다. 내 알은 잘 안전하게 끝까지 버텼다. 그런데 화장실 다녀오다가 책상에 내 아이가 부딪혔다. 살짝 금만 갔는데 마음이 아팠다. 엄마도 그러셨을까? 내가 아플 때 슬프셨겠지? (ㅅ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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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1분을 남기고 아이가 죽었다. 기분이 좋지 않다. 이게 실제가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가야 미안해, 정말 미안해. 아빠가 된다는 것이 이렇게 힘들고, 잠시만 한눈을 팔아도 이렇게 일이 발생한다는 것을.. 너를 이렇게 키우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오늘 알게 됐단다. (ㅌㅎ)
알뜰시장과 관련된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느라 정작 중요한 '엄마 닭이 되어 알을 품다' 영상을 소홀하게 촬영하게 됐다.
겨우 간단한 영상을 편집했지만 아쉬움이 많다.
이 활동과 함께 한 '내게 가장 소중한 것'은 영상촬영만 남고 사진 촬영을 놓쳐버렸다.
하지만 이렇게 어버이날 전에 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다.
반 아이들에게 소중한 추억이 되리라 생각한다.
아이들의 좋은 글 몇 편은 어버이날 아침에 부모님들께 전화로 전달해 드렸다.
아이들의 멋진 생각을 알려드리는 것도 참 좋은 이벤트가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참, 지난 학교에서 함께 근무한 선생님들이 모두 후배들이라 그런지 내가 이런 활동을 할 때면 함께 하고자 달려오고, 내 이야기와 반 아이들의 반응에 관심을 보여줬는데..
새로운 학교에 와서 그런지... 이런 활동을 소개해 드리는 것도 조심스럽다.
행사가 끊임없는 학교 시스템상, 함께 하자는 것 자체가 동료교사에게 불편함으로 다가섬을 느낀다.
다른 선생님들께 불편함을 드리지 않으면서,우선 내 반 아이들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고..
약사아저씨는 내가 가득 사는 것을 보고 궁금했나보다. 미술 시간에 사용할거라니까 미소와 함께 석고붕대를 주셨다.
하나에 2000원. 그리 나쁘지 않은 가격이다.
반 아이들과 수업을 하기 전, 딸 승진이와 아내의 손을 만들어 봤다.
두 돌이 되지 않은 내 딸도 즐겁게 만든다.
학교에서 내 번데기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해 줬다.
내 내면와 외면을 바라보고,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야기를 하고 체험을 하기로 했다.
석고붕대를 보는 순간 반 아이들은 즐거운 함성을 질렀다.
석고붕대를 어떻게 잘라야 하는지, 물은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알려줬다.
서로 친구들의 손이 되어주고, 힘든 것을 나눠가며 만들어 보도록 했다.
겨울이라 물 묻은 석고붕대가 차갑게 느껴졌다.
하지만 석고붕대를 조각내고 손 모양을 만드는데 꽤나 집중을 한다.
손은 나를 대표하는 것이기 때문에 손 모양에도 신경을 쓰게 했다.
마음이 급한 녀석들은 한 겹 바르고 끝내고 있었다. 여러 겹을 바르게 하고 말리도록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손 모양이 완성되고, 반 아이들은 더욱 기뻐했다.
석고가 마를때까지 손 모양을 유지하는 게 중요했다.
헤어드라이기를 가지고 오라고 했는데, 전원을 넣는 순간 학교가 전압이 약해서 그런지 우리 층 전기가 나가버렸다. 헉...
다행히 5분 안에 다시 전기가 들어오긴 했지만 어찌나 다른 분들께 죄송했는지..
그래서 재미있는 영상을 보면서 손에서 석고가 자연스럽게 떨어지도록 했다.
반 아이들은 스펀지 과학실험에 몰두하며 석고를 말렸다.
시간이 지나고 한 두 명씩 완성된 손 모양을 교실 뒤 사물함 위에 올렸다.
서로의 손 모양을 보는 재미도 상당했다.
그래도 완벽하게 말려야 했기 때문에 다음 날 색을 칠하기로 하고, '내면과 외면'을 꾸밀 준비를 하라고 했다.
내가 깊이 생각한 것처럼 반 아이들도 생각할 시간을 주고 싶었다.
사실, 내가 번데기로 느꼈던 과정이 반 아이들에게도 가슴 깊게 다가선 듯 했다.
진지하게 생각하는 아이들.
다음 날,
미술 시간에 반 아이들은 열심히 손을 꾸몄다.
손의 안쪽은 나의 내면, 손의 바깥쪽은 나의 외면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했다.
진지하게 생각해 온 만큼, 정성껏 만들어 보게 했다.
물감, 색종이, 노끈, 고리 등 다양한 재료들이 동원됐다.
완성한 것을 현상해 주기 위해 사진으로 촬영했다.
그리고 내면과 외면을 만들면서 들었던 생각, 완성한 뒤에 생긴 생각들을 글로 적어보게 했다.
반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오늘 내 ‘내면과 외면’이라는 활동을 했다. 처음엔 고민이었다. 한 번도 내 안을 살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긴 시간을 통해 내 내면과 외면을 알 수 있었다. 내 내면엔 불만은 사라진 것 같고, 자신감과 용기도 키워진 것 같지만 쑥스러움도 좀 남아 있다.
그리고 끈기도 많이 있는 것 같다. 평소 포기를 잘하지 않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이걸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했다. 내 눈앞에 실과 클립이 보였다.
‘아, 이거다!’란 생각이 들었다. 클립으로 불만을 나타내고 실은 길게 감아 끈기를 나타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다음 용기와 쑥스러움은 색종이로 나타내고 싶었다. 쑥스러움은 구겨진 색종이로, 용기와 자신감은 빳빳한 색종이로, 바탕은 현재 내 기분을 생각하고 계획을 세웠다. 그 다음엔 내 외면을 생각했다. 아는 분들에게 물어보니 나는 좀 장난기가 있고 재치가 있다고 하신다. 한편으로는 차분하고 눈치가 빠르다고 하셨다. 내 게획대로 먼저 내 내면의 바탕을 색칠했다. 조금 안정되고 차분한 기분이 들어 살색으로 적당하게 칠했다. 그다음은 색종이로 내 용기와 쑥스러움을 마구마구 접어서 나타냈다.
그 다음은 하얀 실로 내 용기와 끈기를 나타냈다. 길게 잘라 처음 부분은 돌돌말고, 그 다음은 손끝까지 펼쳤다. 그 다음 클립을 붙이려고 하는데 목공풀로도 테입으로도 안 됐다. 그래서 하얀실을 검정색 물감으로 염색해서 돌돌말아 붙였다. 불만이 크게 없는 관계로 작게 해서 붙였다. 완성하고 난 뒤에 외면을 꾸몄다. 외면은 상당히 고민이 됐다. 내 두 가지 모습 때문이다. 생각해 보니 차분한 것보다는 장난스러움이 좀 더 많은 것 같아서 장난스러움을 더 많이 표현했다. 그리고 동그라미를 그려 서로 서로 연결했다. 내 자신도 완성한 작품을 보니 매우 흡족했다. 이게 내 손이 맞나? 하는 생각도 들고, 묘한 생각이 들었다. 내 자신을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손을 만져 보니 부드러웠다. 나는 미래에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손을 만들고 싶다. 오늘 따라 손이 신기하게 보인다. (현정)
석고로 손을 감싸는 체험을 했다. 처음엔 너무 재미있었다. 하지만 손이 너무 시렸다. 그리고 너무 어려웠다. 하지만 나는 최대한 열심히 만들었다. ‘예쁘게 나올까?’ 열심히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예쁘게 되지 않았다. 뒤에 손을 놓으려는데 친구들이 먼저 놓은 손들을 봤다.
‘흐흐 내 손이 다른 손에 비해 예쁘네.’ 나는 마음 속으로 생각했다. 이 손을 왜 만든 걸까? 내 손을 다 만들고 감상했다. 내 손이 이렇게 큰 줄 몰랐었다. 색종이와 색연필과 싸인펜을 이용해 열심히 손을 색칠했다. 안은 좀 어둡게도 하고 밝게 했다. 내 속 마음이 살짝 어둡기 때문이다. 밖은 밝은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안과 밖을 비교해 보니 안과 밖이 확실히 차이가 있었다. 내 안엔 세상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고통과 슬픔이 있었다. (아란)
석고로 손 형태를 꾸며보기로 했다. 선생님이 손바깥은 자신의 겉모습, 안은 속모습이라고 하셨다. 난 어떻게 꾸밀까 고민하다가 알록달록 사람들이 날 바라보는 마음, 표정, 눈빛을 그리겠다고 마음 먹었다. 우선 바깥을 꾸몄다. 빨간색은 내가 살면서 귀찮다고 미뤘던 것을 바라보는 엄마를, 검은색은 부모님에게 대들고 말 안들어서 혼나는 것, 노란색은 좋은 일을 해서 날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빛이다. 그리고 안은 걱정거리 배운 것들 글이나 그림을 보고 느낀 것 등을 무지개색, 검은색, 살색으로 꾸몄다. 초록색, 연두색으로는 편안함을 표현했다. 이렇게 내 겉모습 속마음을 알록달록하게 했더니 마치 내 마음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내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해 보니, 내 모습을 자세히 알 수 있었다. 내가 날 자세히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지선이가 말한 것처럼 자신의 마음을 보면서 자신을 어떻게 가꿔나가야 하는지도 관찰했고, 내 손이 어떻게 생겼는지 몰랐는데 이렇게 형태로 보이 ‘내 손은 이렇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이 말씀해 주신 것처럼 남을 돕는 손이 되고 싶다.
내 손을 나쁘게 사용하기 보다는 유용하고 따뜻한 곳에 사용하고 싶다. “내 손아, 꼭~ 부탁해!”(가현)
내 안과 밖은 어떤 모습일까? 이렇게 누군가 물어보면 대답할 사람이 얼마 없을 것이다. 난 어떨까? 우린 먼저 석고로 우리의 손모양을 굳혔다. ‘아, 미끌미끌 끈적끈적. 그런데 파스 붙이는 것처럼 시원한데?’ 석고를 붙이고 굳히는 것은 꽤 힘들었다. 하지만 점점 윤각이 나올 때, 그 뿌듯함이란! 또 석고를 뗄때는 약간 따가웠다. 그렇게 떼고 난 뒤, 멋진 내 손 모양 완성!! 다 만들고 보니까 내 손이 원래 이랬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난 내 손을 그렇게 주의 깊게 본 편은 아니라서 좀 놀랐다. 다 만들고 보니 내 손이 좀 큰 것 같았다. ‘와~ 이게 내 손? 이 큰 손이 앞으로 어떤 일을 할까?’ 이런 생각을 해보니 내 손은 누구를 해치고 슬프게 상처를 주는 손이 될 것인가, 아니면 기쁨과 행복을 주는 그런 고마운 손이 될 것인가? 내 손을 물감으로 안과 밖을 표현했다. 안을 만들어가니 ‘그래 아직은 어둡지 않아, 난 언제나 밝게 빛날 수 있는 힘이 있어!’라는 생각이들었다. 밖은 좀 차가운 색을 사용했다. 생각해 보니 밖보아 안이 더 따뜻한 것 같다. 난 그렇게 빛을 잃은 사람이 아니다. 이 활동은 내가 어떻게 내면과 외면을 가꿔야 하는지 알게 됐고.. 내가 날, 어떻게 가꿔나가야 할지 알게 됐다. (지선)
석고로 내 손을 만들었다. 손 안 쪽면엔 흰색으로 칠하고, 그 위엔 살색으로 덮었다. 흰색은 ‘괴로운 일’이고 살색은 ‘좋은 일’이다. 정리해서 말하면, 나에게 괴로운 일을 좋은 일이 덮어버리고, 좋은 일만 남아 있으면 좋겠다는 뜻이다. 또 물감 위에 면봉으로 목공풀을 붙이고 거기에 실을 매달았다. 괴로운 일도 좋은 일도 아닌 ‘즐거운 일’이다. 실을 들고 있으면 석고로 만든 손이 뱅뱅 돈다. 그래서 ‘즐거운 일’이다. 내가 그냥 눈으로 보는 것과 손을 찍어내서 만들어 내 눈으로 보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내 마음 속에서 원하는 것을 듣고, 괴로운 일과 슬픈 일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단비)
반 아이들 글을 보니 대체로 깊게 생각한 흔적이 보인다.
활동이 다 끝난 뒤, 내가 했던 말이 굉장히 인상깊었나 보다.
내 자신을 아는 것이야 말로 가장 어려우면서 가장 필요한 일이고 내면과 외면을 함께 가꿔가야 한다는 말과 함께
"미래의 여러분은 어떤 손을 갖게 될까요? 힘든 사람들을 잡고 일으켜 세우는 손이 될까요, 남을 때리거나 물건을 훔치는 손이 될까요? 손은 여러분을 대표할 수 있습니다. 차가운 세상을 따뜻하게 녹일 수 있고, 힘든 사람을 부드럽게 어루만져 줄 수 있는 그런 손으로 가꿔가세요."라는 말을 했다.
얼마 전, 가상죽음 체험과 함께 진지하게 다가갔나보다.
글 속에서 반 아이들의 긍정적 생각을 읽게 된다. 멋진 녀석들!! ^^
짧은 활동이 반 아이들에게 특별하게 다가가고, 미래를 보는 눈과, 내 자신을 알아가는 계기를 만들어 준 것 같다.
2B연필 → 레몬색 포스트잇 → 초록색 수첩 → 연필 깎기가 달린 색연필 세트 → 보라색 담요
처음 선생님이 주신 연필의 3~4백 원이 마지막엔 7000원 정도로 키웠다. 한 10배 넘게 키운 것 같다. 처음엔 좀 어렵게 느껴졌는데 하다 보니 장사하는 사람 같기도 했다. 처음엔 오빠와 바꿨는데 오빠는 포스트잇이 필요 없었나 보다. 그걸 바꾸려 했는데 아빠는 없다고 하셔서 엄마의 수첩과 바꿀 수 있었다. 컴퓨터 선생님에게 찾아갔는데 바꿀 게 없다고 하셔서 돌아오다
수첩이 어른용인 듯해서 친구 엄마들이 생각났다. 그래서 한 분의 도움을 받아 바꾸게 됐다. 연필 깎기가 달린 색연필세트로 바꿨는데 푸짐하게 생각됐다. 이걸 아는 동생에게 달려가 자기가 덥고 있던 담요와 바꿨다. 이걸 들고 엄마에게 갔더니 엄마가 기뻐하셨다. 추울 때 덮으라고 하셨다. 처음엔 황당했는데 이젠 놀라움과 신기함 자체다. 뭐든 해 보면 안다는 아빠의 말씀이 생각났다. 혹시 계속 하다간 비행기 한 대와 바꾸는 것 아냐? (현정)
연필→스티커북→거북이베게
빨간 클립이 집 한 채로 바뀌다니! 14번에 걸쳐 집으로 바뀐 이야기를 우리가 직접 체험하기로 했다. 잘 바꿔질까? 계속 걱정하다보니 일주일이 지났다. 내 결과물은 거북이베게!! 친구들이 다 깜짝 놀랐다. 나도 예상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바꿀 수 있어 다행이다. 정말 놀라운 것은 단 두 번에 이렇게 키웠다는 것이다. 작은 것을 큰 것으로 바꿔나가는 아이디어는 참 좋은 것 같다. (가현)
연필→분홍매니큐어
처음 선생님이 연필을 일주일 동안 바꿔보라고 하셨을 때, 물건만 바꾸니까 쉽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막상 해보려 하니 쉽지가 않았다. 이걸 필요로 하는 사람이 누굴까? 그리고 바꿀 가치가 있는 물건은 무엇일까? 겨우 엄마와 매니큐어로 바꿨다. 그런데 내 주변 친구들은 매니큐어를 안 바르고,
바꾸기로 했던 사촌동생이 아파서 못 온 바람에 더 이상 바꿀 수 없었다. 생각해 보니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정말 대단하다. 협상능력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이 바꿀 수 없어 아쉬움이 있지만 연필이 변해갈 수 있다는 게 너무 놀랍다. (지선)
연필→색연필→수첩→머리핀→곰 인형
맨 처음엔 ‘이런 걸 왜 하나?’ 하고 생각했는데 계속 바꾸게 됐다. 미루다가 목요일이 돼서야 바꾸기 시작했다. 처음엔 연필을 한자 선생님과 색연필로 바꿨다. 진짜 신났다. 그리고 색연필을 다른 반 친구와 수첩으로 교환했다. 그리고 수첩을 우리 엄마와 머리핀으로 바꿨고, 마지막으로 동생의 곰 인형과 바꿨다. 연필 한 자루가 곰 인형으로 커질지 몰랐다. 선생님이 알려주신 빨간 클립 이야기처럼 열심히 노력했다. (아란)
연필→용돈기입장→휴대용발전기 손전등
난 맨 처음, 선생님이 연필을 바꿔오라고 하실 때 무척 들떴다. 뭐랑 바꾸지? 고민을 했다. 하지만 난 며칠이 지나도 바꿀 수가 없었다. 고민을 하는데 아름이가 나에게 용기를 줬다. 어제 공부방에서 잠깐 운 일이 있었는데. 그 뒤에 친구들에게 2B연필과 바꿀게 없냐고 하자 아름이가. “아무 것도 없는데. 맞다. 용돈 기입장이 있다!” 바꾸겠다고 했다. 오늘 아침엔 아빠와 물물교환을 할 수 있었다. 아빠는 방으로 들어가셔서 손전등을 들고 오셔서 “너 이거랑 용돈 기입장이랑 바꿀래?” 라고 하셨다. 나는 얼른 “네!” 하고 대답했다. 이렇게 바꾼 게 손전등이다. 난 사업은 이렇게 한다는 것,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바꿀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비)
아이들의 생각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실패도, 성공도 모두 아이들에게 중요한 체험이란 생각을 해 본다.
이 아이들 가운데 한 명이라도 사업가로 성공하는데 오늘의 체험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중요한 것은 아이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고, 결과물을 평가하기 보다는 노력을 칭찬해 주며,
할 수 있다는 마음을 주는 것이 중요하게 생각된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은 결과물을 확인 한 뒤, 더욱 물물교환의 불꽃을 태우는 것을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