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주영선생님이 진행하는 원격연수(최고의 초등상담, 공감과 치유의 상담기법)를 인상 깊게 들었다.
내 전공이 심리치료 분야라 상담기법이 매우 중요한데, 오프라인에서 상담센터와 학회의 자격과정에서 배우는 것도 있지만, 온라인을 통해서 더 많은 것을 접하고 싶었는데, 기법 위주의 '공감과 치유의 상담기법'이 마음에 와 닿았다.
연수 중간중간, 참여하는 선생님들의 이야기와 감정을 읽어나가고, 진행하는 이주영 선생님의 모습을 보면서 반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은 몇 가지 마음 흔들기 작업이 떠올랐고, 과거 내 활동과 결합하고 싶은 몇 가지 활동도 떠올랐다.
먼저 '내사'에 대한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
내사란 타인이 나에게 준 목소리란 뜻인데, 연수에서는 '선생님이란?' 이란 주제로 대화가 진행됐는데 공감했던 것들이 많았다.
교사란 직업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보여줘야 하는 이미지 때문에 행동과 판단의 제약이 따라서 곤란한 경우가 가끔 있었기 때문이다.
건널목에서도, 길에서도 매우 조심하는 것도 많았고, 사회적 기준에 맞추기 위해 노력한 것도 많았던 기억이 났다.
사회에서 교사를 바라보는 그 많은 시선에 대해 그것에 맞게 나를 조절하려고 했던 힘든 노력도 말이다.
하지만 나중에 성격유형검사를 공부하면서 '난 나답게 살아야 해!'란 멋진 생각의 변환을 만나고 좀 더 마음이 편해졌던 기억이 났다.
생각해 보니 선생님들뿐만 아니라 내가 만나는 아이들도 이 '내사'와 관련된 사고가 자리 잡고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학생들이 교사를 바라보는 기준, 교사가 학생을 바라보고, 학부모가 학생을 바라보는 기준 등에 대해 잠깐 다듬어 볼 시간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모든 선생님이 완벽할 순 없고, 모든 학생도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어떻게 알려주면 좋을까?
서로가 유연하고, 부드럽게 바라볼 필요성을 만들어 준다면 학생들에게도 나와 동료교사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침 학기 시작이라 몇 개 반이 진도의 여유가 있어서 도덕 시간으로 진행하고, 우선 3개 반 학생들과 활동을 진행했다.
그리고 예전 영재교사로 몇 년간 아이들을 만났을 때의 경험을 응용해 보기로 했다.
영재반 아이들과 첫 만남 때, 기고만장한 아이들에게 "영재가 갖춰야 할 것은 무엇일까?"란 내 질문에 아이들이 말하는 것을 모두 칠판에 쓰고, 그 기준에 모두 도달한 사람은 손을 들어보라고 했던.. 학생들에게 겸손함과 생각의 전환점을 만들어 줬던 방식을 이용하는 것도 괜찮겠단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이 내가 수업을 진행하는 교실에 자리하자 질문을 했다.
"너희가 생각하는 선생님에 대한 기준이 뭘까?"
칠판에 '선생님은?' 이란 말을 붙여 놓고 그다음 문장을 포스트잇에 작성해 자유롭게 붙여보도록 했다.
아이들은 잠깐 고민하더니 모둠별로 준 사인펜을 들고 쓱쓱 적어서 순식간에 칠판에 붙였다.
그리고 '학생들은?' 뒤에 올 말도 생각해서 포스트잇에 적은 뒤, 칠판에 붙여보도록 했다.
우선 아이들이 쓴 내용을 아래에 약간 공개를 해 보면..
[선생님이란?]
*공평해야 한다. *공정해야 한다. *모든 학생에게 평등해야 한다. *재미있어야 한다. *제자들을 이해해야 한다. *학생의 미래를 도와줘야 한다. *잘 가르쳐야 한다. *착해야 한다. *학생과 친해야 한다. *학생을 기쁘게 해야 한다. *열정이 있어야 한다. *배려 해야 한다. *바른길로 인도해야 한다. *학생의 이야기를 들어줘야 한다. *위험한 상황에서 지혜롭게 대처해야 한다. *지식이 있어야 한다. *젊어야 한다. *뛰어나야 한다. *화를 내면 안 된다. *학생들의 마음을 이해해 줘야 한다. *학생들의 본보기가 돼야 한다. *친절해야 한다. *똑똑해야 한다. *철학적이어야 한다. *차별하면 안 된다. *센스가 있어야 한다. *앉아있으면 안 된다. *인내가 있어야 한다. *긍정적이어야 한다.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친구 관계를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사적인 화를 학생들에게 풀어서는 안 된다.
[학생이란?]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 *공부를 잘해야 한다. *수업에 집중해야 한다. *예의범절을 지켜야 한다. *집중력이 있어야 한다. *남을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 *가방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 *성실해야 한다. *착해야 한다. *노력해야 한다. *수업시간에 장난을 치면 안 된다. *학교를 열심히 다녀야 한다. *선생님 말씀을 잘 들어야 한다. *쉬는 시간엔 자유로워야 한다. *맡은 일에 충실해야 한다. *꿈이 있어야 한다. *실천해야 한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 *선생님을 존경해야 한다. *선생님에게 대들면 안 된다. *긍정적이어야 한다. *담배를 피면 안 된다. *놀아야 한다. *눈치가 있어야 한다. *싸우면 안 된다. *선생님을 좋다, 나쁘다 평가해선 안 된다. *노는 것도 공부하는 것도 적당히 해야 한다. *욕을 하면 안 된다. *폭력을 쓰면 안 된다.
매우 많은 이야기가 나왔다.
그리고 하나씩 적혀 있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선생님은 평등해야 하고, 차별하면 안 되고, 공정해야 한다'는 말이 아주 많아서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무래도 서운한 부분이 학생들에게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이주영선생님이 이야기한 것을 토대로 반대로 생각할 기회를 부여했다.
"매순간 평등하게 대해야 한다면, 열심히 한 누군가에겐 칭찬하는 것도 줄여야 하는 것이니?"
순간 아이들에겐 침묵이 찾아왔다.
이런 식으로 몇 개의 문장에 대해 다른 생각 거리를 부여했다.
선생님이 화 내는 것, 감정노동자의 영역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몇 개의 예를 들어주고는...
너희 학생들이 생각하는 이 모든 기준에 맞는 선생님이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게 했다.
그리고 찾아온 학생들의 침묵..
이 기준이라면 나 또한 상처받을 몇 개가 자리 잡는다고 이야기 했다.
반대로 학생에 대한 것을 살펴봤다.
학생이 갖춰야 할 것에 대해 하나씩 이야기하면서 너희는 이 모든 것을 지니고 있는지에 대해 물어봤다.
우리 어른들이 너흴 바라보는 시선은?
성격유형과 심리치료에 대해 공부하면서 알게 된..
모든 사람은 각자 최선을 다하고 있고, 자신만의 길과 운명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면서..
우리 각자가 상대를 바라보는 기준이 어떠한지에 대해 생각해 봤다.
그리고 뛰어난 부분과 부족한 부분들이 있다면 어떤 것에 손을 내밀어야 할지에 대해서도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
잔잔한 음악을 틀고 학생들의 눈을 감게 한 뒤.. 중요한 문장을 나눴다.
내가 선생님을 바라보는 기준에 대해 잠깐 떠올려 봅니다.
그리고 세상 사람들이 날 바라보는 기준에 대해서도 떠올려 봅니다.
내가 최선을 다하면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선생님과 부모님 또한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기억합니다.
그래서 우린 이렇게 이야기해야 합니다.
당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겠습니다.
당신에 대한 기준을 제 마음대로 정해서 미안합니다.
세상이 만들어 놓은 기준에 절 무조건 맞추진 않겠습니다.
우린 그 자체로 완벽합니다.
이 문장을 작게, 소리내어 말한 뒤..
아이들의 얼굴에서 묘한 빛이 나기 시작했다. ^^
[아이들의 소감]
*사람들이 편견을 갖고 살지 않으면 좋겠다.
*선생님과 학생은 완벽할 수 없다.
그리고 누군가 원하는대로 될 수 없다.
*우리가 세상에 대한 기준을 너무 세게 정해 놓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람들은 모두 완벽할 수 없다.
*내가 담임 선생님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었다는 것을 느꼈다.
내가 착각한 만큼 내 선생님에 대한 실망도 컸다.
하지만 이젠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로 했다.
선생님도 우릴 고정관념으로 바라보지 않으면 좋겠다.
선생님은 우릴 있는 그대로 봐야 하고, 학생도 선생님을 있는 그대로 봐야 한다.
*선생님, 학생, 부모님이 서로에게 원하는 것이 다르지만 완벽할 순 없다.
내가 원하는 선생님은 완벽할 수 없고..
엄마, 선생님이 원하는 것처럼 나도 완벽할 수 없다.
*내가 선생님의 기준에 대한 편견(?)같은게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선생님은 화를 내선 안되고, 무조건 친절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했다. 기준을 바꿔야겠다.
*우리들의 선생님 기준과 학생기준을 알게 됐다.
선생님이 싫었던 적이 있었는데, 오늘 마음흔들기 수업을 통해서
모든 것이 그 자체로 완벽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나 말고 다른 아이들의 생각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선생님, 부모님 모두가 우리를 같게 대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내 인생의 주인은 '나'라는 말이 좋았다.
*내가 가진 생각을 친구들도 말해서 속이 시원했다.
이 마음 흔들기 활동은 학생과 선생님 관계에서만 자리 잡는 것이 아니다.
내가 부모로서 내 아이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것이기도 했다.
이 부분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하기 위해선 성격유형에 대한 글을 좀 더 보충하고, 마음 흔들기 부서 아이들과 할 성격유형 워크숍에 대한 것도 연계할까 한다.
우선 2학기 시작으로 서로 이해하고, 좀 더 마음 편안하게...
(특히 학생과 교사 간의 갈등이 많은 반에) 이해하고, 기준을 낮춰주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좀 더 편안한 모습으로 각자의 교실로 돌아가는 아이들을 보는 것도 좋았다. ^^
추가 시간이 생겨서 부모님과 자녀에 대해 아이들의 생각을 알아봤다.
내가 진행하는 부모-자녀 워크숍에서도 훌륭한 자료가 되고, 아이들에게도 의미 가득한 시간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아이들이 생각하는 부모님과 자녀에 대해 아래 소개해 본다.
아래의 자료 또한 내가 학생을 바라보는 기준을 좀 더 유연하게..
학생들이 삶을 바라보는 눈을 조금 더 부드럽게 만들 것으로 생각한다.
[부모님은?]
*자녀를 지켜줘야 한다. *자녀를 보호해야 한다. *자녀를 존중해야 한다. *자식에게 욕을 하면 안 된다. *착해야 한다. *자녀를 이해해야 한다. *자녀의 마음을 알아야 한다. *자녀를 사랑해야 한다. *의견을 들어줘야 한다. *자녀 모두에게 평등해야 한다. *자녀의 자유를 침해해선 안 된다. *자녀가 선택할 기회를 줘야 한다. *자녀를 책임져야 한다. *가정을 지켜야 한다. *가족에 대해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자녀에게 공부를 강요하면 안 된다. *자녀를 믿어야 한다. *자녀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따뜻하고 부드러워야 한다. *자녀에게 폭력적이면 안 된다. *자녀를 바른길로 인도해야 한다. *착해야 한다. *자녀를 이끌어 줘야 한다. *자녀의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 *자녀와 마음이 통해야 한다. *자녀와 소통을 많이 해야 한다.
[자녀는?]
*부모를 사랑해야 한다. *부모를 따라야 한다. *부모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 *부모에게 대들면 안 된다. *부모에게 예를 갖춰야 한다. *부모의 노력을 알아야 한다. *부모에게 효도해야 한다. *부모와 화목해야 한다.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부모의 보물이다. *부모의 자랑이 되어야 한다. *부모를 믿어야 한다. *부모를 존경해야 한다. *부모의 거울이다. *부모를 기쁘게 해드려야 한다. *부모에게 잘해드려야 한다. *부모에게 사랑을 받아야 한다.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 *부모에게 항상 고마움을 가져야 한다. *부모를 힘들게 하면 안 된다. *부모를 슬프게 하면 안 된다. *부모를 모셔야 한다.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한다. *부모에게 받고, 다시 돌려줘야 한다. *부모를 위해 사고를 치면 안 된다.
그러자 가격이 6,500원(티) + 앞면 인쇄(1,000원) + 이름표(3,000원) = 10,500원
선생님 셔츠는 서비스라고 해도 꽤 많은 돈이 필요했다.
어떻게 이 금액을 마련할 것인가!!
토의 끝에 반 아이들은 알뜰장터와 일일찻집을 함께 운영하기로 계획했다.
이렇게 만든 초대장을 카카오톡을 이용해 부모님들께 보내고, 출력된 초대장도 아이들이 들고가서 홍보를 시작하기로 했다.
다른 반 아이들에게도 토요일의 알뜰 찻집을 홍보하고, 학원 등의 일정 때문에 오지 못하는 학생들도 부모님을 보내기로 서로 약속하는 것을 보게 됐다.
특히 알뜰찻집 준비 팀들은 장을 봐야 할 것들을 준비해야 했다.
나중에 장터 때 돈을 되돌려 주기로 하고 여러 준비물품은 어머님들의 도움을 받아 구입했다.
음료수 가격을 정하고, 생과일 주스 가운데 무엇을 팔지, 각자의 역할 분담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토의하고 결정했다.
여러 과정 속에서 토의가 짜증날 법도 한데, 반티를 갖고 싶다는 마음이 힘나게 했고, 온 마음으로 더 좋은 쪽으로 결정내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장터를 위한 마지막 토의로 교실을 적절히 배치하고, 손님들을 어떻게 받고, 물건들을 어떻게 진열할 것인지에 대해서 나뉘어진 모둠에 맞게 토의를 진행했다.
[알뜰찻집!!!]
아래 알뜰찻집의 이모저모를 남긴다.
아이들은 너무나 열정적으로 판매와 운영을 해냈다.
목표한 수익금을 돌파해서 장을 볼 때 사용한 비용까지 돌려주고도 남았다.
아이들이 들고 온 물건으로 진행된 알뜰장터
학용품부터 옷, 인라인스케이트까지 물품이 다양했다.
아이들이 운영한 일일찻집
학생들에게는 아이스티가 인기가 좋았고, 부모들에겐 생과일주스와 커피가 인기 있었다.
돈통에 돈이 쌓여가면서 아이들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
준비한 차들이 동이나서 나중엔 과자도 판매하고, 작은 사이즈의 컵으로 팔게 됐다.
이 알뜰장터를 위해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
책 몇 권과 함께 우리집 텃밭에 가득한 상추를 뜯어다가 가져왔다.
인기가 좋아서 초반에 동났다.
오... 행복해 하는 아이들!!
[반티주문]
반티 주문은 간단했다. 반티나 사이트를 보고 각자 사이즈를 기록하고, 주어진 양식에 기록해 업로드 하면 끝!
바로 전화통화로 확인작업하게 됐다. 우리가 주문한 옷이 런닝맨 스타일이라 박음질을 하는데 좀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일주일 정도 걸린다고 예상했고, 후불제였다.
담임선생님 옷은 서비스로 해 준다고 했고, 이런 저런 서비스 물품들도 함께 포장해서 보내줬다. ^^
[도착한 반티!!]
일주일 정도 뒤에 도착한다던 반티가 3일 빨리 도착했다.
아이들이 교담수업을 하러 교실을 비운사이에 도착했고, 내가 먼저 반티를 입고 기다렸다.
수업 끝나고 교실에 도착해서 반티를 발견한 순간 아이들은 환호와 함께 날뛰었다.
안전 문제 때문에 런닝맨 이름표를 뒤에 부착할 것인지에 대해 최종 고민을 했는데, 아이들이 원한 이름표가 등에 붙어 있고, TV에서처럼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뒤 더욱 기뻐했다.
아이들은 안정시키고.. ^^
사이즈에 맞게 나눠주고, 입을 시간을 주고, 기념 사진을 찍었다. ^^
이름표가 있다는 사실과 함께 기뻐하는 아이들..
반티도 좋고, 이름표도 좋고!!! 와!!
반티를 입자마자 아래로 내려와서 단체사진을 찍었어요.. ^^
반티를 입고 급식을 먹는데, 모든 이목 집중!!!!
역시 2중라운드가 예쁘네요.
점심시간에도 뿌듯한 마음과 함께 노는 반 아이들.. ^^
축구할 때, 체험학습 갈 때 우리 반티가 예쁘게 눈에 띄겠죠?
[아이들 소감]
*우리 반 반티는 다른 반과 달리 삐와 땀으로 만들어 냈다!!
런닝맨 이름표가 최대 고민이었는데, 이름표가 붙여졌다.
아, 감사해요~ (예진)
*내가 일한 대가로 입게 된 반티라 더 기쁘다.
알뜰찻집을 하기 전엔 정말 부정적인 생각이 많았는데..
반티를 받은 지금, 너무 행복하고 기쁘다. (시온)
*정말 많은 과정을 거쳐서 반티를 샀다.
돈을 벌기 위해 무엇을 하면 좋을까?
토의를 하고 또 토의를 했다.
알뜰장터에 사람들이 많이 올까?
난 아이스커피를 만드는 역할을 하면서 함께 일을 했고...
우리가 만든 반티를 입는 건 정말 특별한 일이었다. (효린)
*우리가 반티를 사기 위해 했던 노력들!!!!
반티를 보니 너무나 흐뭇하다. (은진)
*안전이냐, 우리들의 행복이냐를 놓고 고민한 선생님...
이름표를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헌)
*우리 힘으로 직접 돈을 벌어서 산 반티는 소중하게 생각되고..
너무나 뜻깊다.
차례에 걸친 토의 끝에 생겨서 더욱 좋다. (지윤)
*매번 토의를 하면서 짜증날 때도 있었다.
'티 하나 하는데 뭐가 이렇게 복잡해!!'라는 생각도 들었다.
막상 장터와 찻집을 하면서 돈버는 재미도 알았고, 후원금이 모이는 것이 너무나 좋았다.
남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닌, 우리의 힘으로 반티를 구입해서 더욱 뿌듯하다. (지민)
반티를 입어보니, 디자인도 마음에 들었고, 깔끔했다.
이름표 등에 박음질 되서 그런지 등에 날개가 달라붙어 있는 느낌이 들었다.
불편할법도 한데 아이들은 이름표에 열광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
그냥 사면 간단히 끝날 일이었는데, 토의를 계속해 내고 스스로 많은 것들을 만들어 내는 힘을 보여줘서 고마웠다.
그리고 이 활동을 통해 지난 제자들이 느꼈던 감동, 부모에 대한 생각 등에 대해 두 편의 글을 읽어주면서 의욕을 만들어 주고..
이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확인해 봤다.
예상대로 아이들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고, 두근거리는 심장소리가 내 귀에 들릴 정도였다. ^^
내 딸이 태어난 영상을 보여주고, 활동에 들어가기 전..
예전엔 교육연극 기법을 통해서 엄마, 아빠의 옷을 입혀줬다면...
아주 중요한 단계를 밟아 나가야 할 필요가 있었다.
잠깐동안, 최면과 비슷한.. 심상화 작업을 하게 됐다. (나도 여러 내공이 생긴 뒤라.. ^^ )
잠깐만 눈을 감습니다.
입을 살짝 벌리고,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길게 내쉽니다.... (중략)
잠깐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겠습니다.
여러분은 조금씩 어린 나로 거슬러 올라가겠습니다.
잠깐만 초등학교 5학년일 때를 떠올려 봅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4학년이 되고, 3학년..... (중략)
이제 여러분들은 산부인과 병원 분만실에 도착했습니다.
여러분은 조금 전 막 엄마 뱃속에서 태어났습니다.
여러분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아무 것도 없습니다.
단지 이 새로운 세상이 너무나 낯설고, 두려울 뿐입니다.
그 때 누군가 여러분을 감싸고 엄마 품으로 데리고 갑니다.
엄마는 눈물이 글썽한 눈으로 여러분을 바라보고
여러분들의 이름을 부릅니다...
.
.
(중략)
이렇게 태어나던 순간을 재경험해 보고, 엄마가 나를 그렇게 만난 것처럼
우리 반 아이들에게 부모라는 옷을 부여하고, 새로운 생명 '달걀'을 사람처럼 대하고 만날 수 있는 시간을 부여했다.
언제나 중요한 의인화, 생명을 느끼게 하도록 얼굴 그리는 작업이 우선됐고..
얼굴 뒷 면엔 이름을 지어서 써 보도록 했다.
이렇게 반 아이들은, 아주 진지하면서 즐겁게 각자의 자녀와 첫 만남을 시작했다. ^^
이번에도 역시 다양한 얼굴이 탄생했다.
잘 그려보자는 차원이 아닌, '내 아이가 어떤 얼굴로 이 세상을 살아가면 좋을까?'에 초점을 맞추고..
그런 얼굴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어떤 부모의 역할을 해야 할 것인지 생각하게 했고..
어떤 의미가 담긴 이름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면 좋을지에 대해서 고민할 시간을 줬다.
이렇게 각자의 아이들 얼굴을 그려가는 것들을 사진으로 기록해 가고..
아래와 같이 가족사진(?)을 찍어줬다.
며칠 뒤, 현상해서 평생 기념으로 남겨줄 것을 다짐하며... ^^
각자의 자녀에게 '안녕? 난 네 엄마야' 등의 인사를....
그리고 미소 지어주고, 따뜻한 체온을 느끼게 해 줄 시간을 준 뒤...
내 아이를 어떻게 키울지에 대한 다짐의 글을 써 보는 시간을 만들었다.
현재 자신의 초등학생 생활 속에서 좋았던 것들을 더욱 살리고, 답답했던 것들을 제거해서 내 아이가 정말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를 적어보도록 했다.
특히 내가 근무하는 이곳에서는 학원에 대한 글들이 많은 듯 하다.
여러 특성이 있는 글들 가운데 한 편만 아래에 소개해 본다.
내 아이를 이렇게 키우겠다!!
내가 지내면서 부모에게 불평을 한 것들을 내 딸에겐 주고싶지 않다. 그리고 내가 평소에 서운했던 점 “왜 엄마는 다른 엄마와 다를까?” 이런 생각을 하지 않도록 내 경험을 살려서 잘 키울 것이다. 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딸에게 강요하여 시키고 싶지 않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 하나까지 배려하며 키워 훌륭한 아이로, 사람으로, 쭉 키워갈 것이다. 또, 일주일에 한 번은 꼭 까페에 데려가서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그리고 내가 지내면서 갖고 싶은 휴대폰, 학용품, 아기자기한 악세사리도 내 딸을 배려하여 사주고 싶다. 내가 내 딸이 잘못했다고 이거하라, 저거하라, 하지마라 등 이렇게 말해 스트레스 주지 않고,
자신이 먼저 통제하여 나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게 해주진 않을 것이다. 이렇게 해주고 싶은 것 다해주고, 갖고 싶은 것 다해줘서 버릇없게, 나만아는 사람으로 키우진 않을 것이다. 남을 먼저 배려하고, 착한 마음을 가질 수 있게, 예절 또한 틈틈이 알려줄 것이다. 이렇게 나는 내 아이를 마음도 예쁘고 겉모습도 예쁘고, 사람들에게 놀림받지 않는,
다른 사람들이 배우고 싶은 사람으로 키울 것이다.
현재의 삶에 대한 생각이 담긴 이런 글들은 또 다른 활동에서 다루기로 하고...
내가 부족한 것들을 다 채워주겠다는 그 마음이 현재의 삶에서 내 부모의 행동 중 무엇과 연결 됐는지를 잠깐 생각할 기회를 가졌다.
그리고 때론 내 아이에게 다 해주겠다는 생각이 아이를 힘들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도 돌아보게 했다.
각자의 통찰이 생길 기회를 주고.... ^^
예전의 활동과 달리 이번엔 좀 특별한 운영을 했다.
"여러분이 지금 6학년 5반,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은. 부모님이 여러분을 단 한 번도 떨어뜨리지 않고 소중히 잘 키워주셨기 때문입니다!"
라는 문장이 큰 역할을 하는 것을 알기에... 최대한 깨지지 않도록 안전 장치를 하는 것이 중요했다.
달걀이 깨지면 체념을 하거나, 너무 슬퍼하는 등의 모습이 기억났다.
예전 경험을 보면 어딘가에 이동할 때, 담임인 내가 운영하지 않는 다른 수업 시간일 때 달걀이 많이 깨지는 것이 생각나서..
호텔을 운영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달걀판을 호텔이라 칭하고.....
교담 시간엔 이곳에서 아이들이 휴식을 취하도록 했더니 이것 또한 특별한 재미가 있었다.
여러 아이들이 모여 있는 것만으로도 반 아이들의 시선을 모았고, 수업 하러 가는 동안 아이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수업 끝나고 달려와서는 내 아이가 괜찮은지 확인하고 조심스럽게 데려가는 모습 등... ^^
아이들은 이 호텔을 본따서 유치원도 만들고 아이들이 모여서 할만한 장소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역시, 내 자녀가 잘 되면 좋겠다는 등의 생각과
약간의 질투심이 작용이 되어서 다양한 집들이 탄생됐다.
어디서 어떻게 박스와 소품들을 구했는지 모르지만 뚝딱뚝딱 많은 것들이 만들어 졌다.
카메라렌즈를 망원으로 교체하고 조금 떨어진 곳에서 아이들의 부모역할을 지켜보면서 자꾸만 즐거운 웃음이 나왔다.
우선 다양한 집들을 아래에 소개해 본다. ^^
사물함에 있던 작은 티슈 상자를 이용해 집도 만들고..
이 집에 친구들이 놀러왔고.. ^^
깨지지 않도록 조심조심, 그리고 종이컵으로 만든 아주 작은 집.. ^^
칸이 있는 플라스틱 포장상자를 이용해 만든 집. 학교 정원에서 꽃을 따와서 장식까지... ^^
아이가 추울까봐 따뜻하게 감싸 놓기도 하고.. ^^
박스에 칸막이를 달아서 용도를 구분하고, 친구들과 함께 할 공간을 만들고.. ^^
필통을 이용한 집까지.. ^^
쉬는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의 모습이 가장 인상 깊다.
언제나 그렇듯.. 서로의 자식자랑을 해대는 것을 넘어서 초대하고 초대받고..
때론 아이를 맡기고 볼일을 보고 돌아오고, 음악을 들려주거나 따뜻한 햇살을 선물해 주는 등
따뜻한 마음의 반 아이들을 보게 된다. ^^
쉬는 시간, 서로의 아이들과 함께.. ^^
아이들이 심심할거라며, 놀이공원에 간 아빠들... ^^
정말 조심하고, 조심하게 운영을 하지만.....
달걀이 깨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중요한 것은 달걀이 깨진 뒤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데............
이번엔 좀 특별한 일이 있었다.
예전엔 그냥 닦아서 화장지 뭉치를 장례식장으로 보냈다면, 이번엔 아이들이 정성껏 관을 만들고..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 슬퍼하고, 기도해 줬다는 것이다.
어쩜 그런 생각을 했는지.... ^^
사실, 이런 관(?) 아이디어 덕분에 뒷 처리가 너무 깔끔했고....
조금 더 진지한 모습들이 많았다.
실수로 아이가 떨어짐.. ㅡㅜ
정성껏 관(?)을 만드는 아이들..
장례식장의 죽은 아이.. ㅡㅜ
하루를 이렇게 보내고...
활동에 대한 소감을 나눴다.
내 부모에 대해 생각하게 했고, 내 아이를 바라보게 했다.
언제나 중요한 마무리였기에....
가족세우기 기법 중 한 가지를 응용했다. ^^
잠깐만 눈을 감습니다.
오늘 만나게 된 소중한 내 아이의 얼굴을 떠올려 봅니다.
그리고 그 아이의 이름이 무엇인지 잠깐 불러 봅니다.
(중략)
이제 여러분 앞에 서 있는 부모님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부모님이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보기만 합니다... ^^
그리고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저에게 생명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중략)
아이들의 얼굴엔 작은 미소가 생겼고...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라는 말에 진지함이 가득했다.
그 마음으로 오늘 소감을 쓰게 했고...
내 부모를 바라보는 눈을 점검하도록 했다.
마음흔들기 공책에 쓴 아이들의 소감 중 일부를 아래에 소개해 본다.
아이들의 소감
내 아이를 보면서.... 예쁜 아이가 내 품에 있으니 참으로 기뻤다. 아이는 소중히 다루고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는 점을 배우고 느꼈다. (김예진)
내 엄마는 나를 낳고 얼마나 힘이 드셨을까... 그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크나큰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활동이었다. 아이를 보호하려고 기쁘게 해주려고 이런 마음과 생각은 내가 사랑스러운 눈길을 보내게 해줬다. 이 아이를 내가 떨어뜨리는 순간 내 마음은 어땠을까? 나를 처음 안아본 엄마의 마음은 어땠을까? 아이가 자고 있는 모습, 웃으며 노는 모습은 나를 항상 웃을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아가야 건강하렴~ ^^ (심지윤)
이 활동을 통해 책임, 믿음 그리고 소중함을 느꼈다. 내가 책임감이 없다면 이 아이는 벌써 깨지고 없을 것이다. 내가 상처가 나고 미운 짓을 했을 때 우리 엄마와 아빠도 내가 귀찮고 버리고 싶었을까? 또 깨질까봐 불안해도 잘 보살피지 못했던 나처럼 우리 부모님도 고민한 적이 있었을까? 하지만 무엇보다 부모님의 사랑을 알게 된다. 매일 나에게 칭찬해주시는 엄마 아빠에게 감사하고, 사랑한다. 사랑해요, 엄마, 아빠!! (서은진)
부모님의 마음이 무엇인지 정말 잘 알게 됐다. 내 아이라고 생각하니 정말 소중히 다루게 됐다. 혹시 깨질까봐 휴지 위에도 놓고, 솜에도 나누어 놨다. 내가 아이를 떨어뜨리면 죽는 것처럼 부모님이 내가 어렸을 때,
나를 떨어뜨리셨으면 나는 이 자리에 없을 것이다. 나는 이런 점에 대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부모님께 감사!! (이유진)
엄마 닭이 된 이 순간.. 나는 엄마가 되어 내 부모님 입장에서 생각하고 있다. 내 부모님은 어땠을까...... 내가 상처가 났을 때, 우리 부모님의 마음은 어땠을지 곰곰이 생각해 본다. 내가 어렸을 때, 스탠드 유리 조각에 귀가 다친 적이 있었다. 그때 우리 부모님의 마음은 얼마나 아팠을까..... 지금도 남아 있는 내 상처를 보면서 우리 부모님은 정말 마음아파 하시겠지? 자신의 잘못이 아닌데도 자식이 다치면 슬퍼하는 그런 마음에 대해 잘 알지 못했는데... 오늘 난 믿는다. 우리 부모님께서 무슨 짓을 해서라도 나를 지켜주신다는 것을.. 그리고 나를 멋지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해 주실 거라는 것을 간절히 믿고 또 믿는다. (박주영)
참, 이번 활동에서....
얼굴을 그리다 금이가고 약간 파인 아이가 탄생했다.
이 아이를 보면서 놀리는 반 아이들을 보게 됐다.
그 아이들의 삶의 태도라 생각하지만......
이 달걀의 부모역할의 아이 얼굴표정에서 체념을 읽을 수 있었다.
"네 부모가 팔이 부러지거나 조금 다쳤다고 널 포기했을까?" 라는 말을 던졌다.
이내 많은 것들이 달라졌지만......
역시 기본적으로 삶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남을 놀리는 몇 명의 아이들의 몸과 말을 읽게 됐다.
이런 것들을 앞으로 어떻게 예방하고, 잘 대처해야 하는지가 또 다른 과제로 남았다. ^^
사실, 이 활동을 통해 많은 것들을 읽게 된다.
사랑이 필요한 아이들, 집착이 있는 아이들, 현재 부모님께 불만이 있는 아이들, 소중함에 대한 각자의 생각...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을 넘어, 가족... 사랑... 감사..... 에 대한 아이들의 진지한 태도를 보게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가 나에게 준 생명이고..
기억나지 않은 어렸을 때, 부모가 나를 어떻게 키워주고 사랑해 줬는지.. ^^
그리고 받은 사랑을 보답하는 것은 내 아이를 사랑으로 키우는 것임을 알려 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다.
심리극과 가족세우기를 위주로 하고 싶지만 3~4월은 프로그램 위주로 표출과 자기 사랑 등에 대해서 접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발활동에 온 학생들에게 이 부서는 어떠하다~ 라는 것을 알려 줄 필요도 있었고,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주고 싶었다.
에전 같았으면 '내 몸의 변화'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겠지만.. 그 또한 부담감이 자리잡고 있는 활동들이 있던 터라..
전체가 할 수 있으며, 각자의 내면을 만나고, 위로해 주는 부담 없는 활동이 필요했다.
그래서 풍선을 가지고 하는 활동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화, 분노 등에 대한 설명을 할 때 반 아이들에게 '풍선'으로 비유를 했던 적이 많아서...
그런 이야기를 적절히 활동 속에 녹여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날 힘들게 한 너, 사라져!!' 라는 활동이 신문지와 화장지로 진행이 된다면...
비슷한 분출, 자기사랑에 대한 내용을 풍선에 담았기 때문에 이번 활동은 같은 제목으로 나가보려고 생각했다.
[활동 순서]
*날 힘들게 한 '너' 만나기
*풍선에 문장으로 기록하기
*풍선 때리기
*여럿이 함께 터뜨리기(몸)
*나 사랑해 주기
# 날 힘들게 한 '너' 만나기
학생들은 나름 여러 힘든 점들이 있다. 사회나 학교에서 항상 참게 만들고, 인내하고, 표현해서는 안된다고 가르친다.
하지만 경험해 보면 때론 안전하게 표현하는 것이 학생들의 분노조절이나,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는 것을 볼 때가 있었다.
그래서 잔잔한 명상 음악을 틀어 놓고 내 안에 있는 힘든 것들을 만나게 했다.
[멘트의 예]
나를 힘들게 한 사람이 있나요?
그렇다면 그 사람을 잠깐만 떠올려 봅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했던 말과 행동을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나를 힘들게 하는 상황이 있나요?
그렇다면 그 상황을 잠시만 떠올려 봅니다.
(중략)
그 상황에서 하고 싶었던 말들을 떠올려 봅니다.
하지만 용기가 없어서, 때론 더 어려움이 나에게 올까봐 하지 못했던...
그 말들을 잠깐만 떠올려 봅니다.
(중략)
호흡을 통해 아이들을 깊은 내면으로 들어가게 하는 것이 좋았다.
입을 살짝 벌리고, 숨을 쉬게 만든 뒤에 이완 시키고... 답답하고, 힘든 상황 속에서 하고 싶은 말들을 떠올려 봤다.
학생들에게 풍선을 2개씩 나눠주고...
먼저 풍선을 불게 했는데..
생각보다 풍선 불기를 힘들어 하는 학생들도 있었고, 풍선을 묶지 못해 쩔쩔매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것들에 대해 쑥스러워 할 수도 있으니 자연스럽게 옆 친구들이 도와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놓으면 좋을 듯하다.
# 풍선에 문장으로 기록하기
풍선을 다 불면 원하는 유성펜 색을 고르게 하고, 풍선에 하고 싶은 말을 적는 시간을 줬다.
잔잔한 음악을 틀고, 호흡이 정리된 상태에서 또박 또박 적게 해야 한다.
단어만 적는 것보다는 인물이나 대상에게 말하는 것처럼 문장으로, 말 하듯 적으면 더욱 효과적이었다.
이번 기회에 정말 하고 싶은 말들을 적어보면 좋다고 안내하고...
정말 정말 원하는 경우에는 1~2개의 욕설도 포함해도 된다고 허락해 본다.
스피드하게 적어 내려가는 학생들.. ^^
# 풍선 때리기..
풍선들을 마구 섞어 놓고, 내 힘든 점은 친구의 힘든 점이고... 친구들의 힘든 점은 나와 닮았다는 것을 잠깐 인지하게 했다.
그리고 손으로 때리고 마구 치는 시간이 있었다.
날 힘들게 한 만큼 때리고 치는... ^^
# 여럿이 함께 터뜨리기...
풍선을 아무리 때려도 터지지 않는 것처럼, 내 안의 고민은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고 이야기 했다.
그래서 혼자가 아닌 함께 이겨나가야 하기 때문에..... 친구들과 함께 몸과 몸 사이에 넣고 풍선을 터뜨려 보라고 했다.
소리가 두려워서 포기할 거냐...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 터뜨려 보겠느냐... ^^
땀을 뻘뻘 흘리며 터뜨리는 아이들.. ^^
뻥....
뻥...
땀을 흘리며 너무 힘들게 터뜨리는 모습 끝에... 드디어....
발로 밟아서(?) 터뜨릴 기회를 줬다.
참고 인내했다가... 환호와 함께 풍선을 터뜨리는 아이들. ^^
# 나 사랑해 주기..
풍선이 다 터진 뒤... (하고 싶었던 말들 다 하고.. 힘든 것들 모두 날려버린 뒤) 내 안의 '나'를 만나게 했다.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힘이 되는 말을 하도록 문구를 던져줬다. (문구는 오프에서 실습)
고마워.. 이겨낼 수 있어.. 내 안에 있는 힘을 볼거야..
약 5분을 남겨 놓고... 모든 활동이 끝났다.
첫 번째 마음흔들기 활동에 참여한 소감... 그리고 활동 속에서 알게 된 것을 자유롭게 적어 봤다.
[아이들의 소감]
선생님이 풍선에 우리 마음 속에 있던 말을 적으라고 한 이유는 우리 마음 속 말이 밟아도 잘 터지지 않는 풍선처럼 마음 속에서도 잘 잊혀지지 않기 때문이다. 새 마음으로 태어나는 것처럼 전부 잊을 기회를 주셨다. 같이 뭉치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ㅎㅅ)
활동 마지막에 내 자신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할 때 정말 내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됐다. 친구들과 힘을 모으고... 함께 즐기고 웃고, 그런 상상을 하니까 너무 기뻤다. 힘을 내야겠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ㄱㅎ)
내 안의 슬픔, 스트레스, 화난 감정, 서러움 등을 떨칠 수 있어서 좋았다. 답답한 감정이나 상쾌함과 통쾌함을 동시에 느꼈다. 친구와 함께 풍선을 터뜨리려 했는데 잘 안되서 짜증도 나고 답답했다. 하지만 활동이 끝난 뒤, 그런 감정들은 사라지고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할 수 있겠다는 결심과 마음이 생겼다. 이 활동을 통해서 나를 용서하는 마음과 힘을 주는 마음이 생겼다. (ㅈㅇ)
이 부서에 힘든 아이가 나만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풍선들을 보면서 다른 친구들도 나처럼 고민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마음흔들기 부서에 들어온 것은 정말 다행이다. 지금의 내가 아닌, 내가 내 삶을 바꾸어 나갈 것이다. 난 당당해 지겠다. (ㄱㅎ)
풍선이 잘 터지지 않는 것처럼.... 내 마음 속에 싸여 있는 짜증나는 것들도 잘 없어지지 않는다. 여러 명이 힘을 합해 터뜨렸던 것처럼, 우리도 여럿이 힘을 합치고 여러 명의 고통을 함께 나눠야 겠다. (ㅈㅅ)
이 시간을 통해 나는 내 안의 나를 위로해 줬다. 힘든 시간과 어려움을 모두 짊어지고 있었던 내 안의 나... 풍선을 통해 나의 모든 스트레스와 고민들을 날려버리고 내 안의 나를 위로해 줬다. 그리고 힘들고 어려움이 있을 때, 나 혼자 해결하는 것보다 함께 해결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 알았다. 모든 시련들을 견디고 이겨내서 내 안의 나를 행복하게 만들 것이다. (ㅁㅊ)
풍선에 고민들을 적으면서 손이 멈추지 않고 계속 움직였다. 고민들을 뻥뻥치면서 마음 속이 시원해 지는 것같았다. 내 고민들을 생각하면서 풍선 하나 하나를 던졌다. 저 멀리 날아가는 풍선을 보면서 너무 즐거웠다. (ㅇㅅ)
선생님이 이 활동을 한 이유는 고민은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과 함께 해야 한다는 것 때문인 것 같다. 사람의 마음은 둥글고 쉽게 상처받으면서 터지는 것이 풍선과도 같았다. 이 활동을 하면서 내 자신에 대해 더 알게 됐고, 친구는 참 소중하고, 내 고민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다. 앞으로 풍선처럼 조금씩 조금씩 공기를 빼겠다. (ㅇㅂ)
이번 활동을 통해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나 ‘혼자’가 아닌 여러 친구들이 내 곁에 있다는 것이다. 풍선을 터뜨리며 모든 스트레스, 걱정이 다 사라진 건 아니다. 아직 내 마음 속에 더 많은 스트레스와 고통, 걱정이 가득하다. 하지만 느꼈다. 내 곁에 친구들이 나를 응원하고 지켜주고 있다는 것을.. (ㄷㅂ)
모두 없애버렸다. 시원하군... (ㅈㅎ)
내 안의 고민, 아픔, 스트레스 모두 ‘함께라면’ 이겨낼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그리고 교훈을 얻었다. 풍선이 터지는 그 소리가 무서운 나는 그 고민을 해결하기까지의 과정이 무서웠던 것이다. 내 귀를 막고 ‘어쩔 수 없잖아’ 하면서 살아왔다. 이런 내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알게 해 줘서 감사하다. 부딪혀 보는 게 힘들다면 그래도 내 귀는 막지 않고 있겠다. 고민을 나누겠다. 그러면 내 마음은 조금씩 편안해 지니까 그렇게 하겠다. 모든 게 무서워 귀를 막고 있는 사람은 되지 않겠다. (ㅇㅅ)
난 항상 스트레스를 속에 품는 편이다. 항상 혼자 아파하고, 혼자만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 풍선에 스트레스를 써도 누군가 함께 한다는 느낌에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뭔가 스트레스가 내 마음에 남아 있더라도 나 혼자가 아니라 남들과 함께라는 마음에 기분이 훨씬 나아졌다. 뭔가 속이 시원하다고 해야 하나... 이런 스트레스를 가진 사람이 나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있다는 게 안심이 된다. (ㅎㅇ)
첫 번째 계발 수업이 원하는 것처럼 잘 적용이 됐고...
여러 경험들을 통해 내가 아이들에게 멘트를 주는 방법, 문구 등이 보다 세련되게 변한 것을 느낀다.
그리고 풍선으로도 충분히 의미있는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멋진 시간들..
아이들이 땀을 뻘뻘 흘려가면서, 나와 친구들의 힘든 것들을 뻥~ 뻥~ 날려보내는 그 모든 것들이 아름다울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