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소중하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OECD국가중 1위라는 뉴스를 봤다.
그리고 TV를 통해 접하는 연예인들과 정치인들의 자살 소식.
그리고 베르테르효과로 인한 여러 사람들의 자살은 정말 안타까울 뿐이다.
그리고 생활고로 인해 차에 태워 자식을 안고 강으로 뛰어들거나, 베란다에서 던져버린 비정한 부모들.
죽어야 할 이유가 뭘까? 죽어서 찾고자 하는 것을 뭘까? 자식을 죽인 이유는 뭘까?
가끔 장난삼아 죽고싶다고 말하는 아이들, 괴로워서 일기장에 죽고싶다는 아이들을 보면 걱정될 때가 많다.
자세히 살펴보면 죽고싶을 정도로 힘든 아이들이 보인다.
고민이 가득한 아이들이 보인다.
그리고 그 너머로 무관심한 부모들이 보일때가 많았다.
부모들을 바꾸기엔 너무 힘든게 현실인만큼.. 내 반 아이들이라도 삶을 더욱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었다.
그리고 생명을 존중하고, 삶을 아름답게 살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싶었다.
2년 전, '아름다운 이별'이란 글을 읽으며 잠깐 죽음을 가상으로 체험을 했을 때가 있었다.
아이들은 삶을 새롭게 바라봤고, 인생관이 긍정적으로 변했던 큰 효과가 있었다.
그래서 이번엔 그 가상죽음을 발전시켜보고자 했다.
체험학습장에선 작은 관에 들어갔다 나오는 체험을 하지만..
죽음과 관련된 감각 대부분을 교실에서 연극적 방법으로 느껴보고자 했다.
그래서..
1. 죽음이란?
2. 휴먼다큐 '안녕 아빠'
3. 우리나라의 자살률
4. 비문과 유언장 쓰기
5. 가상 죽음
6. 글쓰기
이 순서로 토요일 수업을 준비했고, 약 세 시간 동안 특별한 수업이 진행됐다.
반 아이들은 자살률이 OECD 국가 가운데 1위라는 사실에,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들보다 자살로 죽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왜 죽음을 택할까?' 라는 질문에 아이들은 '삶이 힘들어서'라고 답을 했다.
'그렇다면 너희도 힘들다고 스스로 목숨을 끊겠느냐?'는 질문엔 이어진 침묵..
죽음이란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 죽음이란 슬픈 것이며, 죽음을 우리가 결정내리고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죽음이 주는 슬픔, 의미를 알아보고자 휴먼다큐 '안녕 아빠'편을 봤다.
암에 걸려 죽음에 이르기까지 고통스러운 장면을 눈물을 닦아가며, 피하고 싶은 마음을 붙잡아 가며 화면에 집중했다.
이처럼 죽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과 슬퍼하는 가족들이 이 세상엔 많은데, 왜 반대로 쉽게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왜 생길까?
그래서 가상으로 죽음을 체험을 하기로 했고, 먼 훗날 쓰여질 비문과 유언장을 작성해 보도록 했다.
' ____ 는 평생 ________을 위해 살았다. 이런 그를 ________이라 불렀다.' 라는 간단한 문장을 채워보게 했고, 부족한게 있다면 이를 토대로 응용해 써보게 했다.
간단히 몇 명의 아이들의 가상 비문을 보자면..
*ㄷㅂ는 평생 가족, 부모님, 유치원 아이들을 위해 살았다. 이런 그녀를 보살핌을 나눠준 사람이라 불렀다.
*ㄱㅎ은 평생 가족과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살았다. 이런 그녀를 행복을 나눈 천사라 불렀다.
*ㅈㅅ은 변호사로써 평생 평등, 사랑을 위해 살았다. 그녀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 졌고, 이런 그녀를 행복한 바보라 불렀다.
*ㅎㅈ은 평생 돈이 없어 공부를 못하는 사람들과 힘들고 아픈 사람들을 위해 살았다. 이런 그녀를 천사의 교수라 불렀다.
*ㅊㅈ은 평생 행복을 위해 살았다. 이런 그를 오랫동안 잘 살았던 사람이라 불렀다. |
죽었을 때 자신들이 받을 평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했다.
죽었을 때 '죽기엔 아까웠다'는 평가를 받을 것인지, '고놈 잘 죽었다!'라는 평가를 받을 것인지는 우리 인생이 답을 해준다고 해서일까?
그래서인지 남을 위해 봉사하고, 가족을 사랑하며, 사랑을 나누며 살았다는 글이 많았다.
그리고 한 편으론 반 아이들의 현재 삶, 가치관을 살짝 볼 수 있었다.
추구하고자 하는 삶, 그리고 현재 불만족이 무엇인지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유언장을 살짝 살펴보니...
*내가 사는 동안 나를 가장 위로해주고 사랑해주신 부모님 감사합니다. 키워주신 은혜 정말 감사합니다. 내가 그렇게 훌륭하지도 않는데 나와 결혼해 준 남편, 나를 즐겁게 해 준 아이들 모두 사랑해. 고마웠어. (ㄷㅂ)
*무엇보다 가족을 사랑했다. 착한 일을 더 하지 못해 미안하다. 나를 위해 살아준 모든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내 사랑하는 자식들 사랑한다. 정말 정말 사랑한다. (ㄱㅎ)
*내 전재산을 힘들고 아픈 사람들과 돈이 없어 공부 못하는 사람들에게 남긴다. 내가 죽더라도 슬퍼하지 말아라. 난 내 삶을 정말 잘 살았단다. 내 자신 보다는 남을 더 생각하라. 나만 생각하면 아무것도 돌아오지 않는다. 남을 돕는 것을 아깝다고 생각하지 말라. 그리고 모든 사람들에게 너무나 감사하다. (ㅎㅈ) |
역시 사랑이 가득하고, 고마움이 가득했다.
죽을 땐 모든 것을 되돌아 보게 된다더니 가상유언장 속에서, 비문 속에서 아이들의 따뜻한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이젠 이 글들을 가지고 가상 죽음 체험을 하기로 했다.
여러 감각을 자극하기 위해 몇 가지 생각을 했다.
어둠을 느끼기 위해 안대를 준비했고, 누워있는 아이들이 창피해 할 수 있어서 심리극에 사용할 천을 모둠별로 줬고,
후각을 자극하기 위해 향을 하나 피웠고, 청각을 자극하기 위해 '에너지차임'과 '슬픈소리'라는 음악을 준비했다.
촉각을 자극하기 위해 차가운 교실바닥에 누워서 체험하고자 했다.
이런 감각을 통해 효과를 극대화 시키고 싶었다.
전체 활동으로 할까 하다가...
비문과 유언장을 읽어주고, 슬퍼하는 사람들의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4명이 한 조가 되고, 돌아가며 체험하도록 했다.
차가운 바닥에 누워, 안대를 쓰고, 천을 덮고 누웠다. 그리고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도록 했다.
그리고 들리는 슬픈 음악과 '아이고~'라는 말, 어느정도 분위기가 잡히면 귀에 대고 비문을 읽어주게 하고, 유언장을 읽어주게 했다.
자신이 쓴 글을 들어보는 것도 굉장히 큰 경험이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객관적으로 생각하고, 자신이 쓴 글을 판단 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진지했고, 숙연해 졌다.
시간이 지나 향이 교실에 가득찰 수록 더욱 체험의 깊이는 더해갔다.
서로 돌아가며 가상 죽음을 체험해 보고..
자신들이 쓴 글을 들었다.
몇 명은 특별하게, 들어서 옮기는 과정도 체험을 시켜줬다.
그리고 우리 삶으로 돌아와 체험에 대한 글을 나눴다.
반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몇 명의 아이들의 글을 살펴보자면...
* 내가 죽을 때까지 시간을 헛되게 보내지 않겠다. (ㅁㅊ)
*몸을 움직이지 말라고 하니 너무 불편했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서 살아가야 할지 느끼게 됐다.
*난 평생 살고 싶다.
*오늘 2교시부터 죽음체험이란 특별한 수업을 했다.
*내 비문과 유언장을 쓰면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
* 내가 체험을 할 땐 정말 답답했다.
*평소 ‘죽음’이란 말을 들으면 두려웠다. |
아이들의 글을 보니 다행하게도 내가 의도했던 여러 생각들을 아이들은 체험을 통해 얻었고...
어제보다 더욱 긍정적, 도덕적으로 살아가겠다는 아이들의 다짐이 보였다.
처음에 보여줬던 자살률에 대한 뉴스 때문인지 타인의 죽음에 대한 생각까지 들어 있었다.
위인들의 명언들 처럼 멋진 말들이 만들어 졌다.
오래 전, 자살하려던 한 친구를 살린 적이 있었다.
몰래 약을 먹고 기숙사에 의식을 잃고 있던 친구를 발견하고 무거운 몸을 끌고 병원으로 향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의 경험은 한 장의 사진으로 남아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곤 했다.
내 반 아이들이 미래에 혹시라도 그런 결정을 내리면 어떻하지? 하는 생각도 해 본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이 체험으로 인해 내 반 아이들만이라도 삶을 가치있게 만들어 가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힘들어서 죽고싶다는 생각을 이겨낼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반 아이들의 글이 세상사람들에게 작은 메시지가 되길 바라며..
(후속활동을 기대해 주세요..)
----------------------------------------------------------------------
참고자료
*베르테르 효과 : 베르테르 효과(Werther effect)는 유명인의 자살이 있은 후에 유사한 방식으로 잇따라 자살이 일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텔레비전 등의 미디어에 보도된 자살을 모방하기 때문에 벌어진다. 이름은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주인공 이름에서 유래했다.
http://enc.daum.net/dic100/contents.do?query1=10XX102626
*하루 평균 35명 자살…OECD 자살률 1위 오명 벗을까
http://www.mdtoday.co.kr/mdtoday/index.html?no=97536&cate=&sub=&key=&word=&page=1
*지난해 자살률 전년比 5.0% 증가
http://media.daum.net/economic/others/view.html?cateid=1041&newsid=20090831060316212&p=tomatotv
*'청소년 자살 예방' 해외선 어떻게
http://www.segye.com/Articles/NEWS/INTERNATIONAL/Article.asp?aid=20091102003661&subctg1=&subctg2=
* 휴먼다큐 안녕 아빠
http://tvpot.daum.net/clip/ClipView.do?clipid=19188513&q=%BE%C8%B3%E7+%BE%C6%BA%FC
'학교·교실·수업 > 마음흔들기·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학급운영/학급경영/마음흔들기) 날 힘들게 한 너, 사라져!! (0) | 2009.12.06 |
---|---|
(학급운영/학급경영/마음흔들기) 연필의 변신!! (0) | 2009.11.22 |
(학급경영-마음흔들기) 우리반의 특별한 소풍 (0) | 2009.11.01 |
(학급운영-마음흔들기) 내 몸의 변화 (0) | 2009.09.21 |
(학급경영-마음흔들기) 2009, 맨발의 아이들 (0) | 2009.08.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