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소중하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OECD국가중 1위라는 뉴스를 봤다.

그리고 TV를 통해 접하는 연예인들과 정치인들의 자살 소식.

그리고 베르테르효과로 인한 여러 사람들의 자살은 정말 안타까울 뿐이다.

그리고 생활고로 인해 차에 태워 자식을 안고 강으로 뛰어들거나, 베란다에서 던져버린 비정한 부모들.

죽어야 할 이유가 뭘까? 죽어서 찾고자 하는 것을 뭘까? 자식을 죽인 이유는 뭘까?

 

가끔 장난삼아 죽고싶다고 말하는 아이들, 괴로워서 일기장에 죽고싶다는 아이들을 보면 걱정될 때가 많다.

자세히 살펴보면 죽고싶을 정도로 힘든 아이들이 보인다.

고민이 가득한 아이들이 보인다.

그리고 그 너머로 무관심한 부모들이 보일때가 많았다.

 

부모들을 바꾸기엔 너무 힘든게 현실인만큼.. 내 반 아이들이라도 삶을 더욱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었다.

그리고 생명을 존중하고, 삶을 아름답게 살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싶었다.

2년 전, '아름다운 이별'이란 글을 읽으며 잠깐 죽음을 가상으로 체험을 했을 때가 있었다.

아이들은 삶을 새롭게 바라봤고, 인생관이 긍정적으로 변했던 큰 효과가 있었다. 

그래서 이번엔 그 가상죽음을 발전시켜보고자 했다.  

 

체험학습장에선 작은 관에 들어갔다 나오는 체험을 하지만..

죽음과 관련된 감각 대부분을 교실에서 연극적 방법으로 느껴보고자 했다.

그래서..

 

1. 죽음이란? 

2. 휴먼다큐 '안녕 아빠'

3. 우리나라의 자살률

4. 비문과 유언장 쓰기

5. 가상 죽음

6. 글쓰기

 

이 순서로 토요일 수업을 준비했고, 약 세 시간 동안 특별한 수업이 진행됐다.

 

 

반 아이들은 자살률이 OECD 국가 가운데 1위라는 사실에,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들보다 자살로 죽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에 깜짝 놀랐다.

'왜 죽음을 택할까?' 라는 질문에 아이들은 '삶이 힘들어서'라고 답을 했다.

'그렇다면 너희도 힘들다고 스스로 목숨을 끊겠느냐?'는 질문엔 이어진 침묵..

죽음이란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 죽음이란 슬픈 것이며, 죽음을 우리가 결정내리고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죽음이 주는 슬픔, 의미를 알아보고자 휴먼다큐 '안녕 아빠'편을 봤다.

암에 걸려 죽음에 이르기까지 고통스러운 장면을 눈물을 닦아가며, 피하고 싶은 마음을 붙잡아 가며 화면에 집중했다.

이처럼 죽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과 슬퍼하는 가족들이 이 세상엔 많은데, 왜 반대로 쉽게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왜 생길까?

 

 

 

그래서 가상으로 죽음을 체험을 하기로 했고, 먼 훗날 쓰여질 비문과 유언장을 작성해 보도록 했다.

' ____ 는 평생 ________을 위해 살았다. 이런 그를 ________이라 불렀다.' 라는 간단한 문장을 채워보게 했고, 부족한게 있다면 이를 토대로 응용해 써보게 했다.

간단히 몇 명의 아이들의 가상 비문을 보자면..

 

*ㄷㅂ는 평생 가족, 부모님, 유치원 아이들을 위해 살았다.

    이런 그녀를 보살핌을 나눠준 사람이라 불렀다.

 

*ㄱㅎ은 평생 가족과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살았다.

   이런 그녀를 행복을 나눈 천사 불렀다.

 

*ㅈㅅ은 변호사로써 평생 평등, 사랑을 위해 살았다.

    그녀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 졌고, 이런 그녀를 행복한 바보 불렀다.

 

*ㅎㅈ은 평생 돈이 없어 공부를 못하는 사람들과 힘들고 아픈 사람들을 위해 살았다.

    이런 그녀를 천사의 교수 불렀다.

 

*ㅊㅈ은 평생 행복을 위해 살았다.

   이런 그를 오랫동안 잘 살았던 사람이라 불렀다.

 

죽었을 때 자신들이 받을 평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했다.

죽었을 때 '죽기엔 아까웠다'는 평가를 받을 것인지, '고놈 잘 죽었다!'라는 평가를 받을 것인지는 우리 인생이 답을 해준다고 해서일까?

그래서인지 남을 위해 봉사하고, 가족을 사랑하며, 사랑을 나누며 살았다는 글 많았다.

그리고 한 편으론 반 아이들의 현재 삶, 가치관을 살짝 볼 수 있었다.

추구하고자 하는 삶, 그리고 현재 불만족이 무엇인지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유언장을 살짝 살펴보니...

 

*내가 사는 동안 나를 가장 위로해주고 사랑해주신 부모님 감사합니다.

   키워주신 은혜 정말 감사합니다. 

   내가 그렇게 훌륭하지도 않는데 나와 결혼해 준 남편, 나를 즐겁게 해 준 아이들 모두 사랑해.

   고마웠어. (ㄷㅂ)

 

*무엇보다 가족을 사랑했다.

   착한 일을 더 하지 못해 미안하다.

   나를 위해 살아준 모든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내 사랑하는 자식들 사랑한다.  정말 정말 사랑한다.  (ㄱㅎ)

 

*내 전재산을 힘들고 아픈 사람들과 돈이 없어 공부 못하는 사람들에게 남긴다.

   내가 죽더라도 슬퍼하지 말아라.

   난 내 삶을 정말 잘 살았단다.

   내 자신 보다는 남을 더 생각하라.

   나만 생각하면 아무것도 돌아오지 않는다.

   남을 돕는 것을 아깝다고 생각하지 말라.

   그리고 모든 사람들에게 너무나 감사하다. (ㅎㅈ)  

 

역시 사랑이 가득하고,  고마움이 가득했다.

죽을 땐 모든 것을 되돌아 보게 된다더니 가상유언장 속에서, 비문 속에서 아이들의 따뜻한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이젠 이 글들을 가지고 가상 죽음 체험을 하기로 했다.

 

여러 감각을 자극하기 위해 몇 가지 생각을 했다.

어둠을 느끼기 위해 안대를 준비했고, 누워있는 아이들이 창피해 할 수 있어서 심리극에 사용할 을 모둠별로 줬고, 

후각을 자극하기 위해 을 하나 피웠고, 청각을 자극하기 위해 '에너지차임'과 '슬픈소리'라는 음악을 준비했다.

촉각을 자극하기 위해 차가운 교실바닥에 누워서 체험하고자 했다.

이런 감각을 통해 효과를 극대화 시키고 싶었다.

 

 

전체 활동으로 할까 하다가...

비문과 유언장을 읽어주고, 슬퍼하는 사람들의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4명이 한 조가 되고, 돌아가며 체험하도록 했다.

 

차가운 바닥에 누워, 안대를 쓰고, 천을 덮고 누웠다. 그리고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도록 했다.

그리고 들리는 슬픈 음악과 '아이고~'라는 말, 어느정도 분위기가 잡히면 귀에 대고 비문을 읽어주게 하고, 유언장을 읽어주게 했다.

자신이 쓴 글을 들어보는 것도 굉장히 큰 경험이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객관적으로 생각하고, 자신이 쓴 글을 판단 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진지했고, 숙연해 졌다.

 

시간이 지나 향이 교실에 가득찰 수록 더욱 체험의 깊이는 더해갔다.

 

 

서로 돌아가며 가상 죽음을 체험해 보고..

자신들이 쓴 글을 들었다.

몇 명은 특별하게, 들어서 옮기는 과정도 체험을 시켜줬다.

그리고 우리 삶으로 돌아와 체험에 대한 글을 나눴다.

반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몇 명의 아이들의 글을 살펴보자면...  

 

* 내가 죽을 때까지 시간을 헛되게 보내지 않겠다. (ㅁㅊ)

 

*몸을 움직이지 말라고 하니 너무 불편했다.
   내가 죽으면 묘비에 어떤 말이 쓰여 있을까?
   착한 일을 많이 하고, 남을 많이 도와야겠다. (ㅅㅁ)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서 살아가야 할지 느끼게 됐다.
   남을 도와주고, 성실하고, 착하게 살아갈 것이다. (ㅊㅎ)

 

*난 평생 살고 싶다.
   죽으면 하고 싶은 것도 못하고,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도 없으니까.
   내 가족들이 빨리 생을 마감하지 않으면 좋겠다.
   죽음은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 같다.
   자살 하는 사람들은 나쁘다.
   주변 사람들이 슬퍼할 것을 알면서 왜 그럴까?
   사람들이 자신의 생명을 소중히 생각하면 좋겠다.
   그러면 우리나라에 슬퍼하는 사람들도 줄 것이다. (ㄷㅂ)

 

*오늘 2교시부터 죽음체험이란 특별한 수업을 했다.
   나는 한 번도 죽어본 적이 없어서 유언장 조차 모른다.
   그래서 나는 깊게 생각하며 열심히 썼다.
   휴먼다큐‘안녕 아빠’를 보면서 눈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만약 우리 아빠가 돌아가신다면 나는 눈물바다가 되도록 펑펑 울 것 같다.
   실제 바닥에 누워서 체험을 해 봤다. 
   '아, 창피해’라는 생각을 하며 누웠는데 바닥이 정말 차가웠다.
   그런데 죽음을 생각해 보니 정말 무섭고도 무섭다.
   죽으면 기쁨, 행복, 슬픔, 짜증.. 이런 걸 못 느끼고 하늘나라에 간다.
   죽음이란 건 정말 끔찍하다.
   내가 누웠을 때, ㄱㅎ이가 내 유언장을 읽어줬다.
   내 눈 속에 눈물이 송이송이 고였다.
   우린 언젠가는 죽기 때문에 이렇게 두려운지 모르겠다.
   나도 결혼해서 오래 오래 살아야지라는 생각이 드는데 두렵다. 
   '이제 엄마 아빠에게 잘해드릴거야!'
   지금 우리 한국은 ‘자살’이란 것을 정말 많이 하고 있다.
   나는 사람들이 자살을 하지 않으면 좋겠다.
   자신의 목숨을 끊는 것은 정말 끔찍한 일이다.
   나는 가족을 사랑할 것이다.
   남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고 싶다.
   모든 사람에게 고마워하며 살겠다. (ㅇㄹ)

 

*내 비문과 유언장을 쓰면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내 삶은 어떻게 될까?
   내 삶은 내가 살아야 한다는 것은 알겠는데... 그래서 남을 잘 돕는 인생을 살고자 ‘천사의 교수로’살아갔다고 썼다.
   유언장에도 돈이 없어 공부를 못하는 사람들, 힘들고 아픈 사람들을 돕겠다고 썼다.
   죽음 체험을 했다.
   죽음이란 이런 것이구나.........
   몸도 꿈쩍, 입도 꿈쩍할 수 없는 전신을 움직일 수 없고..
   세상이 깜깜해지는 바로 그게 죽음이라는 것을 알았다.
   친구들, 선생님, 부모님, 형제, 자매 다 볼 수 없는 그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죽음이란 참 슬프다.
   선생님이 날 번쩍 들어서 교실을 천천히 돌아다니셨다.
   느낌이 좀 이상했다.
   내가 언제 죽을지는 모르겠지만 내 삶을 허무하게 보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알겠다.
   앞으로의 내 삶을 헛되이 보내지 말자는 다짐을 하게 된다.
   내 삶은 정말 소중하다!!!! (ㅎㅈ)


*죽음?
   당연히 사람들은 죽음을 무서워한다.
   우리들도 늙어가면서 죽겠지?
   그런데 사람들은 자살을 왜 할까?
   빚을 못갚아서? 살기 어려워서? 왕따를 당해서?
   그런데 죽는 게 옳은 일일까?
   잘 모르겠지만 힘든 일이 있다고 해서 쉽게 죽는 것은 다른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부모님께 얼마나 죄송한 일일까?
   노무현 대통령님이 생각이 났다.
   몸의 부분이 녹슬어서 자살을 하셨다는데, 하지만 자살밖에 방법이 없으셨을까? (ㅅㅇ)

 

* 내가 체험을 할 땐 정말 답답했다.
   선생님이 향도 피우셨다.
   정말 향냄새를 맡고 있으려니 장례식장에 온 기분이었다.
   갑자기 돌아가신 할아버니 생각이 났고, 눈물이 핑돌았다.
   고통스러워하시다가 돌아가신 불쌍한 할아버지..
   그땐 철없이 친척동생들과 웃으며 놀았는데, 지금 생각하니 무척 슬프다.
   엄마도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정말 슬프셨겠지?(ㄷㅂ)

 

*평소 ‘죽음’이란 말을 들으면 두려웠다.
   만약 내가 죽는다면 사람들이 슬퍼할까?
   날 손가락질 하며 바보같다고 할까?
   그럼 난 어떻게 될까?
   TV, 컴퓨터를 통해 사람들이 죽는 걸 여러 번 봤다.
   사람들마다 반응이 다르다.
   좋은 사람인데 아깝다.
   저런 사람은 더 일찍 죽어야돼!!
   난 어떤 말을 들을까?
   난 한참 고민하다가 내 비문에 ‘행복한 바보’라는 글을 썼다.
   난 어떻게 살아왔지? 난 이제 어떻게 살아가야 하지?
   생각해 보니 난 나를 위해 살아온 것 같다.
   지금부터는 남을 위해 살면 될까?
   안대를 쓰고, 천을 덮고, 친구들이 내 비문과 유언장을 읽어주는 체험을 했다.
   기분이 묘했다.
   이상하고 왠지 모르게 슬펐다.
   남을 위하는 사람이 되고, 죽어서 손가락질 받지 않는 사람으로 살겠다고 다짐했다. (ㅈㅅ)

 

아이들의 글을 보니 다행하게도 내가 의도했던 여러 생각들을 아이들은 체험을 통해 얻었고...

어제보다 더욱 긍정적, 도덕적으로 살아가겠다는 아이들의 다짐이 보였다.

처음에 보여줬던 자살률에 대한 뉴스 때문인지 타인의 죽음에 대한 생각까지 들어 있었다.

위인들의 명언들 처럼 멋진 말들이 만들어 졌다.

 

오래 전, 자살하려던 한 친구를 살린 적이 있었다.

몰래 약을 먹고 기숙사에 의식을 잃고 있던 친구를 발견하고 무거운 몸을 끌고 병원으로 향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의 경험은 한 장의 사진으로 남아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곤 했다.

 

내 반 아이들이 미래에 혹시라도 그런 결정을 내리면 어떻하지? 하는 생각도 해 본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이 체험으로 인해 내 반 아이들만이라도 삶을 가치있게 만들어 가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힘들어서 죽고싶다는 생각을 이겨낼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반 아이들의 글이 세상사람들에게 작은 메시지가 되길 바라며.. 

 

(후속활동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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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베르테르 효과 : 베르테르 효과(Werther effect)는 유명인의 자살이 있은 후에 유사한 방식으로 잇따라 자살이 일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텔레비전 등의 미디어에 보도된 자살을 모방하기 때문에 벌어진다. 이름은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주인공 이름에서 유래했다. 

 http://enc.daum.net/dic100/contents.do?query1=10XX102626

 

*하루 평균 35명 자살…OECD 자살률 1위 오명 벗을까

http://www.mdtoday.co.kr/mdtoday/index.html?no=97536&cate=&sub=&key=&word=&page=1

 

*지난해 자살률 전년比 5.0% 증가

http://media.daum.net/economic/others/view.html?cateid=1041&newsid=20090831060316212&p=tomatotv

 

*'청소년 자살 예방' 해외선 어떻게

http://www.segye.com/Articles/NEWS/INTERNATIONAL/Article.asp?aid=20091102003661&subctg1=&subctg2=

 

* 휴먼다큐 안녕 아빠

http://tvpot.daum.net/clip/ClipView.do?clipid=19188513&q=%BE%C8%B3%E7+%BE%C6%BA%FC

 

 

 

 

우리들만의 특별한 소풍

 

 

신종플루로 가을체험학습이 사라졌다. 반 아이들은 너무 아쉬워했다. 

아이들의 추억을 생각하면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그러다 학교 담 너머에 있는 공원으로 우리들만의 소풍을 가는 것도 좋겠다 싶었다.

이번 기회에 아이들에게 감각, 협동 관련 놀이도 함께 즐기고, 함께 도시락을 나눠먹고자 했다. 

 

알림장에 학교 담 밖의 공원으로 소풍을 가겠다고 도시락, 간단한 다과를 준비해 오라고 썼다.

아이들의 반응이 굉장했다.

각 소집단별로 돗자리를 어떻게 준비할 것이며, 어떤 다과를 준비할 것인지 의논하게 했다.

 

그리고 토요일.

과학수업의 보충격으로 BBC의 공룡대탐험의 공룡멸종에 대한 영상을 보면서 공부를 1교시에 끝내고,

밖으로 나갔다. 

아이들은 학교 담 밖의 공원으로 가는 것도 두근거려했다.

어떤 아이는 잠을 설쳤다고 한다.

 

 

 

반 아이들을 위해 특별한 체험을 준비했다.

짝을 정한 뒤, 안대를 쓰고 흙길, 보도블록 위, 잔디밭 등 여러 길을 걸어보게 했다.

그리고 다양한 것들을 만져보게 했다.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이 다양함을 알면 좋겠고, 바닥의 감촉이 각기 다르다는 것도 알면 좋겠다는 생각에

눈이 아닌 여러 감각으로 세상을 느껴보게 했다.

 

 

 

'믿음기차'라는 활동을 했다.

네 명이 한 조가 되고, 맨 앞사람은 인도자가 되고 다른 사람들은 안대를 쓰고 앞 사람의 어깨를 잡고 따라다녀야 한다.

서로 돌아가며 길을 안내하고, 따라가면서 앞의 활동 보다 더 큰 느낌이 들도록 했다. 

앞사람을 의지하며 길을 걸어간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에 

때론 믿음으로.. 때론 믿지 못하고 서로 목소리를 높이는 등 여러 반응이 나왔다.

인도하는 사람의 역할, 따라가는 사람의 역할을 생각하게 했다. 

서로의 균형이 깨지면 기차가 유지되기 힘들다는 것을 알도록 했다. 

 

 

 

그리고 이어진 매듭풀기.

두 명씩, 그리고 각 조별로, 그리고 두 조가 함께, 남자와 여자, 마지막으로 반 모두가 매듭풀기에 도전했다.

방법을 스스로 탐구하게 했더니 좀 시간이 걸렸다.

주도적인 아이와 바라보는 아이, 짜증내는 아이와 격려하는 아이들.

여러 아이들을 보면서 할 수 있다고 격려해 주고, 기다려줬다.

살짝 준 힌트에 끝내 모두 성공해 냈고, 모두가 하나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 활동으로 더욱 가까워지고, '함께'라는 단어를 느끼길 바랬다. 

 

 

 

각자 가지고 온 김밥과 다과를 꺼내어 즐기게 했다. 이 시간을 가장 기다렸을 것이다. ^^

엄마가 정성껏 싸 준 김밥과 볶음밥이 보이는가 하면, 분식점에서 사 온 김밥을 꺼내거나, 도시락을 미처 준비하지 못한 아이도 보였다.

부족한 것은 다행하게도 서로 나눠먹었고, 적당히 교환(?)하는 센스를 보여줬다. 

한참 돌아다니며 아이들의 김밥을 맛보고, 칭찬해 주고, 부모님의 정성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식사를 거의 끝낼 무렵 한 학부모님이 귤 한 박스를 주고 가셨다. 와우~~~~

덕분에 아이들은 후식으로 두 손 가득 귤을 먹을 수 있었다.

 

식사가 끝나자 반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수건돌리기를 하고 있었다.

수건돌리기는 소풍의 필수 코스인가 보다. ^^ 

내가 준비한 놀이가 있었지만, 아이들이 스스로 즐기는 놀이가 더 좋기에 그냥 즐기게 뒀다. ^^

 

 

 

더 많은 시간을 이곳에서 보내려고 했지만, 각자의 일정이 있기에 아쉬움을 뒤로 하고 교실로 향했다.

교실에서 우리들이 학교 담 너머로 소풍을 가야 한 이유와 여러 활동을 한 까닭을 생각하게 했다.

한 두 시간이, 그리 멀지 않은 곳이, 우리에게 익숙한 장소가 때론 특별하게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했는데...

짧은 세 시간이 반 아이들에게 큰 행복으로 남으면 좋겠다.

그리고 오늘의 추억이 영원하길 바라며...

 

 

 반 아이들의 소감

 

오늘 우리 반만 갔던 특별한 소풍날이었다.
무지무지 기대가 컸다.
처음엔 믿음 놀이를 했는데 도통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었다.
빨리 안대를 벗고 싶었다. 하지만 규칙이 있어서....
그래서 지선이의 팔목을 꽉 잡고 갔다.
친구들에 대한 믿음을 키울 수 있었다.
그리고 믿음기차를 했다.
속으로 친구들을 믿으면서 열심히 했다.
매듭풀기를 했는데 사람이 올라갈때마다 협동지수 단계가 팍팍 올라가는 것 같다.
놀이가 끝나고 친구들과 도시락을 먹을 때 정말 즐거웠다.
평소 서먹한 친구들도 많았는데 오늘을 통해 친구들과의 우정이 연필심 박듯이 굳게 박아진 것 같다.
협동심도 길렀고... 장소가 어디든 상관없다!! 히힛(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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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너무 기대됐다.
처음엔 승연이와 믿음놀이를 하게 됐다.
그저 재미있기만 했는데 내가 안대를 쓰게 됐을 때 너무 어렵게 느껴져 친구를 믿을 수가 없었다.
내가 심봉사도 아닌데....
승연이가 할 땐 재미있었는데 승연이의 마음도 모르고 무조건 움직였던 것같아 승연이에게 미안했다.
소집단끼리 믿음기차를 했는데, 이건 정말 협동심이 필요했다.
내가 천천히 가도 친구들은 전혀 날 믿지 않았다. 왜 그러지?
매듭풀기를 할 땐 사람이 늘어가자 정말 어려워졌다.
내 생각엔 이것도 협동심과 관계된 것 같았다.
친구들과 도시락을 먹게 됐다.
친구들과 오순도순 먹으니까 정말 맛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 모두 사진을 찍었다. 찰칵!! 너무 즐거운 하루다!! (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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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뒤에 있는 공원으로 소풍(?)을 갔다.
선생님과 믿음놀이를 했다.
안대를 쓰고 다른 친구들과 손을 잡고 다녔는데, 무서워서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리고 믿음기차와 매듭풀기도 했는데 평소에 안 친했던 ㅎㅁ이와 더 가까워졌다.
멀리 가지 않아도 재미있는 추억을 만들 수 있어서 행복했다. (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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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만의 소풍을 가서 너무 행복했다. 
밥 먹기 전에 했던 믿음놀이와 믿음기차는 너무 즐거웠다.
그리고 놀이한 뒤에 먹었던 밥은 더욱 더 맛있었다.
친구들과의 믿음도 만들고, 눈을 가린 친구들에게 자연의 느낌을 손을 이용해 알려주고,

친구들과의 협동심도 길렀다. (슬기)

 

※ 짬시간에 급하게 영상을 제작했다. 언제나 시간이 부족해 2% 아쉽다. 

※ 교실 밖 수업의 장점들이 조금씩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여러 마음흔들기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

 

 

 

 

내 몸의 변화

 

 

반 아이들과 여러 수업을 하다보면, 몸을 움직이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가득한 아이들을 보게 된다.  

'연극', '무용' 등의 단어가 붙으면 더욱 몸이 굳어 버리는 아이들.  

대학원 '즉흥무용' 과목에서 체험했던 활동을 토대로 반 아이들에게 움직임 관련 수업 시간을 만들었다.  

미술, 체육, 글쓰기 등의 시간이 통합적으로 운영이 됐고,  

두 시간 동안 '다목적실'에서 진행됐다.

 

내 몸의 변화를 관찰하고, '무용은 어려운 것이 아니며 움직일 수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을 주고 싶었다.

 

  

 활동순서 (영상참조)

 

1. 내 몸 그리기 A

2. 워밍업

3. 짝과 함께 즉흥 움직임

4. 개별 움직임 (이름 댄스)

5. 이완 (내 몸에 대한 감사)

6. 내 몸 그리기 B

 

 

위의 영상에서처럼 아이들은 즉흥무용을 '놀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몸을 움직이고,  

어떤 수업 보다 더 신나고 땀이 가득한 수업이 됐다.  

그리고 신체접촉과 친구들과의 관계 형성도 늘어가고..  

남이 보든 말든 열심히 몸을 움직여서 춤(?)을 추는 아이들을 발견하게 됐다.   

워밍업과 짝활동, 본활동을 적절히 분배했더니 더 큰 움직임이 나온듯 했다.  

 

 

 

이 모든 활동을 찍어서 반 아이들에게 보여 줬더니 반응이 대단했다.  

자신들이 이렇게 움직일 수 있었다는 데 놀라고, 몸을 움직이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것에 놀랐다.  

"선생님, '이름 쓰기' 만으로 멋진 댄스가 됐어요!" 라는 외침에 나도 기분이 좋았다.  

사실, 내가 대학원에서 느꼈던 자유로움을 전달하고 싶었는데..  

반 아이들이 내가 받은 느낌의 몇 배로 마음으로 함께해서 행복할 뿐이다.  

 

이완활동으로 자리에 누워 내 몸에게 감사하는 시간을 보냈다.  

눈에게, 코에게, 입에게, 목에게, 심장에게...  

하나 하나 고마운 마음을 갖게 하고 내 몸이 말을 걸어온다는 느낌을 갖게 했다.  

편안하게 몸을 맡기고 누워있는 아이들.. ^^  

 

 

 그런 다음, 다시 '내 몸'을 그리게 했다.  

시작할 때보다 더 진지하게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 ^^  

 

 

두 그림을 비교하게 했다.   

그냥 봐도 대부분의 아이들의 그림이 더 밝고, 활발하고, 적극적인 그림으로 변화됐다.  

아이들도 변화된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듯 했다.  

그리고 자신들의 마음이 그대로 그림에 옮겨진다는 것에 신기하게 생각했다.   

 

왼쪽은 활동을 시작하기 전 그림이고, 오른쪽 그림은 활동이 끝난 뒤 그림이다.  

 

 

   

내가 빌릴 수 있었던 학교 CD플레이어가 모두 고장이 나서 (5개나..)  

내 아이팟터치에 내 기타스피커(큐브)를 연결해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음악을 여러 곡을 미리 선정해 CD로 제작했는데 그 멋진곡들을 사용할 수 없어 아쉬울 뿐이다.  

내 아이팟터치 속의 가요 위주로 활동을 했는데도 효과가 있었다.  

다음엔 더 점검하고, 점검해서 활동을 진행해야 할 듯 하다.  

 

마지막으로 활동 소감을 글로 남겼다.  

와.. 아이들에게 더욱 특별한 수업으로 다가갈 수 있어서..  

몸에 대한, 움직임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행복해 하는 아이들의 글에 행복하다.  

 

 아이들의 소감

 

내 이름을 쓰다가 땀범벅이 됐다.
정말 공부인지 놀이인지... 너무 재미있었다. (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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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누워서 선생님 말에 따라 행동했던 것이다.
처음 아무데나 편하게 누우라고 하셔서 우리가 좀 쉬라는 뜻에서 한 것 같았는데..
내 몸에게 감사하고 고맙다는 인사를 하라는 것이었다.
처음엔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조금씩 내 몸에게 고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만약 내 몸 중에서 한 곳이라도 없으면 우리가 수업도 못하고 게임도 못했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마음속으로 ‘내 몸들아, 고마워!’라고 속삭였다.
내 이름과 몸을 소중히 여겨야겠다. (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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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빙빙 돌고, 일어나면서 ‘하하하’ 웃음이 나왔다.
즐거운 음악에 맞춰 내 팔꿈치로 이름을 쓰다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손바닥 활동을 하면서 내 소중한 친구 현정이와 함께 했다.
“현정아, 떨어지면 안 돼!!”
마지막으로 마음 편히 누웠더니 너무 기분이 좋았다.
‘내 몸들아, 나를 힘들게 하지 않아서 고마워'
텅빈 마음으로 그림을 그렸는데, A와 B는 차이가 났다.
변화된 내 눈가의 웃음이 포인트!! ^^ (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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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을 쓰는 일은 정말 재미있었다.
신나게 춤을 추는 것 같았고, 마치 날아다니는 것 같았다.
그리고 누워서 내 몸들에게 고맙다고 할 때, 나는 눈, 코, 입, 손 등 모두에게 고맙다고 10번은 한 것 같았다.
내 몸도 나에게 마치 고맙다고 인사하는 것 같았다.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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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 흘리며 움직이는 게 재미있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내 이름을 정말 특별하게 쓸 수 있었다.
무용은 외우는 게 아니라 내가 노래에 맞춰 자유롭게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무용에 자신감을 얻게 됐다. (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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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친구들 앞에서 춤도 출 수 있을 것 같다.
마치 하늘을 나는 것처럼 가벼워진 느낌이다.
야호! 하고 소리치며 더 실컷 웃고 싶다.
우리 학교 학생 모두 이 활동을 해서 다 함께 웃고 싶다.
그리고 이 활동을 하면서 내 이름을 아주 좋아하게 됐다.
내 이름을 소중히, 자랑스럽게. 크게 소리치고 싶다. (다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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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와 손을 잡고 춤추다 눈이 마주쳤다.
슬기가 큭큭 계속 웃자, 나도 덩달아 웃게 됐다.
즐겁게 놀았는데, 선생님은 이게 무용이었단다. 와..
오늘처럼 몸을 움직인 적이 처음이었다.
그리고 이게 수업이라는 게 너무 신나고 즐거웠다.
몸이 한결 가벼워졌다. 하하하..
그리고 내 이름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됐다. (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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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교시!
미술 시간이라 ‘오늘은 어떤 재미있는 그림을 그릴까?’라며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선생님이 특별한 수업을 하신다고 했다.
‘특별한 수업? 그게 뭘까? 매번 너무 다양하게 수업을 하셔서 기대가 된단 말야.’
여러 상상을 하며 다목적실로 갔다.
도착하니, 선생님이 “여러분 크게 1을 외쳐보세요!”라고 하셨다.
그리곤 숫자에 따라 걷는 방법을 알려 주셨다.
하나씩 할 땐 쉬웠는데, 나중에 선생님이 섞어서 말씀하시니까 머리가 빙빙 돌았다.
하지만 너무 재미있었다.
선생님이 “편하게 돌아다니면서 손가락으로 자신의 이름을 써 보세요!”라고 하셨다.
‘천장에 써볼까, 허공에 써 볼까?’ 이러쿵 저러쿵 내 이니셜까지 써 봤다.
다음엔 팔꿈치로 이름을 썼다. 꼭 춤추는 것 같았다.
신나는 음악에 맞춰 나중엔 발과 발끝, 몸으로, 엉덩이로, 배꼽으로 쓰게 됐다.
내 몸을 질질 끌고, 엎드리고, 뛰고 너무 웃겼다. “내가 붓이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해서 멋진 내 이름을 만들라고 하셨다.
‘어떤 방법을 사용해 볼까?’ 고민하면서 만들었고, 남자와 여자 따로 보여줬다.
그러고 보니 몸을 움직이는 게 마치 춤을 추는 것 같았다.
나에겐 작은 동작일지 몰라도 남에겐 멋진 무용으로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엔 몸을 움직일 기회가 없었는데, 이 수업 덕분에 신나게 몸도 흔들고 내 이름을 멋지게 표현할 수 있었다.
참, 잠시 눈을 감고 내 몸 속에 들어가서 나를 되돌아 볼 때,

내가 아주 작아져서 인사도 나누고 이야기도 했던 행복한 상상 때문에 내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지선)

 

 

 

 이 활동으로 반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변화되길 바라며.. ^^  

 

 

 

 

맨발의 아이들

 

장마철이 됐다.

학교에서 창 밖을 볼때면 어렸을 때 빗속에서 놀던 추억이 떠오른다.

맨발로 운동장에서 함정을 만들고, 배수로를 만들고, 물길에 배를 띄웠던 기억들.. ^^

 

이 경험을 토대로 '맨발의 아이들'이라는 주제로 살레시오초 제자들과 마음흔들기 시간을 보냈었다. 

 반 아이들과 빗물 위를 걸었던 추억은 정말 컸었다.

 

어등초 반 아이들에게 맨발로 고여있는 빗물과 함께 놀아본 경험이 있냐고 물었다.

역시 아무도 없었다.

맨발로 비오는 날 놀아보는 것도 큰 추억인데...

도시의 아이들은 거의 비슷한 듯 하다.

 

수건을 사물함에 준비시키고, 활동의 의미를 알려줬다.

우리가 조금씩 잊고 살아가는 자연 속의 체험과, 학교에서 노는 방법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길 바랬다. 

 

반 아이들은 며칠 동안 창 밖을 보며 가슴을 두근거렸다.

아마 내 입에서 "운동장으로!"라는 말이 나오기만 기다렸을 것이다. ^^

 

마침 비가 멈췄다. 

운동장엔 빗물이 고여 있었고, 방학 전이라 교과 진도는 모두 다 끝난터라 부담없겠다는 새각이 들었다.

"자, 모두 운동장으로!!!"

 

교실에 즐거운 비명이 울려퍼졌다.

 

필로티에 모여 양말을 벗고 실내화도 한 쪽에 고이 모셔두고,

운동장으로 첫 발을 내딛었다. "꺄~" 아이들의 비명소리.

"이건 지압이야!" 라는 아이들.

정말 처음 느껴보는 건가?

 

 

처음엔 조심스럽게 물웅덩이로 발을 뻗는 아이들.

나중엔 즐겁게 고인 물에서 노는 아이들.

비가 한참 온 뒤라 그런지 운동장도 평소보다 깨끗한 듯 했고..

아이들도 손과 발에 흙탕물이 묻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줄여갔다.

 

 

함정만들기와 배수로 만들기가 재미있는 듯 여러 아이들이 땅을 파고,

웅덩이를 만들기 시작했다.

내 발을 넣어 보라는 등 조금씩 놀이를 각자 만들어 갔다. ^^

보기 좋다~~~~

 

가끔은 시골학교에서 근무하고 싶은 생각이 들때가 많다.

자연 속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더 많을 텐데..

물고기도 잡고, 별도 보고, 돌탑도 쌓고.. ^^

(모기는 빼고...)

 

어찌됐든.. 반 아이들에게 '마음흔들기'라는 이름으로 생각거리를 주고 싶었다.

운동장에서 맨발로, 고여있는 물과 함께 하는 것은 특별한 게 아닌데..

우린 왜 특별한 감정이 들고, 어색하면서 소중한 추억이 되는지 생각해 보게 했다.

도시 속의 우리들의 모습을 잠깐 되돌아 보길 바랬다. 

 

 

 

  

 

예전엔 캠코더를 반 아이들에게 맡겼는데..

이번엔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아.. 내가 수업할 때 옆에서 기록을 해 줄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ㅡㅜ)

사진도 그리 많이 찍진 못했지만 점프샷을 희망하는 아이들에게 열심히 셔터를 눌러줬다.

찰칵, 찰칵, 찰칵.. ^^

 

사진과 영상은 추억을 더욱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듯하다. 

일이 많아 방학이 한참 지나서야 영상을 만들게 됐다.

시간이 부족해 베가스나 프리미어로 손도 못대고, 윈도우무비메이커로 재빨리 휙~

 

집에서 가끔은 들어와 보겠지? ^^

 

 

 

정해진 시간이 지나자, 혹시라도 몰라 열심히 씻기고 교실로 올려 보냈다.

씻는 것도 즐거워 한다.

다리 열심히 올리고, 서로 닦아 주고..

나중엔 세면대 위에 올라가서 모든 것을 처리하고 내려오는 아이들. ^^

 

올라갈 때 맨발이 좋다며 실내화와 양말을 들고 맨발로 올라가는 아이들을 보니 웃음이 나온다.

짜식들.. ^^

 

집에 가기 전에 간단히 소감공책에 몇 줄 쓰고 가라고 했다.

 

 

 반 아이들의 소감

 

자연의 소중함을 알고,
흙은 더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자연에서도 즐겁게 놀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단비)

 

물 웅덩이에 발을 문지르면 기분이 좋았다. (은미)

 

흙으로 주먹밥도 만들고, 함정도 만들었다.
다른 친구 발 위에 흙을 올리기도 했다.
선생님이 어렸을 때 경험한 것을 우리에게 알려주셔서 감사하다. (선호)

 

발바닥을 간질거리는 촉감이 좋다.
땅의 촉감을 느끼는 일은 정말 즐겁다. (다빈)

 

‘아~ 가시라도 박히면 어떡하지? 상처라도 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 등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선생님은 안심하라고 하셨다.
모두들 모여 처음으로 발을 운동장에 대는 순간 느낌이....
어떤 친구는 “아, 따가워!”라고 말했다.
어떤 친구들은 “오홋!” 이라고 크게 말하곤 했다. 지압 같았다.
물이 고여 있는 웅덩이를 보니 발을 넣어 보고 싶었다.
너무나 푹신거렸다. 기분은 정말 좋았다. 노느라 정신 없었다.
평소 우리들은 도시에서 살아 이런 것을 느껴보지 못했는데 느끼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
(현정)

 

이건 자연산 지압이야! (진이)

 

친구들과 더 가까워졌다.
폴짝폴짝 뛰면서 사진도 찍고...
우리의 마음을 흔드는 ‘마음흔들기’ (아란)

 

역시 좋은 생각을 많이 해 줘서 흐뭇하다.

이런 생각들을 반 아이들과 공유하고, 모든 아이들의 마음을 더욱 따뜻하게 만들어 주고 싶다.

평범함 속에서 특별함을 찾아내는 이 아이들을 보면서

더욱 더 즐겁다.

 

2학기엔 '마음흔들기'에 충실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기길 바라며..

 

 

 

자, 다음 마음흔들기 작업도 기대해 주세요. ^^

 

 


 

2007, 맨발의 아이들 (살레시오초 제자들과 함께)

 http://blog.daum.net/teacher-junho/12130322

 

 

 

 

과자의 비밀!!

 

딸 승진이와 함께 하다보니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많다. 

 많은 식품에 들어 있는 첨가물 때문에 걱정을 할 때가 많았다.

다른 사람들은 나에게 과민반응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내가 만든 음식을 딸 아이에게 줄때면 될 수 있으면 신선하고, 몸에 좋은 것을 주고 싶은게 부모의 마음이기 때문에

민감하다고 할 수는 없다. 

 

집에서의 자식이 승진이라 한다면 학교에선 우리 반 아이들이 내 자식들이다.

문구점에서 검증되지 않은 식품들을 사서 입에 물고 다니고,

과자와 아이스크림에 열광하며, 밥을 제대로 먹지 않고, 라면과 즉석식품이 밥이라 착각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흔들고 싶었다.

 

그래서 어제 알림장에 과자를 한 봉지씩 가지고 오라고 했다.

 다과회 하는 줄 알고 과자를 꺼낸 아이들에게 우선 맛있게 먹을 시간을 줬다. 정말 맛나게 먹는다.

평소에 과자를 잘 먹지 않기에 아이들의 과자를 조금씩 맛을 봤는데..

역시나 강렬하고, 짜다.

 

과자를 맛나게 먹는 아이들

 

과자를 가지고 재미있게 놀면서 먹는 반 아이들.

 

 

다 먹은 아이들에게 과자 뒷면에 붙어 있는 과자의 '원재료명'을 잘라 붙여보게 했다.

그리고 어떤 원료가 사용됐는지 눈으로 보지 말고 손으로 직접 적어보게 했다.

3가지~20가지 사이의 원료가 사용됐다.

그리고 그 원료 가운데 잘 모르는 단어들이 무엇인지 확인했다.

 

그리고 식품첨가물과 관련된 스펀지의 한 장면을 잠깐 본 뒤,

식품첨가물의 정의, 종류, 유해성 등에 대해 공부했다.

알려주면 알려줄 수록 아이들은 크게 놀라고, 실망했다.

 

우리가 무심코 섭취하는 식품첨가물의 양이 1년에 4kg이라는 뉴스는 더욱 충격으로 다가섰을 것이다.  

 

"우리가 그런 걸 먹고 있었어요?"

라고 물어보는 아이들에게 우리들은 식품첨가물에게 자유로울 수 없다는 안타까운 이야기를 들려줬다.

우리가 잘 생각하고,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과

먹거리를 살 때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줬다.

 

무엇보다 가공식품보다는 자연과 함께 해야 하며..

패스트푸드보다는 슬로우 푸드를..

집에서 좋은 재료로 정성껏 만들어 먹는 음식이 최고라는 사실을 알려줬다.

 

 

 

아이들의 공책 중..

 

 

아이들의 공책 중..

 

 

 반 아이들의 소감

 

선생님이 과자봉지를 가지고 오라고 하시길래 '우와, 혹시 다과회?' 라고 생각하고

등굣길에 'new 캬라멜땅콩'이란 과자를 샀다.
친구들과 서로 어떤 과자를 들고 왔는지 서로 비교하면서 놀았다.
3교시가 되어 선생님 말씀을 듣고 과자를 신나게 뺐다. ‘앗싸 드디어 먹는다, 오예!!’
우리 조는 과자를 모두 나눠먹었다.

그런데 선생님이 “과자 봉지 뒷면에 있는 식품 원재료명을 자르세요.” 라고 하셨다.
'어, 왜 그러시지?’ 너무 궁금했는데 선생님이 재료명을 모두 공책에 써 보라고 하셨다.
'혹시 식품첨가물인가 뭔가에 대해 알려고 그러실까?'
선생님이 ‘스펀지’의 한 장면을 보여주시면서 이것 저것 설명해 주셨다.
내가 가장 충격을 먹었던 것은 크림빵!!
그렇게 조그마한 빵 안에 40가지의 첨가물이 들어갔다니 
그렇게 많은 첨가물은 처음 봤다.
우린 뭘 먹어야하지? 우린 식품 첨가물 안에 끼어 있는 햄 같았다.
광택제와 표백제는 또 뭔지... ‘꼭 어른들은 이렇게 까지 하고 싶었을까? 그렇게?’
어른들이 야속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고 먹었던 내 자신이 바보 같았다.
앞으로는 음식을 잘 따져 먹고, 주위 사람들에게 이런 것을 알려줘야겠다. (ㅈㅅ)

 

과자에 들어가는 식품첨가물에 대해 알아봤다. 정말 충격이었다!!
맨 처음엔 그럭저럭 보고, 들어줄만 했는데 뒤로 갈수록 충격적이었다.
‘그동안 내가 저런걸 먹다니.. 끔찍해!’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가지고 온 과자엔 몇 가지 안 들어갔을 거라 생각하고 자세히 봤는데..
10가지가 넘었다. 허무했다. 
나보다 첨가물이 적게 들어간 과자를 가지고 온 친구들이 부러웠다.
그런데 더 충격적인게 있다.
과자는 잘 먹지 않는데, 내가 자주 먹는 아이스크림엔 식품첨가물이 정말 많이 들어 있다는 사실이다.
걱정이 갈수록 태산이다. 라면도 마찬가지다. 아무것도 모르고 계속 먹어 왔다는.......
평소엔 식품첨가물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을 땐 잘 몰랐는데 오늘은 너무 달랐다.
오늘이라도 알게 돼서 정말 다행이다.
식품첨가물이 조금 들어 있는 것을 먹고, 성분표시를 보는 습관을 길러야 겠다.
아이스크림과 라면을 줄이고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고 편식하지 않는 내가 되야 겠다.
(ㅎㅈ)

 

꼬깔콘을 손가락에 끼우고 마녀손이라며 친구들과 신나게 먹었다.
그런데 다 먹은 뒤 우리가 먹었던 과자의 성분을 적어보고, 식품첨가물에 대해 공부했다.
난 경악했다. 몸에 좋지 않은 게 우리 몸속에 다 들어간다니!!!
우리가 먹는 거의 모든 군것질 거리에 식품첨가물이 들어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우리의 생명은 소중한 건데...  우리를 그렇게 만드는 나쁜  어른들이 싫다. (ㄱㅎ)

 

앞으로 식품첨가물이 될 수 있으면 적은 것을 골라 먹고,
문구점에서 파는 불량식품은 죽어도 먹지 않겠다.
선생님 이걸 가르쳐 주셔서 감사해요!! (ㅈㅇ)

 

반 아이들의 글들을 읽어보니 시간을 내어 '식품첨가물'에 대한 공부를 한 게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실생활과 함께 한 수업이라 그런지 아이들은 더욱 가슴 깊게 받아줬고,

자신 뿐만 아니라 주변사람들과 함께 한다는 이야기가 더욱 좋게 느껴진다.

 

채소류는 장모님의 밭에서 길러서 먹고,

가공식품들은  '생협'과 '한살림'의 물품들을 집으로 주문해 먹는다.

식품첨가물이 최소로, 자연주의 식품들이다.

이런 곳이 있어 사랑하는 딸 승진이에게 맛난 음식을 요리해 줄 수 있어 행복하다.

 

 

 

내가 주문해 먹는 '생협'의 빵과 아이스크림의 성분표다.

시중 제품보다 약간 비싸긴 하지만 믿고 먹을 수 있어서 좋다.

조금만 찾아보면 이런 제품들이 참 많은데... ^^

 

 

내가 가지고 온, 제품포장지를 보는 아이들

 

 

 

돈을 위해, 먹거리에 장난을 치는 어른들이 줄어들기 바라며..

 

 

 

 참고자료

 

 

 

 참고 사이트

 

식품첨가물 데이터 베이스 : http://fa.kfda.go.kr/

식품첨가물 색소 : http://tvpot.daum.net/clip/ClipViewByVid.do?vid=bmPXz5hGMIY$

 

 

 

(영상은 공개할 수 없네요. 캡쳐 장면만 살짝 올립니다.^^)

 

 

 

쓰레기통에 버려주세요!!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다보면 생각해 볼 일이 많다.

그 중에서도 쓰레기 문제는 정말 몇 번이고 되돌아 볼일이 굉장히 많다.

아무데나 휙~ 쓰레기를 던지는 아이들,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를 절대 줍지 않는 아이들..

 

복도나 계단에 떨어져 있는 쓰레기를 줍다보면 화가 울컥 올라올 때가 많았다.

쓰레기 줍다가 지쳐버린다.

어느새 떨어진 쓰레기를 줍지 않는 나로 변해 버렸다. 

 

학교에선 나와 동료 교사들이 도덕적인 행동에 대해 너무나 열심히 가르치고 있는데..

왜 아이들은 배운대로 행동하지 않을까!!

 

누구에게 책임이 있느냐를 따지기 전에,

사회 전체적으로 팽배한 '나만 편하면 된다'는 사고방식이,  

도덕적으로 행동하고 착하게 살면 '바보'라는 소리를 듣는 이 사회

그리고 우리 어른들이 이런 아이들로 만들지 않았는지 걱정될 뿐이다.

우리의 아이들이 지금보다 더 도덕적으로 행동할거라고 장담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이 다른 아이들..

자신의 모습을 볼 기회 주고 싶었다.

 

.

.

 

난 오래 전, 이경규가 진행했던 '양심냉장고'의 감동을 잊지 못한다.

모두가 지켜야 할 양심을 버리고 행동할 때,

누가 보든 보지 않든 항상 곧게 살아가던 사람들의 모습에 감동 받곤 했었다.

 

그래서 양심냉장고의 아이디어를 빌어와

내 교실 옆 복도와 급식소 앞에 아주 커다란 쓰레기를 버려 놓고 누가 줍는지 관찰해 보기로 했다.

누가 쓰레기를 집어들었을까?

 

결과는 충격었다.

많은 아이들이 쓰레기를 보고, 지나쳤지만 단 한 명도 줍지 않았다.

 

줍는 아이는 없었고, 줍는 선생님만 있을 뿐이었다.

급식소 앞에 쓰레기를 버렸을 땐, 내가 촬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한 아이가

평소와 다르게(?) 쓰레기를 주웠던 일 외엔 단 한 명도 쓰레기를 줍지 않았다.

 

물어보지 않고 촬영하지 않은 점에 대해 사과를 하고, 내가 촬영을 한 의도를 이야기 했다.

그리고 편집된 영상을 반 아이들에게 보여줬다.

재미있다며 웃으면서도 아이들도 크게 놀란 듯 했다.

쓰레기 옆을 지나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낀 아이들. 

 

그리고 왜 배운 것과 행동한 것이 다른지,

그리고 왜 우린 도덕적인 인간이 되지 못하는지, 

내가 왜 이렇게 까지 실험을 해야 했을지도 생각해 보게 했다.

 

이번 '마음흔들기' 작업은 무엇보다 배운 것을 실천할 줄 아는,

매사에 도덕적으로 성장하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했었다.

얼마나 반 아이들의 마음을 흔들었는지 모르겠다.

이 한 번의 이벤트로 인해 더 바른 인간이 되길 바라고 바란다.

 

영상을 본 뒤, 반 아이들의 생각

 

선생님께서 ㅎㅁ이와 ㅅㅎ가 눈치가 빠르다고 말씀하시길래

‘눈치가 빨라?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지?’라고 이해하지 못했다.
그리고 칠판에 ‘쓰레기통에 버려 주세요!’라고 쓰셨다.
그리고 동영상을 보여주셨는데 선생님이 복도에 큰~ 신문지 뭉치를 놓아 두시고 손을 흔드는 모습을 봤다.
‘선생님이 뭘 하고 계실까?’
그런데 신문지 뭉치 옆을 지나가는 아이들은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 그냥 지나갔다.
‘아, 어떡하지? 저런 게 있었나?’
조금 뒤, 내가 나왔는데 나도 그냥 지나쳐 버렸다.
그리고 여러 친구들이 나왔는데 신문지를 발로 차기도 하고, 밟고 간 친구들도 있었다.
결국 그 신문지를 선생님이 주우셨다. ‘선생님은 얼마나 속상하셨을까?’
내 머리 속은 여러 생각들이 실처럼 얽히고 얽혀 풀 수 없을 정도까지 됐다.
‘과연 난 이중적인 사람일까? 난 과연 어떤 사람일까?’나를 뒤돌아보게 된다.
앞으로 이중적인 모습이 아니라 언제나 같은 모습으로 살아가야 겠다. (ㅈㅅ)

 

영상을 보며 너무 부끄러웠다. 그 많은 사람들이 아무도 안 줍다니....
유치원 때부터 많이 배웠는데 실천도 하지 않다니.. (ㅅㅇ)

 

안 줍고 그냥 보고만 간 사람들 중엔 나도 있었다.

도덕시간에 ‘쓰레기가 있으면 줍자!’라고 배웠는데 실천도 하지 않는 내가 너무 한심했다.
나는 다음부턴 쓰레기가 있으면 주워서 쓰레기통에 넣어야겠다. 그리고 버리지도 말고 (ㄷㅂ)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부끄러웠다.
‘누가 치우겠지’라고 생각하지 않고, 내가 치워야겠다. 학교만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다짐만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 (ㄷㅂ)

 

급식을 먹고 있었는데 선생님이 급식실 앞에 쓰레기를 버리고 계셨다.
난 선생님이 우리가 쓰레기를 줍나 보려고 그런 줄 알아차렸다.
다른 친구들이 줍지 않으면 내가 주워야겠다고 생각했다.
밥을 다 먹고 가는데 쓰레기가 그대로 있어서 내가 집었다.
‘선생님이 카메라가 없었다면 주웠겠니?’라는 말씀에 너무 찔렸다. (ㅅㅎ)

 

영상을 보면서 내 모습이 나올까봐 초조했다. ‘두근 두근’ 자꾸 심장이 뛰었다.
영상에 내가 나오지 않았지만 나중엔 영상을 보면서 너무 웃겼다.
웃을 일은 아니지만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 영상을 보고 내 마음 속 친구들이 소곤소곤 말했다.
‘내가 저것만 봤더라면 내가 주웠을 텐데, 하필 내가 지나갈 땐 없었단 말야.’
하지만 내가 생각해도 핑계인 것 같다. 영상을 보고 너무 창피했다. (ㅎㅈ)

 

 

 

 

드디어 대왕그림 그리기를 하게 됐다. 

교과연구실에 며칠간 페트병을 모으기 시작했고,

주간학습안내에도 미술시간에 운동장에 대왕그림을 그리겠다고 알렸다.

아이들은 두근 두근..

 

대학원 수업 때문에 잠이 부족해서 몸이 좀 무겁긴 했지만

아이들을 위해 아침부터 열심히 뛰었다.

 

소운동장의 그늘이 사라지길 기다리며,

반 아이들이 정한 '행복'이란 주제에 맞게 소집단별로 그림을 그리게 했고,

다시 A4용지에 크게 옮기는 작업으로 연습을 하는동안

난.. 소운동장에 백회로 그림을 그릴 공간을 만들었다. 

 

 반 아이들에게 페트병을 나눠주고 그림을 그리는 방법을 간단하게 설명한 뒤, 밖으로 나갔다.

아이들은 그림을 그리기 전에 설렘이 가득했고,

2년 전, 아이들과 함께 했던 영상 기록을 보며 도전하고 싶어했다.

 

뜨거운 햇빛 아래 열심히 그림을 그리는 작업은 너무 너무 힘들었다.

나도 숨이 차고, 땀 범벅이 됐는데 아이들은 더 했으리라 생각한다.

남자 아이들은 머리에 물을 부어가며 그림을 그려갔다.

 

그리고 완성된 그림

 

 

두둥!!!

 

 

 

 

 

5층에 올라가 바라본 그림은 아이들을 환호하게 만들었다.

한참을 창에 붙어 그림을 바라보는 아이들.

 

무엇보다 우리들이 그린 그림을 전교생들이 함께 내려다 봤다는 것이다.

함께 즐거워하고, 기뻐해 줬다.

우리들이 계획한 행복을 나눠주기가 어느 정도 실현이 된 듯 하다.

 

 

 

 

 

 반 아이들의 소감

 

- 오늘 예전부터 기다려 오던 ‘대왕그림 그리기’를 했다.
매우 설렜다. 우선 소운동장에 그릴 그림을 먼저 스케치를 해야 했다.
우리가 그린 스케치를 보고 선생님이 조언을 해 주셔서 균형도 맞추고, 더 멋지게 고칠 수 있었다.
친구들과 소운동장으로 갔다. ‘앗싸!’ 우리 조가 수돗가에서 가장 가까웠다.
별로 힘이 들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내 예상과는 달리 매우~ 어려웠다.
겨우 그려 놓은 밑그림은 잘 지워지고, 물은 계속 퍼지고 햇빛은 너무 뜨겁기만 했다.
우리 조만 자꾸 이상하게 되는 것 같았다.
‘아, 어떡해 정말!’ 결국 계속 소리만 지르게 됐고 짜증만 났다.
‘아, 왜 이런 걸 하지? 힘만 들고 짜증만 느는 것 같은데’ 하고 투덜거렸다.
그런데 그림을 다 그리고 5층에 올라가서 설렘반 기대반의 마음으로 그림을 봤다.
‘와, 우리가 한 것 맞아?’
정말 어떤 비유를 써도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멋졌다.
4~6학년 모두 나와서 칭찬해 주고, 선생님들도 칭찬해 주셔서 가슴이 찡했다.
짜증냈던 친구들에게 미안했다. 더 큰 도화지에 그리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정말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또 하나 간직하게 됐다. (ㅈ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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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도화지에 그린 그림과 차원이 달랐다.
그 이유는 첫째, 어등초등학교에 행복을 준 것 같았다.

둘째, 도화지에 그리는 것을 전교생에게 다 보여주니 마음이 뿌듯했다.
내가 자랑스럽다.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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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대왕그림 그리기를 했다.
쉽겠지? 우선 그림을 선생님께 보여드리고 부족한 점을 듣고,

수정하고 큰 종이에 옮긴 뒤, 소운동장으로 나갔다.
나와 ㅎㅈ이가 그림을 그리고 ㅁㅊ이와 ㅇㅇ이는 우리를 도와주면서 물을 퍼오는 역할을 맡았다.
돌맹이나 막대기로 밑그림을 크게 그렸다. 그런데 생각보다 힘들었다.
우리 조가 물을 부으려고 했을 때, 선생님은 다 끝내셨다.
선생님이 하신 것은 정말 멋졌다.
우리 조도 선생님처럼 그리고 물을 부어 멋지게 그리고 싶었는데 너무 힘들고 지쳤다.
처음엔 정말 쉽게 느꼈는데..
마지막에 완성된 그림에 선 다음 카메라를 보고 손을 흔들었는데 너무 힘들어서 못 웃었다.
하지만 5층에 올라가 창문으로 우리가 그린 그림을 봤는데 정말 감동먹었다.
밑에서 본 것과 달리 정말 환상적이었다.
6학년, 5학년 언니 오빠들도 감탄했다.
너무 힘들게 해서 그런지 지치지만 뿌듯하고, 잘은 모르지만 기분이 좋다.
선생님은 우리들에게 무엇을 알려주려고 그랬을까?
뿌듯함과 협동... 행복은 어떤 것인지.... 우리 학교에 필요한 것을 알려주고 싶으셨나 보다.
우리 어등초등학교 파이팅이다!! 우리 반도 파이팅!! (ㄷ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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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그림 그리기를 했다. 처음엔 ‘이거 그냥 물만 몇 번 뿌리면 되겠는데’라고 생각했다.
나중에는 ‘이걸 어느 세월에 다 하냐!’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스케치를 하고 ㅇㅇ이와 ㅁㅊ이는 물을 부었다.
그런데 ㄷㅂ이는 계속 한 군데만 몰입하고 있었다.
처음 시작했을 땐, 그럭저럭 참을만 했는데 점점하다보니 어느 큰 벽이 내 눈앞에 덮쳐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하면 안되겠다는 생각, 처음 시작했으니 끝까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점 시간이 지나고 친구들의 얼굴엔 땀범벅이 되어 있고 지칠대로 지쳐있었다.
정말 쓰러질 것 같았다. 하지만 마음 속으로 계속 주문을 외우며 했다.
시간이 흘러 어느 정도 완성이 됐다. 친구들과 함께 5층 도서실 복도로 갔다.
선생님이 “하나, 둘, 셋!”하는 순간 우리는 우리가 만든 작품을 봤다.
정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우리가 정말 이것을 만들었는지.....
아까 ㄷㅂ이가 몰입했던 ‘스마일’은 어찌나 집중했는지 그거 하나는 정말 예술적이었다.
그림을 보고 나니 우리 반이 너무 자랑스러웠다.
우리의 힘은 아주 작지만 조금만 수고하면 많은 사람들을 기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자랑스럽고, 즐겁고, 감동적이었다. (ㅎ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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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운동장에서 만든 그림은 너무 커서 제대로 볼 수 없었다.
그래서 5층 도서실 복도에서 내려다 봤는데 정말 소중한 보물같은 시간이었다.
우리가 그린 그림은 너무 멋졌다.
무엇보다 힘들었기 때문에 보람이 가득 넘쳤다.
내 인생 최고의 그림이다. (ㄱ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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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다 그리고 나니, 선생님이 왜 자꾸 우리들에게 우물 안의 개구리라고 했는지 알겠다.
아래에서 본 그림은 별로였지만 위에 올라갔을 땐, 어마어마하게 엄청 놀라웠다.
난 항상 아래만 보며 다녔는데... 새롭게 세상을 보면 더 재미있겠다는 것을 알았다.
정말 나와 친구들이 만들었는지 믿기지가 않는다. (ㅅㅎ)

 

4학년 아이들이라 그런지 고학년에 비해 약간 어려워 하는 것이 느껴졌다.

처음부터 운동장에 나가기 보다는 운동장에 선 긋기 또는 간단한 그림 그리기를 한 뒤,

작품에 도전해도 좋을 듯 했다.

 

무엇보다 이 경험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주고 싶었고,

위에서 내려다 보는 즐거움을 주고 싶었다.

때론 갈매기 조나단 처럼 살아가는 아이들이 되길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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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대왕그림 활동 보기

http://blog.daum.net/teacher-junho/11368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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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우리반 최고의 전문가

 

작년 6학년들과 '우리반 최고의 전문가' 활동을 하면서 '스승의 날'에 아이들이 체험해 봐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여러 아이들이 돌아가면서 가장 자신 있는 한 가지로 10~20분 정도 수업을 하기로 했다.

공부가 아니라도 좋다는 이야기에 많은 아이들이 자기만의 주제를 들고 왔었다.

 

자신 있는 한 가지를 준비하면서 자신의 소질을 찾고..

남 앞에서 뽐내보고, 좋은 내용을 나누고, 가르치는 일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 주고 싶었다.

그리고 이 짧은 경험만으로 미래의 교사를 꿈꾸는 반 아이들이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초등학교 시절 남을 가르치는 경험이 한 번은 있길 바랬다. ^^

 

좋은 아이디어 상품 만들기, 역사이야기, 종이접기,

그림을 잘 그리는 법, 발음 읽기, 캐릭터 만들기, 요가, 공던지는 법 등 다양한 활동이 준비됐었다.

 

내가 수업할 때 보다 더 즐거워하는 아이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아이들,

떨리는 가슴을 감추며 준비한 수업을 자신 있게 진행하는 아이들..

모두 인상적이었다.

 

오늘은 10명이 수업을 진행했다.

나머지 반 아이들에겐 1학기 끝나갈 무렵 즐겁게 수업할 기회를 줄까한다. ^^

 

 

 

무엇보다 그리기 활동을 아주 좋아하고, 좋은 결과물들이 잘 나왔다.

따라 그리는 것만으로도 실력이 발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퀴즈를 풀고 맞춰보는 활동도 인기가 있었다.

요가 또한 큰 인기가 있었다. ^^

 

 

글 잘쓰는 방법, 국어에 관련된 문제 풀기

 

 

요가 수업 중..

 

 

요가 수업 중..

 

 

캐릭터 그리기 수업 중.. 남자 아이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을 ㄷㅂ선생님이 골라 냈다. ^^

 

 


 

 반 아이들의 소감

 

*선생님이 우리들에게 공부를 가르쳐주실 때 아무 생각없이 살아왔는데..

이 짧은 시간으로 선생님의 마음, 그리고 우리가 잘하는 것을 알게 해 주셔서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나도 남들에게 가르칠 수 있다는 게.. 내가 참 대견스럽다. (ㄱㅎ)

 

*스승의 날을 맞이해 우리들이 선생님이 됐다.

어제 선생님께서 작년 6학년 언니오빠들이 했던 수업을 보여주셨다.

동영상에서 어떤 오빠가 발음 읽기를 하는 것을 봤다.

그래서 난 '아, 저거 좋다!!'고 생각이 들었고, 친구들의 발음도 테스트 하고 싶었다.

수업을 준비하고 밤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심장이 두근두근..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난 3번째로 수업을 했다.

나가려는데 자꾸 떨렸다. 그런데 선생님 교탁 쪽으로 가자 하나도 떨리지 않았다.

다행이었다. 그래서 친구들의 발음을 테스트를 할 수 있어 기뻤다. (ㅎㅈ)

 

*너무 떨렸다. 그리고 너무 힘들었다.

선생님도 우리들 앞에서 이야기를 재미있게 해주실 때도 이렇게 떨리고 쑥스러우셨을까?

내가 요가하는 방법을 알려줬는데 친구들이 재미있게 해 줘서 다행이다.

선생님, 쑥스러움과 떨리는 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재미있게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ㅁㅈ)

 

*내가 선생님이 되는 것은 너무 떨렸다.

집에서 연습해 봤을 땐 목소리도 크고 자신있었는데, 친구들 앞에서 해보니 너무 떨렸다.

다른 친구들이 수업하는 모습을 봤는데, ㄷㅂ이는 정말 선생님 같아서 부러웠다. (ㅈㅇ)

 

*난 어제 저녁부터 자꾸 어떤 것을 가르칠까 고민했다.

수학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아빠가 "넌 영어를 잘 하니까 영어를 해라!'라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내 고민은 점점 더 커져갔고, 수업할 시간이 됐다.

먼저 할 사람을 선생님이 물어보셨는데 '일어날까, 말까?'하다가 자신감이 생기지 않아 일어나지 못했다.

친구들이 수업하는 모습을 보니 자꾸만 나도 수업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친구들이 선생님이 되니 나도 기쁘고 뿌듯해졌다.

"친구들아, 너네들이 선생님이 되니까 재미있었어. 고마워!"

선생님은 공부가르치시는 것이 힘드셨을 것 같다. 친구들의 표정을 보면서 선생님의 마음을 많이 알았다.

선생님 감사해요, 그리고 우리들만의 세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ㅇㄹ)

 

 


2008, 우리반 최고의 전문가 활동 

↓ ↓ ↓ ↓ 

 http://blog.daum.net/teacher-junho/17031435

 

 

 

 

 

2009, 엄마 닭이 되어 알을 품다!

 

작년, 반 아이들과 함께 달걀을 반나절 들고 다니며 엄마 체험을 했었다.

아이들의 글과 마음에 강렬한 변화가 있어 올해에도 꼭 적용하겠다는 생각을 했었고,

어버이날을 맞아 '내게 가장 소중한 것'과 함께 이 체험을 통해 부모님의 사랑을 가슴깊게 느끼게 해 주고 싶었다.

 

그래서 7일 오전, 출근하면서 학교 옆 수퍼에서 달걀 한 판을 사 들고 교실로 들어섰다. 

 

 

 

반 아이들은 달걀 한 판을 너무 궁금해 했고, 난 장난스럽게 먹을 것이라고 이야기 했는데..

이미 내 블로그를 섭렵(?)한 몇 명의 여자 아이들은 어떤 체험을 할지 감을 잡아 버렸다.

 

전날 아이들과 했던 '내게 가장 소중한 것'의 소감을 쓴 노트 '좋은생각' 가운데 가슴 찡한 글들을 읽어주고,

다시 한 번 체험을 시작하기로 했다.

칠판에 커다랗게 '엄마 닭이 되어 알을 품자!!' 라고 썼다.

 

아이들은 이내 어리둥절 했고, 난 취지를 설명했다.

역시 내 딸 승진이가 태어났을 때 사진을 보여주며 아이를 다루고 키우는 것의 어려움을 이야기 했다.

너무나 연약해서 어떻게 들어 올려야 하며, 다치지 않도록 항상 신경을 써야 하며..

부모의 사랑을 받은 아이는 어떻게 성장하는지 알려줬다.

 

부모의 마음을 간접 체험할 수 있도록 

반 아이들을 '엄마(아빠)'로, 달걀을 '자식'으로 변신(?) 시작!!!

 

 

내 딸의 이름에 담긴 의미를 알려주며,

반 아이들에게 아들, 딸의 이름을 짓게 했고, 얼굴도 그리게 했다.

 

 

 

그러자 한자까지 찾아가며 의미있는 이름을 짓는 반 아이들이 생겼고,

그 모습을 본 여러 아이들도 보다 더 멋진 이름을 짓기 위해 한자를 찾았다.

정인, 은별, 미정, 지은, 지현, 고은, 성민, 현아....

수 많은 이름이 탄생됐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난 내 아이를 이렇게 키우겠다!' 글을 써보게 했다.

 

아이들의 글 속에서 자식에 대한 사랑이 가득했다.

지금 우리 부모들의 생각 그대로가 담겨 있었다.

내 자식을 훌륭하게 키우고 싶다는 생각은 누구나 다 같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난 이렇게 키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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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될 수 있으면 먹을 것을 주고, 함께 놀아주겠다.
매는 안 들겠다. 하지만 잔소리는 하겠다.
장난감도 사주고 싶다.
아이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가려고 하면 내가 막아주고 싶다.
내가 보살피겠다. (ㅊ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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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아이가 태어났을 때,

병원에 있을 아이에게 매일 찾아가 동화책 속의 아름다운 이야기만 해주고 싶다.

동화책은 아이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높여줄 것이고

따뜻한 이야기로 가슴이 따뜻한 사람이 되기 때문이다.
아이가 집으로 올 때, ‘와, 정말 예쁜 방이다. 우리 엄마가 최고야’라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난 아이 방을 최고로 예쁘게 꾸며주고 싶다.
그리고 아이가 돌을 맞을 때, 정말 멋지게 해 주고 싶다.
평생 한 번 있는 정말 중요한 날이기 때문에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다.
아이가 점점 자라면 투정을 하게 마련인데 화만 내지 않고

아이의 맘이 풀리도록 따뜻한 말로 마음을 잠재워 주고 싶다.
그러나 아이를 너무 받아주기만 하면 제멋대로 자랄 수 있기 때문에

조금씩 엄한 규칙을 만들어 규칙을 지키도록 대화도 많이 할 것이다.
6~7살이 되면 즐겁게 공부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것이다.
예를 들면 쿠션에 구구단을 새겨 넣으면 자연스럽게 곱셈을 외울 것이다.
그리고 가끔 아이와 맛있는 음식도 만들어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중학교 때 입지 못할 예쁜 옷들을 많이 사주겠다.
그리고 학원을 많이 보내지 않고 기본으로 필요한 것을 배우게 하고,

가끔은 학원가기 싫어할 땐 영화, 여행을 갈 것이다.
아이가 “엄마, 나 좀 넓은 집으로 이사 가고 싶은데…….”라는 말을 하지 않도록

미리 챙겨주는 멋진 엄마가 될 것이다.
그리고 아주 예쁘고 바르게 키울 것이고, 아이를 남과 비교하지 않을 것이다.
아이가 고3이 되면 아이의 미래에 대해 가끔 상의를 해주고,

아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해서 이 세상에서 최고로 행복한 아이로 만들 것이다.  (ㅈㅅ)

사실, 글 속에선 아이들의 불만족과 어려운 점도 읽을 수 있었다.

'어떻게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잘 파악해 보고, 보통아이들과 다른 생각의 글도 잘 파악해 보면 좋다.

 

 

 

중간체조가 있었다.

아이들은 '오, 마이갓!'을 외치며 달걀을 조심스럽게 손에 쥐고 운동장으로 향했다.

역시 두 개의 달걀이 깨졌고, 당황해 하는 아이들을 볼 수 있었다.

 

아픈 것이 아닌, 아이가 다치고 사고로 죽는 것은 부모의 책임 있다는 것을 알려줬다.

그리고 부모의 사랑과 보살핌이 있었기 때문에 현재 우리가 살아 있음을 알려줬다.

다시 달걀을 받고 싶어하는 아이들에게 소중하게 보살피지 못한 책임을 물었고..

간단한 장례식장을 만들었다.

 

작은 상자에 재빨리 '미안함'에 대한 문구를 적었고,

달걀이 깨진 아이들은 글을 읽고 미안함을 가득 담아 상자에 깨진 달걀을 넣었다.

 

 

몇 개의 달걀이 깨지자 많은 아이들이 긴장하고, 지키려 했지만...

자꾸만 달걀을 깨졌고, 깨진 달걀에 슬퍼했고, 안타까워했다.

ㅅㅎ는 급식먹기 위해 바지 호주머니에 넣었다가 깨지는 낭패도 겪었다.

미리 예측하지 못한 부모의 책임인 것을 ㅅㅎ는 알고 있었다.

 

 

쉬는 시간엔, 서로 자식 자랑에 매진(?)하는 반 아이들을 볼 수 있었다.

누가 이름이 더 예쁜지, 어떤 달걀이 더 잘 꾸며졌는지를 비교하고,

서로 이야기하고 달걀을 조심히 보호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피어나는 웃음꽃!!!

 

 

시간이 지나자 달걀을 보호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나타났다.

내가 처음에 요구한 것은 '손바닥 안'과 '주머니 안' 에 달걀을 놓을 수 있다고 했는데

몇 명이 졸랐다. 더 좋은 방법이 있다나.. ^^

 

알고보니 교실에 있던 화장지를 이용하는 방법이었다.

침대, 이불 등을 만들어 서로 꾸미고..

필통 위에 화장지를 깔아 놓고 조심스럽게 보관하는 등 아이들의 관심은 온통 달걀 보호하기였다.

 

 

집에 가기 전, 아이들에게 글을 써 보게 했다.

"왜 선생님은 이런 체험을 하게 했을까?' 잘 생각해 보고..

가슴에 와 닿는 것을 써 보게 했다.

 

'내게 가장 소중한 것'으로 부모의 소중함을 알았다면..

'엄마 닭이 되어 알을 품다!'는 자식 키우는 일의 어려움을 간접 체험 보는 것이었다.

 

아이들의 글을 읽으며 대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엄마 닭이 되어 알을 품다! (소감)

 

- 처음엔 달걀을 아니, 아이를 주시는 선생님이 이상했다.
하지만 하다 보니 왜 주셨는지, 왜 키워보라고 하셨는지 알게 됐다.
엄마의 고생, 우리를 키우시면서 힘들었던 감정을 느끼게 하려고 주셨다는 걸 알았다.
이 아이 덕분에 엄마에 대한 감사하는 마음을 느꼈다.
다른 친구들의 아이들이 하나 둘씩 깨지는 것 아니, 죽는 것을 보니 마음이 아팠고

‘내 아이도 죽으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급식을 먹고 친구들 몰래 죽은 아이들에게 기도를 했다.
겉으론 내가 장난스럽게 절을 했지만 속으로는 정성스럽게.
엄마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게 해 줘서 감사드린다.
이 아이는 정말 영원히 간직할 거이다.
이제 정말 엄마에게 착하게 지내야지. (ㄷ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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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엔 부모님께 매일 투정만 부렸는데,

이 활동을 통해 부모님께서 얼마나 나에게 사랑과 정성을 주셨는지 알게 됐다.
오늘 한 아기의 부모가 되어 아기를 키워 봤는데 너무 힘들었다.
좀 더 커서 엄마가 되고, 지금보다 더 예쁜 이름을 지어주고 싶다.
부모님의 마음을 어느 정도 알게 됐다.
지금 내가 이렇게 자라고 있는 것은,

나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들을 통해 내가 이렇게 자라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나를 키워주신 부모님께 열심히 효도해야겠다. (ㅎ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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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옛날이나 지금이나 뭘 사주라며 매일 투정만 부렸다.
‘힘들겠는데 선생님은 왜 이런 놀이를 하자고 하실까?’

 하지만 나도 친구들과 함께 달걀을 내 자식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키웠다.
이름도 지어주고, 얼굴도 그려줬다.
처음 받을 땐 아주 잘 키우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체조할 때부터 정말 힘들었다.
혼자 마음대로 굴러다녀서 더 힘들었다.
‘버릴까?’
엄마도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을까?
달랑 달걀 하나를 키우는 것도 힘든데 더 큰 말로 투정부리고 웅얼거리는 것을 어떻게 참으셨을까?
엄마가 어떤 고생을 하셨는지 알게 됐다.
이제부터 투정을 부리지 않는 내가 될 것이다. (ㅇ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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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엄마 닭이 되어 알을 품다!’라는 체험을 했다.
그런데 난 쌍둥이라서 달걀 2개를 받게 됐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품으려고 생각했다.
나는 그렇게 마음먹고 지은 이름은 지현, 지은이다.
귀엽게 얼굴을 그린 뒤, 둘 다 똑같이 그렸다.
그래서 다른 친구들은 “우와, 너무 귀엽다!”하며 부러워 했다.
그래서 더 잘 키우고 싶었다.
중간놀이 시간에 체조를 하게 됐다. 한 손에 하나씩 내 아이를 부드럽게 품고 체조를 조심스럽게 했다.
다행히 깨지지 않았다. 손에 얼마나 꼭 품고 있었으면 이름이 내 손에 묻었다.
그런데 다른 친구들은 3명이나 달걀을 깨버렸다.
‘저게 실제 있었던 일이라면 얼마나 슬플까?’ 하며 생각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나 같은 소집단 ㅅㅁ이까지 깨졌다.
사실, 내 책을 펴서 십자말풀이를 풀어달라고 부탁했는데 그만 깨져버렸다.
ㅅㅁ이에게 너무 미안했다.
급식먹을 때도 다행히 친구들의 도움으로 살았다.
그런데 내 달걀을 친구 선은이에게 맡기다 쌍둥이 동생 지은이가 죽고 말았다.
‘아, 달걀이 만약 내 아기였다면…….’
내가 앞으로 커서 실제 아기를 낳는다면 자세히 보고, 예측해서 훌륭한 엄마가 될 것이다. (ㄱㅎ)

 

 사실, 이런 활동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반 아이들의 마음에 감동을 던져주고, 따뜻한 심장을 만들 수 있다면 어렵지 않다..

 

올해는 학교 선생님들께 팝업으로 내가 하고 있는 활동에 대해 알려드리고

이 전의 기록도 소개해 드렸다.

나와 함께 달걀체험을 한 선생님도 계셨고,

'내게 가장 소중한 것'을 체험하고 반 아이들의 눈물을 다시 팝업으로 알려주신 분도 계셨다.

행복한 교실이 더욱 늘어가면 좋겠다. 

 

 

과제로 '부모님 발씻겨드리기'와 '음악과 함께 편지 읽어드리기' 외..

자신만의 특별한 이벤트를 계획하고 실행하라고 했는데,

월요일에 어떤 이야기를 듣게 될지 벌써부터 두근거린다. ^^

 

↓↓↓↓↓↓

  

 과제 수행 (발씻겨드리기, 편지 읽어드리기)

 

나는 오늘 어버이날이란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부모님께 무엇을 해드려야 기뻐하실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런데 선생님이 어버이날 이벤트를 살짝 알려 주셨다.

그런 바로 '부모님 발 씻겨드리기!' 그리고 편지도 읽어드리고 "얼마나 고생하셨어요!" 라는 말 등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감동해서 눈물을 흘릴지도 모를거라고 하셨다.

난 선생님이 그런 방법을 알려 주셔서 속으로

'히힛, 역시 우리반 선생님은 우리에게 좋은 것만 알려주신다니까. 선생님 멋져!'라고 생각했다.

학교를 마치고 저녁까지 기다렸다.

아빠는 바쁘셔서 엄마 발을 씻겨드렸다.

내가 발가락 사이까지 아무렇지도 않게 깨끗하게 닦자 엄마는 살짝 미소를 지으셨다.

그리고 편지를 조심스럽게 드렸다.

그리고 나서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 영상을 보여드렸다.

그때, 아빠가 일을 마치고 돌아오셨다.

나는 "제가 발을 못 씻겨드려서 죄송해요."라고 말했다.

아빠는 괜찮다는 미소로 얼른 자라고 하시면서 내 편지와 영상을 보시더니 두 분 모두 눈이 빨개지셨다.

엄마와 아빠는 눈물을 감추는 성격이신데.....

이렇게 어버이날 부모님께 감동을 드려 기분이 좋다.

내가 어른이 된 것 같고, 감동적인 순간을 잊을 수 없다. (ㄱㅎ)

 

 

2008년, 6학년 활동 보기 →  http://blog.daum.net/teacher-junho/17031317

 

  

 

 

2009, 내게 가장 소중한 것!!

 

어버이날이 다가왔다.

부모님의 사랑을 느끼게 하는 몇 가지 방법 가운데 첫 번째 활동으로 '내게 가장 소중한 것!!!'을 골랐다.

작년, 반 아이들의 마음에 찡한 감동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4학년 아이들은 어떤 특성을 보여줄지 궁금했다.

 

약 30분간의 체험이 끝난 뒤, 아이들이 써 낸 글은 너무나 가슴 깊게 다가왔다.

글로 표현하는 게 힘든 아이들은 마음으로 느꼈을 거라 생각했다.

 

 


 

 

내게 가장 소중한 것

 

*A4용지를 8등분 한다.

*종이에 가장 소중한 것 8가지를 적는다.

*선생님의 이야기에 맞춰 한 장씩 버린다.

*마지막 종이에 적힌 '소중한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해 준다.

 

소중한것멘트자료-서준호.hwp

(예시일 뿐입니다. 응용하셔요~)

 

 


 

1. 가장 마지막에 남은 카드는 무엇인가요?

 

(많은 순서대로) 엄마, 아빠, 동생, 아빠, 고모, 인형 등

 

2. ‘내 가장 소중한 것’에게 지금까지 해 준 것은 무엇인가요?

 

- 동생을 때리고 울렸다.
- 별로 해 준 게 없는 것 같아요. 기억나지 않아요.
- 효도 한 적이 없다. 소중한 것에게 화만 냈다.
- ‘사랑해요!’라고 말하기도 했지만 함부로 말하고 말씀을 들은 적이 얼마 없다.
- 집안일 도와드리기
- 엄마를 걱정해 주고, 엄마를 위해 피아노를 연주했다.

 
3. ‘내 가장 소중한 것’의 마음을 아프게 한 일은 무엇인가요?

 

- 말을 안 듣고 까불었고, 마음을 상하게 만들었다.
- 엄마에게 밉다고 말했다.
- 엄마에게 뭐 안 사줬다고 마구 떼쓰고, 용돈 더 주라고 졸랐던 것
- 엄마가 해줄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떼쓰고 툭하면 삐졌다.

 

4. ‘내 가장 소중한 것’에게 앞으로 해 줄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나요?

- 사랑하고 아끼기
- 최선을 다해 끝까지 도와주고 열심히 보살펴주고 싶어요.
- 화내지 않고 존중하기
- 말을 함부로 하지 않고, 기쁘게 해 드리기
- 사랑 깊이 깨닫고 효도해 드리기
- 효도, 앞으로 잘 살아가는 것

 

 

 

 반 아이들의 소감

 

- 처음 이 활동을 할 때 ‘왜 이런 놀이를 하지?’라고 생각하며 철없이..

 내 소중한 것을 버리고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나 마지막 두 카드가 남았을 때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여러분, 이게 만약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면 여러분의 소중한 것을 아무렇지 않게 버릴 수 있을까요?”
순간 마음이 아려왔다.
철없던 내 자신이 마음에 걸렸고 내 두 손에 꽉 잡고 있던 카드를 바라봤는데 엄마와 아빠가 남았었다.
그때, 선생님이 두 눈을 감으라고 하셨다.
“지금 남아 있는 카드 중 하나를 버리세요.”

라고 말씀하시자 난 쉽게 결정할 수가 없었다.
손을 떨며 ‘아빠’란 카드를 놓았다.
“여러분은 남은 여러분의 소중한 것에게 해 준 것은 무엇이 있습니까?”
난 가슴이 떨려왔다.
‘아, 해드린 게 없다. 투정만 부렸구나...’
앞으로 잘해드려야겠다는 생각에 슬그머니 ‘아빠’를 집어 주머니 속에 넣었다.
앞으로 내 가족을 아끼고 존경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ㅈㅅ)

-----------------------------------------------------------------------------

- 내 가장 소중한 것은 ‘엄마’였다.
 마지막 한 장까지 남기며 나머지들을 버릴 때, 난 내 가족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이제야 알게 됐다.
나와 친구들은 소중한 것을 이제야 알게 됐고 감동의 눈물도 흘렸다.
한 장씩 버릴 때마다 ‘이게 정말 실제 있었던 일이라면 어쩌지?’하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실제 일어날 일이라면 난 절망하고 마음이 아플 것 이다.
그리고 난 엄마와 가족에게 어떻게 대했는지……. 엄마에게 너무 죄송하다.
사랑도 알지 못했고 효도도 조금밖에 해드리지 못했다. 이 놀이를 통해 사랑을 알게 돼서 다행이다. (ㄱㅎ)

 -----------------------------------------------------------------------------

-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은 것을 느끼게 됐다.
다 버리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버리게 되는 상황이 가슴이 아팠다.
만약 실제로 있었다면 정말 상상도 하기 싫다.
가족은 내가 소중히 여기는 대상이라는 것을 알게 해주신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오늘 흘린 눈물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ㅎㅈ)

-----------------------------------------------------------------------------

-처음엔 재미있는 놀이인줄 알았는데 음악을 틀어 놓고 선생님의 말을 주의 깊게 들었는데

 갑자기 가슴이 찡해지고 엄마의 웃는 모습이 자꾸 생각이 났다.
 앞으로 엄마 속 썩이지 않고 숙제는 꼭 할 것이다.
그리고 뭘 사주라고 떼쓰지 않겠다.
효도하는 딸이 되고, 정말 엄마가 지금까지 보살펴 주신 게 너무 고맙다. (ㅅㅇ)

-----------------------------------------------------------------------------

-난 이 놀이를 통해 ‘소중함’이 무엇인지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됐다.
엄마를 가장 마지막까지 가지고 있었다.
아무래도 엄마가 가장 소중하나 보다.
소중함이란 나에게 없으면 안 되는 존재를 말한다.
‘선생님이 왜 이 놀이를 했을까?’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아무래도 소중함이 무엇인지 알고 나에게 소중한 것에게 후회 없이 잘 하라는 뜻으로 생각한다. (ㄷㅂ)

 

 


 

6학년 활동 모습 보기

↓↓↓↓

http://blog.daum.net/teacher-junho/16215509 

 

 


 

  ※ 후속 활동으로 '엄마닭이 되어 알을 품다!!' 가 실시됐습니다.

더 아이들의 따뜻한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답니다.

다음 글을 기대해 주세요. ^^ 

 

소중한것멘트자료-서준호.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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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 최고의 전문가!!

 

반 아이들은 언제나 배우는 입장이다.

그런데 가르치는 교사 역할을 해 본다면??

 

아이들은 가르치는 일에 대해 호기심, 두려움, 어색함, 환상 등 많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

어렵겠지만 돌아가면서 10~20분 수업을 해 보면 어떤 마음이 생길까?

 

며칠  동안 수업을 준비하고, 친구들에게 자신이 가장 자신있는 분야를 가르쳐 볼 시간을 줬다. 

반 아이들은 처음엔 굉장히 힘들어 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내가 가르치는 수업보다 더 즐거워 했다.

 

남을 가르치는 경험은

 아이들의 마음에 변화를 가져올 거라 생각한다. 

혹시라도 이 경험으로 교사를 꿈꾸는 제자들이 생길지도 모른다. ^^

 


 

작년 기록을 이제서야 작업해 올린다.

일이 쌓여 한 번 미루기 시작하면 손을 댈 수가 없다.

내 딸아이의 사진과 영상, 그리고 작년 반 아이들의 여러 자료들이 쌓여 있어 마음이 불편하다.

반 아이들 소감을 남기지 못했고, 영상을 교실에서 보여줄 기회도 사라졌지만  

가끔 이곳에 들어오는 제자들에게 추억이 되길 바란다. 

 

수업을 준비하는 데 있어 시간표를 미리 제작했다. 

어렵게 느껴지면 10분, 자신있는 친구들은 20분 수업을 준비했다.

수업을 위해 교사가 해야 할 언어, 몸방향, 수업 요령 등도 잠깐 알려줬다.

 

영상 속의 아이들은 너무나 근사하게 보인다.

영상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 보고 변화할 기회를 주고 싶었는데, 때를 놓쳐 버렸다.

 

만들기, 체조, 역사, 요가, 발성법 등 내용도 다양했고,

수업을 받는 반 아이들도 너무 즐거워했다.   

이런 경험들이 아이들을 더욱 크게 만들면 좋겠다.

 

 

 

 너희 모두는 소중하단다.

그래서 너희 모두는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하단다.

오늘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좋겠구나.. ^^

 

 

난 소중한 사람이야!!

 

'해'의 연수 마지막 날, 난 내 장점 100가지를 쓸 기회를 얻게 됐다.

이 활동을 통해 내 자신의 존재가치가 상승되는 기분이었는데,

이 경험을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었다.

 

그래서...

3교시 수업이 시작됨과 동시에 A4용지를 한 장씩 나눠주고 자신의 장점 세 가지를 써 보게 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뒤, 50가지를 써 보게 하고..

나중엔 100가지 채워보게 했다.

 

 

반 아이들은 처음엔 자신있다는 듯 시작했지만

나중엔 머리를 쥐어 짜며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선생님이 뭔가 이유가 있기 때문에 해 보라고 했겠지? 힘들겠지만 장점을 찾아보렴."

사소한 것도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도 말고 찾아보게 했다.

 

 

평소에 해보지 않았기 때문인지 무척 힘들어 했다.

아이들 표현엔 '머리에 쥐가 날 정도'라고 했는데..

간단한 예를 몇 개 들어 주면서 쉽게 생각해 보라고 했다.  

 

 

 

 

거의 수업 한 시간이 지나갈 무렵에야 조금씩 100개를 채워가는 아이들이 생겼다.

그리고 해방됐다는 듯 소리를 지르는 아이들. ^^

예상했던대로.. 20여개도 못 채우고 끙끙대는 아이들이 있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 자신들이 쓴 장점들을 친구들과 돌려 읽어 봤다.

서로 웃고, 때론 부끄러워 하면서 자신들의 장점을 읽었고.

상대방의 장점 모두를 인정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

 

 내 장점 100가지

 

1. 그림을 잘 그린다.   2. 글을 잘 쓰는 편이다.   3. 옷을 깔끔하게 입는다.  4. 한다면 하는 편이다.

5. 강아지를 키울 줄 안다.   6. 좋아하는 연예인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   7. 글씨를 예쁘게 쓰는 편이다.

8. 힘이 센 편이다.   9. 키가 적당한 편이다.   10. 담력이 센 편이다.   11. TV광고와 프로그램을 잘 외우고 있다.

12. 욕도 어느 정도 할 수 있다.   13.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모두 알고 있다.   14. 건강하다.

15. 아직 젊다.    16. 음식을 잘 먹는다.    17. 상상력이 풍부하다.   18. 만화를 잘 고른다.

19. 혼자 버스를 탈 수 있다.   20. 고기보다는 야채를 좋아한다.

21. 영화를 보다 슬프면 눈물을 흘릴 수 있다.   22. 난 컴퓨터 중독이 아니다.   23. 청소를 잘 하는 편이다.

.

.

중략

  

 

 눈에 띄는 예

 

- 난 학교를 땡땡이 깐 적이 없다.   - 실내화 하나로 1년 버텼다.
- 남들에 비해 욕을 좀 잘 하고, 손이 맵다.   - 하루에 문자를 100통 이상 보낼 수 있다.
-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는 번호가 70개가 넘는다.   - 난 배우기 어려운 한국말을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다.
- 난 사이코패스가 아니다.   - 난 우리 엄마 뱃속에서 태어났다.   - 난 매일 밤 창피한 짓이 떠오른다.
- 난 엄마에게 휴대폰 사달라고 조르지 않는다.   - 난 서준호 선생님 반이다.
- 난 꽃남 본방 사수 꼭 할 수 있다.   - 난 형부가 있다  - 난 언제나 태극기를 똑바로 그릴 수 있다.
- 난 우리 반을 대상으로 수업을 한 적이 있다.  등..

 

아이들의 글을 보니 재미있기도 하고, 다른 관점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아이도 보였다.

 

그래서 왜 이런 활동을 했는지 생각해 보게 했다.

"선생님은 왜 장점 100가지를 써 보게 했을까?"

 

자신에 대한 불만과 소극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아이들이

자신을 사랑할 줄 알고, 사랑 받을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을 알길 바랬다.

아이들의 소감을 보니 알아차린 아이들도 꽤 있었고,

그 소감을 읽어주며, 따뜻함을 키웠다.

 

반 아이들의 소감

 

- 내 장점이 사소한 것일지라도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

장점이 없는 친구들이 없었다.

사람은 누구나 어떤 장점이라도 있다. (소령)

 

- 처음엔 선생님이 장점 100개를 쓰라고 하셨을 땐 눈앞이 깜깜했다.

하지만 다 쓰고 나니 속이 후련해지고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모두 내 장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소희)

 

- 평소 난 소중하다’라고 느낀 적이 없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내가 소중하다는 것을 느꼈다. (보은)

 

- 내가 썼던 여러 장점들 가운데 컴퓨터 자격증과 관련된 게 5개였다.

나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었다. (규식)

 

- 처음엔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장점이라 생각해 보니 나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지윤)

 

 

마지막으로 100가지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하나 골라 밑줄을 긋고,

왜 골랐는지 이유를 써 보게 했다.

 

 

 

내가 '해'에서 받았던 따뜻함이 아이들 가슴에도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생각한 것 처럼, 난 소중하다는 것을 항상 마음 속에 간직하고 세상 살아가길 바라며..

 

 

 

 

 

엄마닭이 되어 알을 품다!!!

 

교육연극 직무연수를 받으러 오신 선생님들이 만든 연극 내용 중엔 한 선생님이 반 아이들에게 달걀을 나눠주는 장면이 있었다.

 

오늘은 5월 7일, 아이들에게 특별한 기억을 주고 싶다.

아, 어미닭이 알을 품듯 하루 종일 알을 품고 다니면서 부모님의 사랑이 정말 깊다는 것을 느껴보게 하는 것은 어떨까?

 

오래 전 봤던 영화 가운데 꼬마주인공이 선생님이 준 달걀이 깨져 고민하던 장면도 스쳐 지나갔고,

연극 속의 대사가 너무 인상깊어 기회가 되면 우리 반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마트에서 산 달걀 한 판과 집에 있던 달걀을 더해 32개의 달걀을 들고 아침 일찍 교실로 들어섰다.

반 아이들은 예전에 내가 구워 준 식빵을 기억하고 있어서 "선생님, 오늘은 달걀프라이 해 주시려구요?"라며 반가워 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내 손엔 달걀 외엔 아무 것도 없었고, 독서 시간 내내 내 책상 위에 있던 달걀은 아이들에게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아침방송이 끝나고 아이들에게 댤걀을 들고 이야기를 했다.

"왜 선생님이 달걀을 들고 왔을까?"

 

궁금해 하는 아이들... ^^

 

엄마 닭이 달걀을 품에 안고 병아리가 되기 까지의 과정과...

얼마 전 태어난 내 딸 승진양의 목에 힘이 없어 항상 소중히 안았다가 내려놓고, 따뜻한 품 안에서 '내가 아빠다!!'를 느끼게 해 줘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자, 오늘은 우리 모두 엄마(아빠) 닭이 되어 보겠습니다.

달걀은 손 또는 주머니에 달걀을 보관할 수 있습니다.

이 달걀을 하루 동안 소중히 보살피는 활동이 부모님의 마음을 알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나눠준 달걀..

아이들은 긴장한 듯 하지만 특별한 활동이라 생각했는지 미소와 함께 내 앞에 있는 달걀을 하나씩 받아갔다.

 

 

조심 조심..... ^^

하지만 한 아이는 받자 마자 깨뜨려 버리고........

 

자, 이제 이 달걀에 이름을 붙입니다. 어떻게 자랐으면 좋겠다는 의미를 담으면 좋겠죠?

그리고 아들인지 딸인지도 결정해 주세요.

 

그리고 하루 정해진 수업들을 시작했다.

수업 내 긴장하는 아이들과, 쉬는 시간엔 달걀을 꾸미는 아이들이 생겼고,

서로 달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아이들.

평소 같았으면 유리창이 덜커덕 거릴 정도로 소란스러울 교실인데 진지함이 가득 했다.

 

 

 

시간이 흐르고.. 아이들을 관찰하면서 몇 가지 호기심이 생겼다.

종이, 찰흙, 신체 표현 등을 이용해 아이들의 속 마음을 물체에 투사하는 기법을 자주사용해 왔기에...

이 달걀에 아이들의 속 마음을 담아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 봤다.

 

그래서 점심 먹은 후, 아이들에게...

'나라면 이렇게 키운다!!'라는 주제로 글을 써 보게 했다.

현실의 불만족을 아이에게 투사해 엄청난 분량의 공부를 시키는 학부모님들과 잔소리와 매로 아이에게 '넌 잘 되야 한다'는 생각을 주입하는 학부모들이 많지 않는가!!

아이들도 현실에 대한 여러 생각을 글 안에 담을 거라는 생각을 해 봤다.

 

나라면 이렇게 키운다!!! (아이들의 글에서 몇 문장을 살펴보자... ) 

 
*세상을 알아갈 때, 아빠가 없다는 것은 창피한 것이 아니라고 알려주고 싶다.

*나도 우리 엄마가 했던 것 처럼 아들에게 돈을 쓰겠다.

*난 아들 앞에서 절대 울지 않을 것이다.

*아이에게 매일 화내지 않을 것이다.

*학교에서 혼난 일이 있을 땐 먼저 아이에게 이유를 묻고 화를 낼 것인지 안 낼 것인지 판단을 하겠다.

*언제나 아이를 웃게 만드는 엄마가 될 것이다.

*학원은 피곤하지 않은 곳으로.

*선생님처럼 사진도 찍어주고 놀이공원이나 강가에서 놀아줄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해석 될 수 있지만...

내가 물어 볼 수 없는 여러 이야기들이 아이들 문장 속에 녹아 들어 있었다.

반 아이들에게 가슴으로 더욱 더 다가서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끔은...

나 또한 교실에서 아이들이 잘못을 하면 이유를 물어보기 전에 꾸중한 적이 있었고...

'학교는 즐거운 곳'이라고 매일 이야기를 하지만 따분함과 피곤함을 아이들에게 주기도 하고..

아이들의 슬픔을 눈치채지 못해 껍데기 같은 교사가 될 때도 있으며..

아이들이 어떤 현실 속에서 살고 있는지 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내 힘든 것을 이겨내고 아이들에게 더욱 더 가슴으로 다가서야 하리라..

 

 

하루 중 많은 행사가 있었다.

열심히 수업하고 쉬는 시간동안 친구들과 놀고..

3~4교시는 전교어린이회 선거 때문에 강당으로 이동해 소견발표도 듣고, 투표도 하고..

점심시간엔 급식실로 이동하고, 점심시간의 자유를 만끽 하고..

마지막 6교시는 계발활동 시간이라 축구부, 배드민턴부, 연극놀이부, 합창부 등 각자 이동하게 됐다.

 

그러다 많은 달걀(우리들의 아들 딸들이..)이 깨졌다!!!!!!

 

아이들의 탄식..

그리고 눈물..

이런.. 마지막 6교시가 끝나고 아이들의 달걀을 살펴보니 절반 정도가 깨져 있었다.

 

"너희들의 아들과 딸들이 사고로 인해 죽었다고 생각해 보자!!"

 

아이들은 달걀을 종일 가지고 다니는 일은 무척이나 힘들었을 거라 생각해 본다.

축구해야 하는데 달걀은 신경 쓰이고, 화장실을 다녀오고 급식실을 다녀오는데 무척이나 신경 쓰였으리라..

과연 아이들은 하루 동안 달걀을 가지고 다니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아이들의 소감

 

*내 자식인 달걀을 친구가 발로 차서 깨졌다. 한 순간 눈물이 났다.

정말 아이였다면 얼마나 슬펐을까.... (ㅎㄱ)

 

*선생님이 준 달걀로 엄마 아빠가 되어 체험을 해 봤는데 처음에 이름을 붙여주고 예쁘게 칠하고 보니 왠지 뿌듯(?)했다.

그리고 혹시나 깨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꼭 쥐고 있었는데 그것이 진짜로 내가 엄마가 된 것 같아서 약간은 어색하고 기분이 좀 묘했지만 한 편으로는 좋았다.

그러나 우리는 달걀이어서 깨졌을 때도 좀 그랬지만 부모님들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엄마, 아빠 이제까지 저를 잘 키워주셔서 감사해요~ ^^ (ㅈㅇ)  

 

*오늘 하루 난, 엄마 닭이 되었다. 그리고 달걀 지키기............

맨 처음 달걀을 건네받았을 때 이 달걀을 어떻게 지킬지 걱정이 됐다.

그런데 가지고 다니다 보니 조금씩 귀찮아졌지만 내 자식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지켰다.

그런데 화장실을 다녀오다 내 달걀이 깨졌다!!!!!

정말 내 자식이 이렇게 죽었다면 내 가슴 가득 항상 슬픔이 가득 차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ㅂㅇ)

  

*처음, 선생님이 달걀을 주시면서 갓난아이처럼 돌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너무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그런 것도 재미있는 활동이라 생각되어 정성껏 품기 시작했다. 꼭 내가 에디슨이 된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 알을 계속 품으니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결국엔 ‘이까지 게 뭔데.. 내가 이렇게 고생해야 되지?’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다른 아이들의 달걀이 깨질 때마다 나는 절대로 내 달걀은 죽어선 안 돼!!!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끝까지 달걀이 살아남아서 더욱 기뻤다. 아기 키우는 건 힘든 일이다!! (ㅈㅇ)

 

*급식실, 전교어린이회 선거, 계발활동 등 이리 저리 옮겨다니며 달걀을 지키는 일은 너무 어려웠다.

다른 친구들처럼 깨질까봐 두려웠다.

정말 내 아이라면 이처럼 위험한 세상 속에서 정말 두려웠을 것이다.

소중히 다뤄야 한다. 무엇이든!! (ㅁㅇ)

  

*달걀을 6교시까지 안전하게 보살피라는 미션을 받고....

달걀이 아이라고? 깜짝 놀랐다.

그래도 조심조심.... 깨뜨리지 않게... 금이 가지 않게...

다루며 조그마한 주머니 속에서 잠이 든 것 같은 모습도, 행복해 하는 모습도...

휴 다행이다... 라는 느낌이 들었다.

아이를 키우면 무지 어렵고 힘든 일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ㅇㅇ)

 

*귀찮아서 일부로 죽인 친구들도 있었지만 난 소중히 간직했다.

다른 친구들도 진짜 자기 아이처럼 보살피고 키우고...

친구들을 보니 정말 엄마, 아빠다운 모습이었다.

다른 친구들도 다 커서 저런 엄마 아빠가 될 지 궁금하고 내가 계속 알을 갖고 다녔는데.. 진짜 아기를 키우는 것도 아닌데.....

정말 갖고 다니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재미있었다.

내가 만약 진짜 엄마가 된다면 그런 성실하고 아기를 잘 챙기는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 (ㅅㅈ)

 

 

 

 

아이들의 소감 속에서 아이들의 마음을 한 번 더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아이들 마음 때문에 내 마음 또한 변하게 된다.

 

내가 말로 100번 하는 것 보다 이런 체험을 통해 변화되고 부모님의 사랑을 느끼게 된다면 보람있는 일이 아닐까?

그리고 반 아이들 모두는 아니지만 단 한 명이라도 이 활동을 통해 변화 될 수 있다면 달걀사고, 깨진 달걀을 처리하는 번거로움 모두 행복한 일이 되는 건 아닐까??? ^^

 

 

 

올해는 새 학교에 적응하느라 '마음흔들기' 작업에 소홀한 내 자신을 반성해 본다. 

아이들의 마음이 흔들린다면 아이들의 생각도 달라지고.. 삶 또한 조금씩 달라질 거라는 생각을 항상 했는데...

많은 업무에 치여 생활하는 것에 핑계만 대고..

가장 중요한 반 아이들을 놓치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자, 다음 '마음 흔들기'를 기대해 주세요~ ^^ 


내게 가장 소중한 것!!!

 

어버이날 전에 하면 가장 좋은 활동이긴 하지만....

좀 늦어졌지만 교육연극 활동을 약간 가미해 심성놀이를 진행했다.

쉬는 시간에 음악을 준비해 놓고, 간단한 멘트를 생각해 놓고는..

수업 짬시간에 진행하게 됐다.

 

반 아이들의 생활을 보면 부모님과의 불신이 가끔 보이곤 한데...

많은 아이들이 엄마, 또는 아빠를 선택해 주길 바랬다.

 

 

◎ '소중한 것'에게 잘못한 일은 무엇이 있나요?

 

*함부로 대들고, 괴롭히고, 말대꾸 하고..

*거짓말하고, 불평하고, 말을 듣지 않았다.

*항상 짜증내고 미워했다.

*아프게 만들었다.

 

◎ '소중한 것'에게 잘해준 일은 무엇이 있나요?

 

*별로 잘한 게 없다.

*집안 일을 도와드렸다.

*가끔 어깨 주물러 드리고 청소대신 하기.

*시험을 잘 봤던 것.

 

◎ '소중한 것' 앞으로 해 줄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

 

*말을 잘 듣고, 미워하지 않기

*건강하게 잘 자라기

*공부를 더욱 열심히 하기.

 

 

[반 아이들의 소감] (공개할 수 있는 정도에서만.....)

 

*엄마, 아빠 중에 한 분을 버릴 수가 없어서 아빠를 몰래 주머니 속에 집어 넣었다.

정말 이게 실제 상황이었다면 오빠, 엄마, 아빠는 버리지 않았을 것 같다.

먼저 오빠를 버린 것도 후회된다.

가족은 나의 힘이 되고, 내가 힘들때면 기대게 해 주고, 슬플 때 웃게 해 주는...

나에겐 정말 소중한 가족이다. (ㅇㅇ)

 

*이게 놀이가 아니고 진짜라면 얼마나 슬펐을까......

세상을 살아가며 소중한건 너무 많은데 그런게 없어진다니...

다시 한 번 나의 소중한 걸 생각하게 됐고, 부모님께 효도하고 동생을 더욱 잘 돌봐주겠다는 다짐을 한다. (ㅅㅈ)

 

*엄마 한 사람이 남았을 때 뭉클했다.

그동안 많은 잘못을 하고 있었고, 나에게 가장 소중한 분이다. (ㅅㅇ)

 

*처음엔 재미있게 구겨서 던졌지만 뒤로 갈수록 정말 버리면 안되는 것들만 남고..

마지막 2장을 들고 고민하다 아빠를 차마 구기지 못하고 살짝 접어서 바닥에 내려 놨다.

가장 소중한 것은 가족이고 그 중에서도 엄마였다.

엄마, 아빠의 소중함을 느낀다. 그리고 너무 슬퍼졌다. (ㅇㅇ)

 

 

 

내게 가장 소중한 것

 

*A4용지를 8등분 한다.

*종이에 가장 소중한 것 8가지를 적는다.

*선생님의 이야기에 맞춰 한 장씩 버린다.

*마지막 종이에 적힌 '소중한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해 준다.

 

학교에서의 휴식/(음악:앤더슨의 트럼펫주자의 자장가)

 

학교에서의 휴식.

 

2학기 들어서 아이들의 하품이 늘었다.

수업을 재미있게 진행해도 아이들의 입은 다물어지지 않는다.

하긴.. 아이들은 늦은 밤까지 강행군이곤 하니까. ^^

그래서 물어보니 학교에서 낮잠 한 번 자보는게 소원이라고 한다.

 

학교는 잠을 자는 곳이 아니라고 했지만

정말 정말 소원이라는데... 

마음편하게 30분 정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은 아이들에게 큰 선물이고, 추억이 되지 않을까?

 

 

날을 정해 놓고.. 각자 담요를 가지고 오기로 했다.

침낭, 담요.. 아이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고..

 

열심히 공부한 우리들은............. 담요 위로 누워 휴식을 취하게 됐다.

와..... ^^

 

 

 

 

 

 

 

 

난생 처음 학교에서 자는 잠이었다.
어른들은 이런 것을 해보지 못했을 것이다.
선생님 말씀으로는 해보지 않고는 느낌을 모른다고 하셨다. (ㅈㅎ)

 

오늘 처음 교실에서 자 봤다.
왜 이런 행동을 하게 됐는지 대략 이해가 간다.
어찌보면 학원에 묻혀 사는 우리들에게 조그마한 휴식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초등학교, 놀기 좋을 때, 지금 공부가 아닌 스트레스에 쌓여 심각하다.
이런 휴식을 통해 조금 쉴 수도 있었고.. 다른반이 느끼지 않는 특별한 체험을 하게 됐다. (ㅎㅈ)

 

갑자기 내가 5ㄷ이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ㄹㅇ)

 

5교시만 되면 우리들은 꾸벅... 꾸벅...
선생님께선 이런 것이 안타까우셨나보다.
화요일 6교시에 생애 최초로 교실에서 이불깔고 자는 학급이 탄생됐다.
늘 그렇듯 우리 반은 특별했지만 이번에도 새로운 것을 알게 됐다.
선생님께서도 말씀해 주셨지만 느껴보지 않으면 모른다는 것!!!!
선생님과 하는 모든 활동은 교훈, 아니 멋진 교훈이 하나씩 있다.
‘느껴보지 않으면 모르고, 불가능이란 없다!’ (ㅈㅇ)

 

 

※ 아이들의 권리가 있기 때문에... 이번 글에서는 자세한 사진과 동영상을 공개하지 않습니다.

대신 캡쳐화면을 맨 아래에 올립니다.

 

 

나를 힘들게 한 너, 사라져!! ----------------------------------------------------

 

아이들이 마냥 행복할까?

내가 생각하는 답은 '아니오!' 라고 말하고 싶다.

아이들의 일기장과 대화, 얼굴을 통해 읽혀지는 것은 나이에 비해 무리한 짐들과 스트레스........

그래서 아이들의 답답함을 밖으로 던져버릴 수 있는 특별한 수업을 준비했다.

 

교육연극의 기법과 음악의 힘을 이용해 만든 시간.....

 

내가 고른 음악과 멘트는 아이들의 가슴 속 답답함을 꺼냈고..

주먹을 쥐었고 목이 찢어져라 소리지르게 만들었다.

 

그리고 답답하게 만드는 '그'와의 대화....

반 아이들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고...

나중엔 감정이 폭팔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녀석들..........

무지 힘들었나보다. 

 

아이들의 마음을 다시 추스릴 수 있는 음악과 멘트를 이용해 긍정적인 사고의 힘을 만들어 줬고...

아직 가슴 속에 남아 있던 응어리를 신문지를 이용해 모두 날려버리는 것으로 수업을 마무리 했다.

휴~~ ^^

 

아이들에게 답답함을 해소할 수 있는 시간을 줄 수 있어서 기쁠 뿐이다.

잠깐의 특별한 수업으로 인해 살아가면서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과 함께 무엇이든지 이겨낼 수 있는 녀석들이 되리라 믿는다.

 

 

 

아이들의 소감-----------------------------------------------------------

 

▶나는 이 활동을 지금까지 날 힘들게 했던 것들을 없애기 위해서 했다.
이때까지 쌓인 스트레스를 다 해소하기 위해서 무작정 악을 크게 질렀다.
그랬더니 정말 마음이 시원했다.  (ㄱㅇ)

 

▶신문지를 찢으면서 나를 불안하게 했던 것들, 힘들고, 괴롭게 만들었던 것들이 사라져 갔다. (ㅎㅈ)

 

▶난 정말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억제할 수 없었다.
나는 그동안 쌓인 게 많았나 보다.
마음껏 소리 지를 수 있었고, 울 수도 있었다.
그 사람을 보는 관점도 바뀌기 시작했고, 그 사람이 힘든 점, 그리고 행복했던 점을 생각해 보니 꼭 나쁘게만 생각되지 않는다.
‘나는 이제 자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날 힘들게 하는 너, 사라져!!!! (ㄹㅇ)

 

▶몸 안에 있던 나쁜 것들이 다 빠져 나가는 것 같았다. (ㅇ)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엄마, 시험, 학원 모두 공부에 속해있는 것이었다.
아이들과 함께 함성과 우는 소리가 퍼져나갔고, 안에 담아 두었던 답답 기운들이 모두 빠져 나간 것 같이 개운했다.
‘에라 모르겠다.’하는 마음으로 소리 지르고 찢고, 의자를 때리고..
안 한 것이 없었다. (ㅎㅈ)

 

▶울다 웃었으니 난 어떡한담...... (ㄷㅎ)

 

▶친구들 대부분이 울고 있었고, 마음의 상처가 있었다.
아이들은 학원, 시험점수, 부모님, 친구 등으로 상처가 있었다.
이제 까지 있었던 스트레스를 푸는 아이들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다.
신문지를 모아 함께 하늘로 던지던 그 하이라이트... (ㅎㅂ)

 

▶처음엔 긴장되고 떨렸다.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이자 음악과 함께 선생님의 외침이 들렸다.
‘답답해 미칠 것 같습니다.’ 같은 말이었다.
갑자기 울음이 터져 나왔다.
맘 편히.. 맘 놓고 울었다.  (ㅎㅈ)

 

▶내가 살아가는데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공부? 숙제? 학원? 시험? 모두 맞다.
우리는 이런 밧줄에 꽁꽁 묶여 살고 있다.
그런 우리를 위해 선생님과 함께 ‘나를 힘들게 하는 너, 사라져!’라는 것을 했다.
우리는 악도 지르고, 의자도 차고, 신문지도 찢고...
신문지 찢으면서 스트레스 짜증 등이 다 날아가 버렸다.
가슴이 확 터진 듯하다. (ㅅㅇ)

 

▶내가 지금까지 받은 스트레스를 5교시만으로도 날릴 수 있었다.
내가 들었던 말 중.. 욕, 잔소리, 꾸지람 등은 의자에게 욕을 퍼부음으로써 날려 버렸고
나를 힘들게 하는 시험공부는 의자를 발로 참으로써 분을 풀고..
성적은 소리를 지름으로써 내가 받은 모든 스트레스를 풀었다.
홀가분하다. (ㅇㄴ)

 

 

 

 

 

 

맨발의 아이들

 

역시나 올해 아이들도 역시 비오는 날 놀아본 경험이 얼마 되지 않았다.

그것도 맨발로 놀아본 경험은 더욱 더........

 

며칠 전부터 마른 수건을 사물함 안에 준비 시켜 놓고 비가 적당히 내리기를 기다렸다.

그러다 비가 보슬 보슬 내리던 날 아이들에게 재빨리 나가자고 했다.

 

기뻐하는 아이들.

 

아이들은 내가 어렸을 때 운동장에서 놀았던 이야기를 기억해 냈고..

어렸을 때의 나처럼 놀고 싶어했다.

맨발로 고여 있는 물 속에 발을 담그기도 하고...

맨발로 운동장을 뛰어 다니고, 축구도 하고..

무엇보다 흙을 파 내고 물을 모으고, 함정을 만들고, 둑을 쌓으면서 노는 아이들..

아하하하... 내가 어렸을 때 했던 놀이다.

 

세월이 지나서 비가 오면...

오늘의 추억을 떠올리길 바랬지만

무엇보다 비오는 날에도 놀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아이들은 제 입으로 "선생님, 저희들 놀 줄 모르죠?" 하고 물어본다. 

녀석들... 잘 알고 있군...  ^^

 

놀이기구와 컴퓨터가 없는 곳에서 어떻게 놀 줄 모르는 아이들이 변화되길 바란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맨발로 운동장에서 노는 것이 '마음흔들기'가 되었던..

이 현실이 좀 서글프다.

 

아이들이 양머리를 좋아했다. 나도 할 것을.. ^^

 

물이 있는 곳, 처음엔 망설이지만 이내 그 느낌에 즐거워 했다.

 

 

 물을 발로 떠서 차 내는 것도 즐거움이었다.

 

 기뻐하는 형지..... 이 시간이 즐거움이 되어서 다행이다.

 

 

맨발로 점프!

 

그리고 맨발로 그리는 그림..

 

 

아하하하.. 즐거운 시간.

 

 

가연이는 발을 다쳐서 캠코더 촬영을 해 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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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소감

 

▶ ‘맨발의 5들’을 해 보니 우리들은 잘 놀 줄 모른다고 생각됐다.
우리가 노는 것이라곤 컴퓨터 게임, TV보기 등이다.
하지만 정말 재미있게 활동적으로 놀 수는 없을까?
자연의 일부와 함께 어울리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모래도 밟아보고, 나무도 올라가 보고,

그런 의미에서 난 웅덩이에 발을 담그며 놀고, 맨발로 축구도 했다.
보통 때 우리들이 노는 것과 정말 차이가 있었다. (수완)

 

 

▶ 우린 ‘맨발의 5들’이라는 체험을 했다.
나는 발을 다쳐 깁스를 해서 함께 체험하지 못했다.
그래서 다른 친구들이 하는 걸 보면서 정말 부러웠다.
‘내 발만 안 다쳤어도 맨발의 5들을 할 수 있었을 텐데.....’ 나는 너무 슬펐다.
친구들가 함께 맨발로 돌아다니는 추억은 단 한 번 뿐일텐데... 그 기회를 놓치다니.
하지만 친구들이 노는 모습을 카메라로 찍었다.
사진 찍는 것도 되게 재미있었다. (가연)

 

 

▶오늘은 내 생애 처음 있는 날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흙에서 뒹굴고 뛰어 놀긴 했지만

이번처럼 비오는 날에 그것도 맨발로 돌아다니다니......
선생님은 자연스러운 듯 돌아다니셨지만 난 어설펐다. (린의)

 

 

▶ 이 활동을 할 때, 많이 고통스러웠다.
발바닥에 모래가 묻고 하수구 뚜껑을 밟으니 발바닥이 엄청 아팠다.
또 미끄럼틀 아래 모래밭에서 함정도 만들었다.
친구들이 함정을 밟으면 발이 푹 들어가며 외마다 비명을 지르게 된다.
그 장면은 무척 재미있었다. (지훈)

 

 

▶ 처음엔 발 살갗이 까진 곳이 아플 줄 알았는데 하나도 아프지 않고 재미있었다.
친구들과 엄청 깊은 함정을 만들고 댐도 만들었다.
이렇게 놀아보긴 처음이었다. (현웅)

 

 

▶ 오랜만에 맛 본 재미있던 도전 과제.
이 전의 ‘일 주일간 TV끄기’는 최악이었지만 이 활동은 재미있었다.
선생님은 어릴 적 이렇게 많이 놀았다고 하셨다.
오늘 직접 맨발로 운동장을 뛰어보니 어릴 적 선생님이 부러워졌다.
매일 이렇게 노셨다니.....
지금 그런 걸 한다면 지X한다고 욕 먹을텐데..
욕 먹지 않고 쉽게 체험할 수 있었다.
흙탕물이 옷에 튀고, 모래알을 만지고 뭉쳐서 던지고...
이런 추억이 내 생애 처음이었다.
이렇게 생각해 보니 더 재미있어졌다.
특히 함정을 만들 때!
푹 빠지는 바다 같은 느낌. 진흙탕.... 아...
그나저나 내 옷은 언제 마르나.. (효종)

 

 

▶ 우리들은 망설임 없이 잘만 들어갔다.
맨 처음엔 따갑고 진흙 속의 실지렁이를 생각하니 기절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잠시 후.. 흙과 친구가 되어 손으로 함정을 파고 있었다.
내가 판 함정이 제일 깊었다.
그 덕분에 흙과 가까워졌는데.....
다음부턴 모래에 앉을 때 꺼려하는 친구들이 줄어들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재원)

 

 

▶ 우리들은 흙을 만지면 더럽다고 한다.
그리고 비가 오면 집에서 게임이나 한다.
그래서 나는 줄곧 운동장에서 비 맞고 놀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하곤 했는데....
우리 반에서 실현됐다.
흙과 웅덩이는 우리에게 놀이터가 되었다.
흙을 밟으면서 재미있게 놀았다.
지금 생각해 보니 컴퓨터보다 자연에서도 놀 것이 굉장히 많은데 말이다. (재건)

 

 

▶ 이번 도전 과제는 비오는 날 운동장에서 맨발로 뛰어노는 것이었다.
난 그저 맨발로 논다는 그 자체가 좋아서 굉장히 들떴다.
양머리 수건을 쓰고 맨발로 뛰어다니는 꼴이라니....
몇 몇 애들은 우비까지 가지고 왔다.
난 남자들 처럼 이리저리 뛰기도 했다.
따갑기도 했지만 물 웅덩이에 닿아 (실지렁이가 있을까봐 잠깐 움찔한 나...) 차갑기도 했다.
요즘에 할 수 없던 그런 놀이를 하게 되어 재미있었고 기뻤다.
좋은 추억으로 남아 나중에 생각하면 웃음이 나오겠지? (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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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0. 24일 추가..

 

아이들의 동영상이 조선닷컴의 다큐/이슈에 올려진 '아스팔트 위의 아이들'이라는 코너 뒷 부분에 올려졌습니다. ^^

'아스팔트 킨트'와 관련해 반 아이들의 따뜻한 모습이 이 동영상에서도 함께 했습니다.

아래 주소로 들어가 보세요. ^^

 

http://video.chosun.com/site/data/html_dir/2007/10/19/2007101900657.html

 

 

 

 

지식채널e에서 TV와 관련된 영상을 보게 됐다.

TV.....

 

이 영상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TV가 없는 공간이 사람들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잘 알 수 있었다.

 

출처 : 지식채널e (http://www.ebs.co.kr/homepage/jisike/)

 

 

 

난 TV를 그리 즐겨 보는 편은 아니지만...

주변의 삶을 보면 그렇지 않은 듯 느껴졌다.

요즘 거실에 TV를 없애고 책장을 설치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고 하는데..

하지만 소수의 이야기.

 

아이들에게 살짝 물어보니 많은 아이들이 TV를 즐겨 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마침 기말고사도 있었기에 공부할 시간을 늘려줄 겸 이 영상과 관련한 과제를 부여했다.

그래서 이번 도전과제는 '일 주일 동안 TV 끄기'가 되었다.

 

이 과제는 반 아이들 뿐만 아이라 될 수 있으면 가족 모두가 함께 하길 바랬는데...

일 주일이 지나고 아이들이 간단히 소감을 제출했다.

음.....

 

이번 과제는 아이들의 마음 깊숙한 곳까지 도달하지 못했다는 느낌이 든다.

아무래도 학원 때문에 TV 시청할 시간이 적었고..

가정으로 보낼 안내문을 깜박하고 작성하지 않아 기대만큼 반응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몇 명의 아이들은 가족과 함께 진지하게 과제에 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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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소감

 

인터뷰!
김기자 : ㅅㅁ이네 가족은 TV를 1 주일 동안 안 봤다고 하는데,

ㅅㅁ이네 가족에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김기자 : 네, 안녕하세요? TV를 안 본 소감이 어땠나요?
ㅅㅁ: 네, 첫날엔 힘들었지만 TV를 안 보니까 가족의 대화가 늘었다고 생각해요.
김기자 : 아, 그렇군요. 엄마의 소감은 어떠신지요?
엄마 : 저는 무척 힘들었습니다. 드라마도 못 봤고,

하지만 아이들의 학교생활이며 일상생활을 더 잘 알게 됐습니다.
김기자 : 네, 그럼 아빠는요?
아빠 : 전 원래 TV를 보지 않았지만 가족 모두가 안 보니까 공부 더 열심히 하고,

저녁에 가족들과 한 자리에 모여 과일도 먹었습니다.
김기자 : ㅅㅊ이는요?
ㅅㅊ:저는 TV를 못 봐서 너무 힘들었어요.


소감!
난 1주일동안 TV를 켜지 않았다. 물론 아빠, 엄마, 동생 모두말이다.
난 원래 TV를 잘 보지 않았었다.
하지만 가족 모두가 안 봄으로써 큰 도움을 가져왔다.
첫째, 생활이 변화 됐다. 가족간에 대화의 시간이 많아졌다.

그래서 서로의 생활을 좀 더 알아갔다.
둘째, 공부하는 시간이 늘었다. 난 평소의 숙제가 많아 짜증이 많았다.

하지만 하루에 TV조금 더 안 봄으로서 숙제 양이 즐어든 것 같았다.
한편으론 TV를 바보상자라고 한 것에는 약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우리가 만화대신 뉴스, 공부방송을 들으면 될 것이다.
암튼 이번 도전과제에서 큰 도움을 얻었다. (ㅅㅁ)

 

 

 

이번엔 TV를 안 보게 되니 매우 힘들었다.
(아빠는 끝까지 봐서 조금 미웠다.)
엄마 : TV를 보지 않으니까 훨씬 조용하고 좋았어요.
나 : 으악! 일 주일 동안 TV를 보고 싶어 혼났어요.
엄마 : 앞으로 TV 안 보는 게 어떻겠니?
나 : 싫어 절대 싫어, 싫어.
아빠 : 난 TV를 봤지만 한 번 안 봐 볼까?
어쨌든 TV를 안 보니까 밖에서 놀게 되고 좋았다. (ㄹㅇ)

 

 

 

1일째 : 아, 언제 이 고통이 끝날 것인가!!
시간은 오늘따라 천~~~천~~~히 흘러가고.
공부하려고 책을 폈는데 그것마저 2시간 만에 끝나고 말았다.
오! 빨리 자는 것 같은데? 빨리 자니까 좋다.
(중략)
5일째 : 대조영을 볼 시간이 되었는데, 아빠는 켜실 생각을 안 하신다.
내 동생도 마찬가지다. 오늘은 포기!! (ㅊㅁ)

 

 

 

난 처음 3일 정도는 잘 지켜왔다.
그런데 대조영 소리가 들리자 보고 말았다.
난 TV 없이 못살 것인가? (ㅈㅎ)

 

 

 

첫째날 : 나는 TV가 없는 곳에서 사는 기분이 어떤지 알게 됐다.
둘째날 : 리모콘을 만지작 만지작 거렸다.
셋째날 : 참다 못해 죽어라 공부했다. (시험이 코 앞이어서)
다섯째날 : ㅜㅜ 엄마가 레인맨을 빌려오셨다. 윽, 실패
여섯째날 : 내일이 시험이고 어제 TV를 봐서 더 열심히 총정리 풀었다.
일곱째날 : 나는 실패했다. 하지만 앞으론 더 노력해 보겠다.
난 이 도전과제를 하면서 참을성 있고 무언가를 절제하는 힘이 나는 부족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노력하면 꼭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ㅈㅇ)

 

 

 

첫째날:TV를 보지 않으셔서 빨리 주무셨고, 우리는 공부를 함
둘째날:어제와 비슷했다.
셋째날:밥을 먹을 때 대화를 나누었다.
넷째날:어제보다 대화가 더 늘었다.
다섯째날:TV를 잊어버린듯 했다.
여섯째날:아주 많이 가족과 대화를 나눴다.
일곱째날:우리집에 웃음이 넘쳐남.
아빠 : TV를 안 보게 되자 지루했지만 가족과 대화를 하니 좋았다.
엄마 : 가족이 TV를 안 보니까 너무 좋았다.
동생 : TV보기를 잘 했지만 가끔씩 볼 것이다.
나 : 가족과 대화하는 건 재미있고 즐겁다. (ㅎㅈ)

 

 

 

-처음 이 도전과제가 막막했다.
하지만 3일째 되자 느끼는 게 있었다.
내 생각엔 TV나 쉬는 시간, 여가 시간에 배운 것을 더 생각하며 마음에 되새기고 잘 활용하자.
짧은 시간도 잘 활용하면 훌륭한 시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덕분에 평소에 하지 못했던 것들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ㅎㅈ)


뒷운동장에서 대왕 그림 그리기 (활동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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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옆 여고에서 행사가 있었다.

 

여고 축제의 하일라이트는 모두 촛불을 들고 커다란 이미지를 완성하는 활동이이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을 탄성 지르게 만든다.

 

 

커다란 그림.......

 

 

생각해 보니 아이들은 커다란 그림을 그려본 적이 없는 듯 했다.

 

아이들에게 전지의 몇배로 커다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문득 김광표 선생님이 떠올랐다.

 

'아빠와 나'라는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하면서 알게된 선생님인데..

 

여러 미술 퍼포먼스 작업을 통해 아이들과 함께 하는 분이시다.

 

선생님이 조언해 주신 운동장에 그림그리기가 떠올랐고..

 

 

그래서 이번 마음흔들기는 '대왕 그림 그리기'로 정했다.

 

 

이 활동을 위해 아이들에게 며칠 동안 페트병을 준비하게 했고 사물함에 놓아두게 했다.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주제를 잡았다.

 

예쁜 그림을 그리는 것도 중요했지만 워낙 큰 그림이라 메시지가 있으면 좋을 듯 했다.

 

아이들은 '우정'에 관심을 갖었고..

 

전교생이 내려다볼지도 모를거라는 가정을 하고 진지하게 디자인을 해 봤다. 

 

 

 

짧은 시간동안 아이들이 고민해 만든 작은 종이를 들고 우리들은 뒷 운동장으로 나갔다.

 

페트병에 담긴 물로 그림을 그리는 요령만 간단히 알려주고, 아이들의 능력에 맡겼다. 

 

오.. 흥분된 아이들... ^^  

 

 

 

(참, 아이들을 위해 아침 일찍 라인을 그려놨다. 그리고 공간을 지정해 줬다.) 

 

 

 

아이들은 이내 익숙하게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자신들이 그린 그림이 위에서 내려다 보면 어떻게 보일지 궁금해 했다.

 

 

 

아이들은 역시 솜씨가 있었다.

 

준비한 종이의 그림을 보고 비율에 맞게 크게 그릴 줄 알았고...

 

 

 

얼마나 크게 글씨를 써야 할지도 잘 파악을 했다.  

 

 

 

다행하게도 아이들은 뜨거운 태양 아래서도 즐겁게 활동을 해 줬다.

 

김광표 선생님은 5월이 가장 적당하다고 했는데.. 이해할 수 있었다. 

 

더 더웠으면 이 활동은 즐거움이 아니라 고통(?)이 되었을지도 모르니까.. ^^

 

 

 

아이들이 그리는 그림이 조금씩 완성이 되고,

 

옆 놀이기구에서 바라보는 풍경에 아이들과 나는 탄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와우!!

 

 

위에서 올려다보니 부족한 점을 알 수 있었다.

 

물을 부은 가장자리에 간단히 선을 그어 이미지를 더 강조를 할 수 있었고,

 

허전한 부분을 더 메꿀 수가 있었다.

 

 자, 이렇게 이렇게 40분을 보내고..

 

모두 함께 5층 소강당으로 올라갔다.

 

 

어떻게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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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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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높은 곳에서 보는 운동장은 정말 멋졌다.

 

아이들의 입에선 탄성이 나오고..

 

혹시라도 그 그림 위로 누가 걸어가지 않을까 걱정하기 시작했다.

 

위에 올라가니 소중한 대왕 그림이 더욱 더 소중한 대왕그림으로 변해갔다.

 

 

 

메시지는 잘 전달이 된 듯 했다.

 

쉬는 시간, 아이들이 내려다보며 '우정'이라는 주제를 알아차렸고..

 

우리의 활동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

 

다른 반 선생님들도 해봐야 겠다고 하신다. ^^

 

 

 

무엇보다 기쁜건..

 

생각에서 멈추지 않고 나와 아이들이 직접 해 봤다는 것이다.

 

해 봐야 알고, 꾹 참고 완성해 봐야 활동의 즐거움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이젠 더 즐겁게, 또 다른 주제로, 더 예술적으로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을 듯 하다.

 

아이들 또한 성취감에 너무 기뻐했다는 것이다.

 

아마도 이런 것이 공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이 활동을 통해 지금보다 더 넓은 마음으로..

 

지금보다 더 멀리 보는 반 아이들이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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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소감

 

 

 ▶ 오늘 1교시에 뒷 운동장에 나가 커다란 대왕, 거대한 그림을 그렸다.  

난 매번 작은 종이, 도화지 등에만 그렸는데 운동장의 절반 이상이 우리의 도화지가 되었다.  

나는 나의 마음이 넓어지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조는 손발이 척척 맞아서 잘 그린 것 같다.  

난 매우 만족스럽다. 

약간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최선을 다한 걸 생각하니 기분이 정말 좋다.  

정말 정말 이럴 기회는 이 시간 밖에 없을 것 같다.  

중학교 가서도, 고등학교 가서도, 대학교 가서도 이런 기회는 없을 것이다.  

매일 책상에 앉아서 전교 1등을 위해 공부하는 것 보다,  

오늘 이 시간처럼 대왕 그림 그리는 경험이 매우 큰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수완)

 

 

 

▶ 글씨가 크게 커져서 속이 시원했다.  

그리고 앞으로 이런 기회는 없을 것 같아서 열심히 그리고 또 그렸다.  

페트병의 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열심히 노력하니까 좋은 작품이 나온 것 같다.  

우리 반에서 특별히 한 것, 어느 초등학교에서도 하지 못한 것을  

우리 5들이 하니까 기분이 더욱 더 좋았다. (현지)

 

 

 

▶ 대왕그림 그리기는 페트병에 물을 넣어서 그림을 그리는데  

물통이 너무 크고 무거워서 물 담느라고 너무 땀을 많이 흘렸다.  

크게 대왕그림을 그려야 하니까 처음엔 쉬울 줄 알았는데 나중에 하고 보니 너무 힘들고 어려웠다.  

하지만 완성하고 나서는 너무 마음이 뿌듯했다.  

그림 그리는 것은 너무 힘들었지만  

우리 모둠의 친구들이 힘을 모아 그려서 그런지 너무 멋있고 아름다웠다.  

앞으로도 힘든 일이 있으면 서로 서로 도와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연)

 

 

 

▶ 기다리던 대왕 그림 그리기를 오늘 하게 됐다.  

우리들은 디자인을 아주 쉽게 했다.  

하지만 직접 운동장에 그릴 땐 엄청 힘들었다.  

노력은 했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아 정말 답답했다.  

하지만 소강당에 올라가 운동장을 내려다보니 정말 멋있었다. 뿌듯하다. (재건)

 

 

 

▶ 지금까지 작은 종이에 그림을 그렸는데 오늘 큰 종이를 그리니까  

내 마음도 조그만게.. 오늘 이 그림을 그린 후, 내 마음은 커진 것 같았다.  

햇빛이 너무 강해서 더웠지만 물, 흙, 친구들과 함께 있으니 재미있었고,  

우리 반 몇 몇 친구들의 그림 솜씨를 알 수 있었다.  

참, 우리 모둠의 협동심이 오늘 이 그림을 그려낸 것 같다. (영은)

 

 

 

▶ 오늘 거대 그림을 그렸다. 난 맨 처음, ‘왜 이걸 그렸을까?’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운동장에 나가서 직접 체험을 해 보니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바로 ‘마음을 넓게 가지자’는 것이었다.  

나도 그리면서 짜증/화도 많이 냈다.  

하지만 내 손으로 흙을 파고, 진흙을 만지게 되자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왜 화를 냈을까?’, ‘내가 왜 그림을 이렇게 대충 그렸을까?’ 화가들은 그림을 옮긴다. 

 그리고 마음도 옮긴다.  

나도 다음에 이런 기회가 또 있다면 꼭 마음까지 옮겨보겠다. (창민)

 

 

 

▶ (중략)  

조금은 부족하지만 난생 처음 대왕그림을 그리는 동안 여러 가지를 느꼈다.  

우리 끼리 셋이서 단지 밑그림 하나 만으로, 단지 물로..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는 데 감동이고, 스릴이었다.  

난 꿈이 초등학교선생님인데 꼭 내 학생들에게 이 대왕 그림을 그려보도록 하고 싶다.  

꿈이 있고, 고생 끝에는 무엇이 있는지........ (린의)

 

 

 

 

 

 

이번 도전 과제는 '어버이날' 에 진행됐다.

 

아이들과 함께 파스텔을 이용해 예쁜 편지지를 만들고..

 

부모님께 정성껏 편지를 쓰고, 내가 준비한 예쁜 봉투에 담았다.

 

 

그리고 편지를 읽어줬을 때의 '힘!'에 대해 이야기 해 줬다.

 

그냥 편지를 주는 것 보다는 상대방에게 읽어 줬을 때,

 

낮 보다는 저녁에..

 

은은한 음악을 틀어 놓고 편지를 읽어 줬을 때..

 

상대방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 줬다.

 

 

나도 지금의 아내에게 책과 편지를 읽어 줬던 경험이 있고,

 

시인 류시화의 시는 읽어야 제 맛을 아는 것 처럼

 

아이들과 부모님들에게 평소와 다른 어버이날이 되길 바랬었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창피하겠지만 도전해 보라고 아이들에게 안내를 했었는데....

 

어버이날 전날, 그리고 당일..

 

많은 아이들이 도전했었다.

 

그리고 다양한 반응들..

 

 

이 반응들 때분에 아이들 또한 감동하고..

 

몇 명의 아이들은 다시 상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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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버이날이 되어서 엄마에게 편지를 읽어드리고, 카네이션도 드렸다.

그런데 엄마는 "너는 날마다 편지 쓸때마다 똑같은 내용만 쓰냐?"라고 말씀하셔서 너무나 서운했다.

아빠에게 읽어드리면 아빠도 엄마와 같은 말씀을 하실까?

그래도 편지지는 정성들여 만들었는데....

엄마, 아빠 제가 더욱 더 다양하게 편지를 쓸께요.

엄마 아빠 사랑해요. (K)

 

 

아빠가 카네이션 안 주냐고 물어보자 방으로 달려가 카네이션을 붙인 편지를 가져왔다.

그리고 아빠에게 읽어드렸다.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피식 웃으셨다.

좀 어이가 없었다. (H)

 

 

비록 읽어주지 못했지만 부모님 마음에 들었으면 했다.

어머니는 고맙다고 하셨다. 그런데 아버지는 안 보셨다. (J)

 

 

편지를 읽어 드렸는데 나를 잠깐 안아주시더니 바로

"가서 공부해라!' 하고 말하셨다.

살벌했다. (S)

 

 

학원을 끝내고 집에 가니 웬일로 엄마와 아빠 두분 모두 기다리고 계셨다.

그것도 'Power of love(맞나??)'란 곡을 틀어 놓고 말이다.

나는 편지를 꺼내들고 읽었다.

"엄마 아빠 안녕하세요.." 로 시작되는 내 말과 함께 노래가 퍼졌다.

끝까지 그렇게 다 읽었다.

그런데 어쩐 일인가! 소감을 물어보니 "뭐? 뭐가?"

라는 말만 오갔다.

원래 노랫소리에 파묻혀 안 들렸던 것 같았다.

정말 울고 싶었다. 하지만 울 수도 없었다. 동생이 보고 있었으니....

다시 시도해 보고 싶었지만 또 실패할 것만 같아서 포기하고 말았다.

부모님께 말을 제대로 못했지만... 사랑해요!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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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글을 보면서 어른들이 참 무뚝뚝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고생해서 만든 편지와 용기내서 편지를 읽어 줬을텐데..

 

아이들은 부모님의 잘못을 제 잘못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보이고,

 

제 나름대로 판단하고 있었다.

 

어른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하지만

 

정말 특별한 시간을 만든 아이들이 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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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버이날 저녁에 학교에서 쓴 편지와 준비한 카네이션을 가지고 집에 갔다. (중략)

어버이날 밤에 내가 준비한 작은 케익을 놓고 불을 끄고,

촛불 몇 개를 켠 뒤 편지를 부모님께 소리내어 읽었다.

아빠는 웃으시더니 나를 자랑스럽다며 안아 주셨다.

엄마는 눈물을 좀 흘리며 안아주시고 뽀뽀해 주셨다.

솔직히 좀 쑥스러웠다. (S)

 

 

처음 편지를 가지고 부모님 앞에 갔을 땐 부끄러워 혼났다.

차츰 글을 읽어 나가자 꽤 안정이 되었다.

다 읽고 카네이션도 드렸다.

그리고 너무 부끄러워 '사랑해요, 안녕히 주무세요!' 하고는 방으로 바로 들어 왔다.

오~~ 이렇게 가슴 떨린 것은 처음이다.

잠을 자려고 누운 순간, '띠링 땡땡 메세지가 도착했습니다.' 하고 문자가 왔다.

엄마였다.

'고마워 *^^* 사랑해~♡ 잘자!' 하고 왔었다.

기분 뿌듯했다.

그리고 난 기쁜 마음으로 잠을 잘 수 있었다. (L)

 

 

난 노래를 틀지 못했다. 엄마가 늦게까지 일을 하시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화로 편지를 읽어드렸다. 엄마는 편지를 다 들으신 후, 내가 대견하다고 하셨다.

그리고 내가 이렇게 컸는지 몰랐다고 말씀하시며 우셨다.

엄마의 눈물을 행복의 눈물이었다. 엄마가 우는 바람에 나도 덩달아 울어 버렸다.

아침에 우리 모녀는 눈과 얼굴이 팅틴 부어 있었다.

아침에 엄마의 화장대를 잠깐 봤는데...

 내가 어렸을 때 선물한 편지부터 지금까지의 선물 모두 가지고 계셨다.

난 정말 행복했다. (H)

 

 

난 5월 7일 저녁에 JH아저씨가 만들어준 CD를 틀면서 부모님께 읽어 드렸다.

분위기를 잡으려 했지만, 내가 평소에 안그래서 어색했다.

그리고 목소리가 이상하게 나왔다.

그래서 분위기가 그렇게 좋지는 않았지만 내 편지가 그런 단점을 메꿔 주었다.

비록 편지는 짧았지만 내 넓은 마음이 전해질 수 있어서 뿌듯했다.

내가 직접 만든 편지지가 마음에 들었는지 잘했다고 칭찬해 주셨다.

아빠는 내 편지에서 잘 된 부분을 표시해서 앞으로도 꼭 이렇게 자라주길 바라셨다.

나도 내 마음 속으로 꼭 이렇게 해서 화목하게 살고,

부모님이 바라는 대로 잘 자라야겠다. (S)

 

 

처음엔 꽤 두근거렸다.

이 편지 읽기가 끝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나는 불을 끄고 촛불을 몇 개 켜 놓고, 클래식... 고요한 라디오 음악으로 분위기를 잡았다.

그리고 내 글을 찬찬히 읽기 시작했다.

엄마.. 키워주셔서 감사해요. 아빠 건강한 나를 위해... (중략)

그런데 결과는 뜻밖이었다.

엄마는 날 꼬옥 안아주시면서 앞으로 공부 열심히 하라는 말씀을 하신다.

난 우실줄 알았는데 피..

아빠는?

TV를 본다며 비키라고 하신다.

난 그만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데 아빠는 표정하나 까딱 안 해?" 라고 물어 봤다.

그러자 아빠는 알았다며 방에가서 잘라고 하셨다.

그래서 무척 슬펐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내 머리맡에 아빠의 쪽지가 있었다.

쪽지엔  '미안하다'는 글이 있었는데 뿌듯해 졌다.

히히, 아빠 ♡ 사랑해요. (J)

 

 

학교에서 쓴 어버이날 편지를 부모님께 읽어드렸다.

긴장해서 왠지 등이 따갑고 더웠지만(몸에 열이 나서..)

다 읽고 나니 마음의 응어리가 풀린 듯 했다.

편지를 써서 읽어준다는 건 전에는 해보지 못한 것이라 기분이 이상했다.

아빠는 너무 기뻐서 날 꼭~~ (웩!! ^^) 안아 주셨다.

그리고 엄마도 함께 날 안으셨다. (우리 아빠는 그런 분이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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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속에서 작은 것에 감동받자'라는 글을 자꾸 읽곤 했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누군가에게, 어떤 일로 인해서 감동 받고 싶어 한다. 

 

하지만 막상 이벤트를 해 보면 그 어색함을 모두 견디기 힘들어 하는 듯 하다.

 

그래서 생각과 다르게 나오는 말과 행동들...

 

우리 아이들과 난 어떤 이벤트를 준비해야 할 것인가.. ^^

 

 

어른인 나부터 반성해 볼 일이다.

 

그리고 아이들이 만든 작은 이벤트가 가정에 행복과 즐거움이 되길 간절히 바래본다.

 

그래서 부드러운 어른들로 성장한다면 난 정말 기쁘겠다.

 

 

 

 

 

내게 몰아 닥친 일들 때문에 올해의 '마음흔들기' 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다음 작업은 엄청난(?) 프로젝트인데 벌써부터 두근거린다. ^^

 

 

자, 이제 다시 시작!!

 

아이들의 마음을 흔들기 위해...

 

먼저 아이들에게 뭔가를 해주고 싶었다.

 

그러다 내 방에 있던 '오븐토스터'가 눈에 들어왔다.

 

 

올해는 유난히 먹성 좋은 아이들이 모여 있던 터라..

 

아침에 아이들에게 식빵을 구워주면

 

나도, 아이들에게도 기분 좋은 하루가 시작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빵과 오븐 토스터 들고 교실까지 끙끙대고 올라가서 교탁 위에 탁, 하고 내려 놓으니..

 

많은 아이들이 호기심에 바라본다.

 

 

 

아침 독서시간이라..

 

독서를 열심히 하는 아이들에게 빵을 구워주겠다고 선언을 하고...

 

식빵을 오븐토스터기에 넣었더니 맛있는 식빵이 교실에 가득했다.

 

아이들도 배에서 꼬르륵 거리나 보다.

 

 

며칠 전에 꼭 아침을 먹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건만

 

아침을 거르고 온 아이들도 꽤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래서 블루베리 잼을 가득 발라서 아이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했다.

 

아침 부터 너무 행복하다는 아이들..

 

 

 

 

한 입 베어 먹는 아이들의 모습이 혼자 보기 너무 아까워

 

빵 굽다가 몇 컷 남겼다.

 

생각해 보니 나도 이런 모습을 남기고 싶어졌다.

 

앞에 앉아있던 ㄹㅇ에게 선생님도 한 장 남겨 달라고 했는데..

 

 

 

다행히 얼굴은 안 나왔다. ^^

 

 

 

아이들이 맛있게 먹으며 독서하고,

 

평소와 다른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 주니 쉬는 시간이 되자

 

내 주변으로 더 많은 아이들이 다가오고

 

관심 갖는다.

 

 

 

다행이다.

 

 

 

올해에도 역시 마음 흔들기 도전 과제가 계속 나갈 예정인데..

 

이렇게 아이들의 마음을 흔들어 대고,

 

그 안에 자리 잡아가고..

 

아이들에게 믿음과 사랑을 얻어야 앞으로의 과제도 가슴으로 생각할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했는지는 모르겠다.

 

 

 

많은 시간이 지난 뒤,

 

식빵 구워줬던 선생님으로 기억되는 것 만으로도 영광이 아닐까!! 

 

 

 

혹시 몰라서 많은 선생님들에게도 잼 듬뿍 발라 돌렸는데..

 

아침 시간동안 내 아이들과 주변 선생님들 까지 기분 좋게 만들어

 

 

기쁘다.

 

 

 

 

담엔 어떤 사건으로 아이들 마음을 흔들어 볼까.. ㅋㅋ

 

 

 

 

 

 

 

이번 도전과제는 'Free Hugs'를 응용한 'Family Hugs'이다.

이 과제를 위해 친구를 껴안아보고, 체온을 느껴봤다.

잘 될까... 하는 조바심도 있었지만 서로 안아주는 모습은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었고, 그걸 보는 것 자체만으로 감동이 느껴졌다.

 

교실에서 서로 안아주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따뜻해지는데 왜 이런 시간을 갖지 못했을까...

조금만 시간 내면 이렇게 교실에서도 감동을 느낄 수 있는데 말이다.

 

이 경험으로 인해 도전 과제를 잘 해결하길 바래본다.

 

 

 

아이들의 반응

 

*평소에 난 스킨쉽이 적은편이다.

엄마를 안아본 경험도 별로 없을 정도로 말이다.

그래서인지 친구 안기도 처음엔 너무 낯설고 힘들었다.

하지만 2번째, 3번째.. 계속 하다보니 친구와 친근해지고 함께 안았던 그 친구에게 기대고 싶었다.

그리고 그 친구와의 추억이 새록 새록 떠오르고 묘한 기분이 들었다.

안아주기가 끝날 땐 아쉬운 마음까지도 생겼다.

이렇게 평소에 하지 못했던 것들을 하며 나를 가꾸어가는 것 같다.

부모님께 꼭 용기를 내어 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하지만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ㅎㄹ)

 

*친구를 안아주려니까 너무 떨리고 불안했다.

혹시나 날 싫어할까? 이런 생각에 잘 되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느껴본 친구의 품은 따뜻하고 편안했다.

친구에게 잘못했던 것도 생각이 나고 잠도 몰려왔다.

그리고 난 친한친구만 안아줬다. 싫어한 아이는 안 안아줘서 나중엔 미안해 졌다.

이걸로 다른 친구들과 친해지면 좋겠다.

 

*처음엔 어색해서 웃음만 나왔다.

하지만 친구들을 안다보니 점점 친구와의 소중한 추억과 싸웠던 일, 내가 잘못했던 일들이 떠올라서 미안해지고 한 편으로는 슬펐다.

우정이란 것이 얼마나 깊은 것인지 알 것 같다. (ㅇㅇ)

 

*사실 난 이번 기회에 ㅈㅇ이나 ㅎㄹ이처럼 친한 친구들을 껴안기 보다는 ㅅㅎ이나 ㄱㅇ이처럼 요즘 사이가 멀어진 친구를 안고 싶었다.

그런데 그런 마음이 통했는지 ㅅㅎ이와 ㄱㅇ이는 팔을 벌리며 나에게 다가와 줬다.

나는 행복했다.

나는 결국 ㅅㅎ, ㄱㅇ, ㅈㅇ, ㅎㄹ이 모두를 껴안았다.

각자 그 친구와 있었던 추억이 생각 났다.

하지만 이 친구들 중에서도 껴안기가 약간 불편함이 느껴지기도 했고, 너무 편안한 기분이 드는 친구도 있었다. (ㅎㅈ)

 

*난 이것을 하고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뭉클한 기분이 들었다.

난 정말 울고 싶었다.

하지만 여기서 울면 창피할 것 같아서 안울었는데 생각해보니 창피한 일도 아닌 것 같다.

우리 친구들과의 관계 참 복잡한 것 같다.

그래서 모든 친구들을 안아봤으면 하는 마음도 들었다.

나의 베스트 프랜드들과 우정의 끈이 영원히 이어졌으면 좋겠다. (ㄱㅇ)

 

*나는 친구안기를 하면서 어색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더 친구의 품이 친근해지고 편해졌다.

그리고는 이런 '친구 안기'는 정말 내 생애 처음이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좀 더 적극적으로 안아주려고 했는데 용기가 나지 않았다.

다시 이런 기회가 온다면 내 친구를 품에 꼭 안아주고 싶다. (ㅈㅇ)

 

*난 **이가 남아 있는 것을 봤다.

평소 **이는 활발하긴 하지만 안아줄 사람이 없어서 머뭇거리고 있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가서 안아줬다.

다른 친구들도 안으면 안아줄 수록 따뜻했다.

나는 **이와 자주 싸우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고 **이와의 안 좋은 과거를 잊어버려야겠다. (ㅈㅈ)

 

*나는 처음으로 ㅅㅅ이를 안아줬다.

ㅅㅅ이와는 가장 친하기 때문에 안아주기가 잘 될줄 알았는데 처음해 보는 것이라 어색하기만 했다.

그 다음으로 나는 ㄷㅎ이와도 하고 ㅅㅇ, ㅅㅈ, ㅅㅇ, ㅇㅈ이를 안아줬다.

안아줄때마다 그 느낌은 확실히 틀렸다.

매우 포근하기도 했고 친구들의 우정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시간이 너무 짧은 것 같아 아쉬웠다. (ㅅㅎ)

 

*Family Hugs의 연습으로 친구를 안아봤다.

안아보는 친구마다 느낌이 달랐다.

어떤 친구는 불편하고, 안기 싫고, 손잡기도 싫은 친구가 있는가 하면..

계속 기대있고 싶고, 포근한 친구가 있었다.

기분 탓인지 아니면 느낌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안은 후에는 기분이 좋았다.

부모님을 만나는 시간이 별로 없는 나에게는 이번 도전 과제가 아주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도전 과제를 통해 부모님 품에 안겨 펑펑 울어야지...... (ㅅ)

 

*난 친구를 안을 때 좋아하는 친구를 안았고 친하지 않은 친구도 안아봤다.

그런데 왜 포근하게 왜 울고 싶어지는지 몰랐다.

그 이유를 지금와서 생각해 보니 나는 엄마의 사랑을 못받고 학교에서 이런 걸 해보니 마음이 아파져서 감동 먹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오늘 누구보다 부럽지 않게 가족을 함께 껴안아 볼 것이다.

누구보다 사랑을 많이 받지 못하는 우리 가족들에게 말이다.

 

*평소 친한 친구를 안고 여러 생각을 하다보니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싸웠던 것, 함께 보낸 시간, 수학 여행, 그리고 우리가 함께 지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

평소 트러블이 있었던 친구와도 눈을 감고 안아보니 노란색 빛이 내 눈 사이로 들어오는 것 같았다.

우리가 커서 다시 만날 때 이 추억, 이 느낌을 기억하고 있다면 꼭 껴안고 서로 숨결을 나눴던 지금 이 기억을 아직도 마음 한 구석에 가지고 있다면 우린 행복할 것이다. (ㅇㅇ)

 

*처음에 안길 때는 친구들이 자꾸 웃어서 보람이 없었다.

하지만 번째가 되더니 갑자기 울먹거려졌다.

친구가 내 몸에 기대주니 좋았다.

내가 큰다면 친구들이 나의 큰 기둥이 되어줘 의로운 일이나 좋은 일을 할 때 함께 가지면 좋겠다.

지금 좋은 추억을 남겨야지 우리가 어른이 되서 새록 새록 떠오른다면 얼마나 좋을까? (ㅅㅇ)

 

*처음엔 까다로왔다.

가족은 어떻게라도 안을 수 있지만 남의 아들, 딸..... 그렇게 쉽게 안아줄 수도 없었다.

친구들도 처음엔 너무 싫어했을 것이다.

하지만 계속해 보니 감정이 오가면서 상대방의 몸 온도와 따뜻한 숨결을 느낄 수 있었다.

다른 친구들도 처음엔 막 우~ 우~ 이런 소리를 냈다.

인간도 포옹이 삶에서 필요할 때가 있다는 것을 느낀다. (ㅈ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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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 hugs 기대해 주세요

 

 

 

 

 

몇 주 전....

'그것이 알고 싶다'라는 프로그램에서는 책을 읽지 않는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인터넷과 멀티미디어와 함께 살고 있는 나에게 따끔한 충고와도 같은 내용이 나에게 다가왔다.

 

내 삶 속에서 난 과연 얼마나 많은 책을 읽고 있는가!

어렸을 땐 책이 있는 곳에서 놀았고, 책이 내 세상의 전부였었다.

아마도 지금 아이들을 가르치고 나누는 대화가 이 책들의 가르침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난 전문지식과 관련된 책들에 쌓여 있고, 책을 읽다 새벽까지 잠을 설치는 일은 옛이야기가 되어가는 중이었다.

 

생각해 보면 지금의 아이들은 나보다 더 한 삶을 살고 있는 듯 하다.

컴퓨터, 게임, mp3 등과 가까이 지내고 있으며 글이 가득한 책 보다는 만화로 도배된 책들을 좋아한다.

책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일은 드문 현상이 되어 버렸고, 책을 보물처럼 아껴 감춰두는 일 등은 이야기 속에서 생기는 일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학교 도서관 구석에서는 컴퓨터에 매달려 있고, 책을 고르는 아이는 소수가 되어 버렸다.

 

교사인 난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내 생각을 말로 하고 책을 읽어보라고 부탁해 볼까?

이건 사회구조와 가정, 학교의 시스템 문제이기 때문에 아이들 사고 전반을 바꿀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잠깐 동안 자신을 되돌아 보게 할 수는 있다.

다행하게도 학교에 오면 의무적으로 30분씩 책을 읽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내 반 아이들은 그나마 행복한놈들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하지만 독서 시간의 아이들 책을 자세히 살펴보면 벌써 논술에 관련된 책, 과학, 사회과목과 관련된 책들과 함께 하고 있다. 

 

'그것이 알고싶다'의 실험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거실의 TV를 없애고 그 자리에 책장과 책을 놓고 관찰한 결과 보이는 모습은 흐뭇하기만 했다.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실감이 될 정도로 아이들은 1주일 만에 변화가 되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거리의 사람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모습...

사람들은 누군가가 읽어주는 책에 눈물 흘리고, 감동하고, 감사함에 박수 치고 있었다.

 

책이 우리에게 주는 감동은 이렇게 엄청난데 우리는 책이라는 것과 모르는 사이에 멀어져 있었다.

결혼하기 전 생각이 났다.

책 '어린왕자' 글귀 하나 하나는 사랑하는 사람 사이에 필요한 말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그래서 하루는 지금의 아내인 그녀에게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주고 몇 개의 문장에 의미 붙이기를 한 적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편지도 읽어주게 됐고, 읽어주는 기쁨과 듣는 기쁨이 함께 자리 잡았고, 이러한 것들이 모여 사랑이라는 것을 만들어 갔었다.

책 읽어주기............................

 

책을 읽어줬을 때 감동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싶었다.

다큐멘타리 마지막에서 처럼 사람들이 귀 기울이고 있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느껴보게 하고 싶었고..

책 읽어준 뒤 나누는 대화가 얼마나 따뜻한 것인지 알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이번 도전 과제는 '책 읽어주기'로 정했다.

함께 그것이 알고 싶다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해 보고, 책과 우리의 모습을 비교하게 해 봤다.

그리고 책 읽어주는 광경에 집중하고 우리 삶 속에서 이런 것들은 어떻게 다가올지 알아보기로 했다.

 

반 아이들은 감동 받았던 책을 한 권 골라보고, 그 책을 아는 사람 1명과 모르는 사람 1명에게 읽어주기로 약속했다.

1주일 동안의 해결해 보라고 이야기는 했지만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읽어주고, 이야기를 듣는 것은 바쁜 우리 삶 속에서 인내를 필요하는 것이기 때문이니까...

 

우선 1주일동안 어떤 일들이 생기고, 어떤 반응이 생길지 기다려보기로 했다. 

단 한 명이라도 이런 활동을 통해서 마음의 변화가 생긴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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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 후, 아이들의 소감 

 

*막상 책을 가지고 밖으로 나왔는데 다리부터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정말 용기가 없었다. (ㄷㅎ)

 

*이번 도전 과제는 꽤 까다로운 과제였다. 용기가 나지 않아서 하지 않았다. (ㅅㅎ)

 

내가 예상했던대로 힘든 과제로 생각한 아이들이 있었다.

하지만 많은 아이들이 과제를 해결했었고, 아이들의 반응을 읽으면서 나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내가 이 과제를 하는데는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엄마에게 책 읽어주는 것도 쑥스러웠고 지나가는 사람을 붙들고 무작정 책을 읽어주는 것도 뻘쭘할 것 같았다.

그리고 책을 고르는 것도 신중함이 따라야 하기에 내심 걱정도 됐다. 엉엉엉.

하지만 책을 고르는 것은 아주 쉬웠다.

내가 요즘 재미있고 감동깊게 읽어서 눈물을 흘렸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읽어주기로 정했다.

책도 골랐겠다 그날밤 불을 꺼 놓고 후레쉬만 켜 놓고 읽어주기 시작했다.

그 책은 너무 길었기 때문에 맨 마지막의 편지만 읽어드렸다.

중간쯤 읽었을까? 엄마가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셨다.

엄마가 우는 모습을 보니 마음 한구석이 찡했다.

엄마는 우시면서 "우리 ㅇㅇ이가 이렇게 커서 엄마에게 책을 읽어주는구나. 요즘 바빠서 책 한 번 들여다 보지 못했는데 ㅇㅇ이 덕분에 감동적인 책을 알게 되었어. 딸 고마워!" 라고 하셨다.

나때문에 발에 불이 나도록 뛰어다니시고 일하시는데 이렇게라도 엄마에게 즐거움을 줄수 있다는 것이 기뻤다.

누군가가 나에게 책을 읽어준다면 나는 "고맙습니다"라고 말 하겠다.

내게 책을 읽어주는 그 누군가는 나에게 감동도 전해줄 것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ㅇㅇ)

 

*나는 '각설탕'이라는 영화를 책으로 옮긴 것을 어머니께 읽어드렸다.

이 책은 슬프기도 하고 감명 깊은 부분이 많은 책이다.

이 책을 부분 부분을 읽어드렸는데 정말 떨렸다.

중간 중간에 발음이 틀려서 '어쩌지.... 어쩌지....'하고 고민하기도 했다.

책을 다 읽어드린 뒤 어머니께 소감을 물어봤더니 "ㅅㅈ가 책을 읽어주니 참 좋구나"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눈에 눈물이 고여 있었다.

나는 어머니께서 더 우실까봐 재빨리 내 방으로 갔다.

 

모르는 사람에게 할 때는 정말 정말 떨렸다.

일요일 2시쯤 우리 집에서 책을 들고 나와 여러 아주머니, 아저씨, 언니, 오빠, 동생들을 봤다.

그 중에서도 나는 대학생 정도로 보이는 어떤 언니에게 책을 읽기로 했다.

그 언니는 근린 공원에서 누구를 기다리는지 벤취에 앉아 있었다.

나는 그 언니 옆에 가서 "안녕하세요? 저는 0000초등학교에 다니는 ㅂㅅㅈ인데요 제가 언니에게 책을 읽어드릴께요."

하고 선생님이 알림장에 올리신 글 가운데 '한스가 구조한 사람'을 프린트 해서 읽어드렸다.

글을 읽은 동안 나는 정말 떨리고 가슴이 두근 두근 거렸다.

나는 글을 다 읽고 나서 "어떠세요?"하고 물어봤다.

그러자 언니는 "고마워. 모르는 사람이 이렇게 책을 읽어주는 것은 처음이야. 다음에 만나면 언니가 책 읽어줄께." 하고 인사하고 헤어졌다.

정말 그 언니를 다시 만나고, 언니가 나에게 책을 읽어주면 좋겠다.

 

이 과제를 받고 나는 '이것을 어떻게 해?'라고 생각했었다.

모르는 사람에게 책을 읽어주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나는 했다!!!!

떨리고 가슴이 두근거리긴 했지만 했다.

왜? 용기가 있거든!

이런 일은 살면서 하기 힘든 일인데 할 수 있게 되어 좋다! (ㅅㅈ)

 

*나는 이 과제를 할 때 정말 쪽팔렸다.

누구에게 해야할지........

나는 '검은 고양이'라는 책을 골랐다.

학원에서 하려고 했는데 아이들을 기다리는 부모님께 해 줬다.

그런데 내가 읽어드리는데 그 분들은 계속 딴청을 피웠다.

그래서 기분이 나빴다.

아주머니에게 읽어드렸는데 그냥 갔다. 왕짜증.

다음은 나와 가장 친한 형과 했다.

그 형이 듣고는 유치하다고 했다.

아.. 쪽팔려. (ㅎㅈ)

 

*이 '책 읽어주기'라는 과제는 정말 어려웠다.

어떻게 모르는 사람에게 하란말인가!!!!!

사실 내가 책을 직접 골라 읽지는 않았다.

사실 내가 자주 들어가는 인터넷 네이버 블로그의 한 만화다.

만화라고 해서 봤는데 슬펐고 아래 댓글을 보니 많은 사람들이 슬프다고 남겨놨었다.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린 글의 제목은 '땅콩'이다.

나는 가장 가까운 할머니에게 이 이야기를 읽어드렸는데 읽어드리기 위해 만화를 2시간 동안 정성껏 글로 바꿨다.

긴 이야기를 천천히 읽어드리니 시간이 꽤 걸렸다.

그러자 할머니는 "정말 슬픈 이야기네. 그렇지만 네가 컴퓨터에 앉아서 뭘 그렇게 열심히 하는가 했더니 이거였구나. 친구랑 서로 싸우지 말고 잘 지내라" 라고 말씀해 주셨다.

 

내가 모르는 사람에게 이야기 하기로 마음먹은 목요일.

지하철을 타려고 기다리는 중 아깝게 기차를 놓친 대학생 형이 한 명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 내 작은아빠가 앉아 계셨다.

나는 아는척을 했다. "작은 아빠!"

나는 정성껏 쓴 이야기를 작은 아빠에게 읽어드렸다.

지하철 안에서도 읽고.....

지하철에서 내리고 나서 작은 아빠에게 왜 이것을 읽어드렸는지 이유를 알려드렸다.

"역시 네 갈갈이쌤은 참 특별하시구나" 작은 아빠가 웃으시면서 대답하셨다.

그리고 작은 아빠 제자로 보이는 듯한 그 형은 고개만 끄덕이면서 곰곰이 생각하는 것 처럼 보였다.

그리고 작은 아빠는 이 이야기를 자신의 제자들의 강의에 틈나면 한 번 이야기 해 보겠다고 하셨다.

과연 될까?

나는 허락만 된다면 지하철 벽에 이 이야기를 사람들이 지하철 기다리면서 읽어보라고 붙여 놓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모르는 사람에게 읽어주는 것은 정말 챙피했다.

읽던 중에 '내가 왜 이런 걸 해야 하지?'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하고 나니 속이 시원해 졌다.  (ㅅㅈ)

 

*나는 내가 모르는 사람에게 못했다.

하지만 아는 사람 여러명에게 했다.

처음엔 3살도 안된 내 사촌 동생 ㅎㅅ에게 읽어줬다.

읽어준 책은 내가 어렸을 때 많이 본 동화책이었다.

그런데 내가 바라는 반응은 보지 못했다.

처음엔 잘 들어주는가 싶었는데 지루한지 (내가 너무 늦게 읽었나?) 자기 혼자서 막 쪽수를 넘기고는 "끝"하고 외치고는 책을 던졌다.

그러더니 다른 책을 가져와서 읽어주라는 것이었다.

이번엔 좀 빨리 읽어봤는데 계속 똑같은 반응이었다.

그러다보니 책을 하나 하나 다 읽었다. (앞장만.........)

그날 저녁 나는 할머니 집에 잔다고 부탁하고 (이모와 사촌동생들이 서울에서 내려와서 할머니 집에서 잠) 내가 잘 읽었던 영어책 가운데 아기 거북이에 대한 이야기를 7살 희원이에게 읽어줬다.

그런데 또 내가 바라던 반응은 보지 못했다.

반응은....... 잤다.

뭐.. 잤다기 보다는 졸았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반응을 보기 위해서는 엄마가 최고라는 생각이 들어서 내가 가장 감동 깊게 읽은 책 한 권을 읽어드렸다.

엄마에게 읽어드릴때는 이상하게도 읽으면서 숨을 참는 일이 많이 생겼다.

그래서인지 읽기가 매우 불편했다.

내가 내 자신에게 읽어주는 것과는 느낌이 달랐다.

또 읽는 속도도 느려졌다.

내가 엄마에게 읽어드리기 전에는 정말 잘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말이다.

어쨌든 책은 다 읽긴 읽었다.

엄마가 끝까지 다 들어주셔서 고마웠다.

읽고나서 내가 "엄마 느낌 한 번 이야기해봐요" 하니까 감동 깊었다는 말만 하셨다.

하지만 내가 읽어드리려고 했던 책들 가운데 한 권을 아빠에게도 읽어 보라는 말씀도 하셨다.

나는 그것으로 엄마가 재미있게 들으셨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시간 있으면 정말 아빠에게도 할까 한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내가 읽어준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읽어주고 그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읽어주는 것이 반복 된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ㅎㅈ)

 

*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랑의 학교'라는 책의 한 소절인 12월 일기를 골랐다.

마침 언니가 집에 와서 읽어줬더니 언니는 힘들다는 듯 "아.. 그래서 진짜 어쩌라고.."라고 말했다.

반응이 영 안좋아서 엄마에게 "엄마 잘 들어봐!"하고 읽어줬더니 엄마가 몇 가지를 물어보셨다.

"왜 이 책을 읽어줬니?"

"아, 선생님이 책을 골라서 읽어주라고 하셔서."

"그런데 왜 이 책이야?"

"이 책을 감명 깊게 읽어서요."

"그렇구나.."

이렇게 아는 사람 한 명에게 읽어줬고 모르는 사람은 일요일에 있는 YMCA 오케스트라를 틈타서 그곳에 근무하시는 여 선생님에게 "저기요, 시간 있으세요?"하고 물어봤다.

한 5분정도 시간있다고 하시길래 책을 읽어드렸다.

"그랬더니 참 감정이 많은 아이구나. 창피함을 무릅쓰고 아이가..."하고 말씀해 주셨다.

그래서 난 "감사합니다. 느낌 좀 이야기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하고 물어봤다.

그러자 "음.... 이 책 많이 읽어봤었어. 그런데 네가 읽어준 것을 들으니까 느낌이 색다르구나. 이런 특별한 기분을 느끼게 해 줘서 고맙다."라고 말씀해 주셨다.

이 도전과제 때문에 챙피하긴 했지만 자신감이 Power up! 되었다.

앞으로 힘든 세상을 좀 더 자신있게 살 수 있겠다.

선생님 고마워요! (ㅈㅇ)

 

볼펜의 변신!!

 

이번 특별한 과제는 볼펜의 변신이다.

우연히 주말에 보게된 TV 서프라이즈에서 클립 하나를 집으로 바꾸게 된 사연이 나왔다.

거짓이라고 생각했던 그 이야기가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고 하길래 여러 사이트, 뉴스를 뒤져 그 소식을 접했다.

물물교환만으로 가치를 높여가는 기사를 보면서 놀랍기도 하고, 반 아이들에게 특별한 물물교환 시간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그래서 마트에 가서 무작정 같은 볼펜을 무더기로 사와서 한 자루씩 나눠주면서 이 활동은 시작했다.

 

 

 

아이들이 황당해 했다.

지금까지 나와 한 여러 가지 활동도 황당한데... 볼펜을 변신시켜보라니........

클립을 바꿔간 뉴스를 보여주면서 우리도 물물교환으로 우리의 능력을 알아보고, 특별한 시간을 가져보자고 이야기했을때야 수긍하고, 굉장히 기대하게 됐다.

 

하지만 이 볼펜을 어떻게 교환해 나갈 것인가!!

그래서 간단한 규칙을 줬다.

반 아이들끼리 바꾸지 말기, 좀 더 가치있는 것으로 바꿔가기다.

"시작!"이라는 신호와 동시에 눈치 있는 아이들은 옆반으로 뛰어가 볼펜을 샤프로 바꿔오거나, 볼펜을 직소퍼즐로 바꿔왔다.

"와!!! " 감탄과 함께 내준 기간은 단 2주일.

2주일 동안 볼펜이 어떻게 변신해 가는지 옆에서 지켜보기로 했다.

 

   볼펜을 받고 엄청 고민했다는....

 

아이들의 반응이 장난 아니었다.

서로 경쟁하는 듯 볼펜의 변신을 서로 이야기 하기도 하고 자신들만의 변신 비법(?)을 알려주기도 하는 등 쉬는시간이면 눈에 불을 켜고 볼펜을 변신시키기 위해 고민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볼펜의 변신은 조금씩 시들해지고 있었고, 학교에서 더 이상 물물교환 하기가 힘들어진 아이들은 학교 밖으로 눈을 돌리고 있었다.

집, 학원 등에서 볼펜은 조금씩 더디게 변신해 가고 있었고...

과제(?)라는 특성을 살려 한 방에 커다란 물건으로 바꾸는 아이들도 있었다.

 

사실, 이런 과제를 낸 것은 아이들의 반응이 궁금해서라기 보다는 아이들에게 제대로된 경제관념을 심어주고 싶은 욕심에서였다.

물건을 바꾸는 것 보다 중요한 것은  작은 것은 큰 것을 바꿔나가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위해서는 과제 집착력과 과제 해결력이 있어야 하는데......

아이들은 재미로 이 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쉽게 포기...

공부에 소질이 있는 아이도 있지만 그 반대로 공부 외의 것들에 흥미가 있는 아이들을 위해 시작한 일이었는데 교환에 있어 희열이 있거나, 카타르시스가 가득한 상황은 발생되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한 것만은 사실이다.

 

우선 아이들의 반응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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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반응

 

*처음에 볼펜을 받았을 때는 어떻게 누구와 바꿔야 할지 궁금했었다.

첫 날 저녁 내가 다니는 학원에서 선생님과 사프로 바꿨다.

그리고 아버지와 맥가이버 칼과 바꾸는 것 까지 성공했다.

왜냐하면 다행하게도 아버지가 샤프가 필요하셨기 때문이다.

일요일엔 내가 잘 아는 찻집의 아주머니가 맥가이버 칼이 멋있다고 하시자 차를 우려내는 시간을 알려주는 3분 모래시계와 바꾸게 됐다.

여기서 끝을 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클립으로 집한채까지 간 사람이 신기하기도 했다.

난 3번만에 물물교환이 끝났는데 물물교환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ㅎㅈ)

 

*처음에 갑자기 볼펜을 가지고서 물물교환을 하려고 했을 때 정말 당황스러웠다.

거의 모두가 안 바꿔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결국은 가장 나를 챙겨주는 가족들에게 가기로 했다.

엄마와 아빠는 학용품들을 잘 쓰지 않으셔서 중학생인 오빠와 교환을 하기로 했다.

그래서 내가 전에도 부러워했던 오빠의 너구리 인형과 바꾸게 됐다.

너무 기뻐서 그것을 다른 것과 물물교환을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계속 바꿔갔다.

그렇게 해서 '볼펜 → 인형 → 여러가지 색 펜 → 2층 필통 → 미니 가방 → 책 → 옷'으로 바꿔 갔다.

짧은 시간동안 많은 것으로 바뀌어진 볼펜이 신기하기도 하다. (ㅇㅇ)

 

*선생님이 한 남자가 물물교환으로 집 한 채로 바꾸게 됐다는 이야기를 들려 주셨다.

선생님도 우리도 그것을 해 보자고 하셨을 때 깜짝 놀랬다.

그리고 선생님이 볼펜을 한 자루씩 주셨다.

그래서 난 이 볼펜을 ㅇㅅ에게 아주 많이 설득해서 검정색펜으로 바꾸었다.

다음에 보건실에 들러 볼펜샤프와 바꾸었다. (여기까지는 쉬웠다.)

볼펜 샤프를 학원 친구와 노트 2권(500원X2권)으로 바꾸었다. (많이 설득했다. 진땀 뺐다.)

또 다른 학원 친구와 노트 2권을 아파트 아이와 만화책 헌 것과 싸인펜 12색 한 것을 바꾸었다.

놀이터에서 놀다가 만화책 헌 것을 축구공과 바꾸자고 했다.

하지만 축구공이 작았다. 다행하게도 이 축구공을 버리려는 전과 (5-2)로 바꾸었다.

내가 이렇게 많이 바꿀 줄 몰랐다. 와~~~ (ㅅ)

 

*처음 이 과제를 받았을 때, 정말 우리가 볼펜으로 집을 살 정도로 바꿀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2 주일 동안 이 볼펜을 다른반 친구, 가족, 학원 친구 등과 바꾸기로 했다.

청소시간이 끝나고 ㅇㅇ이와 ㅅ이와 함께 만난 2학년 아이와 볼펜을 600원짜리 샤프로 바꾸게 됐다.

그런데 조금 새것 같아서 아이에게 미안해 졌다.

다음에 우리 엄마 친구 십자수 가게에서 저렴한 가격이라고 하는 십자수 만드는 것으로 샤프를 바꾸게 됐다.

그 다음 학원에서 ㅈㅇ이라는 친구를 만났는데 내가 수학학원에서 "이 십자수하는 것과 바꾸실 분!!" 하자 ㅈㅇ이가 나에게 비밀일기장을 줬다.

그래서 앞 부분 3~4장을 찢어내고 거의 새것인 비밀 일기장으로 바꾸게 됐다.

기분은 울트라 캡숑 짱!! (ㅅㅈ)

 

*처음 볼펜을 받았을 때는 내가 쓰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하지만 바꿔서 더 큰 것으로 만을 수 있다니까 더욱 좋았다.

처음엔 나는 친구들과 바꾸면 약간 꼬일 것 같아서 엄마와 바꾸기로 했다.

내가 엄마에게 볼펜과 바꾸고 싶은 것 있냐고 물었을 때 엄마는 나중에 하자고 했다.

엄마가 계속 미루길래 어쩔 수 없이 학교 과제라고 말할 수 밖에 없었다.

그게 조금 마음에 걸리지만 그렇게 해서 엄마와 작은 전화번호부 수첩으로 바꿀 수 있었다.

그 후 나는 전화번호부 수첩을 내 필통에 넣어 놓고 다니며 바꿀 사람을 찾았다.

그 다음 나는 학원 선생님과 수첩을 4색 볼펜으로 바꿀 수 있었다.

그것이면 4개의 농구공을 가지고 있는 오빠에게 농구공 하나로 바꾸자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바꾸었다.

다음에 오빠가 농구하러 나갈 때 나도 내 농구공 들고 나갈 수 있다. (ㅎㅈ)

 

*이 과제를 처음 받았을 때는 서프라이즈에 나온 것이 기억나 나도 이 정도쯤은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면서 자신감을 갖었다.

하지만 막상 하려고 하니까 약간 어려운점들이 생겼다.

2주란 긴 시간이 주어졌는데도 마음이 급해 학교에서 막 바꿔버린 것이다.

원래 내 생각은 여러 가지로 바꾸는 것이었는데 말이다.

마음이 급해져서 펜을 펜으로 바꾸게 됐다.

첫 날 ㅈㅇ이와 향기나는 파란색 펜으로 바꾸게 됐고, 그 펜을 2가지 색이 있는 펜으로 바꾸게 됐다.

그 다음으로 볼펜의 변신을 잊어버려 더 이상 바꾸지 못했다.

좀 내가 한심하게 생각되었고, 기회를 놓친 것 같았다. (ㅅㅎ)

 

*이 과제의 중요성은 우리가 사회에 나간다면 어떻게 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이 핵심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이 다음 사회 생활과 경제 생활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겠다. (ㅈㅈ)

 

*선생님께서 과제를 알려주셨을 때, 기대가 생기고 왠지 내가 볼펜을 더 큰 것으로 바꾸는 상상을 했다.

그런데 나는 바보같이 바꾸지도 않고 집에 두고 나 혼자 놀아 버렸다.

하지만 내가 물물교환을 할 수 없는 것도 아니고 끈기가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그러니 지금은 볼펜을 선생님께 드리지만 두고 보라구 내가 다음엔 작은 물잔을 큰 물건으로 바꿀지 누가 알겠어?

인내심을 기르면 난 할 수 있을거야!(ㅅㅇ)

 

*볼펜을 집으로 바꾸려면 몇 십년 기다려야 할 것 같다. (ㅎㄴ)

 

*이게 뭔일인가? 라는 생각도 들었고,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됐다.

너무 갑작스러웠다.

색깔볼펜과 바꿨다.(ㅇㄱ) → 샤프와 바꿨다. (학원친구) → 게임기와 바꿨다.(옆집) → 좋은 샤프와 바꿨다. (수퍼아줌마) → 책과 바꿨다. (옆집) → 끝.

생각을 많이 했는데 별로 크게 되지 않았다. 다음엔.... 다음엔.... (ㅇ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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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경험에서도 알 수 있듯 이 활동은 황당함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꼭 해보고 싶었던 활동이다.

작은 경험이 아이들을 변화시킬 것이라 생각했고, 결과보다 과정에서 많은 것들을 얻길 바랬다.

물건이 교환되는 과정 속에서 희열을 느끼고, 작은 것을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는 아이들이 되길 바랬다.

 

하지만 아무래도 아이들은 삶의 테두리 안에서 해결하려 했으며..

가까운 사람들에게 의존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테두리 안에서 포기하고 있었다.

영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의 주인공 처럼 우리 사회에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그런 아이들이 되면 정말 행복하겠다.

 

과제해결력이나 끈기가 있는 아이들은 미래가 밝게 생각된다.

삶을 적당히 살아서는 안될 것이다.

중간에 포기 하거나 해야 할 일을 잊고 있다는 것은 고쳐야 할 습관이다.

이런 습관 고치는 일을 도와줘야 할 것이다.

 

참, 동생들에게 집요(?)하게 물물교환을 요구했던 아이들이 몇 있었다.

너무 물물교환에만 집착한 경우라고 생각된다.

반 아이들에게 이 부분을 이야기 해 줄 필요가 있다.

 

 

다음 과제는 다시 마음, 감정과 관련된 활동으로 돌아선다.

가을이니까.. 가을에 맞게....  

 

 

볼펜 → 책

 

볼펜 → 캐릭터 테입

 

볼펜 → 샤프 (가장 흔한 변신)

 

볼펜 →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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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청년 거래 1년만에
14번 물물 교환뒤 집 얻어


종이클립 1개로 집을 얻겠다는 한 청년의 `황당한 꿈'이 마침내 성취됐다.

AFP통신은 12일 온라인 물물교환 작업을 통해 전세계적인 관심을 끌어온 캐나다의 카일 맥도널드(26)가 1년만에 서부 캐나다 새스캐치원 주의 소도시 키플링에 침실 3개 짜리 집을 소유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시작은 아주 평범했다.

몬트리얼에서 정원사 겸 피자배달부로 일하는 맥도널드는 지난해 7월 12일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kylemacd.blogspot.com)에 빨간색 종이클립 사진을 올리면서, 이것을 `좀 더 크고 좋은 것'(bigger and better)과 교환하고 싶다고 밝혔다. 당시 그는 "나는 집이나 섬을 갖게 될 때까지 교환을 계속할 것"이라며 야무진 꿈을 드러냈다.

종이클립의 새 주인은 이틀만에 나타났다.

14일 뱅쿠버에 사는 두 여성이 물고기 모양의 나무 펜을 내놓았고, 곧이어 시애틀의 한 조각가는 도자기로 된 문 손잡이를 나무 펜과 바꾸었다.

이 문 손잡이는 △캠핑용 난로를 거쳐 △1000와트급 이동식 가스발전기로 교환됐다.

상황이 여기에 이르자 맥도널드는 직업도 팽개치고 물물교환에 일과를 바치게 됐다. 그는 "재미삼아 이 일을 시작했지만 앞으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을 바쳐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회상했다.

발전기를 다른 물품과 교환하기 위해 방문한 뉴욕에서는 첫 위기가 발생했다. 그의 모텔 방에서 가스냄새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들이 발전기를 압수한 것.

다행히도 그의 설명을 들은 소방당국은 발전기를 돌려주었고, 맥도널드는 뉴욕의 한 남자로부터 파티용 네온사인과 맥주통을 얻을 수 있었다.

교환물품은 △스노모빌(설상차) △스키여행 이용권 △밴 트럭 △음반 취입 계약서로 커져만 갔다. 마침내 지난 4월 맥도널드가 음반 계약서를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아파트 1년 무료 사용권과 바꾸었을 때 많은 그의 네티즌 팬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올렸다.

팬들의 안도도 잠시, 이때부터 맥도널드의 기상천외한 행동이 이어졌다.

록 스타 앨리스 쿠퍼와의 점심식사와 아파트 사용권을 교환한데 이어, 5월에는 록 밴드 키스(KISS)의 그림이 새겨진 스노글로브(흔들면 눈 모양의 가루가 쌓이는 유리 구슬)를 얻기 위해 쿠퍼와의 만남을 기꺼이 포기했다.

블로그에는 그의 결정에 대한 비난의 글이 쏟아졌다. "지난 몇 달 동안 교환작업을 지켜보고 있었다"는 한 네티즌은 "만우절 장난을 5월에 하자는 거냐"고 따지기도 했다.

하지만 빗발치던 비난이 잠잠해지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할리우드의 배우 겸 감독이자 세계적인 스노글로브 수집가인 코빈 번슨이 맥도널드의 물건에 흥미를 보이면서 차기 작품인 `Donna on Demand'에 출연 제의했다. 대사도 있고 배역명단에도 오르는 비중 있는 역할로, 촬영은 오는 9월 시작된다.

이어 도시 홍보 방안을 모색하던 키플링 시 당국이 영화 출연권과 빈 집을 바꾸어 달라고 요청했으며, 맥도널드가 이를 수락함에 따라 지난 1년 간의 여정은 막을 내리게 됐다.

맥도널드와 그의 여자친구는 다음달 이 집으로 이사하며, 9월에는 팬들을 초청해 성대한 파티를 열 계획이다.

종이클립이 집으로 둔갑하는데 필요했던 교환횟수는 총 14회다.

손정협기자@디지털타임스

 

몇년 째 신경쓰이는게 하나 있다. 바로 젓가락질.

저학년 담임을 계속하다 고학년 아이들과 생활하게 됐는데, 아이들의 젓가락질을 보고 무척이나 놀랐었다.

36명 가운데 젓가락질을 제대로 하는 아이들이 몇 안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매번 시범도 보이고, 자세도 교정해 주지만 습관이 굳어져있기 때문에 힘들어하고, 고칠 생각을 갖지 않는다. 

 

왜 이렇게 됐을까...

개인적으로 젓가락질은 학교에서보다는 가정에서 잘 지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생각해 보면 집에서 손등을 살짝 맞아가며 젓가락질을 부모님께 배웠던 것 같다.

젓가락질을 배우기 위해선 하루 아침에 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은 젓가락질은 학교에서 가르쳐야 한다고 하겠지만, 담임들은 학교에선 많은 아이들에게 젓가락질 가르치고 교정하고 할 틈이 조금밖에 주어지지 않는다.

짧은 시간에 많은 아이들의 손을 교정한다는 것은 벅차게 느껴진다. 

그래서 부모들이 아이 옆에서 매 순간 교정, 강화를 해 줘야만 아이들의 바른 습관이 만들어질거라 생각해 본다.   

 

아이들의 젓가락질 모습. 오....

 

위의 사진처럼 아이들의 젓가락질은 아주 다양했다.

덩치도 나만큼 다 자란 아이들에게 점심시간마다 뭐라고 할 수는 없고.. 그래서 젓가락질 자격증을 학교에서 배부했었다는 글을 읽은게 기억이 나 한 번 도전해 보기로 했다.  

 

그리하여 이번주 도전과제는 '젓가락질의 고수!'

 

그런데 젓가락질의 고수를 어떻게 찾아 낼 것인가... 그래도 내가 주워들은 것은 있어서 급식소에 가서 콩 조금, 젓가락 빌려와 교실로 돌아왔다.

그런뒤 아이들에게 3단계를 통과해야 젓가락질의 고수로 인정해 주기로 했다.

자격증에 도전한 아이들은 약 20명이었다.

 

먼저 1단계는 젓가락을 잡은 모양이다.

간단히 위가 벌어지고 아래 젓가락 끝은 잘 모여있는지, 손은 젓가락을 잘 받쳐주고 있는지를 봤다.

 

다음 2단계가 정말 어렵다.

1분 안에 젓가락으로 콩을 집어 종이컵에 5개 이상 넣는 것이다.

젓가락질을 평소에 했거나, 자세가 바른 아이들은 정교하게 콩을 집어 종이컵에 넣는데, 많은 아이들이 실패했었다.

 

콩을 집어 종이컵에 넣는 모습

 

그리고 마지막으로 급식소에서 내 주변에 앉아 밥을 먹는데, 젓가락으로 밥을 먹고 반찬을 먹는 모습을 보기로 했었다.

막상 해 보니 2단계 쇠젓가락으로 콩을 집는 것을 가장 힘들어 했었고, 밥을 먹을 땐 훨 수월하게 보였다.

 

 

3단계는 선생님 주변에서 젓가락질로 밥을 먹는 것을 보여줘야 함.

 

이렇게 해서 젓가락질의 고수들이 나왔다.

이 아이들은 자격증을 받음과 동시에 급식먹을 때 항상 앞에 선다.

(어찌보면 과하긴 하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모든 아이들이 젓가락질 연습을 개별적으로 하길 바랬기 때문...)

덕분에 아이들은 젓가락을 잡고 연습하고, 교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런 모습, 노력만으로도 흐뭇하다.

 

자, 자격증을 위해 복도에서 간단히 사진을 찍게 됐는데...

젓가락질의 고수답게, 무술 고수의 포즈를 취해보라고 부탁했다.

아이들의 멋진 포즈가 젓가락질을 빛내 줬다.

아래 사진의 아이들이 우리 반의 젓가락질의 고수들입니다. 다들 멋지죠?

 

 

내일은 이 사진들 이용해서 자격증을 프린트하고, 코팅해서 줘야겠습니다.

자격증은 내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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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포토샵을 이용해 자격증을 만들어 봤다.

처음엔 명함 크기에 맞춰 작업을 했었는데 프린트 결과물이 좋지 않아 800px 정도로 작업한 뒤, 줄여서 출력했더니 괜찮아 졌다.

샘플로 하나 만들어 놓고, 사진과 이름만 교체했더니 시간이 그리 많이 걸리지 않았었다.

도장은 흰 종이에 찍어놓고 카메라로 찍은 후, 포토샵으로 살짝 다듬어서 정말 찍은 것 처럼 만들어 봤다.


 

 

 

 

이 자격증들을 한글문서에 한데 모아 프린트 한 뒤 오려내고, 코팅을 했다.

아래 사진처럼 만들어진 자격증을 선물했더니 너무 좋아한다.

다른 아이들도 갖고 싶어서 젓가락질을 열심히 해 댄다.

대강 만들어 준 것 보다 이렇게 공을 들이니 반응이 좋다. 으쓱~~

 

 

 

 

우리 반 전체가 젓가락질의 고수가 될때 까지... 아자 아자 아자!!!!

 

 

맨발의 아이들

 

내가 초등학교 시절엔...

비가 오면 우산을 쓰고 친구들과 함께 운동장 구석에서 흙으로 댐을 만들거나, 흙을 다져 함정(?)을 만들기도 하고 맨발로 흐르는 물 속에 발을 담궈 첨벙 첨벙 놀았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비가 오면 더 즐거웠었는데.....

 

요샌.. 비를 맞으면서 운동장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을 본 적이 없다.

비 오는 날을 싫어한다.

이런 생각을 살짝 바꿔주고 싶었다.

 

그래서 며칠 전 부터 알림장에 마른 수건 한 장을 준비해서 사물함 속에 넣어 두라고 했다.

그리고 적당히 빗방울이 떨어지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토요일, 빗방울이 가볍게 떨어지는 것을 확인하고는, 마지막 수업 시간이 되자 양말을 벗기고 우산과 마른 수건을 챙겨 뒷 운동장으로 향했다.

 

아이들을 모아 놓고는...... 나의 어렸을 때의 추억을 들려주고 너희들도 도시 생활 속에서 짧은 시간동안이나마 발바닥, 발가락으로 많은 것을 느껴보라고 했다.

느낌이 좋은 곳을 찾아보라고 했다.

 

아이들은 처음엔 망설이다가 이내 즐겁게 20여분간 운동장 이곳 저곳에서 즐거움을 찾아냈다.

대다수의 아이들이 맨발로 비오는 날 처음으로 놀아봤다고 한다.

 

내 생각을 넘어서 어떤 아이는 머드팩(?) 놀이를 하기도 하고..

심하게 진흙을 건물에 던져 대는 아이가 생겨 빗물로 깨끗하게 지우는 특명(?)을 받기도 했었다.

나중엔 우산을 팽개치고 비를 맞으며 노는 아이들도 생겼다.

(이런 것을 위해 적당히 비가 오는 날을 기다렸었다.)

 

아이들의 미소와 즐거운 비명들을 들으며 나 또한 맨발로 아이들과 함께 했다.

이런 짧은 경험이 아이들에게 즐거운 추억으로 남길 바래본다.

 

 

운동장에 처음 들어서자 아이들의 입에서 짧은 비명이 나왔다.

 

발바닥의 느낌이 좋은 곳을 찾아 이리 저리 돌아 다녔다.  

 

물이 있는 곳엔 아이들이 있었다.

 

우산보다는 수건으로 머리를 감싸고 노는 ㅇㅁ이

 

선생님, 저 찍어주세요~

 

우산 보다 비 맞고 노는 게 더 좋아요!

 

우리의 신발들

 

재미있다, 그치?

 

선생님도 흙탕물로 놀아보세요~ 아하하하

 

너무 재미있어요, 얏호~

 

발을 씻는 아이들. 이놈들!!!

 

아이들의 생각

 

*이런 걸 한 번쯤 해 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해 봤다.

영화에서 하는 걸 보고 하고 싶지만 용기가 없어서 못 했었다.

학교에서 비오는 날 맨발로 운동장을 돌아다니고, 얼굴에 진흙을 발라보니 꼭 맨발의 기봉이가 된 듯 했다.

내가 어른이 된다면 세상 모든 아이들에게 가르쳐 줄 것이다. (ㅁㄱ)

 

*도시에 사는 동안 우리는 이 체험을 할 수 없었을 것 이다.

하지만 선생님 덕분에 우린 이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처음엔 느낌이 '으~' 질퍽 질퍽 했지만 계속 걸어다니다 보니 그 느낌에 적응이 되었다.

좀 더 비가 왔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축구공이 하나 발견되어 빗 속에서 축구도 하였다.

맨발이라 그런지 세게 차도 멀리 나가지 않았다.

그리고 신기한건 친구들이 진흙으로 발을 문지르면서 놀았다는 것이다.

나도 따라서 해 봤는데 '와~ 느낌 좋다!' 몸에 좋은 것 같았다.

하지만 시간이 정해져서 조금밖에 못했다.

짧은 시간이나마 선생님께 감사드려야지. (ㅅㅈ)

 

*처음엔 더럽게 느껴졌지만 막상 실내화를 벗고 들어가보니 재미있었다.

어떤 친구는 미친듯이 뛰어 다니고, 어떤 친구는 머드팩을 했다.

난 친구들와 발가락으로 땅도 파 보고, 물이 많은 곳에서 재미있게 놀았다.

이런 체험은 처음이었다.

이 5학년 들반과 이런 체험들은 세월이 지나도 기억에 남을 듯 하다. (ㅅㄹ)

 

*어떤 놀이도 날 들뜨게 만들지 않았는데 이 체험 덕분에 오랜만에 들뜬 기분을 느꼈다.

ㅅㅈ와 함께 또, ㅅㅎ이와 함께 다니면서 멋진 포즈도 취하고 사진도 찍었다.

어떻게 생각하면 평생 해볼까 말까 한 체험을 해서 추억도 특별해 진다.

한편으로는 우리가 자연과 너무 멀어지고 있었구나는 생각도 들었다.

어른이 된다면 이런 환경과 멀어지는 일은 하지도 말고 다른 사람들도 못하게 해야지! (ㅈㅇ)

 

*이런 체험은 난생 처음이다.

느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우리 학교 운동장이 '제 2의 갯벌'이 되었다고나 할까?

까칠한 흙이 기분을 묘하게 만든다.

우리 집 주변에는 모두 아스팔트다.

아스팔트가 아닌 맨발로, 그것도 비오는 날 흙 위를 걷는 기분이 처음이라 표현이 난감해 진다.

우리 반 남자 아이들이 우산을 들고 뛰어다니는 모습이 마치 동물원에서 풀려난 야생마 같았다.

그리고 까끌한 흙 위를 어쩌면 그렇게 잘 다니는지.....

우리가 자연하고 멀어져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내 외동생과 기회가 되면 해 볼까 한다. (ㅈㅇ)

 

*이게 이번 주 도전 과제였단 말인가!!!!!

비를 맞으며 맨발로 돌아다닐 거라고 예상을 해 봤지만 진짜 할 줄 몰랐다.

발에 흙이 닿았던 첫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다.

나중에 매끈하고 부드러운 흙 위에서라면 훗날...

비오는 날 내 자식들에게 체험시키고 싶다.

난 결혼하고 평생 엄마랑 살 것이지만 뭐... (ㅇㅇ)

 

 


 

거리의 조각상

 

예전, 유럽 여행 중에 인도 위의 조각상을 봤다.

'왜 사람이 다니는 곳에 조각상을 놨을까?'라는 생각에 가까이 다가가서 자세히 들여다봤는데..

조각상의 눈이 깜박이는 것이었다.

와우!

조각상이 아니라 행위 예술을 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 사람은 오랫동안 움직이지도 않고, 땡볕 아래 서 있었다.

 

계속된 연극 활동의 일환으로 우리반 아이들과 함께 '거리의 조각'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정확하게는 '복도의 조각상'인데 짧은 5분동안 해 보고 행위 예술가의 노력, 조각가가 되어 본 후의 느낌을 알아보기로 했다.

 

요즈음 월드컵시즌이라..

주제를 '월드컵'으로 잡고 짧은 시간동안 조각을 만들고 서 있어봤다.

생각같아선 옷과 소품들도 준비하고 싶었으나..

학교가 워낙 바쁜 관계로.. ㅅㅅ;

 

해 봐야 예술가들의 마음을 알 수 있다!!

 

복도에서 조각상을 만들어봤다.

 

2002년, 환호하는 이운재의 모습

 

이천수의 골 세레모니

 

안내문구가 있으니 더 그럴싸 했다.

 

퇴장 장면에 많은 관심을 보여준 6학년 형들

 

 

레드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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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반응

 

*친구 ㅅㅎ이와 함께 조각을 만들었다.

나는 태클 하는 것을 표현하고 ㅅㅎ이는 공을 차려다가 공을 빼앗기는 것이었다.

다리에 쥐가 나는 것을 참으면서도 하고 있는데 기분 나쁘게 옆반 ㅅㄹ이가 와서 내 머리를 만졌다.

난 조각이라 가라고 말을 할 수도 없고....

어쩔 수 없이 꾹 참았지만 좀 기분은 나빴다.

내가 시선을 땅만 바라보고 있어서 친구들의 조각모양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서 답답했다.

하지만 평소에 할 수 없던 특별한 경험이었다. (ㅎㅈ)

 

*나는 아파서 학교에 못 나왔다가 오늘 이 활동을 보고 어리둥절했다.

선생님이 다행하게 팻말을 두 개 만들어 주셨고, 그 가운데 하나를 들었다.

아마도 우리가 학교 최초 거리 조각을 한 것이 틀림없다.

옆반과 언니 오빠들이 우리를 보는 것이 좀 못마땅했지만...

우리 반이 자랑스러운 마음이 든다.

왜냐하면, 우리 반은 다른 반과 달리.. 아주 특별하니까!!! (ㅈㅇ)

 

*우리들은 한 선수가 백태클을 걸어서 퇴장을 당했고, 다친 선수의 동료가 다친 선수에게 손을 뻗고 있는 장면을 만들었다.

쉬는 시간 종이 울릴 때부터 우리들 모두는 '아.........' 하고 한숨을 쉬면서 갔다.

그리고 다른 반에서 우르르 몰려나오는 사람들.

나와 예전에 같은 반이었던 친구들이 "햐, 어떻게 이렇게까지 있냐?"라고 했다.

6학년들은 "쪽팔리겠다. 쯧쯧..."

정말 쪽팔리긴 했지만 나에게 많은 변화를 주었다.

다른 사람 앞에서도 용기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ㅅㅈ)

 

*너무 힘들었다.

목뼈가 끊어지는 느낌과 팔이 빠지는 느낌.

그렇지만 꾹 눌러 참았다.

나는 히딩크가 골 넣었을 때 기뻐하는 모습을 흉내내었다.

몇 명은 알아봤지만 다른 사람들은 다 누구를 패려는 장면이라고 해서 기분이 좀 상했다.

힘들었지만 특별한 경험이었다. (ㅇㅇ)

 

*아, 허리아파!!

난 박주영 선수가 골 넣을 후, 기도하는 것을 표현했다.

그런데 쪽팔렸다.

우리가 시작하자 마자 중간놀이를 즐기려고 나오는 4층의 모든 사람들, 그리고 친구들... 으흑.

그만두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끝까지 그 모습을 유지했다.

창피하기도 했지만 그것이 우리 2002년의 모습이었으므로 용기를 더 크게 할 수 있었다.

마음의 벽을 한 번 더 깬 ㅇㅇ이가 될 수 있는 또 하나의 재미있고 황당한 과제였다. 히히 (ㅇㅇ)

 

*너무 X팔렸다.

하지만 은근히 땡기는데...... (ㅅ)

 

*꼭 벌받았던 느낌이었다.

처음엔 괜찮았는데 사람들이 몰려올 땐 다른 느낌이었다.

나를 만지지 않아줘서 고마웠다.

또 언니들이 불쌍하다는 말을 했다.

그렇다.

우리는 불쌍했다.

이런 고통을 미술가들은 어떻게 이겨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몇 시간 동안 예술을 했다는게 거짓말 같다.

만약 진짜라면 인내심이 대단한 사람들이다.

내가 아는 친구의 꿈이 미술가인데, 인내심을 길러보라고 충고부터 해 줘야겠다. (ㅅㄹ)

 

 

지난 주 도전 과제는 '잔디밭 5분'이었다.

1주일이라는 시간을 줬지만 과제를 해결한 아이들이 많지 않았기에 학교에서 기회를 줬다.

 

혼자서 잔디밭에 5분간 누워있어보라는 간단한 과제였는데...

해결하기가 힘이 들었나보다.

사실, 벌레들도 많고 따가운 햇살 아래 누워있는 것은 힘든 일이라 생각해 본다. 

집에서 해결한 아이들은 커다란 수건을 깔고 누워있기도 했는데 그냥 학교에서 누워보는 것은 풀독의 위험도 있었고 그리 반가운 활동이 아니었다.

 

하지만 누워본 가치는 있었다.

누워보지 않으면 누워있는 사람의 느낌을 알 수 없다.  

나도 대학 이후... 잔디밭에 누워본 기억이 없다.

 

햇살과 잔디밭의 즐거움을 아이들은 모르고 있다.

TV나 컴퓨터 앞이 아닌 자연 속에서 쉴 수 있다는 느낌을 이 활동으로 시작해 보고 싶었다.

 

 

 

(아이들의 반응)

 

*잔디밭에 누울 때 약간 따갑고 기분나쁘게 느껴질 줄 알았는데...

막상 누우니 구름 한 점 없고 깨끗한 하늘을 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갑자기 눈이 스스르 감겨졌다.

아이들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바람이 솔솔 불었고 가끔 눈을 떠 보면 내 몸이 자유스러워지는 듯 했다.

햇볕이 따끔 따끔 내 얼굴을 찌르는 것 같았지만 어느때보다 좋았다. (ㅇㅁ)

 

*많은 친구들은 잔디가 많은 곳으로 가서 누웠다.

푹신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히려 잔디가 우리 머리를 구석 구석 찔렀다.

나는 누을 때 눈을 감았다. 오른쪽에서는 음악실에서의 환호, 왼쪽에서는 새소리...

또, 주변에서는 소근소근 이야기 소리도 났다.

그리고 따뜻한 햇살 때문에 편안했지만 벌레들이 있을까봐 두려웠다. (ㅅㅈ)

 

*나는 토요일 집 근처에 있는 그린공원에서 5~10분 정도 누워있었다.

누워있으니 바람도 시원하게 불어오고 아이들의 노는 소리가 자연 속에 있는 느낌을 줬다.

아무 생각 없이 잔디밭 위에서 5분 정도 노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어떤 오빠들이 '시체 놀이'한다고 하자 좀 어이가 없어서 '도전 과제'한다고 말하고 싶었다.

지금까지 이런 기회가 없었는데 가끔 생각나면 잔디 위에 누워보겠다. (ㅅㅈ)

 

*나는 5.18 공원을 방문할 때 공원의 잔디밭에서 5분간 누워봤다.

무덤에 가까워서 그런지 광주 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

하늘 보다가 5분이 재빨리 지나가 버렸다.

참, 누워있는데 동상이 하나 보였었다.

그 동상은 손을 모으고 있었는데 손 안에는 구슬이 있었다.

평화 구슬인 것 같다. (ㅅㄹ)

 

*잔디밭에 몸을 맡기려니 잔디가 나를 쿡쿡 찔렀다.

생각해보니 잔디도 말은 못해도 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땐 이렇게 몸으로 말하는 것 같다.

얼마나 아팠으면 우리를 온 몸으로 찔렀을까.....

아직도 잔디가 찌른 부분이 따끔거린다.

사람들에게 밟히고 찌그러지는 잔디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ㅅㅇ)

 

*잔디밭에 5분간 누워있으려니 생각했던 것 보다 쉽지 않았다.

아주 따가웠다.

하지만 꾹 참고 잔디밭에 몸을 맡겼다.

따뜻한 햇살이 내 몸 전체를 감싸줬다.

나무 하나 없었는데 거대한 숲에 들어온 것 처럼 풀냄새가 가득했다.

어떤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자연과 가까워진 느낌?

아마 그런 것 같다.

또 내 머리에서는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몸이 따갑다는 생각은 물론 옷이 더러워져서 엄마에게 꾸중 듣지는 않을까?

나를 본 사람들은 뭐라고 생각할까, 내 친구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어찌됐든 평소와 다른 5분간이었다. (ㅎㅈ)

 

*처음엔 까칠하고 벌레가 옮겨 붙으면 어쩌지... 하고 생각했는데 한 30초 정도 지나니까 마음도 몸도 편안해 졌다.

아... 평화란 이런 것이구나 (ㄴ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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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갈이쌤의 이야기)

 

학교엔 여고에서 심은 금잔디와 초등학교에서 심은 떼잔디가 나뉘어져 있다.

아무래도 금잔디 위에 아이들을 눕게 하고 싶었는데 떼잔디 위에 누워보게 했는데 굉장히 따끔거렸나보다.

사실 나도 누워있다가 슬슬 아이들이 걱정되어서 앉아 있거나 엎드리거나 다른 포즈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했는데 여자 아이들 일부가 굉장히 싫어하는 것을 발견했다.

큰 담요나 수건을 준비했어야 했는데 실수였다.

그리고 병균과 벌레들에 민감한 아이들이었는데.......

 

하지만 평온한 느낌은 여느때와 같았다.

'5분 쯤이야....'하는 마음만 갖어준다면 굉장히 여유있고 색다른 시간을 보낼거라 생각해 봤다.

아이들의 반응도 내 예상처럼 긍정적으로 다가서는 아이들이 있었지만 부정적으로 잔디에서 시간 보낸 아이들도 꽤 됐다.

 

하지만 잔디밭이 바로 옆에 있다는 이 좋은 환경을 그냥 보내긴 아깝다.

많이 놀고, 누워보고, 느껴봐야 한다.

 

그리고 하늘을 올려다 보는 기회가 그리 많지 않다.

하늘을 바라보는 따뜻함을 반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느껴본다면 난 행복하겠다.

 

 

세족례

 

지난 주의 도전 과제는 '세족례'였다.

쉽게 발을 씻기는 의식인데... 어버이날 발을 씻겨드리는 것을 선물로 해 보자는 제안과 함께 이 과제를 내 줬다.

 

예전 이 학교에 처음 왔을때 갔던 피정에서 선생님들 서로가 발을 씻겨주는 시간이 있었다.

뭐랄까.... 엄숙하고, 가슴 찡한 느낌.

그 느낌을 아이들이 느껴봤으면 하는 마음에 도전 과제를 내 줬다.

 

(아이들의 반응)

 

*어버이날, 나는 가족을 불러 놓고 작은 화장실에서 한 분씩, 한 분씩 씻겨드렸다.

"수고하셨습니다. 힘드셨죠?"

어버이날에 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가 아니었으면 너무 쑥스러워서 못했을 것이다.

가족들은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처음 해 봤지만 너무 감동스러웠다. (ㅅㅈ)

 

*엄마의 발을 씻겨드릴때 좀 슬퍼졌다.

엄마의 발끝이 갈라져 있었다.

엄마에게 짜증냈던게 생각나고 죄송스러워졌다. (ㅅㄹ)

 

*내가 정말 효도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커서 받는다면 어떤 느낌일까? (ㄷㅎ)

 

*어버이날 선물로 해 드렸는데 지금도 기쁘다고 하신다.

"이보다 기쁠 순 없을거야"라고 부모님이 말씀하셨다.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ㅅㅅ)

 

*엄마에게 해 드렸다.

"이게 웬일이니?"라고 하시면서 기뻐하셨다.

기분이 뭐랄까..

가슴이 찡~ 하면서 잠시 울컥했다.

아빠에게도 해 드려야지. (ㅅ)

 

*나는 저녁을 먹다 갑자기 생각이 났다.

그래서 밥을 다 먹고 화장실로 갔다.

이런.. 엄마가 이미 발을 씻으셨단다.

그래도, 나는 포기하지 않고 엄마의 발을 뜨거운 물에 담궈드리고 비누를 묻힌 손으로 발가락 사이사이를 닦아드렸다.

엄마는 내내 궁시렁 궁시렁 거리셨다.

다 씻고 나는 엄마에게 "이상하다, 뭉클하다고 했는데..."라고 했다.

그러자 엄마가 희미한 웃음을 지으시면서 "그래 뭉클하다, 뭉클해"라고 하셨다.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해지는 느낌이다.

히힛 (ㅇㅇ)

 

*어버이날 선물로 아버지 어머니께 발을 씻겨드렸다. 

아무말도 하지 않고 마지막에만 "사랑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셨다.

순간 전에 어머니께 잘못한 일이 떠올라 나도 미안한 마음에 눈물을 흘렸다.

그걸 본 어머니는 바보같이 왜 우냐고 하시면서 안아주셨다.

눈물 흘린 모습을 아버지에게 보여드리기 싫어서 다음 날 아침에 해 드렸다.

근데 솔직히 아버지랑 친하지 않다.

그래서 좀 무뚝뚝하게 일을 했다.

전에 한 번도 눈물 흘리시지 않던 아버지께서 눈물을 훔치셨다.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훌륭한 순간이었다. (ㅇㅇ)

 

(갈갈이쌤의 이야기)

 

남의 발을 씻겨준다는 것은 정말 큰 용기가 필요하다.

일상 속에서 한 번도 하지 않던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용기가 필요하다.

그런데 발을 씻겨주는 일은 어떤가.........

 

아이들에게 굉장히 힘든 일이겠지만 한 번 해보면 뭔가 느끼는 것이 있을거라며 도전해 보라고 했다.

늦은 저녁에....

아무런 말 없이 씻겨드리고 마지막에 "사랑해요!"라는 말 한마디가 부모님께 감동을 줄 수 있을거라고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실천한 아이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

하고 싶어도 용기가 없어 포기한 아이들이 많았다.

어버이날에 하면 의미가 되니까 도전해 보라고 했는데......

아쉽다.

내가 다시 한 번 해보라고 자극을 주겠지만 어버이날이 아닌 평일엔 더 큰 용기가 필요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마음이 움직인다면 더 좋은 아이들로 자라게 할 수 있을 것도 같은데...

적어도 실천한 아이들이라도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이라도 바뀌길 바란다.

 

 

 

마술쇼!!

 

아이들에게 세 가지 마술을 알려줬다.

 

1. 손바닥 속의 카드를 연필로 없애는 마술

2. 냄새로 카드를 찾는 마술

3. 연필을 공중에 띄우는 마술

 

이렇게 세 가지의 마술을 가르쳐 주고 이 가운데 한 가지를 가족들 앞에서 공연해 보라고 했다.

이렇게 즐겁게 남 앞에 서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

 

(마술은 빠른 시일 내에 동영상으로 올릴 예정)

 

 

(아이들의 반응)

 

*나는 컴퓨터를 본 뒤에야 마술쇼가 도전 과제라는 것이 생각이 났다.

마술을 들키지 않기 위해 이모에게 시계를 빌려서 조용히 방에 들어가서 마술을 연습했다.

그리고 나와 이모, 이모부, 엄마, 오빠를 식탁 앞에 모셔놓고 마술을 시작했다.

그런데 엄마는 마술을 알아채셨다.

그러고나서 "마술을 그렇게 하면 안된다. 알아버리지!" 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엄마가 얄미웠다.

시계를 이용해 연필을 띄우는 마술은 당연히 모를거라 생각했는데 오빠가 뒤로 와서 봐 버렸다.

그렇게 마술쇼는 망쳤다. (희지)

 

*아버지에게 마술쇼를 했다.

반팔을 입고 있어서 시계를 옷으로 가리고 했다.

그런데 최대한 태연하게 했더니 아빠가 옷 속에 끼웠냐고도 하시고 완전히 속으셨다.

마술에 성공하니 정말 기분이 좋았다. (대현)

 

*어제 저녁에 마술을 해 보였다.

연습을 안 하고 했기에 그만 시계를 차고 한 것이 들통나버렸다.

하지만 엄마, 아빠는 아주 좋아하셨다.

부모님을 기쁘게 하는 것 보다 더 좋은 선물을 어디 있을까..

선생님에게 배운 마술을 하나씩 가족들에게 보여줘야겠다. (지운)

 

*엇그제 도전과제를 실천했다.

카드마술을 했는데 아빠가 다 아셨다.

그래서 삼춘에게 보여드렸더니 '유치하다'고 하셨다.

역시 어른들은 눈치가 빠르당께! (가을)

 

*나는 연필 마술을 하였다.

아빠와 내 여동생 앞에서 난생 처음으로 마술을 해 봐서 떨렸다.

하지만 나는 성공했다.

아빠가 신기하다고 하셨다.

너무 기뻤다.

그리고 칭찬 받아서 행복했다. (남효)

 

*나는 부모님께 연필이 둥둥 떠다니는 마술을 하였다.

사실, 그 전의 마술은 다 잊어버렸다.

하지만 연필 마술은 내 시계로 선생님께서 직접 시범을 하셨기 때문인지 선생님의 능력이 내 몸에 퍼진 것 같았다.

그래서 그 마술을 하기로 했었다.

사실 난 불로 태워서 재로 글자가 나타나게 하는 마술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아직 선생님이 트릭을 말씀해주지 않으셔서 어쩔 수 없었다.

할머니는 마술이 참 어이없다고 하시면서도 기뻐하셨다.

난 마술을 성공하려고 정말 최선을 다 했다. (성주)

 

*나는 연필 마술을 했다.

나는 시계가 없어서 아대를 이용해서 했다.

엄마에게 보뎌드렸는데 실패했다.

아대 사이로 연필이 삐죽 나와서 들킨 것이다. 그래도 엄마는 누구보다 박수를 크게 쳐 주셨다. (현욱)

 

 

(갈갈이쌤의 이야기)

 

예전에 어르신들은 어린 우리들에게 '잡놈'이 되라고 하셨던게 기억난다.

지금 생각해보니 '잡놈'이 되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사람이 한 가지 것에 능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러 분야에 관심과 장기를 갖는 것은 더욱 어렵다.

 

하지만 '잡놈'이 될 수 있도록 기회는 줄 수 있다.

이런 저런 것들을 맛보게 해 주는 것이다.

살면서 풀어 먹을 수 있는 것을 여러 분야에 걸쳐 한 두개만 잘 습득하고 있어도 '잡놈'이라는 것에 가까워질 수 있다.

 

그런 의미로 내가 알고 있던 여러 마술 가운데 아주 간단한 것을 아이들에게 알려줬다.

그리고 가족 앞에서 공연을 해 보게 했다.

남 앞에서 공연을 한다는 것은 자신감 문제이다.

그리고 '에라 모르겠다'라는 마음으로 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반 아이들의 소감을 읽어보니 마술을 쉽게 생각하고 있었다.

트릭이 눈치채지 않게 하기 위해 적당한 연습과 쇼맨쉽이 필요하건만....

가르쳐 준 것은 잊고, 단지 트릭이 걸릴 것을 걱정한 나머지 소극적인 공연을 해 버렸다.

 

하지만 이런 것도 경험이다.

남 앞에 서 보는 것도, 실패 하는 것도 경험이다.

이 경험을 통해 아이들은 어제 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이다. ㅅ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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