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사에서 만난 수선화.

집 정원에서와 달리 작고 아담해서 자꾸 눈길이 갔다.

 

 

소년과 사탕 : 단지에서 손이 빠지지 않아서 애를 먹고 있다.

 

아이들이 이젠 연극으로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 조금씩 적응하고 있다는 생각에 놀이적인 측면에서 약간 벗어난 활동들을 수업에 적용시켜 봤다.

 

목표 : 절제하는 생활을 하고 있는지 자신의 생활을 반성하고, 절제하려는 마음을 갖는다.


(수업 순서)


1. 동기유발 : 소년과 사탕 (스톱 놀이 +토론연극 형식)
2. 공부할 문제 찾기
3. 관련 사례 찾기 : 사진 놀이 +터치 놀이
4. 자신의 생활 반성 및 실천 다짐

 

먼저 소년과 사탕이라는 이야기를 한 아이에게 수업 5분전에 들려주고 즉흥적으로 표현하게 했다. ‘스톱!’이라는 소리가 나오면 그대로 멈추고, 다른 아이들과 즉흥적으로 상황에 맞게 연기를 해야 한다고 안내를 했다.
약 20초 정도의 연기이기 때문에 부담 없기 하겠다고 했다. (맨 위 사진 참고)


‘소년과 사탕’은 사탕을 먹으려고 하는데, 주먹 가득 사탕을 빼는 바람에 손이 빠지지 않아 짜증을 내는 내용이다. 

‘스톱’이 된 후, 소년이 왜 힘들어하는지 알아보고 이 상황을 보고 있던 학생들에게 바꿔보라고 했다.
지적이 된 몇 명의 학생들은 나와서 즉흥적인 대사와 행동으로 소년의 갈등상황을 해소 시켜줬다. (토론연극의 형식을 약간 가미함)

 

자연스레 해결책을 무대에서 보여주고 있다. 


이 활동을 통해 ‘절제하는 생활을 반성해 보자’라는 공부할 문제를 찾아낼 수 있었고, 다음 활동에 자연스럽게 다가설 수 있었다.

 

그 다음으로는 ‘사진 놀이’를 통해 ‘절제하지 못했을 때 생길 수 있는 상황’을 표현해 보게 했다.
사진 놀이란 사진처럼 한 상황을 정지된 동작으로 표현해 보는 것이다.

그러면 학생들은 그 장면을 보고 생각하고, 의사 표현을 해 본다.

아직 아이들에게 연기에 대한 부담을 주기 싫어서 정지동작으로 표현하는 단계까지만 이 수업에 적용시켜 봤다.

 

소집단 토의로 활동을 준비하는 아이들


몇 모둠은 ‘사진 놀이’에 덧붙여 ‘터치’를 적용시켰다.
사진을 보고 있던 학생들 가운데 한 명이 무대로 올라가 상황이 궁금한 누군가의 몸을 건들며 ‘터치’라고 하는데 터치당한 학생은 간단한 대사를 해 보는 것이다.
한 마디의 대사만으로도 상황을 짐작할 수 있고, 때론 반 아이들을 즐겁게 만들었다.

이러한 활동으로 ‘절제하지 못했을 때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알아보고, 자신의 생활을 반성해보도록 했다.

 

화를 절제하지 못해 싸움이 벌어진 상황을 표현한 아이들

 

컴퓨터 사용을 절제하지 못해서 생긴 상황을 표현

 

먹을 것을 절제하지 못해서 생긴 상황 표현

 

남의 물건에 대한 유혹을 절제하지 못해 생긴 상황 표현

 

 

(아이들의 반응)

 

*나는 절제하지 못한 일이 아마도 100번도 넘을 것이다.

친구와 같이 신나게 놀고는 멈춰야 하는데 재미있는 것 때문에 계속 놀았다거나 먹을 것을 나 혼자 많이 먹으려고 욕심 부린 것, 그리고 친구와 싸우는 것도 절제하지 못한 일이었다고 생각된다. 소집단들 하나 하나가 진짜 생활에서 많이 일어나는 것들이다. 이런 것들은 어린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절제하지 못하는 것들이 많이 있다.

예를 들어 담배나 술을 끊지 못하고 중독이 되어 계속 피우거나 마시는 경우도 있다.
내가 지금까지 절제하지 못한 일 때문에 부모님께서 화나신 것도 있고, 나쁜 일이 생기곤 했다.
내가 생활할 때 항상 반성하고, 절제하도록 노력하겠다.(선혁)

 

절제하지 못하는 일은 우리 주변에서도 많이 일어난다.
하지만 사람들은 말로만 ‘절제, 절제, 절제, 절제하는 생활’이라고 하지 행동으로 실천하지는 않는다.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들이 절제하지 못한 생활들이다.
특히 싸움은 오늘도 일어났다.
화를 절제하지 못해서 생긴 일이다.
오늘 도덕 시간에 이 활동을 통해 우리반 전체가 반성할 수 있었다. (송)

 

절제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니 한편으로는 조금 기분이 좋지 않았다.
더군다나 저런 것이 우리 생활 속에서 버젓이 벌어진다니.....
내 생활을 반성해본 수업이었다. (대현)

친구들의 활동을 보고 절제하지 못하면 나도, 친구도 저렇게 되는구나! 하고 느꼈다.
너무 잠을 자는 것도 안 좋다는 걸 알았다.
나도 절제하면서 살아야지! 그리고 작은 일로 싸우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해 본다. (민지)

 

나는 절제하지 못하면 이러한 나쁜 사건들이 일어난다는 것을 이 놀이를 하면서 알게 되었다.
나는 우리 소집단이 만든 ‘컴퓨터 중독 절제하기’를 해 보고는..
참 많은 충격을 받았다.
우리들이 그런 유혹에 빠지고 있다는 것을 ‘설마’했었는데 말이다. (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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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과 사탕 : 5학년 도덕과 지도서에서 참조. 원제목 '소년과 땅콩'

 

이번주 도전과제는 아이들에게 황당하게 다가갔다.

세상에서 가장 값진 천원이라니....

 

영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에서는 세상을 바꿀만한 아이디어를 교사가 초등학생에게 내 줬는데.. 정말로 한 아이가 세상을 바꿔버린다.

이런 에너지는 우리반 아이들에게도 있다고 생각하고 이런 황당한 과제를 내 줬다.

(내 지갑 속의 출혈은 컸지만... ㅅㅅ;)

 

은행에서 바꿔온 천원짜리 36장을 조심히 아이들에게 나눠줬다.

그리고 가장 값지게, 의미있게 써 보라고 했다.

나를 위해 사용해서는 안되면 남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조건도 달았다.

그냥 사용해서도 안되며, 최대한 고민해서 최대한 소중한 의미를 담아서 사용해 보라고 했다.

기간은 일 주일이며, 그때까지 사용하지 못하면 다시 나에게 천원을 반납해야 하는 조건이었다.

 

이제 막 과제를 내 줬는데... 아이들이 어떻게 사용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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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반응 : 과제 수행 후)

 

2006. 4. 10

 

*휴........

너무나도 나에겐 어려운 과제였다.

그런데 토요일 저녁 이 고민 때문에 잠을 못자고 뒤척거리던 나는 갑자기 번쩍 하고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나는 이불 속에서 나와 컴퓨터를 키고 한글 2004에서 무언가를 치기 시작했다.

내가 생각해낸 방법은 천원을 봉투에 넣어 내가 믿을 만한 사람에게 봉투를 넘기는 것이다.

그럼 봉투를 받은 사람은 또다시 천원을 넣어 넘기고... 또 천원을 넣어 넘기고...

이렇게 가다보면 100만원도 충분히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봉투에 천원을 넣고 내 심정을 담은 종이도 함께 넣었다.

우리 나라가 아직 망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성공할 것이다.

내 생각으로써 한 사람이 한 사람을 믿고, 한 사람은 또 한 사람을 믿는 그런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또 사람들의 사랑이 담긴 천원으로 어려운 분들께 쓰여지면 좋겠다.

(참고로 난 엄마에게 넘겼다!!!) (우연)

 

*이 놈의 천원........

그것 때문에 내가 얼마나 고민했는지 나 원 참....

그래도 이것 처럼 정말~~~ 오랫동안 고민해 본 적은 없었다.

휴... 원래 나는 고민만 하다가 깜빡 잊어버리곤 하였다.

하지만 이번 도전 과제는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잠잘 때도 천원이 생각나 벌떡 일어나서 천원을 뚫어지게 쳐다보기도 했다.

처음에는 천원을 어떻게 쓸까 생각하다가 내 성격처럼 잊어버렸다.

그냥 까먹을까 라는 생각도 했찌만 선생님께서 우리를 변화 시키시려고 주신 건데.. 어떡해.. 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하! 하지만 내 머릿속에 전구 하나가 불을 키며 나타났다.

영화에 나온 것 처럼 사람들에게 나눠주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람들이 다시 사람들에게 나눠줄까? 라는 걱정이 들어서 다시 생각해보았다.

아하! 또 하나의 전구가 불을 키며 나타났다.

'그래!!! 은행에 보관하는거야!!'

결국 나는 부모님을 졸라 주말에 은행으로 갔다.

작년 사회책에서 배우길 천원 1장이라도 보관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고 했다.

아마도 한 회사 사장이 자신의 회사 직원들의 봉급을 줘야 하는데 돈이 부족할때 대출 신청을 해서 나의 천원을 가져갈지도 모른다.

돈을 맡겼는데 한 이모가 "정말 이것만 보관하겠니?"라고 물어보자 나는 자신감 있게 "네, 보관할건데요..."라고 대답하였다.

돈을 보관하고 나니 속이 시원했다.

걱정거리 하나를 없애버렸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 고민을 생기게 한 천원에게 고맙다!!!(성주)

 

*처음에 선생님이 천원을 나눠주실때 깜짝 놀랐다.

36명에게 천원씩을 모두 나눠주셨다.

그날 이후로 밥먹을때도, 씻을 때도, 잠잘때도.. 심지어는 꿈속에서도 천원이... 발달린 천원이 나를 쫒아오는 꿈을 꿨다.

으아아~~~~~

요놈의 천원땜시 진짜 한숨도 못자고 이것도 안돼, 저것도 안돼, 머리에 열이나는줄 알았다.

천원을 그냥 버릴까? 아님 까먹을까?

이럴까 저럴까 하다가 1주일이 지나갔다.

금요일 지하철에서 양복을 멋있게 차려입은 아저씨, 거지, 할머니, 노숙자... 와글 와글거리는 사람들... 그런데 지하철에 탔을때 어떤 아저씨가 회사원 아저씨가 자기의 딸이 병에 걸렸다고 (그 병 이름은 생각나지 않지만 굉장히 위험한 병이었다.) 도와주라고, '제발 기도만이라도 해주세요'라고 하면서 (내용이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는다.) 이때 난 아주 깊게 생각했다.

'저 아저씨가 가짜일까?' 하는 의심을 품게 됐다.

하지만 그 의심을 깨는 일이 있었다.

그 아저씨가 눈물을 흘리면서 말하는 것이다.

나는 곧바로 그 아저씨에게 천원을 드리고 기도를 해 드렸다.

다른 사람들도 돈을 내주었다.

하지만 이게 정말 내게 의미 있는 일일까? (송)

 

*나는 이 천원을 가지고 우리 동네 사람들에게 썼다.

솔직히 난, 우리 동네 사람들에게 왠지 기분이 좋았다 말았다 했다.

나는 이 천원을 양심 지폐로 사람들이 지나 가는 곳에 놓아두었다.

처음엔 기대를 했었다.

하루가 무사히 지나더니 천원이 없어져버렸다.

난 '천원을 의미있게 쓰지 못했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근처 나무가지에 종이 같은게 있어서 보았다.

내가 그곳에 '양심지폐'라고 써놨는데 아직 그게 있었다.

일요일날 비가 와서 누가 옮겼나보다고 생각했다.

저녁이었다.

엄마가 심부름을 갖다 오라고 하셔서 지폐도 볼겸 갔는데 지폐가 없어졌다.

난 아직 우리 동네 사람들의 양심이 부족한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지금의 6학년의 다른 형이 이 일을 한 것 같았다.

내가 4학년때의 일이다.

사실, 그 근처에서 내가 천원을 주웠었다.

처음에는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가져갔지만 양심이 걸렸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을 오늘에서야 깨달은것 같다. (현욱)

 

*아직 천원을 못썼다.

내가 자주 잊어버리는게 있어서 천원에 대한 생각을 자주 잊었다.

하지만 친구와 놀다가도, 잠자기 직전에도 문득 생각이 났다.

천원을 멀리 날려보내고 싶다.

만약 천원이 살아 있고 마음이 있다면 답답할 것이다.

왜냐하면 항상 지갑 속에 갇혀 있고, 밖으로 나가더라도 통장으로 들어가거나 마트의 계산대 속으로 들어가게 되니까..

그러니까 적당한 장소를 찾아 날려보낼 것이다.

꼭 필요한 사람이 천원을 발견해 보탬이 되도록.......... ♡

그러니까 천원을 바람이 불때 날려보낼꺼예요~~ (지윤)

 

*그 천원 한 장을 슬기롭게 아니, 의미있게 쓰기 위해 생각을 했다.

마침 음악을 듣고 있었고, 공부를 하는 시간이었다.

선생님이 주신 문제를 풀려고 하던 순간, 계속 천원 생각이 나서 1번 문제 조차 풀지 않고 생각하고 있었다.

나는 어머니께서 1번 문제도 안 풀었냐면서 나를 때리셨다.

정말로 억울한 것은 생각을 하고 있는데 맞았다는 것이다.

하긴... 나도 공부시간에 천원을 생각하는 것은 나쁘다고 생각한다.

그날밤, 화가 났다가 사라졌다가 머리가 후끈 거리고 잠이 오지 않았다.

병일까봐 어머니를 부를까 말까 하다가 결국엔 "엄마!"하고 불렀다.

그때 왠지 눈물이 나왔다.

나도 지금까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

그날밤 나는 베개가 반틈이나 젖도록 울었다.

그래도 어머니가 가장 좋다.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지만 비록 천원이라는 한장을 쓰고 말았다.

그것은 포스트잇 한 장과 천원을 어머니 지갑 속에 넣어둔 것이다.

천원 그 한장을 그렇게 많이 생각해서 쓴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선생님이 내준 과제가 즐겁기도 하고, 추억이 될것이다. (우준)

 

*일주일 동안 천원에 대한 고민은 정말 심했다.

처음에 천원을 받았을때부터 '내가 왜 천원을 받아야 할까?'라는 생각에 받기도 싫었다.

너무 간단하긴 하지만 반에 있는 유니세프에 넣고나 시내의 다리 없는 분들을 도와준다는 생각도, 그리고 누군가를 도와준다는 생각만 잔뜩 내 머리 속에 꽉 차있었지만 차마 그 돈을 쓰지도 못했다.

이런 생각만 하는게 평소의 내가 아닌 것 같았다.

일주일 동안 천원을 끝내 못 썼다.

하지만 이 과제를 생각하면서 100원도 생각하면서 의미있게 쓰게될 것 같다. (선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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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갈이쌤의 이야기)

 

정말 아이들이 고민을 많이 했었다.

쉬는 시간이면 천원을 찢어버리고 싶다고 하소연 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때론 일기장에, 쪽지에 천원에 대한 고민을 남겨 놓고, 내가 해결해 주길 바라는 아이들.....

하지만 이 때 아니면 천원에 대한 고민은 언제 해 보겠냐며 생각도, 결정도 너희들이 하라고 답을 주지 않았다.

 

시간은 일 주일... 그리고 오늘 아이들의 고민을 읽었다.

약 세 부류로 나뉘었다.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사용한 아이들, 유니세프 등의 어려움을 돕는데 쓴 아이들, 끝내 쓰지 못하고 나에게 천원을 돌려준 아이들.....

그 가운데 몇 명은 정말 고민 끝에 자신들에게 정말 의미 있는 천원을 썼다고 생각되었다.

 

이 천원을 어디에 썼느냐가 중요하진 않았다.

이 천원 때문에 어떤 고민을 했느냐가 중요하다.

아이들이 내린 결론은 황당할 수도 있지만 모두가 다 훌륭한 결론들이라고 생각된다.

힘든 고민 끝에 내린, 자신들만의 해답이니까!!

 

사실, 삶이라는 것은 항상 고민의 연속인데 쉽게 살아가려는 나, 아이들, 그 외의 모든 사람들을 생각하며 이번 기회라도 서로가 고민해볼 기회를 만들고 싶었다.

그리고 아이들의 글처럼 아직 우리 삶 속에서 희망을 찾고 싶었다.

아직은 좋은 세상이라고...

 

아마 이런 과제를 때문에 '미친선생 아냐?'라는 소리를 들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름대로 뿌듯하다.

쉬지 않고 고민한 아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참, 나의 천원은????

난 천원이 아닌 3만 6천원을 의미 있게 쓰지 않았는가!!

 

다음 봉급을 받으면 실과 시간과 연계해서 이 고민을 다시 한 번 이야기 나누고, 용돈 기입장을 선물로 줄까보다... ㅅㅅ;

 

 

이번 주 우리 반 아이들의 미션은 '쪽지 숨바꼭질'이다.

 

학교에 오기 전. 부모님이 잘 가시는 곳에 쪽지나 포스트 잇에 '사랑해요', '자랑 스러운 아들 될게요!' 등의 부모님이 미소지을 수 있는 문장을 쓴 후, 붙여놓고 오는 것이다.  

 

아이들도, 나도 기대가 되는 미션이었다.

 

(아이들의 반응)

 

*포스트잇으로 글을 적어서 숨겨 놓았다.

그런데 그날 엄마가 나에게 화를 내서 정말 속상했다.

냉장고 문 손잡이에 붙여놓고 그 다음으로 정수기 밑 1번째 서랍에,

3번째 서랍에 '엄마 사랑해요!'라고 써 놓았다.

그런데 엄마가 화를 내서 잠자러 가서 베게에 얼굴을 파묻고 울었다.

 

그 다음날.

엄마가 아빠에게도 엄마 친구께도 말씀을 드리면서 포스트잇 숨바꼭질을 자랑하셨다.

저녁에 엄마가 그런줄도 모르고 화냈다고 미안해 하셨다.

좀 창피했지만 기분이 좋았다. (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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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저녁에 포스트잇에 써놓은 종이를 아침에 사알짝 엄마가 자주 가는 곳에 붙여 놓았다.

집을 나오니까 일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모르니까 계속 궁금해졌지만 꾸욱 참았다.

학원이 끝나고 엄마를 만났다.

아침엔 화가 많이 나셨었는데 포스트잇때문에 해보다 더 따뜻한 엄마의 미소를 볼 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사랑표 모양의 포스트잇에 '영언아 사랑한다!'는 말이 써져 있었다.

엄마와 내가 한 가족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영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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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없어 아침에 일찍 일어나 포스트잇을 붙였는데 정말 아슬아슬하고 짜릿했다.

어머니께 들킬뻔 했는데 무사히 포스트잇을 붙였다.

포스트잇은 3곳에 붙였는데 어머니께서 매일 쓰시는 곳에 붙여놔서 다 볼 수 있었다.

하루를 즐겁게 지내시라는 말도 써서 기분이 좋았다.

 

내가 집에 들어가자 반응이 없었다.

그래서 거울에 붙여 놓은 곳을 보셨냐고 물어보자 그때서야 어머니께서 너무 고맙다며 나를 안아 주셨다.

그리고 어머니를 속상하게 했거나 차마 말로 할 수 없는 고민을 포스트잇에 쓸 수 있으니 참 좋다. (선혁)

 

*얼마 전에 내가 어머니께 포스트잇으로 쪽지를 보내드리며 기쁘게 해 드렸는데 그 다음날부터 어머니께서 내가 보는 책 사이에 포스트잇을 붙여 놓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길게 기쁜 일이나 하루를 잘 지내라는 말들을 써 놓으셔서 너무 기뻤다.

그리고 나는 그 다음날 한 번만 써 놓으실 줄 알았는데 그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써 책에 붙여 놓으신 것이다.

나는 그것들을 볼때마다 정말 흐뭇하기도 했다.

나도 도전과제로만 했던 포스트잇 숨바꼭질을 또 어머니께 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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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장난을 쳤냐고 꾸짖는 어머님도 계셨다.

그리고 여러곳에 붙여놨지만 부모님의 반응이 없어서 좀 아쉬워했던 아이들이 꽤 됐다.

학부모님과 연락이 되어야겠다...

 

 

258년 발레리아누스 황제의 박해를 피해 카톨릭 신자들이 유해를 미시로 보존하기도 하고, 생활도 했던 곳이다.

당시 신자들은 예수처럼 돌을 파서 만든 지하무덤에 묻히길 원했으며 사실상 빈민 노예들이 많아 돈이 많이 드는 지상 영묘를 쓸 수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지하에 이렇게 대규모의 공동묘지가 생기가 됐다고 한다.
그 당시 로마법은 묘지는 신성한 곳이라 여겨 함부로 침범할 수 없었기 때문에 로마군의 박해를 피해 이곳에 복잡한 미로를 만들고 성당을 마련해 종교의식도 했다고 한다.

이 까따꼼베는 12Km, 깊이 400m라고 설명을 들었던 기억도 있다.
그래서 잘못 들어가면 길을 잃을 위험이 많다고 조심하라고 했다.

(촬영지 : 이탈리아. 싼 깔리스또 까따꼼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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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가족묘다. 큰 것은 어른, 작은 것은 어린이의 묘라나....
② 오래전에 이곳에서 생활하던 사람들의 유물들이다.
③ 통로가 모두 묘지다. 옆을 보면 보이는 것들이 모두 '묘'다..
④ 싼 칼리스토 까따꼼베의 입구

 

 

지루한 오후..

 

고전놀이인 '닭싸움'을 해봤다.

덩치 큰 아이들이 교실 안에서 뛰어다니자... 아래 교실에서 난리가 났다.

헉..

밖에서 할 것을..

 

 

 

 

'TIE(Theatre in Education)'를 수업에 적용시켜봤다.
전문배우가 아니라서 좀 걱정되긴 했지만 연극에 관심 있는 몇 명의 반 아이들과 함께 간단하면서도 재미있게 준비했다.
연극 연습은 3시간 정도였는데... '보여주기 위한 수업'은 하기 싫어서 같은 반 아이들에게도 철저하게 비밀로 했다는 사실.

연극을 이용해 '독도에서의 충돌'을 살펴보고 Hot-seating 을 이용해 배우들과 이야기를 했다.
그 뒤로 Process-drama 기법을 이용해 수비대 훈련 체험과 폭풍 체험을 해 봤고, 신문지를 이용해 일본 경비대와 전투를 벌렸다.
마지막으로 애국가를 통해 아이들의 가슴에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심어주고자 했다.

 

 


(참관하신 선생님들의 반응)

*개척자적인 입장에서 훌륭한 수업이었다. 흥미위주의 수업인줄만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장학위원 문우초 천성민)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수업이다. 살아있는 수업이었다. (장학사 장영신)
*행위예술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았다. (미술. 김수옥)
*주입하는 식이 아닌 탈 정형화된 수업이다. (미술. 정인아)
*교사가 가정과 실재를 넘나드는 모습이 아이들과 참관하는 선생님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다. (영어. 이송희)
*숨막히는 40분간이었고, 감동적인 완벽한 드라마였다. (4산. 김민철)
*드라마틱한 한 편의 연극을 본 느낌처럼 재미도 있었고 가슴 뭉클했다. (5산. 진영조)
*교사의 연기전문능력이 이 수업을 탄생시켰다. (4강. 송경수)
*가장 가슴이 울컥한 애국가, 생동감 넘치는 수업. (3들. 박병재)

 

 

'전국교육연극교사모임'에서 수업 비디오를 방영하고 이야기를 나눈 시간이 있었다.

수업에 대한 반응은 무척이나 좋았다.

서울. 소꼽놀이의 오판진 선생님으로부터 TIE 보다는  DIE에 가깝다는 말씀을 들었다.

역시 공부를 더해야 한다... ㅅㅅ;

 

Date : 2005.06.28

 

 

 

학부모대상 공개수업이 있었다.
평소같았으면 교육과정 내의 수업을 공개하겠지만....
곧 있을 요청장학이 생각이 나서 그 요청장학 때 공개할 수업 형식을 약간 적용해서 학부모님과 아이들간의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봤다.

연극놀이인 냄새로 짝찾기, 손으로 짝 찾기를 한 뒤..
가족 간에는 사랑 외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라는 이야기를 한 뒤..
인터뷰를 통해 아이들의 어려운 점, 부모님들의 어려운 점을 이야기 해 봤다.
마지막으로 빈 의자에 대화하기를 이용해 행복해지는 말을 생각해보고 이야기 해 보는 시간을 갖어봤다.

내가 의도했던 것과는 약간 다르게 흘러갔지만...
그래도 실험적인 면에서는 성공이었다.
이 실험적인 수업을 통해서 새로운 수업들을 만들어볼까 한다.


 


아이들의 소감

*40분 동안의 수업을 하면서 진정한 사랑을 느끼게 됐다. (재성)
*엄마와 수업을 하니까 좀 부담은 되었지만, 마음 속에 있던 말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서현)
*나는 솔직히 오늘 같은 수업만 했으면 좋겠다. 엄마와 나는 통하기 때문이다. (진원)
*엄마와 함께 공부에 참여해서 좋았고, 이 기회를 통해 마음에 담아 두었던 말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엄마 사랑해! (지운)
*나는 엄마와 아빠가 너무 좋다. 그런데 부모님께 이런 마음을 잘 전달 할 수 없어서 죄송하다. (해지)
*내 속마음을 털어놔서 시원했는데 아직 한 곳이 불편하다. 이건 부끄러워서 못 쓰겠다. (태헌)
*이 시간을 통해 엄마와 나와의 답답한 마음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다연)
*엄마와 더 가까워졌다. (지현)
*부모님이 계시지 않았을 때에는 아무 생각없이 했지만, 막상해 보니 긴장되어서 제대로 할 수 없었다. (한솔)

 

 

Date:2005.06.04

 

 

교육청에서 나온 다큐,파워포인트 자료를 보고 아이들과 함께 몸으로 표현해 봤다.

처음엔 가장 인상깊은 장면을 사진놀이로 표현해 봤다.
그 다음엔 시민 주위로 군인들이 총을 쏘고 시민과 군인들을 인터뷰해 봤다.
그리고 군인들이 신문지로 몽둥이를 만들고 앉아 있는 시민들을 마구 때리고 다녔다. 시민들은 비명만 지를 뿐이었다.
그 다음으로.. 시민과 군인들의 마음 속 이야기를 들어봤다.
마지막으로 뜨거운 의자를 이용해 계엄군 총대장과, 전두환대통령과의 인터뷰를 했다.

(아이들의 소감)
*즉흥극을 해 본 뒤에 계엄군과 시민을 바꿔보고 싶었다. 죄없는 사람을 죽이다니.... (용호)
*내가 시민이 되었을 때 소리를 크게 질러 목이 아팠다. 그런데 그 당시 사람들은 얼마나 목이 아팠을까.... 생각해보면 그 때 사람들의 고통이 얼마나 심했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지현)
*난 계엄군을 해 봤다. 신문지를 똘똘 말아서 시민들을 때렸을 때 정말 이것보다 무자비하였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잔인하게 계엄군이 시민을 때리는 것을 보여주셨는데 이런 일은 앞으로 없으면 좋겠다. (경섭)
*내가 시민이었을 때, 정말 눈물이 나올 뻔 했다. 말로만 들었는데.. 이토록 심했을 줄이야. (태헌)
*내가 몽둥이로 시민들을 때리는 계엄군이 되었는데.. 몽둥이로 시민들을 때릴 땐 처음엔 장난으로 때리기 시작했는데, 점점 소리를 지르고 슬퍼하는 모습에 내 마음도 약해졌다. 내 손에 맞아 죽은 사람들에게 미안하다.(현정)
*핍박과 고통속에서도 우리 광주 사람들이 꿋꿋하게 서로 의지하며 도왔다는 것이 너무 감동적이었다. 난 이런 광주 시민으로 태어난게 너무 자랑스럽다. (현경)
*내가 만약 그 시대에 살고 있었다면 얼마나, 뼈아픈 고통을 당했을까? 군부대에게 엄청난 협박을 받으면서도 뜻을 굽히지 않은 우리 광주사람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생각된다. 전두환 같은 대한민국 사람은 정말 이해하기 힘든 사람이다. (해지)

 

Date : 2005.05.17

 

 

 

 

한 여자 아이가 준영이 머리를 요렇게 묶어버렸다.
그러자 준영이가 내 옆에 오더니 표정연기를 한다.
와우~
정말 간사한 일본 무사 같았다.
아이들의 연기력이 날로 좋아지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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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으로 말해요

*교사는 적절한 인물을 불러준다.
*아이는 그 인물에 맞게 표정을 바꿔본다.
*거울놀이와 연계해도 좋다.

 

Date : 2005.04.28

 

 

처음엔 간단한 동시를 칠판에 쓰고 따라 써보도록 했는데...
너무 어려운 것 같아서 '졸라맨 그려보기'를 해 봤다.
하지만 이것도 너무 너무 어려워했다.
TV에서 보는 입이나 발가락으로 그림그리고 글씨 쓰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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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감)
*너무 어려웠다. 두 팔이 없는 사람(장애인)들의 심정을 알겠다. (한솔)
*입이 많이 아프고 힘이 들었다. 장애인들의 어려움을 알겠다. (해빈)
*입도 아프고 그림이 이상해서 답답했다. 장애인들에 비하면 우리는 큰 행복이다. (지현)
*어떻게 그려야 할지 막막했다. 입으로 모든 것을 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힘이 들까? (가현)
*두 손이 없어서 입으로 그리다니? 정말 힘든 일이었다. 앞으로 봉사활동 많이 해야지 (서현)
*정말 어려웠다. 손의 소중함을 알았다. (준영)
*정말 입이 아팠다. 이것 뿐만 아니라 다른 일을 하려면 얼마나 힘이 들까? (해지)
*입이 아파서 미칠 것 같았다. 입으로 연필을 물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은 어떻게 그런 끈기가 있는지 궁금했다. (진원)

 

Date : 2005.04.21

 


 

장애체험학습으로 한 손으로 색종이 접기를 해 봤다.
그것도 오른손이 아닌, 왼손만 이용해서 색종이를 접어봤다.
보는 것과 실제로 해 보는 것은 다르기 때문에 체험 후의 느낌을 한 문장쓰기를 하면서 느낌을 정리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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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감)
* 한 손으로 색종이 접기가 참 어려웠고, 팔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다. (준영)
* 너무 불편했고, 어떻게 장애인은 이렇게 살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재성)
* 한 손으로만 해 보니 힘들었다. 장애인을 보면 도와줘야겠다. (한빛)
* 정말 한 손이 없다면 답답하고 생활이 불편할 것이다. (해지)
* 내가 정말 한 손이 없다면 모든 것을 한 손으로 하는데.. 손이 없는 장애인들이 불쌍했다. (진원)

 

장애인의 날을 맞이해서..
아이들에게 장애체험의 기회를 줬다.
먼저 TV동화 행복한 세상 가운데 '눈꺼풀로 쓴 글'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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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 뇌졸증으로 쓰러진 그는 왼쪽 눈거풀만 움직일 수 있는 상태가 됩니다. 시간이 지나도 병세는 나아지지 않고, 세상과의 힘겨운 싸움은 계속됩니다. 어느 날 찾아온 친구는 눈을 깜박여 의사 소통을 하고, 그것으로 책을 써 볼 것을 제의합니다. 눈꺼풀 대화를 나눌 대필자가 정해지고, 두 사람의 합의에 의해 눈깜박거리는 횟수를 정한 뒤 책을 쓰는 작업을 시작합니다. 눈이 충혈되고 경련이 일어나기도 했지만 속도가 생기고 마침내 '잠수복과 나비'라는 책이 출판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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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용을 TV로 본 뒤에...
실제로 바닥에 누워 움직이지 않고 있어봤다.
그 체험 뒤.. 한 줄 쓰기 노트에 소감을 적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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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감)
*움직이고 싶어서 죽을뻔 했다. (성일)
*눈꺼풀만 움직이니까 의사소통을 못해서 짜증났다. (진원)
*내가 봤을 때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데 직접 해 보니 얼마나 불편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한솔)
*어떻게 눈꺼풀로만 책도 쓰고, 살았는지 신기할만큼 너무 힘이 들었고.. 1분 버티기도 힘이 들었다. (신영)
*불편하면서도 재미(?)있었다.
*3~4분 정도였지만 정말 답답했다. (승연)

 

Date : 2005.04.20

 

 

금요일.. 아침방송시간 중에 명상의 시간이 있는 날이다.
'TV동화 행복한 세상' 중의 한 내용이었는데..
참전 용사 앞에 선 만담꾼의 이야기가 나온다.
한 명은 왼쪽 팔이, 다른 한 명은 오른쪽 팔이 없는데...
자신에게 달려 있는 팔을 이용해 서로 박수를 쳐 주는 장면이 나왔다.

너무 뭉클해서... 실제로 한 번 해보자고 했다.
아이들은 그냥 재미로 하는 것 같은데.. 내가 느꼈던 그런 뭉클함이 아이들의 마음 속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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