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주영선생님이 진행하는 원격연수(최고의 초등상담, 공감과 치유의 상담기법)를 인상 깊게 들었다.
내 전공이 심리치료 분야라 상담기법이 매우 중요한데, 오프라인에서 상담센터와 학회의 자격과정에서 배우는 것도 있지만, 온라인을 통해서 더 많은 것을 접하고 싶었는데, 기법 위주의 '공감과 치유의 상담기법'이 마음에 와 닿았다.
연수 중간중간, 참여하는 선생님들의 이야기와 감정을 읽어나가고, 진행하는 이주영 선생님의 모습을 보면서 반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은 몇 가지 마음 흔들기 작업이 떠올랐고, 과거 내 활동과 결합하고 싶은 몇 가지 활동도 떠올랐다.
먼저 '내사'에 대한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
내사란 타인이 나에게 준 목소리란 뜻인데, 연수에서는 '선생님이란?' 이란 주제로 대화가 진행됐는데 공감했던 것들이 많았다.
교사란 직업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보여줘야 하는 이미지 때문에 행동과 판단의 제약이 따라서 곤란한 경우가 가끔 있었기 때문이다.
건널목에서도, 길에서도 매우 조심하는 것도 많았고, 사회적 기준에 맞추기 위해 노력한 것도 많았던 기억이 났다.
사회에서 교사를 바라보는 그 많은 시선에 대해 그것에 맞게 나를 조절하려고 했던 힘든 노력도 말이다.
하지만 나중에 성격유형검사를 공부하면서 '난 나답게 살아야 해!'란 멋진 생각의 변환을 만나고 좀 더 마음이 편해졌던 기억이 났다.
생각해 보니 선생님들뿐만 아니라 내가 만나는 아이들도 이 '내사'와 관련된 사고가 자리 잡고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학생들이 교사를 바라보는 기준, 교사가 학생을 바라보고, 학부모가 학생을 바라보는 기준 등에 대해 잠깐 다듬어 볼 시간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모든 선생님이 완벽할 순 없고, 모든 학생도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어떻게 알려주면 좋을까?
서로가 유연하고, 부드럽게 바라볼 필요성을 만들어 준다면 학생들에게도 나와 동료교사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침 학기 시작이라 몇 개 반이 진도의 여유가 있어서 도덕 시간으로 진행하고, 우선 3개 반 학생들과 활동을 진행했다.
그리고 예전 영재교사로 몇 년간 아이들을 만났을 때의 경험을 응용해 보기로 했다.
영재반 아이들과 첫 만남 때, 기고만장한 아이들에게 "영재가 갖춰야 할 것은 무엇일까?"란 내 질문에 아이들이 말하는 것을 모두 칠판에 쓰고, 그 기준에 모두 도달한 사람은 손을 들어보라고 했던.. 학생들에게 겸손함과 생각의 전환점을 만들어 줬던 방식을 이용하는 것도 괜찮겠단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이 내가 수업을 진행하는 교실에 자리하자 질문을 했다.
"너희가 생각하는 선생님에 대한 기준이 뭘까?"
칠판에 '선생님은?' 이란 말을 붙여 놓고 그다음 문장을 포스트잇에 작성해 자유롭게 붙여보도록 했다.
아이들은 잠깐 고민하더니 모둠별로 준 사인펜을 들고 쓱쓱 적어서 순식간에 칠판에 붙였다.
그리고 '학생들은?' 뒤에 올 말도 생각해서 포스트잇에 적은 뒤, 칠판에 붙여보도록 했다.
우선 아이들이 쓴 내용을 아래에 약간 공개를 해 보면..
[선생님이란?]
*공평해야 한다. *공정해야 한다. *모든 학생에게 평등해야 한다. *재미있어야 한다. *제자들을 이해해야 한다. *학생의 미래를 도와줘야 한다. *잘 가르쳐야 한다. *착해야 한다. *학생과 친해야 한다. *학생을 기쁘게 해야 한다. *열정이 있어야 한다. *배려 해야 한다. *바른길로 인도해야 한다. *학생의 이야기를 들어줘야 한다. *위험한 상황에서 지혜롭게 대처해야 한다. *지식이 있어야 한다. *젊어야 한다. *뛰어나야 한다. *화를 내면 안 된다. *학생들의 마음을 이해해 줘야 한다. *학생들의 본보기가 돼야 한다. *친절해야 한다. *똑똑해야 한다. *철학적이어야 한다. *차별하면 안 된다. *센스가 있어야 한다. *앉아있으면 안 된다. *인내가 있어야 한다. *긍정적이어야 한다.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친구 관계를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사적인 화를 학생들에게 풀어서는 안 된다.
[학생이란?]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 *공부를 잘해야 한다. *수업에 집중해야 한다. *예의범절을 지켜야 한다. *집중력이 있어야 한다. *남을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 *가방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 *성실해야 한다. *착해야 한다. *노력해야 한다. *수업시간에 장난을 치면 안 된다. *학교를 열심히 다녀야 한다. *선생님 말씀을 잘 들어야 한다. *쉬는 시간엔 자유로워야 한다. *맡은 일에 충실해야 한다. *꿈이 있어야 한다. *실천해야 한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 *선생님을 존경해야 한다. *선생님에게 대들면 안 된다. *긍정적이어야 한다. *담배를 피면 안 된다. *놀아야 한다. *눈치가 있어야 한다. *싸우면 안 된다. *선생님을 좋다, 나쁘다 평가해선 안 된다. *노는 것도 공부하는 것도 적당히 해야 한다. *욕을 하면 안 된다. *폭력을 쓰면 안 된다.
매우 많은 이야기가 나왔다.
그리고 하나씩 적혀 있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선생님은 평등해야 하고, 차별하면 안 되고, 공정해야 한다'는 말이 아주 많아서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무래도 서운한 부분이 학생들에게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이주영선생님이 이야기한 것을 토대로 반대로 생각할 기회를 부여했다.
"매순간 평등하게 대해야 한다면, 열심히 한 누군가에겐 칭찬하는 것도 줄여야 하는 것이니?"
순간 아이들에겐 침묵이 찾아왔다.
이런 식으로 몇 개의 문장에 대해 다른 생각 거리를 부여했다.
선생님이 화 내는 것, 감정노동자의 영역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몇 개의 예를 들어주고는...
너희 학생들이 생각하는 이 모든 기준에 맞는 선생님이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게 했다.
그리고 찾아온 학생들의 침묵..
이 기준이라면 나 또한 상처받을 몇 개가 자리 잡는다고 이야기 했다.
반대로 학생에 대한 것을 살펴봤다.
학생이 갖춰야 할 것에 대해 하나씩 이야기하면서 너희는 이 모든 것을 지니고 있는지에 대해 물어봤다.
우리 어른들이 너흴 바라보는 시선은?
성격유형과 심리치료에 대해 공부하면서 알게 된..
모든 사람은 각자 최선을 다하고 있고, 자신만의 길과 운명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면서..
우리 각자가 상대를 바라보는 기준이 어떠한지에 대해 생각해 봤다.
그리고 뛰어난 부분과 부족한 부분들이 있다면 어떤 것에 손을 내밀어야 할지에 대해서도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
잔잔한 음악을 틀고 학생들의 눈을 감게 한 뒤.. 중요한 문장을 나눴다.
내가 선생님을 바라보는 기준에 대해 잠깐 떠올려 봅니다.
그리고 세상 사람들이 날 바라보는 기준에 대해서도 떠올려 봅니다.
내가 최선을 다하면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선생님과 부모님 또한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기억합니다.
그래서 우린 이렇게 이야기해야 합니다.
당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겠습니다.
당신에 대한 기준을 제 마음대로 정해서 미안합니다.
세상이 만들어 놓은 기준에 절 무조건 맞추진 않겠습니다.
우린 그 자체로 완벽합니다.
이 문장을 작게, 소리내어 말한 뒤..
아이들의 얼굴에서 묘한 빛이 나기 시작했다. ^^
[아이들의 소감]
*사람들이 편견을 갖고 살지 않으면 좋겠다.
*선생님과 학생은 완벽할 수 없다.
그리고 누군가 원하는대로 될 수 없다.
*우리가 세상에 대한 기준을 너무 세게 정해 놓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람들은 모두 완벽할 수 없다.
*내가 담임 선생님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었다는 것을 느꼈다.
내가 착각한 만큼 내 선생님에 대한 실망도 컸다.
하지만 이젠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로 했다.
선생님도 우릴 고정관념으로 바라보지 않으면 좋겠다.
선생님은 우릴 있는 그대로 봐야 하고, 학생도 선생님을 있는 그대로 봐야 한다.
*선생님, 학생, 부모님이 서로에게 원하는 것이 다르지만 완벽할 순 없다.
내가 원하는 선생님은 완벽할 수 없고..
엄마, 선생님이 원하는 것처럼 나도 완벽할 수 없다.
*내가 선생님의 기준에 대한 편견(?)같은게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선생님은 화를 내선 안되고, 무조건 친절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했다. 기준을 바꿔야겠다.
*우리들의 선생님 기준과 학생기준을 알게 됐다.
선생님이 싫었던 적이 있었는데, 오늘 마음흔들기 수업을 통해서
모든 것이 그 자체로 완벽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나 말고 다른 아이들의 생각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선생님, 부모님 모두가 우리를 같게 대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내 인생의 주인은 '나'라는 말이 좋았다.
*내가 가진 생각을 친구들도 말해서 속이 시원했다.
이 마음 흔들기 활동은 학생과 선생님 관계에서만 자리 잡는 것이 아니다.
내가 부모로서 내 아이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것이기도 했다.
이 부분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하기 위해선 성격유형에 대한 글을 좀 더 보충하고, 마음 흔들기 부서 아이들과 할 성격유형 워크숍에 대한 것도 연계할까 한다.
우선 2학기 시작으로 서로 이해하고, 좀 더 마음 편안하게...
(특히 학생과 교사 간의 갈등이 많은 반에) 이해하고, 기준을 낮춰주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좀 더 편안한 모습으로 각자의 교실로 돌아가는 아이들을 보는 것도 좋았다. ^^
추가 시간이 생겨서 부모님과 자녀에 대해 아이들의 생각을 알아봤다.
내가 진행하는 부모-자녀 워크숍에서도 훌륭한 자료가 되고, 아이들에게도 의미 가득한 시간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아이들이 생각하는 부모님과 자녀에 대해 아래 소개해 본다.
아래의 자료 또한 내가 학생을 바라보는 기준을 좀 더 유연하게..
학생들이 삶을 바라보는 눈을 조금 더 부드럽게 만들 것으로 생각한다.
[부모님은?]
*자녀를 지켜줘야 한다. *자녀를 보호해야 한다. *자녀를 존중해야 한다. *자식에게 욕을 하면 안 된다. *착해야 한다. *자녀를 이해해야 한다. *자녀의 마음을 알아야 한다. *자녀를 사랑해야 한다. *의견을 들어줘야 한다. *자녀 모두에게 평등해야 한다. *자녀의 자유를 침해해선 안 된다. *자녀가 선택할 기회를 줘야 한다. *자녀를 책임져야 한다. *가정을 지켜야 한다. *가족에 대해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자녀에게 공부를 강요하면 안 된다. *자녀를 믿어야 한다. *자녀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따뜻하고 부드러워야 한다. *자녀에게 폭력적이면 안 된다. *자녀를 바른길로 인도해야 한다. *착해야 한다. *자녀를 이끌어 줘야 한다. *자녀의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 *자녀와 마음이 통해야 한다. *자녀와 소통을 많이 해야 한다.
[자녀는?]
*부모를 사랑해야 한다. *부모를 따라야 한다. *부모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 *부모에게 대들면 안 된다. *부모에게 예를 갖춰야 한다. *부모의 노력을 알아야 한다. *부모에게 효도해야 한다. *부모와 화목해야 한다.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부모의 보물이다. *부모의 자랑이 되어야 한다. *부모를 믿어야 한다. *부모를 존경해야 한다. *부모의 거울이다. *부모를 기쁘게 해드려야 한다. *부모에게 잘해드려야 한다. *부모에게 사랑을 받아야 한다.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 *부모에게 항상 고마움을 가져야 한다. *부모를 힘들게 하면 안 된다. *부모를 슬프게 하면 안 된다. *부모를 모셔야 한다.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한다. *부모에게 받고, 다시 돌려줘야 한다. *부모를 위해 사고를 치면 안 된다.
더욱 아이들의 마음 깊은 곳에 많은 것들이 남아야 하는 주제와 관련된 수업을 진행 할 때면, 수업에 대한 고민이 늘어간다.
이번 주제는 '책임감'인데, EBS다큐 '인간의 두 얼굴'의 실험을 토대로 왜 사람들은 쓰레기를 줍거나 범죄를 보고 신고를 해야 하는 등의 책임감을 발휘해야 하는 순간에 모른척하고 지나치는지(즉, 책임감이 분산되는 것)에 대해 1차시에 깊게 공부하고...
2차시 책임있는 행동에 대해 좀 더 깊게 들어가보기로 했다.
이번 차시 수업을 위해 준비한 것은 교과서의 글의 일부를 활용한 것도 있지만..
보다 아이들의 가슴 깊게, 그리고 수업목표 도달을 위해 '교과서 쌓기'라는 교실놀이와 '말 주고받기'라는 교육연극 기법을 활용했다.
1. 교과서 쌓기 - 4~5명이 한 모둠이 된다. - 책상을 돌려 놓거나, 교과서를 쌓을 하나의 책상을 정한다. - 정해진 시간동안 교과서만을 이용해서 최대한 높게 쌓아본다. - 교과서가 무너지면 다시 처음부터 쌓는다. - 시간이 다 됐을 때, 가장 높게 쌓은 모둠을 찾아본다.
2. 말 주고받기 - 4~5명이 한 모둠이 된다. - 교사는 단어 몇 개를 준비한다. (이 차시에서는 '너 때문이야', '너 때문이야' 두 가지) - 단어와 관련된 음악을 준비한다. (이 차시에서는 격렬한 음악 1곡, 서정적인 음악 1곡) - 음악을 듣다가 신호에 맞춰 정해진 단어를 손가락질 등의 동작과 함께 모둠친구들에게 말한다. - 활동 후, 느낌을 서로 나눈다.
활동 1 : 책임감이 분산되는 경우 되돌아보기
지난 차시에 인간의 두얼굴에서의 책임감 분산에 대한 공부를 했기 때문에..
교과서의 이 그림을 통해서 동기유발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돌이 아닌 '만원'을 바닥에 던져 놓고 같은 대사를 들려줬다.
그리고 같은 대사인데 대상에 따라 달라지는 우리들의 반응을 느껴봤다.
- 에이, 아침부터 재수없게 돈이 바닥에 떨어져 있어
- 누가 저렇게 만원짜리를 길 한 복판에 놓고 갔지?
- 저렇게 만원짜리가 길 가운데 있으면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불편할텐데..
- 저 만원짜리를 누가 좀 치워주는 사람없나?
아이들은 돌이 아닌 만원짜리가 떨어져 있을 때 다른 생각들을 하게 될까? ^^
활동 2 : 글 읽기
p35의 '누구의 책임일까요'라는 글을 함께 읽었다.
모둠 속에서, 행동이 굼뜨고 답답함을 주는 아이가 있는 경우를 떠올려 보고..
모둠원들이 서로 용기를 줬던 경험이나, 서로를 상처를 준 경험이 있는지 생각해 보게 했다.
아이들은 모둠 활동 속에서 서로에게 격려를 하거나 협동을 했다고 이야기를 하길래 놀이를 통해 보다 사실적인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
활동 3 : 모둠별 경기 (교과서 쌓기)
개인적으로 놀이를 할 때, 경쟁과 관련한 진행을 하지 않는데...
이번은 경쟁을 심하게(?)유도 했다.
1등 모둠에겐 특권을, 그 외의 모둠들에겐 싫은 일거리를 던져주기로 했다.
빠른 음악 1곡을 정해 놓고, 그 음악이 끝났을 때 등수를 매겨보기로 했다.
놀이 중간 중간에 계속 아이들을 몰아갔다.
그리고 아이들의 사생활 시즌 1, 도덕성 편에서 협동과 관련된 상황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사전에 본 기억도 있겠다....
얼마나 서로를 격려하고, 협동을 통해 경쟁에 참여하는지 관찰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아이들은 교과서를 이용해 높은 구조물들을 만들어갔다.
하지만 경쟁이 강조되었기 때문인지 예상했던 대로 상대를 비난하는 아이들도 나타났고...
중간에 포기하려는 아이들, 소리지르면서 화를 내는 아이들 등.. 아이들이 말했던 서로를 격려하고 협동하는 모습과 거리가 있는 장면들이 연출됐다.
활동이 끝나고... 일부러 경쟁을 강조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지금의 기분을 물어봤다.
활동이 진행되는 동안 어떤 말들이 나왔는데, 알고있었냐고 물어보고.. 처음 이야기 했던 격려하고 협동하는 모습이었냐고 물어봤다.
이어지는 아이들의 침묵..
활동 4 : 네 탓이야! 내 탓이야!!
모둠별로 1등이 되지 못하고, 자꾸 구조물이 쓰러지는 행위에 대해서...
그리고 힘든 상황이 벌어졌을 때 어떤 말들이 어울리는지 실험을 통해 느껴보기로 했다.
교과서 p38의 문구 '네 탓이야!'와 '내 탓이야!'의 말을 음악과 함께 주고받기로 했다.
음악을 일정시간 듣다가 내 신호에 맞춰 격렬한음악과 무표정으로 친구들을 한 명 한 명 가르키면서 '너 때문이야!'를..
서정적인 음악과 미안해 하는 얼굴로 '나 때문이야!를 친구들 한 명 한 명에게 계속 반복했다.
너 때문이야, 네 탓이야 등의 말을 반복한 뒤 생기는 마음에 대해 물어보고..
나 때문이야, 내 탓이야 등의 말을 반복한 뒤 생기는 마음을 알아봤다.
서로를 탓했을 때 생기는 마음은 화, 미움, 다툼, 불신, 원망 등의 부정적인 감정이 생겼고..
반대되는 말들 속에서 믿음, 화합, 미소, 미안함 등의 감정이 생긴다고 아이들은 이야기 해 줬다.
활동 : 마무리
이 학교생활 속에서 수많은 활동 속에서 어떤 마음으로 참여를 해야 하며..
남에게 책임을 돌리는 모습 보다는 나를 되돌아볼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수업을 진행할 때면...
글과 영상을 통한 수동적인 접근방식 보다는 몸과 아이들의 삶과 관련된 문제를 겪어가면서..
보다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할 때 큰 효과가 생기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매번 이렇게 수업을 진행 할 수는 없지만, 교담으로 한 해를 보내면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교육과정에 대한 새로운 고민이 늘어가서 의미있는 한 해를 보내고 있는 듯 하다.
얼마 전에 일어났던 ‘어린이 납치 사건’과 관련해 학생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고, 대처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2008년 4월 5일, ‘낯선 사람이 말을 걸었다!’ 라는 주제로 ‘해설이 있는 역할극’을 처음으로 적용해 봤다. 처음 접하게 되는 수업형태였지만 짧은 시간에 대본을 준비하고, 연습을 통해 공연까지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이들은....
호루라기를 준비하거나,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통해 수상한 사람을 구별해 내고..
주변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을 모색했는데...
학교에서 안내한 혼자서 다니지 않고, 너무 일찍 학교에 오지 않기 등 안전 교육을 실시했다.
말로 하는 것보다 더 깊게 다가갈 수 있었다.
첫 번째 소감
요즘 뉴스에서 정말 많은 납치, 유괴 등이 나온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면 요즘 사람들이 인정이 없어지고, 그만큼 세상이 살기 안 좋아졌다는 것이 아닐까? 오늘 연극에서도 내가 낯선 사람이 되어 봤는데 다른 친구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이렇게 재미있는 연극으로 심각한 주제를 다룬다는 것은 그만큼 조심하라는 뜻이 아닐까! (ㅅㅈ)
오늘 해설과 함께 하는 연극을 했는데 내가 해설을 하게 됐다. 비록 해설이었지만 너무 부끄러웠던 것 같다. 하지만 연극을 하는 ㅇㅇ, ㅎㄱ, ㅈㅎ은 얼마나 부끄러웠을까... 오늘은 처음이라서 조금은 대충하고 말도 얼버무린게 있었지만 다음부턴 정말로 열심히 하고 싶다.
에라 모르겠다!! (ㅊㅇ)
선생님이 연기를 시키겠다고 했을 때, 정말 막막했다. 근데 한편으로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에라 모르겠다~ 하고 연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연극을 할 땐 몰랐는데 막상 할 땐 정말 용기가 없어 잘 안되었다. 앞으로는 선생님이 내게 마법을 건 것처럼 선생님을 믿어보겠다. (ㅇㅇ)
친구와 함께 ‘낯선 사람이 말을 걸었다!’라는 주제로 연극을 하게 됐다. 처음엔 대본을 짤때에도 모둠과 함께 하려니 너무 힘들었다. 더구나 나 혼자 여자라서 남자 애들과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휴.. 그래도 친구(모둠)와 함께 협동을 하려니 때론 힘들었지만 즐겁게 연극을 했다. 그리고 망쳤다고 생각했지만 다른 친구들이 즐거워 웃었으니 괜찮다고 생각을 했다. 또 이런 연극을 통해 자신감을 길러야 겠다. 헤~ ^^(ㅇㅈ)
이 역할극을 하고 ‘정말 낯선 사람이 나에게 다가오면 이렇게 실천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역할극이어서 웃으며 할 수 있었지만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라면 정말 무서웠을 것이다. (ㅅㅇ)
처음으로 연극을 했다. 우리 모둠은 대본 정하기도 어려웠다. 그래도 어려움을 이겨내고 모둠 토의로 대본도 정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연극을 하니 내 모둠원들이 하나로 모여진 듯 했다. 그리고 선생님의 에라 모르겠다!는 충고가 가장 고마웠다. (ㄱㅅ)
○ 그림을 몸으로 재현하기 ?제각기 다른 방향을 가리키는 선원들 표현 ?선원들의 생각과 대사 듣기 ○ 공부할 문제 알아보기 ?서로 다른 주장을 민주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까닭을 알아보자.
2. 전개
○ 서로의 주장이 충돌되는 예 찾기 *서로 조장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예 *서로 자신이 원하는 TV채널 주장하는 예 *식당에서 음식 선택을 서로 주장하는 예 *먼저 컴퓨터 사용하겠다고 주장하는 예 등 ○ 주장이 충돌되는 경우를 연극으로 만들기 *주장이 충돌되는 예를 대본으로 만들기 *역할 정하기 *공연 연습 ○ 공연 감상 *주장이 충돌되는 예의 공연 감상 *등장인물의 생각 알아보기 ○ 문제 사태 찾기 *서로의 주장이 충돌되고 있다. *주장을 굽히지 않아 싸움이 일어났다. ○ 민주적 해결방법 알기 *다수결로 결정한다. *회의를 하고 토론을 한다.
3. 정리
○ 민주적 해결의 예 *민주적으로 문제를 해결했을 때 생기는 일 ○ 수업을 통해 알게 된 점
살레시오 교사들은 1년에 한 차례 이상 교사를 대상으로 공개수업을 실시하게 되어 있다. 오늘은 1강 이수정 선생님과 5들 서준호 선생님의 공개수업이 있었고 나는 서준호 선생님의 수업을 참관하게 되었다.
서준호 선생님의 수업은 도덕과 수업인데 합리적인 문제해결이 필요한 까닭에 대한 내용이었다. 처음은 5명의 어린이가 배가 난파되어 안전한 곳으로 피신하려는 상황을 연극으로 제시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배에 타고 있는 사람들은 각자 자신이 살길이라고 생각하는 방향을 가리키며 그곳으로 가자고 한다. 결국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배 안에서는 싸우는 소리와 그런 갈등에 괴로워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문제 상황을 극명하게 나타내기 위해 극적인 상황을 연출하였지만 이후 전개과정에서는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갈등의 상황을 재현했다. 모둠별로 여행, 운동장에서 놀이 종목 결정, 텔레비전 채널 선택과 같은 6개의 주제를 선택해 상황을 연출했다. 일반적으로 역할극을 할 때 대사를 모두 쓰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시간을 많이 할애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다. 하지만 5들에서는 간단한 상황을 메모하고 그것을 해설자가 말하고 연기자들이 즉석에서 그 상황에 맞는 대사를 구현하는 방식으로 역할극을 하였다.
이런 방식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적극적으로 권장할 만 하다. 또한 연기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도 상황이 중간 중간 제시됨으로 인해 자신이 해야 할 대사를 생각해 낼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이런 방법을 왜 진작 생각해 내지 못했을까? 이런 생각이 절로 들었다.
역할극에 이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세 및 구체적인 방법을 교사가 역할극에 개입하여 살펴보는 시간이 있었고 이후 학습을 정리하고 공개수업을 마쳤다.
서준호 선생님의 수업을 보면서 단순히 수업기법만을 본 것은 아니었다. 도덕과의 목적을 함께 생각해 보는 중요한 시간이었다는 것이 나에게는 가장 큰 의미로 다가왔다.
도덕과를 바라볼 때 이해의 측면보다는 정서적, 실천적 의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 서준호 선생님의 수업을 통해 느낀 것이다. 단순히 문제 상황이 제시된 글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문제 상황을 역할극으로 재현해 봄으로써 실제 문제 상황을 겪게 되는 사람들의 감정이나 상황 판단 등을 직접 경험해 보게 하는 방법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또한 역할극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직접 그 역할극을 하면서 느끼게 되는 감정이나 생각을 인터뷰 형식으로 교사가 물어봄으로써 그들의 감정과 생각이 어떻게 형성되어 나가는지 참여한 모든 학생들이 알게 했다는 점이 좋았다. 자칫 혼자만의 감정만을 가지고 개인적인 차원으로만 도덕적인 문제를 바라볼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감정과 생각을 인터뷰 형식이나 질문으로 통해 역할극 중간이나 말미에 물어봄으로써 학생들은 문제 상황에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인성교육은 인지적 측면과 감성, 의지의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접근되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연극은 실제 상황에 자신을 직접 몰입해 보는 경험을 제공한다. 글은 인지적 측면이 부각되지만 감정이나 의지를 다지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다. 이에 반해 연극은 연극을 하면서 감정과 의지가 동시에 수반되기 때문에 훨씬 실제적인 감정상황에 노출된다.
우리 학교의 인성교육도 이런 측면에서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봤다. 실제 상황과 비슷한 연극을 통해 자신의 감정과 생각과 자주 대면하게 하고 친구들과 그런 자신의 모습을 공유해 나가면서 인간은 서로를 이해하고 자신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에 도달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사회적 책임감도 다른 사람들과 감정과 생각을 공유함으로써 달성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우리 학교 뿐 만 아니라 서준호 선생님은 전국적으로 교육연극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유능한 재능을 가진 선생님이 가진 능력을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도덕과 뿐만 아니라 인성교육 차원에서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