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흔들기(16) 자연물과 함께

[학급경영/통합예술/학교체험/자연체험]

 


2년 전, 어등초에서 근무할 때 신종플루로 인해 많은 것들을 할 수 없던 때가 있었다.

연극부 공연도 취소되고, 반 아이들과의 소풍이 취소되면서 안타까움 속에서 몇 개의 아이디어를 낼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반 아이들과 학교 담 너머로 소풍을 간 뒤, 낙엽들과 몇 가지 활동을 진행하기도 하고..

그 아이디어로 자연물을 이용해 조형물을 만들었던 적이 있었다.

 


단풍이 들고 떨어진 낙엽을 그냥 지나치는 아이들을 보면서..

6학년 마음흔들기 부서 아이들에게라도 작은 생각거리와 다른 시각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부서 아이들에게 전에 했던 몇 개의 작품을 보여준 뒤, 밖으로 나갔다.

자, 도전!!

 

 

 

 

그리고 원칙을 정했다.

단풍이 든 낙엽들을 주로 이용할 것, 그리고 살아 있는 것을 잘라내거나 훼손하지 않을 것..

그리고 모둠이 함께 의논해서 멋진 작품을 만들어 볼 것.. ^^

 

반 별로 모둠을 만들고, 자리를 지정해 줬다.

마침 학교엔 중정원이라는 멋진 장소가 있어서 이 공간을 잘 이용해 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을 살피고, 아이디어를 모아서 작품을 만들어 가기 시작했다.

조잘대면서 함께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

 

 

 

 

 

이렇게 아이들이 작품들을 만들어 가는 동안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하면서 몇 가지 조언도 주고..

창의적인 작품이 나올 수 있도록 격려를 해나갔다.

한 15분 정도가 지나가면서 작품들이 마무리 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서로 다른 반들의 작품들을 보면서 최종 마무리 하고, 다듬어가기도 하고.. 작품에 대해 설명할 시간도 부여했다.

 


이번 작품들은 입체적이기 보다는.. 좀 평면적인 느낌이 강했다.

아이들에게 요령을 설명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

 

 

 

 

 


 

 

 

[아이들의 작품]

 

 

 

 

 

 

 

 

 

좋은 햇볕이 함께 있으면 좋으련만 며칠 째 계속 우중충한 날씨의 연속이라 아쉬움이 함께 남았다.

그리고 바람이 불면 사라질 작품들이 많았다.

예전엔 몇 시간 뒤에도 자신의 작품이 그대로 있는지 보러가는 모습을 보게 됐는데..

좀 아쉬울 뿐이다.


하지만 이곳 아이들에게 색다른 경험임이 틀림없다.

아이들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

 

 

 

 [아이들의 소감]

 

 *항상 지나치던 학교 안 낙엽들로 미술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게 신기하다.

   작품을 만들면서  자연의 소중함을 알 수 있었다. (ㅎㅈ)

 

 *처음 주변에 있는 것으로 만들라는 말을 들었을땐..

   '요런 낙엽으로 뭘 만든담??'

   그런데 막상 만드니 '오~~ 좀 느낌 나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공적으로 만드는 것보다 훨씬 자연~~ 스러웠다. (ㅅㄴ)

 

 *평소엔 발에 툭툭 재이고 쓸모 없던 것들이 조금씩 모이고 모여

   너무나 예쁘고 아름다운 작품으로 만들어 진 듯 하다.

   지난 눈을 감고 학교를 알아갔던 것과 비슷했다. (ㅇㄹ)

 

 *자연에 있는 것들을 이용해서 새로운 것을 만드는 활동은 쉽지도 어렵지도 않았다.

   처음엔 뭘 만들어야 할지 막막했지만, 친구들과 만들다보니 주제가 생각났다.

   길에 떨어져있는 열매, 꽃, 나뭇가지, 그리고 낙엽을 이용해

   새로운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이 새로웠다.

   쓸모없다고 생각했던 것이 예술품이 된다는 것. 어메이징~ (ㄱㅇ)

 

 *가을이면 이렇게 낙엽이 떨어진다.

   그냥 낙엽으로 생각하고 지나치고, 밟고 다녔는데..

   오늘은 새롭게, 예쁜 작품으로 남았다. (ㄷㅅ)

 

 

 

 

마음흔들기(15) 29조각 

[학급경영/공정/세상알기/현명함]

 


공정함이란 것에 대해 도덕시간에 배우다가 생각나는 게 있어서 좀 특별한 수업을 진행하게 됐다.

수업으로 접근하는 것도 있지만, 마음흔들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각 반에 프로그램을 적용시켰다.

예상한 것보다 결과가 좋았고, 아이들의 사고의 흐름을 잠깐 다른 방향으로 돌릴 수 있어서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



 

담임, 어른의 입장에서 아이들과 생활하다보면 투덜거리는 아이들을 만난다. 

항상 공정하게 배분한다고 하지만 작은 것에 투덜거리고 언제나 자신이 불공평함을 호소하는 그런 경우 말이다. ^^ 

수학, 힘의 논리가 아닌.. 

인간적으로 사고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에 대한 활동을 진행하고 싶었다. 

그래서 29조각이라는 활동을 준비했다. 




# 케이크를 29명에게 똑같은 크기로 배분하자! (수학적)


각 모둠을 정한 뒤, 모둠별로 A4용지 하나씩 나눠줬다. 

이 종이가 아주 비싼 케이크라고 가정하고 29명에게 똑같이 나눠줄 수 있도록 모둠별로 머리를 짜내라고 했다.

사실, 재빨리 나누기엔 상당히 애매한 29라는 숫자를 사용했다. 

왜냐하면, 세상은 똑같이 나누어 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이 때문이다. 

우선 수학적으로 아이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칼이나 가위로 잘라서 결과물까지 책상 위에 올려 놓으라고 요구를 했다. 

 

아이들은 자를 이용해 종이의 가로와 세로 크기를 잰 뒤, 책상 위나 종이에 계산을 하기 시작했다. 

아주 쉽게 생각하던 아이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어려워하면서 나에게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선생님, 조금 남으면 안되요?"

"선생님, 꼭 같은 모양으로 해야 하나요?"

"선생님, 모양이 조금 다르게 조각내면 안되나요?"



아이들은 여러 모양으로 잘라내 보지만 투덜거릴 수 밖에 없었다. 

선생님 잘 안돼요.. ㅡㅜ 


 


시간이 약 10정도 소요가 됐음에도 쉽게 해결할 수 없었다. 

그래서 반 아이들에게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 

이 작은 케이크 하나 29등분으로 나눌 수 없는데, 살다가 이런 난감한 상황을 만나면 어떻게 판단하고, 어떻게 공정하게 분배를 하겠니?

이건 케이크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란다. 

우리가 사는 삶은 이렇게 공정하지 않는 상황이 많이 있고, 때로는 분배하는 입장에서, 때로는 받는 입장에서 세상을 살아가야 해. 

어떻게 해야 할까?

수학적으로 생각하면 이렇게 풀리지 않는 것들이 많단다. 

그럼 인간적으로 생각을 해 보자.. ^^ 

 

 


 

# 수학적이 아닌, 다른 방법은 없을까?

 

인간적인 접근을 해보자고 했다. 

수학적으로 재빨리 29조각으로 나눌 수 없다면, 어떤 방법으로 모두가 행복하게 케이크를 나눠 먹을 수 있을지 다시 논의하게 했다. 

약간 오류가 있는 질문일 수도 있지만, 우선 수학적 사고에서 벗어나서 활동해 보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행복'이란 것에 초점을 두고, 슬퍼하거나 자신이 불공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는 현명한 방법을 찾아보라고 했다. 

 


어떤 아이들은 팔씨름 대회를 하자고 이야기 하길래 힘의 논리로 나가다 보면 누군가 상처 받을 수 있게 되기 때문에... 

힘이 아니라 만족스럽고 모두가 끄덕일만한 방법을 찾아보자고 조언을 했다. 

5분 정도의 시간을 보내고, 내가 칠판에 그려 놓은 조별 위치에 자신들만의 답을 적어내기 시작했다. 


 

몇 가지 눈에 들어온 방법들이 있었다. 

위에서는 아이스크림 숟가락으로 상대를 떠 먹여주면서 내가 욕심 부리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위해 떠 먹여주는 것도 인간적이라고 답을 했고.. 

케이크 하나를 30등분 낸 다음 29명에게 나누어 주고, 남은 한 조각을 다시 30조각으로 나누고 29명에게 주고, 다시 남은 한 조각을 30등분... 이렇게 아주 작은 먼지(?)가 될때까지 조각내자는 의견도 인상깊었다. 


 

 


내가 초점을 맞춰서 아이들에게 이야기 한 것이 있었다. 

20~30년 뒤, 아주 중요한 자리에서 공정하게 무엇인가를 나눠야 할 때 어떤 식으로 사고할 것인지를 생각하게 했다. 

대통령의 자리에서, 사회 지도층의 자리에서, 나라 예산을 나눠주는 자리에서, 부모의 자리에서...

매번 모두에게 똑같이 나눠줄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하게 했다. 

세상이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현명한 것인지, 어떤 것이 가장 최선의 방법인지 생각해 보자. 

인간적인, 상대의 마음을 고려해서, 수학적 사고를 버리고 답을 만들어야 할때가 있단다. 

리더가 유치원생의 사고를 지닌다면 조직은 실패를 맛보고, 불평등과 아쉬움 속에서 분노를 갖게 되지만.. 

리더가 현명하면서 소통과 배려에 초점을 지닌다면, 그 조직은 행복과 손을 잡고 성공하지 않을까?


가끔 너무나 계산적이고, 수학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아픔을 주는 그런 사람들을 보게 된다. 

주도형의 성격유형을 지녀서 그럴 수도 있지만, 돈이나 성공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아이들은 이 활동, 수업을 어떻게 접했을까? ^^ 

 

 

 [아이들 소감]

 

 *29조각으로 정확히 나눈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수학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인간적으로 생각했을 때, 

   충분히 29조각으로 나눌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도덕이란 것은 수학적으로, 과학적으로 정확해서는 안된다.

   인간적으로 서로 좀 더 생각하면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이 도덕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ㅅㄹ)

  

 *30년 뒤, 내가 높은 자리에 있는데도 오늘처럼 저럴까? 좀 후회된다.

   도덕은 수학적 사고가 아닌, 인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ㅈㅎ)

 

 *지금까지 공정하지 못했던 나를 떠올려본다.

   임원이니까 칠판에 이름 적을 때도 잘나가는 아이들은 안적고..

   친구들사이에서 주로 사이가 좋지 않은 아이들만 적었다.

   양심이 찔린다. (ㄷㅎ)

 

 *이 수업을 통해 도덕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수학적 사고로 도덕이 되는 것이 아니고, 정말 합리적인..

   또 인간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것이 도덕이라고 배웠다. (ㅅㅎ)

 

 *공정이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

   조그만 케익을 29조각으로(도덕적으로)도 못 나누면서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고 말하고 다녔다.

   느낀 점이 많았다. 현명해 질것이다. (ㅇㅈ)

 

 *공정한 배분은 이상적이다.

   형식적으로 배분하는 것보다 마음으로 다가가서 공정하게 배분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ㅎㅊ)

 

 *사람은 살아가면서 공정하게 해결하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인간적으로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느꼈다.

   나중에 이와 비슷한 상황, 

   더 중요한 상황에서 어떤 선택과 판단을 내릴지 내 자신이 궁금해진다. (ㅅㅇ)

 

 *공정하지 못한 우리의 생활에 대해 반성을 했다.

   어느 한 사람에게만 이익이 되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 평등한 사회, 생활을 하도록 노력하겠다.

   미래에도!!! ^^ (ㅁㅈ)

 

 *수학적으로 해결하고자 했을 땐 머리만 좋으면 할 수 있는데

   인간적으로 하면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도 생각해야 하니까 더 어려웠다.

   실제로 일어날 때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겠다. (ㅎㅇ)

 

 *공정함이란...

   우리가 만들어 가는 것이다.

   공정하게 하기 위해선 현명하게 생각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며 살아가야 한다. (ㅇㄷ)

 

 *29명에게 케이크를 공정하게 나눠주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당황하기가 그지 없었다.

   처음엔 수학적으로 풀려니 쉬웠다.

   하지만 마음으로 풀려니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았다.

   비록 이 세상과 이 사회는 공정하게만 살아갈 수 없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지 않을 방법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ㅎㅇ)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많이 주고, 내가 싫어하는 사람은 적게 줬는데...

   그러는게 아니었다.

   우리 사회나 학교에서 항상 공정하게 살아야 한다는 깨닮음이 있었다. (ㅎㅇ)

 

 *처음엔 모두 고민하다가 답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모두 재미있게 각자 자신이 생각한 답을 말하다보니 어느새 답이 나왔다. (ㅅㅁ)

 

 *어떻게 하면 공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모든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ㅅㅇ)

 

 

 

 

마음흔들기(14) 미션, 문자를 보내자!! [학급경영/가족/대화]

 

교육청에서 김효석교수님의 강의를 듣게 됐다.

쉬는시간을 갖기 전,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에게 문자를 보내보라는 미션을 받게 됐다.

순간 생기는 여러 생각들, 한 명에게 보내보라고 했지만 난 부모님부터 전국의 존경하는 선생님들께 문자를 보냈다.

와우~ 어머니에게 답장이 오고, 여러 선생님로부터 답문자가 오면서 행복해졌다.

생각해 보니, 이것도 소통이고, 긍정적 힘이 들어 있는데...

문자가 오면 그동안 나는 어떻게 했던가! 그리고 난 어떤 종류의 문자를 보냈던가!!!

이 기억으로 마음흔들기 부서에게 핸드폰을 가지고 오라고 한 뒤, 미션을 줬다.

 

 

 

핸드폰을 가지고 오지 않았거나, 없는 아이들은 내가 단체 문자를 보냈다.

2~3분 동안 함께 문자를 입력하고, 시간을 정해놓고 동시에 발송을 눌렀다.

과연 어떤 답문자가 올까? ^^

 

마음흔들기 부서 아이들은, 내 경험처럼 가까운 사람들에게 멋진 답변이 오길 초조하게 기다리기 시작했다.

조금 시간이 지난 뒤, 띠링~ 하고 울리는 문자 소리에 우리들은 환호하고..

문자 내용을 공유하면서 즐거움이 생기기 시작했다.

쑥스럽게 문자를 보여주기도 하고, 카메라 앞에 서게 됐다.

답문자가 늘어갈수록, 답이 늦어진 아이들은 초조함이 늘어갔다.

어떤 아이는 집에가서 따지겠다는 소리에 "엄마가 지금 무슨 일을 하고 계실거야"라는 말로 위로하고, 이번 계발활동 시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좀 여유를 두고 봐야 한다고 조언을 해줬다.

 

 

 

 

답문자들은 참 따뜻했다.

아래 답문자들의 일부를 공유해 본다. (번호와 이름은 포샵으로 지우고.. ^^)

 

 

[내가 세상에서 젤로 좋아? 올레~~~ ^^]

 

 

[와~ ♥♥ 너무 행복하다. 나두 사랑해 ♥♥]

 

 

[우리 아들이 존경한다니, 아빠도 더 열심히 존경받도록 일찍 들어가고 너희들하고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겠구나. 더운데 친구들하고 재미있게 공부하고, 이따 보자 ^^]

 

 

[답장 늦어서 미안하고 아빠도 OO많이 많이 사랑해 ♡♡]

 

 

 

 

 

 

 

 

계발활동 거의 끝날 때즈음....

아이들이 투덜거리기도 하고, 문자 폭풍을 보내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꼭 이 시간 안에 답장을 받고 싶었나보다.

 

이것보다 더 중요한 이야기를 했다.

평소에 어떤 문자를 보내는지, 누구에게 보내는지 돌아보게 했다.

얼굴을 맞대기 힘들어서 문자를 보내지는 않는지...

또는 문자가 얼마나 큰 힘이 있는지 느꼈으면 했다.

긍정에너지가 넘치는 문자들이 가득하길 바라며... ^^

 

 

 

 

 

이번 활동 소감도 문자로 받아봤다.

내 아이폰 버튼 하나가 고장나서 캡쳐할 수 없어서 아쉽다.

잠깐 이곳에 옮겨본다. ^^

 

 

  [아이들의 소감]

 

 *오늘 활동 재미있었어요.

    가족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어요. (ㄷㅎ)

 

 *재미있었는데, 엄마랑 아빠에게 문자가 안 와서 착찹했어요..

    앗, 방금 아빠가 나도 사랑한다 우리딸이라고 답장 보내주셨어요. 감사해요.

 

 *제가 진심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장난이라고 생각하셨나봐요.

   그리고 이제부터라도 평소에 가족에게 잘 대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좋은 경험이구요, 이런 체험 감사드려요.

   (샘~ 저 엄마아빠에게서 다 답장 왔어요 ^^ ㅋㅎ)

 

 *이 기회에 처음으로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말했다.

 

 *집에서 싸울 것같은 예감... ㅠ

 

 *엄마가 날 이만큼 사랑하는지 알게 됐어요.

    정말 뜻깊었습니다. ^^ (ㅇㅈ)

 

 *할머니에게 죄송했어요. 그동안 잘못했던게 생각났어요.

    더 효도해야겠습니다. (ㅎㅇ)

 

 *엄마에게 사랑한다고 말 할 수 있는 기회가 됐어요. ^^

 

 *엄마가 저를 사랑하는 마음을 문자로 알게 됐어요. ㅋㅋ^^

 

 *아빠와 사이가 더 좋아진 것 같아 좋다.

 

 *역시 우리 가족이다!

 

 

 

 

[영상/공개용편집 : 아주 일부분만 올립니다. 풀영상 또는 자세한 편집영상은 오프연수에서만 공개하겠습니다. 죄송~]

 

 

 

마음흔들기(13) 미안합니다, 용서합니다. [학급경영/명상/화해/하나됨]

 

 

'마음흔들기'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공개수업이 있었다.

평소에 내 수업은 여러가지 통로로 공개가 되어 있기에 부담은 없었지만, 학교 행사로 하는 공개수업은 많은 선생님들이 오시기 때문에 내가 하는 여러 일들을 간단히 소개하고, 장점을 보여드릴 수 있는 멋진 기회라 생각했다.

가족세우기와 심리극을 잘 묶어서 심리치료적인 수업을 구상했었다.

하지만 교담수업을 통해 아이들에게 적용했더니, 너무 개인노출이 심해서 수업이 끝난 뒤 부작용이 우려됐다.

아이들의 아픔을  주제로 수업을 공개한다는 것은, 치료관련 공부를 하는 내 윤리와 도덕성과 맞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최근 경험했던 명상들 가운데, 가장 강렬했던 '옴명상'의 초기 부분을 수업에 적용하기로 마음 먹었다.

'옴 명상' 경험 전, 가족세우기 트레이닝 과정 중 풀라의 말에 따르면 OO고등학교 아이들의 모습에 힘들어하던 한 학교를 대상으로 진행된 프로그램 속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서로 펑펑 울면서 하나가 됐다는 등의 에피소드를 들었고...

직접 참여한 옴명상 속에서 분노를 표출하면서 땀 범벅된 내 모습과 상대에게 용서와 화해의 말을 하면서 내 마음 속 감동이 계속 남아 있던 상태의 여운으로 이런 수업을 구상하게 됐다. 

 

그리고 10월, 6학년들의 수업 속에서 서로에 대한 불신, 따돌림, 공격성이 내포된 여러 대화들을 듣게 되면서..

뭔가 가슴깊게 '한 반'이라는 울컥함을 심어주는 것도 필요했다.

 

계발활동 부서 아이들과의 활동이라면 바로 본격적인 활동으로 들어가겠지만..

특정 한 반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이라 워밍업 과정이 필요했다.

그래서 예전에 했던 '감정의 마인드맵' 중 관계 속에서 힘들어 하는 부분을 ppt로 동기유발 자료로 만들었고..

관계 속의 얽힘 관계를 보다 구체적으로 알려주기 위해서 오래전 부터 사용해 왔던 막대춤을 준비했다.

그 뒤, 본격적인 활동 '분노의 말'과 '화해의 말'을 경험한 뒤, '나와의 만남'을 끝으로 수업을 마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꼭 공개수업을 위해서라기 보다, 6학년 전체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이라 생각이 들어서...

1~7반까지 같은 주제로 수업을 진행하게 됐다.

 

 

 [활동순서]

 * 얽힘 관계 파악

 * 분노의 말

 * 화해의 말

 * 나와의 만남

 

 

 

# 얽힘관계 파악

 

먼저 지난 마음흔들기 '감정의 마인드맵'의 결과 몇 개를 골라서 보여줬다. (지난 활동 바로가기)

친구 관계 속에서 어떤 고민이 있으며, 관계 속에 자리잡은 정서는 무엇인지, 같은 반 속에서 일어나는 여러 무리지음, 따돌림, 말 속의 공격성에 대한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했다.

 

[감정의 마인드맵 일부]

 

 

왜 관계 속에서 힘들 수 밖에 없는지 '막대춤'을 이용했다.

처음엔 두 명 손가락 사이에 막대를 끼워놓고 음악에 따라 이동하게 한 뒤, 계속해서 사람을 늘리고, 막대를 늘려갔다.

다른 관계를 갖게 된 사람들을 복잡하게 얽히게 만든 뒤, Stop!

활동하는 아이들이 멈춘 순간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관계가 눈 앞에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막대가 떨어질까봐 불안했고, 사람이 늘어나면서 복잡해 졌고, 막대가 떨어졌다는 등의 소감을 이용해서 관계 속에서 우린 왜 불안할 수 밖에 없고, 실수를 하고, 오해가 생기는지에 대해서 생각했다. 

 

[막대 춤, 중간 부분]

 

 

 

 

# 분노의 말

 

 

 

이런 얽힘 속에서 우리는 어떤 상처를 받는지, 상대에게 어떤 말을 하는지 생각하게 했다.

상대를 이기기 위해 우리가 선택하는 단어들, 그리고 공격적인 말들..

'니가 뭔데, 꺼져, 나대지마, 내가 왜!!, 닥져!!, 씨발, 싫어!!' 이렇게 아이들이 찾아낸 말들을 '분노의 말'이라 칭했다.

명상에서 체험한 것처럼 평소 할 수 없는 이런 분노의 말을 쏟아낼 기회를 만들고자 했다.

 

 

 

 

먼저 남자 아이들을 둥그렇게 세운 뒤, 두 명씩 짝을 짓게 하고..

사이 사이에 여자 아이들을 짝을 지어 세웠다.

서로 마주보고 말을 하기엔 아이들의 용기가 부족할 듯해서 음악과 멘트를 준비했다.

김수철 황천길 음반의 '갈등'이란 음악을 편집해서 시간을 늘리고, 보다 더 복잡하고 답답하게 수정해서 만들었다.

눈을 감은 상태에서 음악 볼륨을 키워가고, 아이들의 두 손에 힘을 조금씩 가했다.

분노의 에너지는 주먹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주먹에 힘을 어떻게 담느냐에 따라 다음 활동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주먹에 힘을 넣는 작업을 몇 번 되풀이 하다가 분노의 말을 조금씩 사용하게 했다.

먼저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음악과 함께 조금씩 목소리를 키우고, 손의 힘을 키워가고, 나중엔 고함을 지르도록 상황을 만들었다.

 

하지만 몇 명의 아이들은..

이런 상황이 어색했는지, 웃음이라는 가면으로 상황을 벗어나려는 모습이 보였다.

남들의 시선이 부담됐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교육받았던 나쁜말을 하는 것은 나쁜 사람이다는 등, 스스로의 가치관과 다른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한 저항이리라.. ^^ 

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몰입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단계보다는 '화해의 말'단계이니까.. ^^

 

자리를 바꿔나가고 말을 바꿔나갔다.

상대에게 절대 지면 안되고, 상대방 보다 조금 더 큰 목소리를 내라고 요청했다.

나대지마!, 나대지마!, 나대지마!!!!! 아이들의 목소리는 조금씩 커지고...

니가 뭔데!!, 니가 뭔데!!, 니가 뭔데!!! 등 평소 깊게 담아 뒀던 분노의 말들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활동을 멈추고 나와 주변을 돌아보게 했다.

현재 마음 상태를 손을 이용한 스펙토그램으로 행복도와 분노의 정도를 측정하고..

6학년 학교생활 하면서 얼마나 많은 분노와 미움과 상처가 있는지 떠올려 보게 했다.

아이들은 계속해서 침묵했고, 분노의 말들이 주는 엄청난 에너지에 사로잡혀 있었다.

분노의 말은 상대방 보다 힘이 세다는 것을 보이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인데, 돌아오는 것은 이렇게 분노만 돌아온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  

 

하지만 이 세상을 움직이는 말이 뭘까......

한 가지 더 실험해 보자고 했다.

모두 일어나서 다시 원형을 유지 한 상태에서 엇그제 풀라님에게 받은 구르지예프의 음악 하나를 틀어 놓고...

나지막한 멘트로 '화해의 말' 단계를 진행했다.

 

 

 

# 화해의 말

 

 

 

 잠깐만 내 앞, 친구의 눈을 바라보십시오.

 그리고 진심으로 이렇게 이야기 하도록 합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다시 한 번 마음음 담아 이렇게 이야기 하도록 합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그리고 두 손을 모아서 진심을 담아 반절을 합니다.

 천천히 반절을 끝낸 뒤엔 옆으로 이동을 합니다.

 내 앞에 있는 친구의 눈을 바라보십시오.

 평소에 볼 기회가 없었던 내 친구의 눈을 오늘은 잠깐만 바라보도록 합니다.

 그리고 그 친구에게 진심을 담아서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

 .

 

 

 

 

 

 

이 문구의 힘은 아주 대단했다.

천천히 반 절을 상대에게 하면서 아이들은 엄숙한 분위기를 만들었고, 가슴 속 울컥함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자리를 옮기면서 '미안합니다.'라는 말을 어느 정도 마무리 짓고..

더 중요한 단어 '용서합니다.', '이제 당신을 용서합니다.'라고 진심을 담아 반 절을 하고 친구에게 문구를 말하기 시작했다.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화해의 말들을 계속해서 바꿔서 말하고, 반절이라는 의식을 행했다.

내가 명상 속에서 가슴 깊은 감동을 느꼈던 것처럼, 아이들에게 울컥함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마지막 말은 "당신은 6학년 O반입니다. 나도 6학년 O반입니다. 우리는 같은 반입니다."

우리는 한 반입니다. 우리는 친구입니다. 우리는 하나입니다. 등의 말을 진지하게 나눴다.

이 말에서 몇 명의 아이들이 울컥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6학년 같은반, 영원히 기억에 남을 아주 중요한 하루 하루...

어떤 말들을 사용하고, 어떻게 상대에게 기억을 남기고 있는지....

같은반이고, 앞으로도 같은반이라는 말이 아이들에게 여운을 만들어 줬다.

 

여기에서 한 걸음 더.....

심리극 작업 속에서 항상 내가 나를 사랑하고, 구원하는 등의 과정이 너무나 인상깊었기 때문에..

이 분위기를 살려서 자기 자신을 잠깐 만나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 나를 만나다!!

 

 

 

 

 잠깐 눈을 감습니다.

 두 손을 모아 내 심장 위에 올려 놓습니다.

 모든 사람이 날 배신하고, 상처를 만들어도,

 항상 내 옆에 끝까지 날 믿고 남아 있는 사람은 바로 내 자신입니다.

 여러분들은 얼마나 나에게 감사의 말을 하고 살아가나요....

 온 마음을 담아 이렇게 이야기 하십시오.

 고마워.......

 네가 있어서 너무 고마워......

 네가 있는 줄 이제야 알았어...

 너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어.....

 .

 .

 .

 

 

 

 

 

 

아이들은 더 진지해 졌다.

두 손을 더 꽈악 모아 심장 위에 올려 놓는 아이들, 미소 지으며 생각에 잠겨 있는 아이들...

각자의 자신과 만나는 그 모습은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더욱 여운을 만들어 갔다.

멘트와 멘트 사이의 여백을 늘리고... 심상화 작업에 더 몰두하게 됐다.

 

 

  

 화해의 말에 대해 떠올려 봅니다.

 내가 '미안합니다'라고 말할 사람이 누가 있는지 잠깐 떠올려 봅니다.

 그리고 '용서합니다.'라고 말할 사람이 누가 있는지 잠깐 떠올려 봅니다.

 그리고 잠깐만 이대로 있겠습니다.

 .

 .

 내 자신의 힘을 느껴봅니다.

 .

 .

 .

 .

 

 

 

 

아이들에게 천천히 눈을 뜨게 한 뒤, 말의 힘에 대해 생각해 보게 했다.

화해의 말, 감사의 말, 용서의 말, 사랑의 말이 어떻게 다가오는지 가슴으로 느껴보도록 했다.

 

 

이렇게 천천히 수업을 마무리 지어 갔다.

마지막 인사를 하면서 보게 된 아이들의 눈과 얼굴을 잊을 수 없다.

인생에 있어 뭔가 깨우침이 있는 듯한 그 모습들... ^^

 

 

 

 

 [아이들의 소감]

 

 욕으로 싸움을 하고 난 뒤에는 마음 속에 짐이 가득한 것 같았다.
 하지만 화해를 하고난 뒤엔 그 짐이 사라졌다. (ㅈㅇ)

 

 내가 그동안 아무 생각없이 친구에게 툭툭 뱉으 말이 얼마나 상쳐였는지 알 수 있었다.
 그동안 친구들에게 줬던 상처들에 대해 사과하고 싶어졌다. (ㅅㄹ)

 

 내가 욕을 많이 쓰는 줄 몰랐다.
 그런데 이 활동이 끝나고, 내가 많이 사용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 생각났다.
 그런데 헤어져서 다시는 생각하지 않기로 했는데, 오늘 생각 났다.
 다신 못보니까 생각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생각났다.
 그래서 마음 속으로 사과를 했다.
 예전에 친절하게 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앞으로 좋은 사람이 되고싶다. (ㅅㅇ)

 

 내 친구들과 내 자신은 너무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우리는 영원한 같은 반이라는 것, 내 자신의 힘은 내 안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무턱대고 친구들에게 욕을 했는데, ‘미안합니다’라는 말을 하다보니 정말 미안함이 올라왔다.
 앞으로 어렵겠지만 먼저 용서해야겠다는 것을 알게 됐다. (ㄷㅇ)

 

 나 때문에 피해입은 친구들에게 미안하고..

 싸웠을 때도 친구들을 더 헐뜯고 용서도 안했는데, 정말 미안해졌다. (ㅎㅇ)

 

 내 자신에 대해 참 못났던 것 같다.
 내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겠다.
 친구들을 존중하고 아끼는 내가 되겠다. (ㅅㅎ)

 

 언제나 미안해....
 내 옆에 항상 있고, 내 안에 있어주는 것....
 정말 고마워..
 언제나 널 이해할께..
 사랑해, 미안해, 고마워..
 언제까지나... (ㅎㄹ)

 

 제가 한 친구를 무시하고, 미워했던...
 그 친구에게 미안합니다.
 내가 다른 친구들로부터 상처받았을 때처럼..
 너도 힘들었다고 생각해. 미안해...
 그리고 내 자신에게 미안해... (ㄷㅇ)

 

 친구, 나, 영혼, 웃음, 우리반, 친구들, 내 영혼..

 나의 것, 나를 지켜주는 나, 화해, 편안함, 잠, 조용, 고요..

 행복, 기억, 좋은 미소, 먼저하는 용서, 이해하는 마음 (ㅇㅈ)

 

 평소 쓰던 말들을 돌이켜봤다.
 아니, 그보단 하고 싶던 말들을 돌이켜봤다.
 싫어, 나대지마, 여러 욕설들.......
 물론 평소엔 사용하진 않지만, 친구들에게 그런 말을 들을때면 정말 기분이 나빴다.
 화해의 말... (ㅅㅇ)

 

 사랑의 말, 용서의 말이 너무나 가슴 깊게 다가왔다. (ㅁㅅ)

 

 

 

 

참, '옴명상'은 인도의 요가 수행법에서 기인한 명상법이 아닙니다. ^^
네델란드의 휴머니버시티라는 일종의 치유를 위한 대학을 창시한 비레쉬에 의해서 계발된 치유 프로그램입니다.
비레쉬는 본래 알콜 중독과 약물 중독자들을 대상으로한 치료 작업을 수십 년간 해온,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세라피스트입니다.
그가 수십 년간의 임상 경험을 토대로 감정적 억압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인들을 위해 만들어낸 일종의 social 치유법이 바로 이 옴명상입니다. 아마 이름이 옴명상이 된 것은 이 과정을 채우고 있는 열 두 단계 중 한 단계에 옴 소리를 내는 부분이 있기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 명상은 인도의 요가 명상법과는 무관하며 오히려 바이오에너제틱처럼 내적 트라우마 치유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겁니다.
단지 하나의 문제를 깊이 파고들기 보다 단시간 내에 억압된 감정의 해소를 경험할 수 있도록 고안된 그야말로 현대인들을 위한 '인스턴트 치유법'이라는 데 그 특징이 있습니다. 

LCSI 트레이너 과정

 

 

 

LCSI 2단계 트레이너 과정을 드디어 신청했다...

 

오기 까지 여러 사정이 있었는데.... 이곳에선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고.. ^^

도착한 강의실엔 내가 가장 먼저 도착한 듯 했다.

몇 분과 함께 자리 배열을 함께 했다. 

 

 

[아침에 어느 정도 정리한 뒤 기념으로다가... ]

 

 

알고 보니 참성장심리상담 센터는 학교에서 아주 가까웠다.

평소 선생님들과 잘 가던 식당 근처라 반가운 마음이 생겼다.

그곳 분들이 나와 같은 표출형 집단에 있어서인지 이틀간 즐겁게 시간을 보낸 듯 하다.

 

LCSI는 MMPI와 같은 특성론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데, MBTI의 유형론의 결과를 알 수 있는 훌륭한 도구였다.

이미 작년부터 MBTI로 사람을 칼로 썰고, 유형에 맞게 상대를 판단하는 황당한 사건들을 겪었던 기억도 있고..

대학원에서 MMPI를 아주 재미있게 공부한 경험 때문인지 이번 2단계 과정은 너무 재미있었고..

보다 깊게 이해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다시 듣는 몇 가지 내용들이 반가웠고, 다시 체계화 시킬 수 있었다. 

 

이번 단계에서는 LCSI와 4-캐릭터를 이용해 다양한 체험학습과 소집단을 운영할 수 있는 심리교육 방법론을 익혔다.

작년 1단계와 중복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보다 세분화되고, 보다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사지의 그래프를 해석하고 상담에 도움을 받고자 하는 부분이 생각보다 적었다.

아무래도 추후 1단계를 복습하러 가야할까보다..

 

 

[내 검사결과지 중 일부.. ]

 

 

참, 교수님이 내 검사결과를 보시더니....

표출형인데, 학교에 있다보니 둘, 둘, 둘, 둘.... 그래프가 개성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로 시작했다.

나중에 내가 표출형들 속에서 웃는 모습을 보더니 얼굴이 변했다는 말씀에 내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다.

작년의 트라우마로 인해 학교에서 내 성격대로 살지 못한 것은 여러 검사에서도 나온 사실이니까.. ^^

 

 

 

2단계에서는 주도, 우호, 표출, 분석형의 4개의 집단으로 나누어 앉은 뒤..

다양한 주제에 맞게 각 집단별로 이야기를 나누고, 결과물들을 만들어 냈다.

우리 표출형 집단들은 한참을 깔깔대고, 노래하고, 목소리가 높았던 기억이 난다.

각 집단별로 찾아내는 동물들 부터 달랐다.

우호형들은 사람들과 가까운 동물들이 나타난 반면, 주도형들은 사람과 먼, 독자적 맹금류 등의 동물들이 발표 됐다.

색깔도 달랐고, 좋아하는 노래와 CF도 차이가 있었다.

 

 

[주제에 맞게 토의 하고, 결과물들을 적어내던 중... ^^ ]

 

[오~~ 우리 표출형들.. 완전 재미있었어요~ ]

 

 

 

이번에 가장 큰 수확이라면...

직장 내, 서로 다른 성격들이 모여 만들어 낼 수 있는 오해들과 진실들에 대행 알게 됐다는 것이다.

아주 간단히...

주도형은 사람을 보면 일의 쓰임새를 보게 되고, 뒷담화 엄청 싫어하고, 대화법은 결론이 뭐야? 용건이 뭐야? 등의 직선적이라 하면..

우호형은 칭찬을 직접 듣는 것보다 제 3자를 통해 듣는게 낫고, 뻔뻔함이 떨어지고, 창피함이 많다는 것..

표출형은 바로 직접적으로 칭찬 받고 싶어하고, 화를 내거나 무게를 짓누르면 위축되고, 눈치가 빠르며..

분석형은 칭찬이 넌무하면 의심을 하게 되고, 납득이 될때까지 곰곰히 생각한다는 것...

 

그리고 학생들이 선생님을 대하는 것이 완전 달랐다.

메뉴얼에 적힌 여러 내용들을 보며, 학교에서 학생들 대할 때 조심해야 할 것..

또는 힘을 줄 때 어떻게 해야할지 등의 여러 소스를 얻게 됐다.

 

학교에서 예산만 된다면 6학년들만이라도 검사를 해 보고 집단 워크샵을 진행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하다.

아니, 학교 선생님들 모두가 이 검사를 받고 집단 워크샵에 참여한다면 서로 다른 성격과 대화법에 대해 이해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교장선생님와 나와의 관계를 떠올려 보면...

주도형과 표출형이 만난 것인데, 생각해 보니 오해가 생겼을 만한 작년의 몇 가지 사건도 떠오르고...

대화 속에서 서로 사용했던 단어들 속에서 더 이해할 수 있는 부분들이 생겼다.

 

 

 

 

이틀간의 교육이 내 도구상자의 도구들을 더욱 정교하고, 단단하게 만들거라 생각해 본다.

그리고 내 성격대로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한 것임을 다시 한 번 떠 올리면서...

이제 배운 것들을 어떻게 써먹을까.. 행복한 고민 시작!!

 

 

 

[트레이너 과정 중 기록.. ]

 

 

 

 

[공부하다 창 밖을 보니, 벌써 단풍이 시작됐다. 주말에도 떨어져 있어서 가족들에게 정말 미안 미안.. ]

 

 

림스연구소 : http://www.lcsi.co.kr/

 

 

 

 

 

마음흔들기 (11) 손 끝으로 느끼는 세상 

[학급경영/세상보기/자연/시각변화]

 

 

세상을 인지하는데, 눈이란 감각기관이 차지하는 비율이 굉장히 크다.

익숙한 삶의 풍경을 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서 눈을 가리고 손 끝으로 세상을 느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흙, 나무, 학교 담...

진지하게 세상과 만나보도록 했다.


 


 

 

 

 [ 아이들의 반응]

 

*이번 체험으로 인해서 많은 것을 만지고 느낄 수 있었다.

   손 끝, 하나만으로도 온 세상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평소, 눈으로만 보고 직접 만져보지 않았던 것들이 이번엔 직접 만져보면서 훨씬 잘 알 수 있었다. (명준)

 

*안대를 낀 순간 나는 너무 무서웠지만..

   짝이 안내해 준 물건의 촉감을 느껴봤다.

   항상 보던 나무지만 천천히 만져보면서 다른 세상에 온 듯 한 느낌을 얻었다.

   체험을 해보고 싶다. (지후)

 

*뭔가를 만지려 하면 겁이 나고, 그래서 소리도 지르게 됐다.

   선생님이 진지하게 세상에 접근하라고 말씀해 주셔서 다시 하게 된 2분 동안

   길게 느껴지면서 많은 것들이 새롭게 느껴졌다.   (화민)

 

*눈을 뜨고 볼 때는 몰랐는데, 눈을 감고 학교의 많은 곳들을 만져보니 느낌이 색달랐다.

   금방 갈 거리인데 엄청 멀게 느껴지고, 사물들도 온 촉각에 집중해야 그 사물을 알 수 있었다.

   선생님 말씀처럼 감각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눈을 가리고 돌아다니는 것은 큰 의미가 있었다. (현지)

 

*눈을 가리고 많은 것을 느껴봤다.

   나무, 울타리, 풀, 돌, 가로등, 벽, 유리창, 문의 손잡이 등 많은 것들을 새롭게 느끼게 됐다.

   눈으로 볼 때와 만져보는 것이 정말 달랐다. (수현)

 

*나무의 까끌까끌함이나 돌의 차가움 등이 잘 느껴졌다.

   눈으로만 세상을 바라보지 말라는 뜻이리라.. (사라)

 

*세상이 나에게 특별한 시간을 줬다.

   눈으로 볼 때는 아무 느낌이 들지 않았던 흙, 돌, 나무, 나뭇잎들이..

   눈을 가리고 느껴보니 상상 속의 동물의 느낌과도 같았다.

   거칠고, 차갑고, 단단한 그리고 부드럽고 거친 느낌 등이 나에게 느껴졌다.

   모든 것들이 또다른 세상으로 경험하게 된다. (가은)

 

*손 끝으로 느껴본 나무는..

   처음으로 생명체라는 것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눈으로 볼 때 실감나지 않았던 것들이 촉감으로 나가왔다.

   그러다보니 나무가 살아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다!! (유리)

용기, 그리고 두려움....

 

1차시 수업을 하면서 상담센터의 사례들을 재구성해서 이야기 나누고, 각자의 안에 자리잡고 있는 용기를 느껴보게 했었다.

두려움과 용기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 스펙토그램을 이용해 각자를 측정해 봤었다.

 

이번 시간엔 보다 현실적으로 수업을 접근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나 도덕시간에 배운 것 따로, 실천하는 것이 따로라 아이들의 마음과 머리를 자극하는게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에..

토론연극 기법을 살짝 차용하고, 교육연극 기법 중 터치를 이용해서 즉흥적으로 상황 속에 아이들이 몰입하도록 만들고 싶었다. 

아이들은 과연 이런 형태의 수업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 도입

 

전 차시에서 용기와 두려움을 주제로 마인드맵을 그린 것 가운데 몇 개를 함께 나눴다.

아이들의 삶 속에서 용기가 필요한 상황을 살펴보고, 그 중에서 '괴롭힘'에 초점을 맞춰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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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자의 선택은?

 

교과서의 아래 그림을 제시했다.

그리고 나는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라며 질문을 던졌다.

약 2/3 정도의 아이들이 괴롭히지 말라고 이야기 하겠다고 자신있게(?) 답을 줬다.

그리고 남은 아이들은 자신도 괴롭힘 당하까봐, 두려움 때문에 용기를 낼 수 없다고 답을 하는 것을 봤다.

 

 

 

 

# 조각상 만들기

 

언제나 도덕책의 그림이나, 이와 관련된 영상을 보고 공부하는 것은 단점이 많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그림을 그대로 재연해 보자고 했다.

반에서 인정받고, 역할에서 벗어나도 괜찮을 한 명이 괴롭힘 당하는 역할로, 몇 명의 자발적인 아이들이 앞으로 나오는 것을 보고..

조각상을 만들었다.

 

반 아이들이 만든 조각상을 보자마자 웃음이 교실에 가득했고..

앉아 있던 아이들에게 조각상에 어울리는 간단한 대사를 만들어 보라고 했다.

아이들은 돈내놔, 죽을래, 시끄러워, 맞을래 등의 대사를 조각상에게 부여했다. 

터치 기법을 이용해, 터치가 늘어날때면 자신의 대사를 조금씩 크게 말하기로 약속했다. 

터치가 반복될 수록 목소리도 커지고 행동은 커지게 됐다. 

 

 


가운데 괴롭힘을 당하는 친구를 어떻게 도와주면 좋을지 생각하고, 앞으로 나와서 도와주라고 했다. 

예상대로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토론연극 진행방식처럼 다시 괴롭힘을 당하는 순간을 반복했다.

여러분이 이 친구를 도와주지 않으면 영원히 괴롭힘을 당합니다. 어떻게 하겠습니까?

앉아서 보고 있던 아이들은 불끈 뭔가 올라오지만 행동을 취하지 못했다.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에게 반 아이들을 보면서 "도와줘!"라고 외치도록 했고..

하지만 아무도 나오지 않았고...

어쩌다 한 명이 나와서 도와주려고 하면, 그 아이까지 괴롭힘 당하는 모습으로 상황을 진행시켰다.

자리에 앉아서 어쩔줄 몰라하는 아이들의 얼굴을 접하게 됐다.

 

"처음엔 도와주겠다고 한 친구들은 왜 침묵하고 있나요!"라는 내 말에 고개를 푹 숙인다.

 

"도덕 수업 어렵죠? 이게 현실입니다."

 

 

 

# 질문하기

 

반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물어봤다.

"왜 앞으로 나와서 도와주지 않나요?"

여러 명이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나도 괴롭힘을 당할까봐 무섭다, 용기가 없다 등의 이야기를 했다.

책임감이 분산되어서 나 아니면 누군가 도와줄 것이다는 생각이 심리적으로 자리잡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집에 가서 발을 펴고 잠을 잘 수 없는, 내일 아침에 멍이 들어서 내 옆자리에 앉아 있을 짝꿍이라 생각해 보라고 했다.

 

하지만, 혼자서 영웅처럼 뭔가를 해결하는 것은 무모함이고, 잘못된 의미의 용기라고 했다.

보고 아무런 것을 하지 않고 지나치면, 도덕책에서 말하는 '비겁함'이 되겠지만..

진정한 용기는 현명하게 대처 하는 것이다는 이야기와 함께 소집단 별로 현명한 방법을 찾아내게 했다.

 

 

 

 

 

# 해결책을 찾다!

 

소집단 별로 찾아낸 해결책은 다양했다.

경비아저씨가 등장하기도 했고, 핸드폰으로 신고를 해서 경찰이 출동 하는 등..

소집단에서 낸 해결책을 그대로 앞에서 재연해 봤다.

과연 얼마나 현실적이었을까?

 

 

 

경비아저씨가 등장한 경우, 별 효과가 없었다.

가해자 학생들이 아저씨에게 대들었으니 말이다.

경비 아저씨는 움찔했고..

 

 

 

친구들을 불러서 떼로 싸움을 하기도 했지만...

여지없이 실패하고, 피해를 당하는 아이는 더욱 힘든 상황 속에 접하게 됐다.

 

 

그러다 현명한 방법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몰래 핸드폰으로 먼저 그 장면을 촬영한다는 것이다.

그 뒤에 신고를 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신고를 한 뒤, 누군가 오기 전에 이 아이들은 사라지기 때문에 증거자료가 있어야 한다고 한다.

 

또, 멀리 달려가면서 호루라기를(도덕수업을 통해 평소 가지고 다니는 아이들이 몇 명 있었다.) 불면 된다고 한다.

이런 아이들은 소리에 민감하고, 혹시나 걸리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했고..

 

가까운 안전지킴이를 이용하거나, 불이야! 하고 소리를 지르는 것도 좋다고 한다.

 

 

앞에서 재연해 보면서 아이들이 도망을 가게 되면 우리들은 박수를 치고 좋아했고..

생각과 현실이 너무나 다르다는 것에 대해 우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을 정해놓고, 그 시간 안에 해결하지 못하면 더욱 안 좋은 일(?)이 있을 수 있다면서 자극한 것이 소집단 토의에 힘을 불어넣은 듯하다.]

 

 

무모한 용기, 비겁함, 현명함, 진정한 용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오늘 수업을 떠올리면서 길을 가다, 학교생활을 하다 과연 나는 어떤 행동을 해야 할 것이며..

어떻게 삶을 살아가야 할지 다짐을 했다.

 

 

 

공부와 삶을 최대한 연결시키기 위해서...

교육연극 기법 중, 조각상만들기와 터치기법을 사용했고..

보알의 토론연극과 심리극의 미래상황을 해결하는 기법을 응용했으며..

T.I.E 기법도 살짝 차용했다.

 

이 모든 것들이 아이들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길 바라며..

 

 

 

 

 

 

 

 


 

 

 

 

 

마음흔들기(10) Slow~ Slow~

[학급경영/집단상담/세상보기]



1. 느림의 미학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 


아이들을 지켜보면 '빨리 빨리' 함께 삶을 살아가는 것을 보곤 한다. 

나와 여러 어른들도 같겠지만... 아이들을 완성시키는데 많은 작용을 하는 교사의 눈으로 아이들을 바라볼 때면... 

가끔 '빨리'보다는 '느림'에 대한 여러 생각거리들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점심시간에 아주 급하게 밥을 입 안에 몰아넣고, 뛰어나가는 아이들... 

시험문제를 풀때면 빨리 풀고 자랑스러워 하다가도 실수로 틀린 문제를 보면서 아쉬워 하는 아이들.. 

함께 토의하고 만들어야 하는 친구들과의 활동 속에서 쉽게 지치고, 조급한 마음에 친구를 상처주는 아이들.. 

학원일정에 급하게 편의점에서 김밥을 몰아넣고 거리를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는 아이들... 


난 가끔 학교에서 업무를 처리하다가 '빨리'에 관련된 많은 것들로 인해 어깨가 뻑뻑하게 뭉치는 것을 경험.. 

급하게 일을 처리하다보면 내 반 아이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고, 집에서도 가족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경험이 떠오른다. 

그리고 사진을 오래 찍으면서 경험했던 느리게 세상을 바라보는 눈에 대한 중요성.. 

그리고 몇 년간 배웠던 여러 치료와 치유작업들 속에서 '천천히'에 대한 많은 통찰들을 떠올리게 된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효과적으로 '느림'의 미학을 가르칠 수 있을까.. ^^

여러 생각들을 하다가 몇 개의 놀이가 떠올랐다. 

빨리하면 더 실패하게 되는 균형과 마음의 안정이 중요한 놀이들을 잘 이용하면 아이들에게 '느림'에 대해 잘 이해시키고.. 

보다 내가 생각하는 목표에 즐겁게.. 그리고 보다 깊게 다가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두 가지 활동을 준비했다. 


 

 [Slow~ Slow~ 활동방법] 

 

 *미스코리아처럼

 *짝과 함께

 *나누기

 

 

 



2. 미스코리아처럼.. 


이 활동은 책을 머리 위에 올리고 걷기도 하고, 달려야 하는 활동이다. 

팀별로 릴레이를 하는데, 결과를 생각하고 조급한 마음에 빨리 걷거나 달리면 머리 위의 책이 떨어지고.. 

다시 처음부터 해야 하는 굉장한 균형감마음의 여유 필요한 활동이다. 


아이들에게 책을 머리 위에 올리고 음악에 맞춰 잠깐 걸을 수 있게 했다. 

어느정도 빨리 걸을 수 있는지 스스로를 판단하고, 어느 정도의 균형감과 집중력이 필요한지 살펴보게 했다. 

그리고 팀을 두 개로 나누고 본격적인 활동에 대한 설명을 했다. 

머리 위에 책을 올리고 걸어가서 반환점을 돌아와야 하는데, 책이 떨어지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기로 약속했다.

아이들에게 보다 큰 통찰을 주기 위해서 남자와 여자의 대결구도로 시작했다.  


천천히 걸어가는 아이들, 머리 위로 눈동자를 올리며 집중하는 아이들. 

하지만 몇 명의 아이들은 이겨야 한다는 생각때문인지 굉장히 조급한 마음으로 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책이 바닥에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 졌다. 

그럴 때면 실패한 친구에게 비난을 던지고, 실망감을 비추는 아이들. 

이 모든 것을 고스란히 인내하면서 바라보고 아이들이 한 경기를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던진 이야기... 



선생님이 평소에 하지 않던 경쟁구도로 활동을 하게 된 것은 너희들에게 뭔가 더 생각거리를 만들어 주기 위한 것인데... 

이 활동은 아무래도 조금만 실수하면 다시 할 수 밖에 없는 굉장한 집중력이 필요하단다. 

이런 활동이 익숙하지 않아서 누구나 실수할 수밖에 없는데... 

친구가 실수할 때 너희들은 어떤 눈과 말로 바라보고 있었니?

너희들의 눈과 말은 곧, 너희들이 바라보는 인생관과 같단다. 

실수가 있을 때, 비난과 찡그림으로 친구에게 상처를 만들어 주는 그러한 마음이 너희들 안에 자리잡고 있니.. 

아니면 괜찮다며 격려해주고, 다독여주면서 친구에게 믿음과 뭉클함을 만들어 주는 그런 마음이 자리잡고 있니.. 

선생님은 너희들의 말과 행동을 바라보며 너희 안에 자리잡고 있는 더 많은 것들을 본단다. 

자, 다시 한 번 경기를 진행할텐데 어떻게 참여하느냐는 너희들 자유란다. 

하지만 조금 전과 다른 모습을 보면 좋겠구나. 



다시 시작된 경기는 달랐다. 

서로 격려해주고, 응원하면서 훨씬 활동에 참여하는 아이들의 얼굴이 생기있음을 보게 됐다. 

그리고 아이들의 웃음 소리 또한 더 커졌다. 

활동이 끝나고.... 


선생님이 왜 이런 활동을 했을까?

책이 머리 위에서 떨어지는 상황은 무엇 때문일까?

이 활동 속에서 너희들은 무엇을 알게 됐니?



아이들은 '균형'에 대해 이야기를 했고.. 

앞의 내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는지 '믿음'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왔다. 

찾아낸 여러 느낌과 통찰들에 대해 칭찬을 해 주고 내 이야기를 진행했다. 



선생님은 너희들을 바라볼 때면 '빨리 빨리' 안에서 상처받는 것을 가끔 보곤 한단다. 

그리고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길을 가다 피어있는 꽃들을 보고 발걸음을 멈추는...

세상의 아름다움 속에서 감동받을 수 있는 그런 친구들을 발견하기가 참 힘들구나. 

이 놀이는... 재미있게 교실에서 친구들과 경쟁을 하는 것도 있었지만 더 중요한 의미가 숨겨져 있단다. 

빨리, 이기려는 생각으로 반환점을 돌려다 보면 책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이 생겼던 것처럼... 

너희가 세상을 이기기 위해 빨리 달려가는 것, 삶을 매번 달리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느낄 수 있었던 활동이란다. 

네 자신을 믿고, 보다 안정적으로, 보다 천천히 세상을 바라보면서 살다보면... 

책을 머리에서 떨어뜨린 것과 비슷한 여러 상황들을 피해갈 수 있지 않을까?

이 잠깐의 활동이 너희들에게 큰 도움이 되면 좋겠구나.. 

 

 

 

 

 




3. 짝과 함께.. 


한 가지 활동을 더 나갔다. 

아이들이 살아가는 삶이라는게 혼자가 아닌 여럿이고.. 

함께 해야 하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보다 깊은 생각거리들을 나눠주고 싶었다. 


이번엔 두 명씩 짝이 되어 서로의 볼과 볼 사이에 책을 두고... 

두 손을 뒤로 한 채 반환점을 돌아오게 했다. 

역시, 중간에 책이 바닥에 떨어지면 다시 처음부터 해야 한다. 

힘의 균형이 중요하기 때문에 혼자만 힘을 주는 것보다 함께 할 수 밖에 없는 활동이다. 

나중엔 엉덩이와 엉덩이, 머리와 머리 등으로 발전을 시키면서 재미를 늘려가면서 보다 균형감이 필요하도록 만들었다. 


아이들은 처음 해보는 이 활동에 대해 환호를 지르며 참여했다. 

내가 배경으로 사용한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면서 차례를 기다리기도 하고, 서로를 더 믿고 의지하면서 활동 속에 참여했다. 

엉덩이와 엉덩이 사이에서 떨어지는 책을 보면서 우리는 함께 웃기도 하고... 

머리와 머리 사이에 책을 넣고 춤을 추다(오버하다) 책이 떨어지는 것을 보며 또 한 번 웃기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들을 만들어 갔다. 

역시 활동이 끝나고, 승부에 대한 놀이가 아니라 생각이 담긴 활동임을 강조하고 왜 이런 놀이를 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했다. 

아이들은 협동과 균형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역시 아이들이 찾은 느낌과 통찰에 대해 칭찬을 하고 내 이야기를 계속했다. 



선생님이 이 활동을 하게 된 것은... 

역시 '느림'에 대한 생각을 하도록 하는 것도 있지만.. 

혼자가 아닌 함께, 천천히 세상을 바라보면 하는 마음도 있단다. 

우린 서로를 상처주고, 상대방보다 더 잘되야 된다는 생각에 혼자 열심히 뛰어가곤 한단다. 

행복이란 것도, 슬픔이라는 것도 모두 관계 속에서 생기는데... 

혼자 잘 할 수 있는 것도 틀림없이 있지만, 많은 것들은 여럿이 함께 해야 한단다. 

그리고 함께 해야지.. 두 명 가운데 한 명만 힘을 세게 줘도 책은 떨어진단다. 

그리고 한 명이 힘을 주지 않아도 책은 떨어지지.... 

그리고 반환점을 돌아올 수 없어. 

삶 안에서도 비슷한 상황은 많이 발생한단다. 

내가 이야기 해 주는 것 외에도 더 많은 의미들을 찾아내면 좋겠구나. 


 

 

 

 

 




4. 나눔. 


교실 안을 정돈하고.. 

음악을 통해서 아이들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든 뒤..

이 활동으로 느끼게 된 많은 것들을 나눠보게 했다. 

아이들이 찾아낸 것들 가운데 몇 가지를 소개해 본다. 



 

 [아이들의 소감]

 

 빠르게만 살던 우리를 천천히.. 그리고 느리게 살아라는 이 활동의 의미를 느낄 수 있었다. (ㅈㅇ)


 너무 재미있었다. 

 이기겠다는 승부욕이 처음엔 발동했다. 

 실패를 할 때면 짜증이 났지만, 나중엔 서로 괜찮다고 하면서 하다보니 더 잘되었다. 

 차분하게 하려다 보니 더 잘 되는 것도 느꼈다. (ㅁㅅ) 


 빨리 하려다보니 자꾸 실수하고 집중력이 떨어졌다. 

 차분한 마음을 가져야 겠다. (ㅈㅇ)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지 못한 느린행동의 장점을 알 수 있었다. (ㅇㅍ) 


 괜찮아, 할 수 있어!! (ㅈㅇ) 


 활동에 이겨도 보상을 준다는 말도 없었지만 나도 모르게 몰입했다. 

 자꾸 실패했을 때, 친구들이 괜찮다고 천천히 하라고 격려해 줬다. 

 천천히 걸어봤더니 성공했다. 

 인생도 이와 같을 것이다. (ㅁㅎ) 


 우리가 사는 사회는 협력보다는 경쟁이다. 

 옆에서 친구들이 어떤 영향을 주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졌다. 

 격려와 배려, 그리고 천천히는 결과를 좋게 했다. 

 사회와 내 개인적인 문제를 돌아보게 했다. 




 

(음악 : 1.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 2. 내 이름은 김삼순 중, 봉봉 오 쇼콜라 III)

 


 

 

마음흔들기(09) 내 마음을 신문지에 담아..

[학급경영/집단상담/감정조절]

 

6학년, 몇 개 교실에 가득 쌓여 있는 신문지들이 눈에 들어왔다. 

예전엔 신문지를 보면 교실놀이와 NIE활용 수업에 활용을 하곤 했는데...

이젠 신문지를 보면서 예술치료와 관련된 많은 것들을 떠올리게 됐다.   

대학원과 센터를 통해 공부했던 예술통합치료 내용 중, 신문지를 앉아서 길게 찢다 보면 마음이 안정되는데 도움을 받는다는 말이 자꾸만 생각이 났다. 

아이들은 어떻게 반응하고, 어떤 효과가 생길까? 

적용을 해 보기로 마음 먹고 아이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함께 즐겼다.

 

찢는 것이 효과가 있을까?

최종 도착지인 찢기 활동을 위해, 워밍업 단계에서 몸을 과하게 사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교실놀이 중 일부인 신문지 눈싸움과 신문지 던지기 등을 앞쪽에 구성해서 자연스럽게 분출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고자 했다.

몸 따로, 마음 따로가 아니라... 몸과 마음의 통합작업을 하는데 큰 효과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마음을 신문지에 담아.. 활동순서]

 

  *신문지 뭉치 만들기

  *신문지 눈싸움

  *상처 던지기

  *상처 찢기, 버리기

  *나누기

 

 

언제나 그래왔듯 아이들에게...

몇가지 놀이를 할텐데 의미가 담겨있는 놀이이고, 왜 선생님이 이런 놀이를 하는지 마음으로 잘 파악해 보면서 참여하면 좋겠다 부탁으로 시작했다.

놀이적용이 주된 활동이 아니라 찾아올 통찰이 우선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모두 나와 눈을 마주치길 기다리고..

마음이 가라앉길 바라보며 차분하게 진행하게 됐다.

 

 

 

 

1. 신문지 뭉치 만들기

 

몇 년전에 만든 내 웹연수(갈갈이샘의 교실놀이)를 준비하면서 아이들과 정말 신나게 놀았던 기억이 있다.

넓은 신문지를 두 개로 나눠 잘 구기면 한 손에 들어갈만한 작은 신문지 뭉치가 된다.

교실을 의자를 이용해 두 개의 영역으로 나누고, 아이들을 나누었다.

이번엔 처음으로 남자와 여자를 구분해서 세운 듯하다.

아이들은 각자 6개의 신문지 뭉치를 들고 '신문지 눈싸움'을 준비했다.

 

 

 

2. 신문지 눈싸움

 

눈뭉치 대신 신문지를 던지는 것은 아이들에게 커다란 재미를 가져올 수는 있지만...

언제나 부정적인 요소가 생기기 때문에 다음 활동을 위한 워밍업으로 짧게 적용하곤 한다.

한 번에 하나씩 던져야 하며, 한 사람에게 여러 번 던지면 안된다는 등으로 철저하게 제약하고 놀이에 접근하게 된다.

장마철이라 밖에 나갈 수 없어서 그런지 신문지 뭉치를 던지는 행위 자체가 행복으로 다가갔다.

 

신나는 음악과 함께 시작된 신문지 눈싸움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던지는 뭉치가 그리 아프지 않아서인지 아이들은 두려움을 버리고 보다 적극적으로 던지기 시작했다.

나는 천천히 아이들의 몸을 읽어가며 어느 정도 열기와 땀이 나기를 기다렸다.

자꾸만 아이들의 숨소리를 거칠어 지고, 아이들의 비명이 가득찰 때즈음....

활동을 멈추고 지금까지의 활동이 워밍업이라는 설명을 했다.

 

던질 때의 기분, 몸이 움직이고 난 뒤 어떤 변화가 나에게 찾아왔는지 물으며 다음을 준비해 나갔다.

 

 

 

3. 상처 던지기

 

신문지 눈싸움이 아닌 상대방 영역에 신문지 뭉치를 던지기로 약속했다.

빠른 음악 한 곡이 흐르는 동안 더 많이 던지기로 하는데, 내 안의 상처나 스트레스를 담아서 상대방 뒷쪽으로 멀리 던지기로 했다.

음악 소리와 함께 아이들은 주변 신문지 뭉치를 들어서 던지고, 모아서 던지고, 때론 넘어오는 뭉치를 받아서 던졌다.

점차 아이들의 숨소리는 더욱 거칠어지고, 비명이 가득 자리잡게 됐다.

그럴 수록 난 더 큰 목소리로 혹시 답답한게 있으면 신문지에 담아서 더 멀리, 더 세게 던지라고 요구를 했다.

더욱 더 커지는 아이들의 숨소리와 비명...

 

활동을 중단시키고 호흡조절과 함께 자리로 돌아오게 했다.

땀벅벅이 되어 있는 아이들.. ^^

 

이 활동이 과연 재미를 위한 활동이었는지,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활동이었는지 물었다.  

상처라는게 아무리 던져도 나도 모르게 자리잡고 있는 것처럼...

그 상처를 없애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쏟아부어도.. 자꾸만 비워지지 않는 답답한 마음 등이 있는지 생각하면 좋겠다고 했다.

 

다음 활동을 위해 각자 원을 그리고 앉아 가운데 신문지를 모아보라고 요청했다.

 

 

 

4. 상처 찢기, 버리기

 

자리를 잡고 앉은 아이들에게..

대학원에서 공부하면서 답답한게 있거나 화가 날 때 자리잡고 앉아서 신문지를 천천히 길게 찢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배웠는데..

너희들에게 나눠주고 싶고, 경험하게 해 주고 싶다고 이야기 했다.

모두에게 같은 효과가 있을거라 생각하는 건 욕심이겠지만, 한 두 사람에게라도 효과가 있다면 이 작업은 큰 의미가 있지 않겠느냐며..

아주 진지하게 활동에 참여해 보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잔잔한 음악과 함께...

내가 신문지를 찢으면서 버리고 싶은 고민이나 상처, 답답한 것들을 떠올려 보도록 했다.

그리고 신문지를 찢어 버리면서 내 마음 구석에 있는 부정적인 생각들이 하나씩 떠나갈 수 있도록..

의식과도 같이 활동에 참여하기로 했다.

 

아이들은 천천히 구긴 신문지를 펴서, 길게 찢기 시작했다.

어떤 아이들은 재미로 접근하기도 했지만...

몇 명의 아이들의 눈이 흔들리는 것이 보였고, 뭔가를 중얼거리면서 찢기 시작했다.

모든 신문지가 찢어지도록 충분히 시간을 주고, 의식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침묵을 강조했다.

점차 진지해 지고 온 마음을 다하는 아이들이 늘어났다.

 

 

 

(호기심 하나 더.. )

 

길게 찢긴 신문지들을 보니, 예전 학교 아이들과 했던 활동이 떠올랐다.

낙엽 속에, 때론 담요 속에 들어가서 따뜻함을 느껴보는 활동이었는데...

신문지 안에 들어가면 굉장히 포근했던 내 기억을 이야기 해 주면서, 그룹 가운데 따뜻함을 선물로 주고 싶은 아이를 찾아보게 했다.

그리고 내가 따뜻함이 필요하겠다 싶으면 안에 들어가 보도록 했다.

 

이 활동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는지.. 의식이라는 것을 강조했음에도..

에너지 가득 너무 몰입하는 모습이 보였다. ^^

시간이 있었으면 모두에게 경험을 줬을텐데, 항상 40분 단위 수업 속에서 끝마쳐야 하기 때문에...

한 두 명의 친구들이 모두에게 느낌을 공유하기로 하고 활동을 마무리 지었다.

 

 

 

5. 나누기

 

신문지를 가지고 놀면서 많은 것들을 느꼈으면 했다.

아이들에게 신문지가 상징하고 있는 것을 무엇일까?

그리고 왜 선생님은 상처를 떠올려 보라고 했으며, 왜 던지고 찢게 했는지 생각해 보게 했다.

그리고 신문지를 찢으면서 내 마음에서는 어떤 것이 자리잡았는지 생각 보게 했다.

 

어떤 아이에게는 이 활동이 땀을 흘리며 신체적 활동을 할 수 있는 즐거움으로 다가설 수도 있지만..

이 활동이 틀림없이 긍정적인 삶의 변화와 관련된 생각거리 다가온 아이들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무엇보다 내 안의 고민과 상처를 머리로, 이미지를 그려가며 풀어내기 보다..

몸을 움직여.. 나에게, 그리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해결책들을 찾아가는데 다리역할을 하고 싶었다.

언제나 아이들은 창의적이기 때문에 한 두개의 경험으로 더 많은 것들을 찾아낼 수 있다고 믿었고..

내가 보는 것보다 더 깊은 곳에서의 변화가 찾아오리라는 생각을 해 본다.

 

무엇보다 넘치는 에너지로 가득한 6학년들이 고요한 의식과도 같이 신문지를 길게 찢어가는 장면은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아이들은 어떤 생각과 느낌들이 자리 잡았을까...

아래 몇 명의 아이들 생각을 옮겨본다.

 

 

  [아이들 소감]

 

  선생님과 이 활동을 하면서 스트레스 해소 한 것 같다. 
  OO와 집에서 싸워서 쌓인 스트레스.
  OO에서 쌓인 스트레스 등 신문지로 해결할 수 있어 놀랐다.  
  내가 먼저 다른 사람들이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따뜻하게 대해주고 싶다. (ㅈㅎ)

 

  스트레스 주는 한 사람을 생각하며 열심히 했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화만 내는 것은 좋은게 아니다. (ㅈㅇ)

 

  신문지를 눈뭉치처럼 말아서 던지면서 시원해 졌고...
  신문지를 찢으며 내 마음이 편안해 졌다. (ㅎㅇ)

 

  통쾌하다!! (ㅂㄷ)

 

  난 특히 신문지를 찢으면서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없앨 수 있었다.
  내 나쁜 기분을 신문지에 담아 찢을 때, 나쁜 마음도 신문지와 함께 사라진 것 같았다.
  모두 쓰레기가 되어 봉투에 담겨 버려질 때 기분이 좋았다. (ㄱㅎ)

 

  하지만 오늘 활동을 통해 마음이 편안해 졌다. (ㅈㅎ)

 

  신문지 찢는 활동이 참 시원했다. (ㅅㅇ)

 

  그동안 스트레스가 많았고..
  매일 어떤 친구가 우리 집에 올때마다 난리나서 짜증나서 죽여버리고 싶었는데...
  이 활동을 통해 조금 나아진 것 같다.

  마음 속 답답한 뭔가 빠져나온 것처럼 마음이 뻥~ 뚫려 속이 시원했다. (ㅈㅇ) 

 

 

 

 

마음흔들기(08) 감정의 마인드맵

[학급경영/집단상담/자기이해]

 

 

작년, 지니샘 반아이들 마인드맵의 감동과, 감정치유라는 책에서 찾아온 통찰을 더해 '감정의 마인드맵'이라는 활동을 실시했었다. (활동 기록 : 클릭 ☞ 2010 감정의 마인드맵)

실험적으로 실시했던 '감정'을 주제로 작성한 마인드맵은..

관계 속에서 아이들의 정서를 더욱 이해할 수 있게 됐고, 진정 원하는 행복이 무엇인지 엿볼 수 있었다.

그로 인해 변화된, 내 학급경영의 방향과 고민들이 기억난다.

 

올해는 자꾸만 계발활동이 학교 행사로 인해 생략된다.

마음흔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가 없던 아쉬움을 도덕수업 속에 녹여 6학년 전체에게 실시했다.

작년의 내 반 아이들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6학년들에 대해 깊게 이해할 수 있었고, 보다 더 많은 자료들을 얻을 수 있었다.

아이들을 이해하면 할수록 권위적인 교사에서 벗어나게 되고, 아이들의 행복과 고통을 살펴보는 것을 넘어..

내 가정의 행복까지도 생각하는 내가 된다. 

 

 [감정의 마인드맵] 활동 순서

 

 *9가지 감정 알기

 *긍정과 부정 중 2가지씩 고르기

 *감정에 해당되는 마인드맵 그리기

 *마인드맵 살펴보기 

 

 

1. 9가지 감정 알아보기

 

아이들에게 막연하게 감정에 대해 마인드맵을 그려보라고 하면 혼란스러움이 생길 수 있다.

감정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해 주고, 교사의 경험을 살짝 노출 시켜주면 좋다.

내 경우엔 지난 활동의 몇 개의 샘플을 보여주면서 감정과 정서 뒤에 무엇이 존재하는지 엿볼 수 있게 했다.

정서와 감정에 대한 여러 책이 있지만 처음 나에게 아이디어를 준 '감정치유'라는 책에서 소개한 것 감정에 대한 설명은 아래와 같다.

 

 9가지 감정]

 - 행복 (더없이 즐거운, 기쁜, 열정적인, 흥분된, 좋은, 기뻐서 날뛰는, 감사하는,즐거운)

 - 슬픔 (낙담한, 낙심한, 의기소침한, 암울한, 애도의,상처받은, 외로운, 울적한)

 - 분노 (흥분한, 괴로운, 격분한, 노한, 격심한, 짜증난, 성난, 분개한)

 - 두려움 (불안한, 무서운, 소름끼치는, 긴장한, 공황상태의, 깜짝놀란, 떨리는, 겁먹은)

 - 기쁨 (대담한, 순수한, 창의적인, 자유로운, 근심없는, 살아있는, 즉흥적인, 기발한)

 - 사랑 (애정어린, 정다운, 다정한, 친절한, 돌봄을 받는, 부드러운, 따뜻한, 믿음이 가는)

 - 혼란스러움 (양가적인, 당혹한, 갈등스러운, 머뭇거리는, 어쩔줄 모르는, 괴로운, 불안한, 불안정한)

 - 우울 (소진된, 낙심한, 의기소침한, 의지할 곳 없는, 희망없는, 귀찮은, 지친, 위축된)

 - 평화 (고요한, 마음편한, 이완된, 조용한, 만족스러운, 잔잔한, 평온한)

출처 : 감정치유, 루시아 카파치오네

 

 

 

2. 감정 고르기 (긍정 2개, 부정 2개) 

 

작년엔 9가지 감정을 다 그려보도록 했는데..

결과물들의 내용을 보면 겹치는 것들도 있었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었다.

올해는 9가지 감정을 칠판에 적어놓고, 긍정적인 감정 가운데 두 가지, 부정적인 감정 중에서 두 가지를 선택하게 했다.

시간도 절약됐고, 아이들의 사고의 흐름도 정돈된 느낌이었다.

(활동 후 자세히 살펴보니, '무엇을 선택하느냐'도 그 아이의 관심사이고, 삶에 가깝게 작용되는 주제였다.

그리고 부정과 긍정의 자리를 지정을 했더니, 마인드맵 전체에서 긍정과 부정의 크기와 색깔, 집중한 정도가 눈에 들어왔다.

미술치료의 접근법 처럼 활용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 마인드맵 그리기

시간은 정도에 따라 10분~15분 정도면 충분했다.

도덕 시간 짬을 내서 그릴 정도 였으니, 간단했다.

샘플 하나를 공개하고, 어떤 흐름으로 그리면 좋겠다는 설명이 도움되는 듯 했다.

 

 

 

4. 마인드맵 살펴보기

 

6학년 약 200여명의 결과물들 가운데에서 우선 눈에 들어오는 것들 중심으로 살펴봤다.

전체적으로 아이들은 어떤 고민과 불만이 있는지, 어떤 관계 속에서 살고 있는지 보였다.  

또한 아이들의 관심사와 어떻게 휴식을 취하고 있으며, 행복해 하는지도 알 수 있었다.  

 

부정적인 면들은 아이들의 관계를 개선하고, 고민들을 해결하는데 좋은 자료로 활용된다.

특히 정서 뒤에 자리잡고 있는 사건과 인물들은 심리극에서 고스란히 다룰 수 있어서 좋았다.

긍정적인 면들 또한 나중에 심리극에서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것들을 잘 보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 긍정

 

이런 마인드맵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가족 때문에 사랑받고, 생활의 대부분의 장소인 학교와 집에서 기쁨을 찾아가는 이 아이의 마인드맵은 너무나 따뜻하게 보인다.

무엇보다 사람들의 말들 속에서 사랑을 느끼고, 관계 속에서 잘 살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좋다.

 

 

이 아이의 행복과 기쁨을 보면, 사소함 속에서 긍정적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음이 느껴진다.

그리고 자존감도 높고, 여러 활동반경 속에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세월이 지나서 이 아이가 어떻게 성장해 나갈지 궁금해 진다.

 

나. 부정.

아무래도 이 블로그 글은 부정 쪽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 같다.

많은 아이들이 받고 있는 스트레스와 상처, 외로움 등을 볼 수가 있는데...

활동 마지막 소감에서도 부정적인 면들을 그린 뒤, 혼란이 찾아온 아이도 있었다. 

사실, 부정적인 것들을 감추고, 직면하려 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한 걸음 뒤에서 나를 바라보고, 부정을 보다 긍정으로 시선을 돌릴 수 있다는 것을 굉장히 중요한 일이기에...

집중해서 그리고, 살펴보게 했다.

아이들의 마인드맵 중에서 몇 가지를 보면... 

(아무래도 블로그는 공개된 공간이기 때문에 깊은 설명은 하지 않고 아주 간단하게만.. )

 

1) 우울함

 

이 아이는 관계 속에서 우울함을 볼 수 있었다. 관계 속에서 크게 상처 받기도 하겠다.

 

 

이렇게 부모에게 일어난 사건 등으로 우울하기도 하고...

 

이 아이 또한 관계 속에서 우울함이 올라온다.

그리고 우울함 뒤에 외로움이 자리잡고 있다.

 

꾸중과 매 때문에 우울한 아이도 있다.

 

 

2) 슬픔 

 

관계 속에서 슬퍼하는 아이들도 있는데...

오해나 고민 속에서 위로받을 수 있는 사람이 옆에 있으면 좋을텐데..

그리고 아래 채동하의 자살이 학교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마인드맵이라 생각할 수 있다.

 

 

3) 두려움

 

 

여기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관계 속에서의 두려움인데..

꾸중과 매, 사랑받지 못하면 어떻하나 등의 고민을 볼 수 있다.

 

 

 

4)분노

 

 

 

 

5) 전체적인 마인드맵 샘플 몇 개

 

 

 

 

(전체적 마인드맵에 대한 해석과 설명은 오프라인을 통해서만.. ^^)

 

 

이번에 보다 구체적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알 수 있어서 도덕시간을 어떻게 꾸며나갈지 알 수 있었다.

이벤트성 활동이 아니라, 이 마인드맵을 통해 자신을 보다 객관적으로 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했다.

누구나 긍정적인 감정과 사건만 있을 수는 없다.

부정적인 감정이 드는 사람들과 사건들을 살펴보고, 나는 어떻게 극복해 나가야 할지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해결하기 위해 상담 또는 몇 개의 워크샵을 통해 도움을 받아야 한다.

 

오늘 뉴스에서도 한국인들은 스트레스에 짓눌려 있고, 상담치료는 외면한다는 글을 볼 수 있었다.

내가 만나는 아이들에게 작은 행복을 만들어 주고, 손을 들고 도움을 요청하는 아이들에게 적절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매년 이렇게 활동을 업그레이드 하고, 아이들의 깊은 곳을 조금씩 더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

 

이 감정의 마인드맵을 끝낸 뒤, 아이들의 생각을 아래에 기록해 본다.

많은 교실에서 선생님들이 변화되는데 작은 도움이 되길 바라며.. ^^

 

 

 

 [아이들의 소감]

 

*내가 진정으로 두려워하는 것, 사랑하는 것, 행복하는 것, 분노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내가 갖고 있는 부정적인 감정을 고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ㅇㅈ)

 

*마인드맵으로 감정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 색달랐다. (ㅎㅁ)

 

*내가 행복한 것들보다 슬픈 것이 많을줄 몰랐다. (ㅇㄹ)

 

*부정적인 면이 쓰고 나니, 머리에 혼란이 온다. (ㄷㅎ)

 

*마인드맵으로 내 감정이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알 수 있었다.
   내가 무엇을 할때 기분이 좋아지고, 나빠지는지 알 수 있었다.
   앞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해 나가고, 안 좋은 것들을 좋아지도록 만들겠다. (ㅁㅎ)

 

*내가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됐다.
   내가 가족을 사랑한다는 것을 느꼈고, 내가 무엇 때문에 분노하고 혼란스러워하는지 알 수 있게 됐다.

   앞으로 그것을 고쳐나가야겠다. (ㅎㅈ)

 

*마인드맵을 통해 내가 지금까지 즐거웠던 추억, 우울함 등의

   일어난 일들을 다시 살펴보고, 정리할 수 있었다. (ㅊㅁ)

 

*나를 알아가고, 이 마인드맵을 통해 내가 더 잘해야 하고, 자제해야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내가 누군지 무엇을 해야 할지도 알 수 있었다. (ㅅㄱ)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ㅇㄷ)

 

*내 가족은 나에게 분노도 주지만, 내게 행복을 준다는 것도 알게 됐다.
   학교에서 항상 의기소침하지 않고, 밝게 생활하겠다. (ㅈㅇ)

 

*아빠가 야구배트로 안 때리셨으면 좋겠다. (ㅇㅇ)

 

*나도 모르게 내 자신에 대해 잘 알 수 있었다. 그래서 흐뭇하다.

   그리고 엄마의 잔소리가 줄어들면 좋겠다. (ㅇㅇ)

 

*내 자신에 대해 잘 알게 됐다.
   나는 친구가 내 마음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것 같다.
   내 분노와 두려움 등을 날려버리고 싶다. (ㅇㅇ)

 

*논술시간에 여러 주제로 마인드맵을 그려봤지만, 감정으로 마인드맵을 그려보긴 처음이다.
   내가 무엇을 싫어하고, 무엇에서 행복을 얻는지 자세히 알 수 있었다.
   분노와 슬픔을 행복과 기쁨으로 바꿀 수 있는 긍정적인 생각을 만들며 살겠다. (ㅎㅅ)

 

※ 활동을 가져가서 적용해 보세요. 그리고 블로그 등, 웹상에 올리실 때는 원출처를 밝혀주세요..

 

 

마음흔들기(06) 버킷리스트

[학급경영/집단상담/진로지도]

 

 

페이스북에서 공창수샘의 포스팅을 보다가 '버킷리스트'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덕분에 몇 년 전, 굉장히 의미있게 봤던 영화 '버킷리스트'도 떠올랐고...

언젠가 반 아이들과 이 리스트를 작성해 보고, 실천해 나가는 과정을 기록해 보고자 했었던 계획도 다시 올랐다.

앞에서 했던 인생그래프 활동과 연관이 됐고, 가상죽음활동 뒤에 적절하게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버킷리스트'를 구해놓고, 꼼꼼하게 모니터링 하고...

아이들에게 적용할 방법을 생각했다.

이번에도 마음흔들기 부서 아이들에게 깊은 생각거리로 다가설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갖고 도전해 본다.

 

 

버킷리스트(Bucket List)란?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들을 적은 목록을 뜻하는 말.

 

 

 [활동방법]

 *버킷리스트에 대한 안내

 *편집된 영화감상

 *버킷리스트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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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버킷리스트 소개하기

 

포털 사이트에서 '버킷리스트'를 검색하면 몇 가지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아주 짧막하게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에 대한 정보만 취하고, 조금 더 실제적인 내용은 책과 영화를 통해 안내를 하게 됐다.

 


버킷리스트

저자
강창균 지음
출판사
한국경제신문사 | 2011-01-20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정답 없는 인생, 네가 하고 싶은 대로 살아라!가슴 뛰는 도전과...
가격비교

 

오래 전에 이 책을 읽었던 기억이 있어서...

인터파크 도서에서 미리보기로 빌클린턴대통령의 버킷리스트도 살짝 참고해서 아이들에게 소개를 했다.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들을 적어놓은 목록이라는 내 설명에 진지해지는 아이들의 눈빛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난 활동의 비문쓰기에서 평생 무엇을 위해 살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던 터라....

그와 관련해서 정말 인생의 즐거움과 목표가 무엇인지 이번에 생각해 보면 좋겠다고 말을 꺼냈다.

 

 

 

 

2. 버킷리스트 영화 보기

 

영화가 꽤 길어서 다 보여줄 수는 없었다.

병원에서 잭니콜슨이 모건프리먼의 버킷리스트를 발견하게 되는 장면과, 이 리스트를 실천하는 과정 중심으로 감상했다.

그리고 마지막 모건프리먼의 죽음과, 잭니콜슨의 정서의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

 

아이들은 리스트가 실천되는 과정을 진지하게, 웃고, 뭉클해 하면서 보고 있었다.

재미로만 영화를 접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 간단한 영화에 대한 해설을 더해가고, 리스트가 실천되어 가면서 변화된 주인공들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영화 속, 에드워드와 카터의 버킷리스트] 

 

 *장엄한 광경 보기

 *낯선 사람 도와주기

 *눈물 날 때까지 웃기

 *무스탕 셀비로 카레이싱

 *최고의 미녀와 키스하기

 *영구문신 새기기

 *스카이다이빙

 *로마, 홍콩여행, 피라미드, 타지마할 보기

 *오토바이로 만리장성 질주

 *세렝게티에서 호랑이 사냥

*화장한 재를 인스턴트 깡통에 담아 전망 좋은 곳에 두기

 

 


버킷리스트: 죽기전에 꼭 하고싶은 것들 (2008)

The Bucket List 
8.9
감독
롭 라이너
출연
잭 니콜슨, 모건 프리먼, 션 헤이즈, 비벌리 토드, 롭 모로우
정보
드라마, 코미디 | 미국 | 96 분 | 2008-04-09

 

 

 

 

 

3. 버킷리스트 작성하기

 

종이를 나눠주면서 버킷리스트를 작성해 보게 했다.

인생에 있어 공부도 중요하지만 정말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일을 생각해 보고, 그 일들이 실천됐을 때 찾아올 만족감을 떠올려 보게 했다.

 

이번 마음흔들기는 처음으로 아이들에게 적용하는 것도 있어서...

긴 시간동안 실천해 나가는 것을 나중에 확인도 해 보고 싶어서 리스트를 두 가지로 나눠봤다.

모두 총 15개의 리스트를 작성해 보는데...

1~5번까지는 중학생이 되기 전까지에 대해서, 6~15번까지는 인생 전반에 대한 리스트를 작성해 보게 했다.

2월, 졸업식 전 1~5번까지의 리스트를 얼마나 실현했는지 확인해 보기로 했다.

 

아이들은 처음 재미있겠다는 생각으로 리스트에 도전하게 됐는데..

쉬운 일이 아닌 듯, 깊게 생각하고 집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15분이라는 시간(1개 당 1분)을 줬는데, 시간이 좀 부족했다.

계발활동을 끝내고 집에 가기 전에 리스트를 완성하고 교담실의 나에게 제출하고 가도록 했다.

 

 

 

4. 아이들의 리스트

 

아이들의 리스트들을 읽어보면...

올해에 이루고 싶은 것들은 공부, 부모와의 관계, 휴식 등이 눈에 띄었고...

평생을 두고 적었던 리스트는 아주 다양한 내용이 많았다.

개인적으로 눈에 들어왔던 것 몇 가지를 적어보면..

 

 

 

 [올해 안에 이루고 싶은 것들]

*내 방을 만들어 혼자 자기

*새로 태어날 사촌동생 안아보기

*친구들과 찜질방 가기

*핸드폰에 저장된 번호 100개 이상 만들기

*학교에서 6교시 내내 체육해 보기

*야구장 한 번 가보기

*엄마에게 미안하다고 말하기

*해외여행 가고 싶다고 엄마, 아빠에게 끝까지 졸라보기

*친구들 뒷담 10번 이상 안까기

 

 [죽기 전에 이루고 싶은 것들]

*아프리카에서 아픈 사람들을 도와주기

*예쁘고 현명한 아내 만나기

*조앤 K. 롤링을 만나서 대화하기

*강당이 꽉 찰만큼의 사람이 모인 곳에서 강의 하고, 박수 받기

*내 다리 힘이 빠지기 전, 친구들과 국토 대장정 하기

*아기 3명 낳기

*작가가 되어서 쓴 책을 베스트셀러에 올리기

*CSI 요원되기

*길거리 공연해 보기

*남자친구랑 5년 사귀고, 남편이랑 500년 살기

*남친이나 남편에게 감동적인 프로포즈 받기

*천국에서 아래 내려보며 행복하게 살기

*남극에서 1주일간 살아보기

*자살이 없는 세상 만들기

*죽어서 평생 멋졌던 여자로 기억되기

*내가 죽은 후, 전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기

*나만의 방을 만들어서 그 안에서 마음대로 살아보기

*TV에 나가서 사회의 잘못된 점 말하기

 

 

 

 

 

  [아이들의 소감]

 

*한 번뿐인 인생, 헛되게 살지 않아야 겠다.

   나도 죽기 전에 할 수 있는 일, 하고 싶은 일 꼭!!! 이루고 살아가겠다. (ㅅㄴ)

 

*오늘 주제는 나에게 너무 큰 도움이 됐다.

   사실 난, 지금까지 내 미래를 계획해 본 적이 없었다.

   오늘을 계기로 다시 한 번 내 모든 인생을 되새겨보고, 미래를 생각하게 됐다.

   새로운 이 목록들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ㅁㅈ)

 

*마음 흔들기 시간엔 항상 깜짝 깜짝 놀라곤 해요..

   생각치도 못했던 여러가지 흥미로운 활동들..

   정말 제 마음을 변화시키기에 충분해요.

   오늘은 제 부족한 모습을 되돌아 보게 됐어요. 감사해요. (ㅎㅇ)

 

*평소에 무엇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막상 적으려니 생각이 잘 나지 않아 좀 쓰는데 힘들었다.

   하지만 이 15개 외에 더 많은 것들을 하면서 살고 싶다. 노력할 것이다. (ㄱㅇ)

 

*'버킷리스트'라는 단어를 보면서 무슨 활동인지 정말 정말 궁금했다.

   처음엔 별거 아닌 줄 알았는데...

   하다보니 어느 때보다 더 의미있는 것 같다.

   나중에 내가 이것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영화에서의 주인공들처럼 이 목록들을 꼭 이루겠다. (ㅁㄱ)

 

*쉬운 것 같아도 은근히 어렵다.

   내 인생에서 내가 이루고 싶은 것들...

   조금 힘든 것도 있고, 돈이 필요한 것들도 있지만 아직 인생은 많이 남았다!!

   내 버킷리스트를 꼭 이루며 살아가겠다. (ㅎㅈ)

 

*지난 시간에 죽음을 경험해서 그런지..

   오늘도 역시 진지하게 했다.

   내가 살면서 원하는 것들을 마음껏 해보고 싶었는데...

   오늘 다짐이 더 확실해 졌다.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 (ㅇ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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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활동은 계속 된다.

 

아이들의 실천을 중간 중간에 확인해 봐야겠다.

이 글이 2월에 완성될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내 버킷리스트는 이곳에 공개하지 않지만..

나 또한 아이들과 함께 꿈을 꾸고, 행복한 삶을 찾아가겠다.

 

다음 마음흔들기도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 되길 바라며.. ^^

 

 

마음흔들기(05) 죽고싶다는 생각은 이제 그만!!

[학급경영/집단상담/자살예방]

 

 

우리 지역 청소년 한 명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페이스북과 미디어를 통해 접했다.

그리고 엇그제도 연예인 한 명이 스스로 목숨을 버렸다. 

너무나 안타깝다.

 

아주 오래 전, 우연히 약을 먹고 자살을 시도한 한 여학생 동기를 구한적이 있어서 그런지..

'자살'과 관련된 소식은 예사롭지 않게 다가온다. 

인생그래프를 그리는 마음흔들기 작업 속에서도 죽음과 자살을 생각한 학생들이 나타나 더욱 쉽게 넘길 수가 없다.

아이들을 위해 삶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고, 죽음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할 기회를 만드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살예방과 관련된 수많은 공문들이 학교로 내려오고,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연수도 하지만...

막상 내용을 보면 너무나 피상적이고, 교사들에게 부담으로만 작용이 되는 듯 하다.

 

2009년의 실험적인 마음흔들기 프로그램이 생각났다. 

(http://blog.daum.net/teacher-junho/17031556)

반 아이들은 가상죽음을 경험한 뒤, 긍정적으로 세상을 살아가겠다는 의지가 강해졌던 결과가 있었는데, 

그때의 활동을 수정보완하고, 아주 간결하면서도 깊은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상을 틀고, 홍보자료를 보여주는식의 교육보다 효과가 있길 바라며...

 

 

 [활동 순서]

 - 마음 다지기 (음악과 멘트를 통해 가상죽음을 준비)

 - 유언장, 비문쓰기

 - 가상죽음 체험 : (안대와 천을 이용해 체험, 내가 쓴 글 듣기)

 - 체험 소감 나누기

 

무작정 활동을 따라하시는 선생님들을 위한 경고!!

가상의 죽음 체험은 실제 죽음을 생각하는 학생들에겐 연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신중하게 프로그램을 꾸리고, 체험에 초점을 두기 보다는 생각의 변화에 집중하십시오!!

 

 

 

1. 마음 다지기

 

음악에 귀를 기울이고 차분한 마음으로 유언장을 쓰도록 하는 상황 속으로 빠져들게 만들었다. 

어느 정도 음악과 내 멘트를 통해서 아이들의 몸이 이완되는 것을 확인 한 뒤 '가상죽음'에 대한 안내를 했다.

쓰나미가 몰려와 10분 뒤에 우리는 세상과 작별할 것이라는 가상상황을 만들고, 마지막 10분 동안 글을 쓸 시간이 주어질 것이라 안내했다.

인생의 마지막에 쓰는 글, 그리고 유언장에 무엇을 남기고 싶은지 생각하게 했다.

 

한참 동안 시간이 지나면서 몇 명의 아이들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 내렸고...

음악 볼륨을 천천히 줄여가고 글을 쓸 몇 분의 시간을 줬다.


참, 오늘 사용했던 음악은 어쿠스틱까페 앨범의 음악들이었다.

 

 

 

 

2. 유언장, 비문 쓰기

 

이렇게 마음의 준비를 만든 뒤, 마음흔들기 부서들에게 진지하게 글쓰기를 요구했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기억나는 사람들에게 마지막 남기고 싶은 말들을 써보게 했다.

그리고 내 무덤 위 비석에 쓰여질 '비문'을 적어보게 했다.

(이 활동에도 역시 아주 잔잔하게, 조용히 음악이 사용 했다.)

 

아이들은 뭉클해 하면서 한 글자씩 또박 또박 적어내려 갔고..

한참 생각에 잠기면서 유언장을 바라보는 아이들도 있었다.

무엇보다 비문을 쓰는데 고민하고,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게 됐다.

각자의 평생을 평가해야 하기 때문에 당연한 듯 했다.

 

 [비문에 들어갈 내용]

 나 (          )는 평생 (             )을 위해 살았다.

 사람들은 이런 나를 (             )이라 불렀다.

 

※ 아이들의 유언장 일부 ------------------------------

  

*엄마, 아빠...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것 알지?

   표현을 자주 하진 못했지만 다시 태어나도 엄마 아빠 딸로 태어날래요..

   그리고 동생아, 누구보다도 널 아끼고 사랑해.

   모두들 울지 말고 잘 있어.

   다음 생에서도 꼭 함께 하자.

 

*모두 모두 내 인생에서 정말 고마웠어.

   진짜 모두 모두 사랑했어.

   울지마..

   항상 웃어요....

 

*앞으로 해야할 일도 많고, 이루고 싶은 것들도 있는데...

   난 정말 호의호식하고, 웃으면서 살아왔어요..

   여러분이 곁에 있었기에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어요.

   사랑합니다.....

 

※ 아이들의 비문의 일부 ------------------------------

 

*나 ㅁㄱ은 평생 웃고 행복해지기 위해 살았습니다. 사람들은 이런 저를 큰언니라 불렀습니다.

*나 ㄱㅇ은 평생 내 꿈을 위해 살았습니다. 사람들은 이런 저를 성공한 사람이라 불렀습니다.

*나 ㅁㅈ는 평생 자기만족을 위해 살았습니다. 사람들은 제 실제모습을 모른채, 그저 공부만 하는 사람이라 불렀습니다.

*나 ㅈㅎ는 평생 나만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사람들은 이런 저를 욕심쟁이라 불렀습니다.

*나 ㄷㅎ은 평생 가족만 바라보며 살았습니다. 사람들은 이런 저를..........

 

예전 활동과 비교해 보니, 이번엔 지금까지의 삶을 평가해 보는 글들이 많이 나왔다.

앞으로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비문'에 대한 초점이 예전에 비해 좀 흐려지는 듯 했다.

비문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인지, 유언장 쓰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가 중요한 듯..

다음번 적용때, 수정 보완할 내용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니까.. ^^ 


 

 

 

 

 

3. 가상죽음 체험

 

아이들이 어느 정도 유언장을 정리하자, 책상을 앞으로 밀어놓고 가상죽음 체험을 하기로 했다. 

아이들을 약 3명씩 짝을 지어주고...

안대로 눈을 가리고 어둠속에 있게 했다.

연극기법을 살짝 활용해서 손, 발, 목 등 몸이 굳게 만들고, 

땅 속 저 깊은 곳에 혼자 차갑고, 좁은 공간에 있는 그 모습을 상상하게 했다.

사랑하는 가족들이 옆에 있어도 말을 하지 못하고, 혼자 있는 모습을 느끼게 했다.

음악 덕분인지 아이들이 몰두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어느 정도 몸의 변화를 관찰하다가 각자가 쓴 글을 듣게 했다.

잔잔한, 나지막한 목소리들이 교실에 조금씩 자리 잡아가면서 전체적으로 특별한 의식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역할을 바꿔서 체험을 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죽음 뒤, 누군가가 슬퍼한다는 쪽의 생각과 느낌을 강조하기 보다는....

앞으로 다가올 희망적인 미래 등을 만나지 못하는 안타까움 등을 강조해야 했다.

죽으면 편해지겠다는 등의 잘못된 생각을 교정시켜줄 필요도 있었다.

 

 

 

4. 소감나누기

 

아이들은 두근거려 하면서, 때론 눈가에 흘러내린 눈물을 닦으며 차분히 활동을 마무리 지어갔다.

왜 이런 활동을 하는지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차리는 듯 했다. 


과연 죽었을 때 행복했을까?

 

비록 가짜로 죽긴 했지만 이 활동 속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했다. 

내가 던진 질문, 왜 선생님은 이런 활동을 준비했을까!! 


생각을 고스란히 작은 종이에 적어보게 했다. 

 

 

  [아이들의 소감]

 

*죽음을 다시 생각하는 활동이었다.

   울음이 울컥나오고, 가족과 친구들을 다시 생각하게 된 활동이었다.

   나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 사랑합니다!!

 

*엄마, 아빠, 친구들의 소중함을 알았다.

   정말 가끔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활동을 통해 이런 생각을 버리겠다고 결심했다.

   내 미래를 뜻깊게 살아가겠다.

 

*내가 가족들이나 친구들에게 애정표현이 소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너무 이기적인 아이라는 것을 알았다.

   많은 깨달음 주신 선생님께 오늘도 정말 감사요~

 

*이 활동을 통해 죽는게 무엇인지 조금 느낄 수 있었다.

   이젠 더이상 죽고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겠다.

   항상 세상을 긍정적으로 살겠다.

 

*내 주위 사람들이 너무 소중하다는 것을 느꼈다.

   생명이란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됐다.

   지금까지의 내 생각에 큰 변화가 있었고, 내 마음까지 깨끗해진 소중한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깊게 박힌 생각, 안 죽을래요!!!

 

*부모님께 효도해야겠어요...

   선생님, 이런 활동하게 해 주셔서 감사해요.

   항상 이 활동을 생각하면서, 남은 인생 뜻깊게 보내도록 노력할게요..

   모두 건강하세요, 사랑합니다!!

 

*전에 동생과 다투고 너무 화가나서 그냥 확 죽어버리고 싶다고 했다.

   이런 말을 한 내가 너무 바보같았고...

   죽은자들의 슬픔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무서웠다.

   다시는 죽고싶다는 생각하지 않겠다.

 

*진정한 행복이란 것은 죽음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앞으로는 힘든 일이 있더라도 희망과 자신감을 갖고..

   미래를 향해 힘차게 나아갈 것이다.

 

*며칠 전까지 '죽고싶다'는 생각을 했던 내가 너무 부끄러웠다.

 

*평소에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있다.

   아니, 많이 있다.

   죽으면 아무 걱정 없고, 편안할 줄만 알았는데... 아니었다.

   오히려 답답했다.

   다음부터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아야겠다.

 

*목숨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죽는 연예인이나 다른사람들이 왜 죽는건지 모르겠다.

   난 남은 삶을 노력하다가 죽겠다. (여한이 없게!!)

 

 

무기력하고 우울한 아이들 안에 자리잡고 있는 분노와, 해결되지 않는 것 등에 대한 체념으로..

'죽음'을 상상하는 녀석들이 있다는 것은 너무나 싫다. 

내가 시선을 죽음 쪽을 바라보느냐, 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같은 현상을 다르게 바라 볼 수 있음을 알려주고 싶었다. 


이 활동을 통해 생각의 전환이 생겼고, 주관적인 눈을 조금 벗어던지는 녀석들이 보여서 뿌듯하다. ^^ 

앞으로도 희망을 알고, 이겨낼 수 있다는 힘을 앞으로 더욱 심어주고 싶다. 

 

앞으로도 이런 특별한 체험들이 쌓여, 삶을 바라보는 눈이 커지고..

생명의 끈을 꽉 잡길 바란다.


일 년동안의 이 프로젝트를 경험하는 모두가 하루 하루를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라며..

 

 

 

※ 덧붙이는 글 ----------------


*아이들의 유언장을 잘 보면, 실제로 신호가 들어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잘 보세요.

*평소 죽음을 생각하고, 무기력한 아이가 있다면 그 아이에게 초점을 맞춰서 활동을 변형시켜야 합니다.

*무엇보다 최종 목표는 죽음을 체험하고 연습(?)해 보는 것이 아닌, 삶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에 대한 관점을 나가야 합니다.

*공개수업이나 보여주기 등 쇼를 위한 수업을 하실 분들은 따라 하지 말아주세요. 

 

 

마음흔들기(04) 날 힘들게 한 너, 사라져!!

[학급경영/집단상담/분노조절]


 

드디어 계발활동이 실시됐다!!


예전의 활동에서 내 경험들을 토대로 몇 개의 활동을 묶어서 좀 복잡하면서도 깊게 접근했다면...

이번엔 좀 더 세부적이고 간단하게 접근하고자 했다. 


계발활동 부서에서 진행하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하지만 간단하게 할 수록 내 블로그를 통해서 함께 체험해 보는 선생님들과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에 좀 더 세분화 시켰다. 

 

답답함을 느껴보는 활동, 찢는 활동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분출과 분노를 표출해보는 활동을 학교에서 한다는 것 자체를 어색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이들에게 이런 활동은 너무나 필요하다. 

분출하지 못하고, 계속 감정을 억누르게만 해도 또 다른 문제점들이 발생되기 때문이다.

 

단위시간 속에서 활동을 하는 것은 어떤 결과가 있을까???

내 실험 정신을 살려 도전을 해 봤다. 

 

 

 [활동 순서] 

 - 날 힘들게 하는 너 떠올리기 (사람, 사물, 현상 등)

 - 억압 속에 있는 나 느껴보기. (화장지나 신문지 등으로 몸을 감싸기)

 - 나를 둘러싸고 있는 것을 찢어내기. 


 

 

 

 

하루 종일 수업이 가득하고, 해야 할 일들이 있어서 세부적인 준비를 못했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의 정서를 답답하고, 울컥 올라오게 만드는 몇 개의 음악들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다. 

(교담실 내 자리에 놓고 와버렸다는... 다시 가지러 다녀오기엔 시간 부족!)

우선 내 맥북에 저장된 곡들 중에서 비슷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곡들로 사용하게 됐다. 

눈을 감고 음악에 2~3분 집중하게 했더니 감정이 울컥올라오는 아이들. 

다행이다..


 

제대로 준비가 안됐다는 생각때문인지..

진행하는 나는 에너지가 좀 떨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아이들은 그래도 잘 몰입하고 감정을 분출해 줬다. 

 

아이들이 힘들어 하는 것은 무엇일까?

가장 마지막의 소감에서처럼 나를 괴롭히는 친구, 학원, 숙제 등 구체적인 대상들이 나타났다. 
"여러분들은 이런 답답함 속에서 살아가고 있죠? 구체적으로 그 느낌을 만나보겠습니다." 

화장지를 서로 감아주고,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었고..  

"나를 힘들게 하는 그 대상이 내 오른손을, 왼손을 내 많은 부분을 움직이게 하지 못하게 합니다."라는 멘트 등을 통해

점차 상황 속으로 들어갔다. 

음악도 키우고, 조명도 어둡게 하고, 내 목소리도 키우고, 속도를 빨리 하는 등.. 

아이들의 정서가 분출될 수 있는 상황들을 연출했다.  


거칠어진 아이들의 숨소리를 확인하면서 질문을 시작했다. 

"계속 날 답답하게 만드는 상황 속에서 살 것인가요? 아니면 탈출하고 이겨내려는 의지를 갖고 살아가겠습니까?"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해 놓고, 의지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 뒤....

신호를 줬다. "하나, 둘, 셋!!" 

내 신호와 함께 조각나는 신문지와 화장지... 

그리고 아이들의 비명.. 


댄스곡과 함께 모든 스트레스를 신문지와 화장지에 투사하도록 했고.. 

지금까지 억눌리고, 답답했던 것들을 풀어내도록 했다. 

계속된 아이들의 비명..... ^^ 


시간이 부족해서 행복한 몸조각 만들기를 생략할 수 밖에 없었지만... 

아이들은 미소가 가득했고, 에너지가 넘쳤다. 


 

 

 

참여한 아이들은 서로의 몸을 화장지로 감싸 줬다. 

시간상 아래에서부터 감싸는 게 아니라, 허리 위를 감싸도록 했다. 

 

 

서로의 몸을 감싸다 보면 마지막 한 명이 남는다. 

선생님이 그 아이를 챙기고, 다음으로 진행하면 좋다 


 

내가 힘든만큼 조각내도록 하고.. 

하늘로 함께 던져보는 것도 아이들은 무척 좋아한다. 

 

활동이 끝난 다음, 소감을 쓰게 하면 좋다. 

평가받지 않는 자유로운 글쓰기를 통해 활동을 통해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를 정리해 보면 좋다.  

 

 

 [아이들의 소감]

 

 

*음....

  이건 우리 뿐만 아니라 부모님이나 다른 어른들도 꼭 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뿐만 아니라 모두가 살면서 힘든 일도 있고, 답답한 현실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다 찢어 발기고, 밟고 던지고....

  와.. 스트레스가 확 풀렸다.

  정말 더 심하게 하지 못해서 아쉬운 느낌이 남을 정도로....

  한 번은 이렇게 스트레스를 푸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스스로가 갑갑한 인생을 살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 모두 해 보세요!! (ㅁㄱ)

 

*나를 감고 있던 화장지는 부모님의 잔소리와 밀린 숙제였다.

  바닥에 있는 신문지는 마치 바닥에 깔린 나의 시험지 같았다.

  한 마디로 나는 나의 시험지, 밀린 숙제들, 엄마의 잔소리를 떨쳐내고 찢어낸 것이다.

  정말 시원했다.

  이렇게 짧은 시간동안에 스트레스를 풀어본 건 정말 이번이 처음인 듯 하다.

  그동안 소리지르기를 많이 했는데, 이것은 목소리가 쉬는 후유증이 있었다.

  이번 활동 정말 마음에 든다. (ㅈㅇ)

 


*오늘 마음흔들기를 통해서 내 안에 있던 스트레스가 많이 풀렸다.

  사실, 학교에서 스트레스를 푼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인데, 이런 기회가 생겨서 후련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고, 놀랐다. (ㅁㅎ)

 

*내 마음을 답답하게 하는 것을 휴지와 신문이라고 바꿔 생각하고, 찢어 버렸다.

  날 힘들게 하는 것들은 내가 죽을 때까지 피할 수 없는 것이겠지만, 조금이라도 즐거운 마음으로 풀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 짓눌리지 않고, 대면하면서 살겠다. (ㅅㅇ)

 

*난 수학을 생각했다.

  휴지가 내 몸에 감길 때, 꼭 수학문제가 내 몸을 칭칭 감는 것 같았다.

  그런데 휴지를 찢고나니, 스트레스가 왕창 풀렸다.

  선생님, 감사해요!! (ㄷㅎ)

 

*너무나 홀가분한 활동이었다.

  항상 오빠와 티격태격 싸우고, 엄마는 매일 오빠와 사이가 안 좋다.

  그럴때면 오빠는 나에게 풀어버린다.

  말할 수 없었던 내 마음을 오늘 여기서 풀어냈다.

  아, 홀가분해!! (ㅎㅅ)

 

*휴지가 내 몸을 감싸는 동안, 심리적(?)으로만 느꼈던 답답함을 온몸으로 느꼈던 것 같다.

  기다리는 동안 너무나 답답해서 찢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많았다.

  선생님의 신호에 맞춰 내 몸을 감싸던 휴지와 신문지를 찢어버렸더니 너무나 시원했다.

  "이런 느낌만 계속되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ㅇㄹ)

 

*선생님, 일단 오늘 너무 재미있었어요!!

  항상 저를 ㅅㄱ하던 ㅊㄱ가 있는데, 그 ㅊㄱ가 너무 미웠어요.

  근데 오늘 이런 활동을 하니까....

  정말 스트레스가 풀렸어요.

  선생님은 마술사 같아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시는...

  항상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우리와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해요. (ㅎㅇ)

 

*내 안에 쌓여 있떤 스트레스, 화 등 모든 나쁜 감정들이 다 사라진 것 같다.

  나를 힘들게 했던 것, 나를 답답하게 가두어만 두었던 것..

  이제는 아무도 날 정해진 틀 속으로 넣지 못한다.

  오늘 나를 감쌌던 휴지들과 바닥의 신문지처럼..

  앞으로는 내가 이 어려움과 답답함들을 헤쳐 나가고, 나만의 자유를 갖는 생활을 만들겠다. (ㅎㅈ)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숙제와 학원 등등이다.

  학원과 숙제만 생각하면 나는 정말 괴로워졌고, 손에 주먹이 절로 쥐어진다.

  오늘 나를 감싼 휴지를 뜯어내면서 내 곁에 학원과 숙제가 있다고 생각하면서 신나게 모든 것들을 산산조각으로 만들었다. 너무나 개운했다.

  다음 활동이 너무나 기대된다. (ㅁㅇ)

 

*휴지에 둘러 쌓여 있을 때, 너무 답답하고 갑갑했다.

  그런데 찢고 나올 때, 너무너무 자유로웠다.

  '날 힘들게 한 너, 사라져!!'는 정말 요즘 학원, 숙제로 스트레스가 많은 아이들이 꼭 하면 좋겠다.

  그리고 학교에서 이런 활동을 하는 게 너무 너무 좋다.

  갑갑함을 항상 달고 다니는 기분이었는데, 지금은 모든게 다 사라지는 것 같다. (ㅈㅎ)

 




음....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빌려서 사용하는 교실을 말끔하게 치워줘야 하는 부담감도 있어서 시간을 더욱 단축시킬 수밖에 없었다. 

대화하고, 소감을 써보는 5분이라는 시간도 겨우 확보했다.  

하지만 고맙게도 아이들은 이 정도에도 열광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화장지에서 나오는 먼지가 마음에 걸렸다. 

좋은 화장지는 먼지가 별로 나지 않았는데, 이번엔 먼지가 상당히 발생됐다. 

다른 방법으로 변형할 필요성을 느꼈다. 

분출과 관련해서 몇 가지 좋은 방법이 떠오르긴 한데.... 

화장지를 사용하는 것을 버리기엔 아쉬움도 많다.  


아이들은 이런 분출의 기회가 학교에서 주어졌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나 좋아하는 듯 하다. 

적절한 방법으로 분출을 하고, 스트레스나 답답함을 풀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는 것도 너무나 중요하겠다 생각이 들었다. 

다음엔 조금 더 세련되고 의미있는 활동으로 응용해 볼 것을 다짐하며... 


웃으면서 계발활동 마치고 돌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에 너무나 행복하다. ^^ 

 




(영상은 제가 좀 한가해 지면... 편집해서 올리겠습니다. 논문 심사 기간이라... ㅎㅎ) 


 

 

 

마음흔들기(03) 스펙터클 내 인생 그래프

 

운동회 연습으로 인해 계속해서 계발활동이 생략됐다.

마음흔들기 부서 아이들은 나를 만날 때면 운동회 연습에 대한 불평과, 계발활동 시간이 생략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이야기를 한다.

이번주에도 역시 어린이날, 효도방학, 개교기념일 등 빠지는 날들이 많아서..

진도가 빠른 반 아이들에게 마음흔들기 활동 한 가지를 함께 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생부터 죽을 때까지 긍정적인 일들과 부정적인 일을 그래프로 그려보는 간단한 활동이지만..  

작년, 상담센터에서 내 인생그래프를 그려보면서 찾아온 통찰을 생각해 보면, 6학년 아이들과 이 활동을 진지하게 해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 우리반 아이들의 활동을 토대로, 올해는 결과물을 보다 깊게 살펴보고자 한다. 

 

 

 '스펙터클 내 인생 그래프' 그리는 법

 

 1. A4용지를 가로로 길게 두 개로 나눈뒤, 자른다.

 2. 한 장은 과거(출생부터 오늘까지)를 다른 한 장은 미래(내일 부터 죽음까지)를 그리기로 약속한다.

 3. 각 종이를 다시 길게 접었더 펴면, 줄이 생긴다. 줄의 윗부분을 행복, 기쁨 등 긍정적인 기억들을..

    아래는 슬픔, 사고, 아픔 등 부정적인 기억들을 그리기로 한다.

 4. 긍정의 그래프의 높이가 높을 수록 기억의 강도는 센 것이고, 낮을 수록 부정의 강도가 센 것이다.

 5. 시간의 흐름에 따라 현재까지의 기억나는 여러 사건을 그래프로 그리고, 간단한 설명을 쓴다.

 6. 미래는 대학, 직장, 결혼, 죽음 등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인생을 상상해서 그려본다.

 

 

 

 

 

 

약 20~25분 동안 그래프를 그리면 충분했다.

 

1. 과거는...

아이들의 속 마음이 노출 되기 때문에 선생님에게 보이기 힘든 사건이 있다면 점만 찍고 설명은 생략해도 된다고 이야기 했다.

그리고 선생님이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 사람이 있다면, 현재의 힘든 점도 그래프 끝에 그려보라고 살짝 말을 던졌다.

(교사인 나와 아이들과의 믿음이 중요하기 때문에 무작정 사건을 써 내라고 하면 안된다.)

그래프를 그려보면서 내 인생의 흐름이 어떠했는지를 살펴보라고 조언을 하고, 나는 어떤 일에 대해 행복해 하고 불행해 하는지를 객관적으로 살펴보도록 했다.

이 그래프의 결과는 아이들을 이해하는데 굉장히 큰 효과 있는 듯하다.

그리고 아이들과의 상담활동에서도 큰 도움을 얻고, 치료적 활동으로 나가는데 여러 소스를 얻을 수 있었다. 

(과거를 해석하는데 건성이 아니라 집중해서 아이의 삶을 이해하도록 생각해야 한다.)

 

2. 미래는..

진로지도로 활용이 가능한데..

구체적으로 어떤 학교들에 진학을 하고, 어떤 직업을 갖으며, 돈은 어느 정도 벌 것인지, 찾아오는 인생의 고난은 무엇인지, 누구와 결혼하고, 자식은 몇 명을 낳을 것인지, 어떻게 키우고, 어떻게 사회적으로 성공할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적어보게 했다.

내 삶이기 때문에 내가 주인이고, 내가 원하는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아이들의 구체적인 결과를 보자.

먼저 과거를 보면 아이들이 언제 힘들어 하는지를 알 수 있다.

간단히 부모, 전학, 친구 등 현실적인 내용을 알 수 있다.

 

 

 

선생님이 미워하고 혼낸 부분에서 내 시선이 멈췄다.

어떤 사건으로 인해서 선생님에게 신뢰를 잃어버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앞의 기록과 관련지어 생각해 보면, 전학 이후에 두렵고, 어색한 상황 속에서... 지지받기 보다는 상처를 많이 받은 듯 하다.

이럴 때 교사는 어떻게 해야 할까? 혹시 교사의 문제는 없었을까?

그리고 교사의 차별 대해 아이들은 굉장히 민감하다.

교사들이 마음의 여유를 갖고 아이들을 바라보면 좋으련만, 학교에서 많은 외압과 해야할 일들 속에 있다보면..

재빨리, 정형화된, 길들여진 아이들에게 눈길이 갈 수 밖에 없는 듯 하다.

 

 

 

그리고 전학은 굉장히 많은 아이들이 힘들어 하는 하나의 사건이다.

친구들과 떨어져야 한다는 사실,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고, 두려움을 극복해야 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큰 용기가 필요하다.

꼭 필요하면 전학을 가야 하는 시점을 잘 판단하고..

부모에 의한 일방적인 전학을 삼가하거나, 아이의 마음을 잘 다독여주는 이사, 전학이 되면 좋을 듯 하다..

 

 

 

 

아이들은 이렇게 부모와 떨어져 살아간다는 것을 굉장히 힘들어 한다.

사실, 치료관련 공부 속에서 어렸을 때 부모와 떨어져 생활하고, 사랑받지 못하고 지지받지 못해 어른이 되어서도 대인관계가 힘들어진 사람들을 만나곤 한다.

사정은 있겠지만, 떨어져 있는 생활 속에서도 어떻게 '아빠는(엄마는) 널 사랑한다!'라는 것을 전달해 줘야 할까... 흐음...

 

그리고 외로움에 대한 주제가 있는 아이들이 많다.

특히 학교에서 무기력하고, 소심한 아이들에게서 만나는 경우가 많았다.

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아이들이 학교에선 따뜻한 대인관계를 만들어가지 못할 때가 있다. 

혼자 있게 된다면 부모는 아이에게 어떻게 해야 할까..

어른스러움을 강조하고, 스스로 하도록 해야 할까?

멀리 있거나, 늦은 시간에 집에 들어오지만 언제나 옆에 함께 하고 있다는 따뜻한 마음을 어떻게 심어줘야 할까..

모든 게 생각거리다..

 

 

 

 

  

친구 관계 속에서 죽고 싶다는 생각, 내가 왕따가 아닐까 하는 생각들이 나온다.

활동이 끝나고 몇 명의 아이들과 상담을 해 봤는데, 역시 부모들에게 지지를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었다.

핵심 주제들이 대부분 '관계'였는데...

친구들에게 사랑을 갈구하고, 자신을 끼워주길 바라는 마음.. 그리고 소극적이고 수동적이고 지켜보는 아이들..

역시 부모에게 받아야 할 것들을 학교에서 대체하고 있는 듯 하다.

교사는 수퍼맨도 아니고, 구원자는 아니지만...

관계로 인해 힘들어 하는 아이들이 파악이 되면 살짝 따뜻한 손길을 내밀 수 있는 여유와 관심이 있어야 한다. 

음..

 

 

 

이렇게 과거를 그린 그래프는, 아이들에 대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선입견을 갖으면 안되기에, 대화를 통해 중요한 정보를 파악하고.. 각 반 담임선생님에게 전달했다.

더 많은 관심과 더 큰 사랑으로 아이들을 지켜봐주셨으면 했다.

내가 드린 정보들이 많은 도움이 되고, 아이들이 더 많은 사랑을 받게 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는 마음 뿐이다.

 

미래를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원하는대로 그려보라고 했더니, 아이들을 낄낄거리면서 자신의 미래를 그려나갔다.

다 그린 뒤, 모둠별로 서로 미래를 보여주며 이야기 할 시간을 줬는데.. 웃음이 만발한다. 

이 활동 이름 처럼 스펙터클한 아이들의 삶이 서로를 즐겁게 하는 듯 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아이들의 미래는 재미있긴 하지만.. 

어른들이 자주 말하는.. 공부, 돈, 성공 등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는 듯 하다.

진정 원하는대로 살아가고, 여행을 즐기고, 하루하루의 행복을 찾아가는 아이들이 없다.

더욱 스펙터클하고, 인생에서 성공을 만들어 가는 녀석들이 되길 바랄 뿐이다.

 

 

좋은 대학, 직장, 명예...

무엇보다 이 아이의 그래프에서 내 눈에 들어오는 것은 결혼을 해서 딸에 대한 생각이었다.

그리고 인생의 굴곡을 스스로 만들어 가고 있었다.

 

 

아하하...

남편 대박, 아이들 대박이라.. ^^

누구나 바라는 것 처럼..

 

나중에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아 피곤하고 힘들다고 한다.

그리고 사춘기가 와서 힘들어 진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어른들의 말과 생각이 작용이 된 듯 하다. ^^

 

하하하... 삽질하고 힘들다..

내 군대생활이 생각난다.

초등학생들에게도 군대는 멀지 않은 고민거리인 듯.. ^^

 

오.. 삼성.. ^^

 

 

 

 

 

어떻게 인생을 마무리 지으면 좋을까?

한 아이는, 남편과 함께 자다가 죽는다는, 편안한 죽음을 생각하고 있었다.

인생에서 언젠가는 죽음이 찾아오기 마련, 하지만 죽음이란 무섭고, 만나고 싶지 않은 미래이니까... ^^

가족 다 같이 죽는다는 아이의 그래프에서 가족에 대한 사랑을 읽을 수 있었다.

그런데 마지막... 우울증으로 자살...

.

.

.

.

현재의 삶이 미래까지 작용이 된 듯 한데..

지나칠 수 없어서 이 아이와 잠깐 상담을 했다.

이곳에서 공개할 수는 없지만 아이의 문제, 부모와의 관계, 친구문제, 어깨 위에 잔뜩 짊어진 압박감이 있었다.

아이의 힘든 모습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간단한 심리극으로 아이에게 힘을 줬다.

하지만 내가 그 아이의 부모가 아니기에.. 그리고 빈의자를 가지고 심리극을 진행하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흐음..

이 아이의 경우엔 풀드라마를 해야할 듯 했다.

 

그리고 과거의 그래프에서 왕따 경험과 관련해서...

몇 명의 아이들과도 간단한 심리극으로 힘을 줬다.

무기력하고 우울해 하는 자기 자신을 보내고, 에너지가 넘치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자기 자신을 만들어 주고..

생각을 바꿔주고, 고개를 들게 만들었는데...

 

아이들은 내가 마음을 알아주고, 힘을 주려고 하는 사실에 기뻐하고 마음을 열어줬고... 고마워했다.

하지만 뭔가 아쉽다.....

 

아무래도 이번 방학을 이용해 심리극 캠프를 또 열여야 할 듯 하다.

도와줄 사람도 많이 필요하고, 비용도 많이 들어가겠지만...

아이들의 힘든 것을 보고 지나치지 못하겠다.

.

.

생각, 생각, 생각....

 

 

 

 

이번 주는 계발활동이 확보되면 좋겠다.

너무 쉬었다가 하기 때문에 흐름이 끊기는 문제도 있고, 그리고 애써 만들어 놓은 즐거움과 기대감이 사라져있는 상태이다.

음.....

두 가지 활동 가운데에서 뭘 할지 고민이긴 한데..

이번엔 좀 활동적이면서 가슴에 확~ 닿는 활동을 하나 해봐야 할 듯 하다.

다가오는 금요일을 기다리며.. ^^

 

 

 

  [아이들의 소감]

 

*그래프를 그리는 것은 너무나 흥미진진하다.

   내 과거와 미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 됐다. (ㅅㅁ)

 

*내가 어제까지 이런 일들이 있었다는 것과 어떤 생각을 했는지를 알게 됐다.

   내가 쓴 미래가 다 이루어지면 좋겠다. (ㅅㅈ)

 

*내 미래가 이렇게 파란만장 할 수 있도록 기업관련 공부를 열심히 하고 싶다. (ㅁㅈ)

 

*이 시간에 특히 내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게 너무 좋았다.

  내가 사장이 되서 타임머신을 만드는 꿈은 너무나 좋았다.

  아내가 죽긴 했지만 이 시간을 통해 내 자신을 더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된 것 같았다. (ㅎㅅ)

 

*내 미래를 마음대로 상상해 보는 것은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ㅁㅈ)

 

*내 과거와 미래를 생각해 보면서 내 과거에 대한 반성, 미래에 대한 준비를 생각할 수 있었다.

  또한 단순히 대통령, 영화감독이 아닌 구체적인 꿈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 있었다. (ㅎㅇ)

 

*내가 생각하기 싫었던 과거도 있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미래로 나타내서 너무 좋았다.

   꼭 이대로가 아니더라도 꿈을 이루고 싶다. (ㅅㅇ)

 

*이 활동을 하고 나니 내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예전에는 '내 미래는 과연 어떨까?', '내 미래는 어둡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자주 했었는데,

   이 활동을 하고 나니 '내 미래는 밝을 거야.' 등의 생각을 할 수 있게 됐다. (ㅈㅇ)

 

*내 과거와 미래를 생각해 보니 너무 빨리 인생을 달려온 것 같았다.

   내 주변에 있는 나무들도 좀 보고, 친구들과 수다를 떨면서 친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래에 만날 어려움들을 이겨내고 견뎌내는 내가 되어 이 세상에 당당히 설 것이다. (ㅇㅊ)

 

 

 


도덕. 2. 책임을 다하는 삶 (2차시 책임있는 판단과 선택) 


항상 도덕수업을 할때면, 배우는 것과 실천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곤 한다. 

더욱 아이들의 마음 깊은 곳에 많은 것들이 남아야 하는 주제와 관련된 수업을 진행 할 때면, 수업에 대한 고민이 늘어간다.  

이번 주제는 '책임감'인데, EBS다큐 '인간의 두 얼굴'의 실험을 토대로 왜 사람들은 쓰레기를 줍거나 범죄를 보고 신고를 해야 하는 등의 책임감을 발휘해야 하는 순간에 모른척하고 지나치는지(즉, 책임감이 분산되는 것)에 대해 1차시에 깊게 공부하고...

2차시 책임있는 행동에 대해 좀 더 깊게 들어가보기로 했다. 


이번 차시 수업을 위해 준비한 것은 교과서의 글의 일부를 활용한 것도 있지만..

보다 아이들의 가슴 깊게, 그리고 수업목표 도달을 위해 '교과서 쌓기'라는 교실놀이와 '말 주고받기'라는 교육연극 기법을 활용했다. 



 1. 교과서 쌓기 
  - 4~5명이 한 모둠이 된다. 
  - 책상을 돌려 놓거나, 교과서를 쌓을 하나의 책상을 정한다. 
  - 정해진 시간동안 교과서만을 이용해서 최대한 높게 쌓아본다. 
  - 교과서가 무너지면 다시 처음부터 쌓는다. 
  - 시간이 다 됐을 때, 가장 높게 쌓은 모둠을 찾아본다. 

 2. 말 주고받기
  - 4~5명이 한 모둠이 된다.
  - 교사는 단어 몇 개를 준비한다. (이 차시에서는 '너 때문이야', '너 때문이야' 두 가지)
  - 단어와 관련된 음악을 준비한다. (이 차시에서는 격렬한 음악 1곡, 서정적인 음악 1곡)
  - 음악을 듣다가 신호에 맞춰 정해진 단어를 손가락질 등의 동작과 함께 모둠친구들에게 말한다. 
  - 활동 후, 느낌을 서로 나눈다. 


 

활동 1 :  책임감이 분산되는 경우 되돌아보기

 

지난 차시에 인간의 두얼굴에서의 책임감 분산에 대한 공부를 했기 때문에..

교과서의 이 그림을 통해서 동기유발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돌이 아닌 '만원'을 바닥에 던져 놓고 같은 대사를 들려줬다.

그리고 같은 대사인데 대상에 따라 달라지는 우리들의 반응을 느껴봤다.

 - 에이, 아침부터 재수없게 돈이 바닥에 떨어져 있어

 - 누가 저렇게 만원짜리를 길 한 복판에 놓고 갔지?

 - 저렇게 만원짜리가 길 가운데 있으면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불편할텐데..

 - 저 만원짜리를 누가 좀 치워주는 사람없나?

 

아이들은 돌이 아닌 만원짜리가 떨어져 있을 때 다른 생각들을 하게 될까? ^^

 

 

 

활동 2 :  글 읽기

p35의 '누구의 책임일까요'라는 글을 함께 읽었다.

모둠 속에서, 행동이 굼뜨고 답답함을 주는 아이가 있는 경우를 떠올려 보고..

모둠원들이 서로 용기를 줬던 경험이나, 서로를 상처를 준 경험이 있는지 생각해 보게 했다.

아이들은 모둠 활동 속에서 서로에게 격려를 하거나 협동을 했다고 이야기를 하길래 놀이를 통해 보다 사실적인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 

 

 

 

 

활동 3 : 모둠별 경기 (교과서 쌓기)

개인적으로 놀이를 할 때, 경쟁과 관련한 진행을 하지 않는데...

이번은 경쟁을 심하게(?)유도 했다.

1등 모둠에겐 특권을, 그 외의 모둠들에겐 싫은 일거리를 던져주기로 했다.

빠른 음악 1곡을 정해 놓고, 그 음악이 끝났을 때 등수를 매겨보기로 했다.

놀이 중간 중간에 계속 아이들을 몰아갔다.

그리고 아이들의 사생활 시즌 1, 도덕성 편에서 협동과 관련된 상황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사전에 본 기억도 있겠다....

얼마나 서로를 격려하고, 협동을 통해 경쟁에 참여하는지 관찰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아이들은 교과서를 이용해 높은 구조물들을 만들어갔다.

하지만 경쟁이 강조되었기 때문인지 예상했던 대로 상대를 비난하는 아이들도 나타났고...

중간에 포기하려는 아이들, 소리지르면서 화를 내는 아이들 등.. 아이들이 말했던 서로를 격려하고 협동하는 모습과 거리가 있는 장면들이 연출됐다.

 

활동이 끝나고... 일부러 경쟁을 강조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지금의 기분을 물어봤다.

활동이 진행되는 동안 어떤 말들이 나왔는데, 알고있었냐고 물어보고.. 처음 이야기 했던 격려하고 협동하는 모습이었냐고 물어봤다.

이어지는 아이들의 침묵..

 

 

 

활동 4 : 네 탓이야! 내 탓이야!! 

모둠별로 1등이 되지 못하고, 자꾸 구조물이 쓰러지는 행위에 대해서...

그리고 힘든 상황이 벌어졌을 때 어떤 말들이 어울리는지 실험을 통해 느껴보기로 했다.

교과서 p38의 문구 '네 탓이야!'와 '내 탓이야!'의 말을 음악과 함께 주고받기로 했다.

음악을 일정시간 듣다가 내 신호에 맞춰 격렬한음악과 무표정으로 친구들을 한 명 한 명 가르키면서 '너 때문이야!'를..

서정적인 음악과 미안해 하는 얼굴로 '나 때문이야!를 친구들 한 명 한 명에게 계속 반복했다.

 

 

 

 

 

 

너 때문이야, 네 탓이야 등의 말을 반복한 뒤 생기는 마음에 대해 물어보고..

나 때문이야, 내 탓이야 등의 말을 반복한 뒤 생기는 마음을 알아봤다.

서로를 탓했을 때 생기는 마음은 화, 미움, 다툼, 불신, 원망 등의 부정적인 감정이 생겼고..

반대되는 말들 속에서 믿음, 화합, 미소, 미안함 등의 감정이 생긴다고 아이들은 이야기 해 줬다.

 

활동  : 마무리 

이 학교생활 속에서 수많은 활동 속에서 어떤 마음으로 참여를 해야 하며..

남에게 책임을 돌리는 모습 보다는 나를 되돌아볼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수업을 진행할 때면...

글과 영상을 통한 수동적인 접근방식 보다는 몸과 아이들의 삶과 관련된 문제를 겪어가면서..

보다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할 때 큰 효과가 생기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매번 이렇게 수업을 진행 할 수는 없지만, 교담으로 한 해를 보내면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교육과정에 대한 새로운 고민이 늘어가서 의미있는 한 해를 보내고 있는 듯 하다.

보다 아이들에게 도움 되는 수업을 고민하겠다는 다짐을 하며...

 

다음 수업 기록도 기대해 주세요... ^^

 

 

 

 

 

 

 

 

EBS 다큐, '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 촬영이 있었다. 

여러 주제의 수업들을 촬영하게 됐는데..한 반 아이들에게 마음흔들기 활동 가운데 하나인 '내게 가장 소중한 것'을 진행하게 됐다.  

 

촬영이 끝나고, 이 활동에서 나온 뭉클함 때문이었는지..

6학년 선생님들로부터 7개 반 모든 학생들에게 프로그램을 진행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원래 '마음흔들기' 부서 학생들과 함께 해야 하건만, 7개반 모두를 위해 수업을 진행하는 것도 특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도덕시간을 이용해 모두 체험 시작!! 

  

사실, 이 활동은 허승환 선생님의 연수에서 배운 것이기도 하고, 저승사자모델(?)이란 기법으로 소개된 방법인데..

한 가지 활동이 나만의 방법으로 자꾸 응용이 되고, 변형이 되어 가는 듯 하다. 

이번에도 7개반에 들어갈 수록 내가 사용한 음악과 멘트의 효과들이 더욱 성숙해지는 것을 느낀다.   

몸을 움직이는 것 또한 최대한 절제를 하게 됐고, 이 활동에서 가장 강조되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다 큰 통찰로 다가왔다. 

이렇게 남기는 내 기록이 많은 선생님들에게 유용하게 사용이 되고,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많은 6학년 친구들의 가슴에 여운이 생기길 바라며.. 

 

 

 

마음흔들기(02) 내게 가장 소중한 것 [학급경영/심성프로그램/가족]

 


이 활동은 의외로 간단하면서 큰 효과가 있다는 생각이 하곤 했다.   

예전엔 어버이날 전에 빼지 않고 했었는데, 이번엔 도덕수업 시간을 이용해 보다 편하고, 집중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A4용지를 8등분 내고, 각각의 종이에 가장 소중한 것들을 하나씩 적고, 선생님의 멘트에 따라 종이를 하나씩 내려 놓는데..

거의 대부분의 아이들이 가장 마지막에 남긴 소중한 것은 엄마.. 그외의 가족들이다.

적절한 타이밍에 음악을 사용해 아이들의 마음을 준비시키고, 핵심 멘트를 던지면 반응은 거의 아이들의 마음 깊숙한 곳에 울림이 남는다.

허승환 선생님의 프로그램에서는 플래시 파일을 이용해서 진행을 하게 하는데.. 

난 개인적으로 정해진 틀 속에서 진행하는 것을 굉장히 불편하게 생각하고, 아이들이 활동 속에서 보여주는 정서적 특징을 파악하고 다음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음악의 활용과 핵심 멘트를 위주로 진행하게 되는 듯 하다.

그리고 몸은 아이들의 특정 근육을 사용하게 되고, 때로는 그 근육과 관련된 정서까지 고려해서, 적당히 몸을 움직여 더욱 깊게 몰입하게 만들어 본다.  

 


1. 내게 가장 소중한 것들을 생각하게 했다. 

   아빠와 엄마를 꼭 쓰게 했으며, 나중을 위해 자기 자신을 쓰지 않도록 했다. 

   아이들은 종이를 내가 알려준 방법이나 자기만의 방법을 8등분을 내고, 각각의 종이에 가장 소중한 것들을 적어가기 시작했다. 

   여기에 "여러분, 돈 좋아하나요? 돈도 적어보세요." 등의 멘트를 통해서 현재 아이들이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 돈, mp3, 컴퓨터, 핸드폰 등도 적을 수 있도록 적절히 조절했다. (사실, 교사의 의도성이 무척 중요하다.)

   그러면 아이들은 최면에 걸린 것처럼(?) 자연스럽게 엄마, 아빠, 그외의 가족들, 게임기, 핸드폰 등을 적어간다.

 

종이를 8등분 낸다.

  

종이에 각자 소중한 것을 적게 한다.

종이 하나에 하나만 적게 하고, 부모님이라고 적기 보다는 '엄마', '아빠'라고 따로 적으면 좋다.

 

 

 

2. 멘트에 따라 하나씩 종이를 버려간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함께 바다로 크루즈 여행을 가던 도중, 일본을 지나가다 쓰나미에 우리 배가 휩쓸리게 됐다.

   우리들은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리게 됐다. 겨우 나무토막에 몸을 의지하고 한 섬에 도착했는데..

   내가 지금까지 보지 못한 식물들과 바위들을 만났고, 처음보는 무시무시한 괴물이 나에게로 달려왔다.

   절벽위로 올라가서 겨우 숨을 돌리고 있다가 나를 구하러 온 헬기를 타고 탈출을 하게 됐다.

   이 와중에 내가 가지고 있던 소중한 것들을 하나씩 잃어버리게 만들었는데...

 

   마지막 두 개를 두고 잔잔한 음악을 틀고 신중하게 선택을 하게 했다.

   혹시 내가 일본에 있었고, 진짜 쓰나미를 만났다면....

   그 전에 버린 소중한 것들에 대해 미안함을 생각하게 한 다음, 마지막 한 장을 내 심장 위에 올리고 두 손을 꽉 감싸게 했다.

   그리고 눈을 감고 내 멘트를 기다리게 했다.

 

 

 

3. 마지막 남은, 내 가장 소중한 것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어느 정도 음악의 도움을 빌려 아이들의 얼굴에 진지함이 올라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핵심멘트를 던졌다.

   "평소에 알지 못했던 여러분들의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요? 아마 사람일겁니다. 그 사람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얼마나 자주 했나요?"

   그 순간 아이들은 멍해지고, 울컥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혹시 상처주는 말이나 행동을 하지 않았나요?"

   "몇 번이나 안아줬나요?" 등의 멘트를 시간 간격을 주면서 단호하면서 무겁게 던졌다.

   순간 아이들의 눈에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계속해서 아이들의 가슴을 자극하는 몇 개의 멘트를 적절히 던졌다.

 

   그리고 교실의 불을 끄고, 내 소중한 사람을 위한 명상에 들어갔다.

   침묵.....

 

   아이들의 눈에서 흘러내리는 눈물...

 

 

 

   아이들의 얼굴빛이 변해가는 순간 지금 느낌을 그대로 글로 옮겨보게 했다.

   마지막 남은 그 사람에게 편지를 써도 좋고, 평소에 하지 못했던 말을 하게 했다.

   아이들은 가슴으로 글을 적어내려가기 시작했다.

 

 

 

 

 

4. 정리..

   "여러분들에게 가장 소중한 게 돈이었나요? 핸드폰이었나요?"

   사실, 우리 가장 가까이에 소중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듯 하다.

   이번 기회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과 내 주변을 살펴볼 수 있는 눈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감사'와 '사랑'...

 

   마지막으로 내 소중한 사람에게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해 보게 했다.

   실천해 보는 것은 아이들에게 맡기고 난 이렇게 수업을 마쳤다.

 

 

아이들의 여러 글들을 읽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마지막에 남은 것이 무엇인가에 따라서, 버리는 순서를 확인해 보면서 때론 고민 있는 아이들을 발견하기도 한다.

대부분은 엄마, 그리고 아빠를 남겼지만....

엄마나 아빠를 가장 먼저 던져버린 아이들이 있다.

7개 반 가운데에서는 마지막에 돈이 남았던 아이도 있었다.

내가 담임이 아니기에 자세히는 알 수 없지만 아이들이 보내는 하나의 신호라 생각해 본다.

적절하게 담임선생님들에게 글을 넘기도 몇 명의 아이들에 대한 소스들을 드리고 왔다.

하지만 많은 아이들이 보여준 울컥함과 부모에 대한 미안함을 보면서 교담을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여러번 하게 된다.

나와 만나는 도덕과 음악시간들이 쌓여 보다 인간다운 녀석들로 성장해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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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소감]

 

*내가 엄마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르겠다.

   기쁨, 슬픔 등...  여러 가지 생각이 계속 난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부모님, 항상 절 보살펴 주셔서 감사합니다.

   눈물이 멈추지 않아요. 사랑해요

 

*감사해요....

   언제나 저를 감싸주시고, 항상 제 곁에 계셔서 고맙습니다.

   그동안 엄마의 사랑에 보답을 못할망정 맨날 학원가기 싫다고 모든 것을 엄마 탓으로 돌리고..

   저를 낳아주시고, 키워주셔서 감사해요.

   엄마 사랑해요, 고맙습니다.

 

*내가 아무리 미워도 엄마는 언제나 내 편이고 나를 버리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았어요.

   엄마는 제게 가장 소중한 사람입니다.

   저는 이제서야 이 말을 할 수 있어요..

   엄마, 사랑해요.....

 

*엄마, 미안해.....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

   그동안 엄마에게 화만내고, 안아주지도 못할망정..

   엄마의 손길, 뽀뽀마져 립스틱 묻는다고 했던 것 미안해. 미안해...

   사랑해, 사랑해....

   그리고 고마워... 

 

*아빠...

   제가 아빠에게 짜증내고 힘들다고 그러는거 다 받아주고, 제 곁에 있어주셔서 감사해요.

   안 좋은 일 있을때면 항상 와주시고...

   아빠, 사랑해요, 죄송해요, 미안해요...

   언제나 아빠가 계시면 든든한데 매일 이렇게 있으면 꼭 할 말도 못하고..

   오늘 아침에도 아빠에게 화난게 아닌데..

   죄송해요..

 

*내게 가장 소중한 사람, 엄마!!!

   여태껏 저를 키워주시고, 낳아주시고, 잠 못 주무시고 간호해 주신 것들 다 고맙습니다.

   이렇게 고마운데, 매일 투정부리는 제가 너무 미워요.

   요즘 제가 엄마에게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를 별로 하지 않고 살았죠?

   하지만 지금만큼은 이 말이 가장 소중한 말인 것 같아요.

   엄마, 사랑해요! 그리고 고마워요.

   새롭게 태어난 저를 믿어주세요.

   정말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이 말이 끊이지 않아요, 정말 진심으로 사랑해요.

   엄마.....

 

*내가 엄마에게 너무 버릇없게 굴고, 엄마 때리고, 말도 너무 거칠게 하면서 너무 속상하게 해드려 죄송해요.

   다른 아이들과 비교할때면 엄마가 너무 미웠어요..

   엄마를 째려보고, 딸로서 엄마를 무시하고, 만만하게 굴었던 것 모두 다 용서해 주세요.

   저 때문에 엄마가 술마시고, 속상해 하셨던 것 다 알아요..

   앞으로 딸로서 엄마와 함께 할께요.

   엄마, 정말 사랑해요..

 

*엄마에게 안긴적도 없고..

   사랑한다는 말을 한 적도 적었어요...

   편지로나 사랑한다고 했지, 제 입으로 꺼낸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엄마가 너무 너무 보고싶어요. 사랑해요..

  

*근데 있잖아 엄마...

   나 오늘 정말, 엄마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나에게 얼마나 소중한 건지..

   엄마가 얼마나 사랑해 줬는지, 거기에 대한 내 반응이 어땠는지 너무 잘 알 것 같아.

   매일 잔소리라고 생각했던 그 말들이 사실은 날 향한 사랑이란걸, 관심이란 걸 이제야 알았어.

   엄마, 정말로 사랑하고 고마워.

   엄마가 내 엄마라서 정말 행복해...

 

*엄마, 사랑해요...

   정말 엄마는 저에게 소중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정말로 저에게 소중한 것은 컴퓨터, 핸드폰, 돈이 아니었어요.

   지금까지 엄마가 가장 소중하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어요.

   매일 잔소리만 하는 엄마가 밉고 싫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엄마...

   사랑해요, 미안해요, 감사해요...

 

*저는 지금 엄마를 엄청나게 사랑합니다.

   저는 지금 엄마를 엄청나게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 엄마가 엄청나게 보고 싶습니다.

   저는 지금 엄마를 엄청나게 고맙게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 엄마에게 엄청나게 미안합니다.

   저는 지금 엄마를 엄청나게 생각합니다.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마음흔들기(01) 내 몸의 변화 [학급경영/즉흥무용/무용치료]

 

마음흔들기가 계속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6과 선생님들이 계발활동 부서 하나를 운영해 달라고 요청을 하셨다.

도덕시간의 활동들로 부족함이 많아서 좀 더 깊은 활동을 하고 싶다는 내 마음도 있었고..

담임이 아니기 때문에 학급경영 쪽을 손을 놓게 된다는게 아쉬움이 많았었는데..

이렇게 고정된 시간으로 '마음흔들기'를 편하게 할 수 있는 계발활동 부서를 만들게 되서 너무나 기뻤다.

내 내공도 쌓여가면서 마음흔들기의 성격을 '치유의 교실'로 활동들을 다져가고 있었고...

웹상에서 원격연수를 준비하고 있어서 준비할 것도 많았는데 다행이다. ㅎㅎ

정식으로 부서가 만들어진만큼.. 내가 배운 연극치료, 미술치료, 무용치료, 상담기법, 심리극, 가족세우기, 교육연극 등 비싼 돈 들여 배웠던 많은 것들을 이곳에 몰아 넣을 생각이다. ㅎㅎ (와우... 두근 두근....)

 

자, 2011의 마음흔들기를 시작해 보겠다.

 

 

 

첫 시간으로 '내 몸의 변화'를 준비했다.

우리 나라 무용계의 거장 '김화숙교수님'께 즉흥 무용 수업을 들으면서 느꼈던 내 통찰을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전달하고 싶었고...

무엇보다 '마음흔들기'가 뭔지 궁금해 하는 아이들에게 한방에 '아하~'를 외칠 수 있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출간된 '무용교육의 힘'이란 책에도 내가 했던 이 활동이 세부적으로 기록됐었는데..

그 활동의 보완할 점들과, 40분이란 단위 시간에 맞춰 현명하게 진행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이번에 도전해 봤다.

 

이 활동은 간단히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1. 내 모습 그리기 A

2. 내 몸의 자유로움 느끼기 : 몸과 관련된 놀이 2개 정도

3. 내 모습 그리기 B

4. A와 B 비교하기, 내게 찾아온 통찰 기록하기

 

 

먼저...

계발활동 하겠다고 들어온 아이들에게 종이를 나눠주면서 무조건 자신을 그려보라고 했다.

지금 현재의 내 기분, 느낌을 그대로 반영해 보라고 했다.  

 

 

 

 

 

 

그림을 간단히 5분 동안 그린 뒤....

몇 가지 몸으로 하는 놀이를 즐겨보기로 했다.

먼저 최면술놀이로 아이들에게 적용했는데, 이 놀이는 어떤 주제를 담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이 되는 유용한 놀이인 듯 하다.

상대방의 조절하는 것에 따라 몸을 움직이다보면, 평소에 사용하지 않았던 근육들도 활용되고..

놀이적인 특성과 조정이라는 것때문에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가득 만들 수 있는 특성이 있었다.

내가 준비한 음악에 맞춰 짝을 바꿔서, 여럿이 신나게 몸을 움직여 봤다.

 

 

 

 

 

 

 

그리고 거울놀이도 함께 했다.

무용치료에서는 밀러링으로 주로 사용되는 기법이고..

교육 연극 안에서도 워밍업 단계와 신체활용 부분에서 잘 사용이 되는 기법인데...

이번엔 철저하게 몸을 움직여 보는 놀이로 접근해 봤다.

아주 신나는 음악과 함께, 적절한 멘트를 더해서 조금씩 아이들의 몸을 가열시키고..

동작을 키우고, 놀이 안으로 빠져들게 만들었다.

그리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 내가 주도권을 잡고 전체 아이들의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전체거울기법으로 넘어갔고..

코믹, 로봇, 스탠다드한 동작 등 다양하게 몸을 움직여 보게 했다. 

 

 

 

 

 

 

그리고 이 활동의 하일라이트는 '이름댄스'다..

자신의 이름을 쓰는 것만으로도 정말 멋진 춤을 출 수 있는 기법인데.. (세부적인 방법은 추후, 연극놀이에 기록하겠습니다.)

춤을 추는 행위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방법이다.

교사들을 위한 연수에서도 이 기법 하나면 모두를 춤을 추게 만들었던 여러 기억이 있었다.

 

손가락으로 쓰기 시작한 이름은, 나중에 온 몸으로 발전이 된다.

무엇보다 첫 시간엔 교사의 모델링이 중요하고, 무용치료나 연극치료에서도 치료자가 에너지를 읽고 추구하는 에너지 쪽으로 몰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처럼...

빠른 음악의 도움을 받아 내가 아이들 속에 들어가 급격한 움직임을 만들어 냈고..

아이들의 기분을 최고조로 업그레이드 시켰다.

아이들의 함성과 움직임...ㅎㅎ

 

 

 

 

 

간단히 심리극 속에서 배웠던 '스펙토그램'으로 자신의 몸의 느낌, 내 기분과 반응을 파악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다시 내 모습을 그려보게 했다.

아이들은 아무런 설명 없이 그림그리고, 놀이를 즐기고, 그림을 그려가는 과정을 어리둥절 하게 생각하면서도 잘 따라오고 있었다.

열심히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의 얼굴엔 홍조가 가득했고, 숨소리 또한 정말 살아있는 것과 같은 생동감이 넘쳤다.

예상했던 대로 아이들의 그림은 같은 내 모습인데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전반적으로 자신의 몸들이 커졌고, 색이 밝아졌으며, 동작이 변해있었다.

미술치료에서 몸의 자세와 반응 등을 통해 내담자의 정서를 파악해 가는 기법을 생각해 본다면, 아이들의 심적 변화 또한 예상이 됐다.

처음 그렸던 그림을 빼서 비교해 보는 아이들 또한 아주 신기해 했다.

몇개의 활동만으로 자신이 변화된 것을 보며 밝은 미소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림의 변화를 살펴보게 하면서....

"이게 마음흔들기다!"  라는 말을 했다.

 

 

긴 설명은 필요 없었다. 몸과 마음으로 느끼게 해 줄 뿐...

지금은 40분간의 활동만으로 내 안의 작은 변화가 찾아왔는데, 계발활동을 통해 일년간 찾아올 내 몸과 마음의 변화는 얼마나 멋질까!! ㅎㅎ

 

관찰과 적절한 타이밍에 멘트 날려주고, 활동을 연속해 주고, 자신을 느끼게 해 주는....

바로 이것이 마음흔들기의 기본 원리이다.

 

첫 시간, 느닷없이 온 몸을 던져야 했던 이 마음흔들기가 어떻게 다가왔을까??

 

 

 

  [아이들의 소감]

 

*무표정이었고 옷색깔도 어두웠던 내가, 활짝 웃고 옷색깔도 환해지고 기분도 좋아졌다. (소연)

 

*처음으로 '마음흔들기'라는 계발활동을 하러 갔을 땐 정말 마음이 설레고도 떨렸다.

  기대를 잔뜩 했는데..

  역시 이번 활동은 내 기대보다 훨씬 넘어섰고,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었다. (민지)

 

*친구들도 좋았고, 선생님과 놀이 모두 마음에 들었다.

  선생님과 활발하게 몸을 흔들기 전과 후의 그림을 보니 확실히 표정과 몸크기 모두 달러졌다. (명준)

 

*처음엔 그냥 웃는 내 얼굴이었다.

  나중엔 춤을 추며 몸을 흔드니 더 재미있고, 활기차게 내 모습이 변했다.

  내가 마음이 우울해져도 음악을 틀어서 내 몸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겠다. (수현)

 

*마음흔들기부. 생소한 이름이다.

  하지만 최면술놀이, 거울놀이, 이름댄스... 정말로 재미있었다.

  이 활동은 내 자신감을 회복시켜 줬다. 정말 마법같다. (가은)

 

*뭐랄까....

  짧고 굵게 이야기하면.. 재미있다.

  매주 금요일마다 이런 활동을 한다 생각하니 즐거워진다.

  그런데 결정적인건 넘 힘들다.. 하핫 다 뻥이고.. 재미있다. (미강)

 

*마음흔들기 부서에 오기 전 보다 훨씬 더 기대가 된다.

  그리고 단지 몸만 움직였을 뿐인데 이렇게 그림에 변화가 있을 줄은 몰랐다.

  선생님과 40분동안 이렇게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마음흔들기 부서 짱, 서준호 샘 짱!! (다현)

 

*서준호샘과 이 수업을 하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다.

  그 중 하나는.. 단지 몸만 흔들어도 마음을 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 너무 재미있어서 다음 계발활동이 기대되고, 항상 마음가짐을 좋게 갖겠다. (지후)

 

*몸이 커지고 밝아진 것을 보니...

  '춤'의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미래로 갈수록 이렇게 발가지고 커졌으면.... (유리)

 

*친구들과 여러 활동을 하고, 신나게 춤을 추고 나니..

  내가 더 밝아지고 자신감이 생겼다.

  그래서 문득 '나 이런 사람이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원)

 

 

 

아이들의 변화와 간단히 적어 준 소감에 힘이 솟는다.

나와의 만남과, 몇 개의 활동 속에서 변화될 아이들을 상상해 본다.

 

나비효과처럼....

나와의 만남을 통해 생긴 아이들의 작은 생각의 변화는, 미래의 긍정적인 인생관을 지니고 훌륭하게 성장할 동력이 되리라 생각하며..

 

 

 

다음 마음흔들기를 기대해 주세요!!! ㅎㅎ

 

 

치유의 교실, 마음흔들기란...

 

 

  몸을 돌리고 “씨발!!”이라고 나에게 외치고, 맨 뒷자리에 앉아 분노에 찬 시선을 보내는 한 아이를 이해할 수 없던 때가 있었다. 그 아이가 나를 인정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내 모든 능력을 총 동원했지만 변하지 않는 그 아이의 모습에 나중에 무기력감이 올라왔다. 시간이 지날수록 모든 학교생활 속에서 그 아이와 감정의 끈이 연결되어 줄다리기를 하고, 매순간 그 아이를 의식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됐다. 도대체 왜 내 노력을 몰라주는 걸까!

 

  졸업을 앞두고 그 아이와 화해를 하게 된 자리에서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날 싫어했던 이유를 알게 됐다. 그 아이가 2학년 때 아빠의 폭력으로 인해 엄마가 집을 나가게 됐고, 4학년 때 새엄마가 들어오면서 그 아이 또한 집에서 나가야 했던 일을 겪게 됐다. 아빠에 대한 원망과 증오가 가득 자리 잡고 있었는데, 내 목소리와 생김새가 그 아빠와 비슷하다보니 학교에서 나와의 많은 일들이 모두 부정적일 수밖에 없었다. 나를 보면 아빠가 떠올랐고, 분노의 방향이 나에게 향한 것이었다. 아이의 모습 뒤엔 이렇게 숨겨진 과거의 사건과 감정의 기억이 있었는데, 현재의 모습만 읽고 권위적으로 대하고, 유치하게 힘겨루기를 한 것이다. 이 사건은 반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를 만들어 줬다.

 

  이 시기에 같은 반 아이들의 가출, 절도, 폭력 등의 여러 사건들을 접하게 됐다. 자연스럽게 그렇게 행동하고 사고하게 된 아이들의 ‘마음’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아이들을 이해하고자 공부하게 된 심리극(사이코드라마), 가족세우기, 명상, 연극치료 등을 통해서 아이들 마음 뒤에 자리 잡고 있는 과거의 사건들과 인물, 정서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아이들은 죄가 없고, 자신이 받은 상처를 물려주고 있는 부모와 교사가 그 아이들 뒤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더욱 감사한 것은, 배움 속의 치료과정으로 인해 권위적인 관리자에 대한 자동적 반감이 어디에서 기인했는지 알게 됐고, 부모를 사랑하는 법을 배웠고, 내 삶의 목표를 무엇으로 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찾게 되면서 만족감과 행복은 조금씩 늘어가게 됐다. 좋은 부모,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선 내가 먼저 온전한 행복 속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내가 느끼는 자유로움과 만족감은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전달되고, 평온한 마음은 왜곡된 시선 없이 있는 그대로의 아이들을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만들어 준다는 것을 믿는다. 모든 것은 ‘마음’이다. 오늘 연수를 통해 전달되는 생활지도와 관련된 기법과 프로그램의 기록들이 많은 선생님들과 반 아이들에게 특별함으로 다가서길 바래본다. 

 

 

이렇게 올해, ‘마음흔들기'를 시작하겠습니다!!!!

 

 




I. 마음흔들기의 핵심 원리


1. 놀이
아이들과 잘 노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잘 노는 것은 '자발성'이라는 너무나도 중요한 마음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발성은 창조성으로 발전된다.

잘 노는 환경을 만들어 주면 학습과 생활지도에서도 긍정적 효과가 발생된다.

교사와 가까워지면 반 아이들은 마음을 열게 되고, 마음과 마음이 이어지면 꾸중이나 체벌 없이도 아이들을 지도할 수 있으며, 어떤 활동과 수업상황을 주더라도 적극 참여하게 된다.

즉, 함께 잘 노는 것은 모든 활동의 워밍업이다. (놀이성 → 자발성 → 창조성)

 

2. 교육연극 
연극이란 단어는 많은 사람들에게 부담으로 다가간다.

보통 무대 위에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기하는 것을 연극이라 한다.

하지만 우리가 어렸을 때 친구들과 했던 소꿉놀이가 연극이라는 것을, ~인 척하는 활동이 연극이라고 쉽게 생각하자.

교육연극은 공연과 관련 된 것이기 보다 놀이에 가까운 표현활동들이 많다.

자신의 감춰둔 이야기를 몸으로 조각을 만들어 보고,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을 친구들과 함께 한 장의 사진으로 만들어 보고, 부모님과 선생님에게 하고 싶은 말을 짧은 해설극으로 만드는 것은 아이들의 삶을 다루기 때문에 큰 효과가 있다.

눈으로 보거나 귀로 듣는 것이 아닌 비슷한 상황에 직접 들어가 정서를 경험하고, 인지하게 되기 때문이다. 

 

3. 사진과 영상
사진과 영상이야말로 나를 볼 수 있는 객관적 도구이다.

사람들은 카메라에 찍힌 모습을 외면한다. 얼짱 각도와 사진이 잘 나오는 특정한 포즈의 사진에 만족하며 자신의 진실된 모습을 보려 하지 않는다.

학급운영과 관련된 활동을 할 때면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해 바라보게 한다.

처음엔 자신의 모습을 창피하게 생각하고 고개를 돌리던 아이들에게 얼굴표정과 몸짓 등 모든 것을 객관적으로 보게 한다.

그리고 체험 과정 속에서 얻는 느낌과 사진과 영상을 통해 밖에서 바라보는 느낌을 또 다르고, 단편적인 활동이 아닌 영원성을 부여해 준다.

 

4. 음악 
'모든 예술의 끝은 음악이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의 감정을 조절하는데 음악처럼 좋은 게 없다. 아이들의 심장박동을 조절하고, 특정 활동에 몰입시키는데 음악은 큰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식당에서도 음악과 조명의 변화에 따라 매상이 달라지는 것처럼, 활동에 음악사용은 너무나 중요하다.

사용하는 음악들은 한국 영화의 OST들이 좋다. 슬픔, 분노, 사랑, 이별, 기쁨 등 많은 정서가 담겨있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5. 글쓰기 
많은 프로그램들은 아이들의 마음을 열게 또는 울컥하게 만들고 끝내 버리곤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정서적 경험들을 인지적 상태로 바꿔주는 것이 너무나 중요하다.

활동을 통해 내가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내 삶과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를 보게 하는데 간단한 글쓰기는 효과가 있다.

마음이 움직이면 아이들의 글은 굉장히 세련되게 바뀌게 된다. 좋은 생각에 밑줄과 코멘트로 피드백을 해 주고, 다음날 좋은 글은 전체 앞에서 읽어주면서 의욕을 만들어 주고, 활동의 의미를 다시 다지게 만들었을 때 더 큰 효과가 있었다. 

 

6. 상담
앞의 모든 활동은 아이들의 마음을 표출하게 만들다.

그 뒤, 아이들의 정서를 다듬고 보다 긍정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것은 상담이다.

이벤트적인 활동은 아이들에게 색다른 경험과 즐거움을 줄지 모르지만 말 그대로 이벤트로 끝난다.

여러 활동 속의 아이들의 정서를 읽어내고 바른 삶을 살 수 있도록 상담 기법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6학년, 헤어질 아이들을 위해 심리극캠프를 열었습니다. ^^;

 

안내장에는 '나를 찾아가는 여행'이라고 했지만 사실, '나를 힘들게 한 너, 사라져!'라는 명칭으로 아이들에게 다가섰지요.

제가 인턴쉽으로 공부하고 있는 심리극을 통해 아이들을 긍정적으로 변화 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고..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심리극을 적용하는게 불가능하다는 많은 사람들의 막연한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고도 싶었습니다. 


전체 4일 일정은 아래와 같아요.  ^^


 - 1일 : 설문조사, '나를 힘들게 하는 너' 만나기, 집단상담,  놀이를 통한 불안감 정도 알아보기, 심리극

 - 2일 : 믿음의 정도 알아보기, 심리극 1,  내 안의 믿음 느껴보기, 심리극2

 - 3일 : 무의식 속에 잠재된 무서움 알아보기, 심리극1, 무서움 느껴보기, 심리극 2

 - 4일 : 관계에 대한 느낌 느껴보기, 심리극, 나를 둘러싼 답답함느끼기, 분출, 캠프를 통해 알게 된 것 알아보기, 선언, 설문조사

 


(사진 : 설문조사, 고민 적기, 나누기 등)



캠프에 참여한 아이들은 모두 12명이었습니다.  

그리고 함께 심리극학회 인턴/레지던트 두 명, 대학교 심리학과(심리극 동아리) 학생 4명이 함께 참여했지요..

한 선생님이 약 2명의 아이들에게 피드백을 줄 수 있었으며, 심리극 진행을 할 때 보조자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본격적인 캠프를 시작하기 전, 검사지를 나눠줬는데.. 우울, 의사소통, 대인관계 등에 대해서 파악을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이 캠프를 통해 해결하고 싶은 고민을 떠올려 보고 한 가지를 선택하게 했는데..  

아이들의 고민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사진 : 캠프를 시작하면서 적어준 고민들!!)


아이들이 원했던 것을 살펴보면.. 불안감, 부모관계, 친구관계 등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제 반 아이들의 경우엔 어느정도 마음흔들기 등에서 내적 문제들을 읽을 수 있는 것들이 있어서 심리극을 좀 진지하게 활용하면 아이들에게 행복을 만들어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심리극을 중심으로 이야기 하면...

총 6명의 아이들이 주인공 경험을 했습니다. 

표면 사건과 정서들에서 핵심사건으로 들어가서 아이들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근본 문제들을 읽을 수도 있었구요..

미래에 대한 심리극도 할 수 있었고, 가족세우기의 기법까지도 투입했던 좋은 시간들이었습니다.

 

간단하게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요약해 보자면...

대인관계에 이상이 있던 아이는 근원문제가 아버지의 무서움과 무관심에서 출발했으며, 무기력감의 근원인 아이는 엄마의 혼란스러움과 조절되지 않은 분노, 외로움으로 인해 컴퓨터나 핸드폰 등이 가깝게 자리 잡은 것 등...

부모님들이 좀 더 따뜻하게 아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아무래도 아이들 내적 이야기와 가정 등이 위주로 진행되어서 이곳에 많은 것을 공개할 수는 없구요..

사진만 일부 이곳에 올립니다.

분위기라도 많은 분들께 전달하고 싶습니다.

 

 

 

(사진 : 심리극 중. 제가 디렉터로 4일간 심리극을 진행했지요)

 

 

(사진 : 심리극 도중, 가족 세우기, 인터뷰 등)

 

 

(사진 : 심리극 중, 부모님과 함께 놀이공원을 갔습니다.)

 

(사진 : 심리극 중, 가족사진 촬영)

 

(워밍업 : 관계의 중요성과 관계 안에서 나의 위치 파악해 보기)

 

 

(워밍업 : 내 안의 불안함 만나기)

 

 

(워밍업 : 내 안의 불안함 만나기)

 

 

(심리극 중, 부모와 함께 하고 싶은 일 만들어 보기)

 

 

(캠프 마지막, 연극치료 프로그램 중, '날 힘들게 한 너, 사라져!')

 

 

 

(캠프 마지막, 연극치료 프로그램 중, '날 힘들게 한 너, 사라져!')

 

 

심리극 주인공 경험을 끝내고 얼굴이 환해지는 아이들을 보면 저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캠프에 참여하는 인원이 11명이 좀 많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진행하면서 느꼈던 것은 6~8명 정도를 비공개, 집단상담의 성격을 보다 강조해서 3일 정도를 운영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리고 보조자 역할을 성인들의 도움을 받아야 했기 때문에 캠프 비용이 꽤 많이 들어갔다는 단점도 있었습니다. 

2011년엔 아이들을 위한 여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업무분장을 조절만 해 준다면...

캠프를 다시 만들고, 6학년 외의 아이들과도 함께 작업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초등 6학년 아이들에게 심리극의 몇 가지 핵심기법을 어떻게 적용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들과..

아이들의 깊은 내면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이 더욱 커지게 된 감사한 시간이기도 했지요... ^^

제 블로그에 세부적인 기법들을 많은 선생님들과 일반인들을 위해 어느정도 공개를 할지도 연구해 봐야겠습니다.

좀 기다려 주세요~ ^^

 

설문지의 척도들을 분석해 보니... 대인관계, 무력감 등이 평균 2~3점이 4~5점으로 상승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마지막에 캠프를 통해 배운 것, 앞으로 어떻게 살겠다는 다짐을 적어 줬는데...

크게 선언하는 아이들을 보며 저도 뭉클했습니다. ^^

 

시간적 여유가 되는대로 워밍업, 연극치료 프로그램들 중에서 아주 일부를 편집해서 이곳에 올려보겠습니다.

아래, 아이들의 마지막 글을 올립니다.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 먼 길이라 몇 번이나 망설였는데, 연구사님이 간곡히 부탁하셔서 거절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

지난 대전인디에서 초대해서 바로 옆 청원군수련원에 갔었는데, 바로 옆이더라구요.

막상 도착했더니 익숙한 길에, 친근한 분들이 많아 편하게 연수를 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두 시간 연수는 너무나 짧아서 수업 기법만 몇 개 알려드리고 끝나버렸네요..

언젠가 기회가 되면 그 외의 이야기들을 풀어낼 기회가 있을 거라 생각해 봅니다.

무엇보다 앞에 나오셔서 저와 함께 시범보여주신 몇 분의 남자선생님들께 너무 감사드립니다.

함께 해주시지 않았다면...

교육연극 속, 정서를 전달하기가 좀 힘들었을지도 몰라요..

 

남은 연수 즐겁게 받으시구요..

행복하세요~ ^^

 

피드백은 아래 댓글로 부탁드려요.. ^^

꾸벅..

 

 

 

(교육연극/수업기법) 이미지극 활용 '5.18 수업'

 

이미지극을 이용해 여러 수업을 했던 경험 중에 5.18관련 수업을 이곳에 기록해 본다.

이미지극은 보알의 토론연극기법과 함께 굉장히 유용하면서도 통찰을 만들어 주는 기법이라 생각된다.

도덕과에서도 훌륭히 사용이 되며, 실생활 적용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장점이 많다.

총 2차시 수업 가운데 두 번째 차시 부분의 기록이다.

(첫 번째 수업은 5.18에 대해 알아보는데 있었다.)

이번 수업에서는 이미지극의 단편적인 사용보다는 이미지극 기법을 응용했다.

40분 수업의 대부분을 이미지를 만들고, 이미지극을 진행하는데 많은 시간이 활용된 듯 하다. 

 

 

이미지극

신체를 이용해 정지동작을 만드는 것을 하나의 이미지라 칭한다.

처음엔 부정적인 이미지를 관객(또는 참여자)에게 보여주고, 관객의 참여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긍정적으로(관객이 모두 동의할만한) 바꿔보는 활동이다.

 

 

(사진출처 : 네이버 영화)

 

첫 번째 시간엔 학교로 배부된 5.18 교과서를 통해 전체적인 사건의 흐름, 광주시민의 아픔 등을 공부했다.

그리고 영화 '화려한 휴가'를 중요한 부분을 함께 보는 식으로 첫 번째 시간이 진행됐다.

무엇보다 광주시민의 상처와 슬픔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계엄군 들의 안타까움도 함께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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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모둠별로 한 명의 몸을 이용해 조각상(이미지)을 만들도록 했다.

4개의 모둠은 계엄군을 조각했고, 다른 4개의 조는 광주시민의 모습을 각기 조각하도록 했다.

각 모둠별로 지난 시간에 본 영상과 교과서 내용 가운데 인상적인 모습을 조각하게 했고..

소품은 신문지 한 장으로 제한했다.

약 5분이 지난 뒤, 계엄군, 시민, 계엄군, 시민... 순서대로 교실의 빈 공간에 만든 조각상을 적절하게 배치하게 했다.

자연스럽게 '계엄군 vs 광주시민' 두 구도가 만들어 졌다.

각 모둠별로 만든 조각들이 한 데 모여 하나의 이야기를 재창조함을 볼 수 있었다.

 

 

각 모둠별로 한 명의 몸을 이용해 조각상을 만들고 있다.

 

 

 

 

 

 

 

 

이렇게 이미지들을 만들고 이에 대한 생각을 나눴다.

터치기법을 이용해 각 조각상(이미지)들의 간단한 대사를 들어봤다.

이미지극은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꿔야 하기에..

다시는 광주에 이런 일이 생기지 않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 각 모둠별로 이 조각들을 어떻게 바꿀지 생각하게 했다.

화합, 사랑, 화해, 평화 등의 주제가 담길 수 있도록 이미지들을 변화시켜보게 했다.

약 5분 후, 모둠별로 만든 새로운 이미지들을 보게 됐고..

그 안에 담겨 있는 메시지들과 눈으로 볼 수 있었던 화합의 이미지는 아이들의 멋진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런 역사가 다시는 이 땅에서 반복되지 않길 바라고...

온 세상에 사랑과 화합, 평화가 가득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수업을 마무리 했다.

광주에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수업이 큰 의미로 다가서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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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소감]

 

광주는 왜 소외받아야 했는가!!

계엄군들은 왜 그렇게 무자비한 탄압을 했어야 했는가!!

5.18 민주화운동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우리 광주는 어떻게 됐을까?

그런데 선생님은 계엄군도, 광주시민도 모두 피해자라고 하셨다.

그 말을 듣고 생각해 보니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각 조의 작품들을 한꺼번에 배치하고 보니 꽤 그럴듯한 상황이 됐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모두 화합하고 사이좋게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

정말 보기 좋았다.

그렇게 보기 좋은 모습을 왜 사람들은 만들지 못했을까.... (ㅅㅈ)

 

 

예전에 극장에서 '화려한 휴가'를 보면서 끔찍하고 징그럽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에 선생님과 함께 볼 때는 전혀 다른 느낌이 났다.

광주시민들의 고통, 노력이 느껴졌고..

광주시민들이 그때 희생하고 노력해준 덕분에 우리가 지금 이렇게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기회를 통해 5.18의 중요성을 느끼게 됐다. (ㅁㅅ)

 

 

5.18을 생각하면 광주 시민들만이 피해자라는 생각을 했다.

군인들도, 광주시민들도 피해받은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복수하고 원망하는 마음보다 오늘 수업에서처럼 화해하는 마음을 가지는 게 더 좋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ㅅㅈ)

 

 

이미지극을 하면서 '화합'을 주제로 했을 때...

이렇게 모두가 화합이 빨리 됐으면 희생자들이 줄었을텐데...

이렇게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오늘을 보며, 5.18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ㅈㅎ)

 

 

이 활동을 통해서 광주사람들이 얼마나 고통받았는지 알 수 있었다.

8개의 조가 각각 조각을 만들어서 배치해봤는데..

만든 것을 보니 그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잔인했는지도 알 수 있었다.

정말 슬프고 안타까운 사건이란 생각이 들었다.

5.18국립묘지에도 꼭 한 번 가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ㅅㅈ)

 

 

 

 

 

 

부모님 전상서!! (부치지 못한 편지)

 

 

 

 

우연히 TV에서 부부토크쇼 자기야 캠프편을 보게 됐다.

사실, 내가 공부하는 심리극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는 소식에 다른 분들의 심리극을 확인하려 들어갔다가..

부부치료 몇개 장면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상처빼기와 내면아이 등의 내용을 이곳에서 또다른 형식으로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나에게 관심깊게 다가온 것은...

한 아이의 편지였다. 연예인 부부의 자녀인 그 아이가 쓴 편지엔 부모님에게 행복한 가정에 대한 욕구가 가득 담겨 있었다.

그 편지내용을 듣고 부모님들은 눈물을 멈추지 못했고...

그 연예인들의 과거에 부모의 양육으로 인해 생긴 패턴과 삶의 가치 등을 읽게 됐다.

 

그 영상을 보면서.. 

내가 과거에 상처받은 경험들 속에서 내가 긁적였던 많은 일기장의 글들이 떠올랐다.

때로는 속으로 감춰두는 것보다 내 마음을 글로 옮기면서 차분해진 내 마음과 내 인생에 대한 다짐들...

나만의 비밀스러운 글들이 나에게 상처를 빼는 힘을 느낄 때가 간혹 있었다.

이런 경험을 반 아이들에게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전에 아이들과 함께 했던 감정의 마인드맵, 날 힘들게 한 너 사라져, 인생그래프 등과 연결할 수 있는 것들이 눈에 보였다.

 

그래서 영상 가운데 아이가 편지를 쓴 대목을 함께 보고...

속에 감춰준 이야기들을 꺼내보는 시간을 만들었다.

하지만 때론 이런 글들이 부모님에게는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어서 소주제로 '부치지 못한 편지'라는 이름도 함께 붙였다.

 

 

 

어떤 글들이 나올지 모르는 막연함 속에서 막상 활동을 시작했다.

그런데 정말 피를 토하는 아이들과 역기능적인 가족에서 살고 있는 아이들의 글들이 눈에 들어왔고..

그 글들로 인해 아이와 아이의 여러 패턴들이 이해되는 계기가 됐다.

우선 아래에 아이들이 쓴 글들을 일부만 공개해 본다.

 

 

정말 아이들이 부모에게 원하는 것을 뭘까?

 

 

 

 

 

 부모님 전상서

 

  엄마..

  제발 내가 아플 때...  내가 정말 아플 때.. 학원을 무조건 가라고 하지 마..

  나도 진짜 아픈데 왜 날 조금도 쉬지 못하게 해??

  그리고 엄마는 내가 공부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칭찬은 안하면서 놀때는 엄청 지적해..

  내가 방을 다 치우면 엄마는 +1점을 주지만, 내가 방을 어지럽히면 -3, -4야...

  하루에 거의 10시간 공부하는 것 같은데, 1시간도 못쉬게 해...

  매번 날 위해 그렇게 한다고 말하고.. 날 괴롭히지마.

  엄마는 나를 잘 몰라.

  그리고 나에게도 사생활이 있어 너무 깊이 알려고 하지 말아줘..

  때론 그게 나에게 피해로 돌아온단말야..

  아빠는 너무 화를 많이 내.. 무조건 때려..

  잠이 와서 잔건데 나보고 잠이 엄청 많다고 때리지 마..

  날 무조건 때려 아빠는 늦게 들어와서 그때만 보잖아..

  그리고 뭔가 일이 있으면 무조건 나래.. 누나가 했을거라는 것은 왜 생각 안해??

  나두 공부 나름 열심히 하고 있어요..

  너무 걱정하지마..

  제발 내 마음을 읽어줘.. 제발..

 

 

담임으로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주관적인 사고를 하고 있다는 것이 보인다. 

그래서 각자의 고민이....

다들 비슷한 고민 중의 하나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글을 읽어도 된다는 허락을 해 준 한 아이의 글을 잔잔하게 읽었다.

그리고 나와 비슷한 부분들을 찾아보게 했다.

역시... 많은 아이들이 비슷한 부분들이 많았다.

 

마지막으로..

때로는 가슴 속에 담아두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일기장, 남들 아무도 없는 곳에서 담아둔 말을 꺼내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해 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아 줬으면 했고..

친구들이 비슷한 부분들이 많다면, 서로가 마음을 열고, 서로에게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우리 반이 되길 바랬다.

 

이 활동의 많은 부분들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결론은 간단했다.

 

아이들은 부모에게 사랑받고 싶어하고, 인정받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의 소감

 

*나만 힘들지 않고 전혀 다른 고민이 아닌 비슷한 점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ㅅㅎ)

 

*그동안 답답했던 마음들이 많이 풀렸다. 썼던 편지도 다시 읽어보니,

  이제 웃음이 나올 정도로 마음이 편안해 졌다.

  다들 고민들이 비슷비슷하다.

  나도 이제 불평하지 말고 열심히 해야겠다.

 

*난 내 고민으로 속을 태워왔다.

  그러나 이제 내가 고민하는 것은 다른 누구나 한 번쯤 할 수 있는 고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좀 더 용기를 갖겠다.

 

*비슷한 고민으로 고생하는 친구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내 고민을 털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리고 서로 잘 도와주고, 격려해 주겠다.

 

 *친구의 고민을 듣다보니 지난번에 적지 못했던 몇 개의 문제들이 떠올랐다.

  나와 비슷한 고민거리를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보다 더 긍정적으로 삶을 살아가겠다.

 

 *난 내 마음을 글로 표현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부모님께 서운한 마음이 있을 때, 부모님이 싸우실때 내 마음이 슬플때,

  글로 내 마음을 표현하고 싶을 때가 많았다.

  하지만 마음 뿐이었다.

  나는 글 쓰면 뭐해... 그런다고 상황이 바뀌는 것도 아닌데 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마음을 글로 표현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활동을 하고 나서 글로 쓰는 것은 내 마음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내가 힘들때면 내게 도움을 줄 공책을 사겠다.

 

 *선생님이 화를 분출시키는 두 가지 방법을 이야기 하실때...

  나는 예전보다 더욱 귀 기울여 들었다.

  들어보니 나도 화가 많이 쌓여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내 마음 속에서 화가 나를 억압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속이 다 시원해졌다.

  부모님이 나를 어리다고 취급하고 나도 잘할 수 있는데,

  엄마가 거의 도와주고 쉬운 유치원생들도 할 수 있는 것을 엄마가 시켜서 실망한 적이 있었는데...

  친구들이 내 생각과 비슷한 점들이 많고, 함께 이야기 할 수 있어서 기뻤다.

 

 *다른 아이들도 나와 비슷한 고민이 있다는 것에서 내 고민이 창피하지 않게 됐다.

 

 *엄마가 다시는.. 다시는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생각해 보면 난 다른 아이들의 고민을 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활발하게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며 난 고민이 다른 아이들보다 많은 것 같다 등

  나 혼자만 유난히 많은 고민을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모두가 나와 같은 고민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마음으로만 쌓아 두면 좋은 일이 없을 듯 하다.

  선생님 말씀처럼 비밀 다이어리 같은 것을 마련해 보겠다.

  사실... 이런 내 마음을 엄마, 아빠가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내 마음을 내 손으로 치유할 수 있는 새로운 능력이 생긴 듯 하다.

 

 *친구들이 모두다 걱정없이 가족과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해설이 있는 역할극..

 

2학기엔 내 수업공개도 있고 해서 아이들에게 해설극을 안내해 줬다.

매번 가장 인기 있는 기법인데.. 이제서야 자세하게 아이들에게 설명하고 완성해 보게 했다.

심각한 주제로 만들면, 항상 실패하기에..

이번엔 가볍게 '우리가 알고 있는 동화'로 시작해 봤다.

이번 경험으로 아이들이 해설극 활동에 보다 쉽게 접근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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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극 만드는 기법과 관련해..

 자세한 설명은 추후에 업뎃 하겠습니다. ^^

 

 

 

 

감정의 마인드맵

 

심리극을 공부하면 할수록, 센터의 치료과정을 바라볼 수록...

우리가 행복하거나 불편하게 생각하는 모든 정서들에는 사건이 연결되어 있고..

그리고 인물로 연결 되어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이렇게 우리들은 관계 속에서 많은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방학 동안에 만난 '지니샘'의 반 아이들 마인드맵 기록을 보면서 활동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반 아이들의 적용을 위해 고민하고, 여러 자료들을 찾아보니 학교 현장에서는 행위와 사건, 지식 위주의 마인드맵 활동을 해 왔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난 심리와 치료 쪽에 관심이 많아 이런 행위 보다는 정서, 우리의 감정들에 대해 초점을 맞춰 보는 것이 반 아이들의 내면의 변화에 더욱 의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학 동안 읽었던 '감정치유'라는 책에 소개된 핵심 감정 9가지를 아이들에게 소개하고..

'내 인생'이란 주제를 주고 핵심감정들을 위주로 우리가 갖고 있는 정서들과 관련된 각자의 삶을 돌아보게 했다.  

 

 9가지 감정

 - 행복 (더없이 즐거운, 기쁜, 열정적인, 흥분된, 좋은, 기뻐서 날뛰는, 감사하는,즐거운)

 - 슬픔 (낙담한, 낙심한, 의기소침한, 암울한, 애도의,상처받은, 외로운, 울적한)

 - 분노 (흥분한, 괴로운, 격분한, 노한, 격심한, 짜증난, 성난, 분개한)

 - 두려움 (불안한, 무서운, 소름끼치는, 긴장한, 공황상태의, 깜짝놀란, 떨리는, 겁먹은)

 - 기쁨 (대담한, 순수한, 창의적인, 자유로운, 근심없는, 살아있는, 즉흥적인, 기발한)

 - 사랑 (애정어린, 정다운, 다정한, 친절한, 돌봄을 받는, 부드러운, 따뜻한, 믿음이 가는)

 - 혼란스러움 (양가적인, 당혹한, 갈등스러운, 머뭇거리는, 어쩔줄 모르는, 괴로운, 불안한, 불안정한)

 - 우울 (소진된, 낙심한, 의기소침한, 의지할 곳 없는, 희망없는, 귀찮은, 지친, 위축된)

 - 평화 (고요한, 마음편한, 이완된, 조용한, 만족스러운, 잔잔한, 평온한)

출처 : 감정치유, 루시아 카파치오네

 

 

 

아이들은 내 인생과 관련된 감정을 마인드맵하라는 이야기에 혼란스러워 했지만..

곧 집중해서 마인드맵에 집중했다. 

 

시간이 지나서 받은 아이들의 마인드맵을 보고 깜짝 놀랐다.

내가 의도했던 것보다 너무나 자세하고, 아이들의 모든 것들에 대한 기록 때문이었다.

아이들의 인생들이 눈에 확 들어오는 것 뿐만 아니라..

무엇을 좋아하며, 어떤 괴로움이 있는지 자세하게 알 수 있었다.

내가 그냥 교사가 되서는 안되겠구나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된다.  

 

마인드맵의 전체 구조는 그 아이의 내면 깊숙한 곳까지 들어갈 수 있었다. 

친구 관계 속에서 상처 받거나, 행복해 하는지...

가족들에게 힘을 얻고 있는지, 상처를 받았는지..

아이들은 어떤 삶을 원하는지, 하지만 부모는 어떻게 단절 시키고 있는지...

과거의 외상의 시점, 극복의 과정까지..

 

우선 눈에 띄는 몇 개의 마인드맵을 살펴본다면..

(공개할 수 있는 범위에서만.. ^^)

 

 

 

이 아이에겐... 혼란, 두려움, 평화, 슬픔에 엄마가 자리를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엄마가 이 아이의 정서에 깊게 관여 됐고, 엄마로 인해 화가 나거나 행복해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곳에 모든 것을 공개할 수 없지만 세부 항목을 보면... (중략)

 

좀 더 살펴보면...  

 

 

아이들의 분노, 두려움, 슬픔 등 몇 개를 뽑아 봤다.

아이들의 부정적 정서에는 역시 엄마나 아빠가 자리잡고 있음을 보게 된다.

우리들 또한 어렸을 때 경험했던 것이지만, 양육이 아이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경험한 나에겐...

이런 단어, 그림들이 예사롭지 않게 다가온다.

이런게 매번 있는 게 아닌, 한 두 번의 사건이라고 생각하지만..

외상으로 남아 아직까지도 아이들의 마음에 남아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본다.

 

겁을 주는 방법도 다양하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주거나, 체벌을 가하거나, 매번 아이의 행동을 제약하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반대 상황은 어떠할까?

 

 

 

역시 아이들은 관계 속에서 행복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돈, 여행, 휴식, 친구들에게 행복이 만들어짐이 보인다. 

 

 

내 반에서 어떻게 학급경영을 해야할지 감이 오기도 하는데...

휴식과도 같고, 교실에 들어오면 행복해지고, 세상은 살만한 곳이다라는 것을 만들어 주고 싶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대로 운영을 해 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다. ^^ 중학교와 연계를 위해 빡세게(?) 공부를 시켜달라는 학부모님들의 요구가 있었는데..... 부모님들은 각자의 경험, 내적 불안감 때문에 아이들의 자유로움을 허락하지 않는다. )

 

 

아이들의 마인드맵을 살펴보다가...

계속해서 공부한 심리극, 상담, 예술치료 등이 좀 도움이 되겠다 싶어서 '내가 한 학기 동안 변하고 싶은 것' 또는 '선생님이 도와주면 좋겠다' 하는 것들을 써 보게 했다.

 

부정적 정서에 해당되는 단어를 보고, 없애고 싶은 것에 초점을 맞추게 했다.

무엇보다 한 학기 동안 여러 선생님이 준비할 활동과 조언, 각자가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싶은 것들을 골랐다.

노력은 자유의지이겠지만 목표가 있다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이다.

반 아이들이 써 낸 글들은 아래와 같았다.

 

  - 머리가 아프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

  - 리더쉽이 넘치는 내가 되고 싶다. 내 생각엔 난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듯 하다.

  - 내 꿈에 대한 걱정 없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

  - 게임 중독에서 벗어나고 싶다.

  - 엄마와의 말다툼을 줄이고 싶다.

  - 엄마가 나에게 관심을 주면 좋겠다. 동생을 편애하는 것 같다.

  - 가족관계의 깨짐, 스트레스를 없애기 위해 엄마의 잔소리가 사라지면 좋겠다.

  - 내 스스로에 대한 분노가 사라지면 좋겠다.

  - 비교 당할 때 생기는 분노를 줄이고 싶다.

  - 더 이상 혼자라는 생각을 하고 싶지 않다.

  - 도전하는 것이 두렵다. 도전을 했는데 실패하면 좌절하기 때문이다. 이 두려움을 없애고 싶다.  

  - 더 행복하고 정이 있는 가족을 원한다.

 

아이들의 글들을 읽어보니 내가 수퍼맨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다.

아이들을 모두 행복하게 만들어 주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욕심은 과욕이다!!

 

다 읽은 뒤, 아이들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하지 말라고 했다.

우리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변화에 대한 목표를 정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큰 일을 했다고 이야기 했다.

선생님이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은 있지만, 도움이 되지 않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나에게 너무 기대하기 보다는,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의 기회로 다가서면 좋겠다고 했다.

 

각자의 내면에 대한 부족함은 내가 시간을 낸다면 얼마든지 도움을 줄 수 있을 듯 하고...

관계 속에서 외로워하고 슬퍼하는 아이들에게 다른 관점으로 '나'를 바라볼 기회를 만들어 줄 수는 있겠다.

너무 어려운 공부이긴 하지만 심리극의 몇 가지 기법을 알고, 반 아이들 상담에 활용할 수 있어서 너무나 다행할 뿐이다.

 

심리극에서 현재감정의 불편함으로 부터 과거의 핵심사건으로 들어가곤 했는데...

마인드맵의 구조가 아이들의 현재와 과거를 모두 만날 수 있어서..

풀드라마는 아니지만 몇 장면 드라마라도 아이들에게 적용하고, 도움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의 마인드맵을 모아 책처럼 묶었다.

시간나는대로 보고,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인생관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 봐야겠다. 

 

 

 

 

앞의 마음흔들기처럼 감정이 한 방에 울컥하는 정도의 활동은 아니지만..

'감정의 마인드맵 '을 통해 생각한 게 있다면 무엇인지 마음흔들기 노트에 간단히 써보게 했다.

아이들이 낸 글 가운데 몇 개를 골라본다.  

 

 

 [반 아이들의 소감]  - 이번엔 이니셜 생략합니다.

 

  선생님이 종이를 나눠주시면서 내 인생의 마인드맵을 그려보라고 하셨다.

  마인드맵을 그리면서 내게 행복한 것, 기쁜 것, 슬픈 것 등을 생각하는데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좋은 것들은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는데, 안 좋은 감정에 대한 것은 고민이 되기도 했다.

  내가 인생에서 느꼈던 감정들을 다 쓰고 보니, '내 인생에 이런 일들이 있었구나', '내가 이런 느낌이 들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인생 전체를 돌아볼 수 있어서 좋다.

 

  마인드맵치곤 지금까지 한 번도 하지 못했던 독특한 것이었다.

  기쁨, 행복, 우울, 슬픔, 분노, 혼란 등..

  그 중에서 분노는 '나에 대한 분노'였다.

  요즘 나는 게임 중독 때문에 할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그것 때문에 난 자주 나에게 분노를 느낀다.

  게임을 안 해도 게임 생각이 난다. 아..정말 심각하다.

  선생님 도와주세요!!

 

  내 인생의 마인드맵으로 2학기를 시작했다.

  분노와 기쁨, 슬픔 등 여러 감정을 했는데....

  마인드맵으로 큰항목에서 작은 항목으로 끝까지 들어가본.....

  '안타까움-왕따-힘듬-괴로움'까지 들어가게 됐다.

  하지만 기쁨에 대한 것이 더 많은 것을 보고, 이내 행복해졌다.

 

  이 활동을 하면서 사람의 감정은 정말 다양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크게 9가지 감정을 이야기 해 주셨는데....

  다른 동물들도 우리 사람들처럼 다양한 감정을 느낄지도 궁금해졌다.

  내 인생을 마인드맵으로 그리는데 여러 감정 가운데 6개 정도를 골랐다.

  내 인생을 감정에 따라 정리할 수 있다니 너무 신기하다.

  나를 정리할 수 있었고, 내 감정에 대해 잘 알 수 있었다.  

 

 

이렇게 마음을 열어주고, 다가와준 아이들에게 너무 고맙고..

제자들에게 더욱 의미있는 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학교 일때문에 아무리 힘들어도, 내 반 아이들을 생각하며.. 매 순간 힘을 내자!!

^^

 

 

 

 

    너희 모두는 소중하단다.

   그래서 너희 모두는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하단다.

   오늘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좋겠구나.. ^^

 

 

1인 1악기 대회를 준비 중, 리코더를 한 명씩 시켜보던 도중..

내가 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 좌절하고, 울먹거리던 한 아이를 보게 됐다.

원서로 된 해리포터를 읽고, 즐거움에 대한 표현을 너무나 긍정적으로 하지만..

리코더 연주를 놓고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학교 생활 도중, 타인의 시선과 관련된 사건으로 인해..

자신없는 것을 친구들 앞에서 해야 하는 일은 정말 싫은 일이다.

그리고 불편한 정서의 경험이 계속해서 각자를 괴롭히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기에..

그리고 남이 잘 하는 것에 집중해서 내가 잘하는 것을 놓치고 있는 아이들을 떠올리며 이번 마음 흔들기를 준비했다.

 

 

 

반 아이들에게 이 활동을 왜 하려고 했는지 설명을 하고...

예전 제자들에게 했던 방식 그대로 자신의 장점을 5개, 20개, 50개 등 계속해서 써 보게 했다.

힘들어도 소소한 장점을 부각하게 했고, 너무 힘들게 생각하지 않도록 했다.

열심히 써 나가는 아이들.

예전 아이들 작품과 마음흔들기 결과를 소개해 줬더니 보다 진지하게 하는 듯 했다.

 

 

 1. 공부하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다.

 2. 노래를 잘 부르는 편이다.

 3. 남에게 배려를 잘 하는 편이다.

 4. 편식을 하지 않는다.

 5. 항상 밝은 편이다.

 6.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

 7. 누군가에게 고맙다고 말 할 수 있다.

 8. 노래 부를 땐 소리가 큰 편이다.

 9. 음악을 좋아하고, 잘 한다.

 10. 내가 잘 다루는 악기가 있다.

 11. 수학문제를 빨리 풀 수 있다.

 12. 매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13. 나는 나를 소중히 여긴다.

 14. 컴퓨터로 까페를 운영할 수 있다.

 15. 큰 손글씨를 잘 쓴다.

 16. 엄마와 아빠의 딸이다...

 

(중략) ㅅㅎ의 기록 중..

 

이렇게 아이들은 100개에 가까운 자신의 장점을 써 내려갔다.

머리 아프다며 찡그린 아이도 있었지만 술술 써 내려가는 아이들, 얼굴에 미소를 띄며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아이들을 볼 수 있었다.

아래 반 아이들이 쓴 장점 가운데 내 눈에 들어온, 좀 재치 있는 것들 몇 가지를 소개해 본다.

 

 

  - 욕을 적당하게 쓰는 편이다.  

  - 장점 100가지를 쓸 수 있다.

  - 삼겹살은 좋아하지 않고, 목살을 좋아하다.

  - 이ㅁㅂ 대통령을 싫어한다.

  - 난 서준호선생님 반이다.

  - 난 날라리가 아니다.

  - 인간의 소중함을 알고 있다.

  - 선생님이 찍어주신 사진이 많다.

  - 나는 매직을 한다.

  - 난 오기가 있다.

  - 난 6학년 3반이다!!

  - 난 복점이 많다.

  - 선생님이 하는 연극부에 뽑혔다!!

  - 반 곱슬이라 퍼머를 할 필요가 없다.

  - 나는 아침에 빵 하나만 먹고도 점심까지 버틴다.

  - 영화를 보다 눈물 흘릴 수 있다. 등

 

그리고 각자의 장점들을 돌아가며 읽어주라고 했다.

서로가 어떤 장점이 있는지, 서로 비슷한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아하, 이런 것도 장점이구나!!'를 느낄 수 있도록 소집단 별로 시간을 보냈다.

각자 터져나오는 웃음, 고함, 넘치는 즐거움!! 

막상 쑥스러워 하면서 읽어주고, 상대의 장점을 들으면서 손발이 오그라들기도 하지만, 정말 재미있게 듣는다.

  

 

 

 

그리고 그 많은 장점들 가운데 마음에 드는 5가지를 골라보게 하고..

다시 가장 마음에 드는 장점 한 가지를 고르게 했다.

100여가지 되는 장점 가운데 한 가지를 고르는데는 이유가 있고, 마음이 끌리는 것은 이유가 있기 때문에..

그 장점을 이용해 나를 어떻게 발전시키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간단히 써 보게 했다.

 

 

 [항상 미래를 바라보려고 노력한다]

  내가 들은 말 중에 이런 말이 있었다.

  꿈을 바라보며 노력하면 언젠가 그 꿈에 다가가 있다고..

  그래서 나는 그 이후로 미래를 바라보려고 노력한다.

  나에겐 소중한 희망과 미래가 있다.

  미래를 볼 줄 아는 내 장점을 생각하며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야겠다. (ㅅㅈ)

 

 [난 개성이 강하다]

  처음 이게 특별한 것인지 몰랐다.

  하지만 조용하고 외면을 잘 표현하지 않은 아이들에겐 내 이런 면이 특별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가끔은 내가 조용한 아이라면 어떨까? 하고 생각한 적이 있는데...

  내 삶은 별로 재미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성적이고 낙천적이라는 것이 무기력하고 조용한 사람들에겐 태클이겠지만..

  나에겐 너무 소중하고, 너무나도 중요한, 없어서는 안될 내 전부인 것 같아서 선택하게 됐다.

  내 성격이 너무 마음에 든다.

  이걸 가지고 사람들을 기쁘게 할 것이고, 웃게 할 것이다.

  이건 부모님이 주신 최고의 선물이다. (ㅈㅇ)

 

 [나는 좋은 가족이 있다]

  가끔씩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정말 나에게 힘이 된 것은 우리 가족이었던 것 같다.

  나는 오빠와 동생도 있어서 심심하지 않고 항상 즐거웠던 것 같다.

  내 비밀도 내 여동생과 이야기 할 수 있었고, 오빠와 엄마는 내가 힘들 때 정말 위로가 됐다.

  물론 오빠와 싸울 때도 있지만, 항상 나에게 먼저 사과를 하고 날 행복하게 만들었다.

  좋은 가족이 있어 지금 이렇게 행복한 것 같다.   (ㅅㅈ)

  

 

우선 몇 개만 샘플로 올리지만...

 

아이들이 고른 장점들을 꼼꼼하게 살펴보면 몇 가지 생각이 들었다.

정말 자신이 원하는 장점을 고른 것이 아닌, 남에게 어떻게 보일까를 고려해 장점을 고른 경우가 눈에 보였고..

부모가 원하는 것을 고른 아이들도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그렇게 살고 싶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고른 아이도 있었다.

진정 원하는 것을 찾고, 내 진짜 장점이 무엇인지 파악하려다 중간에 생각을 포기하는 경우도 보게 된다.

내가 왜 이 활동을 했는지 찾아내야 할텐데...

 

1학기 동안 여러 활동을 통해 얻게 된 정보를 토대로 몇 명의 아이들의 선택과 소감을 읽어보니...

도움이 필요하기도, 때로는 진짜 자신을 찾도록 길을 안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표 소감]

 

 - 선생님이 장점을 5개, 10개, 50개, 100개 쓰라고 하셔서 의아했다.

  일단 선생님이 장점을 써 보라고 하셔서 썼는데...

  장점을 쓰는 것인데, 꼭 내 자신에 대해 쓰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90개 까지 쓰고나니 내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장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장점이란게 꼭 거창하고 큰 것만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됐다.

  내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다는 사실에 기뻤다.

  생각해보니 나는 '세상은 나에게 너무 많은걸 바래!'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많고 많은 장점 속에서 내 순수함 그 자체를 발견하게 됐다.

  남을 보며 부러워했던 내 모습이 부끄럽고, 후회됐다.

  여러 개의 장점을 내가 가지고 있는데 말이다.

  나도 남보다 잘할 수 있다는 걸 말로만 했지 마음 속으론 '부럽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

  앞으론 '나만 안되'라고 생각하지 않고 내 장점을 생각하며 '나도 할 수 있어!'하며 마음을 다음어야 겠다. (ㅈㅇ)

 

 

 

우리 사람들은 내가 부족한 것을 채우기 위해 언제나 노력하지만..

자신의 장점을 알고, 한 가지 장점 또는 관심 분야를 꾸준히 다듬어간다면 더욱 성공할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 반 아이들이 단점보다는 장점을 보는 눈을 갖고..

이 세상을 보다 긍정적으로 살아가길 바라며..

  


이 마음흔들기의 시작 :  http://blog.daum.net/teacher-junho/17031405 

 

 

두 아이들을 재우고 침대에 누워있다가 끝내 잠을 못자고 일어나 버렸다.

열대야에 유난히 약한 탓일까....

냉장고에서 오랜만에 맥주 한 병을 꺼내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코로나!! 레몬 없이 한 잔 따라 놓고...

뒤져보니 지난 중복 때 먹다 남은 치킨 몇 조각이 보여 반가운 마음에 데웠다.

 

아이들이 태어난 이후로는 밖에서 술을 마시는 일이 거의 줄었다.

학교 친목 때문에 몇 차례 늦은시간을 보내 적은 있었지만, 정작 중요한 내 사랑하는 사람들과 카메라 모임 사람들과는 영 이별한 듯 하다.

밤새 사진과 교육에 대해 이야기하고, 가슴을 부풀며 돌아오곤 했는데.... ^^

 

대신 내 옆엔 너무나 똑똑하고 야무진 딸 아이와..

너무나 건강하고 잘생긴 아들이 있어 날 미소짓게 한다.

잠을 자는 아이들과 아내를 보는 건 평온한 행복이다.

 

역시 마음의 여유가 생기니 내 주변의 작은 행복들이 눈에 들어온다. ^^

 

 

 

1학기 동안 녹초가 되어버린 몸을 이번 방학동안 좀 추스려지는 듯해 다행일 뿐이다.

무엇보다 여러 연수장소에서 만난 선생님들의 관심과 격려가 더욱 힘나게 한다.

내 가족과, 더욱 더 내가 하고 싶은 일과, 아이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에 몰두하고 싶다.

 

 

 

 

 

 

학교를 옮긴 뒤 많은 것이 변했다.

사진 찍는 것이 귀찮아졌다는... 며칠 휴식을 취한 탓인지 카메라에 조금씩 손이 간다.

새로 산 책들도 있고 해서.. 집 가까이에 있던 풍경 속에서 단편을 기록해 본다.

 

 

 

 

내면과 외면

 

지난 '미래의 내 손은?'이란 석고붕대 활동의 발전이다.

사실, 가면을 제작하고 싶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시간이 문제다.

이럴 때면 내가 원하는 학교를 세워서, 내가 교육과정을 준비해서, 정말 원하는 교육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보지만..

내가 속해 있는 답답한 학교현장 속에서도 내가 원하는 교육을 해낸다는 것도 의미 있다는 생각을 해 보며, 내가 수제닝스와 함께 했던 번데기 작업으로 접근했다.

 

풍선을 불고, 그 위에 석고붕대 조각을 붙여가며 번데기를 만들었다.

내가 수제닝스 연극치료 워크샵에서 만들었던 번데기를 보여주면서 내 내면과 외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리고 나에게 찾아온 통찰의 과정을 이야기 했다.

반 아이들은 너무나 집중해서 내 이야기를 들어줬고, 각자의 내면과 외면에 대해 생각을 하는 듯 했다.

내가 평소에 몰랐던 나의 내면을 생각해 보고 꾸며보면서 내 자신을 완성할 수 있었던 경험을 내 반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

 

작년 아이들에겐 손 본뜨기로 했다면 이번엔 '미래의 내 손은?', '내면과 외면'이란 활동으로 더욱 깊숙히 들어가 본다.

얼마나 깊은 생각을 하고, 이 활동으로 얼마나 멋진 인간으로 성장해 나갈지 기대가 됐다.

풍선을 만들면서 얼굴이 상기되어 이야기 하는 아이들을 보고, 각자에 대해 친구들에게 물어보는 등 의미있는 시간들이 펼쳐졌다.

 

 

 

 

 

학교 행사가 많아 번데기를 사물함 위에 방치(?) 시켜놨다가...

미술이 들어 있는 수요일에 내면과 외면을 꾸미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각자 원하는 준비물을 챙겨오라고 했고, 자신의 내면과 외면에 대해 깊게 생각해 오라고 했다.

아이들은 기다렸다는 듯, 교실 밖을 나가면서 다음 날을 기대하고, 준비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수요일.

아이들은 조심히 연필 깎는 칼로 번데기를 자르기 시작했다.

칼날과 석고붕대가 만나면서 약간의 소음에 비명도 질렀지만 다치는 아이 없이 모두 잘 쪼갰다.

어떤 아이들은 석고붕대 위에 연필로 선을 긋는 경우도 있고, 칼을 톱처럼 사용해서 자르는 아이들도 보였다.

서로 반쪽씩 손에 들고 내면과 외면을 꾸미기 시작했다.

각자 준비해 온 재료들이 있었지만 색연필과 싸인펜, 풀과 한지색종이 등 몇 가지를 모둠별로 주면서 꾸며보라고 했다.

진지하게 각자의 내면과 외면을 완성해 가는 풍경이 만들어 졌다.

내면부터 하는 아이들, 외면부터 하는 아이들이 달랐다.

자세히 관찰해 보니 이것 또한 외향과 내향의 성격과 연결이 된 것을 볼 수 있었다.

 

 

 

 

 

중간에 '1인 1악기' 대회에 참여하고 돌아오고, 6학년이라 교과서 책들을 운반하고, 강당의 의자 등을 배치 하고...

집중할 수 없는 환경이 만들어졌지만 완성을 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집중했다.

'마음 흔들기' 활동을 진행할 때면 방해받고 싶지 않지만 6과 부장에 과학정보부장이라 그런지 중요한 순간에 교실을 비우거나 아이들에게 맡겨야 할 때가 생겨 솔직히 기분이 나빠질 때가 있다.

아이들에게 최대한 집중해서, 아이들의 정서를 긍정적으로 다듬어야 하는데...

이것 또한 내게 주어진 시간 안에, 이 환경 속에서 최대한 해 내려고 노력해 본다.

 

완성이 된 아이들의 작품을 보니, 작년 어등 아이들에 비해 굉장히 깊은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예쁘고, 화려한 것이 중요하기 보다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가 중요하고, 얼마나 내 모습을 보여주려 하는지에 대한 의지가 중요했다.

자세히 관찰해보면 마음을 열고,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짜식들... ^^

 

모든 활동이 해 봐야 더욱 깊은 통찰이 올라오는 것처럼.....

오늘 마음을 열고 함께 한 반 아이들은 그만큼 성장할거라 믿는다.

 

우선 아이들의 작품을 소개해 본다면 (글 위주로...)

 

 

 

 

  석고붕대를 풍선에 둘러감아서 만든 사람 얼굴모양의 외면과 내면을 나의 모습으로 꾸몄다.
  외면과 내면을 어떻게 꾸밀지 오랫동안 고민했다.
  선생님이 만든 외면과 내면을 보면서 많은 생각들이 스쳐지나갔다.
  나의 외면은 어떤 모습일까?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거울에 비춰진 내 모습은 진짜 나의 모습일까?
  나의 내면은 활짝 웃고 있을까? 아님 울고 있을까?
  평소에 하지 못했던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나의 내면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에라 모르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나의 내면을 꾸몄다.
  많은 것을 적고 싶었지만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들만 그려 놨다.
  어떻게 해야 내 내면과 외면을 잘 드러낼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열심히 하다 보니, 멋지게 만들어 진 것 같다.
  내 나쁜 외면과 외면을 고쳐가고, 멋진 내면과 외면을 만들어 가고 싶다.

 

 

 

 

  안을 어떻게 꾸밀까? 밖은 또 어떻게 꾸며야 하지?
  어제 저녁부터 고민이 되었으나 그냥 잤다.
  나의 내면을 꾸미다 보니 나의 마음의 상처들, 행복했던 기억들이 생각이 났다.
  어찌보면 상처가 더 많은 것 같은데, 붙이고 보니 기쁨의 종이들이 더 많이 붙어 있었다.
  아마 나의 기쁨의 기억들이 상처를 가려준 것 같다.
  그리고 그동안 마음 속의 간직했던 말들 중 일부를 적었다.
  보니까 힘든 말들이 더 많았다.
  외면은 생각해보니 나는 대부분 웃고 지냈던 것 같다.
  그래서 큰 웃는 얼굴과 작은 웃는 얼굴을 많이 그렸다.
  물론, 항상 웃고 살수는 없기 때문에 화난 얼굴들도 그렸다.
  순간 내가 험상궂은 얼굴로 친구들에게 화냈던 기억들이 생각났다.
  나는 차가운 사람일까?
  나는 선생님이 이 활동을 우리들에게 한 이유를 알 것 같다.
  나의 외면과 내면을 꾸미며 나 자신을 되돌아 보라는 것이 아닐까?

 

 

 

  만들 때, 잘못 만들어서 전처럼 납작해 졌다.
  안쪽에는 초록색, 빨간색, 파랑색을 사용했다.
  빨간색은 안 좋은 감정, 초록색은 착한 마음, 파랑색은 순수한 마음이다.
  이 색들이 겹쳐지는 곳은 내 마음 속의 혼란이다.
  반면 외면과 내면이 만나는 자리는 노란색을 칠했다.
  다른 사람에게 표현할 때는 바뀐다는 것이다.
  외면은 웃는 표정이 있고, 어지러운 표정, 물음표, 화내는 표정, 멍하게 있는 표정이 있다.
  조금 멍한 표정과 화내는 표정은 내면의 붉은색 위해, 어지러운 표정은 겹치는 곳 위에 올려놨다.
  내면에서 생각이 계속 바뀌기도 하지만, 어느 것은 깊이 뿌리박혀 있다.
  내면에 따라 외면이 바뀌기도 하고, 외면의 표현에 따라 내 내면 또한 변할 수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선생님이 내 외면과 내면에 대해 생각해 오라고 하셨다.
  솔직히 어제 어떻게 꾸며야 할지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학교에 오면서 곰곰이 생각해 본 끝에 ‘외면’에는 큰 아이를 그려 놓고 여러 좋은 말을 썼다.
  하지만 ‘내면’에는 반은 악하고 반은 시무룩하지만 밝은 것들을 그렸다.
  나는 항상 나의 이미지를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힘을 많이 쓴다.
  그러면 기뻐야 하는데, 내 마음에서 정말 기뻤던 것은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이 활동을 하면서 내 외면보다 내면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삶은 남을 위해 사는 것 같다.
  내 내면을 공개하며 자유롭게, 치장하지 않고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난 행복한 추억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추억들도 그만큼 많았다.
  그때마다 난 보통 후회를 하거나 좌절을 했지만 정말 앞으로는 이런 실수를 하지 않게 하고 싶다.
  또한 친구들에게 가족의 나쁜 점만 일러바치고 정말 짜증난다!
  항상 이렇게 말하곤 했지만 실제로는 가족을 소중히 여기고 정말 사랑스럽다.
  특히 어렸을 때부터 꿈을 이루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축구 선수를 보면서도 ‘부럽다. 나도 내 꿈을 이루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

 

 

아이들의 마음흔들기 노트를 읽으며...

그리고 아이들의 '내면과 외면을' 꼼꼼하게 살펴보면서 느껴지는 것이 있었다.

어떤 아이는 가장 마지막에 글을 쓰면서 사고를 종합하고, 통찰의 단계에 들어서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어떤 아이들은 글로 옮기는 것보다는 작품 자체에 많은 의미와 신호를 남겨주고 있다는 것이다.

평소 상담을 진행하면서, 그리고 아이들의 정서들을 기록해 놓은 파일들을 보면서 살펴보니..

이미 나에게 알려준 이야기들과 아직 감추고 보여주기에 부담스러워 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들을 읽게 된다.

 

내가 어디까지.......

내가 어느 정도까지 아이들에게 힘이 될 수 있을까.......

나에게 열어주는 마음,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신호를 보면서 난 또 생각에 잠긴다.

 

최대한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내 반 아이들을 훌륭하게 성장시키고, 긍정적인 눈을 만들어 가겠지만...

때론 아이들의 문제가 부모와 연결되어 있고, 내가 집중하지 못하는 어려운 학교 사정을 생각해 본다.

 

이미 계획한 마음흔들기 과정이 있지만...

몇 명의 아이들이 나에게 보여준 정서를 토대로 준비해야 할까보다.

말 그대로 마음을 흔들어야 하니까 말이다. ^^

 

 

 

이 '내면과 외면' 활동을 통해 어제 보다 오늘 더 성장한 내 반 아이들을 꿈꾸며....

 

 

 

 

박희석교수님을 만나게 된 것도 내 인생에 축복인데....

LCSI 전문교육과정에 참여하면서 또 한 명의 존경하는 분이 생겼다.

림스연구소 대표이신 임승환 교수님!!!!

 

토요일, 예정된 무등산 옛길 체험이 비로 취소되자..

바로 1박 2일로 진행되는 LCSI 전문교육과정 수강신청을 했다.

LCSI는 성격검사인데, 잘 숙지하고 잘 사용한다면 내 반 아이들과 내가 만나는 내담자들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호기심으로 신청하게 된 것인데 너무 큰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고 돌아왔다.

 

임승환 교수님 말씀을 빌리자면...

현재까지 활용되고 있는 중요 성격검사들 중에 우리나라에서 자체적으로 개발된 것이 단 하나도 없었던 현실 속에서 새로운 검사를 개발하기는 너무 어려웠다고 하는데... 

16년이란 세월동안 3만명을 대상으로 타당성 연구를 거치고, 프로파일사례 8294명을 확보해 실제 캐릭터 유형을 일일이 확인하는 작업을 했다고 한다.

LCSI는 진단적 기능과 교육적 기능을 함께 보유하고 있는 검사이기 때문에 특성론 뿐만 아니라 유형론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어야 하며, 두 분야에 대한 지식을 목적과 대상에 맞추어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교사이면서 치료사의 길을 밟아가는 나에게 무척 좋은 검사도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모든 것을 힘든 여러 과정을 이겨내고 완성하신 교수님께 기립박수를 쳐드리고 싶다.. ^^  

 

 

(샘플이미지)

 

 

우선 성격이론을 히포크라테스의 4체액설부터 시작해서 이제마의 사상의학, 파블로프, 칸트, 분트, 아이젱크, MBTI 등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네가지 기질 '표출형, 분석형, 우호형, 주도형'을 알아봤고, 참여한 우리들이 네 기질로 나뉘어 많은 것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난 전형적인(?) 표출형이었다. ^^

 

[표출형]

적극적인 집단 활동과 인간관계를 통해 심리적 에너지를 발달시킨다. 사교적이고 집단에 소속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 인간관계에서 협력하고 격려하는 촉매제 역할을 즐긴다. 집단에서 소외될 경우 심리적으로 쉽게 불안정해지며, 마음이 약하고 내성적인 측면이 두드러져 보인다. 자극과 흥분을 좋아하고 정열적이다. 호기심이 강하여 새로운 환경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전형적인 외향형이다.


목표달성보다는 인간관계의 활성화를 우선시한다. 모임이나 회의에서 적극적이고 분위기를 주도한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먼저 말을 건네고 인사한다. 남을 이해하고 베풀기를 좋아한다.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과 대화를 즐긴다. 우호적인 대중들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며 유희적 활동을 선호한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편이며 사소한 것이라도 남으로부터 인정받고 칭찬받는 것을 좋아한다. 즉흥적이고 다혈질적인 속성으로 인해 성급해 보인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감정표현이 풍부하고 어휘구사력이 좋다. 침묵을 싫어하고 사소한 것에도 맞장구치기를 좋아하며 유머감각이 있다. 눈 마주침과 신체언어를 잘 활용한다. 글보다는 말로 표현하는 능력이 훨씬 좋다. 타인에 대한 개방성, 배려, 감정의 솔직성 등으로 인해 주변에 사람이 쉽게 모여든다. 정서적으로 밝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자료출처 : 림스연구소 http://www.lcsi.co.kr/lcsi/customer/pds.asp?pro=read&a_mode=&table=pds_lcsi&page=1&m_no=27&searchsel=&searchtext=)

 

그러다 보니 요새 내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관계 속에서 힘을 받는 나인데..

딱딱하고 굳어있는 조직 속에서 열심히 레크리에이션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악기를 연주도 해 보지만...

반응없는 조직과.. 상처받은 사람들을 보면서 내가 어쩌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나와 가까이에서 주도형의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다보니 내가 힘들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충격인 것은...

난 표출형인데, 조직 속에서 무기력감에 빠져 '우호형'처럼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내 상황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보니...

마음이 좀 편안해 지고, 내가 이 조직 속에서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지도 좀 보였다.

그러다 보니 교육 첫날 저녁.. 행복한 꿈을 꾸게 됐다.

내가 원하는 학교에서, 나와 함께 웃고 즐기던 사람들이 꿈 속에 등장했고..

정말 신바람나게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

 

 매뉴얼과 해석가이드를 보는 법...

그래프를 해석하는 법 등을 공부하고 각 유형들을 읽고 요약하면서 인간의 특성에 대해 좀 더 공부하게 된 것 같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윤리적 사용과 상담을 하는 자세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기회를 얻었다.

 

아니...

오늘 글로 어찌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교육이 끝나고 샘플로 5개의  LCSI  온라인 검사지를 받았다.

내 아내, 동생들과 처제에게 검사지를 주고 성격과 그래프, 특성, 메뉴얼과 해설 등을 보면서 저녁 늦게까지 여러 생각을 하게 된다.

내 반 아이들에게 어떻게 활용 해야할지..

이 멋진 검사 도구를 정말 뜻깊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고민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2, 3단계 모두 거쳐서 트레이너, ALP컨설턴트 도 경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림스연구소 : http://www.lcsi.co.kr/

 

 

 

2010, 대왕 그림 그리기

 

정신없는 이 학교에서 대왕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하지만 해 냈다. ^^

 

학년 초, 아이들에게 이 영상을 보여주면서 선생님에 대한 기대를 하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세상을 넓게 보고,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보는 힘을 길러주는데 이 대왕그림만큼 좋은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레시오와 어등초 아이들과 했던 경험을 살려 내 반 아이들에게도 특별한 생각거리를 주고 싶었다.

 

작년 영상을 보여주면서 각자 사물함 안에 페트병을 준비해 놓으라고 했다.

아이들은 이 활동에 많은 기대가 있어서인지.. 며칠 뒤 확인 했을 땐 거의 대부분이 페트병을 갖고 있었다.

와우, 학교 행사 등을 잘 파악하고, 운동장이 비어있는 틈을 타서 재빨리 이 활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작년엔 우리 학교에게 주고 싶은 메시지가 주제였다면, 올해는 '아름다운 학교'라는 연구 학교 주제에 맞춰 한 번 해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름다운 불로초등학교가 갖춰야 할 몇 가지 단어들을 떠올려보게 했더니 효도, 사랑, 미소, 배려 등이 나왔다.

각 조별로 주제를 부여하고 작은 종이게 그림을 그려보게 했다.

 

그동안 난......

땀을 뻘뻘 흘리며 운동장에 라인을 그었다.

아이들의 그림에 간단한 조언을 하고 운동장으로 내려왔다.

내가 먼저 '아름다운 불로초등학교'라는 글씨를 간단히 썼고, 아이들에게 물을 붓게 했다.

요령을 터득한 아이들은 각자 정해진 공간으로 가서 30분 정도 열심히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역할을 부여하는 것, 작은 종이의 그림을 비율에 맞게 크게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를 해 줬더니...

작년 어등 제자들에 비해 수월하게 그림을 그려 나갔다. ^^

 

협동하는 모습을 읽어가며 다수 속의 혼자인 아이들 파악도 하고...

의사결정 과정 속에서 나타난 여러 모습들도 담았다.

초반엔 좀 다투거나 생소한 활동에 힘들어 했지만 이내 적응하고 분담하고, 작품을 완성해 나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림을 그리는 방식도 올해 제자들은 창의적으로 만들고, 좀 더 멋지게 그리기 위해서 아이디어를 내 놓고 있었다. ^^

빨리 끝난 아이들은 다른 조에게 노하우를 전달하고, 그림 그리는 일을 도와주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옥상으로 올라가 내려다보게 했다.

멋진 그림에 와~ 하는 함성과 얼굴에 가득한 미소!!

핸드폰을 꺼내 그림을 찍고, 서로 그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아파트에서도 내려다 보면 정말 근사했으리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아래서 보는 세상과 위에서 보는 세상이 다르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위와 아래의 개념이라기 보다는 작은 테두리 안에서 세상을 살아가기 보다는 더 넓게, 또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향해 나아가라는 의미를 주고 싶었다.

말로 느끼게 할 수 없는 그런 깨닮음을 이런 활동으로 주고 싶었다.

아이들에게 이야기 했지만.....

 

이런 그림을 그려본 경험이 과연 몇 명일지...

작고 틀에 박힌 도화지가 아닌 커다란 공간에 그림을 그려본 사람이 몇 명일지....

무엇보다 높은 곳에서 이런 감동을 느껴본 사람은 과연 몇 명일지 생각해 보게 했다.

경험했느냐와 하지 않았느냐는 엄청난 차이이고, 오늘의 활동은 모두에게 큰 힘으로 작용할 거라 이야기 했다.

 

내려다 본 모든 것들이 감동으로 울컥 울컥.... ^^

 

 

 

 

 

 

 

 

 

 

 [아이들의 소감]

 

  작년 선생님들의 제자들이 하는 것을 보고, 쉽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막상해 보니 너무 어렵고 크게 그렸다고 생각한 것이 작게만 됐다.
  그리고 땀은 줄줄줄 흘러 내렸다.
  하지만 처음엔 너무 어려웠고, 내 뜻과 다르게 될 것 같았지만 그림 위에 물을 붓고, 테두리를 진하게 그린 뒤 보니 너무 아름다웠다.
  밑에서 본 우리 그림과 위에서 본 우리 그림은 너무 달랐다.
  위에서 볼 때 주위가 훤히 트여 있어서 너무 속이 시원하고, 그림이 너무 예뻤다.
  마지막에 선생님이 말씀이 떠오른다.
  위에서 그림을 본 사람과, 아래에서 그림을 본 사람은 하늘과 땅차이라고, 우리는 넓은 종이에 크게 그림을 그려본 뒤 이런 그림을 본 사람은 우리 뿐이라고...
  선생님의 말씀이 내 마음에 와 닿았다.
  다음 일들은 왠지 잘 헤쳐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ㅈ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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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왕그림그리기를 하기 전, 선생님이 보여주신 옛날 제자들의 그림을 보고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지금까지 그려본 큰 종이는 커봐야 전지 정도이다.
  하지만 이번에 전지보다 몇 백배는 더 큰 운동장에 그림을 그린다고 생각하니 왠지 우리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또 한편으로는 겁이 났다.
  우리가 그 그림을 그릴 때, 분명 전교생이 우리를 내려다볼 것이다.
  만약 우리가 못 그렸다고 야유를 하지 않을까?
  하지만 그럴 리가 없다고 믿고, 열심히 하기로 했다.
  그림을 그릴 때, 동영상으로 보던 것과 정말 달랐다.
  영상으로 봤던 운동장이 확대되어 내 눈 앞에 나타났다.
  그림을 비율에 맞추어 크게 그려야 했기 때문에 어려웠다.
  하지만 옥상에서 내려다 보니 너무 멋있었다.
  조금 실수한 것이 보이긴 했지만 너무나 멋졌다.
  다른 모둠 작품과 함께 보니 더 멋있고, 뿌듯했다.
  세상을 작게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작게도, 크게도, 중간에서도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
  여러 시선으로 세상을 보게 된다면 적응이 빠를 거라 생각된다. (ㅎ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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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오늘 대왕그림 그리기를 했다.
  아름다운 불로초등학교라는 주제로 ‘배료, 꿈, 몸, 미소, 효도, 우정 등 8가지 단어가 나왔다.
  우리 모둠은 효도라는 단어로 운동장에 그림을 그렸다.
  먼저 선생님이 하는 것을 보고, 물을 받아오는 역할, 물로 그림을 그리는 역할, 밑그림을 그리는 사람으로 나눴다.
  그리기 전에는 제한 시간에 그림을 다 그릴 수 있을까?
  꽤 힘들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대왕그림을 그리는 동안 땀도 많이 났고, 신발과 옷도 더러워졌다.
  대왕그림 그리기 완성을 하고 옥상에 올라가서 봤다.
  그림 그릴 땐 잘했다는 생각이 안 들었는데, 위에서 내려다보니 정말 멋졌다.
  아래서 그림을 본 것과 정말 달랐다.
  이렇게 큰 종이(운동장) 그림을 그린 것은 처음이고, 이런 그림을 본 것도 처음이다. (ㅅㄹ)

 -----------------------------------------------------------------

  그림을 그리기 전에는 ‘빨리 했으면 좋겠다. 좀 힘들진 않을까? 작년 아이들처럼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
  걱정한 것도 많았지만 설레기도 했다.
  솔직히 우리 조가 가장 잘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마음흔들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마음이 초조해졌다.
  그런데 시작하자마자 우리조는 여자 vs 남자로 다툼이 시작됐다.
  남자들은 스케치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물로 그림을 그렸기 때문이다.
  우리 여자들은 그 모습을 본 즉시 ‘아니야!’하고 외쳤다.
  그러다가 신기하게도 조금씩 우리들은 행동이 딱딱 맞아떨어져 갔고, 각자 자신의 역할을 착실하게 실천해 갔다.
  완성하고 옥상에 올라갔다.
  옥상에서 우리가 마든 그 멋진 광경을 보기 전, 높이 높이 솟아 있는 아파트 들을 봤다.
  나에게는 그것도차도 멋있게 보였다.
  우리가 그린 대왕 그림을 보니 너무 좋았다. (ㅈㅇ)

 -----------------------------------------------------------------

  아래에서 우리 그림을 보면서 ‘엄청 망했다!’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옥상에 가서 보니 엄청 멋있었다.
  이 활동을 통해 선생님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주셨다. (ㄱㅈ)

 -----------------------------------------------------------------

  두근두근...
  그 크고 넓은 우리 학교 운동장에 그림을 그리다니!!!
  정말 기대된다!
  나는 지금까지 그림을 아무리 크게 그려봤자 전지크기였다.
  그런데 바로 오늘, 전지의 몇 배, 아니 몇십배가 넘는 운동장에 그림을 그린다고?
  그것도 물로? 우와~ 정말 내 기분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 졌다.
  우리 조는 ‘우정’을 맡았다.
  그래서 나는 우정을 구름 안에 쓰고, 두 아이가 밝게 웃으며 손잡은 모습을 그리자고 친구들에게 제안했다.
  친구들은 한 번에 승낙했다.
  그림을 다 그린 뒤, 옥상에 올라서서 내려다 봤다.
  우왓! 이럴 수가!! 너무 아름다웠다.
  운동장에서 봤을 땐 그림이 꽤 삐뚤삐뚤했는데, 옥상에서 보니 정말로 세심하게 보였다.
  이제와 생각해 보니, 아래에서 본 그림과 위에서 본 그림은 정말 확실히 달랐다.
  역시 열심히 한 보람이 있다.
  친구들은 각자의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었는데...
  난 내 머리 속에 저장해 뒀다.
  영원히 잊지못할 좋은 추억이었다. (ㅇㅇ)

 

이 활동을 해 보니.....

살레시오와 어등초에 있을 때와 다른 우리학교의 정서를 읽게 됐다.

예전엔 학생들과 선생님들 모두 창문에 매달려 박수쳐 주고, 수업 시작 종이 울려도 들어가지 않고 격려해 주고..

학교 전체가 아이들이 만든 작품에 함께 감동하고 울컥했다면........

 

불로에서는 또 다른 반응과 정서를 읽게 된다.

아이들과 학부모님들에게 울컥한 감동으로 다가선다면...

학교와 선생님들은?

 

^^;







마음 흔들기

저자
서준호 지음
출판사
지식프레임 | 2013-07-25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변화와 감동이 있는 교실 힐링 프로젝트 2012 다음 우수 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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