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공개용편집 : 아주 일부분만 올립니다. 풀영상 또는 자세한 편집영상은 오프연수에서만 공개하겠습니다. 죄송~]
마음흔들기(13) 미안합니다, 용서합니다. [학급경영/명상/화해/하나됨]
'마음흔들기'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공개수업이 있었다.
평소에 내 수업은 여러가지 통로로 공개가 되어 있기에 부담은 없었지만, 학교 행사로 하는 공개수업은 많은 선생님들이 오시기 때문에 내가 하는 여러 일들을 간단히 소개하고, 장점을 보여드릴 수 있는 멋진 기회라 생각했다.
가족세우기와 심리극을 잘 묶어서 심리치료적인 수업을 구상했었다.
하지만 교담수업을 통해 아이들에게 적용했더니, 너무 개인노출이 심해서 수업이 끝난 뒤 부작용이 우려됐다.
아이들의 아픔을 주제로 수업을 공개한다는 것은, 치료관련 공부를 하는 내 윤리와 도덕성과 맞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최근 경험했던 명상들 가운데, 가장 강렬했던 '옴명상'의 초기 부분을 수업에 적용하기로 마음 먹었다.
'옴 명상' 경험 전, 가족세우기 트레이닝 과정 중 풀라의 말에 따르면 OO고등학교 아이들의 모습에 힘들어하던 한 학교를 대상으로 진행된 프로그램 속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서로 펑펑 울면서 하나가 됐다는 등의 에피소드를 들었고...
직접 참여한 옴명상 속에서 분노를 표출하면서 땀 범벅된 내 모습과 상대에게 용서와 화해의 말을 하면서 내 마음 속 감동이 계속 남아 있던 상태의 여운으로 이런 수업을 구상하게 됐다.
그리고 10월, 6학년들의 수업 속에서 서로에 대한 불신, 따돌림, 공격성이 내포된 여러 대화들을 듣게 되면서..
뭔가 가슴깊게 '한 반'이라는 울컥함을 심어주는 것도 필요했다.
계발활동 부서 아이들과의 활동이라면 바로 본격적인 활동으로 들어가겠지만..
특정 한 반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이라 워밍업 과정이 필요했다.
그래서 예전에 했던 '감정의 마인드맵' 중 관계 속에서 힘들어 하는 부분을 ppt로 동기유발 자료로 만들었고..
관계 속의 얽힘 관계를 보다 구체적으로 알려주기 위해서 오래전 부터 사용해 왔던 막대춤을 준비했다.
그 뒤, 본격적인 활동 '분노의 말'과 '화해의 말'을 경험한 뒤, '나와의 만남'을 끝으로 수업을 마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꼭 공개수업을 위해서라기 보다, 6학년 전체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이라 생각이 들어서...
1~7반까지 같은 주제로 수업을 진행하게 됐다.
[활동순서]
* 얽힘 관계 파악
* 분노의 말
* 화해의 말
* 나와의 만남
# 얽힘관계 파악
먼저 지난 마음흔들기 '감정의 마인드맵'의 결과 몇 개를 골라서 보여줬다. (지난 활동 바로가기)
친구 관계 속에서 어떤 고민이 있으며, 관계 속에 자리잡은 정서는 무엇인지, 같은 반 속에서 일어나는 여러 무리지음, 따돌림, 말 속의 공격성에 대한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했다.
[감정의 마인드맵 일부]
왜 관계 속에서 힘들 수 밖에 없는지 '막대춤'을 이용했다.
처음엔 두 명 손가락 사이에 막대를 끼워놓고 음악에 따라 이동하게 한 뒤, 계속해서 사람을 늘리고, 막대를 늘려갔다.
다른 관계를 갖게 된 사람들을 복잡하게 얽히게 만든 뒤, Stop!
활동하는 아이들이 멈춘 순간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관계가 눈 앞에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막대가 떨어질까봐 불안했고, 사람이 늘어나면서 복잡해 졌고, 막대가 떨어졌다는 등의 소감을 이용해서 관계 속에서 우린 왜 불안할 수 밖에 없고, 실수를 하고, 오해가 생기는지에 대해서 생각했다.
[막대 춤, 중간 부분]
# 분노의 말
이런 얽힘 속에서 우리는 어떤 상처를 받는지, 상대에게 어떤 말을 하는지 생각하게 했다.
상대를 이기기 위해 우리가 선택하는 단어들, 그리고 공격적인 말들..
'니가 뭔데, 꺼져, 나대지마, 내가 왜!!, 닥져!!, 씨발, 싫어!!' 이렇게 아이들이 찾아낸 말들을 '분노의 말'이라 칭했다.
명상에서 체험한 것처럼 평소 할 수 없는 이런 분노의 말을 쏟아낼 기회를 만들고자 했다.
먼저 남자 아이들을 둥그렇게 세운 뒤, 두 명씩 짝을 짓게 하고..
사이 사이에 여자 아이들을 짝을 지어 세웠다.
서로 마주보고 말을 하기엔 아이들의 용기가 부족할 듯해서 음악과 멘트를 준비했다.
김수철 황천길 음반의 '갈등'이란 음악을 편집해서 시간을 늘리고, 보다 더 복잡하고 답답하게 수정해서 만들었다.
눈을 감은 상태에서 음악 볼륨을 키워가고, 아이들의 두 손에 힘을 조금씩 가했다.
분노의 에너지는 주먹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주먹에 힘을 어떻게 담느냐에 따라 다음 활동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주먹에 힘을 넣는 작업을 몇 번 되풀이 하다가 분노의 말을 조금씩 사용하게 했다.
먼저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음악과 함께 조금씩 목소리를 키우고, 손의 힘을 키워가고, 나중엔 고함을 지르도록 상황을 만들었다.
하지만 몇 명의 아이들은..
이런 상황이 어색했는지, 웃음이라는 가면으로 상황을 벗어나려는 모습이 보였다.
남들의 시선이 부담됐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교육받았던 나쁜말을 하는 것은 나쁜 사람이다는 등, 스스로의 가치관과 다른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한 저항이리라.. ^^
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몰입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단계보다는 '화해의 말'단계이니까.. ^^
자리를 바꿔나가고 말을 바꿔나갔다.
상대에게 절대 지면 안되고, 상대방 보다 조금 더 큰 목소리를 내라고 요청했다.
나대지마!, 나대지마!, 나대지마!!!!! 아이들의 목소리는 조금씩 커지고...
니가 뭔데!!, 니가 뭔데!!, 니가 뭔데!!! 등 평소 깊게 담아 뒀던 분노의 말들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활동을 멈추고 나와 주변을 돌아보게 했다.
현재 마음 상태를 손을 이용한 스펙토그램으로 행복도와 분노의 정도를 측정하고..
6학년 학교생활 하면서 얼마나 많은 분노와 미움과 상처가 있는지 떠올려 보게 했다.
아이들은 계속해서 침묵했고, 분노의 말들이 주는 엄청난 에너지에 사로잡혀 있었다.
분노의 말은 상대방 보다 힘이 세다는 것을 보이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인데, 돌아오는 것은 이렇게 분노만 돌아온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
하지만 이 세상을 움직이는 말이 뭘까......
한 가지 더 실험해 보자고 했다.
모두 일어나서 다시 원형을 유지 한 상태에서 엇그제 풀라님에게 받은 구르지예프의 음악 하나를 틀어 놓고...
나지막한 멘트로 '화해의 말' 단계를 진행했다.
# 화해의 말
잠깐만 내 앞, 친구의 눈을 바라보십시오.
그리고 진심으로 이렇게 이야기 하도록 합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다시 한 번 마음음 담아 이렇게 이야기 하도록 합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그리고 두 손을 모아서 진심을 담아 반절을 합니다.
천천히 반절을 끝낸 뒤엔 옆으로 이동을 합니다.
내 앞에 있는 친구의 눈을 바라보십시오.
평소에 볼 기회가 없었던 내 친구의 눈을 오늘은 잠깐만 바라보도록 합니다.
그리고 그 친구에게 진심을 담아서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
.
이 문구의 힘은 아주 대단했다.
천천히 반 절을 상대에게 하면서 아이들은 엄숙한 분위기를 만들었고, 가슴 속 울컥함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자리를 옮기면서 '미안합니다.'라는 말을 어느 정도 마무리 짓고..
더 중요한 단어 '용서합니다.', '이제 당신을 용서합니다.'라고 진심을 담아 반 절을 하고 친구에게 문구를 말하기 시작했다.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화해의 말들을 계속해서 바꿔서 말하고, 반절이라는 의식을 행했다.
내가 명상 속에서 가슴 깊은 감동을 느꼈던 것처럼, 아이들에게 울컥함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마지막 말은 "당신은 6학년 O반입니다. 나도 6학년 O반입니다. 우리는 같은 반입니다."
우리는 한 반입니다. 우리는 친구입니다. 우리는 하나입니다. 등의 말을 진지하게 나눴다.
이 말에서 몇 명의 아이들이 울컥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6학년 같은반, 영원히 기억에 남을 아주 중요한 하루 하루...
어떤 말들을 사용하고, 어떻게 상대에게 기억을 남기고 있는지....
같은반이고, 앞으로도 같은반이라는 말이 아이들에게 여운을 만들어 줬다.
여기에서 한 걸음 더.....
심리극 작업 속에서 항상 내가 나를 사랑하고, 구원하는 등의 과정이 너무나 인상깊었기 때문에..
이 분위기를 살려서 자기 자신을 잠깐 만나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 나를 만나다!!
잠깐 눈을 감습니다.
두 손을 모아 내 심장 위에 올려 놓습니다.
모든 사람이 날 배신하고, 상처를 만들어도,
항상 내 옆에 끝까지 날 믿고 남아 있는 사람은 바로 내 자신입니다.
여러분들은 얼마나 나에게 감사의 말을 하고 살아가나요....
온 마음을 담아 이렇게 이야기 하십시오.
고마워.......
네가 있어서 너무 고마워......
네가 있는 줄 이제야 알았어...
너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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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더 진지해 졌다.
두 손을 더 꽈악 모아 심장 위에 올려 놓는 아이들, 미소 지으며 생각에 잠겨 있는 아이들...
각자의 자신과 만나는 그 모습은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더욱 여운을 만들어 갔다.
멘트와 멘트 사이의 여백을 늘리고... 심상화 작업에 더 몰두하게 됐다.
화해의 말에 대해 떠올려 봅니다.
내가 '미안합니다'라고 말할 사람이 누가 있는지 잠깐 떠올려 봅니다.
그리고 '용서합니다.'라고 말할 사람이 누가 있는지 잠깐 떠올려 봅니다.
그리고 잠깐만 이대로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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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신의 힘을 느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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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천천히 눈을 뜨게 한 뒤, 말의 힘에 대해 생각해 보게 했다.
화해의 말, 감사의 말, 용서의 말, 사랑의 말이 어떻게 다가오는지 가슴으로 느껴보도록 했다.
이렇게 천천히 수업을 마무리 지어 갔다.
마지막 인사를 하면서 보게 된 아이들의 눈과 얼굴을 잊을 수 없다.
인생에 있어 뭔가 깨우침이 있는 듯한 그 모습들... ^^
[아이들의 소감]
욕으로 싸움을 하고 난 뒤에는 마음 속에 짐이 가득한 것 같았다. 하지만 화해를 하고난 뒤엔 그 짐이 사라졌다. (ㅈㅇ)
내가 그동안 아무 생각없이 친구에게 툭툭 뱉으 말이 얼마나 상쳐였는지 알 수 있었다. 그동안 친구들에게 줬던 상처들에 대해 사과하고 싶어졌다. (ㅅㄹ)
내가 욕을 많이 쓰는 줄 몰랐다. 그런데 이 활동이 끝나고, 내가 많이 사용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 생각났다. 그런데 헤어져서 다시는 생각하지 않기로 했는데, 오늘 생각 났다. 다신 못보니까 생각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생각났다. 그래서 마음 속으로 사과를 했다. 예전에 친절하게 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앞으로 좋은 사람이 되고싶다. (ㅅㅇ)
내 친구들과 내 자신은 너무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우리는 영원한 같은 반이라는 것, 내 자신의 힘은 내 안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무턱대고 친구들에게 욕을 했는데, ‘미안합니다’라는 말을 하다보니 정말 미안함이 올라왔다. 앞으로 어렵겠지만 먼저 용서해야겠다는 것을 알게 됐다. (ㄷㅇ)
나 때문에 피해입은 친구들에게 미안하고..
싸웠을 때도 친구들을 더 헐뜯고 용서도 안했는데, 정말 미안해졌다. (ㅎㅇ)
내 자신에 대해 참 못났던 것 같다. 내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겠다. 친구들을 존중하고 아끼는 내가 되겠다. (ㅅㅎ)
언제나 미안해.... 내 옆에 항상 있고, 내 안에 있어주는 것.... 정말 고마워.. 언제나 널 이해할께.. 사랑해, 미안해, 고마워.. 언제까지나... (ㅎㄹ)
제가 한 친구를 무시하고, 미워했던... 그 친구에게 미안합니다. 내가 다른 친구들로부터 상처받았을 때처럼.. 너도 힘들었다고 생각해. 미안해... 그리고 내 자신에게 미안해... (ㄷㅇ)
친구, 나, 영혼, 웃음, 우리반, 친구들, 내 영혼..
나의 것, 나를 지켜주는 나, 화해, 편안함, 잠, 조용, 고요..
행복, 기억, 좋은 미소, 먼저하는 용서, 이해하는 마음 (ㅇㅈ)
평소 쓰던 말들을 돌이켜봤다. 아니, 그보단 하고 싶던 말들을 돌이켜봤다. 싫어, 나대지마, 여러 욕설들....... 물론 평소엔 사용하진 않지만, 친구들에게 그런 말을 들을때면 정말 기분이 나빴다. 화해의 말... (ㅅㅇ)
사랑의 말, 용서의 말이 너무나 가슴 깊게 다가왔다. (ㅁㅅ)
참, '옴명상'은 인도의 요가 수행법에서 기인한 명상법이 아닙니다. ^^ 네델란드의 휴머니버시티라는 일종의 치유를 위한 대학을 창시한 비레쉬에 의해서 계발된 치유 프로그램입니다. 비레쉬는 본래 알콜 중독과 약물 중독자들을 대상으로한 치료 작업을 수십 년간 해온,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세라피스트입니다. 그가 수십 년간의 임상 경험을 토대로 감정적 억압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인들을 위해 만들어낸 일종의 social 치유법이 바로 이 옴명상입니다. 아마 이름이 옴명상이 된 것은 이 과정을 채우고 있는 열 두 단계 중 한 단계에 옴 소리를 내는 부분이 있기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 명상은 인도의 요가 명상법과는 무관하며 오히려 바이오에너제틱처럼 내적 트라우마 치유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겁니다. 단지 하나의 문제를 깊이 파고들기 보다 단시간 내에 억압된 감정의 해소를 경험할 수 있도록 고안된 그야말로 현대인들을 위한 '인스턴트 치유법'이라는 데 그 특징이 있습니다.
마음흔들기 부서 아이들은 나를 만날 때면 운동회 연습에 대한 불평과, 계발활동 시간이 생략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이야기를 한다.
이번주에도 역시 어린이날, 효도방학, 개교기념일 등 빠지는 날들이 많아서..
진도가 빠른 반 아이들에게 마음흔들기 활동 한 가지를 함께 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생부터 죽을 때까지 긍정적인 일들과 부정적인 일을 그래프로 그려보는 간단한 활동이지만..
작년, 상담센터에서 내 인생그래프를 그려보면서 찾아온 통찰을 생각해 보면, 6학년 아이들과 이 활동을 진지하게 해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 우리반 아이들의 활동을 토대로, 올해는 결과물을 보다 깊게 살펴보고자 한다.
'스펙터클 내 인생 그래프' 그리는 법
1. A4용지를 가로로 길게 두 개로 나눈뒤, 자른다.
2. 한 장은 과거(출생부터 오늘까지)를 다른 한 장은 미래(내일 부터 죽음까지)를 그리기로 약속한다.
3. 각 종이를 다시 길게 접었더 펴면, 줄이 생긴다. 줄의 윗부분을 행복, 기쁨 등 긍정적인 기억들을..
아래는 슬픔, 사고, 아픔 등 부정적인 기억들을 그리기로 한다.
4. 긍정의 그래프의 높이가 높을 수록 기억의 강도는 센 것이고, 낮을 수록 부정의 강도가 센 것이다.
5. 시간의 흐름에 따라 현재까지의 기억나는 여러 사건을 그래프로 그리고, 간단한 설명을 쓴다.
6. 미래는 대학, 직장, 결혼, 죽음 등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인생을 상상해서 그려본다.
약 20~25분 동안 그래프를 그리면 충분했다.
1. 과거는...
아이들의 속 마음이 노출 되기 때문에 선생님에게 보이기 힘든 사건이 있다면 점만 찍고 설명은 생략해도 된다고 이야기 했다.
그리고 선생님이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 사람이 있다면, 현재의 힘든 점도 그래프 끝에 그려보라고 살짝 말을 던졌다.
(교사인 나와 아이들과의 믿음이 중요하기 때문에 무작정 사건을 써 내라고 하면 안된다.)
그래프를 그려보면서 내 인생의 흐름이 어떠했는지를 살펴보라고 조언을 하고, 나는 어떤 일에 대해 행복해 하고 불행해 하는지를 객관적으로 살펴보도록 했다.
이 그래프의 결과는 아이들을 이해하는데 굉장히 큰 효과가있는 듯하다.
그리고 아이들과의 상담활동에서도 큰 도움을 얻고, 치료적 활동으로 나가는데 여러 소스를 얻을 수 있었다.
(과거를 해석하는데 건성이 아니라 집중해서 아이의 삶을 이해하도록 생각해야 한다.)
2. 미래는..
진로지도로 활용이 가능한데..
구체적으로 어떤 학교들에 진학을 하고, 어떤 직업을 갖으며, 돈은 어느 정도 벌 것인지, 찾아오는 인생의 고난은 무엇인지, 누구와 결혼하고, 자식은 몇 명을 낳을 것인지, 어떻게 키우고, 어떻게 사회적으로 성공할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적어보게 했다.
내 삶이기 때문에 내가 주인이고, 내가 원하는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아이들의 구체적인 결과를 보자.
먼저 과거를 보면 아이들이 언제 힘들어 하는지를 알 수 있다.
간단히 부모, 전학, 친구 등 현실적인 내용을 알 수 있다.
선생님이 미워하고 혼낸 부분에서 내 시선이 멈췄다.
어떤 사건으로 인해서 선생님에게 신뢰를 잃어버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앞의 기록과 관련지어 생각해 보면, 전학 이후에 두렵고, 어색한 상황 속에서... 지지받기 보다는 상처를 많이 받은 듯 하다.
이럴 때 교사는 어떻게 해야 할까? 혹시 교사의 문제는 없었을까?
그리고 교사의 차별에대해 아이들은 굉장히 민감하다.
교사들이 마음의 여유를 갖고 아이들을 바라보면 좋으련만, 학교에서 많은 외압과 해야할 일들 속에 있다보면..
재빨리, 정형화된, 길들여진 아이들에게 눈길이 갈 수 밖에 없는 듯 하다.
그리고 전학은 굉장히 많은 아이들이 힘들어 하는 하나의 사건이다.
친구들과 떨어져야 한다는 사실,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고, 두려움을 극복해야 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큰 용기가 필요하다.
꼭 필요하면 전학을 가야 하는 시점을 잘 판단하고..
부모에 의한 일방적인 전학을 삼가하거나, 아이의 마음을 잘 다독여주는 이사, 전학이 되면 좋을 듯 하다..
아이들은 이렇게 부모와 떨어져 살아간다는 것을 굉장히 힘들어 한다.
사실, 치료관련 공부 속에서 어렸을 때 부모와 떨어져 생활하고, 사랑받지 못하고 지지받지 못해 어른이 되어서도 대인관계가 힘들어진 사람들을 만나곤 한다.
사정은 있겠지만, 떨어져 있는 생활 속에서도 어떻게 '아빠는(엄마는) 널 사랑한다!'라는 것을 전달해 줘야 할까... 흐음...
그리고 외로움에 대한 주제가 있는 아이들이 많다.
특히 학교에서 무기력하고, 소심한 아이들에게서 만나는 경우가 많았다.
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아이들이 학교에선 따뜻한 대인관계를 만들어가지 못할 때가 있다.
혼자 있게 된다면 부모는 아이에게 어떻게 해야 할까..
어른스러움을 강조하고, 스스로 하도록 해야 할까?
멀리 있거나, 늦은 시간에 집에 들어오지만 언제나 옆에 함께 하고 있다는 따뜻한 마음을 어떻게 심어줘야 할까..
모든 게 생각거리다..
친구 관계 속에서 죽고 싶다는 생각, 내가 왕따가 아닐까 하는 생각들이 나온다.
활동이 끝나고 몇 명의 아이들과 상담을 해 봤는데, 역시 부모들에게 지지를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었다.
핵심 주제들이 대부분 '관계'였는데...
친구들에게 사랑을 갈구하고, 자신을 끼워주길 바라는 마음.. 그리고 소극적이고 수동적이고 지켜보는 아이들..
역시 부모에게 받아야 할 것들을 학교에서 대체하고 있는 듯 하다.
교사는 수퍼맨도 아니고, 구원자는 아니지만...
관계로 인해 힘들어 하는 아이들이 파악이 되면 살짝 따뜻한 손길을 내밀 수 있는 여유와 관심이 있어야 한다.
음..
이렇게 과거를 그린 그래프는, 아이들에 대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선입견을 갖으면 안되기에, 대화를 통해 중요한 정보를 파악하고.. 각 반 담임선생님에게 전달했다.
더 많은 관심과 더 큰 사랑으로 아이들을 지켜봐주셨으면 했다.
내가 드린 정보들이 많은 도움이 되고, 아이들이 더 많은 사랑을 받게 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는 마음 뿐이다.
미래를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원하는대로 그려보라고 했더니, 아이들을 낄낄거리면서 자신의 미래를 그려나갔다.
다 그린 뒤, 모둠별로 서로 미래를 보여주며 이야기 할 시간을 줬는데.. 웃음이 만발한다.
이 활동 이름 처럼 스펙터클한 아이들의 삶이 서로를 즐겁게 하는 듯 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아이들의 미래는 재미있긴 하지만..
어른들이 자주 말하는.. 공부, 돈, 성공 등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는 듯 하다.
진정 원하는대로 살아가고, 여행을 즐기고, 하루하루의 행복을 찾아가는 아이들이 없다.
더욱 스펙터클하고, 인생에서 성공을 만들어 가는 녀석들이 되길 바랄 뿐이다.
좋은 대학, 직장, 명예...
무엇보다 이 아이의 그래프에서 내 눈에 들어오는 것은 결혼을 해서 딸에 대한 생각이었다.
그리고 인생의 굴곡을 스스로 만들어 가고 있었다.
아하하...
남편 대박, 아이들 대박이라.. ^^
누구나 바라는 것 처럼..
나중에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아 피곤하고 힘들다고 한다.
그리고 사춘기가 와서 힘들어 진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어른들의 말과 생각이 작용이 된 듯 하다. ^^
하하하... 삽질하고 힘들다..
내 군대생활이 생각난다.
초등학생들에게도 군대는 멀지 않은 고민거리인 듯.. ^^
오.. 삼성.. ^^
어떻게 인생을 마무리 지으면 좋을까?
한 아이는, 남편과 함께 자다가 죽는다는, 편안한 죽음을 생각하고 있었다.
인생에서 언젠가는 죽음이 찾아오기 마련, 하지만 죽음이란 무섭고, 만나고 싶지 않은 미래이니까... ^^
가족 다 같이 죽는다는 아이의 그래프에서 가족에 대한 사랑을 읽을 수 있었다.
그런데 마지막... 우울증으로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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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삶이 미래까지 작용이 된 듯 한데..
지나칠 수 없어서 이 아이와 잠깐 상담을 했다.
이곳에서 공개할 수는 없지만 아이의 문제, 부모와의 관계, 친구문제, 어깨 위에 잔뜩 짊어진 압박감이 있었다.
아이의 힘든 모습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간단한 심리극으로 아이에게 힘을 줬다.
하지만 내가 그 아이의 부모가 아니기에.. 그리고 빈의자를 가지고 심리극을 진행하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흐음..
이 아이의 경우엔 풀드라마를 해야할 듯 했다.
그리고 과거의 그래프에서 왕따 경험과 관련해서...
몇 명의 아이들과도 간단한 심리극으로 힘을 줬다.
무기력하고 우울해 하는 자기 자신을 보내고, 에너지가 넘치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자기 자신을 만들어 주고..
생각을 바꿔주고, 고개를 들게 만들었는데...
아이들은 내가 마음을 알아주고, 힘을 주려고 하는 사실에 기뻐하고 마음을 열어줬고... 고마워했다.
하지만 뭔가 아쉽다.....
아무래도 이번 방학을 이용해 심리극 캠프를 또 열여야 할 듯 하다.
도와줄 사람도 많이 필요하고, 비용도 많이 들어가겠지만...
아이들의 힘든 것을 보고 지나치지 못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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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생각, 생각....
이번 주는 계발활동이 확보되면 좋겠다.
너무 쉬었다가 하기 때문에 흐름이 끊기는 문제도 있고, 그리고 애써 만들어 놓은 즐거움과 기대감이 사라져있는 상태이다.
음.....
두 가지 활동 가운데에서 뭘 할지 고민이긴 한데..
이번엔 좀 활동적이면서 가슴에 확~ 닿는 활동을 하나 해봐야 할 듯 하다.
다가오는 금요일을 기다리며.. ^^
[아이들의 소감]
*그래프를 그리는 것은 너무나 흥미진진하다.
내 과거와 미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됐다. (ㅅㅁ)
*내가 어제까지 이런 일들이 있었다는 것과 어떤 생각을 했는지를 알게 됐다.
내가 쓴 미래가 다 이루어지면 좋겠다. (ㅅㅈ)
*내 미래가 이렇게 파란만장 할 수 있도록 기업관련 공부를 열심히 하고 싶다. (ㅁㅈ)
*이 시간에 특히 내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게 너무 좋았다.
내가 사장이 되서 타임머신을 만드는 꿈은 너무나 좋았다.
아내가 죽긴 했지만 이 시간을 통해 내 자신을 더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된 것 같았다. (ㅎㅅ)
*내 미래를 마음대로 상상해 보는 것은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ㅁㅈ)
*내 과거와 미래를 생각해 보면서 내 과거에 대한 반성, 미래에 대한 준비를 생각할 수 있었다.
또한 단순히 대통령, 영화감독이 아닌 구체적인 꿈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 있었다. (ㅎㅇ)
*내가 생각하기 싫었던 과거도 있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미래로 나타내서 너무 좋았다.
꼭 이대로가 아니더라도 꿈을 이루고 싶다. (ㅅㅇ)
*이 활동을 하고 나니 내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예전에는 '내 미래는 과연 어떨까?', '내 미래는 어둡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자주 했었는데,
이 활동을 하고 나니 '내 미래는 밝을 거야.' 등의 생각을 할 수 있게 됐다. (ㅈㅇ)
*내 과거와 미래를 생각해 보니 너무 빨리 인생을 달려온 것 같았다.
내 주변에 있는 나무들도 좀 보고, 친구들과 수다를 떨면서 친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래에 만날 어려움들을 이겨내고 견뎌내는 내가 되어 이 세상에 당당히 설 것이다. (ㅇㅊ)
더욱 아이들의 마음 깊은 곳에 많은 것들이 남아야 하는 주제와 관련된 수업을 진행 할 때면, 수업에 대한 고민이 늘어간다.
이번 주제는 '책임감'인데, EBS다큐 '인간의 두 얼굴'의 실험을 토대로 왜 사람들은 쓰레기를 줍거나 범죄를 보고 신고를 해야 하는 등의 책임감을 발휘해야 하는 순간에 모른척하고 지나치는지(즉, 책임감이 분산되는 것)에 대해 1차시에 깊게 공부하고...
2차시 책임있는 행동에 대해 좀 더 깊게 들어가보기로 했다.
이번 차시 수업을 위해 준비한 것은 교과서의 글의 일부를 활용한 것도 있지만..
보다 아이들의 가슴 깊게, 그리고 수업목표 도달을 위해 '교과서 쌓기'라는 교실놀이와 '말 주고받기'라는 교육연극 기법을 활용했다.
1. 교과서 쌓기 - 4~5명이 한 모둠이 된다. - 책상을 돌려 놓거나, 교과서를 쌓을 하나의 책상을 정한다. - 정해진 시간동안 교과서만을 이용해서 최대한 높게 쌓아본다. - 교과서가 무너지면 다시 처음부터 쌓는다. - 시간이 다 됐을 때, 가장 높게 쌓은 모둠을 찾아본다.
2. 말 주고받기 - 4~5명이 한 모둠이 된다. - 교사는 단어 몇 개를 준비한다. (이 차시에서는 '너 때문이야', '너 때문이야' 두 가지) - 단어와 관련된 음악을 준비한다. (이 차시에서는 격렬한 음악 1곡, 서정적인 음악 1곡) - 음악을 듣다가 신호에 맞춰 정해진 단어를 손가락질 등의 동작과 함께 모둠친구들에게 말한다. - 활동 후, 느낌을 서로 나눈다.
활동 1 : 책임감이 분산되는 경우 되돌아보기
지난 차시에 인간의 두얼굴에서의 책임감 분산에 대한 공부를 했기 때문에..
교과서의 이 그림을 통해서 동기유발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돌이 아닌 '만원'을 바닥에 던져 놓고 같은 대사를 들려줬다.
그리고 같은 대사인데 대상에 따라 달라지는 우리들의 반응을 느껴봤다.
- 에이, 아침부터 재수없게 돈이 바닥에 떨어져 있어
- 누가 저렇게 만원짜리를 길 한 복판에 놓고 갔지?
- 저렇게 만원짜리가 길 가운데 있으면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불편할텐데..
- 저 만원짜리를 누가 좀 치워주는 사람없나?
아이들은 돌이 아닌 만원짜리가 떨어져 있을 때 다른 생각들을 하게 될까? ^^
활동 2 : 글 읽기
p35의 '누구의 책임일까요'라는 글을 함께 읽었다.
모둠 속에서, 행동이 굼뜨고 답답함을 주는 아이가 있는 경우를 떠올려 보고..
모둠원들이 서로 용기를 줬던 경험이나, 서로를 상처를 준 경험이 있는지 생각해 보게 했다.
아이들은 모둠 활동 속에서 서로에게 격려를 하거나 협동을 했다고 이야기를 하길래 놀이를 통해 보다 사실적인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
활동 3 : 모둠별 경기 (교과서 쌓기)
개인적으로 놀이를 할 때, 경쟁과 관련한 진행을 하지 않는데...
이번은 경쟁을 심하게(?)유도 했다.
1등 모둠에겐 특권을, 그 외의 모둠들에겐 싫은 일거리를 던져주기로 했다.
빠른 음악 1곡을 정해 놓고, 그 음악이 끝났을 때 등수를 매겨보기로 했다.
놀이 중간 중간에 계속 아이들을 몰아갔다.
그리고 아이들의 사생활 시즌 1, 도덕성 편에서 협동과 관련된 상황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사전에 본 기억도 있겠다....
얼마나 서로를 격려하고, 협동을 통해 경쟁에 참여하는지 관찰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아이들은 교과서를 이용해 높은 구조물들을 만들어갔다.
하지만 경쟁이 강조되었기 때문인지 예상했던 대로 상대를 비난하는 아이들도 나타났고...
중간에 포기하려는 아이들, 소리지르면서 화를 내는 아이들 등.. 아이들이 말했던 서로를 격려하고 협동하는 모습과 거리가 있는 장면들이 연출됐다.
활동이 끝나고... 일부러 경쟁을 강조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지금의 기분을 물어봤다.
활동이 진행되는 동안 어떤 말들이 나왔는데, 알고있었냐고 물어보고.. 처음 이야기 했던 격려하고 협동하는 모습이었냐고 물어봤다.
이어지는 아이들의 침묵..
활동 4 : 네 탓이야! 내 탓이야!!
모둠별로 1등이 되지 못하고, 자꾸 구조물이 쓰러지는 행위에 대해서...
그리고 힘든 상황이 벌어졌을 때 어떤 말들이 어울리는지 실험을 통해 느껴보기로 했다.
교과서 p38의 문구 '네 탓이야!'와 '내 탓이야!'의 말을 음악과 함께 주고받기로 했다.
음악을 일정시간 듣다가 내 신호에 맞춰 격렬한음악과 무표정으로 친구들을 한 명 한 명 가르키면서 '너 때문이야!'를..
서정적인 음악과 미안해 하는 얼굴로 '나 때문이야!를 친구들 한 명 한 명에게 계속 반복했다.
너 때문이야, 네 탓이야 등의 말을 반복한 뒤 생기는 마음에 대해 물어보고..
나 때문이야, 내 탓이야 등의 말을 반복한 뒤 생기는 마음을 알아봤다.
서로를 탓했을 때 생기는 마음은 화, 미움, 다툼, 불신, 원망 등의 부정적인 감정이 생겼고..
반대되는 말들 속에서 믿음, 화합, 미소, 미안함 등의 감정이 생긴다고 아이들은 이야기 해 줬다.
활동 : 마무리
이 학교생활 속에서 수많은 활동 속에서 어떤 마음으로 참여를 해야 하며..
남에게 책임을 돌리는 모습 보다는 나를 되돌아볼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수업을 진행할 때면...
글과 영상을 통한 수동적인 접근방식 보다는 몸과 아이들의 삶과 관련된 문제를 겪어가면서..
보다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할 때 큰 효과가 생기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매번 이렇게 수업을 진행 할 수는 없지만, 교담으로 한 해를 보내면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교육과정에 대한 새로운 고민이 늘어가서 의미있는 한 해를 보내고 있는 듯 하다.
몸을 돌리고 “씨발!!”이라고 나에게 외치고, 맨 뒷자리에 앉아 분노에 찬 시선을 보내는 한 아이를 이해할 수 없던 때가 있었다. 그 아이가 나를 인정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내 모든 능력을 총 동원했지만 변하지 않는 그 아이의 모습에 나중에 무기력감이 올라왔다. 시간이 지날수록 모든 학교생활 속에서 그 아이와 감정의 끈이 연결되어 줄다리기를 하고, 매순간 그 아이를 의식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됐다. 도대체 왜 내 노력을 몰라주는 걸까!
졸업을 앞두고 그 아이와 화해를 하게 된 자리에서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날 싫어했던 이유를 알게 됐다. 그 아이가 2학년 때 아빠의 폭력으로 인해 엄마가 집을 나가게 됐고, 4학년 때 새엄마가 들어오면서 그 아이 또한 집에서 나가야 했던 일을 겪게 됐다. 아빠에 대한 원망과 증오가 가득 자리 잡고 있었는데, 내 목소리와 생김새가 그 아빠와 비슷하다보니 학교에서 나와의 많은 일들이 모두 부정적일 수밖에 없었다. 나를 보면 아빠가 떠올랐고, 분노의 방향이 나에게 향한 것이었다. 아이의 모습 뒤엔 이렇게 숨겨진 과거의 사건과 감정의 기억이 있었는데, 현재의 모습만 읽고 권위적으로 대하고, 유치하게 힘겨루기를 한 것이다. 이 사건은 반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를 만들어 줬다.
이 시기에 같은 반 아이들의 가출, 절도, 폭력 등의 여러 사건들을 접하게 됐다. 자연스럽게 그렇게 행동하고 사고하게 된 아이들의 ‘마음’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아이들을 이해하고자 공부하게 된 심리극(사이코드라마), 가족세우기, 명상, 연극치료 등을 통해서 아이들 마음 뒤에 자리 잡고 있는 과거의 사건들과 인물, 정서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아이들은 죄가 없고, 자신이 받은 상처를 물려주고 있는 부모와 교사가 그 아이들 뒤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더욱 감사한 것은, 배움 속의 치료과정으로 인해 권위적인 관리자에 대한 자동적 반감이 어디에서 기인했는지 알게 됐고, 부모를 사랑하는 법을 배웠고, 내 삶의 목표를 무엇으로 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찾게 되면서 만족감과 행복은 조금씩 늘어가게 됐다. 좋은 부모,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선 내가 먼저 온전한 행복 속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내가 느끼는 자유로움과 만족감은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전달되고, 평온한 마음은 왜곡된 시선 없이 있는 그대로의 아이들을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만들어 준다는 것을 믿는다. 모든 것은 ‘마음’이다. 오늘 연수를 통해 전달되는 생활지도와 관련된 기법과 프로그램의 기록들이 많은 선생님들과 반 아이들에게 특별함으로 다가서길 바래본다.
이렇게 올해, ‘마음흔들기'를 시작하겠습니다!!!!
I. 마음흔들기의 핵심 원리
1. 놀이 아이들과 잘 노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잘 노는 것은 '자발성'이라는 너무나도 중요한 마음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발성은 창조성으로 발전된다.
잘 노는 환경을 만들어 주면 학습과 생활지도에서도 긍정적 효과가 발생된다.
교사와 가까워지면 반 아이들은 마음을 열게 되고, 마음과 마음이 이어지면 꾸중이나 체벌 없이도 아이들을 지도할 수 있으며, 어떤 활동과 수업상황을 주더라도 적극 참여하게 된다.
즉, 함께 잘 노는 것은 모든 활동의 워밍업이다. (놀이성 → 자발성 → 창조성)
2. 교육연극 연극이란 단어는 많은 사람들에게 부담으로 다가간다.
보통 무대 위에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기하는 것을 연극이라 한다.
하지만 우리가 어렸을 때 친구들과 했던 소꿉놀이가 연극이라는 것을, ~인 척하는 활동이 연극이라고 쉽게 생각하자.
교육연극은 공연과 관련 된 것이기 보다 놀이에 가까운 표현활동들이 많다.
자신의 감춰둔 이야기를 몸으로 조각을 만들어 보고,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을 친구들과 함께 한 장의 사진으로 만들어 보고, 부모님과 선생님에게 하고 싶은 말을 짧은 해설극으로 만드는 것은 아이들의 삶을 다루기 때문에 큰 효과가 있다.
눈으로 보거나 귀로 듣는 것이 아닌 비슷한 상황에 직접 들어가 정서를 경험하고, 인지하게 되기 때문이다.
3. 사진과 영상 사진과 영상이야말로 나를 볼 수 있는 객관적 도구이다.
사람들은 카메라에 찍힌 모습을 외면한다. 얼짱 각도와 사진이 잘 나오는 특정한 포즈의 사진에 만족하며 자신의 진실된 모습을 보려 하지 않는다.
학급운영과 관련된 활동을 할 때면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해 바라보게 한다.
처음엔 자신의 모습을 창피하게 생각하고 고개를 돌리던 아이들에게 얼굴표정과 몸짓 등 모든 것을 객관적으로 보게 한다.
그리고 체험 과정 속에서 얻는 느낌과 사진과 영상을 통해 밖에서 바라보는 느낌을 또 다르고, 단편적인 활동이 아닌 영원성을 부여해 준다.
4. 음악 '모든 예술의 끝은 음악이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의 감정을 조절하는데 음악처럼 좋은 게 없다. 아이들의 심장박동을 조절하고, 특정 활동에 몰입시키는데 음악은 큰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식당에서도 음악과 조명의 변화에 따라 매상이 달라지는 것처럼, 활동에 음악사용은 너무나 중요하다.
사용하는 음악들은 한국 영화의 OST들이 좋다. 슬픔, 분노, 사랑, 이별, 기쁨 등 많은 정서가 담겨있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5. 글쓰기 많은 프로그램들은 아이들의 마음을 열게 또는 울컥하게 만들고 끝내 버리곤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정서적 경험들을 인지적 상태로 바꿔주는 것이 너무나 중요하다.
활동을 통해 내가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내 삶과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를 보게 하는데 간단한 글쓰기는 효과가 있다.
마음이 움직이면 아이들의 글은 굉장히 세련되게 바뀌게 된다. 좋은 생각에 밑줄과 코멘트로 피드백을 해 주고, 다음날 좋은 글은 전체 앞에서 읽어주면서 의욕을 만들어 주고, 활동의 의미를 다시 다지게 만들었을 때 더 큰 효과가 있었다.
6. 상담 앞의 모든 활동은 아이들의 마음을 표출하게 만들다.
그 뒤, 아이들의 정서를 다듬고 보다 긍정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것은 상담이다.
이벤트적인 활동은 아이들에게 색다른 경험과 즐거움을 줄지 모르지만 말 그대로 이벤트로 끝난다.
여러 활동 속의 아이들의 정서를 읽어내고 바른 삶을 살 수 있도록 상담 기법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럴 때면 내가 원하는 학교를 세워서, 내가 교육과정을 준비해서, 정말 원하는 교육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보지만..
내가 속해 있는 답답한 학교현장 속에서도 내가 원하는 교육을 해낸다는 것도 의미 있다는 생각을 해 보며, 내가 수제닝스와 함께 했던 번데기 작업으로 접근했다.
풍선을 불고, 그 위에 석고붕대 조각을 붙여가며 번데기를 만들었다.
내가 수제닝스 연극치료 워크샵에서 만들었던 번데기를 보여주면서 내 내면과 외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리고 나에게 찾아온 통찰의 과정을 이야기 했다.
반 아이들은 너무나 집중해서 내 이야기를 들어줬고, 각자의 내면과 외면에 대해 생각을 하는 듯 했다.
내가 평소에 몰랐던 나의 내면을 생각해 보고 꾸며보면서 내 자신을 완성할 수 있었던 경험을 내 반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
작년 아이들에겐 손 본뜨기로 했다면 이번엔 '미래의 내 손은?', '내면과 외면'이란 활동으로 더욱 깊숙히 들어가 본다.
얼마나 깊은 생각을 하고, 이 활동으로 얼마나 멋진 인간으로 성장해 나갈지 기대가 됐다.
풍선을 만들면서 얼굴이 상기되어 이야기 하는 아이들을 보고, 각자에 대해 친구들에게 물어보는 등 의미있는 시간들이 펼쳐졌다.
학교 행사가 많아 번데기를 사물함 위에 방치(?) 시켜놨다가...
미술이 들어 있는 수요일에 내면과 외면을 꾸미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각자 원하는 준비물을 챙겨오라고 했고, 자신의 내면과 외면에 대해 깊게 생각해 오라고 했다.
아이들은 기다렸다는 듯, 교실 밖을 나가면서 다음 날을 기대하고, 준비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수요일.
아이들은 조심히 연필 깎는 칼로 번데기를 자르기 시작했다.
칼날과 석고붕대가 만나면서 약간의 소음에 비명도 질렀지만 다치는 아이 없이 모두 잘 쪼갰다.
어떤 아이들은 석고붕대 위에 연필로 선을 긋는 경우도 있고, 칼을 톱처럼 사용해서 자르는 아이들도 보였다.
서로 반쪽씩 손에 들고 내면과 외면을 꾸미기 시작했다.
각자 준비해 온 재료들이 있었지만 색연필과 싸인펜, 풀과 한지색종이 등 몇 가지를 모둠별로 주면서 꾸며보라고 했다.
진지하게 각자의 내면과 외면을 완성해 가는 풍경이 만들어 졌다.
내면부터 하는 아이들, 외면부터 하는 아이들이 달랐다.
자세히 관찰해 보니 이것 또한 외향과 내향의 성격과 연결이 된 것을 볼 수 있었다.
중간에 '1인 1악기' 대회에 참여하고 돌아오고, 6학년이라 교과서 책들을 운반하고, 강당의 의자 등을 배치 하고...
집중할 수 없는 환경이 만들어졌지만 완성을 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집중했다.
'마음 흔들기' 활동을 진행할 때면 방해받고 싶지 않지만 6과 부장에 과학정보부장이라 그런지 중요한 순간에 교실을 비우거나 아이들에게 맡겨야 할 때가 생겨 솔직히 기분이 나빠질 때가 있다.
아이들에게 최대한 집중해서, 아이들의 정서를 긍정적으로 다듬어야 하는데...
이것 또한 내게 주어진 시간 안에, 이 환경 속에서 최대한 해 내려고 노력해 본다.
완성이 된 아이들의 작품을 보니, 작년 어등 아이들에 비해 굉장히 깊은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예쁘고, 화려한 것이 중요하기 보다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가 중요하고, 얼마나 내 모습을 보여주려 하는지에 대한 의지가 중요했다.
자세히 관찰해보면 마음을 열고,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짜식들... ^^
모든 활동이 해 봐야 더욱 깊은 통찰이 올라오는 것처럼.....
오늘 마음을 열고 함께 한 반 아이들은 그만큼 성장할거라 믿는다.
우선 아이들의 작품을 소개해 본다면 (글 위주로...)
석고붕대를 풍선에 둘러감아서 만든 사람 얼굴모양의 외면과 내면을 나의 모습으로 꾸몄다. 외면과 내면을 어떻게 꾸밀지 오랫동안 고민했다. 선생님이 만든 외면과 내면을 보면서 많은 생각들이 스쳐지나갔다. 나의 외면은 어떤 모습일까?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거울에 비춰진 내 모습은 진짜 나의 모습일까? 나의 내면은 활짝 웃고 있을까? 아님 울고 있을까? 평소에 하지 못했던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나의 내면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에라 모르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나의 내면을 꾸몄다. 많은 것을 적고 싶었지만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들만 그려 놨다. 어떻게 해야 내 내면과 외면을 잘 드러낼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열심히 하다 보니, 멋지게 만들어 진 것 같다. 내 나쁜 외면과 외면을 고쳐가고, 멋진 내면과 외면을 만들어 가고 싶다.
안을 어떻게 꾸밀까? 밖은 또 어떻게 꾸며야 하지? 어제 저녁부터 고민이 되었으나 그냥 잤다. 나의 내면을 꾸미다 보니 나의 마음의 상처들, 행복했던 기억들이 생각이 났다. 어찌보면 상처가 더 많은 것 같은데, 붙이고 보니 기쁨의 종이들이 더 많이 붙어 있었다. 아마 나의 기쁨의 기억들이 상처를 가려준 것 같다. 그리고 그동안 마음 속의 간직했던 말들 중 일부를 적었다. 보니까 힘든 말들이 더 많았다. 외면은 생각해보니 나는 대부분 웃고 지냈던 것 같다. 그래서 큰 웃는 얼굴과 작은 웃는 얼굴을 많이 그렸다. 물론, 항상 웃고 살수는 없기 때문에 화난 얼굴들도 그렸다. 순간 내가 험상궂은 얼굴로 친구들에게 화냈던 기억들이 생각났다. 나는 차가운 사람일까? 나는 선생님이 이 활동을 우리들에게 한 이유를 알 것 같다. 나의 외면과 내면을 꾸미며 나 자신을 되돌아 보라는 것이 아닐까?
만들 때, 잘못 만들어서 전처럼 납작해 졌다. 안쪽에는 초록색, 빨간색, 파랑색을 사용했다. 빨간색은 안 좋은 감정, 초록색은 착한 마음, 파랑색은 순수한 마음이다. 이 색들이 겹쳐지는 곳은 내 마음 속의 혼란이다. 반면 외면과 내면이 만나는 자리는 노란색을 칠했다. 다른 사람에게 표현할 때는 바뀐다는 것이다. 외면은 웃는 표정이 있고, 어지러운 표정, 물음표, 화내는 표정, 멍하게 있는 표정이 있다. 조금 멍한 표정과 화내는 표정은 내면의 붉은색 위해, 어지러운 표정은 겹치는 곳 위에 올려놨다. 내면에서 생각이 계속 바뀌기도 하지만, 어느 것은 깊이 뿌리박혀 있다. 내면에 따라 외면이 바뀌기도 하고, 외면의 표현에 따라 내 내면 또한 변할 수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선생님이 내 외면과 내면에 대해 생각해 오라고 하셨다. 솔직히 어제 어떻게 꾸며야 할지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학교에 오면서 곰곰이 생각해 본 끝에 ‘외면’에는 큰 아이를 그려 놓고 여러 좋은 말을 썼다. 하지만 ‘내면’에는 반은 악하고 반은 시무룩하지만 밝은 것들을 그렸다. 나는 항상 나의 이미지를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힘을 많이 쓴다. 그러면 기뻐야 하는데, 내 마음에서 정말 기뻤던 것은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이 활동을 하면서 내 외면보다 내면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삶은 남을 위해 사는 것 같다. 내 내면을 공개하며 자유롭게, 치장하지 않고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난 행복한 추억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추억들도 그만큼 많았다. 그때마다 난 보통 후회를 하거나 좌절을 했지만 정말 앞으로는 이런 실수를 하지 않게 하고 싶다. 또한 친구들에게 가족의 나쁜 점만 일러바치고 정말 짜증난다! 항상 이렇게 말하곤 했지만 실제로는 가족을 소중히 여기고 정말 사랑스럽다. 특히 어렸을 때부터 꿈을 이루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축구 선수를 보면서도 ‘부럽다. 나도 내 꿈을 이루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
아이들의 마음흔들기 노트를 읽으며...
그리고 아이들의 '내면과 외면을' 꼼꼼하게 살펴보면서 느껴지는 것이 있었다.
어떤 아이는 가장 마지막에 글을 쓰면서 사고를 종합하고, 통찰의 단계에 들어서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어떤 아이들은 글로 옮기는 것보다는 작품 자체에 많은 의미와 신호를 남겨주고 있다는 것이다.
평소 상담을 진행하면서, 그리고 아이들의 정서들을 기록해 놓은 파일들을 보면서 살펴보니..
이미 나에게 알려준 이야기들과 아직 감추고 보여주기에 부담스러워 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들을 읽게 된다.
내가 어디까지.......
내가 어느 정도까지 아이들에게 힘이 될 수 있을까.......
나에게 열어주는 마음,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신호를 보면서 난 또 생각에 잠긴다.
최대한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내 반 아이들을 훌륭하게 성장시키고, 긍정적인 눈을 만들어 가겠지만...
때론 아이들의 문제가 부모와 연결되어 있고, 내가 집중하지 못하는 어려운 학교 사정을 생각해 본다.
LCSI는 성격검사인데, 잘 숙지하고 잘 사용한다면 내 반 아이들과 내가 만나는 내담자들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호기심으로 신청하게 된 것인데 너무 큰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고 돌아왔다.
임승환 교수님 말씀을 빌리자면...
현재까지 활용되고 있는 중요 성격검사들 중에 우리나라에서 자체적으로 개발된 것이 단 하나도 없었던 현실 속에서 새로운 검사를 개발하기는 너무 어려웠다고 하는데...
16년이란 세월동안 3만명을 대상으로 타당성 연구를 거치고, 프로파일사례 8294명을 확보해 실제 캐릭터 유형을 일일이 확인하는 작업을 했다고 한다.
LCSI는 진단적 기능과 교육적 기능을 함께 보유하고 있는 검사이기 때문에 특성론 뿐만 아니라 유형론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어야 하며, 두 분야에 대한 지식을 목적과 대상에 맞추어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교사이면서 치료사의 길을 밟아가는 나에게 무척 좋은 검사도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모든 것을 힘든 여러 과정을 이겨내고 완성하신 교수님께 기립박수를 쳐드리고 싶다.. ^^
(샘플이미지)
우선 성격이론을 히포크라테스의 4체액설부터 시작해서 이제마의 사상의학, 파블로프, 칸트, 분트, 아이젱크, MBTI 등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네가지 기질 '표출형, 분석형, 우호형, 주도형'을 알아봤고, 참여한 우리들이 네 기질로 나뉘어 많은 것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난 전형적인(?) 표출형이었다. ^^
[표출형]
적극적인 집단 활동과 인간관계를 통해 심리적 에너지를 발달시킨다. 사교적이고 집단에 소속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 인간관계에서 협력하고 격려하는 촉매제 역할을 즐긴다. 집단에서 소외될 경우 심리적으로 쉽게 불안정해지며, 마음이 약하고 내성적인 측면이 두드러져 보인다. 자극과 흥분을 좋아하고 정열적이다. 호기심이 강하여 새로운 환경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전형적인 외향형이다.
목표달성보다는 인간관계의 활성화를 우선시한다. 모임이나 회의에서 적극적이고 분위기를 주도한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먼저 말을 건네고 인사한다. 남을 이해하고 베풀기를 좋아한다.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과 대화를 즐긴다. 우호적인 대중들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며 유희적 활동을 선호한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편이며 사소한 것이라도 남으로부터 인정받고 칭찬받는 것을 좋아한다. 즉흥적이고 다혈질적인 속성으로 인해 성급해 보인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감정표현이 풍부하고 어휘구사력이 좋다. 침묵을 싫어하고 사소한 것에도 맞장구치기를 좋아하며 유머감각이 있다. 눈 마주침과 신체언어를 잘 활용한다. 글보다는 말로 표현하는 능력이 훨씬 좋다. 타인에 대한 개방성, 배려, 감정의 솔직성 등으로 인해 주변에 사람이 쉽게 모여든다. 정서적으로 밝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학년 초, 아이들에게 이 영상을 보여주면서 선생님에 대한 기대를 하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세상을 넓게 보고,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보는 힘을 길러주는데 이 대왕그림만큼 좋은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레시오와 어등초 아이들과 했던 경험을 살려 내 반 아이들에게도 특별한 생각거리를 주고 싶었다.
작년 영상을 보여주면서 각자 사물함 안에 페트병을 준비해 놓으라고 했다.
아이들은 이 활동에 많은 기대가 있어서인지.. 며칠 뒤 확인 했을 땐 거의 대부분이 페트병을 갖고 있었다.
와우, 학교 행사 등을 잘 파악하고, 운동장이 비어있는 틈을 타서 재빨리 이 활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작년엔 우리 학교에게 주고 싶은 메시지가 주제였다면, 올해는 '아름다운 학교'라는 연구 학교 주제에 맞춰 한 번 해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름다운 불로초등학교가 갖춰야 할 몇 가지 단어들을 떠올려보게 했더니 효도, 사랑, 미소, 배려 등이 나왔다.
각 조별로 주제를 부여하고 작은 종이게 그림을 그려보게 했다.
그동안 난......
땀을 뻘뻘 흘리며 운동장에 라인을 그었다.
아이들의 그림에 간단한 조언을 하고 운동장으로 내려왔다.
내가 먼저 '아름다운 불로초등학교'라는 글씨를 간단히 썼고, 아이들에게 물을 붓게 했다.
요령을 터득한 아이들은 각자 정해진 공간으로 가서 30분 정도 열심히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역할을 부여하는 것, 작은 종이의 그림을 비율에 맞게 크게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를 해 줬더니...
작년 어등 제자들에 비해 수월하게 그림을 그려 나갔다. ^^
협동하는 모습을 읽어가며 다수 속의 혼자인 아이들 파악도 하고...
의사결정 과정 속에서 나타난 여러 모습들도 담았다.
초반엔 좀 다투거나 생소한 활동에 힘들어 했지만 이내 적응하고 분담하고, 작품을 완성해 나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림을 그리는 방식도 올해 제자들은 창의적으로 만들고, 좀 더 멋지게 그리기 위해서 아이디어를 내 놓고 있었다. ^^
빨리 끝난 아이들은 다른 조에게 노하우를 전달하고, 그림 그리는 일을 도와주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옥상으로 올라가 내려다보게 했다.
멋진 그림에 와~ 하는 함성과 얼굴에 가득한 미소!!
핸드폰을 꺼내 그림을 찍고, 서로 그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아파트에서도 내려다 보면 정말 근사했으리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아래서 보는 세상과 위에서 보는 세상이 다르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위와 아래의 개념이라기 보다는 작은 테두리 안에서 세상을 살아가기 보다는 더 넓게, 또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향해 나아가라는 의미를 주고 싶었다.
말로 느끼게 할 수 없는 그런 깨닮음을 이런 활동으로 주고 싶었다.
아이들에게 이야기 했지만.....
이런 그림을 그려본 경험이 과연 몇 명일지...
작고 틀에 박힌 도화지가 아닌 커다란 공간에 그림을 그려본 사람이 몇 명일지....
무엇보다 높은 곳에서 이런 감동을 느껴본 사람은 과연 몇 명일지 생각해 보게 했다.
경험했느냐와 하지 않았느냐는 엄청난 차이이고, 오늘의 활동은 모두에게 큰 힘으로 작용할 거라 이야기 했다.
내려다 본 모든 것들이 감동으로 울컥 울컥.... ^^
[아이들의 소감]
작년 선생님들의 제자들이 하는 것을 보고, 쉽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막상해 보니 너무 어렵고 크게 그렸다고 생각한 것이 작게만 됐다. 그리고 땀은 줄줄줄 흘러 내렸다. 하지만 처음엔 너무 어려웠고, 내 뜻과 다르게 될 것 같았지만 그림 위에 물을 붓고, 테두리를 진하게 그린 뒤 보니 너무 아름다웠다. 밑에서 본 우리 그림과 위에서 본 우리 그림은 너무 달랐다. 위에서 볼 때 주위가 훤히 트여 있어서 너무 속이 시원하고, 그림이 너무 예뻤다. 마지막에 선생님이 말씀이 떠오른다. 위에서 그림을 본 사람과, 아래에서 그림을 본 사람은 하늘과 땅차이라고, 우리는 넓은 종이에 크게 그림을 그려본 뒤 이런 그림을 본 사람은 우리 뿐이라고... 선생님의 말씀이 내 마음에 와 닿았다. 다음 일들은 왠지 잘 헤쳐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ㅈㅎ)
대왕그림그리기를 하기 전, 선생님이 보여주신 옛날 제자들의 그림을 보고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지금까지 그려본 큰 종이는 커봐야 전지 정도이다. 하지만 이번에 전지보다 몇 백배는 더 큰 운동장에 그림을 그린다고 생각하니 왠지 우리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또 한편으로는 겁이 났다. 우리가 그 그림을 그릴 때, 분명 전교생이 우리를 내려다볼 것이다. 만약 우리가 못 그렸다고 야유를 하지 않을까? 하지만 그럴 리가 없다고 믿고, 열심히 하기로 했다. 그림을 그릴 때, 동영상으로 보던 것과 정말 달랐다. 영상으로 봤던 운동장이 확대되어 내 눈 앞에 나타났다. 그림을 비율에 맞추어 크게 그려야 했기 때문에 어려웠다. 하지만 옥상에서 내려다 보니 너무 멋있었다. 조금 실수한 것이 보이긴 했지만 너무나 멋졌다. 다른 모둠 작품과 함께 보니 더 멋있고, 뿌듯했다. 세상을 작게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작게도, 크게도, 중간에서도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 여러 시선으로 세상을 보게 된다면 적응이 빠를 거라 생각된다. (ㅎㅂ)
드디어 오늘 대왕그림 그리기를 했다. 아름다운 불로초등학교라는 주제로 ‘배료, 꿈, 몸, 미소, 효도, 우정 등 8가지 단어가 나왔다. 우리 모둠은 효도라는 단어로 운동장에 그림을 그렸다. 먼저 선생님이 하는 것을 보고, 물을 받아오는 역할, 물로 그림을 그리는 역할, 밑그림을 그리는 사람으로 나눴다. 그리기 전에는 제한 시간에 그림을 다 그릴 수 있을까? 꽤 힘들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대왕그림을 그리는 동안 땀도 많이 났고, 신발과 옷도 더러워졌다. 대왕그림 그리기 완성을 하고 옥상에 올라가서 봤다. 그림 그릴 땐 잘했다는 생각이 안 들었는데, 위에서 내려다보니 정말 멋졌다. 아래서 그림을 본 것과 정말 달랐다. 이렇게 큰 종이(운동장) 그림을 그린 것은 처음이고, 이런 그림을 본 것도 처음이다. (ㅅㄹ)
그림을 그리기 전에는 ‘빨리 했으면 좋겠다. 좀 힘들진 않을까? 작년 아이들처럼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 걱정한 것도 많았지만 설레기도 했다. 솔직히 우리 조가 가장 잘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마음흔들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마음이 초조해졌다. 그런데 시작하자마자 우리조는 여자 vs 남자로 다툼이 시작됐다. 남자들은 스케치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물로 그림을 그렸기 때문이다. 우리 여자들은 그 모습을 본 즉시 ‘아니야!’하고 외쳤다. 그러다가 신기하게도 조금씩 우리들은 행동이 딱딱 맞아떨어져 갔고, 각자 자신의 역할을 착실하게 실천해 갔다. 완성하고 옥상에 올라갔다. 옥상에서 우리가 마든 그 멋진 광경을 보기 전, 높이 높이 솟아 있는 아파트 들을 봤다. 나에게는 그것도차도 멋있게 보였다. 우리가 그린 대왕 그림을 보니 너무 좋았다. (ㅈㅇ)
두근두근... 그 크고 넓은 우리 학교 운동장에 그림을 그리다니!!! 정말 기대된다! 나는 지금까지 그림을 아무리 크게 그려봤자 전지크기였다. 그런데 바로 오늘, 전지의 몇 배, 아니 몇십배가 넘는 운동장에 그림을 그린다고? 그것도 물로? 우와~ 정말 내 기분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 졌다. 우리 조는 ‘우정’을 맡았다. 그래서 나는 우정을 구름 안에 쓰고, 두 아이가 밝게 웃으며 손잡은 모습을 그리자고 친구들에게 제안했다. 친구들은 한 번에 승낙했다. 그림을 다 그린 뒤, 옥상에 올라서서 내려다 봤다. 우왓! 이럴 수가!! 너무 아름다웠다. 운동장에서 봤을 땐 그림이 꽤 삐뚤삐뚤했는데, 옥상에서 보니 정말로 세심하게 보였다. 이제와 생각해 보니, 아래에서 본 그림과 위에서 본 그림은 정말 확실히 달랐다. 역시 열심히 한 보람이 있다. 친구들은 각자의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었는데... 난 내 머리 속에 저장해 뒀다. 영원히 잊지못할 좋은 추억이었다. (ㅇㅇ)
이 활동을 해 보니.....
살레시오와 어등초에 있을 때와 다른 우리학교의 정서를 읽게 됐다.
예전엔 학생들과 선생님들 모두 창문에 매달려 박수쳐 주고, 수업 시작 종이 울려도 들어가지 않고 격려해 주고..